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맨 포기, '전자파 프리' 순환발열매트 창업 '대박'…김보규 라디언스 대표를 아시나요
최근 온수·온열 매트 및 침구 시장은 '케미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제품이나 고급 브랜드에서 '라돈' 같은 유해 물질이 검출되는 일이 종종 발생해서다.순환발열매트를 제조하는 벤처기업 라디언스는 이런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순환발열매트는 저전압 직류 방식을 채택해 화재나 전자파 우려가 없다. 태양 같은 원적외선으로 열이 순환돼 저온 화상의 위험을 없애는 것은 물론, 항균 효과도 있다. 라돈 역시 검출되지 않았다.라디언스는 기술력이 뒷받침되면서 지난달에 JTBC '스타트업 빅뱅'에 출연해 우수상을 받았다. 홈쇼핑 온수·온열 매트 분야에도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김보규 라디언스 대표는 삼성맨 출신이다. 안정적인 생활을 청산하고 돌연 벤처기업을 만들어 '대박'을 내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 그가 개발한 순환발열매트에 대해 들었다. 그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 사업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꽉 차 있었다. 전자파·라돈 없는…항균 원적외선 순환발열매트 - 이력이 독특하다. 삼성전자에서 모바일 개발을 하다가 순환발열매트 기업을 세웠다. "학부에서 전자전기를 전공했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모바일 개발팀에 있었다. 이후 회사 전반을 경험하고 싶어서 해외 마케팅팀으로 옮겼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추운 국가를 주로 다니며 비지니스 미팅을 했다. 동토 지역을 다니다 보니 온열 분야가 낙후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카이스트 재료공학과 박사 출신인 한 선배가 '반도체 등 나노(더 작은) 기술에 집중하면서 열선 등 벌크(대량) 소재 쪽은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았다'고 한 말을 들으면서 온열 시장의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 - 온열 시장의 가능성이란."열은 에너지 시장 내에도 소비가 상당히 많이 되는 분야다. 전체 소비 에너지의 50%가 열을 내는 데 쓰인다. 미국의 경우 전체 에너지의 35%가 난방, 12%가 온수, 4%가 조리에 쓰인다. 그만큼 시장이 크다. 아시아 지역은 난방으로 인해 석탄을 사용하면서 공해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일반 전압으로 열선을 연결해 쓰다 보니 화재와 감전의 우려도 크다." - 라디언스의 순환발열매트는 무엇인가. "보통의 매트는 전체가 발열되면서 저온 화상의 우려가 있다. 순환발열매트는 열이 어깨, 허리, 다리로 순환하면서 발열된다. 한쪽에 열이 나오면 다른 한쪽은 꺼지기 때문에 화재·화상의 문제가 없다. 온도 차를 주기 때문에 반신욕처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일반 침대나 매트리스 위에 깔아도 화재의 우려가 없어 푹신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 다른 한쪽이 꺼지면 춥지 않을까. "이용자는 열이 순환되는 것을 못 느낀다. 라디언스는 '쌍극자복사 원적외선 방출 기술' 특허가 있다. 태양이 지구에 도달해 식물과 인체 내부를 흔들어 따뜻하게 하듯, 우리 순환발열매트도 이 같은 원적외선 복사열이 인체에 침투해 데운다. 몸속이 따뜻해졌으니 다른 한쪽이 꺼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즉시 들어왔다 꺼지는 방식이다. 겉 피부만 뜨거워지는 일반 매트와 다르다. 몸 내부를 높이는 것이 암 환자들에게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암 환자 온라인 카페 등에서 우리 제품의 공동 구매도 자주 한다." - 건강에 좋지 않거나 전자파 우려는 없나."우리는 직류 방식을 채택해 전자파 문제가 없다. 전자파가 나오는 일반 매트들은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교차하는 교류 방식을 220볼트로 연결한다. 당연히 자석처럼 자기장이 형성돼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영향을 준다. '전기장판에서 오래 자면 피곤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라디언스는 직류라 전자파나 자기장 우려가 없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에서 48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는데, 불면증을 앓는 환자 중 64%가 라디언스 순환발열매트를 쓰고 수면 질이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 어쨌든 '전기'가 들어가는 제품이다. 오래 틀면 불날 것 같다."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볼트는 감전될 수 있는 전압이다. 라디언스 발열순환매트는 24볼트 이하 안전 전압을 이용해 불날 걱정이 없다. 우리 제품 중에는 5볼트도 있어서 휴대용 스마트폰 충전기로 데울 수 있다. 일반 물빨래가 가능하다." -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오나."초절전 열선과 순환 발열로 전기요금 역시 일반 매트의 10분의 1 수준 정도다. 매일 밤마다 틀었을 때 한 달에 500원가량 나온다. 전구 한 개보다 소비 전력이 낮다. 보통 가정에서 전기담요를 2~3개 쓰면 누진세가 적용돼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라디언스 제품은 일반 전기담요와 다르기 때문에 가격대는 조금 더 비싸다. 그러나 유지비나 전기요금 면에서 사용할수록 절감된다." - 요즘 라돈 등이 검출되는 침구류가 늘어나면서 우려도 있다.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나오는 제품 중 라돈이 종종 검출돼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광물질 코팅 때문이다. 라디언스의 모든 제품은 라돈 불검출 인증을 받았다. 라돈 자체가 안 나온다."- 아이들이 사용해도 될까."침구 중에 항균이 되는 제품이 있다. 이는 원단에 항균 제제를 바른 것이라 세탁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라디언스 제품은 햇빛에 이불을 말리면 균들이 죽듯, 원적외선 복사선이 내부에 작동하면서 균들을 죽인다. 그냥 밤에 틀고 자는 것만으로 원적외선이 단세포에 침투해 흔들어서 항바이러스와 항균이 되는 것이다." 삼성맨 포기에 대한 후회? "전혀 없다. 내년 상장이 목표" - A/S는 잘 되나. "삼성은 가전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으나 탁월한 A/S로 인식이 달라지면서 국내시장에 빠르게 뿌리내렸다. 저도 삼성 출신이다. 보고 배운 것이 있기 때문에 A/S는 확실히 한다. A/S가 잘 되지 않으면 불만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로열티를 위해 단순 수리를 넘어 감동을 드리려고 한다." - 디자인 면에서도 상당히 깔끔하다."전기장판 하면 꽃무늬가 많다. 온수매트는 너무 두껍고 커서 보관이 어렵다. 침대에 깔면 매트리스의 푹신함을 느끼기 어렵다. 우리는 '모달'이라는 천연 유래 소재를 사용해 얇지만, 열선이 느껴지지 않는다. 색깔도 다양하고 디자인과 바느질 역시 수준급으로 마무리했다." - 셀러브리티들도 많이 사용한다고 안다."최근 한 방송사의 '국경 없는 포차'에 우리 제품의 협찬이 들어갔다. 당시 배우 박중훈씨가 사용해 보시고는 추가로 3개를 구매하셨다. 박중훈씨가 장동건씨등 영화를 찍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라디언스의 5볼트짜리 라킨 담요를 직접 선물로 보내셨다고 말씀하셨다. 개그우먼 김나영씨도 아드님 방에 우리 제품을 깔아 놓으신 것으로 안다." - 기술력과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상장도 준비 중이다.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서 미래에셋대우와 코스닥 주관사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 6월에는 IPO 예비심사도 통과했다. 상장 목표는 2020년으로 잡고 있다. 지난달 JTBC '스타트업 빅뱅'에 출연해 우수상을 받았다. 공영 홈쇼핑에서 판매하는데, 온수·온열매트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매트와 토퍼 등 다양한 제품군이 홈쇼핑 업계에 함께 들어간다." -삼성전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나. "후회는 없다. 더 재미있다. 삼성전자 시절에도 해외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싶어서 개발직을 박차고 부서를 옮겼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 의지대로, 목표로 세우고 해낼 수 있다는 면에서 만족한다." - 창업할 때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아내와 처가 모두 반대는 없었다. '나가서 하면 잘 할 것'이라고 격려해 줬다. 2009년에 그만둔 뒤 수원 삼성사옥 앞에 작은 연구소를 차렸다. 이후 아내를 고생시켜 항상 미안하다." - 삼성 앞에 연구소를 냈다는 것인가."삼성전자 앞에 '김보규 연구소'를 냈다. 작은 사무실 수준이었다. 개인 연구와 함께 경영 컨설팅, 재무 컨설팅을 함께했다. 동료들이 많이 놀러 왔다."-목표는."혁신적 기술을 개발해서 많은 분들을 이롭게 하고, 그것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는 것이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라디언스는 매트·컴포터·아웃도어 블랭킷 말고도 원적외선 찜질기 등도 함께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온열조끼 등 의류도 선보인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김보규 대표는 200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유럽형 모바일 개발팀 선임 연구원과 해외 전략 마케팅팀을 거쳤다. 온열 분야의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2009년, 삼성전자를 그만 뒀다. 수원 삼성전자 건물 앞에 '김보규 연구소'를 설립, 순환발열매트 개발 및 특허출원을 위해 몰두했다.2016년 '라디언스'를 창업한 뒤 '라디샤인' 순환발열매트와 토퍼, 온열 이불 '컴포터', 구스다운 블랭킷 '라킨'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JTBC '도전, 스타트업 빅뱅'에 출연해 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기술력과 실용성·미래 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9.01.2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