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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2022 ④미드필더] 거침 없던 진공청소기 김남일, 걱정할 게 더 많아진 정우영

일간스포츠는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현재 축구대표팀과 20년 전의 대표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하는 시리즈물을 연재한다. 2002년 6월 4강 신화를 만들어냈던 전설의 스쿼드를 돌아보며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을 더 흥미롭게 지켜보고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의 중원의 중심에는 유상철과 김남일이 있었다. 유상철은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한·일월드컵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쐐기 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대표팀 경력 또한 풍부한 베테랑이기도 했다. 김남일은 수비에 집중했다. 상대가 한국 진영을 넘보지 못하게 꽁꽁 묶는 역할을 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왔고, 월드컵 대표팀은 2002년이 처음이었다. 김남일은 플레이도 거침없었는데, 툭툭 던지는 말은 더 거침없었다. 김남일은 월드컵 직후 ‘신드롬’이라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 히딩크가 지어준 별명 ‘진공청소기’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부터 김남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공청소기’라는 별명도 히딩크가 직접 지어줬다. 상대 선수를 빨아들이듯 수비한다는 뜻이다. “98 프랑스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에드가 다비즈가 했던 롤을 김남일이 해주고 있다”며 극찬한 적도 있다. 다소 투박한 스타일의 김남일이 처음부터 축구 팬의 신뢰를 받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저돌적이고 창의적인 김남일을 기존의 미드필더들보다 더 믿었다. 김남일은 상대를 잘 막아내면서도 효율적인 패스를 하는 선수였다. 월드컵 본선에서 김남일은 조별리그 3경기 풀타임, 16강 이탈리아전과 8강 스페인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김남일은 여러 면에서 이전의 한국 축구에 ‘반전’을 던졌다. 1990년대 한국 축구에서 미드필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주제는 늘 ‘플레이메이커’였다. ‘한국에 제대로 된 플레이메이커만 있다면 월드컵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게 언론의 단골 기사 주제였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기술이 좋은 선수보다 강인하고 터프한 김남일을 선택했다. 미드필더로서 ‘진공청소기’ 역할을 해낸 그는 반항적인 외모에 거칠 것 없는 말투로 순식간에 소녀팬까지 사로잡았다. ‘날 것’의 느낌이 살아있는 그의 젊은 에너지가 4강 신화에 열광하던 팬들을 빨아들였다. 김남일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어록’을 만들어냈다. 한·일월드컵 직전에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돌파를 막아내다가 지단이 다쳤다. 한국 기자들이 ‘지단 몸값이 얼만데…’라고 걱정하니까 “내 연봉에서 (치료비를) 까라고 해요”라고 툭 던진 게 그의 대표적인 어록이다(당시 지단이 기록한 세계최고액 이적료가 7500만 유로, 1000억원이 넘었다). 한·일월드컵 당시 노란색 염색 머리를 했던 김남일은 과거 축구가 하기 싫어 숙소를 탈출, 나이트클럽 웨이터를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리고 월드컵 직후 선수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 대국민 축하행사에서 “나이트에 가고 싶은 김남일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김남일은 터프한 플레이와 청춘드라마 속 반항아 남주인공 같은 이미지, 거침없는 언변 덕분에 아이돌 스타 같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팬들이 김남일과 닮은꼴 연예인을 꼽으면서 강동원을 거론하기도 했다. 안정환·이동국 등 ‘꽃미남 공격수’가 아닌 터프가이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이 엄청난 인기를 끌자 축구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대체 왜 김남일이 여자 팬에게 인기가 많은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플레이도, 신드롬 같았던 인기도, 무서울 게 없는 듯이 말하고 달려들던 김남일은 한·일월드컵이 남긴 최고의 ‘낭만 터프가이’로 기억될 것이다. ━ 한 명의 스타보다 팀으로 조화 우선 김남일 이후 한국 대표팀에는 오랜 기간 기성용(33·FC서울)이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기성용은 2019년 1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미드필더들은 아시아 예선 때부터 끊임없이 기성용과 비교당해야 했다. 지금의 미드필더들은 위축되기 쉬운 게 사실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로 정우영(33·알 사드) 이재성(30·마인츠) 황인범(26·서울)을 주로 기용해왔다.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을 선수가 정우영이다. 체격에서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그는 수비 가담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프리킥 능력도 좋다. 다만 정우영은 세밀한 패스나 창의적인 공격 전개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 이런 부분을 황인범과 이재성이 메워주는 조합이다.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지 고민하는 걸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조 10경기 7승 2무 1패, 13득점 3실점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탈락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고전했기에 이번 최종예선이 더 의미 있었다. 그런데도 대표팀 수비와 미드필더들은 늘 비판의 대상이다. 아시아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세계적인 강팀과 만나면 허리와 수비진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그 중심에서 정우영이 비난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수비진 실수로 동점 골을 내준 후 동료들의 소셜미디어(SNS)에 비난 메시지가 쏟아지자 정우영은 “비난과 욕설을 멈춰주세요”라는 공개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베테랑 정우영은 수비의 중심을 잡는 동시에 맏형으로서 후배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정우영과 이재성이 부상으로 동시에 빠졌던 지난달 파라과이 평가전(2-2 무승부)에서 중원에 큰 공백이 생겼다. 역설적으로 이 경기를 통해 이들이 대체불가한 자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우영은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비롯해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대해 불안해하는 팬들에게 “감독님과 선수들은 오랜 기간 우리의 색깔을 준비해왔다. 믿음을 보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은경 기자 2022.07.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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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어느덧 90번째 A매치

손흥민(29·토트넘)이 다시 한번 한국 축구대표팀을 위해 뛴다. 축구대표팀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6월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시작으로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 경기를 펼친다. 세 경기 모두 고양종합운종장에서 열린다. 한국(승점 8)은 현재 H조 2위다. 한 경기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이 1위에 올라있다. 한국의 목표는 뚜렷하다. 남은 세 경기 모두 승리해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최정예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당연히 대체 불가의 에이스이자 캡틴인 손흥민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2020~21시즌은 손흥민에게 최고의 시즌이었다. 정규리그에서 개인 최다 골인 17골을 기록했고, 시즌 통산 득점에서는 22골을 넣으며 개인 신기록을 작성했다. EPL 득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움도 10개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이런 흐름을 유지하며 대표팀에 합류하는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벤투호는 지금 위기에 몰려있다. 지난 3월 한·일전 0-3 참패의 후폭풍이 아직 남아있다. 벤투 감독의 지도력과 벤투호에 대한 의구심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으로 한·일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손흥민이 약 6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벤투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고 있는 손흥민은 3경기 모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전에 출전한다면 A매치 출장 수 앞자리가 바뀐다. 현재까지 89경기(26골)를 뛰었다. 투르크메니스탄전은 손흥민의 90번째 A매치가 된다. 11년 전 18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합류해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그가 어느덧 이렇게 달려왔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 친선전(1-0 승)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2011년 1월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전(4-1 승)에서 데뷔 골을 터뜨렸다. 2013년 9월 아이티와 친선전(4-1 승)에서 첫 멀티 골을 기록했고, 2015년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와 경기(8-0 승)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신고했다. 2016년 10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 카타르전(3-2 승)에서 A매치 50경기를 돌파했다. 60번째 A매치에서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2-1 승)를 상대로 2골을 폭발했다. 한국 월드컵 역사에 기록될 최고의 경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2-0 승)이 손흥민의 80번째 A매치였다. 그는 세 번의 아시안컵, 두 번의 월드컵에 나서며 한국 축구의 역사와 함께했다. 11년의 세월 동안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유망주에서 주축으로 그리고 상징으로 발전했다. 손흥민의 전진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세 번째 월드컵 진출 도전에 발을 들였다. 손흥민이 건재한 이상 한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A매치 90경기를 돌파한다면 자연스럽게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 기대감도 올라간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을 받은 한국의 센추리클럽 가입자는 홍명보(136경기), 이운재(131경기), 차범근(130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120경기), 김호곤(117경기), 기성용(110경기), 김태영(104경기), 이동국(104경기), 황선홍(102경기), 조영증(102경기), 박성화(101경기), 박지성(100경기) 등 13명이다. 14번째 가입자로 손흥민이 가장 유력하다. 손흥민은 센추리클럽을 넘어 한국의 최다 A매치 출장 신기록을 갈아치울 선수로도 꼽히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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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따뜻한' 벤투를 기다린다

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3월 열린 한·일전 0-3 완패에 대한 분노는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았다. 경기력에 대한 분노에 더해 벤투 감독을 구렁으로 몰아넣은 건 '불통'이었다. 명분 없는 한·일전 추진과 선수 차출 과정에서 드러난 독선 등 벤투 감독을 향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벤투 감독은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다가왔다. 오는 6월 3일 투르크메니스탄과 경기로 시작된다. 북한의 불참이 예고된 가운데 2차예선 모든 경기가 한국에서 열린다. 벤투 감독이 자신을 향한 불신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다.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2차예선을 통과한다면 분명 반전이 일어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벤투 감독의 선택지가 있다. 넓게 모두를 포용하면서 위기를 돌파하느냐. 아니면 A대표팀만 집중하며 위기에 맞서느냐. 갈림길이 나왔다. 벤투 감독의 선택에 따라 벤투 감독을 향한 신뢰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좋은 성적으로 2차예선을 통과한다면. 물론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 팬들의 인식은 '2차예선의 당연한 통과'다.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스리랑카 등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팀들과 상대한다. 게다가 모두 홈 경기다. 이들에 승리를 거둔다는 건, 한국 축구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들을 꺾었다고 해서 찬사가 터지지는 않는다. 이겨야 본전이란 말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만 봐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8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따라서 2차예선 통과가 벤투 감독의 신뢰 회복에 100%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기에 벤투 감독은 완전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 더 크고, 넓게 봐야 한다. 이번 2차예선 기간은 올림픽대표팀의 소집기간과 겹친다.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설 최종엔트리를 선별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다. 벤투 감독이 '불통'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한·일전 당시 올림픽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해 독선의 끝을 보여준 벤투 감독이었다. 이번에 올림픽대표팀을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소통의 벤투 감독으로 거듭난다면, 그를 향한 시선은 달라질 수 있다. 이후 올림픽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벤투 감독의 배려는 더욱 큰 찬사를 받을 수 있다. 또 감독으로서 새로운 경쟁력도 인정받을 수 있다. 사실 올림픽대표팀 주축 선수들 대부분은 A대표팀 주축이 아니다. 한·일전 당시에는 유럽파 다수가 빠졌기에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 이번 기회에 K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새로운 얼굴 발굴에 집중한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A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새로운 스쿼드, 새로운 전술을 실험할 수 있다. 아시아 강호들이 전부 모이는 최종예선이 아닌 2차예선은 새로운 얼굴을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이기도 하다. 최종예선 경쟁력을 위한 투자다. 배려와 새로운 실험 모두 잡으며 2차예선을 통과한다면 A대표팀에 올인해 통과한 것 보다 더욱 큰 가치를 품을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긍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만남을 가질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좋은 분위기다. 이용수 부회장이 두 감독 모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또 기술위원회에서도 조정 역할을 할 것이다. 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 일정이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소통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범 감독은 "우리 선수 중 A대표팀에 대체 불가한 선수라면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교체나 벤치에만 있다면 우리가 완전체로 준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A대표팀에는 K리그를 비롯해 해외에 대체 가능한 자원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정중하게 요청하겠다"며 "이전까지 A대표팀이 부르면 다 오케이 했다. 이번에는 양보를 부탁드린다.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할 것인가. A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자여야 한다. 오직 A대표팀에만 눈이 멀어, 연령별 대표팀을 외면한다면, 그는 A대표팀 감독의 자격이 없다. 한국 축구 전체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권한을 침해받는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 모두를 위한 최상위 대표팀 감독의 리더십을 표출하는 것이다. 존경받을 만한 장면이다. 벤투 감독이 그랬으면 한다. 그를 생각하면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그랬다. 지금 한국 축구는 '따뜻한' 벤투 감독을 기다린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5.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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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벤투 감독님,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파울루 벤투(5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금 '불통의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그 배경에는 벤투 감독 '소통의 부재'가 큰 역할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꺾이지 않은 시점에서 일일 확진자 1106명(23일 기준)이 나오는 일본으로 원정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축구팬들이 당장 반발했다. 선수 차출 과정도 매끄럽지 않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손흥민(토트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주세종(감바 오사카), 부상자 홍철(울산 현대)을 선발하는 과정 등에서 일방통행을 강행했다. 선수 발탁 권한은 벤투 감독에게 있다. 하지만 소통과 배려 없이 남발하는 권한은 오래가지 못한다. 신뢰를 받지도 못한다. 당초 한·일전 명단에 벤투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소속 5명을 선발했다. 원두재, 이동준(이상 울산), 조영욱, 윤종규(이상 FC 서울) 그리고 엄원상(광주 FC·부상으로 소집 해제)이었다. 올림픽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있는 유럽파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도 선발했다. 유럽파는 A매치가 아닌 이상 차출 의무가 없다. 물론 복잡하지만 구단과 조율하면 올림픽대표팀 합류도 가능한 일이다. 유럽파는 그렇다 치더라도 올림픽대표팀 핵심 멤버 5인을 A대표팀으로 데려가는 건 '불통의 극치'라 할 수 있다. A대표팀 주축 유럽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해 올림픽대표팀으로 땜질하려 했다면 이 역시 온당치 못한 처사다. 다른 시기라면 반길 일이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월반'해 A대표팀으로 가는건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위해서 좋은 현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A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성장한 선수도 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동반 상승 효과도 낼 수 있다. 지금 시기는 그럴 때가 아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7월 23일 개막이다. 4달 남았다. 코로나19로 올림픽대표팀은 제대로 된 소집과 평가전을 치르지 못했다. 3월 소집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22일 경주에서 소집했다. 외국 강호 혹은 다른 국가 올림픽대표팀과 평가전은 없지만 손발을 맞추고, 최종엔트리 윤곽을 잡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런데 벤투 감독의 결정으로 이 귀중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주축 선수들은 A대표팀으로 갔다. 이 과정의 마지막은 참담하다. 윤빛가람(울산)이 부상으로 낙마하자 대체 선수로 이동경(울산)을 뽑았다. 이동경은 올림픽대표팀 핵심 멤버다. 올림픽대표팀 합류를 준비하다 급히 인천공항으로 향해야 했다. 오직 A대표팀만 바라보는 벤투 감독의 아집을 느낄 수 있는 결정적 장면이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이동경은 사전에 미리 얘기된 부분은 없었다.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A대표팀 역시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소집과 평가전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올림픽대표팀과 상황은 다르다. 벤투 감독이 진행하고 있는 이 '무리한' 일본 원정의 1차 목표는 오는 6월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다. 이를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다. 올림픽대표팀의 1차 목표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본선이다. 어느 대회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고, 어떤 대표팀에 더 배려를 해줘야할 때인가. 벤투 감독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다. 한 축구인은 "월드컵 2차 예선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추진해야 하는가. 2차 예선을 대충 준비하라는 말이 아니다. 일본 원정을 가지 않아도, 올림픽대표팀에 배려를 해도 큰 무리 없이 치를 수 있는 대회라는 의미다. 아시아 강호가 총촐동하는 최종예선도 아니다. 상대는 투르크메니스탄, 북한, 레바논, 스리랑카다. 한국 축구가 언제부터 2차 예선을 두려워했고, 걱정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만 하더라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8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지금 벤투호의 순위는 H조 2위다. 투르크메니스탄이 1위다.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1경기 더 치렀을 뿐이고, 남은 4경기 모두 한국에서 치러진다.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인 상대들이다. 무리하지 않아도,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없어도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다. 한국 축구에 이런 자신감과 경쟁력이 없다면 최종예선에 진출한 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축구인은 "무리한 일본 원정이라도 올림픽대표팀이 한다고 했으면 이렇게 큰 반발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계대회에 나선다. 게다가 원정 대회. 아직 조편성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한국보다 한 수 위 상대들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최정예 멤버로 올림픽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할 일을 계속해야 한다. 나는 방역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나의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일전은 월드컵 예선을 치르기 전 찾아온 유일한 기회다. 팀을 정상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나의 의무이자 도리, 책임이다." 벤투 감독이 한·일전 명단을 발표하면서 꺼낸 말이다. 그의 의무이자 도리, 책임은 또 있다. 벤투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의 최고 수장이다. 그의 역할은 A대표팀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축구 전체를 아우르는 것 또한 중요한 '책임'이다. A대표팀에만 시선이 갇혀서는 곤란하다. 전체를 크게 볼 수 있는 시선과 통찰력을 갖춰야 하는 '의무'도 있다. 한국 축구에 있어서 올림픽도 중요한 대회다. A대표팀 감독으로서 도울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돕는 게 '도리'다. 올림픽이 끝난 뒤 최종예선에 가서 A대표팀에 몰아줘도 늦지 않다. 이런 부분을 배려하고 조율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기자는 지금껏 벤투 감독이 하위 대표팀에 대해 배려하는 모습을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3.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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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부회장의 복귀…'긍정과 부정의 공존'

이용수(62) 세종대 교수가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복귀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7일 정몽규 회장 3기를 이끌 새 집행부를 발표했다. 신아영 아나운서의 깜짝 이사 발탁이 화제였지만, 이번 인사의 핵심은 부회장 6명의 명단에 들어있다. 이 부회장의 컴백에 무게추가 쏠린다. 이 부회장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브레인'이다. 대표적인 업적이 2002 한·일 월드컵이다. 당시 기술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며 '4강 신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한때 정 회장의 반대편에 섰던 적이 있었지만, 정 회장마저 그를 발탁했다. 반대편까지 인정한 경쟁력이다. 이 부회장의 복귀는 2017년 6월 15일 부회장과 기술위원장에서 사퇴한 지 1323일 만이다. 정 회장의 마지막 월드컵인 2022 카타르 대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능력이 필요한 시기다. 정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한 축구인은 "이용수 부회장의 능력과 열정은 누구나 다 아는 것 아닌가. 사퇴 후에도 정몽규 회장의 신뢰는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축구 발전에 필요한 인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 이 부회장은 기술위원장을 겸임했지만, 이번에는 부회장 역할만 한다. 축구협회는 "김판곤 위원장이 대표팀을 관할하고, 미하엘 뮐러 위원장이 유소년을 담당한다. 양쪽의 가교역할을 할 이용수 부회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3년 반 전 이 부회장이 사퇴한 이유,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 때문이었다. 이 기술위원장이 선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초반에는 '갓틸리케'라 불리며 환호를 받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경질됐다. 이 부회장도 함께 책임을 지고 떠났다. 축구협회는 이번 집행부 인사를 '파격과 젊음'이라고 강조했지만, 한편으로는 실패한 인사를 재탕한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축구 팬들이 이 부회장 복귀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시각은 축구협회도 알고 있다. 축구협회는 "부정적 의견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과 유소년 모두 경험이 있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는 한 사람, 이용수 부회장뿐이었다"고 밝혔다. 3년 반 전과 달리 이 부회장은 전면으로 나서진 않는다. 뒤에서 크게 보고, 조언하고, 조율하는 역할이다. 그렇다고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대표팀과 유소년의 모두의 발전, 두 팀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이 부회장 손에 달렸다. 이 부회장은 명예 회복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복귀를 결심했다는 전언이다.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1.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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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총출동' 벤투호, 다음달 15일 오스트리아에서 멕시코와 친선경기

벤투호가 오스트리아로 간다. 대한축구협회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11월 15일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오스트리아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벤투호는 11월 A매치 기간(11월 9일 ~ 11월 17일)에 친선경기를 치를 상대 팀을 물색한 끝에 멕시코와 맞붙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멕시코의 친선경기는 11월 15일 오전 5시(한국시간)에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예정이며 도시 및 경기장은 추후 확정된다. 이번 A매치 기간 열리는 친선경기에는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에서 뛰는 대표팀 선수들을 모두 소집해 최정예 멤버로 발을 맞출 계획이다. 대표팀은 11월 A매치 기간에 유럽에 머물며 두 차례 친선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린다. 멕시코에 이은 두 번째 평가전 상대는 중동 지역팀으로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9월 기준) 11위를 기록 중인 멕시코는 1994 미국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강팀이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상대전적에서 4승2무7패로 열세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으로 한국이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멕시코의 주요 선수로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활약한 이르빙 로사노(나폴리, 이탈리아)가 꼽힌다. 멕시코는 최근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는데 이 경기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턴에서 뛰는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가 결승골을 넣었다. 벤투 감독은 10월 올림픽대표팀과의 경기에서 K리거로 구성된 대표팀을 이끌고 경기를 치르며 새로운 선수를 테스트했다. 이어 11월에는 해외파를 총동원한 정예 멤버로 A매치 2연전을 치르며 내년 재개될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대비한다. 전한진 KFA 사무총장은 “유럽은 UEFA 네이션스리그를 진행해 유럽 팀끼리 붙기 때문에 한국이 유럽팀과 경기를 치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멕시코는 우리에겐 최상의 친선경기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0.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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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등 총출동' 축구대표팀, 멕시코와 유럽 평가전

한국축구대표팀이 다음달 15일 오스트리아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11월 A매치 기간(9~17일)에 친선경기를 치를 상대를 물색한 끝에 멕시코와 맞붙기로 결정했다. 11월15일 오전 5시(한국시각)에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예정이며 도시 및 경기장은 추후 확정된다”고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월 A매치 기간에 유럽에 머물며 두 차례 친선경기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린다. 두 번째 평가전 상대는 중동팀으로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이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두 소집해 최정예 멤버로 발을 맞춘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축구대표팀은 홈에서 평가전을 치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입국시 자가격리를 고려하면 유럽파 선수들을 부르기 쉽지 않다. 최근 올림픽대표팀과 친선경기에도 해외파를 소집하지 않고, K리그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 테스트했다. 11월에는 해외파를 총동원한 정예 멤버로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내년 재개될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 대비한다. 유럽파 선수들이 처음으로 바뀐 유니폼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9월 기준) 11위를 기록 중인 멕시코는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강팀이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상대전적에서 4승2무7패로 열세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이 1-2로 졌다. 멕시코의 주요 선수로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활약한 이르빙 로사노(이탈리아 나폴리)가 꼽힌다. 멕시코는 최근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턴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가 결승골을 넣었다. 전한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유럽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진행해 유럽 팀끼리 붙기 때문에 한국이 유럽팀과 경기를 치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멕시코는 우리에겐 최상의 친선경기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0.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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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1면 at IS]⑬황희찬, 한국판 '루니'는 훗날 반 다이크를 제치고

'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 〈편집자 주〉 한국 축구에 없었던 '유니크(Unique)'한 유형의 공격수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황소'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이 선보인 저돌적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징적 공격수 웨인 루니를 닮았다는 평을 받았다. 황희찬이 한국 축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시작한 시점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한 대회였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연령대보다 3살이나 어린 막내 황희찬을 올림픽대표팀에 처음 불러들이면서 확신을 표현했다. 신 감독은 "황희찬의 저돌적인 모습, 수비까지 가담하는 활동량 등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일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격수 루니와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희찬은 신 감독의 확신에 보답했다. U-23 챔피언십 최대 승부처였던 카타르와 4강에서 70m 폭풍 드리블을 선보이는 등 강렬한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을 이끌었다. 이후 황희찬은 2016 리우올림픽 본선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황희찬의 유니크한 스타일에 많은 전문가들이 찬사를 던졌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리우 올림픽 최고의 수확은 황희찬이다. 그의 스타일은 저돌적이다. 한국에 새로운 유형의 골잡이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황희찬은 매우 훌륭한 선수다. 지금 한국의 모든 선수를 통틀어 스타일이 가장 유니크한 선수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력, 그리고 저돌적 몸싸움으로 수비를 뚫고 골 라인으로 전진하는 모습은 이전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다"고 극찬했다. 이런 황희찬이 A대표팀에 선발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6년 9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중국과 경기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꾸준히 A대표팀에 발탁됐고,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대회인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초대받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 스웨덴전을 일주일 앞둔 6월 12일, 황희찬이 일간스포츠 1면에 등장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모든 이슈는 '에이스' 손흥민에게 쏠렸다. 상대 팀들도, 외신들도 세계적 선수로 올라선 손흥민을 주목했다. 하지만 월드컵대표팀은 손흥민 혼자의 팀이 아니었다. 손흥민을 도울 조력자, 미지의 공격수 황희찬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황희찬은 에이스 손흥민의 의존도를 줄여줄 공격수로 기대감을 모았다.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3연패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의 주역으로 활약한 황희찬. 외국에서도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황희찬을 한국 대표팀 핵심 선수로 꼽으며 "황희찬은 3년 동안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했고, 한국의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한국의 선발로 나설 선수다. 임팩트가 강하다. 수비수 앞에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이 움직임은 한국의 상대국 수비수들이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며 큰 경험을 쌓은 황희찬은 계속 성장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경험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 어린 나이에 월드컵, 아시안컵 등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거의 모든 주요 대회를 경험하기에 이르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이 나이에 이런 풍부한 경험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황희찬의 경쟁력이 한국 축구에 필요했다는 뜻이다. 그의 유니크한 스타일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비난과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쓰러지지 않은 황희찬. 그는 지금 한국 대표팀 중심 선수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황희찬은 지난해 10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소속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를 제치고 골을 넣으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국판 '루니'는 한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관련기사 ①손흥민, '함부르크의 신'이라 불린 사나이 ②이승우, 최연소 A매치 데뷔 기록은 못 깼지만… ③이강인, 한국 역대 최고의 '왼발' 등장 ④이재성, 최강희와 슈틸리케의 '신데렐라' ⑤황의조, '인맥왕'에서 '갓의조'로 ⑥이명주와 신진호, '황선대원군'의 두 충신 ⑦세계가 주목한 소녀, 지메시의 등장 ⑧권창훈, 올림픽 예선 최초의 '해트트릭' ⑨이정협, 동화 '군데렐라' ⑪임상협, "똥배 나온 선수는 축구장에 설 수 없다" ⑫백승호, U-20 월드컵에 미친 축구천재 2020.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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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생 김민재

2020년. 경자년의 해가 떠올랐다. 매년 새해가 밝으면 그해 기대되는 스포츠 스타들이 있다. 경자년을 수놓을 수맣은 쥐띠 스타들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큰 기대감을 받는 선수 중 하나, 96년생 김민재다. 그는 '괴물 수비수'라 불린다. 김민재를 향한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0cm의 키와 88kg의 몸무게.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김민재는 몸싸움과 제공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압도적 피지컬을 앞세운 수비력도 압권이다. 그리고 김민재를 괴물로까지 발전시킨 결정적 요소, 스피드다. 큰 덩치에도 빠른 스피드를 지닌 그는 '탈아시아급' 수비수로 불린다. 여기에 정확한 패스와 득점력까지 갖췄다. 앞으로 한국 축구 10년을 이끌어갈 수비의 중심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떡잎부터 달랐다. 김민재는 2017년 K리그1(1부리그) 최강의 팀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K리그1 최강의 스쿼드를 꾸린 전북이다. 대표급 선수가 아니면 주전으로 뛰지 힘든 팀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데뷔해부터 주전으로 뛴 김민재다. 이는 김민재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지에 대한 예고편이었다. 2019년 1월 김민재는 전북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당시 중국으로 가는 김민재를 향해 비판도 많았다. 좋은 능력을 중국에서 썩힐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과거 대부분의 선수들이 중국으로 넘어간 뒤 기량하락을 겪어야 했다. 일명 '중국화' 논란으로 뜨거웠을 때도 있었다. 김민재는 달랐다. 중국에서도 기량은 쇠퇴하지 않았다. 2019시즌 팀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며 34경기를 소화했다. 대표팀에 소집된 후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자 중국 진출 선수에 대한 시선도 바뀌었다. 김민재는 중국에 진출한 뒤에도 축구 팬들에게 꾸준히 찬사와 지지를 받는 유일한 선수로 등극했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도 김민재는 환호 속에서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김민재의 강점은 또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이미 그는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성큼 들어왔다. 이제 대표팀 수비라인에 김민재가 없으면 안 되는 시기가 왔다. 실제로 2019년 A매치를 가장 많이 소화한 선수가 김민재였다. 그는 총 17경기, 1629분을 뛰었다. 2020년 그가 할 일이 더 많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다시 시작된다. 2019년에는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 한 수 아래인 북한, 레바논 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2020년에는 달라져야 한다. 대표팀 중심에 김민재가 버티고 있다. 한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앞장서야 하는 운명이다. 김민재는 부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이 좌절됐다. 그만큼 월드컵을 향한 간절함도 크다. 중국을 떠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포드가 김민재에게 관심이 있다는 현지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재 역시 "유럽으로 진출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 유럽에 확실히 가고 싶어졌다"고 피력한 바 있다. '탈아시아급' 김민재가 아시아를 떠나 축구의 대륙 유럽으로 간다면, 그가 얼마나 더 성잘할 지 가늠할 수 없다. 그가 성장하는 만큼 한국 축구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최근 한국 취재진과 만난 최강희 상하이 선화 감독. 그는 전북 감독 시절 김민재를 키워낸 인물이다. 최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김)민재가 베이징으로 가면서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있었다. 민재가 중국으로 가면서 퇴보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잘해주고 있다. 리그에서 독보적인 수비수다. 내가 전북에 있을 때도 유럽으로 데려가 테스트를 시킬 생각이 있었을 정도였다. 민재가 빨리 유럽으로 갔으면 좋겠다." 김민재가 한국 축구에 끼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김민재와 한국 축구는 함께 갈 운명이다. 1996년생 김민재가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1.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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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신태용 감독, '소방수의 삶이여' 안녕

신태용 감독. 한국 축구에 이런 '소방수'는 없었다. 그는 2014년 A대표팀 코치로 한국대표팀 지도자로 발을 디딘 후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약 4년 동안 대부분의 대표팀 인생을 소방수로 보냈다. 한국 축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항상 신 감독을 찾았고, 신 감독이 긴급투입될 때마다 항상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짧은 시간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저력을 드러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시작으로 2017 U-20 월드컵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신 감독은 파란만장한 소방수의 삶을 살았다. 혹자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신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으면 어땠을까?' 한국 축구는 신 감독을 급할 때 소방수로만 활용했지 충분할 시간을 펼쳐보일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래서 한국에서 찾지 못했다. 신 감독은 답을 찾기 위해 외국으로 떠난다. 그가 향한 곳은 인도네시아. 지난해 말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4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A대표팀과 함께 U-23 대표팀, U-20 대표팀까지 총괄하는 계약이다. 2020년. 신 감독이 '소방수의 삶'과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주여졌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신 감독은 오는 5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업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일간스포츠는 첫 외국 감독 도전을 앞둔 신 감독을 경기도 성남 모처에서 만났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설렘과 걱정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소방수의 삶을 끝내는 감회도 전했다. 2020년 한국 축구 팬들에게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중국의 거액 연봉을 고사하고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생각해도 잘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거액 제의에 흔들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나는 돈이 아니라 시간을 선택했다. 돈 보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 중국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완성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보장해 준 인도네시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얻은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차분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중국보다 적지만 인도네시아의 대우는 만족하는가. "만족한다. 금전적으로도 인도네시아 상황 상 최선을 다해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점이 만족스럽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리그에 지장이 있더라도 선수 차출 등 모든 부분을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 이런 약속을 받으니 너무나 행복했다. 이런 지원으로 인해 자신감도 높아졌다." -인도네시아 말은 배우고 있나. "인도네시아에서 첫 기자회견을 할 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를 했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어를 열심히 배울 생각이다. 선수들도 영어를 잘 안 쓴다고 한다. 협회장도 선수들과 마음을 열기 위해서 인도네시아 말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라. 나 역시 선수들의 마음을 가져오기 위해 현지 언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로 가서 어학 공부 방법과 스케줄 모두 계획해 놓은 상태다." -인도네시아의 느낌은. "이번에 인도네시아에 가서 안 사실인데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고 들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국가가 인도네시아라고 한다. 한류와 K팝 등이 이곳에서 뜨겁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사람 절반 이상이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한국을 이렇게 좋아해주는데, 내가 더 노력해서 축구에서 성적을 내면 민간외교관으로서 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 축구 인기도 정말 뜨거운 나라다." -한국과 문화적 차이가 큰 곳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이슬람 문화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인도네시아 코치를 2명 쓸 생각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있을 때 내가 코치로 있었다. 외국 감독을 모셔봤다. 현지인 코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떻게 선수들과 화합을 시키고 단합을 시키는 지 알고 있다. 문화적인 차이도 코치로 인해 많이 좁힐 수 있다. 이런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라마단도 경험해야 한다. "라마단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느라 축구협회 관계자와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라마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금식으로 인한 체력 저하는 보완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이 체력이라고 본다. 65분이 넘어가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반의 좋은 모습을 후반에 보여주지 못했다. 라마단 기간에는 더 심할 것이라 본다. 영양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어떻게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직 정답은 없다. 그 속에 들어가 경험을 해보며서 해법을 찾을 것이다." -적응에 자신있나. "한 사람의 성공스토리는 곧 적응스토리다. 성남 일화 감독을 할 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봤다. 실력보다도 먼저 한국에 적응하느냐가 중요했다. 좋은 감독들이 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건 적응을 하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을 한다. 나의 해외 첫 감독 도전이다. 적응을 얼마나 잘, 빨리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적응을 잘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는 한 때 동남아 3강이었다 추락했다. "인도네시아 감독을 맡긴 이유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 축구의 부활이다. 앞서 말했듯 체력이 가장 문제다. 체력이 떨어지니 정신력도 약해지고, 집중력 저하로 실점도 허용한다. 체력과 정신력을 키우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베트남과 동남아시아게임 결승에서 0-3으로 졌지만 경기력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체력 외 나머지 부족함도 함께 경험하면서 찾아낼 것이다." -신태용 축구 이미지는 공격축구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어지나. "그 팀에 맞는 전술을 써야 한다. 인도네시아 상황으로 보면 공격축구를 고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비축구도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동남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공격축구를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강호들을 상대할 때는 수비축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효율적인 수비축구도 필요하다." -3개 대표팀을 지휘, 업무과중 아닌가. "빠듯하다. 일이 너무 많다. 3개 대표팀 일도 있고, 축구협회가 U-17 대표팀도 도움을 달라고 했다. 모두 내가 선택한 일이다. 바빠도 마음은 편하다. U-23 대표팀이 AFC U-23 챔피언십에 탈락했다. 이 연령대 애들이 괜찮다고 본다. 그래서 A대표팀과 세대교체를 시키려고 한다. A매치 데뷔전은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U-20 대표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선수 선발의 기준은.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리그, U-20 리그 등 각 연령별로 리그가 잘 만들어져 있다. 많은 경기를 관전하면서 선수들을 발굴할 것이다. 일단은 인도네시아 코치에게 많이 맡길 수 밖에 없다. 내가 선수 파악이 안 된 상황이고, 코치들이 선수 파악을 완벽히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직접 경험을 하다보면 어떤 선수를 데리고 갈 지 느낌이 올 것이다." -구체적은 스케줄은. "5일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6일부터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17, 18, 19세 60명을 데리고 발리로 가서 1주일 간 테스트를 할 것이다. 이 중 28명을 선발해 2월까지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돌아오면 19세 대표팀은 해산한다. 이후 A대표팀을 소집한다. 보름 정도 소집시켜 훈련을 시킬 것이다. 그 다음 19세를 다시 소집해 일본에서 열리는 U-19 대회에 참가한다. 다녀오면 A대표팀 소집해 태국, UAE전 준비한다. 끝나면 또 19세를 데리고 독일, 네덜란드 전지훈련을 간다. 다녀온 뒤 6월 베트남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을 하고, 친선경기 한 경기 더 한다. 이것까지 끝내면 한국에 한 번 휴가 차 올 생각이다. 이 스케줄은 내가 다 짰다. 그렇게 해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A매치 데뷔전이 태국전이다.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다. 이미 5전 전패를 당했다. 최종예선 진출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신선함을 보여주려고 한다. A대표팀 세대교체의 시작점을 보여줄 것이다. 22세 대표팀 선수들이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설 것이다. 태국전에서 이긴다, 진다를 떠나서 희망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싶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대결도 있다. "내가 인도네시아로 가면서 박항서 감독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박항서 감독님과 워낙 친하다. 베트남에서 정말 위대한 일들을 해내셨다. 성남 일화 감독할 때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시던 박 감독님을 1-0으로 이겨봤다.(웃음) 박 감독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지금 U-23 챔피언십 준비로 바쁘실 것이다. 일단은 거기에 모든 신경을 쓰셔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축구협회와 회장도 그렇고 대통령도 2021년 열리는 U-20 월드컵에 관심이 많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니 당연하다. 나에게 기대하는 바도 크다. 자국에서 개최하는 보람을 찾고자 한다. 성적도 받쳐줘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냉정하게 말해 조별리그 통과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상황을 바꿔야 한다.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 1월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스케줄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차출 때문에 힘든 문제도 없다.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잡고 준비하겠다." -인도네시아 감독의 큰 의미, 소방수가 아닌 삶을 사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에서 소방수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올림픽대표팀도 갑자기 맡았고,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도 대회 6개월 남겨놓고 맡았다.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은 최종예선 2경기 남기고 지휘봉을 잡았다. 갑자기 상황에 직면하니 제대로 플랜을 짜지 못했다. 그때그때 급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이제는 4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분하게 한 걸음 전진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년 차에 팀을 어떻게 운영할 지 스케줄을 확정지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자신감도 높아졌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소방수의 삶은 어땠나. "지금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내가 생각한 것을 다 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또 시작할 때부터 불안함이 함께 한다. 내가 이 대회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게 된다. 성적을 냈을 때 모습,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의 모습 모두 상상을 해봤다. 내 축구 인생이 끝나는 생각까지 들었다. 축구 인생의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돌려봤던 것 같다.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팀을 만들어야 할 지 정말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 것 같다. 시간이 없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소방수로서 이렇게 선택해 준 것에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2020년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A대표팀은 5전 5패다 보니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10월에 AFC U-19 챔피언십이 있는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스즈키컵은 성적에 크게 부담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박항서 감독님으로 인해 이목이 쏠리는 대회라서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내가 이 대회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 도전해보고 싶다." -팬들에게 신년인사를 부탁한다. "나는 2020년 해외 첫 생활을 한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았다. 첫 해는 욕심내지 않고 전체적인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앞으로 꾸준히 인도네시아에 적응하는 과정을 겪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를 알아가는 과정의 해라고 본다. 파악이 되고 적응이 되면 정말 좋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 모두들 건강하셨으면 한다. 나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나는 떠나지만, 2020년 한국 축구도 더 많이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성남=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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