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3건
부동산일반

전면1구역 D-2 포스코 신안산선 붕괴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 '뇌관' 떠오르나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 포스코이앤씨(포스코)가 맞붙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시공사 선정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합원들의 막판 표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사 모두 전면1구역을 수주하기 위해 '사활'을 걸면서 이번 선정총회 역시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도시정비업계 시선이 전면1구역에 쏠린 예민한 시기에 포스코가 시공사로 참여한 신안선 붕괴 리스크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지자체 및 정·관계가 신안산선 붕괴 사고 수습본부를 찾으며 연일 질책을 쏟아내면서,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 하락과 행정처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안산선 붕괴 두달, 피해 '눈덩이'지난 11일은 포스코가 시공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지하터널 붕괴 사고 두달째를 맞이하는 날이었다. 앞선 4월 현장에서는 내부 가운데 기둥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붕괴되면서 포스코이앤씨 소속 직원 1명이 지하 21m 아래서 숨진채 발견됐다. 포스코는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권고를 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붕괴사고가 나기 전부터 안양지청이 작업 중지 권고를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직원이 사망한 채 발견된 뒤 포스코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사고 두 달째를 맞이했지만 포스코의 신안산선 사고 수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사고 재발 위험에 따른 대피 명령으로 주거지를 두고 나와 숙박업소를 전전 중이다. 정상영업이 불가능해진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고,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불안해하고 있다.설상가상 사고 현장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광명역 푸르지오'의 구조물이 신안산선 붕괴사고 후 안전진단에서 'E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주민들이 포스코에 재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관계 성토 잇달아 각 지자체와 정·관계 인사들도 신안산선 붕괴 현장을 찾아 포스코를 향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18일 신안산선 광명 구간 지하터널 붕괴 현장 내 사고수습본부 상황실을 방문했다. 최 시장과 함께 상황실을 찾은 시 공무원과 강득구 국회의원은 시행사 넥스트레인, 시공사 포스코 관계자를 만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신안산선 사고 현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붕괴사고 발생 당시 두 차례 신안산선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세 번째로 현장을 찾아 사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광명시도 뿔이 났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난달 20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시공사인 포스코의 책임 있는 사과와 조속한 피해 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 철저한 진상 규명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넥스트레인과 포스코에 신속한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을 촉구할 것"이라며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행정처분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정치권은 포스코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를 준비 중이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안산선 사고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포스코이앤씨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안산선 사고 대책에 적극적인 복 의원은 대형건설사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복 의원은 "신안산선의 사업시행자는 넥스트레인이지만, 그 실질적 대주주는 포스코이앤씨"라며 "이름만 내세운 특수목적법인(SPC) 뒤에 숨는 책임 회피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국토위는 향후 여야 논의를 거친뒤 포스코의 책임 규명 및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청문회 또는 공청회를 추진할 전망이다. 국토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4월 21일까지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는 총 258건이었다. 이 기간 동안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249명으로 집계됐다. 포스코 신용등급 하락·조달금리 인상 연결되나 건설업계는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진 뒤, 포스코의 책임 소재가 분명해질 경우 막대한 재정적 부담과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안산선 사업 중 포스코가 맡은 구간의 총 사업비는 1조5369억원이다. 현재까지 7358억원의 매출이 반영되면서, 수주잔액은 약 8000억 원 규모다. 포스코가 이번 붕괴 사고로 인해 기존 구조물 해체 및 주변 지반 보강안전시설 재설치·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피해 보상 등이 더해질 경우 포스 추가 재시공 관련 비용만 최대 2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고 발생 지점이 추가 붕괴 위험성이 높은 지하 공간이어서 전면 재시공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조4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6970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동기간대비 2010억원에서 62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의 2024년 매출 대비 원가율은 94.2% 수준에 달한다. 추가 재시공 비용이 반영될 경우 자금 여력과 부채비율 등 전반적인 재무지표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경쟁사인 HDC현산과 비슷한 상황이다. HDC현산은 지난 2022년 광주 서구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신용등급과 건설사 이미지가 큰폭으로 하락하며 손해를 봤다. 건설업계는 포스코 역시 비슷한 규모의 손실 반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가장 큰 문제는 신용등급 하락이다.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기준 A+다. 그러나 재무지표가 악화되면,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경우 전면1구역 조합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포스코는 전면1구역의 필수 사업비 금리를 'CD+0.7%'로 설정했다. 조합원의 추가 이주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60%를 보장하면서 'CD+0.85%'의 조달 금리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착공 후 공사비 지급 18개월 유예, 입찰 후 공사비 물가 상승 20개월 유예, 제1금융권 5대 은행 협약을 통한 최저금리 조달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그런데 포스코는 기타 조건에서 '사업기간 중 금융기관 내규 변경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조합과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신안산선 붕괴 사고로 인해 추후 신용등급이 하락해 금융기관의 내규 변경으로 이어질 경우, 실제 조달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사 모두 같은 붕괴사고...조합원 표심 향방은 HDC현산과 포스코가 모두 붕괴 사고를 낸 가운데 조합원들의 표심도 갈수록 우열을 가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HDC현산은 3년 전 광주 서구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신용등급 하락 및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법정 소송 중이다. 그런데 포스코마저 신안산선 붕괴 사고를 내면서 HDC현산과 같은 처지에 몰릴 위기다.전면1구역에서는 올해 초만 해도 포스코가 '토박이' 조합원들의 표심을 선점했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신안산선 붕괴사고 뒤에는 이런 분위기가 사뭇 바뀌었다. 투자를 위해 전면1구역에 입성한 조합원들 사이에는 HDC현산의 조건을 다시 따져보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본지가 전면1구역에서 만난 조합원 A씨는 "우리 아저씨와 나는 그동안 포스코쪽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솔직히 모르겠다, 반반이다"라면서 "신안산선 사고 이후 포스코나 HDC현산 모두 신용등급이나 행정처분 문제에서는 똑같은 처지인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이어 그는 "최대한 조합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건설사로 최종 선택할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우리는 무조건 '조건'만 중심으로 보기로 했다. 어디가 됐든,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건설사에 표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면1구역은 지하 6층~지상 38층, 12개동, 777가구(주거)·894실(오피스텔) 규모에 상업·업무시설을 짓는 총 공사비 9558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용산국제업무지구(총사업비 14.3조원)와 맞닿아 있어 랜드마크 잠재력이 높고, 한강로·용산역·국제업무지구를 잇는 입체도시 구상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이미 양사의 상호 비방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면1구역은 용산정비창의 수혜지로 평가받는 위치와 상징성 때문에 양사가 더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HDC현산과 포스코 모두 붕괴사고로 인한 리스크를 갖게 되면서, 조합원들이 수주의 기본인 조건과 안전을 더 따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6.20 11:00
부동산일반

'삼중고' 침체된 건설업계... 이재명 대통령을 바라보는 '기대감'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건설업계가 지방 악성 미분양 해결 및 도시정비사업 활성화, 공공 건설비 현실화 등 시급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새 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임 대통령이 행정 경험이 많은 만큼, 과거 민주당과 달리 억제책이 아닌 규제완화와 공급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기대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4일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건설 산업은 공사비 상승과 지속적 규제 강화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새 정부의 해결안을 촉구했다. 2025년 국내 건설업계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올해만 해도 벽산엔지니어링(180위)을 비롯해 신동아건설(58위)·삼부토건(71위)·대저건설(103위)·삼정기업(114위)·안강건설(116위)·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 시공능력평가기준 200위권 이내의 중견 건설사만도 올해 11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줄도산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방 아파트 악성 미분양이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은 2만 6422가구로 2013년 8월(2만 6453가구)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건설업계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선 다주택자 세제 중과 폐지나 미분양 주택 취득 시 양도세 한시 감면, 취득세 중과 배제 등의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상무는 “지방에서 민간임대사업자가 아파트를 매입해 등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규제완화책을 주문했다.공사비 현실화도 요구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대형건설사들은 ‘차라리 짓지 않는 것이 낫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공공 인프라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총 공사비가 13조5000억원에 달하는 가덕도신공항, 이달 착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정부에서 지난달 공공 공사 발주 때 건설사의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내용의 정책을 내놨지만, 최근 급등한 공사비를 메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기획재정부와 국토부에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30조원 이상 편성되도록 건의했다. 투자 확대를 통한 일감 창출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구체적인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집값 급등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지금까지의 민주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건설업계에서는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 재개발과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의 균형 잡힌 제도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 업계는 이 대통령이 무리한 규체책보다는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의 주택 공급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은 민생과 직결된 산업분야”라며 “침체한 건설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과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기자seojy@edaily.co.kr 2025.06.05 07:32
부동산일반

LH 사태 최대 수혜자? 변화 어필하는 HDC현산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로 대한민국 아파트의 부실시공 실상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GS건설을 비롯해 국내 굴지 대형건설사들이 부실시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건설업계 일부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 부실시공 사태로 수혜를 받고 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온다. 앞서 광주에서 벌어진 두 번의 붕괴 사고로 인해 HDC현대산업개발에만 온전히 씌워졌던 부실 건설사 프레임이 이번 사태로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각종 선행 및 중소기업과 상생 행보를 보이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최대 수혜자?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아파트 하자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5년간 아파트 하자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업체 15곳 중 5곳이 시공능력평가 '톱10'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19∼2023년 건설사별 공동주택 하자 판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DL건설이 899건으로 가장 많았고, GS건설은 678건으로 2위였다. 상위 15개 업체 중 현대건설(2위), 대우건설(3위), GS건설(5위), DL이앤씨(6위), 롯데건설(8위) 등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건설업계 대표 기업들이다.하자만이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 중 전국 15개 단지가 보강철근을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단지의 시공사 명단에는 DL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등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HDC현산은 2021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의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버스 승객 사망자 9명을 포함해 17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듬해 1월에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6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부실시공 건설사의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상당수의 대형 건설사가 아파트를 제대로 짓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선 정비산업 수주 현장에서는 "차라리 매를 먼저 맞은 HDC현산이 앞으로는 잘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마저 흘러나온다. 지난해 초 HDC현산에 재건축 공사를 맡긴 월계동신아파트 입주민 A 씨는 "수주전 당시 주변에서 HDC현산에 표를 던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입주민끼리는 '부실시공으로 따끔하게 혼이 났고, 회사를 접을 마당에 놓였는데 앞으로 짓는 것은 어느 건설사보다 튼튼하게 잘 짓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선행·상생 몰두 HDC현산은 최근 각종 선행을 쏟아내며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종 중소·벤처기업과 상생안은 물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선수단을 위한 기금까지 쾌척한다. HDC현산은 지난달 말 AG 선수단을 비롯한 체육계 관계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1억원 상당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격려금은 수단과 지원단, 참관단 활동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익훈 HDC현산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단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격려금을 전달해 주신 HDC현산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협력업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갑을 연다. 우수 기술 제안 업체에 기술개발 지원금과 사업화 지원을 위한 '제4회 기술제안공모제'를 다음달 31일까지 연다. 이번 공모제에서 선정된 업체는 HDC현산과의 기술 협약과 멘토링은 물론 2000만원 상당의 기술개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타 대형 건설사가 부실시공으로 뭇매를 맞고, HDC현산은 각종 선행으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완판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HDC현산은 춘천시 삼천동에 공급하는 춘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를 계약 시작 10일 만에 전 세대 계약을 마치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 마감에 이어 정당계약 3일 동안 분양 세대의 80%의 계약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고금리 속에서 수도권 아닌 지방에서 거둔 이례적인 성공이다. HDC현산은 현재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H발 철근누락 사태로 HDC현산이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에 '최고 수위'의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만큼 GS건설처럼 영업정지 처분이 나올 수도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실시공 건설사로 존폐 기로에 섰던 HDC현산이 최근 대형 건설사의 무더기 부실시공이 표면화되면서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는 평가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04 07:02
산업

"폭염 인명사고도 중대재해법 위반"...건설업계 폭염 대책 분주

한낮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이다. 건설 현장은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취약한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저마다 폭염 속에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작업열외권을 마련하거나 '고드름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이 포함되면서 저마다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6월부터 작업열외권 제도를 마련하고 운영 중이다.작업열외권이란 근로자들이 무더운 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낄 경우 작업 열외를 요청하면 바로 작업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제도다. 잔여 근무시간에 대해 당일 노임 손실도 보존해 주지만, 인사상 불이익은 받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작업열외권을 협력업체 소속 일용직 직원을 포함해 현장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9월까지를 혹서기 특별 관리 기간으로 지정했다. 각 현장마다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를 배포해 고용노동부의 3대 중점사항(물·그늘·휴식)을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폭염특보 발령 시 알림 문자너 스피커 등으로 근로자에게 안내해 휴식 또는 근무시간 조정을 보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근로자의 온열질환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HDC 고드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근로자에게 제빙기와 에어컨, 냉동고가 있는 고드름 쉼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혹서기 관리 전담 인원인 '아이스맨'을 배치해 옥외 근로자에게 아이스 조끼 등을 지급한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이달부터 폭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했다.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온열질환으로 2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의 3배 수치다. 온열질환이란 폭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지러움·발열·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일사병·열사병·열경련 등이 있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고열작업 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심부체온상승을 동반하는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 중 하나로 명시했다. 건설 현장에서 열사병으로 1년내 3명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거나, 사망자 발생한 사업장은 처벌을 받게 된다. 대형건설사들이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배경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현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 건설사가 이끄는 소규모 현장 등 실상은 폭염 대책에 여전히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용노동부의 폭염에 따른 휴식 부여 '권고'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0∼15분 이상 규칙적인 휴식을 부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더워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게 더 무서워 작업을 중단해 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며 "고용노동부는 권고만 하지 말고 고용노동부령을 개정해 폭염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07 07:07
부동산일반

여기저기 터지는 공사비 갈등…적극 개입은 어렵다는 정부

시멘트 등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는 건설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사는 치솟는 원자재 가격을 버틸 수 없다면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조합은 건설사가 부당한 인상을 요구한다면서 정부의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사적 계약의 한계 상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25일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과천주공10단지는 지하철역(과천역·4호선)과 관악산이 5분 내에 위치하고 사업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지역이다.DL이앤씨 측은 "지난 10개월간 과천주공10단지를 명품 단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건설경기 등 외부 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어 재건축 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대형건설사의 포기 사례는 더 있다. 지난 2월에는 대우건설이 울산 동구 일원에 644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사업에서 철수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2021년 대비 급등하면서 공사비가 대폭 늘어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포기를 선택했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지표를 보면 지난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26p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2020년 4월, 117.93p)부터 4년간 28.26%(33.33p)가 늘었고 2016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는 14.79% 증가했다.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급등하자 공사비 갈등을 겪는 정비사업장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들어선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작년 4월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가 벌어졌을 정도로 공사비 갈등이 첨예한 사업지로 꼽힌다. 국토부는 공사비 증액과 검증에 대한 내용이 공사 도급 계약서에 명확히 포함될 수 있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추진한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도급 계약서에 공사비 증액과 검증 관련 조항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계약서에 공사비 인상의 근거로 삼는 물가지수, 조정이 가능한 시점 등을 명시해 갈등 소지를 줄인다는 취지다.이에 따라 공사 도급 계약서에는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 금액 조정이 착공 이후에도 가능한지 등 조정 가능 시점과 범위를 명확히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한국부동산원의 정비사업 사전 컨설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전 컨설팅을 정비구역 지정부터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 이어 시공사 계약 체결 단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다만 정부는 사적 계약에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적 계약을 세세하게 규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사비 갈등을 줄이는 데 필요한 사항을 계약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26 07:05
부동산

중대재해법 시행했지만, 대형건설사 현장 사망자 50% 증가

올해 3분기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 61명이 사고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18명이 숨졌는데, 지난해 3분기보다 50%(6명)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는데도 여전히 대형 건설사들의 안전관리가 미흡해 사망 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분기 중 사망사고가 발생한 100대 건설사는 14곳이라고 26일 밝혔다. 호반산업과 계룡건설산업, 대우건설, DL이앤씨의 건설공사 현장에서 2명씩, 모두 8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디엘건설,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서희건설, 엘티삼보, 화성산압, 일성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삼환기업 공사 현장에서도 각 1명씩,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특히 시공능력평가 3위인 DL이앤씨에선 4개 분기 연속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공공공사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명 늘었고, 민간공사 현장에서는 노동자 3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인허가 기관은 아산시였다. 3명의 건설 노동자가 숨졌다. 국토부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대형건설사와 하도급사에 대해 12월까지 특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처럼 사망 사고 발생 빈도가 높은 업체에 대해선 집중 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6 15:17
부동산

[단독] 재건축 사업지 '공짜 핫템'…'아이파크' 표 휴지 아시나요

최근 대형건설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조합 임원들에게 화장지와 종이컵 등 생필품을 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조합부터 사업시행 인가를 1년 이상 앞둔 사업지까지 사업성이 큰 현장은 어김없이 돌리는 분위기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수주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재건축 수주 현장이 최근 다시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짜에 질 좋은 'IPARK표' 생필품 "이 종이컵이랑 휴지요? HDC에서 주고 갔어요." 지난달 서울 강북에 위치한 한 소매점에 들어서자 매장 곳곳에 놓인 낯선 브랜드의 생필품이 눈에 들어왔다.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대표 아파트 브랜드인 빨간색 'IPARK(아이파크)' 로고가 선명하게 찍힌 미용 티슈와 종이컵이었다. "요즘에는 아이파크가 화장지도 파느냐"고 묻자 해당 매장 주인이 속삭이듯 말했다. "제가 이 근방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 단지 조합 임원이에요. 우리 단지 (수주에) 탐을 내는 HDC현산 관계자가 와서 주고 갔어요. 너무 많아서 손님들도 쓰시라고 매장에 가져다 놨습니다." 분량이 상당했다. 이 매장 정수기 옆에는 '아이파크 표' 종이컵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어림잡아 수백 개는 넘어 보였다. 선반 여기저기에도 아이파크 고급 미용 티슈가 자리 잡고 있었다. "혹시 다른 건설사도 이런 걸 나눠주냐"고 되묻자 당연하다는 반응이 되돌아왔다. "그럼요. 1700세대가 넘는데, 임대는 없는 정말 알짜 재건축 단지에요. 올해 말 즈음에 사업시행 인가를 앞두고 있는데, 벌써부터 여러 건설사가 수주하고 싶어 난리들이에요." 그러면서 이 매장 주인은 HDC현산 외에도 GS건설 등 타 건설사들도 휴지 등을 나눠줬다고 덧붙였다. 비단 이 재건축 조합만의 일은 아니다. HDC현산은 입찰 공고가 난 단지에도 어김없이 생필품을 돌리고 있었다. 지난 2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 월계 동신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 동네에서는 총회 열흘 전에도 로고가 박힌 마스크를 쓴 주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동신아파트 조합원인 한 관계자는 본지에 "우리는 괜찮다고 하는데 HDC현산 쪽 사람들이 자꾸(마스크를) 주고 간다. 주는데 안 쓸 수도 없고, 그래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조합원이 운영하는 음식점에는 HDC현산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어지럽게 붙어있었다. HDC현산은 경쟁사였던 코오롱글로벌을 누르고 월계 동신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리했다. HDC현산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외벽·구조물이 붕괴해 근로자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의 일이었다. 도정법 위반 소지 가능성도 2018년 개정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132조에 따르면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의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된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면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고, 정비사업 입찰에 2년간 참가할 수 없다. 실제로 당국에서도 엄하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0년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마스크를 배포했다면서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금품수수·도시정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의뢰했다. 당시 서울시는 도정법 제 132조를 거론하면서 "값싼 마스크나 손소독제일지라도 향응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HDC현산이 마스크를 뿌린 월계 동신아파트는 당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흘 앞두고 있던 시점으로 명백한 도정법 위반에 해당한다. 반면 HDC현산 측이 조합 임원을 상대로 생필품을 돌린 강북구 재건축 추진 조합은 연내 입찰 공고를 내는 것이 목표다. 본격적인 수주전은 시작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서울시 조합운영개선팀 관계자는 "현 도정법은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참여사가 그에 대한 입찰 참여 제안을 할 때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읽힌다"면서도 휴지 등의 금품이 자연스럽게 배포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도정법의 정확한 시점은 법의 판단이 필요하다. 입찰 공고가 나기 전일지라도 이런 행위가 만연하다면, 나중에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다.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법리 해석은 사뭇 달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도정법 132조는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물품을 나눠줬다면, 이런 행위가 향후 시공사 계약과 관련한 여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나 타 건설사 등을 통해) 문제 제기가 이뤄질 경우 수사와 함께 사법부에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18 07:00
경제

설연휴 쉬고·현장 환경의날 지정도…살얼음판 걷는 대형건설사

대형 건설사들이 설 휴무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27일에 맞춰 앞당기고 있다. 최근 광주 동구 화정 신축 아파트 현장은 물론 건설 업계 중대 재해가 잇따라 터지자 법 시행에 앞서 내부 단속을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 중에는 설 연휴는 물론 연휴 일주일 전부터 전국 모든 현장을 멈춰 세운 곳까지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설 연휴(1월 31일~2월 4일) 동안 전국 모든 현장에서 진행되는 공사를 중단하고, 안전점검에 나선다. 특히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을 '현장 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은 정리정돈을 위한 최소 인원만 현장에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8일에는 원도급과 협력사 직원이 참여하는 안전 워크숍이 열리기 때문에 현대건설의 모든 현장은 사실상 27일부터 설 연휴에 들어가게 된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오는 27일부터 전국 현장을 멈춰 세우기로 했다. 한양건설은 설 연휴 일주일 전부터 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포스코건설은 전국 현장에 "27일부터 휴무를 권장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비단 설 연휴만이 아니다. 한 대형건설사는 동절기 주말에는 아예 작업 금지 원칙을 세웠다. 작업이 불가피한 현장은 사업본부별로 안전 대책을 수립해야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주말이 평일보다 중대 건설사고가 1.2~1.4배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얼마나 공기를 단축하느냐에 따라 수억 원 이상이 걸려있다. 건설사가 미리 짜인 연간 근무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현장 인력은 연휴에도 공사 진행 상황에 맞춰 교대로 일을 해온 이유다. 업계는 대형 건설사들의 설 연휴 올스톱 현상을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외벽붕괴 사고로 건설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칫 동절기 근무를 강행했다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 1243곳의 명단을 보면 건설업이 59%에 달했다. 또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중 사망재해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의 71%가 건설업체였다. 지자체도 관내 건설현장 안전점검에 고삐를 쥐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1일까지 대형 민간건축공사장 295개소와 공공 발주 공사장 134곳을 대상으로 긴급 특별 안전점검을 한다. 전라북도도 오는 21일까지 공사 중인 공동주택 건설현장 53개 단지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했다. 경상남도도 14일부터 도내 35개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에 긴급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부터 각각 안전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임원급의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를 선임하는 등 준비를 해왔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을 보면서 다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현장을 운영 중"이라며 "적어도 중대재해처벌법 1호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1.18 07:00
경제

민노총 탈퇴하는 건설사 노조들, 왜?

"선을 넘는 목표를 설정한다."(A 건설사 관계자) "대형건설사는 대부분 관리직이다. 솔직히 괴리감이 있다."(B 건설사 관계자)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를 탈퇴하는 대형건설사 노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가 잇따라 민노총을 나오면서 현재 민노총에 소속된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 기준 10대 건설사는 3곳만 남게 됐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는 지난 10월 각각 건설기업노조를 탈퇴했다. 민노총 건설산업연맹 산하에는 현장직 중심의 건설노조와 플랜트노조, 건설사 사무직 중심의 노조인 건설기업노조가 있다.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는 건설산업연맹 내 다른 지부와 의견이 엇갈리면서 탈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다.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는 민노총 탈퇴의 주요 이유로 방향성의 차이를 들었다. 건설산업연맹은 약 10만명의 노조원이 있다. 그러나 건설기업노조는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GS건설 노조 측은 탈퇴 뒤 "건설노조와 성향이 다르고 시선 차이가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쌍용건설 노조 역시 "젊은 노조원이 바라는 가치가 (민노총의 방향과) 많이 바뀌었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앞두고 GS건설과 쌍용건설 노조가 사전예방을 강조했지만, 건설기업노조는 경영책임자 처벌에 중점을 둔 것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건설사 노조는 모두 2012년 건설기업노조 창립 멤버였다. 그러나 이번 탈퇴로 9년 만에 다른 배를 타게 됐다. 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로서는 아픈 대목이다. 이로써 국내 10대 건설사 중 건설기업노조에 가입된 노조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정도만 남았다. 현대건설은 2007년 12월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제명됐다. HDC현대산업개발 노조도 비슷한 시기에 민노총과 연이 중단됐다. DL산업은 2006년 노조가 자체 해산했다가, 최근 민노총에 다시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은 민노총 산하 건설기업노조와 멀어지는 이유로 가치 추구의 차이를 들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우리의 노동권 기본 권리를 위해 민노총에 기댔다. 지금은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충족됐고, 우리가 추구하는 이익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서로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노총은 선을 넘는 단체 행동을 요구한다. 가령 경영권 등은 사실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닌데, 그런 부분도 건든다. 대형건설사가 민노총 산하를 떠난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민노총 산하 노조의 다소 경직된 문화를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안에 또 다른 상사가 생기는 느낌이랄까. 민노총이 하나의 세력이 되고 힘이 되다 보니 순기능이 저하되고 그들의 지향점이 우선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C 건설사 측은 "대형건설사는 관리직이 많고, 민노총은 현장직이 더 많다.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노총 건설기업노조 측은 본지에 "(GS건설 및 쌍용건설 노조의 탈퇴는) 단위노조가 할 수 없는 건설산업 전반의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내고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 건설기업노조의 노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29 07:00
경제

'휴, 넘었다'…고전 끝에 3조클럽 안착한 GS건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3조 클럽'에 안착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에 이어 업계 네 번째다. 최근 굵직한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GS건설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부산 당감 잡고 3조원 문턱 넘은 GS건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감1-1구역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동원개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수주에 성공했다. 이 구역은 1978년 준공된 당감동 175-2 일원의 서면삼익아파트를 12개 동, 1432세대로 재건축하는 중대형 정비사업장이다. 현장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 6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최종 입찰에는 동원개발과 GS건설만 참여해 2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당감1-1구역을 입찰을 두고 시공능력평가액 빅3인 GS건설이 사실상 수주를 따놓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은 중견 건설사인 동원개발의 본거지이자 입김이 센 지역으로 통한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전국권으로 확대하려는 동원개발이 대형건설사인 GS건설에 맞서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GS건설은 당감1-1구역에 들어설 아파트 명칭을 '자이 에센티아'로 정하고, 단지 중앙에 큰 규모의 공원 조성 및 랜드마크 수준의 브릿지타워 설치를 약속했다. 당감 1-1구역 조합원 94%는 GS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당감1-1구역은 강남구나 송파구, 용산구와 같은 흔히 말하는 '수도권 노른자' 지역은 아니다. 그러나 GS건설로서는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3조 클럽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입찰이었다. GS건설은 이번 입찰 직전까지 수주잔고 2조7394억원을 좀처럼 뛰어넘지 못했다. 그러나 당감1-1구역 재건축에 예상되는 공사비 약 4022억원을 더하면서 수주잔고도 약 3조원을 넘기게 된다. GS건설 관계자는 본지에 "당감1-1구역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비는 4022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수주잔고도 3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감 1-1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조합 측 역시 "압도적인 표 차이로 GS건설이 입찰에 성공했다. 시공사가 가져가는 공사비는 3300억원 수준이다. 확정은 아니며 향후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 네번째…좀 늦었네 예상보다 다소 늦은 3조 클럽 입성이다. 이미 현대건설(3조1352억원)과 포스코건설(3조6916억원), 대우건설(3조7774억원)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며 3조 클럽에 선착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GS건설과 경합 끝에 과천주공5단지를 손에 넣고 3조 클럽에 먼저 가입했다. 과천 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은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6번지 일대에 총 1260가구의 아파트 9개 동과 상가·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299억원이다. 대우건설은 GS건설이 맞선다는 가정 아래 치열하게 수주전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GS건설은 과천주공5단지를 놓친 데 이어 그동안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을 들여온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마저 내년으로 입찰이 연기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잔고가 3조원을 돌파한 만큼 남은 입찰에 매진해 4조원 수준까지 도달해보겠다는 목표다. GS건설이 올해 시공사 선정을 남겨두고 있는 사업지는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과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등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강맨션은 공사비만 62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으로 GS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6곳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잔고 2조를 넘어 3조원을 넘어야 '평균'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수주잔고는 말 그대로 상징적인 의미다. 흥행 등의 관심 포인트로만 여기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한강맨션 등 입찰이 더 남아있다. 결과야 나와봐야 아는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16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