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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리벤져스' 코로나19 여파 12월22일→1월 개봉연기

줄줄이 개봉 연기다. 영화 '도쿄 리벤져스(하나부사 츠토 감독)' 측은 1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었던 '도쿄 리벤져스'가 2022년 1월로 개봉일을 연기하게 됐다"고 알렸다. 정부는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새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오후 10시까지 극장 영업시간 제한이 적용되면서 또 한번 심야상영이 금지됐다. 18일 0시(자정)부터 적용되는 만큼 12월 개봉작들은 개봉 연기를 고심 중이다. '도쿄 리벤져스' 측 역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강화된 방역지침을 고려하여 심사숙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정확한 개봉일은 추후 안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보다 안전하게 관객분들과 만나기 위한 결정이니 '도쿄 리벤저스'의 국내 개봉을 기다리신 영화 팬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더는 확산되지 않고 이 시기가 조속히 호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다"고 인사했다. '도쿄 리벤저스'는 희망 없이 살아가던 청년 타케미치(키타무라 타쿠미)가 첫사랑 여자친구의 사망 사고 뉴스를 본 후 1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기 위한 인생 리벤지를 시작하는 타임리프 드라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2.16 17:11
스포츠일반

'도쿄리' 멀티골에도, 도쿄올림픽 8강 탈락…멕시코에 3-6 참패

‘도쿄 리’ 이동경(울산)의 멀티골에도, 한국축구가 도쿄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다. 멕시코에 6골을 내주며 참패를 당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졌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렸지만 허무하게 졌다. 멕시코 개인기와 기술에 한국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동경(울산)이 전·후반에 한 골씩 만회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독음 ‘동경’과 같아서다. 하지만 이동경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측면수비수 김진야를 윙포워드로 올리고, 황의조(보르도)와 이동준(울산)을 선발로 내세웠다. 온두라스와 3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뒀을 때와 비슷한 전술이었다. ‘강 대 강’으로 나섰지만 한국은 전반에만 3실점했다. 멕시코가 전반 11분 베가의 크로스를 로모가 헤딩으로 떨궈줬고, 이 공을 마틴이 재차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이동경이 전반 20분 아크 오른쪽에서 한 번 접은 뒤 주특기 왼발 중거리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전반 30분 베가의 침투패스를, 로모가 완벽한 첫 터치 후 논스톱슛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전반 38분 강윤성(제주)의 푸싱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돼, 코르도바에게 세 번째 골을 내주며 전반을 1-3으로 마쳤다. 리듬을 탄 멕시코의 기세는 대단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전반 막판 이동경의 슛이 골키퍼 오초아 손 맞고 골대 맞은 장면이 아쉬웠다. 후반 6분 이동경이 문전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2-3을 만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프리킥 상황에서 마틴에게 또 헤딩 골을 내줬다. 비디오판독(VAR)을 했지만 상대 득점이 인정됐다. 한국 수비수들이 너무 덤벼들고 앞만 봤다. 계속해서 수비 뒷공간을 내줬다. 또 후반에 코르도바에게 왼발 중거리슛을 얻어맞았다. 이어 에두아르도에 6번째 실점을 내줬다.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불발 된 중앙수비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떠오르는 한 판이었다. 멕시코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8골을 몰아쳤고 7명이나 골 맛을 봤다. 한국은 마틴, 로모, 코르도바 등에게 실점했다. 한국은 중원을 거쳐가는 공격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강인이 후반에야 교체투입됐지만 이미 넘어간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다. 백전노장 골키퍼 오초아의 벽은 높았다. 후반 추가시간에 황의조가 헤딩골을 만회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멕시코에 2승2무였지만 이번에 첫 패배를 당했다. 요코하마=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31 21:57
축구

'도쿄리' 이동경, 금빛 머리로 표현한 '도쿄 금' 열망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형들을 보니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인 형들이 많았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 중입니다.” ‘도쿄리’ 이동경(울산)이 머리 색으로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올림픽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동경은 “선수로서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일단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기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지 도쿄와 한자어 발음이 같은 이름(동경) 때문에 동료들 사이에서 ‘도쿄리’라 불리는 그는 “공격진에 포함된 선수들 모두 능력이 뛰어나다. 함께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와일드카드 권창훈(수원)을 비롯해 이동준(울산), 엄원상(광주), 이강인(발렌시아), 김진규(부산) 등과 2선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그는 “경쟁 상대들도 모두가 실력이 뛰어나다”면서 “제 장점을 잘 살리는 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권창훈, 이강인 등과 함께 정확한 왼발 킥 능력을 갖춘 이동경은 “(이)강인이도, (권)창훈이 형도 좋은 왼발을 갖고 있다”면서 “(나를 포함해) 누가 나가도 왼발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7.05 17:51
축구

‘도쿄리’ 찔러주고 ‘달리기’ 끝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시험 무대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24세 이하)이 가장 확실한 득점 공식을 재현했다. ‘도쿄 리’ 이동경이 찔러주고, ‘달리기’ 이동준(이상 24·울산 현대)이 마무리했다.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차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후반 20분 이동경이 침투 패스를 넣어줬다. 수비 뒷공간을 빠르게 침투한 이동준이 질주해 볼을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그라운드를 밟은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춰 득점포를 합작해냈다. 이름 앞 두글자가 같은 이동준과 이동경은 올 시즌 K리그1 울산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발음(동경)과 같아서다.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이동준은 올림픽팀 동료들 사이에서 ‘달리기’로 불린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둘을 수시로 발탁해 가능성을 점검한다. 가나전은 30일 최종 엔트리(18명) 발표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12일 치른 1차 평가전(3-1승)의 선발명단 전원(11명)을 새 얼굴로 바꾼 김 감독은 벤치 대신 기자석에 앉아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쉼없이 메모하며 좀 더 높은 곳에서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0-0으로 맞선 전반 42분, 오세훈(22·김천)이 수비를 등지고 내준 패스를 조영욱(22·서울)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 포스트 맞고 나온 공을 정우영(22·프라이부르크)이 왼발로 정확히 차 넣었다. 이강인(20·발렌시아)도 올림픽팀 데뷔전을 무난하게 마쳤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그는 그간 A대표팀으로 ‘월반’해 뛰었다. 김학범호 첫 출전이었지만, 클래스가 다른 킥 능력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전반 45분 비록 골키퍼에 막혔으나 왼발 프리킥 궤적은 아름다웠다. 왼발잡이이면서도 후반 16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선보였다. 아무래도 올림픽팀에서 첫 실전이다보니, 전반 초반 호흡이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에서는 ‘오프 더 볼(공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움직임과 정확한 슈팅이 필요하다. 김학범호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2선 공격수 자리다. 가나와 1차 평가전에서 김진규(24·부산)가 빛났고, 이날은 측면 공격수 이동준과 정우영,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과 이동경이 어필했다.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는 좌우로 벌려주는 김동현(24·강원)의 패스가 좋았다. 전반만 뛴 백승호(24·전북)는 경기 초반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어필했다. 후반 6분 실점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역습 방어 상황에서 골키퍼 안준수(23·부산)가 볼 처리를 머뭇거리는 사이 공을 따낸 가나의 조셉 반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김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동경을 투입하고, 이동준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리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62분간 뛴 이강인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몸이 무거웠다. 이겨내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팀은 22일부터 파주에서 2차 훈련을 갖는다. 그에 앞서 16일에 참가 선수 명단을 공개한다. 와일드 카드(25세 이상, 3명)을 포함한 최종 엔트리 18명은 30일에 발표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16 08:27
야구

[IS 도쿄리포트] 한일전 대량실점은 전략? 양의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한국 야구대표팀 포수들이 일본 언론의 '한국 타자 탐색' 발언 보도에 불쾌한 감정을 표현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을 앞둔 17일 "일본 야구대표팀이 하루 전날 열린 슈퍼라운드 한국전에서 결승전을 미리 준비하는 고급 정보전을 펼쳤다"며 "선발 투수 기시 다카유키는 결과와 무관하게 결승전을 대비한 볼 배합을 했다"고 전했다. 16일 경기에 선발 출장한 일본 포수 아이자와 츠바사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경기 전 기시가 '나를 내일 경기를 위해 버리는 돌로 쓰라'면서 마음대로 볼배합을 하라고 얘기했다"며 "결승전을 위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무라타 요시노리 배터리 코치 역시 "(한국 타자들이) 어떤 공에 어떤 반응을 할지 보기 위한 재료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결승전에서 실점을 적게 하기 위한 경기였다고 생각해 (상대가) 강하다고 생각한 코스에도 일부러 던졌고, 포수 3명 전원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16일 경기에서 일본에 8-10으로 패해 슈퍼라운드를 2위로 마쳤다. 그러나 17일 결승전에서 일본과 재대결하기 위해 에이스 양현종의 등판을 뒤로 미뤘고, 선발 라인업도 그동안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 위주로 구성했다. 일본 역시 이틀 연속 열리는 한일전 가운데 결승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 경기를 위해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경기를 했다"는 발언은 일부러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기 내용으로 국제대회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국 주전 포수 양의지는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잘랐다. "모든 선수는 다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타자에게 치라고 던진다고 해서 다 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점수를 많이 준 데 대한) 변명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직접 슈퍼라운드 한일전 선발 포수로 나섰던 박세혁도 "헛소리다. 그럼 시험한다고 약한 코스에 던졌다가 아웃 잡으면 '오, 나이스 플레이' 할 것 아닌가"라며 "그러다 (한국에)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 투수 출신인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 역시 기가 막히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말도 안 된다. 투수가 국제대회에서 마운드에 올라가서 일부러 타자의 반응을 지켜보기 위해 다른 공을 던진다는 건가"라며 "국가대표 투수 자존심이 있는데 그런 일을 하다니 말도 안 된다. 한국 타자들을 너무 무시하는 발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9.11.17 18:47
야구

[IS 도쿄리포트] 미국 역전포에 환호한 한국, "멕시코 꼭 잡자" 결의한 이유

"다같이 전력분석 미팅을 하고 있었는데, 역전 홈런을 보고 모두 환호했어요." (투수 차우찬) 15일 멕시코전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은 한결 밝았다. 미국이 이날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과 경기에서 3-2로 역전승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여서다. 미국의 승리와 함께 대만(1승 3패)이 5위로 내려 앉았고, 동시에 한국은 이날 멕시코전과 16일 일본전 가운데 한 경기만 이기면 결승 진출을 확정해 아시아·오세아니아 최상위팀에게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대만전 완패로 기가 한 풀 꺾였던 대표팀에게는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희소식이다. 차우찬은 "선수들이 다들 너무 좋아했다. 전력분석을 하는 타이밍에 중계를 하고 있어서 역전홈런 치는 걸 봤다"며 "그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 한 경기만 이기면 (올림픽 진출이) 결정되니까 아무래도 훨씬 낫다"고 웃어 보였다. 하재훈 역시 "멕시코전만 이기면 되는 거니까, 다들 100%로 임할 것 같다"며 "미팅 때도 그렇고 형들도 '무조건 멕시코전에서 확정하자'는 각오로 하는 것 같다. 아마 오늘 이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함덕주도 "미국이 대만을 이기는 것을 보고 '우리도 멕시코 꼭 이기자'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한국은 중남미 타자들에 강한 언더핸드 박종훈을 멕시코전 선발로 내세워 결승 진출 확정을 노린다. 가장 중요한 목적인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넣은 뒤 부담 없는 마음으로 한일전에 나서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처음으로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이정후는 "미국이 대만을 이긴 뒤, 선수들끼리 미팅 때 꼭 멕시코전에서 잘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멕시코전에 이겨야 한일전에 편하게 임할 수 있으니 꼭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9.11.15 18:01
야구

[IS 도쿄리포트] '日 관심집중' 한일전, 한국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한국 야구의 운명과 자존심이 걸린 한일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개최국인 일본은 16일 열리는 숙적 한국과의 승부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공식 훈련을 진행한 14일 도쿄돔에는 한국 취재진만큼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려 북적였다. 16일 한일전을 중계하는 일본 TBS와 17일 결승전 중계를 맡은 일본 TV 아사히 취재진이 특히 한국팀 더그아웃을 많이 찾았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본 경기가 없는 날이라 방송사들이 이 대회 특집 방송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며 "그래서 일본 언론이 한국 훈련을 더 많이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들을 향한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TV 아사히는 올해 KBO 리그 홈런왕 박병호(키움)와 에이스 양현종(KIA) 주니치 출신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키움)의 인터뷰를 차례로 요청하기도 했다. 공식 인터뷰에는 일단 이정후만 응했지만, 다른 일본 취재진들은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왼손 이승호(키움)와 중심 타자 김재환(두산) 곁에서 추가로 질문을 던지며 관심도 보였다. 한국은 2015년 열린 초대 프리미어12 우승국이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8회까지 0-3으로 뒤졌지만, 9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결국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그 후 한국과 일본이 프로 최정예 멤버로 맞붙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 대회가 4년 만에 찾아오는 한일전 진검승부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당시의 결과를 '굴욕'이라 여기고 있다. 공식 기자회견 때부터 "반드시 한국을 꺾고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기자는 "일본에선 한국전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며 "한국과 다시 결승전에서 맞붙는 데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모처럼 맞이하는 한일전은 특별한 경기다. 프리미어12에서 대결하는 그 어떤 팀들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2015년 대회에서 일본과의 개막전에 불펜 등판했던 조상우(키움)은 "당시 점수는 안 줬지만 그리 깔끔하지는 못했다. 4년이 지났으니 이번엔 더 잘하고 싶다"며 "일본과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미 일본과 맞붙어 본 최정(SK) 역시 "우승을 해야 하니까 남은 경기는 진짜 다 이긴다는 마음이다.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으로 임할 것이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한일전은 특히 선수들 마음이 좀 다르지 않겠나. 우리나라가 한일전 때는 유독 잘하니까 기대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처음 국가대표가 돼 일본 국가대표팀을 만나게 된 선수들은 기대 반, 긴장 반이다. '신예 좌완'으로 일본 언론의 관심을 받은 이승호는 "일본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밖에 잘 모른다. 도쿄돔에서는 항상 던지고 싶었고, 지금도 던지고 싶다"며 "한일전에 만약 나가게 된다면 진짜 영광일 것 같다. 감격해서 울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이영하(두산)도 "한일전에서는 잘하면 '영웅'이 되지만 잘못하면 '역적'이 되는 거 아닌가"라며 "부담스럽긴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또 그만큼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정후에게 한일전은 익숙한 경기다. 다만 승리의 기억이 많지 않다. 그는 한국 취재진에게 "초등학교 대표팀 때 이후 일본을 이겨본 적이 없다. 청소년 대표팀 경기와 아시아프로로야구챔피언십 두 경기에서 모두 져서 현재 개인적으로 1승 3패"라며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고, 이번엔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정작 일본 언론이 한일전에 임하는 소감을 묻자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15일 멕시코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먼저 신경 쓰고 있다"고 모범 답안을 내놓는 센스를 발휘했다. 물론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에 신경쓰기 보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한 선수들도 있다. 김재환은 "일본 선수 이름은 대부분 알고 있다"면서도 "한일전이라 해도 팀이 이기는 것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외에는 다른 목표가 없다"고 했다. 김하성(키움) 역시 "한일전에 신경쓰기보다 매 경기 마지막처럼 집중하자는 게 팀 분위기"라며 "한일전만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 남은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행여 홈팀과 숙명적 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얻게 될 무형의 불이익은 경계하고 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일본 대표팀 경기를 유심히 보니 솔직히 우리 경기와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더라.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일단 우리는 모든 상황을 이겨내고 자기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전 선발 투수로는 일단 양현종이 내정돼 있다. 현재 한국 대표팀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선발 카드다. 최 코치는 "양현종을 생각하고 있지만, 멕시코전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9.11.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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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도쿄리포트] "졌다면 억울했을 것"…4년 전 악몽 상기시킨 日 심판 오심

"아무리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지만, 졌다면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대표팀 투수 이영하)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가 또 시작부터 논란이다. 일본인 주심이 공교롭게도 한국에 불리한 오심을 했다. 비디오 리플레이 화면 안에 명백히 드러난 미국 포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자의 아웃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한국은 11일 도쿄돔에서 미국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치렀다. 1회 김재환의 선제 3점 홈런이 터져 일찌감치 3-0으로 앞서갔고, 3회 역시 김하성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루서 이정후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려 활발한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이정후의 장타와 함께 발 빠른 김하성이 홈까지 내달리면서 한국은 추가 득점을 올리는 듯했다.미국 포수 에릭 크라츠가 무릎으로 홈 플레이트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지만, 김하성은 슬라이딩을 하면서 왼손으로 홈 플레이트 가장자리를 터치하는 데 성공했다. 반대로 크라츠는 빠르게 홈 플레이트 옆을 통과하는 김하성의 몸을 태그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본인인 시마타 데츠야(52) 주심은 지체 없이 아웃을 선언했다. 시마타 주심은 1999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심판으로 일해 온 21년차 베테랑이다. 슬라이딩 후 재빨리 일어나 다시 홈 플레이트를 밟은 김하성은 억울한 표정으로 세이프를 주장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즉각 달려나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도쿄돔 전광판과 TV 중계 화면에 리플레이된 느린 화면에는 크라츠가 김하성의 몸 어느 곳도 태그하지 못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혔다. 그러나 충분히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도 비디오 판독 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이어 결과를 확인한 시마타 주심은 번복 없이 그대로 아웃 판정을 유지했다. 전광판 화면을 보고 세이프를 확신하던 한국 벤치는 얼어붙었고, 김하성은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시마타 주심은 도리어 김하성 쪽으로 다가가 경고 제스처를 취했다. 김 감독이 심판과 선수들을 진정시켜 겨우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한국 더그아웃에는 한동안 불편한 기류가 흐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한국은 오심으로 무산된 1득점 없이도 5-1로 승리했다. 그렇다고 이미 벌어졌던 불합리한 상황이 아예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김하성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분명히 포수가 날 태그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혹시 베이스를 찍지 못했을까봐 다시 돌아갔을 때도 내가 홈플레이트를 먼저 밟았는데, 비디오 판독 때 그 뒷부분은 나오지 않고 그냥 아웃을 주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심판의 능력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어쨌든 경기는 끝났고 다시 돌릴 수 없으니 더 이상 기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보기에도 판정 결과가 옳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첫 번째 아웃 판정은 심판의 순간적인 실수일 수 있다 해도, 비디오 판독으로 확연하게 드러나는 상황마저 바로잡지 않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필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하필 일본인 주심이 하필 한국 선수에게 안긴 불이익이라서 더 그렇다. 두 번째 투수로 출전했던 이영하는 "선수들은 벤치에서 모두 세이프라고 생각했다. 만약 졌다면 정말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억울하고 꺼림칙한 게 당연하지만, 열심히 뛰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마음을 달랬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당연히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야 하는 장면이었다"며 "결과가 아쉽지만 깨끗하게 인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이 이같은 판정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4년 전 열린 첫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지나치게 일본 대표팀 위주로 진행되는 일정 탓에 고생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KBO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야구 부활을 돕기 위해 주도적으로 대회를 준비한 일본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지만, 도리어 일본은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방식으로 대회를 운영해 끊임없이 논란을 빚었다. 일단 대회 최고의 빅매치인 한일전을 개막전으로 편성하면서 굳이 이 경기 하나만 삿포로에서 치르는 일정을 짰다. 심지어 경기 하루 전날 삿포로돔에서 프로축구 일정이 잡혀있던 탓에 한국 선수들은 다른 팀 실내연습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훈련을 해야 했다. 반면 일본은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니혼햄 소속 오타니 쇼헤이(현 LA 에인절스)를 일찌감치 선발투수로 내정하고 준비시켰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본이 오타니를 위해 일부러 삿포로를 개막전 장소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나왔던 이유다. 게다가 한국 선수단은 삿포로에 3박 4일만 머물다 대만으로 날아가 현지 경기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야간 경기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 4강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이동해야 했다. 일본 선수들이 여유 있게 오후 비행기로 도쿄에 복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이 결승에 진출하면, 무조건 하루를 쉬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일정을 잡아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국이 준결승에서 일본을 극적으로 꺾고 결승에 나가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을 불이익들이다. 일본은 첫 대회에서 불거졌던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듯 2회 대회인 올해는 자국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도쿄돔이 아닌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치렀다.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개막전은 한국과 미국의 대결로 편성했다. 또 흥행성이 높은 한국 경기를 모두 오후 7시에 열어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도 이전보다 편해졌다. 일본야구기구 관계자는 "일본 팀만 계속 도쿄돔에서 경기를 한다면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해 일본도 첫날 지바에서 한 경기를 치르고 이동하는 일정을 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거리가 멀고 구장이 개방형인 지바에서 똑같이 한 경기씩을 잡아 놓았다 해도, 그 게임의 무게감까지 공평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진출국 중 세계랭킹이 가장 낮은 최약체 호주와 맞붙었지만,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난적' 대만을 지바에서 만나야 했다.무엇보다 진짜 불공평한 상황은 미국과의 경기 도중에 벌어지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한국이 이미 3-0 리드를 잡고 추가점을 뽑으려 했던 그 시점에 일본은 호주에 0-2로 끌려 가고 있었다. 문제 장면이 정확하게 촬영된 비디오 판독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오심이라면 고의였어도 문제고, 고의가 아니었어도 문제다. 한국 대표팀의 기분 좋은 출발에 찜찜한 오점이 남았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9.11.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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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도쿄리포트] 2008년 8월 22일, 김경문과 이나바의 희비가 엇갈린 11년 전 그날

2008년 8월 22일, 중국 우커송 야구장. 한국과 일본이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맞붙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한국은 일본전을 포함해 예선 7경기를 모두 이기며 승승장구했지만, '국민 타자' 이승엽만은 도합 22타수 3안타로 부진해 우려를 샀다. 그러나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역시 이승엽을 4번 타자로 밀어 붙였다. "이승엽은 이승엽이다. 정말 중요할 때 딱 한 번만 해주면 된다"고 했다. 2-2로 맞선 8회 1사 1루. 다음 타자는 앞선 세 타석에서 삼진-병살타-삼진으로 물러난 이승엽이었다. 김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고 더그아웃에 서서 타석으로 걸어가는 이승엽을 지켜봤다. 숨을 고른 이승엽이 당시 일본을 대표하던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의 직구를 퍼 올렸다. 타구는 천천히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더니 오른쪽 담장을 넘었다. 일본의 우익수 이나바 아쓰노리가 펜스까지 따라갔지만 소용 없었다. 이나바의 눈앞에서 타구가 사라진 순간, 1루를 지나던 이승엽은 만세를 불렀다. 한국은 4-2로 앞서갔고 여세를 몰아 두 점을 더 뽑았다. 한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지나온 모든 순간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그로부터 11년 여가 흐른 2019년 11월 10일, 일본 도쿄돔 호텔. 김 감독과 이나바가 다시 만났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를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자리였다. 김 감독은 그날에 이어 또 한번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일본에 왔다. 당시 일본 대표팀 외야수였던 이나바는 2017년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 자리에 올랐다. 고쿠보 히로키 전 감독이 2015 프리미어12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에 실패한 뒤 국제대회에서 일본 야구의 위상을 다시 끌어 올릴 '구원 투수'로 낙점됐다. 두 감독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진짜 무대는 프리미어12가 아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베이징 대회에서 일본을 두 차례나 꺾고 금메달을 딴 한국은 12년 만에 재개되는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다시 가져오고 싶다. 안방에서 올림픽을 치르게 된 일본은 당연히 그때의 굴욕을 되갚고 아시아 야구 정상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경문 감독과 이나바 감독의 어깨에 걸린 기대와 부담이 그만큼 무겁다. 두 감독의 나이는 14세 차. 김 감독은 61세, 이나바 감독은 47세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11년 전 기억에 대한 소감도 두 감독의 경력과 스타일만큼이나 사뭇 달랐다. 이나바 감독은 비장했다. 안방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한국에 9회 통한의 역전승을 허용한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당시 이나바 감독은 일본 대표팀 타격코치였다. 선수로 출전했던 베이징올림픽의 아쉬움도 여전히 생생한 듯했다. "그때 정말 너무나 안타깝고 억울했다. 그 마음을 원동력 삼아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왔다"며 "도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내놨다. 반면 이미 올림픽 금메달을 경험해 본 김 감독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더 노련해지고 더 부드러워졌다. 과묵한 카리스마가 트레이드마크였지만, 이제는 더그아웃에서 선수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다 목이 잔뜩 잠겨 버렸을 정도로 달라졌다. "11년 전 이승엽 선수의 타구가 이나바 감독이 서 있던 우익수 쪽으로 날아갔던 장면이 생각난다"고 여유 있게 받아친 뒤 "일본은 분명 강하고 좋은 팀이지만 한국도 그 못지않게 강하다. 좋은 승부를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영원한 호적수인 한국과 일본. 일본 야구가 아직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대표끼리의 대결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번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젊고, 패기 넘치고, 짜임새가 있고, 무엇보다 하나로 뭉쳐 있다. 그리고 김경문이라는 이름의 '올림픽 금메달 감독'이 그들을 앞장 서 이끌고 있다. 어차피 1등의 주인공은 하늘이 결정하는 것. 적어도 한국 야구대표팀이 부끄러운 경기를 펼치다 쓸쓸히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일본전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지만, 일본에게 한국전은 우리보다 '더' 이겨야 하는 경기다. 승부는 언제나 덜 긴장하는 쪽이 유리하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9.11.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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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도쿄리포트] 한국와 일본, 처음부터 '목적'이 달랐다

19일 도쿄돔.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전. 양 팀 다 우승을 원했지만, 승자는 어쩔 수 없이 하나뿐이다. 일본이 7-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일본과 두 번 맞붙어 두 번 다 졌다. 전력 차가 확연했다. 다만 양 팀의 선수 기용법이 사뭇 달랐다. 한국은 불펜 필승조 대신 예선 두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던 심재민, 김명신, 김대현을 줄줄이 내보냈다. 일본전에서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김윤동과 구창모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질 기회를 얻었다. 승부가 기운 9회에는 장승현이 마지막 포수로 마스크를 썼다.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 25명이 모두 출전 기록을 남기게 된 순간이다.선 감독은 대회 기간 내내 수십 차례 '경험'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우리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교훈도 얻었다"며 "나 역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첫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들에게 열정만큼은 최고였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각국에 주어진 와일드카드 세 장도 사용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이 한 명이라도 더 국제대회를 경험해 보기를 원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의욕과 자부심에 가득찬 선수들을 보면서 큰 희망과 기대를 얻었다. 귀국을 앞두고 거듭 "선수들의 열정에 비해 마지막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일본은 정반대였다. 선발 투수 다구치 가즈토가 7회까지 던졌다. 이기기 위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이나바 다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2년 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역전패한 기억을 되살렸다. 어떻게 해서든 점수를 내려 했다"며 "마지막까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일본은 대회에 참가한 3개국 가운데 최강 전력을 자랑한다. 그런데도 와일드카드 세 장을 모두 썼다. 마무리 투수, 4번 타자 그리고 주전 포수가 와일드카드였다. 이나바 감독은 이같이 선택한 이유도 명확하게 설명했다. "이기는 게 먼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엔 꼭 이기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래서 이기는 팀을 구성해야 했다. 그래서 마음을 바꿔 와일드카드를 다 썼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 이상,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애초에 한국과 일본은 대회에 참가한 목적이 달랐다. 일본은 이기고 싶었고, 한국은 경험을 쌓고 싶었다. 결승전 경기 내용이 그 증거다. 양쪽 대표팀 모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무엇을 경험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경험'에서 무엇을 얻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다.선동열 감독은 결승전 일본 선발 다구치를 언급하면서 "스피드를 앞세우기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했다.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면서 카운트를 잡을 줄 안다"며 "우리 쪽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젊은 투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배우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일본이 한 수 위라는 점을 인정하되, 그들의 플레이에서 보고 느낀 부분을 응용할 줄 알아야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적어도 이번 대회에선 '선동열 호'와 '사무라이 재팬'이 다른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결국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놓고 충돌해야 한다. 선 감독은 "선수들이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지만, 결승전이 현재 한국 야구의 냉정한 현실이라는 점은 알아야 한다"며 "선수들도 경기를 치르면서 깨달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소득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2017.11.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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