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14일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김기태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체계적인 육성을 도모해 1군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김기태 감독님을 영입했다"며 "리더십이 검증된 지도자이고, 유망주 발굴 등 팀 육성 강화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한국야구 대표 타자로 이름을 날린 김기태 감독은 지도자로도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09년 LG 트윈스 2군 감독, 2011년 1군 수석 코치를 거친 뒤 2012시즌부터 1군을 이끌었다. 2013년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PS)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2014년 10월부터는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았고,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KT 퓨처스팀은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5위(41승 3무 61패)에 그쳤다. 팀 타율 0.257(9위)에 그칠 만큼 공격력이 약했다. 지난 시즌(2021)엔 내야수 김병희, 외야수 김태훈 등 성장세를 보여준 선수들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1군에서 눈길을 끈 새 얼굴이 없었다. 강백호, 장준원 등 부상을 당해 이탈한 1군 선수들의 공백을 좀처럼 메우지 못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투수진보다는 야수진 뎁스가 고민"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팀 전체를 총괄하는 김기태 감독은 '큰형님'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전문 지도 분야는 타격이다.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올해는 일본 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 1군 타격 코치를 맡기도 했다.
KT는 최근 3년(2020~2021) 연속 PS 무대를 밟으며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전 선수 의존도가 높았고, 부상으로 생긴 변수를 잘 메우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 나도현 단장의 가장 큰 목표는 KT가 지속적으로 PS 무대를 노릴 수 있는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서용빈 감독 체제로 퓨처스팀은 운영한 지난 2년 동안 성과도 많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은 16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KT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고, 나도 아직 팀에 합류한 게 아니다. 어떤 계획에 대해 말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1군을 이끌 때도 자신이 선수보다 주목받는 걸 바라지 않았던 지도자다. 뒤에서 KT 야구단의 내실 강화를 지원할 생각이다.
KT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군과 2군에 '우승 감독'을 둔 유일한 팀이 됐다.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