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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현대차 주가, 유휴 자산 정리하면 50만원까지 뛴다고?

현대차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50만원까지 주가가 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은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시할 예정이다. 2019년 설립된 포럼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단체로,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학계 인사 9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의 주범은 상장사이며 기업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대기업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상장사 스스로 반성하고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현대차의 경우 이사회가 재무상태표에서 유휴 자산이 많은 사실을 간과하고 있으며, 이 부분을 해결하면 시장의 신뢰를 받아 현재 22만원대 주가(보통주 기준)가 50만원까지 튀어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구체적으로는 보유 현금 19조원 가운데 8조원을 투입해 우선주를 매입·소각하고, 일반주주의 의사에 반하는 삼성동 부지 매각을 추진하면 유입 자금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삼성전자는 현금 92조원 중 50조원을 투입해 우선주를 100% 매입하고, 이 중 20조원어치를 즉시 소각해 주주환원에 사용한 뒤 나머지 30조원어치는 미국 뉴욕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로 상장할 것을 권고했다.또 향후 순이익의 30∼50%를 주주환원에 쓸 것을 약속하고 대만 TSMC처럼 이사회를 글로벌 인사로 채운다면 현재 PBR 1.4배는 2.2배로 뛰어 주가는 13만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포럼은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는 일본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상장사들이 손익계산서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재무상태표를 방치해 현금과 투자자산,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달 안으로 금융당국이 일본 사례를 본떠 발표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05 09:57
금융·보험·재테크

[업앤다운] 시총 추락 카카오페이 vs 투자 날개 단 토스

금융 플랫폼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표정이 상반된다. 멀찍이 앞서가던 카카오페이 뒤를 토스가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투자 시장 속에서도 토스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카카오페이는 점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며 시가총액이 28계단이나 추락했다. 기업가치 8.5조 토스 최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불황 속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시리즈G브릿지로 진행한 투자에서 기업가치 8조5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 시리즈G 투자를 유치할 당시 평가받았던 8조2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규모다. 이번 투자는 7월과 8월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 토스가 기업가치를 높여 투자를 받은 데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의 리드 투자자는 토스의 초기 성장부터 함께한 알토스벤처스로, 100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굿워터, 그레이하운드 등 해외 주주들도 투자에 나섰고, 국내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KDB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1000억원, 2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토스 관계자는 "투자금은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성장 가속을 위한 추가 투자 및 신규 사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토스가 목표했던 투자 규모는 1조원가량이었으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 30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도 선방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타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내년 초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제, 대출 중개 등의 매출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의 90% 이상이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중개, 모집, 광고 등에서 발생하는 B2B 모델로 수익구조도 탄탄하다. 토스의 지난해 매출 총이익률은 70% 수준이다. 글로벌 핀테크 앱의 매출 총이익률이 40~50%와 비교해 높다. 지난해 토스뱅크, 토스증권의 출범으로 토스 앱의 MAU(월간 활성 유저)는 올해 들어 매월 35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6월 기준 토스의 MAU는 1427만명으로 은행·뱅킹 서비스 앱 순위 1위에 토스가 오르기도 했다. 뱅킹 앱 상위권 순위는 토스가 1위를 지키던 카카오뱅크를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넘어선 이후 9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도 순위 변동은 없었다. 다만, 토스는 송금·결제 서비스뿐만 아니라 토스뱅크, 토스증권까지 아우르는 원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모든 사용자가 한 앱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카카오의 금융사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나누어 앱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장 눈높이 낮아진 카카오페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6월 MAU는 357만명이었다. 토스와 비교하면 1070만명 차이다. 토스는 '원앱 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송금·결제에서 시작한 서비스를 뱅킹과 증권까지 확대했다. 이와 비교해 카카오페이는 뱅킹을 제공하는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외의 증권·자산관리 서비스를 카카오페이 앱 안에 넣고 있다. 2017년 설립 아래 금융 영역을 확장하면서 마이데이터부터 대출모집업, 보험대리점(GA), 증권, 디지털손해보험 등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종합금융 서비스로 몸집을 키워왔다. 이에 카카오페이의 월간 거래액은 설립 이듬해인 2018년 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4년 만인 지난 5월 10배로 성장했다. 작년 연간 거래액은 100조원에 육박한 99조원을 달성하며 이용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는 3788만명으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카카오페이에서 실제 거래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2156만명이 넘는다. 카카오페이의 이런 사세 확장에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해 12월 주가가 24만8500원까지 올라갔지만, 현재 고가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위권에서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순위 하락이 가장 두드러진 종목이 카카오페이였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시가총액에서 올해 초 15위에서 43위로 28계단이나 떨어졌고, 개미투자자들 사이에 "빠져도 너무 빠졌다"는 안타까움마저 나오고 있다. 26일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총은 8조5084억원으로, 토스가 투자자에 평가받은 기업가치보다 떨어진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는 자신을 우리나라 최대 생활 금융 플랫폼이라고 한다. 결제, 송금, 멤버십, 영수증, 청구서, 내 문서함 등 생활 금융 서비스부터 대출중개, 투자, 보험, 자산관리 등 전문 금융 서비스까지 다 한다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마카오, 싱가포르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으며, 금융사의 신용대출 상품뿐 아니라, 전·월세 대출 상품, 카드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제공하는 MTS로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을 쉽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친구에게 실시간 수준으로 미국 주식을 1000원부터 선물할 수도 있다. 하반기에는 보험 서비스도 시작한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목표 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40.6%가량 하향 조정한 셈이다. 교보증권도 종전 16만원에서 11만원으로 카카오페이의 목표 주가를 조정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위축, 대출 시장 위축 가능성을 반영해 올해 (카카오페이의) 거래액 추정치를 기존 124조원에서 120조원으로 3.5% 하향한다”며 “전체 매출액 추정치도 기존 대비 9.7% 낮춘다”고 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적자 지속으로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하반기 중 대출 등 기존 서비스의 성장률 회복과 보험 등 신규 서비스의 매출 기여에 따른 금융 서비스 회복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7.27 07:00
경제

[CEO 2021 결산] 시총으로 보는 4대 그룹 총수 성적표는

4대 그룹 총수들의 성적표는 시가총액(이하 시총)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업의 주가에는 매출과 성장성 등 미래 기업의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위 '동학개미'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과 연결되기에 시총은 ‘민심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상장 흥행 SK 웃고, 리콜 사태 LG 울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대 그룹 중 삼성과 SK, 현대차의 시총이 불어난 반면 LG그룹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SK 그룹 상장사 27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21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69조2000억원)보다 42조5000억원(25.1%)가량 증가했다. SK에서는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상장주들이 핵심주 역할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19조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12조3000억원)가 동학개미들의 관심을 끌었고, 시총 규모도 대폭 늘렸다. 이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인해 1년 새 시총이 4조원 증가했다. 올해 인적 분할과 액면 분할 이슈가 있었던 SK텔레콤은 43% 가까이 시총 규모가 불어났다. SK이노베이션과 SK도 각 19.7%, 7.7% 증가했다. 하지만 바이오주와 관련된 주가는 부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신약 2개를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시총이 40%나 쪼그라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분할로 모회사인 SK케미칼의 주가도 43%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상장사 17곳의 시총이 지난해보다 14.5% 불어나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증가 규모가 컸다. 118조8000억원에서 136조원으로 17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에서 핵심주는 기아였다. 기아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총 규모가 37% 이상 증가했다. 기아는 34조원까지 시총을 늘리며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도 10위에 안착했다. 시총이 가장 큰 현대차도 전기차와 친환경차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9% 증가했다. 이외 현대제철(8.3%), 현대건설(31.2%), 현대오토에버(5.3%), 현대위아(43.6%) 등 13개 종목의 시총이 증가했다. 삼성그룹 23개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해 말 724조6000억원에서 8조원(1.10%)가량 증가한 732조6000억원이다. 시총 규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대장주이자 코스피 시총 규모 1위인 삼성전자(470조원)의 주가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핵심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10만 전자’를 바라봤던 삼성전자가 주춤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를 만회하면서 시총 규모 700조원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 하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 등의 호재에 힘입어 시총이 지난해 말 대비 8조7000억원(16%) 증가한 63조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 네이버와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시총이 143조9552억원에서 134조원6000억원으로 6.5% 하락하면서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에 시총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내려왔다. LG그룹의 핵심주는 LG화학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리콜 여파 등으로 확 줄면서 LG의 그룹주 전체 시총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58조원을 넘겼던 시총은 23일 현재 44조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LG이노텍이 애플카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82%나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내년 구광모 LG에너지솔루션, 정의선 현대엔지니어링 주목 2022년 총수들이 기대하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화학에서 물적 분할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알짜인 배터리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LG그룹의 핵심주가 될 전망이다. LG그룹에서 LG이노텍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IPO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 회장은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단군 이래 최대 IPO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희망 범위는 25만7000∼30만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만 최소 10조9225억원에서 최대 12조7500억원이다. 이 규모는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 공모금액을 2배 이상 넘어선 코스피 역대 최대 공모 수치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총은 60조~70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LG화학을 제치고 LG그룹의 대장주가 될 전망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그룹 시총 규모가 단숨에 4위에서 2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현대차그룹 중에서는 내년 2월 상장 예정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핵심주로 꼽힌다. 공모가 희망 범위가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예상 시총이 4조6300억∼6조500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단숨에 건설업계 대장주를 겨냥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현금 확보 재원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IPO 과정에서 534만1962주를 내놓아 393억원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은 기존 11.7%에서 공모 후 4.5%로 낮아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올해도 2개 이상의 회사들이 상장할 전망이다. SK스퀘어의 플랫폼 자회사들이 순차적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명이 ADT캡스에서 변경된 SK쉴더스는 무인 기계 경비 및 인력 경비업을 하고 있고, 예상 시총 규모는 3조원이다. 온라인 사업 및 디지털 콘텐트 제공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는 원스토어도 시총 규모가 2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핵심이다. 400조원대 시총이 6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10만 전자’를 돌파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했을 때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다시 수감하라’는 동학개미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주가에 총수들에 대한 민심이 숨어있다"며 "주가는 곧 기업가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총수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4 07:00
경제

롤러코스터 행보 포스코 최정우, 생존 승부수 던졌다

포스코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 1968년 창사 이후 첫 지주사 체제 전환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생존을 위한 회심의 카드가 될 전망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첫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포스코 이사회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의결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포스코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내세워 미래 신사업 발굴, 그룹 사업·투자 관리, 그룹 R&D(연구개발)·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수립한다는 골격을 세웠다. 2018년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며 2024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끌 전망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 수장도 교체되는 ‘포스코 회장 잔혹사’ 탓에 임기를 다 마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최 회장이 내년 3월 대선 이후에도 살아남기 위해서 실질적인 업적이 필요한데 지주사 전환이 그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실적 측면에서 역대 최악과 역대 최대 기록을 쓰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분기에 매출 5조8848억원, 영업손실 1085억원(별도 기준)을 기록했다. 1968년 창사 이후 첫 분기 적자를 쓴 포스코는 그해 매출 57조7928억원으로 60조원도 넘기지 못했다. 2018년과 2019년 64조원을 상회했던 매출이 뚝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2018년 5조5426억원, 2019년 3조8689억원에서 2020년 2조4030억원으로 하락했다. 저점을 찍은 뒤 2021년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2·3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호실적을 내고 있다. 1~3분기 누적 매출 54조9981억원에 영업이익 6조869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고 있다. 이미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뛰어넘었고, 증권가의 4분기 매출 실적 전망을 반영하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9조원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롤러코스터 행보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위기와 철강 업황에 기반한 성적표다. 실제 최 회장 주도의 경영 성과가 아니기 때문에 업적이라고 내세울 수도 없을 전망이다. 이에 최 회장이 임기를 채우고 자신의 경영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대 경제학과 출신인 최 회장은 전직 회장들과는 달리 비제철소장·비엔지니어·비서울대 경력으로 수장 자리에 올랐다. 포스코에서 경제·경영학도 다운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 누구도 가보지 못한 ‘지주사 체제 전환’만큼 좋은 카드도 없다. 격동의 글로벌 정세에 대응하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구실로도 제격이다. 포스코 측은 “과거에도 수차례 지주사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시점이야말로 경영구조 재편에 최적기라는 이사회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육성함은 물론 그룹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내년 1월 28일 임시주총을 열어 지주사 전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9.75%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시티뱅크.N.A가 7.38%로 2대 대주주다. 하지만 오너가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80%가 넘는 외국인 등 일반주주들의 찬성을 끌어내는 게 최대 관건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사 산하 신규 설립 법인의 상장 지양’을 내걸며 설득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적 분할으로 지주사(포스코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하게 되는 LG화학-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자회사의 신규 상장을 지양하면서 기존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포스코는 이처럼 지주사와 자회사의 주주 간 이해관계 상충 문제 발생을 차단하고,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가 지주사 주주의 가치로 연결되는 선진형 경영지배구조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3 07:02
생활/문화

SK스퀘어, 상장 첫날 주가 하락에도 미소 짓는 이유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해 37년 만에 쪼개진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약 한 달 만에 주식시장에 돌아왔다. '통신 대장주'답게 SK텔레콤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SK스퀘어는 시초가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주요 투자 지표인 합산 시가총액이 증권가의 예측에 부합하며 내부적으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T는 올랐는데…'데뷔전' SK스퀘어 주가는 '뚝'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시초가 대비 8.43% 오른 5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는 7.32% 내린 7만6000원에 마감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10월 26일~11월 26일)을 거쳐 이날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했다. 약 6대 4의 인적분할과 5대 1의 액면분할을 거쳐 다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5G 시장에서 약 47%의 압도적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유지 중인 SK텔레콤은 유·무선통신 사업의 안정성을 가져가면서 신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견고한 시장 리더십과 혁신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고객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신설회사 SK스퀘어는 기대치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형 지주회사를 표방하는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11번가·SK쉴더스(옛 ADT캡스)·콘텐츠웨이브·원스토어 등 자회사를 품고 반도체·미디어·커머스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한다. 합산 시총은 증권가 예측 부합…"내부서 긍정 평가" 차트만 보면 SK스퀘어가 데뷔전에서 고전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는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시초가로 인한 착시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기준가는 인적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6일 30만9500원의 5분의 1인 6만1900원이다. 시초가는 기준가의 50~200%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SK스퀘어는 8만2000원으로 시작해 7만원 중반대에 안착했다. SK스퀘어의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일찍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상장과 동시에 발표한 블록체인·메타버스(확장 가상현실) 투자 계획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SK스퀘어는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고 밝혔다. 또 3D 가상인간 제작 기술을 보유한 카카오계열 넵튠의 자회사 온마인드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콘텐트 플랫폼 '웨이브' 등과 연계한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 향후 실물 경제와 연동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발행해 자사 플랫폼 안에서의 거래 생태계를 조성한다. 콘텐트 IP(지식재산권) 등의 몸값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화폐의 가치도 상승할 전망이다. 회사의 규모와 가능성을 평가할 때 주로 언급되는 시가총액은 증권가의 예측과 맞아떨어졌다. 인적분할 전 SK텔레콤의 시총은 약 22조3000억원이었다. 이날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시총은 12조6704억원, 10조7515억원으로 합산 23조4219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대비 5%가량 오른 것이다. 앞서 증권가는 두 회사의 합산 시총이 29조원대로 전보다 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1% 하락 출발해 걱정했는데, 시총이 불어나서 내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1.30 07:00
경제

호텔신라 시총 3조…야놀자 가치 '10조' 뛴 이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야놀자가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 9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손정의 펀드'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과 요기요 인수설,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연일 희소식이 들리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올라간 탓이다. 8일 국내 비상장 기업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야놀자의 장외주식 거래 가격은 10만6900원이며, 기업가치는 9조292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내 대표 호텔인 호텔신라의 시가총액이 3조8228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야놀자의 몸집이 3배가량 크게 형성돼 있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었다. IPO를 앞두며 야놀자의 몸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야놀자에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최근 야놀자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조 단위 규모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국내 기업은 대표적으로 쿠팡이 있다. 비전펀드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로,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상장할 경우, 시장에서 추산하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약 5조원 수준이다. 현재 야놀자는 이런 비전펀드의 투자와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투자 규모 1조~2조원 수준을 이야기가 퍼져 있다. 또 최근에는 야놀자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는 배달앱 '요기요'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번지기도 했다. 야놀자의 숙박·레저 등 종합 여가 플랫폼에 '먹거리'까지 추가되면, 더 완벽한 원스톱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고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IPO를 앞둔 상황이라 몸값을 올리기 위해 시장에서 계속해서 이런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야놀자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일부에서는 야놀자가 상장에 대해 시간을 두고 쿠팡처럼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비전펀드가 측정한 10조원을 뛰어넘는 밸류에이션(애널리스트가 현재 기업의 가치를 판단해 적정 주가를 산정해 내는 기업가치평가) 가능성도 점친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운영하는 두나무에 따르면,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심 종목 추가 횟수 5위, 조회 수 6위를 기록했다. 사업 초반 '모텔앱'이라는 그늘에 갇혀 이미지 탈피에 안간힘 써야 했던 야놀자에 대한 과거 인식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불과 몇 년 사이 숙박업계 지형도를 바꿔놓으며 호텔, 레저시설 나아가 먹거리 사업까지 확대하며 '종합 여가 플랫폼'이 됐다. 최근에는 잘 나가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사세를 키워, 국내 7번째 유니콘 기업이 되기도 했다. 현재 야놀자는 사업 다각화를 지속하면서 상장 작업에 열중하는 분위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반영됐을 것"이라며 "일부 공모주가 ‘따상(공모가의 2배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했던 선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 야놀자 지난해 실적 및 주가 매출 3000억원 상회 영업이익 흑자전환 주가(장외) 10만6900원 기업가치(시장추정) 약 5조원 기업가치(장외) 9조2929억원 2021.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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