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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어도 될 걸…" 임성한, '굳이' 왜 돌아왔을까
굳이 왜 돌아왔을까. 절필을 선언한 뒤 6년만에 전격 복귀한 임성한 작가의 신작에 대한 반응이 영 좋지 않다. TV조선 토일극 '결혼작사 이혼작곡'는 잘 나가는 30대·40대·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이자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포장은 그럴 듯하게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불륜'에 관한 이야기다. 첫 회부터 얽히고설킨 불륜 관계는 '임성한 작가니 그러려니'라는 반응이었다. 문제는 극의 흐름. 같은 막장극이라고 해도 김순옥 작가가 '5G급 스피드'를 자랑하는 반면 임성한 작가는 '모뎀'이다. 그간 대본을 쓴 일일극이 아니기에 스피디한 전개가 필요하지만 아직도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지지부진이었다. 4회 말미 노주현(신기림)이 죽으며 그나마 눈에 띄는 전개가 생겼다. 모든 게 예전 그대로다. 배우들이 서로 앉아 밥을 먹는 장면에서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입히는 연출은 이미 20여년 전 '인어아가씨'부터 써먹었다. 이후로도 임성한 작가는 배우들의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드러냈다. 미묘한 표정의 변화로 감정을 드러내는 요즘과는 너무 다르다. 그저 초등학교 학예회 작품을 보는 듯 1차원적이다. 흔히 말하는 '대사발'로 상황을 설명하고 종료하기를 반복, 그것도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이 돼야 가능한데 어찌 된 건지 '결혼작사 이혼작곡'에 나오는 배우들은 다른 작품에서는 안 그랬는데 연기력이 후퇴한 듯 어색하다. 임성한의 '데스노트' 역시 펼쳐졌다. 16년 전 '하늘이시여'에서 '웃찾사'를 보다가 급사한 이숙(소피아)처럼 노주현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급사했다. 이미 급사 전 노주현이 영화관에 설치된 제세동기를 보며 "우리나라는 참 잘 돼 있다"고 복선을 깔았다. 시청자들은 이미 이 대사를 들으며 노주현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걸 뻔히 알아차렸다. 전개에 자신이 없으니 또 사람들을 죽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임성한 작가가 이번 복귀로 받은 회당 원고료는 1억원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6년만에 복귀이자 썼다 하면 시청률과 화제성을 다 잡기에 그 정도가 부족한 금액은 아니라는 의견. 그럼에도 아직까지 그 높은 원고료값을 해내진 못 하고 있다. 느린 전개에 시청자들은 리모컨을 만질 수 밖에 없다. 3회 8.89%를 기록한 시청률은 한 회만에 7.58%로 하락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2.02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