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지난 1월 KIA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박준태와 현금 2억원을 받는 대신 장영석을 내줬다. 당시 장영석은 팀 내 입지가 애매했다. 주 포지션인 3루에 경쟁자가 차고 넘쳤다. 멀티 내야수 테일러 모터가 새롭게 영입됐고 김웅빈의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뒷순위로 밀렸다.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 앞길은 열렸지만 구단은 1루 수비가 가능한 오른손 내야수를 잃었다.
키움의 1루수는 박병호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타자다. 그런데 백업이 약하다. 장정석 감독이 지휘하던 지난 시즌 키움은 박병호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재리 샌즈와 장영석이 1루에 투입됐다. 샌즈는 우익수와 1루수, 장영석은 3루수와 1루수를 병행했다. 그런데 샌즈가 이번 겨울 일본 한신과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장영석마저 트레이드돼 공백이 발생했다.
우선 눈을 돌린 건 내부다. 키움은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신인 박주홍을 자체 청백전 1루수로 기용하며 테스트했다. 외야수인 박주홍의 활용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결단이 필요했다. 2군 경험조차 없는 선수를 박병호 백업으로 기용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때마침 롯데에서 트레이드 문의가 들어왔다. 외야 유망주 추재현을 원한 롯데와 카드를 주고받았고 내야수 전병우와 왼손 투수 차재용을 동시에 영입했다.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는 차재용과 달리 전병우는 즉시 전력감에 가깝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전병우는 당장 도움이 될 선수다. 감독님께서 직접 보고 판단하시겠지만 (장영석처럼) 1루와 3루가 모두 가능하다. 우리 팀에 부족한 내야 우타자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키움은 김혜성, 서건창, 김웅빈 등 왼손 내야수가 유독 많다. 우투우타인 전병우의 합류가 더 반가운 이유다.
키움은 전병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018년 1군에 데뷔한 전병우는 그해 27경기에서 타율 0.364(66타수 24안타)를 기록했다. 기대를 모은 지난 시즌엔 29경기 타율이 0.098(51타수 5안타)로 1할이 되지 않았다. 김 단장은 "전병우는 좋아했던 선수다. 지난해 허리 부상 때문에 못했지만, 재작년에 좋은 모습이었다"며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질롱 코리아에서 뛸 때 확인했다. 콘택트가 아쉽지만,타율과 비교하면 출루율이 높고 장타율이 좋은 선수다. 순수장타율도 높다"고 평가했다.
전병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호주 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 파견됐다. 3루수 출전 비율(148이닝)이 가장 높았지만 1루수(51⅓이닝)와 2루수(6이닝)로도 뛰며 경험을 쌓았다. 키움은 전병우가 3루와 1루를 모두 맡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트레이드로 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