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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금·금·금·금·금·금' 30개의 메달, 83인의 감동 [패럴림픽 결산]

2024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8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2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17개 종목에 선수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을 포함한 17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 종합 순위 22위로 대회를 마쳤다. 개막 전 목표로 삼았던 금메달 5개를 초과 달성했다. 한국이 금메달 6개 이상을 획득한 건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이다.사격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이 나왔다.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며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금메달 3개, 은메달 3개)을 낸 한국 사격은 패럴림픽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박진호(강릉시청)가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와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등급 SH1)에서 2관왕에 올랐다. 조정두(BDH파라스)는 P1 남자 10m 공기권총 스포츠등급 SH1에서 금메달을 명중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은 "장애인 사격 대표팀은 1980년대부터 비장애인 사격대표팀과 꾸준히 교류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며 "현재도 사격은 장애인, 비장애인 선수들이 다 함께 출전하는 통합 대회를 열고 있다. 사격 대표팀도 비장애인 실업팀 사격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이런 교류 활동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진단했다. 탁구는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하며 총 14개로 가장 많은 메달을 안겼다. 김기태가 남자 단식(스포츠등급 MS11)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베테랑 김영건(광주광역시청)이 탁구 남자단식(스포츠등급 MS4)에서 6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보치아는 정호원(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의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우승으로 10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 금자탑을 쌓았다.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 선수들도 있었다.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잃은 김황태(인천시장애인체육회)는 수영 750m, 사이클 20㎞, 육상 5㎞를 달리는 남자 트라이애슬론(스포츠등급 PTS3)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해 완주했다.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두 팔이 없는 김황태는 심한 유속의 센강 물살을 배영으로 헤쳐 나갔고, 의수를 끼고 사이클을 달린 뒤 육상까지 내달렸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묵묵히 뒷바라지한 아내이자 핸들러(경기 보조인) 김진희 씨에게 "사랑한다"고 소감을 전했다.태권도 주정훈은 남자 80㎏급 스포츠등급 K44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8강전에서 골반을 다쳐 걷기조차 힘든 통증을 호소했지만 투혼을 발휘했다. 주정훈은 만 2세 때 할머니 댁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넣었다가 사고를 당했다. 할머니 김분선 씨는 죄책감 속에 살다 2021년 별세했다. 주정훈은 동메달을 목에 건 뒤 "메달과 (평소 좋아하셨던) 고기반찬을 들고 할머니 묘소를 찾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범죄도시'의 분장팀장으로 활동하는 등 유명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다 낙상 사고로 장애인이 된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 조은혜(부루벨코리아)도 패럴림픽 투혼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는 첫 패럴림픽에서 개인전 플뢰레 스포츠등급 B에서 4위에 올랐다.파리 현지에서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들은 사격 김정남(BDH파라스)은 슬픔 속에서도 사격 P3 혼성 25m 권총 스포츠등급 SH1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장례를 지켜보지 못해 매우 힘들었는데 값진 동메달을 영전에 바칠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라스트 댄스'를 한 선수들도 있었다. 1960년생으로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인 양궁 김옥금(광주시청)은 여자 단식 스포츠등급 W1과 혼성 단체전(스포츠등급 W1)에서 모두 4위를 했다. 단식 4강전 5엔드 123-132에서 쏜 마지막 화살이 과녁 밖으로 나가 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3엔드에선 함께 출전한 박홍조(서울특별시청)가 1점을 쏘는 바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리우 대회 3관왕을 차지했던 수영 조기성은 평영 50m(스포츠등급 SB3)에서 3위 선수에게 0.21초, 개인혼영 150m(스포츠등급 SM4)에선 0.16초 차로 뒤져 모두 4위에 그쳤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해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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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시작한 양궁 30년, '최고령' 김옥금의 마지막 패럴림픽 도전은 'ing' [패럴림픽]

파리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최고령 선수’ 김옥금(64·광주광역시청)이 여자 단식(W1·경추 사지마비)에서 아쉽게 4위를 했다. 김옥금은 31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여자 단식 W1 동메달 결정전에서 테레자 브랜트로바(39·체코)에게 122-127로 패했다. 김옥금은 2016년 리우 대회 혼성 단체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적은 없다. 이번 대회에서 첫 개인전 메달을 노렸지만 눈앞에서 고배를 들었다. 김옥금은 “4강전에서 실수로 패한 아쉬움이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어 집중력이 흔들린 것 같다”며 “4강전에서 패해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실제로 김옥금은 이날 4강전에서 쳰 민위(34·중국)에게 3엔드까지 4점 차이로 앞서나가다 4엔드에서 동점을 허용한 뒤 결국 123-132로 졌다. 동점 상황으로 맞이한 5엔드에서 각자 한발을 남겨두기까지에 123-123 동점을 이어갔는데, 마지막 화살이 과녁 밖으로 나가는 바람에 0점 처리가 됐다. 당시를 돌아본 김옥금은 “내가 반드시 10점을 넣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잘 쏘려고 하다보니까 힘이 들어가 실수를 했다”며 “바로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흔들리는 멘털을 잡으려고 자세에만 집중하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30년 전 살이 빠지고 넘어지는 일이 잦아 병원에 갔다가 근육 위축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은 김옥금은 취미로 시작한 양궁으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2020 도쿄, 2024 파리 대회까지 3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그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 패럴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김옥금에게 남은 대회는 2일부터 열리는 혼성 단체전이다. 김옥금은 “나이가 있으니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혼성전 목표는 개인전과 마찬가지로 금메달이다. 자세에 대한 신경을 잘 써 혼성은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윤승재 기자·파리=공동 취재단 2024.09.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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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파리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2000년대생 금빛 열정 한 자리에

전 세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축제 파리 패럴림픽이 개막한다.2024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오는 28일(현지시간) 개막해 다음 달 8일까지 12일간의 열전을 펼친다.1924년 이후 100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한 파리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을 개최한다. 한국시간 29일 새벽 3시 시작하는 개회식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야외에서 진행된다. 올림픽 개회식은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수상 개회식을 진행했다. 패럴림픽 개회식은 패럴림픽의 상징인 ‘아지토스’가 걸린 개선문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는 183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회원국 중 182개 국가에서 4000여명의 선수단이 22개 종목에서 54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다. 우리나라는 17개 종목 선수 83명(남자 46명, 여자 37명)을 포함한 17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선수단장은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선수단장을 맡았던 배동현 BDH 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남녀 주장에는 김영건(탁구·광주광역시청), 이도연(사이클·세종스포츠정형외과의원)이 선임됐다. 개·폐회식 기수로는 최용범(카누·도원이엔씨)이 나선다. 보치아 종목에 출전하는 2005년생 서민규(안산시장애인체육회)가 유일한 10대고, 양궁 김옥금(광주광역시청)은 1960년생으로 최고령이다.선수단 목표는 금메달 5개, 종합순위 20위다. 2012 런던 대회에서 12위에 올랐으나 2016 리우 대회에선 20위로 떨어졌다. 3년 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선 41위(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에 그쳤다.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의과학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전력분석원, 연구사, 물리치료사를 파견했다. 아울러 파리 동남부 외곽 크레테유 지역에 현지 적응 및 컨디션 조절을 위한 사전캠프를 최초로 운영했다. 선수단에 1일 1회 한식을 제공할 급식지원단도 꾸렸다. 가장 많은 17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탁구는 도쿄 대회(금1·은6·동6)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다. 남자 단식 주영대(Class1·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와 여자 단식 서수연(Class2·광주광역시청)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사격은 지난 4월 열린 2024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에서 금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우승을 차지한 기세를 이어간다. 소총 간판 박진호(SH1C·강릉시청)와 권총의 조정두(SH1C·BDH파라스)가 기대를 모은다.보치아는 10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보치아는 1988년 서울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매 대회 금메달 1개 이상을 따냈다. 세계랭킹 2위인 태권도 남자 80㎏급 주정훈(K44·SK에코플랜트)도 금메달 후보다.파리올림픽에선 2000년대생 선수들의 활약이 뛰어났다. 패럴림픽 역시 신예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장애인체육회는 리우 패럴림픽 이후 유망주 선수 육성에 집중했고, 배드민턴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 휠체어펜싱 권효경(홍성군청) 탁구 윤지유(성남시청) 등 20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파리=공동취재단 2024.08.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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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결산] '종합 4위' 목표는 달성, 금메달 수는 줄었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가 마무리됐다. 지난 22일 개막해 29일 막을 내린 이런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30개·은메달 33개·동메달 40개를 획득, 종합 순위에서 중국, 이란, 일본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당초 기대했던 금메달(39개)보다 적은 메달을 수확했지만, 종합 4위 목표는 이뤄냈다. 사이클 김정빈(스포츠등급 MB)이 경기파트너인 파일럿 윤중헌(이상 전북장애인사이클연맹)과 3관왕을 합작했고, 탁구에서 서수연(스포츠등급 Class2·광주광역시청)이 여자 단식·복식, 혼합복식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한국에 금메달을 여럿 안겼다. 특히 메달밭이라 불리는 탁구에선 9개의 금메달이 쏟아져 나왔다. 또 다른 효자종목 사격에서는 이장호(스포츠등급 SH1·청주시청)·이명호(스포츠등급 SH2·청주시청)·이철재(스포츠등급 SH2·충북장애인사격연맹)가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패럴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APG에서 강자의 면모를 자랑하는 론볼은 남자 단식 금메달 2개와 여자 단식, 혼합 복식까지 총 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양궁에서 박홍조(스포츠등급 ARW1·서울특별시청)-김옥금(스포츠등급 ARW1·광주광역시청) 조가 혼합 복식 금메달, 휠체어 테니스 임호원(스포츠토토코리아)-한성봉(달성군청) 조가 남자 복식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내 기쁨을 더했다. 수영의 이인국(스포츠등급 S14·안산시장애인체육회)은 남자 접영 100m에서 일본의 마쓰다 안쿠와 100분의 1초까지 같은 기록으로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와 바둑에서도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주정훈(스포츠등급 K44·SK에코플랜트)은 태권도 남자 겨루기 80㎏ 이하급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바둑 김동한(명지대학교바둑학과)은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세계 최강' 보치아는 이번 대회에서 혼성 페어와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얻어내는 데 그쳤다. 탁구 역시 이번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9개)을 가져왔지만, 당초 예상을 절반 가량 밑돌았다. 금메달 7개를 바라봤던 론볼 역시 4개에 만족했다.중국이 금메달 214개·은메달 167개·동메달 140개로 압도적인 1위에 오른 가운데, 일본은 신인이나 2군급 선수들을 내보내고도 3위(금42·은 49·동 59)를 차지했다. 반면, 5·6위를 차지한 인도(금 29·은 31·동 51), 인도네시아(금 29·은 30·동 36)와 한국의 격차는 금메달 단 1개에 불과했다. 박종철 선수단 총감독은 28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중국을 제외하고는 메달 수와 전력이 평준화됐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7위)과 우즈베키스탄(8위) 등이 더 치고 올라올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역시 "(메달이 많이 나오는)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양궁·탁구·사격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종목에서도 메달을 더 많이 획득해 (다음 APG에서도) 3∼4위권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9 10:52
스포츠일반

'박홍조·김옥금 銅' 장애인양궁 대표팀,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 4장 확보

장애인양궁 대표팀이 2024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 4장을 확보했다. 장애인양궁 대표팀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체코 필젠에서 열린 '2023 체코장애인양궁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박홍조(40·서울시청)-김옥금(63·광주시청) 조가 W1(휠체어·경추손상)오픈 혼성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에서 튀르키예에 승리를 거둔 뒤 체코와의 준결승에서 패한 박홍조-김옥금 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중국을 슛아웃 접전 끝에 잡아내며 3위에 올랐다. 김옥금은 W1 개인전 준결승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패한 아쉬움을 혼성단체전에서 풀어냈다.이 동메달로 장애인양궁 대표팀은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 4장을 확보했다. ▶남자 W1 오픈 ▶여자 W1 오픈 ▶남자 리커브 오픈 ▶여자 리커브 오픈 총 4장이다. 151개국 272명이 참가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는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이 총 78장 달려 있었다.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은 나라에 부여돼 대회에 출전할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열어 선발한다.윤승재 기자 2023.07.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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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양궁도 금 조준, 엄마들이 간다

엄마 궁사들이 간다. 휠체어 양궁 여자 대표팀 김옥금(61), 조장문(55), 김란숙(54)이 2020 도쿄패럴림픽의 금빛 과녁을 정조준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는 진천선수촌 만큼이나,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경기 이천훈련원의 열기도 뜨겁다. 1년 연기된 도쿄패럴림픽(8월 24일~9월 5일) 개막은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한국은 패럴림픽 휠체어 양궁 종목에서 4장의 출전권(여자 개인전 3장, 남자 개인전 1장)을 확보했다. 우연히도 여자 선수들은 모두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기계식 활인 컴파운드 종목에 출전하는 김옥금은 “자주 훈련을 같이 하다 보니 서로 의지한다”고 말했다. 리커브 종목의 김란숙은 “경쟁심보다는 같이 잘 하려는 마음이 더 크다”고, 같은 리커브 종목의 조장문은 “우리끼리는 늘 ‘4강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러면 둘 다 메달을 따기 때문이다. 패럴림픽 쿼터 대회 때는 8강전에서 많이 만났는데, 코치님들이 ‘(경쟁이 치열해) 결승전보다 더 잘 쏜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세 사람 모두 양궁 경력은 10년 안팎이다. 막내 김란숙이 13년으로 가장 오래됐고, 큰언니 김옥금이 가장 늦은 2013년 시작했다. 여느 장애인 선수처럼 건강을 위한 재활 체육으로 시작했고,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조장문은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 많이 걷지 않아 다리에 힘이 없어져서 2007년에 수영을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호흡이 달려 다른 종목을 찾았다. 기왕이면 패럴림픽 종목에서 찾았고, 양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30대에 근육장애가 생긴 김옥금은 “재활 운동으로 양궁을 시작했다. 선수까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비장애인처럼 한국 장애인 양궁도 강하다. 김란숙은 2008 베이징패럴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 2012 런던패럴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김옥금은 2016 리우패럴림픽 혼성 은메달리스트이자 2019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준우승자다. 조장문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 사람은 모두 ‘엄마 선수’다. 슬하에 김옥금이 1남, 김란숙이 2남, 조장문이 2남 1녀를 각각 두고 있다. 세 사람 다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훈련과 대회 출전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없다 보니 잘 챙겨주지 못해서다. 김란숙은 “늘 미안한 마음이다. 매일 두세 번씩 전화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훈련원 밖에 나갈 수 없어 얼굴 보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29살인 아들이 부상을 걱정하며 ‘은퇴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더라. 나도 이번 패럴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후원자는 가족이다. 조장문은 “친정 어머니가 93세인데 살림을 대신 해주신다. 어머니가 ‘나 죽기 전에 보람을 느끼게 해달라’고 하셨다. 정말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옥금은 “아들이 (내가 운동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항상 응원해준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란숙은 “아이들이 ‘저희 키우느라 고생하셨으니까 엄마 인생을 살라고 하더라.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5.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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