골프일반
그분이 오신 고지우, 마지막날 7타 줄이며 맥콜·모나 용평 오픈 역전 우승
고지우(20)가 마지막 날에만 7타를 줄이며 짜릿한 역전극으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고지우는 2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우승했다. 고지우는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이글 1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였다. 안선주와 이제영을 3타 차로 제친 고지우는 KLPGA투어 44번째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고지우는 3라운드를 선두 송가은에 4타 뒤진 7위로 출발했다. 최종일 동반 라운드는 35세 베테랑 안선주와 함께 했다. 부담스러울 법한 3라운드에서 고지우는 1번 홀(파4)부터 버디로 출발했고, 3~4번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타수를 줄여 나갔다.
후반 라운드의 기세가 정말 무서웠다. 10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낸 고지우는 단숨에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티샷을 드라이버로 296야드를 보낸 고지우는 21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붙였다. 그리고 침착하게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안선주와 송가은, 이제영 등이 공동 2위 그룹을 왔다갔다 하면서 위협하는 사이에 고지우는 16번 홀(파4)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져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크게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다행히 티샷한 공이 나무를 맞고 튀어나오면서 러프에 떨어진 채 살아있다는 걸 발견했고, 이 공을 페어웨이 쪽으로 살려냈다. 그리고 과감하게 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그린에 올라가 홀 2m 옆에 붙었다. 경쟁자 송가은은 16번 홀에서 1타를 잃고 3타 차로 밀렸다. 안선주는 15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다. 이러면서 사실상 고지우의 우승이 굳어졌다. 고지우는 16번 홀 상황에 대해 “세번째 샷을 안전하게 왼쪽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그대로 핀 쪽으로 가더라. 결과적으로는 잘 됐다”며 웃었다. 합기도와 공수도 유단자인 고지우는 힘과 체력이 장점이다. 그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 개수 1위(336개), 홀당 평균 버디 2위(3.77개)에 올라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이 있다. 그러나 버디만큼 보기도 많고, 위기 관리에서 노련함이 부족해 우승 기회를 눈앞에서 자주 놓쳤다. 고지우는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준우승했고,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치러진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날 2타 차 2위로 출발하고도 마지막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며 우승 꿈을 접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 실수가 아닌 자신의 위기 관리 능력으로 스스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저력을 보여줬다. 경기를 마친 후 우승을 예감하며 활짝 웃은 고지우는 우승 확정 직후 “믿어지지 않는다. 떨리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안선주와 이제영은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송가은은 마지막 날 1오버파 73타로 부진해 10언더파 206타 4위에 그쳤다. 이은경 기자
2023.07.02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