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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9승 무패’ 박현성, UFC 2연승 도전 “이 정돈 이겨야”…ZFN 출신 카밀루도 데뷔전

‘피스 오브 마인드’ 박현성(29)이 10연승 사냥에 나선다. ROAD TO UFC 시즌1 플라이급(56.7kg) 우승자 박현성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번즈 vs 모랄레스’ 대회에서 카를로스 에르난데스(31∙미국)와 격돌한다. 오랜 기다려온 UFC 두 번째 경기다. 박현성(9승)은 2023년 말 데뷔전 이후 1년 5개월 동안 옥타곤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훈련 중 무릎 부상으로 경기가 취소됐고, 지난 2월에는 상대가 체중을 맞추지 못해 대회 하루 전 경기가 무산됐다. 박현성은 “낙담을 하진 않는다”며 “안 좋게 생각해봤자 끝도 없다. 걱정하고, 고민해도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 빨리 떨쳐냈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 사이 박현성은 6년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해 새 신랑이 됐다. 같은 예체능 계열인 무용수로 박현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는 고마운 동반자다. 그는 신혼 여행은 연말로 미루고 맹훈련에 돌입했다.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박현성은 시차적응을 위해 2주 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그간 시차적응에 애를 먹었다. 미국에서 열린 지난 두 경기에선 하루에 3~4시간밖에 자지 못해 끔찍한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렀다. 너무 피곤해서 승리의 기쁨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이번엔 2주 전 현지에 도착해 시차적응을 끝내고 8시간씩 푹 자고 있다. 상대 에르난데스(10승 4패)는 UFC 오디션 중 하나인 데이나 화이트의 컨텐더 시리즈(DWCS)를 통해 데뷔한 선수다. 2022년 UFC에 데뷔해 3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주짓수와 레슬링, 킥복싱을 수련한 웰라운더다. 프로 전적은 많지 않지만 아마추어 경력까지 포함하면 무려 13년차 베테랑이다. 박현성은 10연승을 확신한다. 그는 에르난데스에 대해 “골고루 잘하지만 특별히 잘하는 건 없다”고 평가하며 “이 정도 선수는 이겨야 UFC 랭킹에 진입하든, 오래 활동하든 할 수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박현성은 “현지 적응과 경기 준비 다 마치고, 이제 계체만 남았다. 계체까지 무사히 통과하고 꼭 이기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메인 이벤트에선 UFC 웰터급 랭킹 8위 ‘두리뉴’ 길버트 번즈(38∙브라질)와 12위 마이클 모랄레스(25∙에콰도르)가 맞붙는다. 모랄레스는 17승 무패로 강력한 타격 파워를 자랑하는 초신성이다. 이번에 UFC 타이틀 도전 경험이 있는 번즈(22승 8패)를 통해 톱10 검증을 받는다. 또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의 스카우트 프로그램 ‘루킹포어파이트’를 통해 계약한 ‘재규어’ 마테우스 카밀루(24∙브라질)가 첫선을 보인다. 카밀루는 웰터급(77.1kg)에서 라이트급(70.3kg)으로 내려온 게이브 그린(32∙미국)과 주먹을 맞댄다. 카밀루(10승 4패)는 지난해 12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대회사 ZFN에서 도로브쇼흐 나보토프를 꺾고 UFC 계약을 쟁취했다. 카밀루는 강력한 레그킥으로 나보토프에게 대미지를 입히고, 서브미션으로 위협해 판정승을 거뒀다. 화이트 회장은 원래 한국에 직접 방문하려고 했으나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으로 인해 방한이 무산돼 온라인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당초 화이트 회장은 UFC 308 기자회견장에서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나보토프에게 주목했으나 경기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그는 “이런 일은 많이 일어난다”면서 “나보토프가 기회를 얻고, 세계가 주목했지만 오히려 카밀루가 그 기회를 쟁취했다”며 카밀루를 영입했다.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카밀루는 한 쪽 어깨에는 한국 국기, 다른 한 쪽 어깨에는 브라질 국기를 걸고 옥타곤에 입장할 예정이다. 박현성이 출전하는 ‘UFC 파이트 나이트: 번즈 vs 모랄레스’ 메인 카드는 오는 5월 18(일) 오전 7시 40분부터 tvN SPORTS와 티빙(TVING)을 통해 중계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번즈 vs 모랄레스 대진 메인카드 (tvN SPORTS/TVING 오전 7시 40분) #8 길버트 번즈 vs #12 마이클 모랄레스 호돌포 벨라투 vs 폴 크레이그 소디크 유수프 vs 마이롱 산토스 더스틴 스톨츠푸스 vs 누르술톤 루지보예프 줄리안 이로사 vs 멜퀴자엘 코스타 박현성 vs 카를로스 에르난데스 (지연 중계) 언더카드 (UFC 파이트 패스 오전 5시) 게이브 그린 vs 마테우스 카밀루 재러드 고든 vs 티아고 모이세스 야디에르 델 바예 vs 코너 매튜스 루아나 산토스 vs 타이나라 리스보아 박현성 vs 카를로스 에르난데스 #13 티샤 페닝턴 vs #15 루아나 피네이루김희웅 기자 2025.05.16 07:33
스포츠일반

4주 전 UFC 오퍼 받았는데 ‘완벽’…마샤두 개리, 프라치스 꺾고 2주 뒤 챔피언전 백업 파이터 자처

‘퓨처’ 이안 마샤두 개리(27∙아일랜드)가 ‘나이트메어’ 카를로스 프라치스(31∙브라질)의 도전을 물리치고 2주 뒤 열리는 UFC 웰터급 타이틀전의 백업 파이터가 됐다. UFC 웰터급(77.1kg) 랭킹 7위 마샤두 개리(16승 1패)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티모바일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마샤두 개리 vs 프라치스’ 메인 이벤트에서 13위 프라치스(21승 7패)에게 만장일치 판정승(48-47, 48-47, 49-46)을 거뒀다. 리스크를 기회로 바꿨다. 마샤두 개리는 4주 전 대체 오퍼를 받아 경기를 수락했다. 프라치스의 원래 상대였던 제프 닐이 부상을 당하자 UFC는 프라치스와 마샤두 개리에게 캔자스시티 대회 메인 이벤트 자리를 제안했다. 마샤두 개리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10연속 KO승을 달리던 기세 좋은 프라치스를 제압했다. 마샤두 개리는 원거리에서 활발한 스텝을 밟으며 강력한 왼손 펀치를 자랑하는 프라치스를 공략했다. 잽과 오블릭킥, 레그킥을 차며 프라치스의 전진을 막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이킥으로 프라치스의 왼팔에 대미지를 줬다. 또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프라치스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프라치스는 4라운드 중반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4라운드 후반 프라치스가 급격히 흐름을 반전시켰다. 준비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마샤두 개리는 점점 체력이 떨어졌다. 프라치스는 보다 적극적으로 잽을 활용하며 마샤두 개리를 압박했다. 펀치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마샤두 개리는 케이지 쪽으로 뒷걸음질 쳤다. 끝내 역전 드라마는 없었다. 프라치스는 5라운드에 찾아온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프라치스는 마샤두 개리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뒤집어서 역으로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프라치스는 강력한 그라운드 앤 파운드를 날리며 피니시를 노렸다. 하지만 마샤두 개리는 기어서 도망가는 굴욕적 장면까지 연출하며 살아남아 판정승을 쟁취했다. 마샤두 개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완벽하게 경기를 통제했다”며 “이러한 경기에서 멍청한 짓을 하면 대가를 치르기에 영리하고 안전하게 싸우려 했다”고 경기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프라치스는 엄청난 기세를 자랑했지만 내가 모두에게 공언했듯이 그에게 한 수 가르쳐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샤두 개리는 UFC 웰터급 타이틀전 백업을 자원했다. 오는 5월 11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UFC 315에서 챔피언 벨랄 무하마드(36∙미국)가 잭 델라 마달레나(28∙호주)를 상대로 타이틀 1차 방어전에 나선다. 마샤두 개리는 “난 21일 전 오퍼를 받아 랭킹 2위 샤브캇 라흐모노프와 싸웠고, 25일 전 오퍼를 받아 짐승 프라치스와 싸웠다”며 “2주 후에 캐나다로 가서 세계 타이틀전의 공식 백업 파이터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수용했다. 화이트 회장은 “두 경기 연속으로 단기 대체 오퍼를 수락한 건 대단한 일”이라며 “그는 오늘 좋아 보였고, 누구하고든 싸울 수 있다”고 칭찬했다. 11연승(10KO)을 달리던 프라치스는 이로써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그래도 완전한 패배는 아니었다. 그는 뛰어난 테이크다운 방어 실력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보여주며 정상급 선수와 경쟁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프라치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행히도 상대를 피니시하지 못했고, 그걸론 충분하지 않았다”며 “미안하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는 패배 성명을 남겼다. ‘마운틴 타이거’ 장밍양(26∙중국)은 아시아 최초 UFC 라이트헤비급(93kg) 랭킹 진입이 유력해졌다. 장밍양은 이날 코메인 이벤트에서 은퇴전에 나선 랭킹 15위 ‘라이언 하트’ 앤서니 스미스(36∙미국)에게 1라운드 4분 3초에 그라운드 엘보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상위 랭커를 이길 경우 상대의 랭킹을 차지하는 관례상 이번 주 랭킹 15위 진입 가능성이 높다. 장밍양은 타격전 상황에서 팔꿈치 공격으로 스미스에게 열상을 냈다. 스미스의 얼굴은 피로 뒤덮혔다. 타격전에서 밀리던 스미스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했고, 장밍양은 이를 방어하고 그라운드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장밍양은 강력한 펀치와 팔꿈치 공격으로 스미스를 공격했고, 더 이상 스미스가 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장밍양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외국 선수인 자신에게 야유한 관중들을 향해 “또 야유해 봐라, 어디 한번 들어보자”고 도발했다. 이어 “아직 여러분이 내가 누군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몰랐더라도 이제는 알게 됐을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다음 상대로 누구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화이트 회장을 향해 “당신이 내 다음 상대를 정해달라”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전 챔피언인 랭킹 2위 유리 프로하스카(32∙체코)를 원한다고 밝혔다. UFC에서 세 번째 승리를 기록한 장밍양은 12연속 피니시승을 기록하며 100% 피니시율을 이어갔다. 통산 전적은 19승 6패가 됐다. 장밍양이 랭킹에 진입하면 아시아 등용문 ROAD TO UFC를 통해 UFC와 계약한 선수 중 첫 랭커가 된다. 스미스는 17년간의 커리어를 마무리 지었다. 통산 전적은 37승 22패다. UFC는 옥타곤에서 12년간 25전을 치른 베테랑 스미스에게 성대한 은퇴식을 치러줬다. UFC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스미스의 활약상이 담긴 헌정 영상을 상영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2019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와의 타이틀전에서 반칙 그라운드 니킥을 맞은 장면이었다. 더 이상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고 포기하면 챔피언이 될 수 있었지만 그는 이렇게 챔피언이 되고 싶지 않다며 경기 속행을 선택하고 패했다. 스미스는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내가 저 모든 일들을 해냈다”고 감격에 젖었다. 그는 “내가 처음 종합격투기(MMA)를 시작했을 때 나는 집도 없었고,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UFC는 내가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게 해줬다”며 “마음속 깊숙히 감사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김희웅 기자 2025.04.28 13:14
메이저리그

'OPS 0.852→0.529' 다저스 '혜자' 먼시가 어쩌다...타격 어프로치 바꾸려다 타이밍 '실종'

오랜 시간 LA 다저스 주포로 활약했던 맥스 먼시(35)의 부진이 끝날 줄 모른다. 나이가 들어 생긴 '에이징 커브' 현상인 줄 알았는데, 원인이 따로 있었다.미국 디애슬레틱은 23일(한국시간) 올 시즌 부진을 겪고 있는 다저스 주전 3루수 먼시의 부진에 대한 뒷 이야기를 전했다.먼시는 지난 2018년 혜성같이 등장해 지난해까지 다저스 주전 내야수이자 중심 타자로 활약해온 거포다. 통산 타율은 0.227로 낮지만 출루율이 0.350에 달하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819로 수준급이다. 35홈런 이상을 네 차례나 기록하는 등 통산 195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지난해 부상으로 237타수만 소화했지만, 타율 0.232 15홈런 48타점 OPS 0.852로 팀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런 먼시가 올해는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4일 기준 그의 시즌 성적은 타율 0.178 4타점, 출루율 0.282 OSP 0.529에 불과하다. 장점이던 홈런포가 단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다.단순히 30대 중반에 나이에 접어들어 생긴 노쇠화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유가 있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먼시는 "스윙 속도는 (이전과) 마찬가지다. 콘택트 순간의 속도도 내가 다저스에 처음 왔을 때와 똑같다. 그런데 모든 공에 늦고, 다 놓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먼시는 비시즌 준비 과정이 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추정 중이다. 일부러 공을내리찍어 치거나 낮은 탄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 보려 했다. 일부러 공의 윗 부분을 치려 한 것이다. 애런 베이츠 타격 코치에 따르면 이는 먼시가 어차피 뜬공을 만드는 타자인 만큼 타구 방향이 너무 당기는 쪽으로 몰리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실패였다. 타구 각도를 의식하다가 어깨가 앞으로 향했고, 이는 엉덩이 회전 속도를 막았다. 히팅 포인트가 앞으로 당겨졌지만 타구 속도가 약해졌고, 헛스윙도 늘었다. 공을 지켜볼 시간도 짧아져 유인구에 속는 비율도 24.3%로 커리어 최고치를 찍었다.다저스는 현재 먼시의 스윙을 재조정 중이다. 하체 뒷 부분에서 힘과 균형을 되찾는 게 목표다. 먼시는 "뒷다리가 지탱해줄 수 있다면 스윙이든 레그킥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레그킥이 아니라 토탭을 해도 된다. 손을 허리까지 내리든 머리까지 올리든 상관없다. 뒷 다리만 잘 잡으면 된다"며 "안 좋을 때는 그걸 못하고 있던 것이다. 늘 그게 제 열쇠고, 강점이었다.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먼시가 살아나야 최근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다. 시즌 개막 8연승을 질주했던 다저스는 16승 9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공동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2연패. 대형 계약을 안긴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태너 스콧 등이 부진하고 에이스를 맡겼던 블레이크 스넬은 어깨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이들과 달리 먼시는 저렴한 연봉으로 항상 다저스 타선의 한 축을 맡았던 타자다. 2017년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입단했던 그는 2018년 거포로 탈바꿈했고, 2020년 3년 2600만 달러 저렴한 규모에 연장계약까지 맺었다. 이후에도 항상 단기간에 팀 옵션이 달린 계약을 맺은 그는 지금까지도 다저스와 동행 중이다. 저렴한 연봉을 받고 타선 한 축을 지켜준 그가 있던 덕분에 다저스는 절약한 돈으로 여러 대형 영입을 성사시켰다.먼시와 다저스의 계약은 올해로 끝날 수 있지만, 다저스는 팀 옵션을 보유한 상태다. 먼시가 부활하거나 최소한 가능성만 보여준다면 동행은 계속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24 17:23
프로야구

비로소 깨어난 1차 지명 기대주...박주홍 "오타니, 옆 모습까지 공부했죠" [IS 피플]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박주홍(24)은 지난 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2회 말 무사 1·2루에서 투수 라일리 톰슨의 152㎞/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을 쳤다. 2020년 데뷔한 그가 1군에서 통산 121경기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홈런이었다. 박주홍은 2020년 1차 지명을 받고 키움에 입단했다. 선수 풀(pool)이 넓은 서울 지역에서 그해 세 번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망주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박주홍은 지난 시즌까지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2020년 1군에서 1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4시즌(2021~2024)도 주로 2군에서 뛰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1군 무대만 서면 배트가 얼어붙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달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1군 공식전 첫 홈런을 치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꾸준히 선발 외야수로 출전하고 있다. 19일 기준으로 타율 0.250(56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박주홍의 타석은 다른 이유로도 주목받고 있다. 톱 포지션(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과 스탠스, 스윙 자세가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타격 장면을 비교한 소셜미디어(SNS) 콘텐츠도 큰 화제를 모았다. 박주홍은 원래 레그킥(leg kick)을 하며 타격했다. 그러나 움직임이 큰 자세로 1군 투수들의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을 지면에 찍어 타이밍을 맞춘 뒤 배트를 돌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그 과정에서 오타니의 타격 자세를 연구해 자신의 몸에 맞췄다. 박주홍은 "레그킥을 버렸기 때문에 힘을 더 실을 수 있는 스윙이 필요했다. 힙 힌지(hip hinge·고관절을 경첩처럼 접는 것)도 중요하고, 코어의 힘도 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타니 선수의 타격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주홍은 "1군만 올라오면 너무 못하다 보니 극단적인 변화를 줘야 했다. 오타니 선수의 경기 중계 화면뿐 아니라, 훈련할 때 옆에서 찍은 영상도 공부했다"라고도 전했다. 타격 메커니즘까지 따라 할 순 없었지만, 몸을 움직이는 타이밍이나 전체적인 느낌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박주홍이 올 시즌 도약에 여러 가지가 배경이 있다. 여기에 바꾼 타격 자세도 큰 영향을 미쳤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5년 동안 2군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낸 박주홍이다. 올해는 조금씩 좋은 결과가 나오자,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지금처럼 잘 적응하면 올 시즌을 야구 인생 터닝 포인트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주홍도 "야구 선수다운 기록을 남기고 있는 게 처음인 것 같다. 시범경기에서 (1군) 첫 홈런이 나오며 조바심을 다스릴 수 있었다. 이제 겨우 내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주중 3연전부터 박주홍은 타격감이 식은 게 사실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 박주홍이 올해는 고비를 넘고 비상할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22 07:42
메이저리그

강한 타구 '39.5%', 포지션은 3개…김혜성이 '180도' 달라졌다 [IS 포커스]

KBO리그 대표 교타자가 180도 달라졌다. '개조'를 선택한 김혜성(26)이 변화의 결실을 얻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1월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313억원)에 계약했다. 40인 로스터에 들었으나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마이너리그 성적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는 김혜성은 15일(한국시간) 기준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62타수 18안타), 출루율(0.362)과 장타율(0.581)을 합친 OPS는 0.943을 기록 중이다. 장타력 향상이 눈에 띈다. 올해 김혜성이 친 18개 안타 중 장타가 11개(2루타 7개, 3루타 1개, 홈런 3개)에 달한다. 지난해 그는 KBO리그 데뷔 후 가장 높은 순장타율(장타율-타율) 0.132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 지표가 0.290에 달한다. 지난해 10.9%였던 타석당 삼진이 23.9%까지 급증했지만, 그 대가로 장타를 얻어냈다.장타력이 달라진 건 타격 폼 변화 때문으로 여겨진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시작 후 다저스의 제안을 받고 타격폼을 바꿨다.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레그킥을 버렸고, 배트를 잡은 손의 위치도 낮췄다. 가볍게 맞혀 약한 타구로 안타를 만들던 어프로치도 바꿔 나갔다.새 타격 폼이 몸에 익지 않은 스프링캠프에선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타율 0.207 1홈런, 출루율(0.303)과 장타율(0.310)을 합친 OPS는 KBO리그 때보다 못한 0.613에 그쳤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당시 김혜성이 때린 강한 타구(시속 153㎞ 이상) 비율은 16.7%에 불과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준 타구 질은 다르다. 현재 김혜성이 기록한 강한 타구 비율은 39.5%(트래킹된 타구 기준)로 크게 높아졌다. KBO리그 때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KBO리그에서 강한 타구 비율 40%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김재환(두산 베어스) 노시환(한화 이글스) 등 리그 대표 홈런 타자들이었다.멀티 포지션 준비도 순항 중이다. 김혜성은 현재 2루수로 5경기(선발 3경기), 중견수로 6경기, 유격수로 5경기에 고루 출장 중이다. 구단은 날마다 그의 출장 포지션을 의도적으로 바꿔 유틸리티 출장에 적응케 하고 있다.기다리면 기회도 결국 온다. 다저스는 하위 타순으로 출전하는 앤디 파헤스, 크리스 테일러, 미겔 로하스 등이 모두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부상자가 나오거나 방출 선수가 나오면, 김혜성에게 기회가 찾아온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16 07:37
프로야구

두산 내야 미래, 2군에도 있다...'장타 장착' 임종성 "기본부터 착실히, 팬들 바라는 선수 되고 파" [IS 인터뷰]

두산 베어스는 2025시즌 내야진의 새 '답'을 찾아야 했다. 2014년부터 유격수를 지켰던 김재호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또 2015년부터 3루수를 지켰던 허경민은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잠실을 떠났다.10년 동안 쓰던 '상수'들이 빠졌으니 대체가 쉽지 않았다. 두산은 2루수였던 강승호를 3루수로 옮겼고, 비시즌 동안 경쟁을 통해 유격수와 2루수 새 주인을 찾았다. 박준영이 주전 유격수로 안착하곤 있다. 그러나 이유찬의 부상, 오명진의 부진으로 여전히 내야는 완성과 거리가 멀다. 2루수 주인은 돌고 돌아 현재는 박계범이 주축으로 뛰고 있다.계속해서 답을 고민해야 하는 때. 2군에서도 여러 내야 자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성장 중이다. 2024년 2라운드 지명자 여동건이 그중 1명이다. 그리고 여동건에 이어 3라운드로 입단한 임종성도 올 시즌 기량을 끌어올리며 경쟁력을 증명 중이다.임종성은 지난해만 해도 1군에서 쓸 수 있는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시 퓨처스(2군)리그 78경기에 출전한 임종성은 타율 0.213(239타수 51안타)만 기록했다. 장타는 2루타 11개와 3루타 2개뿐. 홈런은 단 하나도 없었다. 1군에 올랐지만, 1경기 나서 무안타가 전부였다. 올해는 다르다. 임종성은 올해 퓨처스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59타수 17안타)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도 0.476에 달한다. 2루타 6개, 3루타 1개, 홈런 1개로 지난해와 달리 장타가 급증했다. 7경기 당 1개 꼴로 나오던 2루타가 올해는 3경기당 1개가 된 셈이다. 하나도 없던 홈런도 시즌 초부터 때려냈다. 지난 3월로 한정하면 9경기 타율이 0.313에 달한다.지난해 느낀 한계가 임종성을 변하게 했다. 본지와 통화에 응한 임종성은 "원래 고등학교 때는 2루타도 많이 쳤다"며 "프로 입단 후엔 만나는 투수들의 수준이 달랐다. 힘에서 투수들에게 조금 밀렸던 탓에 1년 차 때는 장타가 잘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임종성은 방황하지 않고 바로 답을 찾았다. 그는 "원래 하지 않던 레그킥을 장착했고, 분석 파트의 권유에 따라 3구 안에 스윙하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늘렸다. 원래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했다. 시즌 개막 후에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잊지 않고 소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파워보다 중요한 건 히팅 포인트다. 몸만 키워서는 장타를 만들 수 없다는 걸 두산 구단도, 임종성 본인도 알았다. 임종성은 지난겨울부터 히팅 포인트를 꾸준히 앞에서 형성하도록 훈련했다.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면 그만큼 헛스윙 위험이 늘 수 있다. 대신 강한 타구를 만들면서 장타도 늘릴 수 있다.임종성은 "힘이 강한 것만으론 프로 레벨 투수들의 구위를 이겨낼 수 없다. 아무리 힘이 좋아도 뒤에서 맞으면 방망이가 밀리고, 파울이 났다"면서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공을 맞힐 수 있게 해야 공 자체의 뻗는 힘까지 활용해 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임종성의 본 포지션은 3루수다. 1군 주전 3루수 강승호는 현재 팀 5번 타자로 공·수에서 활약 중이다. 1군 자리가 좁아 보이지만, 임종성은 유틸리티로 1군 승격을 대비 중이다. 임종성은 "서예일 코치님께서 '송구 재능이 뛰어난 걸 살려보자. 3루만 해서는 1군에 가려 해도 기회가 그만큼 적어진다. 유격수도 하고, 2루수도 연습해 보자'고 하셔서 모두 준비하고 있다"며 "필요한 부분들을 코치님께서 잘 가르쳐주신다. 적응에 아직 문제는 없다"고 했다.임종성은 1군에서 1경기만 뛰었다. 그 설렘을 알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그는 "1군에 간다고 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선 기본이 되는 수비 완성도를 확실하게 다지고 싶다. 기회가 조금씩 주어질 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임종성은 "팬들께서 원하시는 모습의 선수가 되고 싶다. 3월까지 했던 것처럼 계속 과감하게 타격하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겠다. 장타도 칠 수 있는 내야수가 되겠다. 잘 준비해 1군에서 팬들께 인사드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15 15:05
프로야구

"이천웅 공백, 홍창기가 잡은 것처럼" 통산 1타석 선수를 선발로 낙점한 이유, "열심히 하는 선수는 써야죠"

"홍창기처럼 한 자리 차지할 수도 있다."KT 위즈의 주전 외야수 김민혁이 햄스트링 통증으로 결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강철 KT 감독의 시선은 다소 의외의 인물을 향했다. 올해 막 1군에 데뷔한, 1군 경험이 5경기밖에 없는 최성민이 낙점을 받았다. 2021년 신인(6라운드 전체 55순위)이지만 이전까지 1군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 1군 데뷔 후에도 대수비·대주자로 나서는 바람에 5경기 동안 소화한 타석은 단 한 차례 뿐, 그런 그에게 이강철 감독은 과감하게 선발 기회를 줬다. 최성민은 지난 4일과 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경기가 있었다. 지난 25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 9회 초였다. 대타 김인태와 정수빈의 연속 안타로 실점 위기에 놓인 가운데, 좌익수 대수비로 출전한 최성민이 좌익선상에 떨어진 타구를 빠른 발로 달려가 포구, 1루에서 3루까지 뛰던 발빠른 주자 김인태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지운 것이다. 이를 본 이강철 감독은 "최성민이 좋은 툴을 많이 갖췄다. 어깨(송구)가 좋다. 두산전 3루 보살도 그렇고, 상대 팀도 아는지 최성민이 공을 잡으면 쉽게 홈까지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더라. 그런(강견) 이미지만 갖고 있어도 선수에겐 큰 장점이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입단 때보다) 발도 빨라진 것 같고, (지난 4일) 김광현을 상대로도 안타를 때려내는 걸 보면 타격도 갖춘 선수 같다"라며 그를 기용한 이유를 전했다. 강렬한 '한 방'이 있었어도, 경험 없는 선수를 1군 주전으로 과감하게 기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열심히 하는 선수는 써봐야 한다"라며 그에게 힘을 실었다. 이강철 감독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LG 트윈스에서도 홍창기가 이천웅이 통증으로 빠진 사이에 주전 자리를 잡지 않았나. 최성민도 이렇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누가 알겠나. 지켜 보겠다"라고 말했다. 노력의 결실로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최성민은 올 시즌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1군에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비시즌에 근육량만 5kg를 늘렸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으며 체중을 불리고, 고강도 웨이트 훈련을 통해 근육을 키웠다. 정확한 콘택트를 위해 레그킥을 버렸다. "나는 체구에 비해 멀리 친다고 생각한다. 콘택트 능력만 늘리면 타구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고 생각해 타격폼을 바꿨다.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특출난 장점이 없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게 내 장점이다"라고 말하며 대타보단 주전으로 나가야 빛을 볼 수 있다고 어필했다. 자만의 의미보단, 대수비·대주자 특출난 장점이 없기에 자신의 능력을 두루 선보일 수 있는 선발이 더 몸에 맞다는 표현이었다.첫 술에 배부르랴. 선발 출전 후 타격 성적은 2경기 5타수 1안타로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열심히 한 선수에겐 기회를 준다"는 이강철 감독의 기조대로 기회는 앞으로 더 열려있다. 최성민이 KT의 홍창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5.04.08 10:04
메이저리그

'발만 빠른 똑딱이는 잊어라! AAA 4호 안타=4호 장타 폭발...김혜성 '새 타격 폼'으로 장타 머신 개조 중?

김혜성(26)이 정말로 교타자였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 태어날 수 있을까.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뛰는 김혜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 블릭타운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마이너리그 엘패소 치와와스(샌디에이고 산하)전에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김혜성은 이날도 안타 1개를 추가하며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14에서 0.235로 올랐다. 김혜성을 포함해 타선이 폭발한 다저스는 9-4로 크게 이겼다. 김혜성은 첫 타석부터 1루 베이스를 밟았다. 2회 말 1사 때 첫 타석을 맞이한 김혜성은 왼손 투수 오스틴 크롭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두 번째 타석엔 바로 안타가 터졌다. 그것도 장타였다. 김혜성은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왼손 제이크 히긴보텀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2루타로 만들었다. 2구 연속 빠지는 슬라이더에 2스트라이크를 내줬지만, 이후 5구째 몸쪽으로 들어오는 슬라어더는 놓치지 않고 공략해냈다. 타구 속도는 시속 90.5마일(145.6㎞). 강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20도 각도의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2루타를 생산했다.김혜성의 2루타로 포문을 연 오클라호마시티는 4회에만 무려 9득점을 몰아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오스틴 고티어의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오클라호마시티는 밀어내기 볼넷(코디 호지) 2타점 적시타(에디 로사리오) 2타점 3루타(마이클 채비스)로 7-2까지 달아났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유격수 땅볼을 기록, 채비스가 득점할 수 있게 도왔다. 8-2까지 달아난 다저스는 라이언 워드의 1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시선을 끄는 건 김혜성의 타격 지표다. 김혜성은 이날 경기로 시즌 타율은 낮아도 OPS(출루율+장타율)가 0.910에 달한다. 시즌 안타가 총 4개인데, 이 4개 중 단타가 단 1개도 없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2루타가 3개, 3루타도 1개다.리그 평균 대비 성적도 준수하다. 조정득점 생산력(wRC+)은 125에 달한다. 트리플A의 올 시즌 타격 평균 성적, 리그 득점 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그가 트리플A 평균보다 25%포인트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KBO리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성적표다. 김혜성은 KBO리그 통산 타율 0.304, 장타율 0.403을 기록했던 전형적인 교타자였다. 홈런 커리어하이가 11개에 불과할 정도로 단타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166안타 중 장타는 41개였고, 재작년도 186안타 중 장타가 42개였다. 순장타율(장타율-타율)이 통산 0.099, 커리어하이인 지난해도 0.132를 기록했다. 반면 현재 트리플A에서 순장타율은 0.286에 달한다. 단타 생산에 능했던 김혜성의 성적표에 장타 비중이 급증한 건 리그 환경 차이도 있지만, 역시 타격 폼 조정의 영향인 거로 보인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개막 이후 수 차례 타격 자세를 바꿨다. KBO리그 시절이었던 지난해, 그는 오픈 스탠스(Stance)를 취하며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 발꿈치를 살짝 들고, 톱 포지션(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은 귀보다 높은 부근에 두고, 배트를 어깨에 걸친 채 타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 MLB 시범경기 초반 김혜성은 이동발을 지면에 딱 붙였고, 톱 포지션을 귀 아래로 내렸다.변화에도 성과가 없자 한 차례 더 수정을 진행했다. 그는 2월 2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원래 했던 레그킥(leg kick)을 버리고 토탭(Toe-tap)을 하기 시작했다. 7년 전 오타니 쇼헤이가 그랬던 것처럼 이동발 엄지발가락을 지면에 찍고 살짝 돌리는 움직임으로 타격 타이밍을 잡았다. 더불어 김혜성은 이전까지 어깨에 걸쳐 몸과 수직을 이뤘던 배트를 몸과 평행이 되도록 세우고 타격을 준비했다. 타격 폼 결과가 바로 나올리 없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타율 0.207로 부진하며 개막 로스터 승선에 실패했다. 도쿄 시리즈에 함께 하지 못했고, 트리플A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개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다만 아직 숙제도 명확하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김혜성이 장타 4개를 치긴 했지만, 가장 이상적인 속도와 각도를 갖췄다고 여겨지는 '배럴' 타구는 아직 1개도 없다. 아직은 갭히팅의 성과로 추가 베이스를 얻은 것에 가깝다. 환경도 여전히 김혜성에게 유리하지 않다. 더 이상 발만으로 김혜성이 장점을 어필할 수 없는 때다. 다저스는 3일 트레이드로 젊은 외야수 에스테우리 루이스(26)를 마이너리그 오른손 투수 카를로스 듀란(24)과 맞바꾸는 조건으로 트레이드했다. 루이스는 2023년 타율 0.254(449타수 114안타) 5홈런 47타점 67도루를 기록했다. 67도루는 그해 아메리칸리그 1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신인 최다 도루 기록이었다. 김혜성의 최고 장점인 스피드에서 그를 상회하는 경쟁자였다.만약 장타력을 갖춘다면 김혜성의 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 다저스는 올 시즌 후 유틸리티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미겔 로하스와 계약이 끝난다. 김혜성이 콘택트만 보였다면 알렉스 프리랜드 등 팀 내 경쟁자들에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차근차근 파워 툴을 보여준다면, '발도' 빠르면서 파워까지 보여주는 슈퍼 유틸리티가 된다. 그러면 김혜성의 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3 18:01
프로야구

강백호의 "너 뭐 돼?" 일침에 눈 뜬 '5년차' 신인, "저는 '작은 오각형' 선수, 주전 맡겨만 주세요" [IS 인터뷰]

"저는 선발 체질입니다."프로 5년 차에 데뷔 첫 출전. 현실은 백업이지만, 자신은 백업이 아닌 선발 체질이라 말한다. "전 특별한 장점이 없습니다. 단점이 없는 게 장점입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자만의 의미는 결코 아니다. 대수비나 대주자로 나서기엔 특출난 장점이 있어야 하지만, 자신에겐 뾰족한 장점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 오히려 선발로 나서야 빛을 볼 수 있는 타입이라고 자신한 KT 위즈의 외야수 최성민은 자신을 '작은 오각형' 선수라고 소개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최성민은 지난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10회 대타로 출전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연장 10회 말 2사 1루, 기존 타자 송민섭 대신 해결사 능력이 있는 대타가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중장거리 타자 황재균도 더그아웃에서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1군 경험이 한 경기도 없는 최성민을 택했다. 비록 최성민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면서 데뷔전을 3구 만에 마쳤지만, 중요한 순간 그를 택할 정도로 이강철 감독은 그의 기량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클러치 순간을 경험하면서 성장시킬 요량이기도 했다. 그렇게 최성민은 귀중한 기회를 얻아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틀 뒤인 25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만난 최성민은 "5년 만에 첫 타석에 나섰는데 중요한 순간에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 기쁘면서도 많이 떨렸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왼손타자 외야수 최성민은 2021년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프로 5년 차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1군 출전은 없었다. 2023년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이강철 KT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1군 데뷔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최성민은 "2023년 1군 캠프에 합류하면서 감독님의 기대도 많이 받았고 기사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없었다. '올해는 (1군) 기회가 안 올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범경기 때 내가 가진 능력을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잘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올해 데뷔전이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라고 전했다. 기다렸던 4년이 "정말 길었다"라고 돌아본 그는 오랜 기간 자신의 '특출난' 장점을 찾기 위한 고찰의 시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다들 '네 장점을 살려라'라고는 하는데, 정작 자신은 '내 장점이 뭐지' 혼란스럽기만 했다며, 나중엔 야구의 흥미까지 잃어버렸다는 후문이다. 그때 2군 코치들이 최성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장점이 없어? 그럼 넌 단점이 뭐야?"라는 백진우 육성·재활군 수비코치의 '역발상'에 눈을 떴다. "넌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인 선수다. 다 잘하는 선수가 되면 돼"라는 말이 최성민의 열정을 다시 불태웠다. 강백호의 조언도 컸다. 한창 잡다한 생각에 사로잡혀 소심하게 타석에 나섰을 때였다. 강백호가 그에게 다가와 일침을 놨다. "너 상태(입지) 자체가 불안정한데, 왜 안정적으로(안일하게) 하려고만 해?"라며 '너 뭐 돼?'를 시전했다.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됐다. 최성민은 그 이후로 매 타석 그 순간에 집중하면서 더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고, 적극적으로 뛰려는 자세로 마인드셋을 바꿨다고 말했다. 열정을 되찾은 최성민은 올 시즌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1군에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비시즌에 근육량만 5kg를 늘렸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으며 체중을 불리고, 고강도 웨이트 훈련을 통해 근육을 키웠다. 정확한 콘택트를 위해 레그킥을 버렸다. "나는 체구에 비해 멀리 친다고 생각한다. 콘택트 능력만 늘리면 타구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고 생각해 타격폼을 바꿨다.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올 시즌 그의 목표는 그저 '치열하게 살아남기'다. "레귤러(주전)에 대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라고 말한 그는 "4년 동안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게 있어서 더 이상 불안함 없이, 내 장점인 '단점 없이'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자신했다. 그는 "앞으로 이 작은 '오각형'을 더 넓혀서, 감독님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이 악문 최성민은 25일 수원 두산전에서 생애 두 번째 프로 경기에 나섰다. 이번엔 9회 초 좌익수 대수비였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보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수빈의 좌익선상 안타를 빠르게 쫓아간 최성민은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1루에서 3루까지 가려는 주자 김인태를 잡아냈다. 8-3 점수 차는 컸지만,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최성민이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저, 어깨도 강해요"라는 어필이 생각나는 장면이었다.수원=윤승재 기자 2025.03.26 09:01
프로야구

레그킥 없애고 오타니 타격폼 장착→1군 첫 홈런...'아픈 손가락' 박주홍 "행복합니다" [IS 피플]

키움 히어로즈 '1차 지명' 외야 기대주 박주홍(24)이 1군 무대 첫 홈런을 때려냈다. 그는 "이전과는 다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주홍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7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1-1 동점이었던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롯데 에이스 박세웅을 상대했고, 풀카운트 승부에서 148㎞/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박주홍은 2020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꾸준히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진출하는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 키움이 선택한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박주홍은 데뷔 5년 동안 1군에 안착하지 못했다. 3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다. 더불어 홈런도 없었다. 이날 박세웅을 상대로 쏘아 올린 홈런은 그의 1군 공식전 첫 홈런이었다. 경기 뒤 만난 박주홍은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많은 의미가 섞인 말이었다. 그는 타구가 담장을 넘길 것이라고 확실했지만, 타구가 휘어져 폴 밖으로 향할까 우려했다는 솔직한 심경도 전했다. 1군 첫 홈런이었기에 더 기분이 좋았다고. 달라진 게 있다. 박주홍은 원래 레그킥(leg kick)을 하며 타격을 했지만, 1군 투수들의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을 지면에 찍어 타이밍을 맞춘 뒤 배트를 돌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박주홍은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타격 자세를 참고했다"라고 전했다. 시범경기 한 타석, 한 타석이 박주홍에겐 소중한 기회다. 예전에는 결과에 연연했지만, 이제는 '후회를 남기지 말자'라고 되뇌고 있다.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스윙하는 걸 현실적인 목표로 두기도 했다. 박주홍은 "시범경기 성적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준비한 것을 믿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키움은 지난 2시즌(2023~2024) 연속 최하위(10위)에 그쳤다. 올 시즌도 1약으로 꼽힌다. 박주홍은 자신의 성장이 키움이 보여줄 반전 드라마의 소스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일단 우리 팀이 시범경기에서 잘 하고 있다. 나처럼 (상대) 예상에 없었던 선수가 튀어나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키움 외야진엔 자리가 없다.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와 야시엘 푸이그 그리고 이정후의 후계자로 기대받는 이주형이 주전 라인업을 구축할 전망이다. 이형종, 이용규 등 베테랑들이 백업 외야수 또는 지명타자를 노리고 있다. 키움은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팀이다. 지난 5년 각성하지 못한 박주홍이 2025시즌 히트 상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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