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네이버·쿠팡 이어 SSG까지…이커머스에 돋보기 가져다 대는 공정위, 왜?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끝이 이커머스 업체를 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이커머스 업체에 대해 잇따라 현장조사를 벌이는가 하면 불공정 약관 조항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등 고삐를 조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온라인 쇼핑 업계가 외적 성장과 함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자 위법 여부를 면밀하게 따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서울 강남구 SSG닷컴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23일까지 예정된 현장조사에서 근로계약서를 근로자에게 교부했는지 여부를 점검한다. 또 납품 업체에 상품 대금을 지급하거나 판매 촉진 비용을 분담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있는지도 확인 중으로 알려진다.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련 법률(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유통 업체가 상품 판매대금을 매월 판매 마감일부터 40일 이내에 납품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사전에 약정 없이 판매촉진비용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1년 유통분야 서면실태조사'에 따르면 '상품 대금을 부당하게 감액당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온라인쇼핑몰이 3.8%로 평균(1.5%)보다 높았다. '계약 서면을 미교부하거나 거래 개시 이후에 교부하는 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 역시 온라인쇼핑몰(2.2%)이 평균(1.2%)을 웃돌았다. 비단 SSG닷컴만의 일은 아니다. 공정위의 칼날이 이커머스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마켓컬리를 납품업체 상대 갑질 의혹으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이보다 앞서 네이버와 인터파크, 쿠팡 등 7개 오픈마켓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불공정 약관 조항을 자진 시정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인터파크와 11번가, 지마켓, 쿠팡, 티몬 등 5개사에 부당한 계약 해지 및 제재 조항이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등은 회사의 판매자 게시물에 대한 이용 목적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이용자 저작물을 서비스 종료 후에도 무상으로 사용한 것으로 공정위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이커머스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생필품은 물론 먹거리까지 온라인 쇼핑을 통해 이뤄지면서 국민의 삶은 물론 경제 전반에 중요한 산업군으로 떠올랐다. 거래액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이 27조원, 쿠팡 22조원, SSG닷컴이 24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빅3의 총 거래액만 73조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기정 공정위 신임 위원장은 지난 16일 취임사에서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유통 분야를 비롯한 가맹·유통·대리점 분야의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도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SSG닷컴 외에도 거의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는 물론 업계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는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껴가는 곳이 별로 없을 정도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22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