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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에 예고된 ‘남남’ 열풍…성수기 여성 텐트폴 영화 없나 [IS포커스]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다가오면서 각 배급사가 텐트폴 작품들을 하나둘 공개하기 시작했다. 연기파 배우들의 ‘남남’(男男) 케미스트리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한국영화의 고질적 문제인 여성 캐릭터 기근 문제가 도드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름 시장의 포문을 여는 건 오는 내달 3일 개봉하는 ‘탈주’다. 탈주를 시작한 북한 병사와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의 추격전을 그린 작품으로, 앞서 각종 시상식 등을 통해서 구교환에게 여러 차례 러브콜을 보냈던 이제훈이 북한 병사 규남, 구교환이 북한 보위부 장교 현상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이어 고 이선균의 유작인 ‘탈출: 더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와 ‘행복의 나라’도 7월과 8월 연이어 개봉한다. 이선균은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를 배경으로 한 ‘탈출’에서 주지훈과, 10·26 사건을 다룬 ‘행복의 나라’에서 조정석과 합을 맞춰 영화를 이끌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 앞서 하정우와 여진구, 이성민과 이희준도 출격한다.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두발로 티켓팅’에 함께 출연했던 하정우, 여진구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하이재킹’에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호흡했던 이성민, 이희준은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를 선보인다. 이들 다섯 편의 영화는 소재도 장르도 모두 다르지만, 남성 캐릭터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모두 두 명의 남자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대립하고 또 화합하는 데 여기서 발생하는 브로맨스 혹은 갈등이 이 영화들의 동력이다. 문제는 이를 역으로 해석했을 때다. ‘남남’ 영화의 연이은 등장은 곧, 여성 캐릭터 부재를 뜻한다. 실제 올여름 성수기 극장가에는 여성을 주연 배우로 내세운 작품이 없다. 지난해 여름 김혜수, 염정아 주연의 ‘밀수’와 2022년 여름 류준열, 김태리 주연의 ‘외계+인’ 1부가 개봉했던 것을 떠올리면 아쉬운 지점이다. 여성 주연작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8월 개봉하는 또 다른 신작 ‘파일럿’의 경우, 크레딧 두 번째에 한선화가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사실상 조정석 원톱 주연에 가깝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이혜리 주연의 ‘빅토리’와 고아성 주연의 ‘한국이 싫어서’는 총제작비 등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텐트폴 영화, 상업 영화로 분류하기 애매하다. 물론 여성 주연 영화의 부재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는 오랜 기간 한국영화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다. 이유는 명확하다. 예산이 큰 상업영화일수록 흥행 성과가 중요하다 보니 여성 서사보다 ‘잘 팔리는’ 남성 중심의 이야기가 계속 제작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한국영화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사실 ‘밀수’ 같은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은, 특이한 케이스였다. 돌이켜 보면 한국 영화, 나아가 한국 콘텐츠에서 여성이 축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여성이 주연이라고 해도 독립·예술 영화가 아니면 남성 배우에 가려지는 소모적인 역할이 대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일반적으로 남성 배우보다 티켓 파워가 약하다 보니 투자·제작자 입장에서는 여성 중심의 서사를 만드는 데 주저하게 되는 것”이라며 “흥행에만 급급해 수세적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이러한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과감하게 제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1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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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박지훈·박진영·강찬희·유선호… 지금은 ‘연기돌’ 전성시대

다재다능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무대를 넘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장악했다. 일명 ‘연기돌’이라 불리는 이들은 과거 ‘발연기’의 대명사로 불리던 예전과 달리 본업만큼이나 뛰어난 연기력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수많은 드라마, 영화들에서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찬 ‘연기돌’의 활약이 남다르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누나들의 마음을 앗아간 박지훈, 갓세븐 멤버 박진영, SF9 강찬희, 유선호까지 노래, 춤, 비주얼, 연기까지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화려한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어엿한 원톱 배우로 자리매김한 ‘연기돌’의 성장이 놀랍다. 이에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선입견을 깨부순 그들의 작품을 살펴본다. 현시점 이 분야 1등주자는 가수 겸 배우 박지훈이다. 여러 작품으로 연기의 맛을 본 박지훈은 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약한영웅’)를 통해 차세대 연기돌로 급부상했다. ‘프로듀스 101’에서 “내 마음속에 저장”이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여심을 저격했던 박지훈이 배우로 제2막을 열었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 박지훈은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는 모범생 연시은 역을 맡았다. 작품 속 박지훈은 연시은 그 자체였다. 10대에게서 보기 힘든 쓸쓸함, 고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려냈다. 공허하면서도 냉철한 이중적인 눈빛은 시청자의 시선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박지훈의 액션 연기도 주목할 수 있다. 연시은은 타고난 두뇌와 주변 사물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폭력에 맞서는 인물. 볼펜, 책, 화분 등 평소 무기라고 인식할 수 없던 것들을 무기로 사용해 그동안의 액션과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박지훈은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프로듀스 101’ 시절의 귀여운 이미지를 뛰어넘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그만큼 박지훈을 주연으로 내세운 ‘약한 영웅’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작품 공개 후 박지훈은 ‘약한영웅’을 순식간에 웨이브의 대표작으로 만들어내며 배우로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그런가 하면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7일 개봉)은 박진영의 재발견이다. 박진영이 ‘유미의 세포들’ 속 로맨틱한 유바비의 모습을 지우고 복수심에 휩싸인 인물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박진영 분)가 죽자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박진영 분)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다룬다. 박진영은 특히 발달장애인 월우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하며 두 인물의 눈빛부터 감정 연기까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이 때문에 박진영의 1인 2역 연기가 각각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것 같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박진영의 몸 사리지 않는 강렬한 액션 연기 또한 볼거리다.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폭력에 맞서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긴장과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2014년 그룹 갓세븐으로 데뷔한 박진영은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악마판사’, ‘유미의 세포들’ 시리즈 등을 통해 꾸준히 연기 열정을 보여왔다. 박진영은 이번 영화에서 훈훈한 이미지를 지우고 일우의 폭발하는 분노부터 월우의 섬세한 감정까지 극과 극의 인물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강찬희, 유선호도 종영 드라마 ‘슈룹’으로 색다른 연기에 도전, 배우로 한층 더 성장했다.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담은 사극. 2016년 SF9으로 데뷔한 강찬희는 ‘슈룹’에서 왕세자 자리를 탐하는 의성군으로 빌런으로 변신했다. 의성군은 극 초반 어머니와 외조부로부터 도움을 받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직접 살인은 물론 역모에 가담하는 모습으로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강찬희가 연기한 의성군은 그간 사극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악역으로 주목받았다. 강찬희는 영악하고 야비한 의성군의 면모를 섬세하게 그려내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빌런 말포이에 빗대 ‘조선 말포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지훈과 함께 ‘프로듀스 101’ 출신인 유선호도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유선호는 극 중 중전 화령(김혜수 분)의 넷째 아들 계성대군 역을 맡았다. 계성대군은 화령에게 딸처럼 살가운 아들이자 사고뭉치 대군들 중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왕자다. 외면만 보면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왕자였지만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던 인물. 유선호는 그런 계성대군의 복잡한 면모를 세심하게 그려내며 안방극장에 커다란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궁궐 내 폐전각에 숨어 화장하는 모습을 화령에게 들키는 장면은 극 초반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자아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2.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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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이래서 김혜수…'女영화 전성기' 두 발 앞선 자세

3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허투루 지켜낸 자리가 아니다. 이미 대단한 김혜수를 바라보는 입장에선 당연한 흐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냥 얻어낸 당연함은 결코 없다. 분명한 노력이 뒷받침 된 결과.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하면서 본연의 영향력을 긍정의 방향으로 이끄는 김혜수의 미래지향적 태도가 마주할 때마다 감동을 동반하는 이유다.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로 2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김혜수는 단순히 김혜수가 주연이라서가 아닌, 감독부터 주요 캐릭터들까지 대부분 '여성'으로 꾸려진 작품의 중심에서 남다른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극중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형사 현수로 분한 김혜수는 드라마 '시그널'의 형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뽐낼 예정. "내·외적으로 피폐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는 김혜수의 설명이 캐릭터 소개를 뒷받침한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영화다. 최근 진행된 '내가 죽던 날' 제작보고회에서는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중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순간은 '여성 영화'라 표현되는 '내가 죽던 날'에 대한 김혜수와 이정은의 소회였다. 여성 영화인들이 의기투합한 여성영화라는 설명에 특별한 오기(誤記)는 없다. 실제로 '여성영화 전성기'라 표현될 정도로 최근 국내 영화계는 눈에 띄는 여성 감독이 대거 등장했고, 여배우 원톱 혹은 여성 배우들이 주축이 된 작품도 그 수가 월등히 많아졌다. 숱한 남성영화의 틈새를 한창 노릴 땐 '여성영화'라는 것 자체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되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운건 사실이지만 몇 년 새 비약적인 성과와 성장을 일궈낸 여성영화의 현주소는 분명 고무적이다. 김혜수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반가움을 표했다. 하지만 오랜시간 충무로 내 여배우로 제 이름을 아로새긴 김혜수는 한 발, 아니 두 발 더 나아간 희망을 그려냈고, 이는 김혜수가 생각하는 현재라는 것이 새삼 의미있는 놀라움을 자아냈다. 매 순간 눈 앞에 보이는 현재에 만족했다면 지금의 변화는 없었을 터. 여전히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그리고 언젠가는 보란듯이 현실이 될 더 큰 미래를 염두하는 김혜수의 바람은 박수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내가 죽던 날'을 '여성영화'라는 이유로, 그것에 초점을 맞춰 선택하지 않았다"고 단언한 김혜수는 '내가 죽던 날' 작품 본연이 품고 있는 가치를 역설하며 "이야기의 중심 축이자 핵심을 이끄는 역할이 여성인 것은 맞지만 지만 굳이 성별을 따져가면서 보지는 않는다. 끌리는 이야기였고, 우리 작품에서 전하고자 하는 커다란 메시지 중 하나가 '연결점이 없는 사람들간의 모종의 연대감. 거기에서 오는 위로와 용기'인데 촬영하며 크게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이야기 안에서 외적으로 어필됐던 여성 캐릭터들이 갇혀진 내면, 다듬어진 캐릭터로 소개되는 작품이 많아지고 있고,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참여한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며 "많은 여성 감독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단단하게 내실을 기하고 제대로 준비해서 '여성 감독으로서' 소감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준비된 '영화인'으로 말할 수 있는 계기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충무로 관계자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없고의 기준은 없지만 '누구의 입'을 통해 전달 되느냐는 확실히 다른 문제다. '영향력'이라는 단어가 괜히 쓰이는 것은 아니다. 김혜수의 발언을 보며 '역시 그 이상을 내다보는구나' 싶었고, 책임감도 느껴졌다. 30여 년간 숱한 풍파를 이겨내고 버텨내며 노력했을 김혜수의 세월을 감히 쉽게 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더욱 리스펙 하게 된다. 존재 자체만으로 상징적인 배우의 힘이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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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브라운관 씹어먹은 '명배우' 김혜수·김희애

자타공인 명배우 전성시대다. 평생을 '배우 길'만 걸어 온 배우들의 배우 김혜수와 김희애가 브라운관을 씹어 먹으며 시청자들을 홀렸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두 편의 드라마 SBS '하이에나'와 JTBC '부부의 세계' 중심엔 각각 원톱 캐릭터로 극을 이끈 김헤수와 김희애가 있다. 11일 종영한 '하이에나'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2부 시청률 14.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부부의 세계'는 6회 18.8%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 또 한편의 국민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작품이 흥하는덴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하이에나'와 '부부의 세계' 흥행 공통점은 바로 캐릭터를 뛰어 넘어 극 안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버리는 김혜수와 김희애의 '열연'에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막론하고 출연을 결심한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남다르기로 유명한 두 배우는 30여 년에 걸친 필모그래피를 쌓으면서 단 한번도 매너리즘에 빠진 연기를 보여주지 않은 배우들로도 유명하다. 쉽게 표현해 '내공'과 '이름값'이라 말하지만 이를 매 순간 증명하고 또 인정받는건 분명 다른 문제다. 하지만 김혜수와 김희애는 쏟아지는 기대치에 화끈한 화답으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물오른 미친 존재감'이라는 설명도 김혜수와 김희애 앞에서는 그저 흔하고 가볍기만 할 뿐이다. 신을 쥐고 흔들며 행복하게 뛰어 노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김혜수, 김희애에 시청자들의 감동은 자연스레 뒤따른다. "김혜수가 김혜수 했다"는 평을 한 몸에 받은 김혜수는 '정금자 월드'를 완벽하게 완성했다. 정금자로 오롯이 빛났고, '하이에나' 팀의 등불이 됐다. '변호사'라는 직업적 카테고리 안에서 약점 많은 인물이자 생활형 인간인 정금자는 '다름'을 무기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라우마까지 스스로 극복한 정금자의 호탕한 삶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위로로 다가왔다. 김혜수표 정금자는 김혜수였기에 지금의 정금자로 시청자와 만날 수 있었다. 정금자를 인정하고 존경하고 따르게 되는 일련의 과정은 곧 배우 김혜수에 대한 시선이기도 하다. KBS 2TV '직정의 신' 이후 김혜수의 영향력이 100% 발휘 된 '하이에나' 정금자는 귀엽고, 멋지고, 섹시하고, 유머러스한 천가지 매력을 뽐냈다. "김혜수 아니면 망했을 수도 있다"는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김희애는 불륜 드라마라는 진부한 설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렸다. 직업부터 가정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부부의 세계' 지선우는 남편의 외도로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성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다. 상간녀의 뻔뻔함, 배신자가 된 친구들, 제3자들의 협박, 한 날 한 시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 아들에 대한 허탈함까지. 가혹한 현실 앞 극한의 감정과 심리적 압박을 김희애는 자유자재로 요리하며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5회에서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불륜을 공개적으로 폭로하며 쏟아낸 진심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돌아버린 연기"라는 탄성을 불러 일으켰다.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다른 남자와의 하룻밤을 고백, 이어진 "짜릿했다"는 한 마디는 꾹꾹 우겨넣은 선우의 감정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밀회' 이후 또 한번 JTBC의 구원투수가 된, 신뢰의 김희애다. 방송 관계자는 "일부 배우들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본인들에겐 단연 부담감으로 작용하기 십상이다. 아무리 연륜있는 배우들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며 "김혜수와 김희애는 능력으로 모든 시선을 깨부수는 대표 배우들이다. 이들의 연기를 보면 여전히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지가 보인다. 그리고 매 작품마다 쉼 없이 발전한다. 그 점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감히 평가할 수 없는 대단한 연기를 감상한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4.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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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회 백상] "후보석만 100여명" 역대급 참석률, 공정성 높인다

모두가 함께 하는 시상식이다.지난 1년간 국내 영화와 드라마, 예능 그리고 연극 무대에서 활약한 스타들이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 총출동한다. 연예인 후보 뿐만 아니라 감독·작가·제작사 대표 등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후보석에 착석, 또 한 번 역대급 시상식을 예고한다. 수상 결과를 떠나 의미있는 자리를 빛내 줄 후보 전원이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주인공이다.MC는 2년 연속 신동엽·배수지·박보검이 호흡 맞춘다. 4년 연속 마이크를 잡는 배수지는 진정한 '백상의 여신'으로 자리매김한다. 신동엽과 박보검은 검증받은 MC다. 지난해 매끄러운 진행으로 호평받은 만큼 이들의 입맞춤에도 기대감이 크다.오직 백상예술대상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축하무대는 올해도 남다르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위로의 100년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유의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류준열의 내레이션과 잔나비의 노래가 함께 어우러져 따뜻함을 선사한다.18년만에 부활하는 연극부문 역시 올해 백상예술대상의 관전포인트. 신설되는 젊은연극상 첫 후보에 오른 배우와 연출가들은 기쁜 마음으로 백상예술대상 참석을 결정해 시상식의 완성도를 높인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시상식 55회 백상예술대상은 5월 1일 오후 9시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다. JTBC·JTBC2·JTBC4에서 생중계된다. ◇"1년내내 행복했다" 다시 느끼는 브라운관 감동 TV부문은 연예인 후보 40명 중 38명이 참석한다. 참석률 최고치다. 먼저 비지상파 시청률 1위에 빛나는 'SKY캐슬'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여자최우수연기상 후보 염정아, 김서형, 남자조연상 후보 김병철, 여자조연상 후보 윤세아, 여자신인연기상 후보 김혜윤이 함께 한다. '미스터 션샤인' 이병헌·유연석·김민정, '나의 아저씨' 이선균·이지은·오나라도 오랜만에 백상예술대상에서 인사를 나눈다. '눈이 부시게'를 이끈 김혜자도 기쁜 마음으로 참석을 확정했다. 남자조연상 후보 손호준, 여자조연상 후보 이정은을 비롯해 영화부문 후보에 오른 한지민, 남주혁과 다시 만나 눈이 부신 순간을 완성할 전망이다.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들도 전원 참석을 결정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은 약 10년만에 시상식 나들이에 나서고, '열혈사제' 김남길, '왕이 된 남자' 여진구도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남자조연상 후보 '라이브' 배성우, 여자조연상 후보 '뷰티인사이드' 이다희도 시상식을 즐긴다.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트로피를 품에 안기 위해 신인연기상 후보 10명은 일찌감치 전원 참석을 확정했다. 남자신인연기상 후보 '하나뿐인 내편' 박성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박훈, '최고의 이혼' 손석구, '로맨스는 별책부록' 위하준, '이리와 안아줘' 장기용, 여자신인연기상 후보 '나의아저씨' 권나라, 'SKY캐슬' 김혜윤, '땐뽀걸즈' 박세완, '내일도 맑음' 설인아, '나쁜 형사' 이설이 설레는 마음을 품고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을 밟는다. 예능인들도 바쁜 스케줄을 조율했다. 문세윤·신동엽·양세형·유병재·전현무·김민경·김숙·박나래·이영자·장도연 등 남녀 TV예능상 후보 10명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제작자·감독·작가·스태프·배우 '국보급 영화인들' 재회 영화부문은 여자최우수연기상 후보들이 전원 참석 소식을 전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로 인생 연기를 보여준 고아성, 20살 답지 않은 내공을 지닌 '증인' 김향기, 변함없는 충무로 원톱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 '허스토리'로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김희애, '미쓰백'을 통해 배우 인생 2막을 연 한지민이 백상의 밤을 빛낸다. 1600만 흥행 신화를 이뤄낸 '극한직업' 팀도 재회한다.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오른 류승룡을 필두로, 남녀조연상 후보인 진선규와 이하늬, 남자신인연기상 후보 공명과 제작진을 대표해 시나리오상 부문 후보에 오른 문충일 작가가 참석한다. '독전' 팀은 10개월 만에 반갑게 인사한다. 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된 이해영 감독과 예술상 후보 양진모 편집감독, 남자조연상 후보 박해준이 후보석에 나란히 자리한다. 작품 안에서는 영원이 살아 숨쉴 김주혁도 남자조연상 후보에 올라 마지막 트로피를 노린다. '공작' 팀도 100% 참석률을 자랑한다.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부터 윤종빈 감독, 박일현 미술감독, 그리고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 이성민까지 흔쾌히 참석 소식을 알렸다.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 '증인' 정우성, 남녀조연상 후보인 '마약왕' 조우진, '증인' 염혜란은 54회에 이어 2년 연속 백상을 찾는다. 2016년 52회 백상에서 영화부문 여자신인연기상 후보에 올랐던 권소현은 3년만에 '미쓰백'으로 조연상에 노미네이트돼 의미를 더한다. TV부문과 마찬가지로 영화부문 신인연기상 역시 전원 참석이다. '극한직업' 공명, '스윙키즈' 김민호, '너의 결혼식' 김영광, '안시성' 남주혁, '뺑반' 손석구, '마녀' 김다미, '사바하' 이재인, '독전' 이주영, '죄 많은 소녀' 전여빈, '버닝' 전종서가 생애 첫 신인상을 놓고 경쟁한다. 신인감독상 후보들도 전원 참석, 최다부문 후보에 오른 '버닝' 이준동 대표와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 '사바하' 장재현 감독을 비롯해 시나리오상·예술상 후보들도 존재감을 내비친다. 조연경·박정선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04.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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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김혜수 끌고 공효진 밀고' 극장가 반가운 女風

여배우들이 장악한 스크린이다. 흥행을 '진두지휘' 하는 김혜수·공효진이 더할나위없이 반갑다. 김혜수의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에 이어 공효진의 '도어락(이권 감독)'까지 여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두 편의 영화가 극장가 관객몰이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특히 두 작품은 여배우들을 단순한 캐릭터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이들을 중심에 세우고 이들로 하여금 스토리 전반을 이끌게 만든 장르물로 그 의미를 더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8일 '국가부도의 날'은 25만5947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247만8000명을 기록, 9일 내 손익분기점 26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개봉 2주 차 주말 박스오피스 1위 탈환에 성공하는 등 입소문에 이제 막 불이 붙은 만큼 이미 완벽한 '흥행 성공'으로 볼 수 있다. 개봉 후 3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린 '도어락'은 같은 날 23만3785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62만9098명을 나타냈다. 주말에 들어서면서 순위는 3위로 변동됐지만 1, 2, 3위 관객 수가 큰 폭으로 차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연 '쌍끌이 흥행' 주역이라 할만 하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이번 영화에서 김혜수는 경제전문가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으로 분해 국가 부도의 위기를 가장 먼저 예견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대응책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실제 90% 이상 노메이크업에 밤샘 장면을 찍을 땐 실제 전날부터 일부러 밤을 새우고 눈을 충혈시킨 상태로 촬영에 임하는 등 김혜수는 오로지 작품과 자신의 캐릭터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과 변화를 모조리 끌어냈다. 이 같은 진정성은 영화에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스토리와 함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주 요인으로 흥행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도어락'에서 극 중 실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자에게 쫓기며 살아 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민 역을 맡은 공효진은 극한 감정을 담은 열연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도어락'은열려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경민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현실공포 스릴러 영화다. 공효진 역시 평범한 직장인에서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경민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카메라가 얼어붙는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액션은 물론 맨발 투혼까지 불사하며 현장 스태프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또 미세한 동공의 떨림, 호흡의 강약까지 조절하는 열연을 펼쳐 호평받고 있다. 김혜수와 공효진은 각각 '차이나타운(한준희 감독)', '미씽(이언희 감독)' 등 이미 여성 중심 영화를 여러 번 이끈 저력이 있는 배우들이다. 꼼꼼하고 세심한 연기는 언제나 빛을 발했지만 흥행은 또 다른 문제였다. 하지만 이들의 꾸준한 노력과 도전, 존재감 그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조금 더 과감한 작품 탄생으로 이어졌고 흥행의 맛까지 보게 만들었다. 흔해진 남탕영화에 지겨워 하는 관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여배우들의 활약은 남배우들에게도 긍정적 긴장감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김혜수 공효진이 불러 일으킨 여풍(女風)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8.12.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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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송강호·김혜수란 '두 기둥'

충무로의 두 기둥이 움직인다. 이름만으로 설레임이 동반되는 송강호와 김혜수가 올겨울 관객들과 함께 2018년을 마무리한다. 송강호와 김혜수는 각각 영화 '마약왕(우민호 감독)'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김혜수는 '미옥(이안규 감독)' 이후 딱 1년 만, 송강호는 2017년 여름 1000만 관객 영화에 빛나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신작을 선보이게 됐다. '마약왕'과 '국가부도의 날'은 송강호와 김혜수가 사실상 원톱 주연으로 나선 작품. 두 배우는 영화 안에서, 또 밖에서 깊이 있는 무게감과 이름값에 걸맞은 존재감을 내비치면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역시 송강호, 김혜수다'는 찬사를 뒤따르게 했다. 지난 19일은 그야말로 '송강호·김혜수 데이'였다. 오전에 '마약왕' 제작보고회가, 오후에 '국가부도의 날' 시사회가 진행됐다. "대부와 대모의 움직임에 영화계의 촉각이 곤두섰다"는 우스갯소리가 터질 만큼 영화계의 이목이 한꺼번에 집중된 날이 됐다. 송강호와 김혜수는 그 중심에서 영화와 행사를 진두지휘했다. 먼저 여름에서 겨울로 개봉일이 변경되면서 예비 관객들의 목을 빠지게 한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는 타이틀롤이자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고 부른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 역할을 맡았다. 전작에서 보여 준 친근한 소시민의 모습에 광기를 더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전망이다. 완성된 영화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송강호라는 이름만으로 신뢰도는 이미 최고치다.송강호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려는 것이 목적이었다기보다 배우로서 색다른 소재의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를 통해 영화적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큰 기쁨이었다. 이두삼이 가공된 인물이기는 하지만 1970년대 사회상을 담은 만큼 암울했지만, 시대를 관통하면서 열심히 살아왔던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적인 느낌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국가부도의 날'은 시사 직후 뜨거운 호평의 중심에 섰다. 특히 김혜수에 의한, 김혜수를 위한 작품으로 김혜수의 대표작이 바뀔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영화에서 김혜수는 경제전문가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으로 분해 국가 부도의 위기를 가장 먼저 예견하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 대응책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모든 장면이 대단하지만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영어 연기는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김혜수는 "초지일관하게 원칙을 갖고 움직이는 인물이기 때문에 고루하지 않게 진심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진정성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114분의 러닝타임은 김혜수의 진심으로 가득 찼다. 송강호와 김혜수의 작품이야 언제나 늘 믿어 의심치 않지만, 이들이 '인간 송강호·김혜수'로서 대단하게 각인되는 이유는 배우들의 배우로, 수많은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로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데 있다. 송강호와 김혜수는 함께 연기한 동료들, 후배들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아끼지 않았고 단순히 인사치레식의 두루뭉술한 표현이 아닌, 내가 왜 이들에게 반했고, 예뻐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들어 신뢰감을 더했다. 송강호는 "여두나·남정석"이라는 신선한 표현으로 재치 넘치는 입담까지 자랑해 눈길을 끌었고, 김혜수는 '허준호의 얼굴', '조우진의 연기' 그리고 '유아인의 선택'에 아낌없는 고마움을 표했다. 송강호와 김혜수가 보여 준 진심과 여유는 이들의 가치도 또 한 번 자연스레 높였다. "김혜수 선배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조우진의 표현, "동 시대에 사는 것이 행복할 정도로 존경하는 선배님"이라는 배두나의 정의는 송강호와 김혜수를 바라보는 모든 영화인과 대중의 마음이기도 하다. 조연경 기자 2018.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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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유아인·조우진·허준호 감싼 '원톱' 김혜수의 포용력

'역시' 김혜수, '이래서' 김혜수다.19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언론시사회에서 김혜수는 작품에서 함께 열연한 조우진·유아인·허준호에 대한 애정과, 배우 대 배우로서 느낀 좋은 에너지에 대해 진심어린 마음을 전했다.이번 영화에서 김혜수는 경제 전문가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으로 분해 배우 김혜수가 가진 장점을 모조리 뽑아냈다. 우리가 김혜수를 통해 보고싶었던 모습들이 '국가부도의 날' 한 편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김혜수는 '원톱'의 위치에서 그 어려운 역할과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감동을 더한다.하지만 김혜수는 늘 그러했듯, 자신의 공보다 작품, 그리고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더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혜수는 "우리 영화 같은 경우 인물의 구조가 '함께 또 따로' 설정된다. 각 면면이 드러나면서 조화를 이루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것을 꿰뚫고 아우른 김혜수의 존재는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조우진은 위기 대응 방식을 두고 한시현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재정국 차관 역을,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위기를 직감하고 이를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삼아 위험한 베팅을 시작하는 윤정학 역을 맡아 IMF 시절을 관통하면서도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인물들을 연기했다. 반면 허준호는 국가부도의 위기로 인해 공장과 집까지 빼앗길 위기에 놓인 갑수로 분해, 대다수 국민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공감대를 높인다.'국가부도의 날' 공식 홍보 이후 조우진에 대해 끝없는 칭찬과 호평을 쏟아냈던 김혜수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조우진 씨와는 지속적으로 치고 받는 그런 연기를 해야 했다. 조우진 씨가 얼마나 저력있는 배우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매번 감탄하고 감동하면서 호흡 맞출 수 있었다. 굉장히 좋은 에너지와 긴장감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연기만 폭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시너지까지 끌어 올려주는 좋은 기운을 경험했다. 조우진 덕분에 한시현도 도움받고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아인 씨는 많이 만날 수 없는 구조임에도 자신의 위치에서 생동감 넘치고, 에너지 있는 폭발력 연기로 관객들을 극 안으로 진입시키는데 큰 동력이 돼 줬다. 영화 안에서는 서로를 확인할 수 없지만, 전면에서 영화를 봤을 땐 배우들 사이 균형을 잡는데 큰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격려했다.또 "허준호 선배님 같은 경우 내 촬영이 아닐 때 선배님 촬영하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며 특별한 인상을 받은 건,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힘을 뺀 상태임에도 너무나 많은 드라마가 담겨있는 허준호의 얼굴에 진정성 있는 연기의 힘까지 받아 굉장한 공감대와 감동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8일 개봉한다.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사진=박찬우 기자 2018.11.2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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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S] 최민식·이선균, 사랑에는 죄가 없다

깊게 사랑했을 뿐, 그 사랑에는 죄가 없다. 뚜껑을 열어보니 '멜로'다. 단순히 스릴러가 가미된 드라마, 여성 원톱 주연의 느와르라고만 생각했던 영화 '침묵(정지우 감독)'과 '미옥(이안규 감독)'이 개봉 후 영화의 장르를 탈바꿈 시킬 만큼의 멜로 스토리로 관객들을 '뒤통수' 쳤다.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현정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상훈,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검사까지 벼랑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전쟁을 다룬 작품으로 설명됐다. '침묵'은 최민식의 원맨쇼가 예고됐지만 그것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여겨졌지 관람 후 애달픈 '멜로 눈빛'이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미옥' 역시 김혜수표 느와르물이라는 홍보 문구에 집중되면서 영화의 주 스토리가 '이선균의 사랑이 낳은 파국'일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침묵'과 '미옥'은 호불호 갈리는 포인트가 다양한데다가 최근 가벼운 오락 영화에 푹 빠진 관객들의 달라진 성향에 최종 흥행에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그랬듯 일부 관객들은 '침묵'과 '미옥'에 강한 호감을 표하며 오히려 최민식과 이선균의 멜로 연기를 더 많이 보고 싶다는 반응까지 내비치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와 흥망을 떠나 '침묵'의 최민식, '미옥'의 이선균 캐릭터 자체만 본다면 이들은 더할 나위없이 맡은 캐릭터의 매력을 120%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최민식은 50대, 이선균은 40대를 훌쩍 넘긴 나이로 농익은 감성에 도전한 것 역시 박수받아 마땅하다. 역대급 인생 연기를 펼쳤기 때문에 성적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더 이상 재발견 될 것 없는 배우들의 재발견을 일궈냈다는 것이 그나마 남은 성과라면 성과다. '침묵' 같은 경우 영화가 개봉하기 전까지 최민식의 약혼녀가 이하늬라는 데에 관객들의 반감은 상당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데다가 비주얼적인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 것. 하지만 최민식은 역시 최민식이었고, 주름진 얼굴로 약혼녀를 떠올리며 떨군 눈물 한 방울에 관객들의 마음 역시 녹아 내렸다. 최민식의 연기가 곧 개연성이었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되려 "최민식·이하늬 멜로를 더 보고 싶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미옥'도 애초 예비 관객들에게 인식됐던 영화와 실제 스토리에 괴리감이 있어 관객들을 당황하게 했을 뿐, 이선균이 연기한 상훈의 감정선만큼은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는 평이다. 예민하고 까칠한 연기의 대가 이선균이 오랜시간 한 여자만 사랑하고 집착하는 연기를 펼쳤다는데 반색을 표하지 않을 이들은 없다. 포스터에도 등장한 "나한테 너 말고 꿈이 어디있어"라는 대사에 수 많은 여성 팬들이 기대를 높였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최민식과 이선균 역시 멜로 도전에는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표했다. 최민식은 "살인자만 하다가 오랜만에 멜로를 해 반갑고 좋았다"고 밝혔고, 이선균은 "사랑 받아 본 적 없어 애정결핍이 있고, 그래서 가질 수 없지만 처음 사랑을 느끼게 해준 미옥에게 집착한다. 솔직히 배우라면 한 번쯤 욕심낼만한 좋은 캐릭터다. 내가 좀 더 풍부하게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고백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침묵'과 '미옥'이 흥행에 실패해도 비슷한 영화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배우들만 꾸준히 눈을 돌려 준다면 그만큼 발전 가능성과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한 관계자는 "올해 영화계를 보면 대작보다 중·저예산급 영화들이 복병으로 흥했다. 물론 오락 장르가 한정돼 있고 느와르·멜로는 여전히 주춤하지만 언제 판도가 뒤바뀔지 모른다"며 "'불한당'이 그랬듯 '침묵' '미옥'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들, 혹은 캐릭터들이 재평가 받게 될 날도 올 것이라 믿는다"고 내다봤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2017.11.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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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책임감↑" 관객들이 더 애정하는 김혜수

"계속 영화해 주셔서 감사해요" 미안함을 표하는 김혜수에게 관객들이 위로를 건넨다. '김혜수 원톱 누와르물'로 홍보된 영화 '미옥(이안규 감독)'이 혹평 속에, 흥행과는 멀어졌다. 배우들마저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다. 영화는 관객들이 기대했던 완성도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검사(이희준)까지 벼랑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다. 관객들이 '미옥'에 더욱 분노한 이유가 있다. 영화 개봉 전 진행된 홍보·마케팅 포인트가 관객들이 실제 영화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범주에서 훨씬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미옥' 측은 애초 제목이었던 '소중한 여인'에서 '미옥'으로 제목까지 변경했다. 여성 캐릭터 김혜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영화는 현정(미옥·김혜수)이 아닌 상훈(이선균)의 이야기였다. 상훈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스토리는 상훈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상훈이 벌여놓은 판이다. 여기에 현정이 어쩔 수 없이 합류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비주얼부터 액션까지 김혜수가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캐릭터가 아닌 영화 전체를 봤을 때 '김혜수의 영화'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특히 언더보스 김혜수에 '모성애'라는 키워드까지 끼얹으면서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혼란스러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혜수·이선균이 개봉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반응을 예측, 배우이자 관객으로서 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자 관객들의 혼란은 '시놉사기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결국 개봉 후 '미옥'은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혜수는 "내가 원했던 모성애는 지금 영화에 담긴 모성애가 아니다. 최대한 드라이하게 그려지길 바랐다"고 밝혔고, '미옥'을 선택한 큰 이유 중 하나로 '여성 중심 누와르'를 꼽았던 이선균은 "원래 시나리오는 사건 중심의 누와르가 아니었다"며 "또 제목이 '미옥'이다 보니 관객 입장에서는 생각하는 그림이 있지 않겠나. 반응이 염려되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융단폭격을 맞는다면 기분좋을 배우는 아무도 없다. 일부 배우들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개봉 후 무대인사 등 홍보에 일절 참여하지 않으면서 감정상태를 은연중 내비치는 경우도 있다. '망하고 있는 영화'의 무대인사는 분위기도 최악이다. 하지만 '미옥' 팀은 개봉 첫 주 무대인사를 비롯해 정해진 홍보일정을 100% 소화하고 있다. 책임감이 뒤따른 행동이다. 이에 수준 높아진 영화팬들은 작정하고 배우들을 위로하기 위해 일부러 영화관을 찾고 있다. 똑똑한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다. 배우들은 이런 영화를 보여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미안함을 표했고, 그들을 위로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 됐다. 특히 마케팅에 '이용 당한' 김혜수는 누구보다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 지난 주말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관객들은 "김혜수"를 끊임없이 연호했고, 무대인사가 끝난 후 스크린 앞으로 달려가 직접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계속 영화해 줘 감사하다"는 진심어린 인사도 이어졌고 김혜수는 감동받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위로에 김혜수는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영화 관계자는 "감독이 사고쳐 팬들이 마지막까지 위로한 '불한당'과 비슷하다. 결과는 아쉽지만 배우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이는 배우들이 현재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들의 수준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향후 작품 선택과 촬영 과정에 분명한 영향이 끼쳐질 것이다"며 "'미옥'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김혜수 개인 뿐만 아니라 여성 영화에 대한 응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2017.1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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