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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석민이 추억하는 '한 경기 9타점' 2015년 9월 20일 롯데전, 그리고 최정 [IS 창원]

"한 경기 9타점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선수 은퇴식을 갖는 박석민이 현역 시절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15년 9월 2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꼽았다. 이날은 박석민이 홈런 3방을 때려내며 홀로 9타점을 쓸어 담은 경기로, 이는 KBO 최초이자 한 경기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박석민은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갖는다. 지난해 은퇴 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 연수 중인 박석민은 선수 시절 '친정팀' 삼성과 NC의 맞대결에서 은퇴식을 갖고 팬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할 예정이다. 이날 박석민은 경기 시구를 맡고, NC 선수단은 박석민의 현역 시절 번호인 18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2004년 삼성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박석민은 삼성에서 10시즌, NC에서 8시즌을 뛰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활약해왔다. 삼성에선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5차례(2005년, 2011~2014년) 이끌었고, FA(자유계약선수)로 옮긴 NC에선 2020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KBO리그 역대 정규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9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석민은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2회(2014, 2015년) 수상했다. 18시즌 동안 그가 기록한 성적은 1697경기 타율 0.287(5363타수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 882득점. 다만 2021년 7월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문제로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박석민은 서울 원정 숙소에서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지던 도중 일반인 여성이 합류해 방역 수칙을 어긴 바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으로부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박석민은 2022년에 복귀했으나 활약이 미미했다. 결국 박석민은 2023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 지도자 연수를 받는다. 다음은 박석민과 일문일답Q. 은퇴식을 하는 소감은?NC에서 큰 배려를 해주셨다. 은퇴식을 하게 돼 영광이다. 구단에 감사한 마음 뿐이다.Q.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한 경기에 은퇴식이라서 의미가 큰 것 같다.은퇴식을 만약에 한다면 삼성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내심 있었다. 구단에서 배려해주셨다. 의미 있는 은퇴식이다. Q. 선수 생활 되돌아본다면 어느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가. 여러 가지가 남는다.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은 6번 했지만 다 기억에 남는다.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2015년 9월 20일)에서 한 9타점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경기 9타점은 KBO리그 최초 최다 기록이다.) Q. NC에선 서호철이, 삼성에선 김영웅이 박석민의 뒤를 이어 활약 중인데.생각보다 너무 잘하고 있다. 더 잘할 것 같다. 성장 가능성이 정말 큰 선수들이다. (김)영웅이는 (함께 뛰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서)호철이는 정말 성실하고 연습도 많이 하는 선수다.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가까이서 본 바로는 예의 바르고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영웅이도 최고의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Q. 은퇴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2월 말에 일본으로 넘어가서 3월 2일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출근했다. 직함은 육성 코치다. 메인은 2군에서 활동 중인데, 홈 경기가 있을 때 1군에 가기도 있고, 3군에도 왔다갔다 한다. Q. 지도자를 시작한 계기는?어릴 때부터 일본 야구를 좋아하기도 했고, '일본은 왜 야구를 잘할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지도자를 한다면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에 잘 갔구나 이런 마음이 많이 든다. (어떤 점이 인상 깊었나) 일본 선수들의 기본기가 엄청 탄탄하다. 어릴 때부터 기본기가 몸에 배있다. Q. 현역시절 선행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선행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중독인 것 같다. 그런 데에서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강요하면 안되지만, 우리 후배들도 조금 어려운 사람들 도와가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Q. 밖에서 바라본 한국야구는 어떤가.사실 일본에서는 요미우리 구단 경기를 봐야 하느라 한국야구를 잘 챙겨볼 시간이 없었다. NC랑 삼성이 잘하고 있는 것만 알고 있다. Q. 야구선수를 꿈꾸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반듯하게 클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야구는 못해도 인성적인 걸 항상 강조한다. 아들한테는 잔소리로 들을 수도 있지만 강조하고 있다. Q. 현역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은퇴하는 선배들이 하나같이 '유니폼 벗으면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선수 땐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공감한다. 후배들이 안아프고 오래 했으면 좋겠고, '선수가 제일 행복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Q. 강민호 등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강민호와는 일주일 전에 이야기 나눴다. 은퇴식 때 울지 말라고 해서 "울게 뭐있노"라고 대답했는데, 은퇴식 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친구지만 대단한 선수다. 포수로서 활약하는 거 보면 엄청 대단한 선수다. Q. 은퇴식 다가오면서 생각나는 사람은?한 명 뽑기는 힘들다. 어렵게 꼽자면 선동열 감독님이다. 삼성 시절 선 감독님 덕분에 군대 제대하고 기회를 받았다. 그땐 아무것도 아닌 선수였는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줘서 FA를 두 번이나 경험했다. 항상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는데 표현을 이때까지 못했다. 다른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팬들께는 죄송하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안좋은 모습도 보여드렸던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 팬들한테는 유쾌하고 동네 형 같은 푸근한 이미지였으면 한다. 그러면 만족할 것 같다. Q. 제2의 박석민을 꼽자면? 제2의 박석민이 되면 안된다. '제2의 최정'을 해야 한다(웃음). KIA 김도영이 엄청 잘하더라. 대단한 것 같다. 엄청 잘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서 최정 선수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최정이 있었기 때문에 나 또한 노력하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가 됐다. 앞으로도 500, 600개 홈런 치면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Q.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유례없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가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선수가 되고 싶다. (롤모델은?) 지도자 롤모델은 딱 한 명 꼽기가 힘들지만, 김기태 감독님을 좋아한다. 남자답고 멋있다. 여기에 나만의 스타일을 입힐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여러 감독님을 모셔봤는데, 감독님들만의 장점만 뽑아내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창원=윤승재 기자 2024.05.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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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2위로' KT의 마법, 강철의 연금술사 '삼박자' 빛났다 [IS 포커스]

이 정도의 반전을 일으킬 줄 누가 알았을까. 석 달 만에 최하위에서 2위로, -14까지 떨어졌던 승패 마진을 +7(22일 기준 59승 46패)까지 끌어 올린 마법 같은 페이스다. KT 위즈의 상승세는 놀랍기만 하다. KT의 2023년은 비관적으로 시작했다. 시즌 초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정상 전력을 꾸리지 못한 탓에 6월 초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전이 일어났다. 6월 이후 60경기에서 43승 17패 승률 0.717, 10연속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우승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고 이 마법을 설명할 수 없다. 믿음을 바탕으로 한 ‘형님 리더십’과 미래를 대비한 혜안, 프런트와 공조를 끌어낸 이강철 감독의 빠른 판단이 KT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베테랑 책임감 일깨운 ‘형님 리더십’KT가 최하위에 떨어져 있을 때 주장 박경수가 베테랑 선수들을 이끌고 감독실 문을 두드렸다. “감독님, 시원하게 한마디 하십쇼.”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예정에 없던 미팅을 열지 않는 편이다. 선수단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오히려 선수들이 먼저 나서 감독에게 의견을 구할 정도다. 평소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친형’ 같은 존재로 자리 잡은 이 감독이기에 선수들이 다가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강철 감독이 베테랑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해.” 2022년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하고, 2023년 김상수가 맹활약하면서 에이징 커브(나이를 먹고 기량이 하락하는 현상)를 극복한 배경에는 이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초반 팀이 부진에 빠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베테랑들이 잘해줄 거라는 신뢰와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면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묵묵히 선수들을 지켜봤다. 이강철 감독이 KT에 부임한 2019년부터 충분히 교감해 온 베테랑들은 침묵이 전하는 사령탑의 의중을 다 파악하고 있다. 박경수는 “우리(베테랑)를 믿고 맡기시지만, 좋은 모습으로 팀을 이끌어달라는 '당부의 침묵'이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믿음 아래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 덕에 KT는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김기태 2군 감독, 미래를 설계한다KT는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올해는 사뭇 다르다. 젊은 ‘새 얼굴’들이 여럿 보인다. 1군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나 신인들이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이강철 감독의 결단이 있었다. 선수층 강화의 필요성을 느낀 이 감독은 지난겨울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을 KT 2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 감독이 원한 인사였다. 강타자 출신이자 리더십까지 갖춘 김 감독을 통해 젊은 타자들을 육성하고자 했다. 베테랑 감독을 잠재적 라이벌로 보지 않고 동반자로 여긴 것이다.이는 올 시즌 바로 결실을 봤다. 2군에서 김기태 감독과 서용빈 수석 코치로부터 집중 지도를 받은 젊은 선수들이 1군에 올라와 힘을 보탰다. 정준영과 안치영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며 이탈했을 때 크게 무너지지 않은 것도 2군에서 김기태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낸 덕분이었다. 이들은 지금도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무더위 속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호연·쿠에바스 영입, 구단과 찰떡 공조KT 반등의 결정적인 신호탄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투수 교체였다. KT는 5월 말 트레이드를 단행해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내야수 이호연을 데려왔다. 6월에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했다. 이호연은 이적 후 56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에바스도 11경기에서 7승 무패 평균자책점 2.81로 팀이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강철 감독과 구단의 빠른 결단이 있었다. 야수들이 부상에 허덕일 때 과감하게 즉시 전력감 이호연을 트레이드했다. 또 9경기밖에 던지지 않은 외국인 투수(보 슐서)를 빠르게 교체하면서, 쿠에바스를 데려오기도 했다. 특히 KBO리그 경험이 있는 쿠에바스는 다른 구단들도 스카우트 대상에 올려놓았는데, KT가 재빨리 움직였다. 이강철 감독은 “중요할 때 프런트가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러한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KT의 마법이 시작됐다. 어느덧 1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는 6.5경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지금의 상승세라면 선두 싸움도 가시권이다. 지난 7월 승패마진이 '-'에서 '+'가 되는 순간, 이강철 감독은 “우린 –14(의 승패마진)를 +로 만든 팀이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가 잘해줬다. 이제 시작이다”라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8.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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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아들의 이유 있는 불효, "아버지 많이 안 봤으면" [IS 인터뷰]

“올해는 아버지, 아니 감독님 많이 안 봤으면 좋겠네요.” 군대에 있는 아들은 일과 후 자신의 휴대폰을 받고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냐’는 지인들의 문자들 사이에 ‘연락주세요, 아들’이라는 아버지의 메시지에 상황 파악부터 해야 했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 아버지가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것을. 그것도 자신이 몸담은 팀의 감독으로 온다는 소식이었다. 상황 파악을 완료한 아들은 아버지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축하드립니다, 아버지. 그런데 아들과 상의 한 번 정도는 (했으면 좋았을텐데)...” 돌아온 것은 아버지의 푸념 섞인 감사 인사였다. “상의는 무슨, 내 직장 구하는 데 무슨 상의냐.” 한솥밥을 먹게 된 부자(父子)의 첫 마디는 유쾌 그 자체였다. 2017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이끈 ‘우승 감독’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가을부터 KT 퓨처스팀(2군) 지휘봉을 잡았다. 아들과의 한솥밥 인연도 시작됐다. 선임 당시엔 아들 김건형(27)이 군 복무 중이라 아직 팀에서 만나지 못했지만, 오는 4월 퓨처스리그가 개막할 땐 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2월 28일 제대한 김건형은 이튿날 2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부산 기장으로 이동해 새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버지를 아직 만날 순 없다. 김기태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강철호의 타격코치로 선임돼 대표팀에 가 있기 때문. 입대 당시에도 김기태 감독이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어서 아버지의 얼굴을 보지 못했던 아들은 제대 후에도 당분간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랑스럽기만 하다. 김건형은 “언제나 아버지는 멋진 분이셨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계신 아버지는 더 그렇다”라면서 “능력 있으신 분이니 이번 대표팀에서도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 믿는다. 선수단도 워낙 강팀이니 충분히 우승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아버지도 대표팀도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한솥밥을 먹는 것은 부담보단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김건형은 “언젠가 아버지와 감독-선수로 만나고 싶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 더 열심히 잘해야 하고, 아버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행동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 아니 감독님 얼굴은 되도록 짧게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이 있는 2군이 아닌 1군에서 더 많이 뛰고 싶다는 각오다. 김건형은 데뷔해인 2021년 1군에 깜짝 데뷔해 11경기 타율 0.212(33타수 7안타) 1도루의 성적을 남기고 8월 입대했다.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조교로 복무한 김건형은 부대의 배려와 지원 속에 야구공을 놓지 않고 군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회인 야구를 하는 선후임 덕에 캐치볼과 티배팅도 하면서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김건형은 2021년 TV로 지켜본 팀의 우승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엔 자신이 그 일원이 됐으면 한다는 간절한 바람도 함께 이야기했다. 김건형은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면서도 아쉬웠다. 당시 그 기억을 잘 기억해서 다음엔 꼭 우승 순간에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김건형은 “신인 땐 나라는 선수를 어필하기 위해 ‘보여주는 야구’를 했다면, 이제는 야구선수로서 발전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뛰려고 한다. 최대한 빨리 1군에 올라가서 팀이 다시 우승이라는 높은 곳에 갈 수 있게끔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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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애리조나] 감독·선수에 스태프까지…WBC 대표팀 조력자 KT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을 보면 'KT 위즈'가 보인다.KT는 이번 WBC 야구 대표팀에 선수 포함 총 8명의 관계자가 포함됐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선수 4명(박병호·고영표·강백호·소형준) 뿐만 아니라 김기태 타격 코치, 홍주성 트레이너, 강재욱 불펜 포수가 대표팀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WBC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구단은 LG 트윈스(6명)지만 코칭 스태프와 지원 스태프를 포함하면 KT가 1위. "국민 기업 KT가 코리아 팀(Korea Team)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현재 WBC 야구 대표팀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훈련 중이다.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는 KT 스프링캠프지이기도 하다. 베테랑 박병호는 "KT 스프링캠프 구장이 (대표팀 훈련지) 바로 옆이고 감독님부터 코치님과 스태프까지 함께해왔던 사람들이 많아 금방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다. 첫 WBC 출전을 앞두고 훈련했는데 약간 긴장되지만, 비시즌부터 일찍 몸을 만들어서 그런지 컨디션이 괜찮다"고 말했다.투수 고영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옷을 입고 훈련하니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했다. 내야수 강백호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니 이 유니폼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계속 KT에서 훈련을 봐주셨던 김기태 코치님께서 본격적으로 지도해주셨는데, 더 집중해서 차차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투수 소형준은 "계속 훈련하면서 이 옷에 어울리는 '이러니까 국가대표지'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대표팀을 지원하는 조력자도 적지 않다. 홍주성 트레이너와 강재욱 불펜 포수도 그중 하나다. 홍 트레이너는 "대표팀 내에 내가 관리해봤던 선수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트레이너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력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실전에서 100 이상의 기량을 뽐낼 수 있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욱 불펜 포수는 "첫 연습부터 (소)형준이의 공을 받아봤는데 직구 위력이 좋았다. 확실히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니 공에도 더 책임감과 힘이 실리는 것 같다. 투수들과 호흡 많이 맞추며, 공인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전했다.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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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군 수장 다 떠난 KT, 두 '우승감독'이 떠날 때 당부한 말은?

한해 농사가 달린 중요한 시기지만, KT 위즈는 스프링캠프 도중 수장을 모두 떠나보냈다. 이강철 감독과 김기태 2군 감독이 15일 시작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캠프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 한꺼번에 수장을 둘이나 잃은 KT는 캠프가 끝날 때까지 ‘대행 체제’로 새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두 수장의 ‘외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일이다. 이강철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잡은 가운데, 김기태 2군 감독이 대표팀 타격코치 보직을 맡으면서 두 수장이 WBC와 KT 시즌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KT 스프링캠프 일정과 대표팀 소집 일정이 겹쳐 어쩔 수 없이 외도에 나서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 이강철 감독은 평소보다 빠르게 새 시즌 구상에 나섰다. 초반 열닷새 동안 빠르게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전력을 구상, 벌써 개막전 선발과 라인업 청사진을 구축해놨다. 웨스 벤자민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하고, 강백호를 2번 타순의 지명타자로 투입하기로 했다. 개막이 두 달이나 남았지만 시간이 없었던 이강철 감독은 빠르게 큰 그림을 그렸다. 인수인계도 확실히 하고 나왔다. 이강철 감독이 빠진 1군 캠프의 지휘봉은 김태균 수석코치가 맡는다. 김 코치는 이강철 감독이 KT 감독으로 부임한 2019년부터 그를 보좌한 수석코치. 이 감독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이강철 감독은 “앞으로의 팀 훈련 방향은 김태균 수석코치와 박경수에게 전달했다”라며 “선수들이 수석코치의 지휘 아래 서로 잘 도와가며 부상 없이 캠프를 마쳤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태균 수석코치의 어깨가 무겁다. 이 감독에게 어떤 당부를 들었을까. 이에 김 코치는 “감독님께서 선수단이 사고 치지 않게 잘 이끌고, 부상도 발생하지 않게 기본에 충실해달라고 강조하셨다”라고 전했다. 김 코치는 이어 “모두 알아서 책임감 있게 하고 있다. 짜여진 훈련대로 선수단을 잘 이끌겠다”라며 캠프 지휘봉을 잡은 각오를 전했다. 주장 박경수는 “감독님께서 수석 코치님과 꾸준히 대화하면서 선수단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그는 “(감독님께) 우리 팀이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고, 지금껏 해왔던 대로 훈련 잘 할테니 걱정마시라고 했다”라고 답했다고. 다만 감독이 신신당부한 ‘건강’을 강조하면서 “부상만 조심히 하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기태 감독이 빠진 2군 캠프는 서용빈 2군 수석코치가 지휘한다. 김기태 감독은 “전반적인 팀 운영 방향에 대해 지시하지 않았다. 프로 선수들이니 스스로 알아서 잘할 거라 생각한다”라면서 “서용빈 수석이 감독도 해본 만큼 이미 선수단 파악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고 없이 정해진 훈련 프로그램에 성실히 따라주기를 요청했다”라고 이야기했다. 2군 홈구장인 익산에서 캠프를 진행한 KT 2군은 지난 15일 부산 기장으로 옮겨 2차 캠프 일정에 돌입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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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뎁스 문제 드러난 KT, 우승 감독에게 거는 기대

KT 위즈가 '우승 감독'을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영입해 뎁스(선수층) 강화를 노린다. KT는 지난 14일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김기태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체계적인 육성을 도모해 1군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김기태 감독님을 영입했다"며 "리더십이 검증된 지도자이고, 유망주 발굴 등 팀 육성 강화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한국야구 대표 타자로 이름을 날린 김기태 감독은 지도자로도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09년 LG 트윈스 2군 감독, 2011년 1군 수석 코치를 거친 뒤 2012시즌부터 1군을 이끌었다. 2013년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PS)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2014년 10월부터는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았고,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T 퓨처스팀은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5위(41승 3무 61패)에 그쳤다. 팀 타율 0.257(9위)에 그칠 만큼 공격력이 약했다. 지난 시즌(2021)엔 내야수 김병희, 외야수 김태훈 등 성장세를 보여준 선수들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1군에서 눈길을 끈 새 얼굴이 없었다. 강백호, 장준원 등 부상을 당해 이탈한 1군 선수들의 공백을 좀처럼 메우지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투수진보다는 야수진 뎁스가 고민"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팀 전체를 총괄하는 김기태 감독은 '큰형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전문 지도 분야는 타격이다.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올해는 일본 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 1군 타격 코치를 맡기도 했다. KT는 최근 3년(2020~2021) 연속 PS 무대를 밟으며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전 선수 의존도가 높았고, 부상으로 생긴 변수를 잘 메우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 나도현 단장의 가장 큰 목표는 KT가 지속적으로 PS 무대를 노릴 수 있는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서용빈 감독 체제로 퓨처스팀은 운영한 지난 2년 동안 성과도 많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은 16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KT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고, 나도 아직 팀에 합류한 게 아니다. 어떤 계획에 대해 말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1군을 이끌 때도 자신이 선수보다 주목받는 걸 바라지 않았던 지도자다. 뒤에서 KT 야구단의 내실 강화를 지원할 생각이다. KT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군과 2군에 '우승 감독'을 둔 유일한 팀이 됐다.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2022.10.17 09:00
프로야구

김기태 감독, KT 퓨처스팀 사령탑 선임...1·2군에 우승 감독

김기태(53) 감독이 KBO리그로 복귀했다. KT는 14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기태 감독을 퓨처스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기태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야구인이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데뷔, 15시즌 동안 뛰며 통산 0.294 249홈런 923타점을 남겼다. 만년 하위 쌍방울을 이끌던 타자였다. 지난 9월 KBO 출범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은퇴 뒤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LG 트윈스 2군 감독, 1군 수석 코치를 거친 뒤 2011년 11월, LG 1군 감독으로 선임되며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김기태 감독은 2013시즌,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지도자 경력에 굵직한 이력을 만들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KIA 타이거즈 감독을 맡았다. 2017년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우승 감독'으로 거듭났다. 최근 2년 동안은 일본 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들을 지도했다. 2군 수석 코치와 1군 타격 코치를 맡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체계적인 육성을 통한 1군과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김기태 감독님을 영입했다"며 "퓨처스팀과 1군을 두루 거치면서 경력을 쌓았고, 리더십이 검증된 지도자다. 유망주 발굴 등 육성 강화를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는 1군(이강철 감독)과 2군에 '우승 감독'을 두게 됐다. 한편 서용빈 현 퓨처스팀 감독의 보직은 향후 결정될 예정이다. 퓨처스팀 박승민 투수총괄 코치, 이승호 투수 코치와는 내년 시즌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안희수 기자 2022.10.14 11:12
야구

[포커스 IS]'멀티히트' 김건형 "상상했던 모습대로 이뤄진 데뷔전"

KT 신인 외야수 김건형(25)이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김건형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7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KT의 6-3 승리에 기여했다. 김건형은 0-0이었던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데뷔 첫 타석에 나섰다. 상대 투수 윤중현의 3구 커브를 공략했지만 2루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생산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두 번째 투수 김유신의 커브를 공략해 깔끔한 중전 안타를 쳤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실패했다. 멀티히트까지 기록했다. KT는 5회까지 무득점에 그쳤고, 선발 투수 배제성이 3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6회 무사 1루에서 배정대가 상대 투수 이승재로부터 좌월 투런 홈런을 치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김건형은 이 상황에서 기세를 이어갔다. 강민국이 중전 안타를 치며 출루한 상황. KIA 투수 박진태의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그러나 KT는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후속 타자 허도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루를 만들었지만, 심우준이 3루 땅볼을 쳤고, 3루 주자는 KIA 야수진의 깔끔한 중계 플레이로 홈에서 아웃됐다. 후속 타자 조용호도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영웅이 될 기회를 놓쳤다. KT는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백호와 배정대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고, 강민국이 진루타를 치며 역전 기회를 열었다. 대타 김태훈은 1루 방면 강습 타구를 생산했고, KIA 1루수 류지혁의 글러브를 맞고 파울 지역으로 흐르며 먼저 1루를 터치했다. 공식 기록은 1루수 실책이었지만, 안타나 다름없는 타구. 그사이 강백호가 홈을 밟아 3-3 동점을 만들었다. 김건형은 역전 기회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섰다. 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박진태. 결과는 2루 땅볼이었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며 투지를 보였지만, 한발 늦었다. 그대로 공수교대. KT는 3-3 동점이었던 8회 말 배정대가 3타점 좌전 안타를 치며 승부를 뒤집었고,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내며 6-3으로 승리했다. 멀티히트로 개막전을 마무리한 김건형은 팀 승리와 함께 빛났다. 김건형은 한국 야구 레전드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아들이다. 지난해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신청했고, 2차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에 KT 지명을 받았다. 연습경기에서는 장타를 생산했지만, 시범경기에서는 무안타로 부진했다. 최근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콜업됐고, 선발로 데뷔전을 치렀다. 스타성을 발휘했다. 경기 뒤 김건형은 "선발 출전 소식을 듣고 꿈 같았다. 감독님께서 시범경기 때부터 많은 기회를 주셨다. 잘하려고 하지 않았다. 좋은 경험을 하려고 했다. 상상했던 데뷔전과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출전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했다. 가장 값진 부분이다. 아버지께 1군에 콜업된 소식을 알려 드렸을 때, '열심히 뛰어다녀야 한다'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24 22:17
연예

현주엽 "나도 쓰레기구나" 고백

현주엽이 김기태 감독의 영상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봤다.20일 방송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천하장사 장성우의 모교를 찾는 모습이 담겼다.이날 장성우가 다녔던 구미중학교를 방문한 김기태 감독은 “혹시 그런 거 있냐. 학교니까 그런 거 볼 수 있겠네. 생활기록부나 이런 거”라고 말했다.이 모습을 VCR로 보고 있던 현주엽이 “해도 해도 너무하네”라고 하자 김숙이 “저 정도는 아니죠. 현 감독님은 가정방문 정도만 하신다”고 밝혔다.김기태가 “감독님이 가정방문 하는 게 더 안 좋은 것”이라고 하자 김숙이 “가정방문은 먹을 게 나온다”고 설명했다.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던 현주엽이 “나도 쓰레기구나”라고 말해 출연진들을 웃게 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20.12.21 08:39
야구

"배수의 진"…'2년+프랜차이즈 계약' 류지현 감독 선임 의미

LG의 선택은 '프랜차이즈 출신' 류지현(49) 감독이었다. LG는 "류지현 수석 코치를 제13대 감독에 선임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3년 계약이 만료된 류중일 전 감독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사임 의사를 밝히자, LG 구단은 발 빠르게 새 사령탑 선임을 마무리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프랜차이즈', 그리고 '2년 계약'이다. 그동안 LG는 명성 있는 외부 인사를 주로 영입했다. 현대와 삼성에서 여러 차례 정상에 오른 김재박·류중일 전 감독을 '우승 청부사'로 데려왔다. 또한 두산 2군 감독이었던 박종훈, 롯데 사령탑에서 물러난 양상문 감독과 계약했다. LG 2군 감독을 지낸 김기태 전 감독과도 동행했다. 2000년대 LG는 프랜차이즈 출신 사령탑을 둔 적이 없다. 류지현 신임 감독은 '27년 트윈스 맨'이다. 사실상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LG 지휘봉을 잡은 첫 감독이다. 앞서 백인천·김재박 감독이 MBC 청룡 출신으로 LG 사령탑에 올랐고, MBC 청룡과 LG에서 뛴 이광은 감독이 1999년 12월부터 2001년 5월까지 LG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류지현 신임 감독은 한양대를 졸업하고 1994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 신인상을 받았다. 1번 타자·유격수로 활약하다 2004년 LG에서 은퇴했다. 통산 성적은 총 1108경기에서 타율 0.280, 379타점, 719득점, 296도루.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은 기간을 제외하면, LG에서 수비·주루·수석 코치를 두루 역임했다. 오래전부터 LG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 1순위로 언급됐다. 차명석 LG 단장은 "외부에서 오신 감독님들이 연임하지 못했다"는 말로 그동안 다른 노선을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프랜차이즈 출신 지도자를 선택하자'는 분위기가 퍼졌다. LG 구단은 "(류지현 감독은) 팀의 내부사정에 정통하고, 선수의 기량과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또한 선수단과 소통 및 프런트와의 협업에 가장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LG는 감독 후보(5명)들을 인터뷰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 그룹에 보고서를 작성해 올렸는데, 이번에는 구단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한다. LG 구단의 자율성과 함께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과거 LG는 이순철·김재박·김기태·양상문·류중일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어왔다. 박종훈 감독과는 5년 계약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류지현 신임 감독과는 2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등 총 9억 원의 조건이다. 차명석 LG 단장은 "(우승을 향한) 배수의 진을 쳤다"라고 표현했다. 류중일 감독 재임 기간 고우석·정우영·이민호·홍창기·김윤식 등 신예 선수들이 성장했다. 팀 전력의 기반을 어느 정도 다졌고, 자연스럽게 신구 조화가 이뤄졌다.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팀을 잘 파악하고 있는 류지현 신임 감독이 2년 내 '성과'를 내주길 기대한다는 의미다. LG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소통과 협업, 데이터 야구, 팀 운영에 대한 철학 등을 평가했다"며 "류지현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로, 현대 야구의 트렌드인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수석 코치를 역임하며 지도자로서 준비를 충실히 해왔다"라고 평가했다. 류지현 감독은 "LG 트윈스는 신인 선수로 입단해 계속 몸담아온, 내게는 숙명이자 가족 같은 팀"이라며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앞으로 '무적 LG트윈스'를 만들겠다. 선수로 경험한 우승과 신바람 야구를 감독으로서도 재현해 팬들과 기쁨을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0.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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