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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행보' 김태진·류지혁, KIA 내야 보강 '절반의 성공'

KIA가 지난해 단행한 트레이드는 무의미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주전 3루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KIA는 2020시즌 전 키움에 외야수 박준태와 현금 2억원을 내주고 장영석을 영입했다. 당시 주전 2루수였던 안치홍이 롯데로 이적했고, 3루수였던 박찬호는 유격수 전향을 준비 중이었다. 공석이 된 핫코너에 새 주인이 필요했다.하지만 이 선택은 실패했다. 장영석은 2020시즌 초반부터 선발 3루수로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KIA는 개막 한 달 만에 투수 홍건희를 두산에 내주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류지혁을 영입했다.류지혁은 주전급 백업으로 고평가받던 선수다. 하지만 KIA는 또 웃지 못했다. 류지혁은 이적 5경기 만에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재활 치료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김선빈, 나주환 등 다른 내야수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이런 상황에서 또 한번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8월 13일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NC에 보내고,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영입했다. 조계현 KIA 단장은 큰 비난을 받았다. 마무리 투수 문경찬을 내보낸 탓이다. 장현식과 김태진은 이적 뒤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하지만 올해는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장현식은 불펜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난달 16일 삼성전에서는 22홀드를 기록, 종전 KIA 소속 투수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경신했다. 김태진의 각성은 더 반갑다. 그는 KIA의 주전 3루수를 차지했다. 2021시즌 출전한 92경기에서 타율 0.284를 기록했다. 타격 지표 대부분 커리어하이가 유력하다. 최원준, 김선빈과 함께 KIA '소총 부대'를 이끄는 타자다.김태진은 트레이드 직후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KIA가 그토록 찾던 핫코너의 새 주인이 됐다. 장타력도 향상되고 있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발도 빠르다. 수비력만 보강되면 주전 3루수를 굳힐 전망이다.내야 보강을 위해 감행한 트레이드 릴레이. 우여곡절이 이었지만, 김태진이 주전으로 올라서며 KIA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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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뛰고 구르고…에드먼턴에서 자란 작은 거인들

2008년 8월 5일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 국제공항. 출국 수속을 돕던 직원이 깜짝 놀라 물었다. "뭐라고? 이 친구들이 어제 미국을 박살 낸 야구 선수들이라고? 정말 잘했어! 내가 수하물 수속을 도와줄게. 다들 비행기로 가서 편히 쉬어!" 당시 제23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18세 이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영문도 모르고 짐을 부쳤다. 그 직원은 까까머리 고교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대부분의 키가 170㎝를 겨우 넘었다. 하나같이 순하게 생긴 청년들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니 캐나다 공항 직원은 마냥 신기했던 모양이다. 12년 전 기자는 이 대회를 취재했다. 각국 선수단이 묵는 앨버타대 기숙사에서 이들과 숙식도 함께했다. 그 열흘이 '한국야구의 미래'와 동행하는 행운이었다는 걸 그땐 알지 못했다. 기숙사에서 마주치는 미국·쿠바 선수들은 (조금 과장하자면) 한국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씩 더 컸다. 당시 쿠바 대표팀엔 야시엘 푸이그(188㎝) 같은 '거인'이 대부분이었다. 기숙사에서 쿠바 선수들은 틈만 나면 한국 선수들에게 말을 걸었다. 다 찢어진 자신의 배팅 장갑과 한국 선수들의 반질반질한 글러브·방망이를 교환하자는 제안이었다. 가격 차이가 10배 이상 나는 '불공정 거래'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꼭 필요한 장비를 뺀 대부분을 줬다. 말도 통하지 않는 경쟁자 였지만, 야구로 통하는 친구들이었다. 7월 26일 에드먼턴 텔러스필드에서 대회가 시작됐다. 기자실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데, 캐나다 관계자가 말을 걸었다. "한국 야구는 정말 대단하다. 체격은 작지만, 빠르다. 강하고 영리하다. 8년 전 나는 바로 이곳에서 추신수를 봤다. 이번에는 또 어떤 선수가 나올지 기대된다." 그는 2000년 에드먼턴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팀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2000년 우승 주역이었던 추신수·김태균·이대호 같은 거인이자 천재들이 2008년 대표팀에는 없다는 걸 그는 몰랐다. 기자의 눈에는 2008년 청소년 대표팀이 강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유격수만 4명(김상수·안치홍·오지환·허경민)이라는 게 불균형하게 느껴졌다. 이들 4명은 서로 유격수를 차지하겠다고 가위바위보를 했다. 물론 장난이었다. 이종운 감독의 지시대로 허경민이 유격수, 안치홍이 3루수, 김상수가 2루수, 오지환이 1루수를 주로 맡았다. 외야에서는 정수빈·박건우가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들은 작지만, 강했다. 촘촘한 수비와 빠른 주루를 바탕으로 탄탄한 팀워크를 만들었다. 강타 대신 연타로 점수를 뽑았다. 강속구보다 계투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쿠바(선수 일부가 대회 중 미국 망명하긴 했다)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그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우승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다들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야구 특유의 '스몰볼'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8월 4일 결승전. 0-0이던 2회 정수빈(현 두산)이 내야안타로 출루해 투수 보크와 도루로 3루까지 진루했다. 포수가 공을 빠뜨리자 그는 홈으로 쇄도, 선취점을 뽑았다. 3회에는 김상수(현 삼성)와 오지환(현 LG)의 안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5회에는 김재윤(현 KT)과 정주현(현 LG)의 안타로 3-0을 만들었다. 이어 안치홍(현 롯데)의 3루타와 장영석(현 KIA)의 희생플라이도 나왔다. 선발 투수 성영훈(은퇴)은 완봉투로 7-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 선수들은 에드먼턴에 모인 또래 중 가장 작았다. 그러나 가장 열정적이었고, 영민했다. 미국과의 예선전서 3-4로 진 건 어쩌면 전략 같았다. 그들의 기량과 전략을 파악해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 압도했다. 18세 '작은 거인'들이 합작한 멋진 추억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앞서 소년들이 한국 야구의 특장점을 먼저 보여줬다. 이들 대부분은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깔깔거렸던 친구들의 궤도는 저마다 다르게 뻗었다. 프로에서는 안치홍·김상수가 가장 먼저 주전으로 도약했다. 야수층이 탄탄한 두산에 입단한 허경민·정수빈·박건우가 1군에 오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서로 다른 길을 가지만, 이들은 매년 겨울 만나 '에드먼턴 동기회'를 열었다. 그중 누구는 먼저 주전이 되고, 억대 연봉을 받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먼저 얻었다. 그들 사이에서도 성공과 실패가 엇갈렸다. 그리고 몇 년 만에 반전도 이뤄졌다. 이 과정을 함께 거친 1990년생 친구들은 유독 끈끈하다. 서로를 인정했고, 응원했다. 체격·지명순위 등 '스펙'이 화려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10년 이상 KBO리그에서 살아남았다. 12년 전 그들이 만든 팀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뛴 덕분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허경민과 정수빈의 FA 계약을 보니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에드먼턴 키즈'는 2년 전부터 FA 자격을 얻기 시작했다. 하필 시장이 썩 좋지 않을 때다. 그래도 여러 세대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FA가 바로 이들이다. 허경민은 가장 늦게 주전이 됐지만, 올겨울 FA 최고 우량주였다. 그는 두산과 계약하자마자 친구인 정수빈을 쫓아다니며 "두산에 함께 남자"고 졸랐다고 한다. 결국 두산과 계약한 정수빈은 "나중에 박건우도 함께하자고 꼬셔보겠다"고 했다. 이어 정수빈이 덧붙인 말은 한결 같은 그의 플레이를 떠오르게 했다. "나는 은퇴할 때까지 수없이 넘어지고 구르고 싶다.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허슬 플레이를 하겠다." 그게 2020년 스토브리그에서 정수빈의 가치였다. 에드먼턴 키즈의 경쟁력이고, 한국 야구의 강점이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12.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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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대신 화음…KIA 윌리엄스 감독과 조계현 단장

지난 12일 KIA는 투수 문경찬(28)과 박정수(24)를 NC로 보내고, 투수 장현식(25)과 내야수 김태진(25)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모든 트레이드가 그렇지만, 이번에는 특히 시끌시끌했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NC는 허약한 불펜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NC가 한화 마무리 정우람을 영입할 거라는 소문이 돌았고, 곧 뉴스가 됐다. 트레이드설이 뉴스로 만들어지면, 오보가 되기에 십상이다. 협상 카드가 공개되면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 두 구단이 손해를 보지 않고, 기대 이익을 높이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팀 내에서도 경영진과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다.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 찬반 토론까지 이뤄진다면 대부분의 거래는 '잡음'만 내고 끝낸다. 이런 면에서 2020년 KIA의 행보는 특별하다.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올해만 세 건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KIA는 지난 1월 외야수 박준태(29)와 현금 2억원을 키움에 주고, 내야수 장영석(30)을 받았다. 6월에는 홍건희(28)를 두산에 내주며, 내야수 류지혁을 영입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15일)을 사흘 앞두고 세 번째 거래에 성공한 KIA는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트레이드를 기록한 팀이 됐다. 이 과정에서 KIA의 조계현(56) 단장과 맷 윌리엄스(55) 감독의 신뢰와 협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레이드는 구단 경영자인 단장과 현장 운영자인 감독의 합심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보통은 트레이드를 추진할 때 이 단계부터 삐걱대지만, 조 단장-윌리엄스 감독 콤비는 그렇지 않았다. KIA 관계자는 "조계현 단장님과 윌리엄스 감독님과 협의해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두 분의 신뢰관계에서 나온 의사결정"이라고 말했다. 조계현 단장이 현장 목소리를 들은 뒤 공격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조 단장은 1989년 해태에서 데뷔한 후 현장을 떠난 적이 없었다. 명투수 출신이자 투수 전문가인 그는 해태·KIA뿐만 아니라 두산·삼성·LG 등 여러 팀에서 여러 역할을 맡았다. 경기인 출신 단장 중에서도 조계현 단장은 단연 베테랑이다. KIA는 지난해 10월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했다. 당시 조계현 단장은 "KIA 문화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MLB)를 경험한 외국인 감독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선수 시절 명성(1994년 MLB 내셔널리그 홈런왕)과 지도자 경력을 고려해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당시 조계현 단장은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윌리엄스 감독과 면담했다. 아마추어 시절 특급 유망주였던 둘은 30년 전 국제대회에서 만난 이야기로 시작해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둘은 거의 매일 소통하고 있다. NC와의 트레이드 후 조계현 단장은 "시즌 전부터 윌리엄스 감독에게 선수 기용의 전권을 준다고 했다. 선수 구성은 구단의 몫이지만, 감독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겠다고 했다. 이번 트레이드도 그렇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MLB에서 트레이드 등 선수 구성은 구단의 몫이다. KBO리그는 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감독의 목소리가 더 크다. 조계현 단장과 윌리엄스 감독은 한국과 미국 방식의 중간 지점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지금까지 둘의 '화음'은 상당히 좋아 보인다. KIA가 지난겨울 FA(프리에이전트)가 된 2루수 안치홍(롯데)을 잡지 못했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FA 계약한 김선빈을 2루수로 돌린 뒤 3루수였던 박찬호를 유격수로 세웠다. 그러나 KIA 내야진에 계속 공백이 생겨 장영석과 류지혁을 차례로 영입했다. 현시점으로는 KIA의 트레이드가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장영석은 부진했고, 류지혁은 햄스트링 부상 중이다. 그런데도 조계현 단장과 윌리엄스 감독은 세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위권 싸움에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외국인 감독인 만큼 KBO리그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다. 선수의 경력과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트레이드를 검토할 때는 오히려 더 꼼꼼하다는 게 KIA 구단의 전언이다. 조계현 단장은 "영입 후보가 나오면 감독님이 며칠 동안 기록과 경기 영상을 보신다. KIA에 오면 어떤 플레이를 할지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김식 기자 2020.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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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할대 장타율, 4할 육박하는 출루율…진기록 쓰는 박준태

키움 외야수 박준태(29)는 올 시즌 가장 흥미로운 타자 중 한 명이다. 박준태는 10일까지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186타수 45안타)를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57명 중 타격 53위. KBO리그 평균인 0.297에도 크게 못 미친다. 장타율은 0.290으로 3할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평균 이하다. 하지만 그의 가치가 빛나는 기록이 있다. 바로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이다. 박준태의 올 시즌 출루율은 0.397로 이정후(0.425)에 이어 팀 내 2위다. 국가대표 출신 핵심 타자인 서건창과 김하성(이상 0.394), 박병호(0.358)에 모두 앞선다. 타율이 낮은데 출루율이 높은 비결은 볼넷이다. 242타석에서 볼넷 39개를 골라내 타석당 볼넷(BB/PA)이 0.17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이 부문 1위인 박석민(NC)의 기록이 0.16이다. 박준태의 기록은 리그 평균인 0.10을 크게 뛰어넘는다. 그의 선구안은 KBO리그 정상급 타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는 "볼카운트가 불리해도 박준태는 유인구를 잘 참아낸다. 스스로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오면 과감하게 스윙하지만, 그게 아니면 (파울로) 커트하면서 볼카운트 싸움을 잘해낸다"고 했다. 박준태는 풀카운트에서 볼넷 24개를 골라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제이미 로맥(SK·27개), 박병호(25개)에 이어 가장 많다. 강병식 코치는 "풀카운트에 가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존을 설정해 볼넷을 잘 골라낸다"고 흡족해했다. 지난해까지 KIA에서 뛰었던 박준태는 지난 1월 내야수 장영석과 트레이드돼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에는 "KIA가 이득"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장영석은 지난해 키움에서 62타점을 기록했다. 더욱이 그는 KBO리그에서 구하기 힘든 3루수 자원이다. 팀 내 경쟁에서 밀려 입지가 좁아졌지만, 다른 팀에서는 주전으로 뛸 선수로 평가됐다. 반면 백업 외야수였던 박준태는 1군 통산 타율이 0.210에 불과했다. 트레이드 균형을 위해 KIA가 현금 2억원을 추가로 건넨 이유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박준태의 활약이 기대 이상이다. 그는 믿고 내보낼 수 있는 9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9번 타순에서 상위 타선에 찬스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손혁 키움 감독은 박준태가 부진할 때도 꾸준히 주전으로 내보내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 7번과 8번 타자는 경기마다 바뀌지만, 9번은 아니다. 덕분에 키움은 '박준태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박준태는 "키움에 온 뒤 타격 코치님과 상담하면서 타석에서 생각을 단순하게 하려고 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않고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를 집중하려고 한다"며 "내가 설정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지 않는 공은 최대한 참으려고 한다. 그게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O 공식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역대 '장타율 3할 미만, 출루율 4할 이상'을 기록(규정타석 80% 이상 소화)한 타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박준태가 진기록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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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영입한 전병우, 기대하는 모습은 KIA로 간 장영석

장영석(30·현 KIA)의 빈자리 채우기. 전병우(28)에게 기대하는 현실적인 역할이다. 키움은 지난 1월 KIA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박준태와 현금 2억원을 받는 대신 장영석을 내줬다. 당시 장영석은 팀 내 입지가 애매했다. 주 포지션인 3루에 경쟁자가 차고 넘쳤다. 멀티 내야수 테일러 모터가 새롭게 영입됐고 김웅빈의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뒷순위로 밀렸다.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 앞길은 열렸지만 구단은 1루 수비가 가능한 오른손 내야수를 잃었다. 키움의 1루수는 박병호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타자다. 그런데 백업이 약하다. 장정석 감독이 지휘하던 지난 시즌 키움은 박병호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재리 샌즈와 장영석이 1루에 투입됐다. 샌즈는 우익수와 1루수, 장영석은 3루수와 1루수를 병행했다. 그런데 샌즈가 이번 겨울 일본 한신과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장영석마저 트레이드돼 공백이 발생했다. 우선 눈을 돌린 건 내부다. 키움은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신인 박주홍을 자체 청백전 1루수로 기용하며 테스트했다. 외야수인 박주홍의 활용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결단이 필요했다. 2군 경험조차 없는 선수를 박병호 백업으로 기용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때마침 롯데에서 트레이드 문의가 들어왔다. 외야 유망주 추재현을 원한 롯데와 카드를 주고받았고 내야수 전병우와 왼손 투수 차재용을 동시에 영입했다.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는 차재용과 달리 전병우는 즉시 전력감에 가깝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전병우는 당장 도움이 될 선수다. 감독님께서 직접 보고 판단하시겠지만 (장영석처럼) 1루와 3루가 모두 가능하다. 우리 팀에 부족한 내야 우타자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키움은 김혜성, 서건창, 김웅빈 등 왼손 내야수가 유독 많다. 우투우타인 전병우의 합류가 더 반가운 이유다. 키움은 전병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018년 1군에 데뷔한 전병우는 그해 27경기에서 타율 0.364(66타수 24안타)를 기록했다. 기대를 모은 지난 시즌엔 29경기 타율이 0.098(51타수 5안타)로 1할이 되지 않았다. 김 단장은 "전병우는 좋아했던 선수다. 지난해 허리 부상 때문에 못했지만, 재작년에 좋은 모습이었다"며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질롱 코리아에서 뛸 때 확인했다. 콘택트가 아쉽지만,타율과 비교하면 출루율이 높고 장타율이 좋은 선수다. 순수장타율도 높다"고 평가했다. 전병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 파견됐다. 3루수 출전 비율(148이닝)이 가장 높았지만 1루수(51⅓이닝)와 2루수(6이닝)로도 뛰며 경험을 쌓았다. 키움은 전병우가 3루와 1루를 모두 맡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장영석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4.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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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김웅빈의 성장, 모터의 타격 물음표…키움 3루는 뜨겁다

키움 3루 경쟁이 치열하다. 손혁 키움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제리 샌즈(현 한신)를 떠나보낸 키움은 이번 겨울 새 외국인 타자로 테일러 모터(31)를 영입했다. 내외야 모두 가능한 모터는 계약 당시 핫 코너를 맡을 게 유력했다. 김치현 키움 단장이 모터 포지션에 대해 "당연히 1차는 3루다"고 할 정도였다. 마이너리그 통산(9년) 3루수 소화 이닝이 1356⅔이닝. 내야 포지션 중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오프시즌 3루수 장영석을 KIA로 트레이드한 구단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3루에 무혈 입성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대만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모터의 백업으로 분류됐던 김웅빈(24)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웅빈은 대만 프로팀과 연습경기에서 무려 타율 0.429(14타수 6안타)로 폭발했다. 2월 26일 중신 브라더스전에선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반면 모터는 타율이 0.167(18타수 3안타)에 그쳤다. 6경기를 소화하면서 단 한 번도 멀티히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손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모터의 타격을 시험하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취소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사이 김웅빈이 모터와 격차를 더 좁혔다. 김웅빈은 키움의 미래로 불리는 내야 자원이다. 지난해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뒤 곧바로 1군에 등록됐다. 장정석 전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3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2군에서 이미 타격 검증이 끝난 자원 중 하나다.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오프시즌 동안 보완했다. 손혁 감독은 "김웅빈은 수비가 확실히 늘었다. 수비코치도 비슷한 얘길 하더라. 모터가 수비를 잘하니까 상대적으로 (김웅빈이) 수비를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움직임이나 포구, 송구하는 거 모두 향상됐다. 항상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모터는 대만 캠프가 끝난 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넘어갔다. 귀국한 1군 선수단과 분리돼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전까지 미뤄지면서 자율 훈련에 들어갔다. 개막이 확정되면 2주 전 입국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이 심해 26일 조기 귀국을 선택했다. 자연스럽게 김웅빈과 경쟁 구도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손혁 감독은 모터가 경쟁에서 밀릴 경우 외야로 보낼 계획도 갖고 있다. 내야와 외야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모터의 수비 다양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손 감독은 "(모터는) 외야 수비도 평균 이상이다"며 여지를 남겼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3.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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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장영석 트레이드…키움도 고민한 '현금' 포함

'오얏나무(자두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괜히 오해 살 행동을 하지 말라는 의미다.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키움이 고민했던 이유도 비슷하다. 자칫 긁어 부스럼을 낼 수 있었다. 키움은 28일 선수단의 변화를 꾀했다. KIA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해 3루수 장영석(30)을 내주고 외야수 박준태(29)를 영입했다. 그런데 부대조건이 달렸다. 두 선수의 무게감을 맞추기 위해 현금 2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키움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8년 5월 전대미문의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로 물의를 일으킨 전례가 있다. 트레이드 당시 KBO가 승인한 금액보다 더 많은 현금을 받아 문제가 됐다. 2009년 12월 30일 진행된 이현승과 금민철의 맞트레이드 때는 승인조건이 10억원이었지만 실제 금액은 30억원이었다. KBO는 법률, 회계, 수사 등 총 5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12건의 트레이드에서 미신고 현금이 오갔다는 걸 확인했고 상벌위원회에서 히어로즈 구단에 제재금 5000만원을 부과했다. 축소 및 미신고 트레이드 계약을 반복적으로 진행한 당시 구단 책임자 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무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 '선수를 팔아 장사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장영석 트레이드는 자칫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었다. 주전급 내야수를 보내고 백업으로 뛰던 외야수를 데려왔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더욱이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현금까지 붙었다. 김치현 단장은 "사장님도 (현금을 추가로 받는 내용에 대해) 우려하셨다. 그런데 1대1로 하는 건 더더욱 아니었다. 우리가 떳떳하면 되지 않나 싶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장영석과 박준태는 트레이드 카드가 맞지 않는다. 장영석은 지난해 62타점을 기록한 내야수로 리그에서 구하기 힘든 3루수 자원이다. 팀 내 경쟁에서 밀려 입지가 애매해졌지만, 주전급에 가깝다. 반면 박준태는 백업 외야수로 1군 통산 타율이 0.210에 불과하다. 당장 1군에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현금 트레이드가 부담되면 다른 팀과 협상하는 게 차선책이다. 실제 키움은 여러 구단과 트레이드를 논의했다. 3루 수비가 가능한 테일러 모터(31)가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직후부터 활발하게 움직였다. 지난 시즌 말미 전역해 팀에 합류한 김웅빈(24)도 핫코너가 가능해 중복 포지션 문제가 시급했다. 나이가 적지 않은 장영석의 길을 터준다는 의미까지 더해져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다. 팀에 시급한 '우타자 외야수'를 데려오기 위해 백방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상대 구단이 원하는 조건이 높았다. 마음에 드는 선수는 '그림의 떡'이었고 야속한 시간만 흘러갔다. 키움은 협상 창구를 닫지 않았다.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KIA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고 장영석을 보내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다. 선수의 길을 터줬고 팀은 외야의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고정 좌익수가 없는 팀 사정을 고려해 어깨가 강하고 발이 빠른 박준태의 가치를 높게 바라봤다. 김 단장은 '박준태가 전력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전제로 "밸런스가 약간 맞지 않아서 현금이 포함됐다. 처음부터 현금을 원했던 트레이드는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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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하성, 유격수 역대 두 번째 100타점-100득점 달성

키움 김하성(24)이 유격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김하성은 11일 인천에서 열린 SK전에 5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3회 초 2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김광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김하성은 2타점을 추가해 시즌 타점을 101개로 늘렸다. 이미 100득점 고지를 밟은 김하성은 선두타자 안타를 기록한 2회 초 장영석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시즌 106번째 득점을 올렸다.이로써 김하성은 올해 첫 번째이자 역대 33호 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유격수로는 2014년 강정호(당시 넥센) 이후 역대 두 번째 달성 기록이다. 이형석 기자 2019.09.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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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2주 연속 올스타 팬투표 1위…로맥, 정우영 추격

김현수(LG)가 2주 연속 올스타전 베스트12 선정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최다 득표를 향한 경쟁이 뜨겁다.김현수는 지난 23일 오후 5시 기준 2차 중간 집계에서도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에서 총 38만5921표를 얻어 2주 연속 최다 득표 선두를 지켰다. 1차 중간 집계 당시 1253표 차로 추격하던 드림 올스타 1루수 부문의 SK 제이미 로맥(37만9180표)과는 6741표 차로 간격을 벌렸다. 김현수는 타율 0.304 5홈런 4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LG 정우영(37만2552표·나눔 중간 투수) SK 김광현(36만4271표·드림 선발투수) SK 최정(35만8860표·드림 3루수) 등이 호시탐탐 최다 득표를 노리고 있다.올 시즌 3승3패 9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인 정우영은 최다 득표 3위에 오르며 투수 부문 최초 고졸 신인 베스트 선정에 한발 더 다가섰다. 1차 집계와 비교해 부문별 1위가 바뀐 포지션은 없다. 가장 접전 중인 부분은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다. 이번 시즌 가장 먼저 100안타에 도달하며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두산 페르난데스가 24만4913표로, SK 정의윤(25만4656표)을 9743표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팀별로는 선두 SK와 3위 LG가 각각 7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1위에 올랐다. 그다음 삼성 4명·키움 3명·NC 2명·kt가 1명으로 베스트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스타전 베스트12 선정 팬 투표는 7월 5일 오후 6시까지 계속되며 KBO 홈페이지·KBO 앱·KBO STATS 앱 그리고 신한SOL(쏠)에서 각각 1일 1회씩 총 4회 투표가 가능하다. 최종 결과는 팬 투표 수와 선수단 투표 수를 각각 70%·30% 비율로 합산한 총점으로 7월 8일 공개된다.이형석 기자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올스타전 팬 투표 2차 중간집계 현황> 6월 23일(일) 17:00 현재 드림 올스타 위치 나눔 올스타 두산 롯데 SK 삼성 KT KIA NC LG 키움 한화 린드블럼 김원중 김광현 윤성환 알칸타라 선발 투수 양현종 루친스키 윌슨 요키시 장민재 211,668 43,553 364,271 115,141 59,998 171,436 77,089 353,529 54,758 137,819 이형범 박시영 김태훈 최지광 주권 중간 투수 하준영 배재환 정우영 김상수 박상원 235,204 40,017 311,003 129,042 79,365 103,764 76,878 372,552 83,803 157,634 함덕주 구승민 하재훈 장필준 정성곤 마무리 투수 문경찬 원종현 고우석 조상우 정우람 228,183 52,166 340,447 108,944 64,891 111,902 82,333 327,657 70,860 201,879 박세혁 나종덕 이재원 강민호 장성우 포수 한승택 양의지 유강남 이지영 최재훈 227,007 43,498 166,926 306,557 50,643 75,745 346,829 152,038 67,584 152,435 오재일 오윤석 로맥 최영진 오태곤 1루수 김주찬 모창민 조셉 박병호 이성열 198,916 39,048 379,180 114,094 63,393 97,003 92,609 206,834 257,880 140,305 류지혁 아수아헤 최항 김상수 박경수 2루수 안치홍 박민우 정주현 서건창 정은원 209,227 32,228 160,574 300,029 92,573 98,285 285,032 118,897 77,227 215,190 허경민 강로한 최정 이원석 황재균 3루수 박찬호 박석민 김민성 장영석 송광민 198,416 44,408 358,860 100,656 92,291 167,670 143,677 298,077 49,986 135,221 김재호 신본기 김성현 이학주 심우준 유격수 김선빈 노진혁 오지환 김하성 오선진 227,404 57,863 182,734 258,394 68,236 93,587 79,800 218,588 270,323 132,333 김재환 민병헌 김강민 구자욱 김민혁 외야수 이명기 권희동 김현수 이정후 호잉 182,513 63,801 196,879 284,016 65,660 100,601 88,395 385,921 287,190 195,837 정수빈 전준우 고종욱 박해민 로하스 이창진 김성욱 이천웅 샌즈 최진행 207,369 45,481 283,039 112,552 96,225 93,587 90,037 272,853 129,082 112,573 박건우 손아섭 한동민 김헌곤 강백호 터커 김태진 채은성 임병욱 장진혁 222,137 51,912 136,039 93,963 342,307 84,634 109,154 228,122 74,302 131,605 페르난데스 이대호 정의윤 러프 유한준 지명 타자 최형우 베탄코트 이형종 허정협 김태균 244,913 72,557 254,656 143,289 79,216 137,293 52,765 329,846 60,244 214,483 ◈ 총 투표수 794,631표(KBO 홈페이지, KBO 앱, KBO STATS 앱, 신한SOL(쏠) 합산) 2019.06.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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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이겨낸 하재훈과 고우석, 그렇게 소방수가 된다

새로운 '끝판왕'의 탄생은 언제나 리그를 설레게 한다. SK 하재훈(29)과 LG 고우석(21)이 그렇다. 둘은 단연 올 시즌의 '발견'으로 꼽히는 소방수들이다. 개막 이후 전임자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마무리 투수 자리에 긴급 투입됐지만, 부담감에 흔들리기는커녕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력한 모습으로 연착륙하고 있다. 둘 다 시속 150km대 빠른공을 던지는 파워 피처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강심장과 강속구를 모두 갖춘 이들의 활약에 SK와 LG의 뒷문은 굳게 닫혔다. 마무리 투수는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불붙은 위기 상황을 진화한다는 의미로 '소방수'라 불릴 정도다. 선발투수처럼 승리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지는 못하지만, 승리를 지키는 것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이 거의 매 경기 입증된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역전패하는 기분은 아예 초반부터 승기를 내줬을 때보다 더 참담하다. 그만큼 압박감이 크고 외로운 자리기도 하다. 홀드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모든 불펜 투수에게 고루 주어지지만, 세이브는 그 경기를 끝낸 단 한 명의 투수만 받을 수 있다. 홀드는 팀이 역전당하거나 패배해도 자신이 리드를 지켜내기만 하면 기록으로 남지만, 마무리 투수에게 '다음'이란 없다. 이런 이유로 한 시즌 내내 위기 한 번 없이 소방수 보직을 수행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던 투수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보직을 다른 투수에게 물려줬다. 하재훈과 고우석 역시 각각 부진한 김태훈과 부상당한 정찬헌에게 자리를 넘겨받은 사례다. 시즌 초반부터 '철벽'의 위용을 지켜 오던 기존 마무리 투수들마저 최근에는 조금씩 흔들리는 추세다. 키움 조상우는 지난 29일까지 2경기 연속 2실점을 포함해 3경기 연속 점수를 내줬다. 지난 22일 NC전에선 3점 리드 상황에 등판해 2점을 주고도 세이브를 올렸지만, 연장 대결 속에 마운드에 올랐던 15일 한화전과 직전 등판인 26일 삼성전에선 상대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5월에만 벌써 4패째다. NC 원종현도 마찬가지다. 지난 26일 SK전에서 동점홈런을 맞고 역전 주자를 내보내 시즌 처음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29일 롯데전에선 2실점(1자책)을 하고 가까스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힘이 떨어지고 상대 타자들도 이들의 공에 적응해 가는 탓이다. 두산 함덕주 역시 이달 중순 2군에서 조정 기간을 거친 뒤 다시 제자리로 복귀하기도 했다. 하재훈과 고우석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성장해 가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도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재훈에게는 10세이브 고지를 밟던 지난 26일 NC전이 위기였다. 2-1로 앞서던 9회 등판해 투아웃을 잘 잡았지만, 갑자기 안타 하나와 볼넷 두 개를 내주면서 만루 위기에 몰렸다. 가까스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재훈은 당시 상황에 대해 "투수로 전향한 첫해라 아직은 마운드에 올라가서 몸이 조금 힘들고 팔이 잘 안 나오는 느낌이 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른다"며 "계속 '내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다가 그냥 '무너질 때가 됐나 보다' 하고 던졌더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돌아봤다. 무사히 벽을 넘어선 하재훈은 다음 등판인 지난 28일 kt전에서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또 한 번 1점 차 승리를 지켜 냈다. 고우석도 그렇다. 지난 29일 키움전에서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가 1사 이후 제리 샌즈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지난달 17일 NC전 이후 14경기 만의 실점이자 3월 28일 SK전 이후 22경기 만에 나온 시즌 두 번째 피홈런이었다. 일격을 당한 고우석은 다음 타자인 임병욱에게도 연속으로 중전 안타를 내줘 1사 1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장영석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연결했다. 깔끔하게 아웃 카운트를 모두 채우고 다시 세이브를 추가했다. 둘은 입을 모아 "내가 나가서 맞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했다. 하재훈은 "그냥 '내가 맞으면 어차피 누가 올라와도 맞는다'는 마음으로 부담을 버린다"는 얘기도 했다. '이 상황을 내가 꼭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은 많은 마무리 투수에게 종종 독이 된다. 오히려 '한 경기쯤 맞아도 상관 없다'는 마인드 컨트롤이 배짱 있는 투구로 이어진다. 초보 소방수들이 빠르게 터득한, 마무리 투수로 살아가는 법. 이들이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가는 비결이다. 배영은 기자 2019.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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