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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자율주행 시장, 구글과 테슬라 '2강 체제'

미래에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구글 웨이모와 테슬라 ‘2강 체제’로 좁혀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올해부터 일본 도쿄에 진출하는 등 로보(무인)택시 시장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애리조나주 등 미국 서부 지역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던 웨이모는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에서 2026년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히는 등 동부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첫 해외 진출 국가는 일본으로 결정됐다. 미국 CNBC 방송은 웨이모가 일본 도쿄 최대 택시 운영사인 일본교통(니혼 코츠) 및 택시 호출 앱 고(GO)와 로보택시 시험주행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니혼 코츠의 운전기사들이 차량에 탑승해 미나토, 신주쿠, 시부야, 치요다, 츄오, 시나가와 등 도쿄의 주요 지역을 수동으로 운전하며 현장 상황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본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이 테스트에서 얻은 데이터로 웨이모의 AI 시스템을 훈련할 예정이다. 차량은 재규어 I-PACE가 사용된다.국내 자율주행의 선구자인 이한빈 서울로보틱스 대표이사는 웨이모의 일본 진출과 관련해 "자율주행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이지만 일본 진출 등으로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자율주행의 신뢰도가 점점 높아져 사회적 수용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10월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웨이모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하고,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인 ‘웨이모 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출시를 위해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스틴 시의 자율주행차 태스크포스(TF)는 테슬라와 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소방당국의 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다루는 방법을 교육하는 행사도 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2025년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완전자율주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테슬라가 적극적으로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들자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시장에서 발을 뺐다. 지난해 12월 GM은 그동안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쏟아부은 크루즈의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중단했다. GM은 지난 2016년 크루즈 인수 후 로보택시 사업에 14조원 이상을 지출해왔는데 웨이모와 테슬라라는 강력한 경쟁자 탓에 사업 철수를 결정한 셈이다. 이에 로보택시 사업 대신 자율주행 전략을 재정비해 GM 승용차에 적용되는 고급형 운전보조시스템 및 자율주행 시스템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규모는 2025년 209조원에서 2035년 134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1.06 07:01
산업

‘넥스트 삼성, 현대’ 꿈꾸는 국내 자율주행 선구자 서울로보틱스 이한빈

자율주행은 미래 산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전반에 큰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최첨단 기술로 테슬라를 비롯한 구글과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신년을 맞아 자율주행이라는 ‘미래 산업의 경연장’에서 한국 기업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뽐내고 있는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 대표이사를 만났다. 서울로보틱스가 공략하는 B2B 자율주행 시장을 비롯해 이한빈 대표가 그리는 ‘자율주행 지향점’에 대해 들여다봤다. BMW도 반한 ‘자율주행 레벨5’ 기술최근 서울 서초구 서울로보틱스 본사에서 만난 이한빈 대표는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그는 매번 공식 석상에 보스턴 레드삭스 모자를 쓰고, 크록스 신발을 신고 등장한다. 이 같은 차림은 잡스의 검은색 터틀넥, 저크버그의 후드티처럼 트레이드 마크가 되고 있다. 그는 “미국 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유지했던 아이덴티티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싶어 마음을 다잡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지킨 정체성이었다.그는 “지난해 대통령 초청 행사에서 보스턴 모자에 크록스 차림으로 참석해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기도 했다. 그래도 잡스처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넘겼다. 서울로보틱스는 2017년 출범한 B2B 자율주행 스타트업 업체다. 서울로보틱스가 유명해진 건 세계적인 완성차업체인 BMW가 선택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BMW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라 할 수 있는 ‘레벨5(인간의 개입 없이 모든 주행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 기술을 갖고 있던 서울로보틱스를 선택했다. 이 대표는 “계약상 고객사를 밝힐 수 없는 입장인데 BMW의 경우 직접 우리와의 관계를 공개해서 알려지게 됐다”며 “BMW에서 우리를 선택한 건 실내가 아닌 실외에서, 눈과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BMW로부터 의뢰를 받았는데 당시만 해도 자율주행 분야는 태동기에 불과해 ‘레벨5’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서울로보틱스는 처음부터 ‘레벨5’를 겨냥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BMW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서울로보틱스는 공장과 물류센터 같은 사유지 공간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B2B 자율주행의 예를 들자면 ‘자동차 탁송 서비스’ 같은 것이다. 완성된 차를 배에 실거나 원하는 장소에 옮기려면 사람이 직접 운전해야 하고 많은 인건비가 들어간다. 이런 탁송 서비스를 서울로보틱스가 자율주행 서비스를 통해 실현시켜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업체들은 모두 탁송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인건비가 비싼 데다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사람들조차 통계적으로 3개월 만에 그만두는 추세”라며 “이런 부족한 탁송 인력을 우리가 구독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다. 서울로보틱스를 이용하면 기존 비용에 절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깃 주행’ 오차 범위 10cm 정교함 업계에서 서울로보틱스의 ‘레벨5’ 구현 기술에 대한 입장 차이가 없진 않다. 이 부분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는 이 대표는 “대학 교수분들이 레벨5 구현이 맞는지에 대해 비판할 수도 있다. 보통 자율주행 레벨5는 공도로에서의 구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의 기술은 공도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완벽히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벌써 8년의 업력을 갖고 있는 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1위의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절대적인 자율시장 분야에서 8년의 자체 인지 데이터는 독보적이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의 경우 수평적 아이템들이 많다. 이와 달리 우리는 인지와 공장 인프라에 이은 물류까지 수직적으로 더 깊게 들어가고 있고, 하나로 연결되면서 딥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서울로보틱스는 시스템 노하우를 쌓으면서 빈틈없는 ‘군집 자율주행’을 자랑하고 있다. 오차범위가 10cm 정도로 정교하다. 그는 “솔직히 자율주행 시스템이 저보다 주차를 더 잘 한다. 실외에서 공장 단위로 가동되는 시스템 중에서는 ‘넘사벽’이라고 할 수 있다”며 “수백, 수천대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오차범위를 2cm까지 줄여 셀링포인트가 될 수 있게 만들겠다”며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2800억 기업가치, 2025년 상장 계획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보쉬, 콘티넨탈 등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보쉬와 콘티넨탈 등의 경쟁 업체는 주로 중국 자동차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 반면 서울로보틱스는 유럽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B2B 자율주행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자율주행 업체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체 소스를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픈 소스로는 절대 안 된다”며 “같은 데이터라도 결론이 다를 수 있는데 자체적인 소스로 어디에 무엇을 집중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올린 뒤 이제 ‘서울로보틱스 2.0’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서울로보틱스는 B2B 자율주행의 타킷을 공장과 물류센터 등에 올인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8년 동안 사업을 진행하면서 ‘단단한 맷집’이 생겼다. 2023년 100명 규모에서 절반 수준으로 직원이 줄었지만 선택과 집중을 잘 하면서 매출이 2023년 대비 33%가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17년 글로벌 자율주행차 경진 대회 라이다(LiDAR)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혁신 기업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023년 미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 선정,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던 서울로보틱스는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시리즈B 유치 등 받을 수 있는 투자를 다 끌어냈고, 이제 상장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시장에서 28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올해 3분기에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기업으로 넥스트 삼성, 현대의 꿈서울로보틱스는 현재 8곳의 글로벌 업체와 계약을 논의하고 있고, 4곳 업체와 상용화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파일럿 테스트(양산조건을 갖춘 예비시험 단계) 비용으로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금 고객들과 이야기가 잘 돼서 본계약을 맺게 되면 그 규모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비롯해 글로벌 업체들과의 본계약에 성공하면 서울로보틱스의 ‘글로벌 주행’도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유럽과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진출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서울로보틱스의 엔지니어도 70%가 외국인으로 채워졌다. 언제든지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름에 한 번꼴로 해외 출장을 다녀올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 대표는 국내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UP)’의 단골 연사로 참여하는 등 라이징 기업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1년생으로 글로벌 ‘영파워’를 뽐내는 데다, 정주영 현대 창업자가 롤모델이라는 이 대표의 꿈은 더욱 원대하다. 그는 “정주영 창업자는 당시 불가능으로 여겼던 자동차와 선박 사업에 뛰어들었고, 수출까지 성공한 입지적인 인물”이라며 “지속가능한 자율주행 로보틱스 회사로 성장하는 게 저의 꿈이다.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자금만 있으면 로보택시 사업도 진행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삼성과 현대처럼 한국의 산업을 책임질 수 있는 다음 세대의 한국 기업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해 한국 경제의 키워드를 ‘생존’으로 꼽은 그는 “한국의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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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아시아 미래 전략기지' 점검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아시아의 미래 전략기지’를 집중 점검한다. ‘전자산업 쌀’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미래 모빌리티의 해외 거점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방문하면서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6일 필리핀 칼림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했다. 칼림바 생산법인은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삼성전기의 중요 거점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삼성은 부산, 톈진(중국)에 이은 필리핀을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고 전기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MLCC는 차세대 고부가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서 활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MLCC가 1000개 탑재되는 반면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2만개 가량 탑재되고, 가격도 3배 이상 높아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MLCC 시장은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로 인해 이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기회 선점’을 주문했다. 차량용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은 작년 3월 톈진 사업장을 찾았고, 2020년과 2022년에는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을 찾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8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다. 싱가포르에는 삼성전자의 동남아 총괄법인이 있다. 올해 2분기에는 삼성SDI 판매법인이 설립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전략기지이기도 하다. 정의선 회장도 싱가포르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했다. 특히 이번 방문 기간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윤석열 대통령 등과 함께 둘러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했던 아이오닉5도 이곳 HMGICS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시설은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생산, 실증하는 신개념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만들어 일부를 실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정의선 회장은 수 차례 싱가포르를 방문할 정도로 HMGICS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혁신센터의 테스트 베드 역할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선점 기회도 높아질 전망이다. HMGICS 설립 후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판매가 2배 이상 늘어나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신차등록대수는 1557대로 지난해(756대)와 비교해 106%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333대에서 941대로 182.6%나 늘어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차량취득권리증을 구입해야만 신차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높은 곳”이라며 “싱가포르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현지 시장에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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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전진기지' 포진 삼성과 현대차, 이재용·정의선 대통령 순방 동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윤석열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에 동행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함께하며 ‘코리아 세일즈’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동남아 ‘전진기지’가 싱가포르에 포진해 이번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싱가포르 경제사절단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이재용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경제 관련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싱가포르에 동남아 총괄법인을 두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싱가포르에 판매법인을 세우기도 했다.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1월 준공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설은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생산, 실증하는 신개념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현대차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만들어 일부는 실험적으로 운용하는 중이다.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6∼11일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를 잇달아 방문하며 싱가포르 주요 공식 일정은 8∼9일 이뤄진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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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자율주행에 1.3조 지분 추가 매입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현대차는 3일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파트너사 앱티브가 보유한 지분 일부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셔널의 자율주행 사업에서 현대차그룹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됐다.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함께 2020년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이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우버, 리프트와 함께 아이오닉5 기반의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한 곳이기도 하다.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해 모셔널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유상증자와 지분 매입 이유를 설명했다.모셔널 설립에 참여했던 현대차그룹 3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유상증자 참여 절차를 마무리하면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율은 기존 50.0%에서 55.8%로 늘어난다.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6630억원으로, 현대차가 3450억원, 기아가 1860억원, 현대모비스가 1320억원 참여한다.여기에 현대차그룹이 앱티브 지분 11%를 매입하면 최종 지분율은 66.8%까지 올라가게 된다. 해당 지분 매입 규모는 6250억원(현대차 3250억원, 기아 1750억원, 현대모비스 1250억원)이다.현대차그룹은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 창출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모셔널의 기술 개발 방향성을 확립해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고 그룹 내 자율주행 담당 부문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한 토대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합작법인의 자율주행 파트너사인 앱티브는 내부 경영 사정상 유상증자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앞서 케빈 클라크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말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모셔널이 기술 및 상용화 측면에서 발전을 지속하고 있지만 (앱티브는) 투자 범위를 핵심사업 분야로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03 09:50
자동차

미래 계획 밝힌 KG모빌리티 곽재선 "새로운 시도로 신시장 공략"

"한 시장,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넓게 파는 것도 중요하다".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비전 테크 데이' 행사에서 향후 신흥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곽 회장은 “KG모빌리티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다른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며 “빈 곳을 찾아서 KG모빌리티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이어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미, 시장 규모가 1000~2000대에 그치는 작은 나라에서도 자동차는 필요하다"며 "전문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시도한다면 넓은 시장을 (KG모빌리티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곽 회장은 현지 판매를 위해 반조립제품 수출, 완제품 수출 등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판매량 개선을 위해 ‘KG모빌리티’라는 브랜드명까지 포기한다는 각오다.곽 회장은 "KG모빌리티의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가지 않는다"며 "각 나라에 우리가 개발한 차가 더 잘 팔릴 수 있다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곽 회장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KG모빌리티는 글로벌 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큰 시장에 진출하긴 어렵다”며 “작은 시장에 진출해 곳곳에 떨어진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KG모빌리티는 모빌리티 기업에 걸맞게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KG모빌리티는 우선 2025년까지 전기차 4종을 개발,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토레스 EVX’를 비롯해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 ‘O100’과 ‘KR10’,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적용한 ‘F100’ 등이다.모델링을 완료하고 개발 중인 전기차 모델인 O100은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이며, F100은 렉스턴의 헤리티지를 이어 받은 프리미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오프로드 SUV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으로 완성될 준중형 SUV인 ‘KR10’은 전기차 모델과 함께 가솔린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배터리 기술력도 높인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정재욱 KG모빌리티 전자통합개발사업부 상무는 "토레스 EVX에 국내 최초로 셀투팩(CTP)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를 탑재했다"며 "향후 셀투바디(CTB) 기술을 적용해 차량 경량화와 실내 공간 효율성을 확보할 것"이라 했다. KG모빌리티는 또 차량 내부 고속 통신과 OTA(무선통신) 차량용 통합 운영체계(OS) 적용 등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클라우드 및 IT 기업들과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성능 제어기 개발을 시작으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도 출시한다. OTA와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기능이 통합된 SDV는 차량의 기능을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차량 호출이 가능하다.이와 함께 다양한 기능과 앱을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개방형 통합 OS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개발해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도 나선다. 빠른 시일 내에 고속도로에서 레벨3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발해 2030년까지 레벨4 플러스 수준의 전기차 자동 주차 및 충전 단계의 자율 주행 기술을 내놓을 방침이다.KG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디자인 콘셉트 모델과 EV 전용 플랫폼을 통해 KG모빌리티의 미래 비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동화 모델 개발과 SDV,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기반 AI 등 모빌리티 기술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양=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4.05 07:00
자동차

사명서 '자동차' 땐 기아…26년만에 신공장 짓는다

기아가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사명을 변경을 한 데 이어 올해는 경기도 화성에 PBV(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가 국내에 공장을 짓는 것은 1997년 화성 3공장 이후 26년 만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한 지 2주년을 맞이했다.2년 전 기아는 사명 변경을 통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롭게 선보인 로고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아가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를 상징한다"며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들의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킬 기아의 새로운 모습과 미래를 함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기아는 사명 변경과 함께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PBV' 등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첫 포문은 기아의 첫 순수전기차 EV6가 열었다. 기아가 사명을 변경한 뒤 처음으로 출시한 전기차인 EV6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모델이다.EV6는 출시와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출시 첫해인 2021년에는 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1만1023대가 팔렸으며 지난해에는 2만4852대로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미국에서도 지난해 2만498대가 판매되며 2만2982대가 팔린 아이오닉5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를 전년 대비 65.1% 늘렸다.기아는 또 PBV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레이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1인승 레이 밴과 택시에 특화된 니로 플러스를 출시했다.여기에 기아는 올해 1분기 오토랜드 화성(구 화성공장)에서 전기 PBV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개최한 고용안정소위원회에서 올해 1분기 오토랜드 화성에서 PBV 신공장을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기아 노사는 공장 완공 후 2025년 7월부터 중간 사이즈 PBV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간 생산 규모는 20만대 이상이다.전기 PBV는 로보택시, 무인 화물 운송, 이동식 사무실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미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기아는 지난해 5월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 계획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 PBV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올해 1분기 오토랜드 화성에 전용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했다.이와 관련 공장 착공이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제기됐지만, 이번 노사 합의로 기아의 전동화 전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기아 관계자는 "노사가 예정대로 1분기 착공을 합의했다"며 "오토랜드 화성에 이어 오토랜드 광명·광주 등에서 전동환 전환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1.19 07:00
산업

정의선, 남양연구소 첫 신년회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 화두 제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년 만에 열린 대면 신년회에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새해 경영 화두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새해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 여파에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고 환율 변동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말했다. 그는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와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고,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한 사실을 거론하며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정 회장은 "올해도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과 관련해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신사업 영역 새해 구상도 공개했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레벨3)이 가능한 차량을 국내에 출시하고, 북미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 기술이 탑재된 로보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목적기반차량(PBV)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항공 이동수단인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프로토타입 기체도 개발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자로서 리더십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인류의 복지와 편의를 지원하는 인간 친화적 제품 공급의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고, 소형원자로(SMR) 같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로 확장을 추진하면서 초고강도 철강제품 개발,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 등에도 힘을 쏟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 조성에 나서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정 회장은 "나와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문화, 능력이 존중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03 11:03
경제

정의선, 안철수 만나 '현대차의 자랑' 스팟, 로보셔틀 선보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전기차·수소전기차·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관련 산업 발전·미래 인력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8일 현대차그룹의 남양연구소에서 직접 안 위원장을 맞이했다. 정 회장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바쁠 텐데 연구소를 먼저 찾아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가 새 정부의 신기술 및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깊은 영감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국가 산업의 미래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혁신 선도국가로 전환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 위원장은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 자율주행차인 쏠라티 로보셔틀을 타고 행사장인 현대디자인센터까지 이동했다. 쏠라티 로보셔틀은 주행 상황을 인지·판단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적용한 차량으로, 지난해 세종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뒤 현재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인 남양연구소에서도 시범 운행되고 있다. 안 위원장이 행사장에 입장할 때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개 '스팟'이 에스코트를 담당했다. 안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은 웨어러블 로봇 등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가상현실(VR) 체험, 아이오닉 5 로보택시 등 전기차 기술 시연을 참관했다. UAM VR 체험을 한 안 위원장은 "지금 제일 많이 활용도가 있는 곳이 공항부터 강남까지인데 청와대가 이전해 용산으로 오게 되면 비행금지구역이 더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현대차 측은 "다른 루트를 찾아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수소전기차 넥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전가치 아이오닉 5, EV6, GV60 등 현대차그룹 주요 친환경차를 시승했다. 수소전기트럭은 정 회장이 "제가 한번 운전해서 몰아보겠다. 버스 면허가 있다"며 안 위원장을 조수석에 태우고 2분간 직접 운행했다. GV60은 안 위원장이 직접 운전해 시승했다. 정 회장이 "운전을 잘 하시던데요"라고 하자 안 위원장은 "옛날에 의대에 다닐 때 (면허를) 1종으로 땄다. 그때는 의사면허 시험 떨어지면 택시나 몰아야지 했다"며 웃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9 09:17
경제

손 놔도 달리는 '자율주행' 가속 페달 밝는다

자동차 업계가 보다 높은 단계의 자율주행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자율주행 레벨2 단계에서는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 핸들에 손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운전석에 앉았지만, 운전은 하지 않아도 된다.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되는 레벨3~4 수준의 자율주행차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관련 제도가 미비해 현장에서의 혼란이 예상된다. 교통법규 위반·사고 시 배상 책임을 명확히 따질 수 있는 레벨3~5 수준의 입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코앞으로 다가온 레벨3~4 자율주행차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벤츠·BMW 등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 레벨3~4 자율주행차를 속속 내놓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 기준 자율주행 레벨은 0~5로 구분된다. 레벨2까지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레벨3은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레벨4부터는 차량이 스스로 위험 상황에 대처한다. 현재 일반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자율주행 기능 '오토 파일럿'이나 '크루즈 컨트롤' 등은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이다. 예컨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 오토파일럿의 경우 신호등과 제한 속도를 인지하고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지만, 운전자의 통제가 필요해 레벨3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에 테슬라는 작년 7월 독일 뮌헨고등법원이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오토파일럿 광고가 허위라고 판결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제대로 된 레벨3 단계 차량이 도로 위를 누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출시한다. AP 통신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최근 벤츠의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차량에 탑재하도록 승인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표준에 따라 허가받은 최초 사례다. 벤츠가 만든 드라이브 파일럿은 라이다(LiDAR), 후방 카메라, 외부 마이크, 고정밀지도(HD Map)로 작동한다. 속도는 최대 60㎞까지 내고 약 1만3000㎞까지 달릴 수 있다. 내년 중반부터 벤츠 S클라스와 EQS 모델에서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가격은 미정이라고 벤츠 모회사인 '다임러'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이에 맞서 BMW도 내년 선보일 신형 7시리즈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BMW가 매번 완전변경 7시리즈를 통해 브랜드 신기술을 선보였던 만큼 내년에 나올 신형에서도 레벨3 자율주행을 포함, 다양한 사용자 경험 기능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BMW 개발 책임자인 프랭크 웨버 역시 "신형 7시리즈에 레벨3까지 진보된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맞서 현대차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HMG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내년부터 자율주행 레벨3 기술 양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제네시스 4세대 G90에 레벨3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14일 공개한 G90의 제원을 살펴보면 예상과 달리 레벨2.5가 유지됐다. 주행 중 사물 인식이나 주차 보조 등이 좀 더 개선된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지를 좀 더 정밀하게 판단해 경고하는 ‘직접식 그립 감지 시스템(HOD)’를 갖춰 “이 차는 레벨3 자율주행차가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보다 완벽한 단계의 레벨3 기술 양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 레벨3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어떤 차량에 먼저 적용될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와는 별도로 내년 상반기에 자율주행 서비스인 ‘로보라이드’를 서울 도심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로보라이드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탑승객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다.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내년 서비스를 앞두고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지자체도 분주…관련 입법은 아직 미비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 속도에 맞춰 우리 정부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레벨4)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안전성·신뢰성 향상 기술개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의결된 산업부의 2022년도 자동차 분야 예산에 따르면 내년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 사업에 올해보다 162억원 늘어난 362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또 미래차 디지털융합산업 실증 플랫폼 구축 사업, 자율셔틀 인포테인먼트 기술 개발 및 서비스 실증 예산 역시 각각 96억원, 78억원으로 강화됐다. 이밖에 초고난도 자율주행모빌리티인지예측센서 기술 개발 사업에는 58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스마트카(자동차산업기술개발) 사업 예산도 153억원으로 늘어났다. 서울시는 첫 자율주행 시범지구로 지정된 마포구 상암동에서 이달 말부터 포티투닷의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부르는 수요응답형 자율주행차 6대의 운행을 시작한다. 시는 상암 일대에서만 오는 2026년까지 5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내년 초에는 강남 일대를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해 민간과 함께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이고, 단거리 이동 수요가 많은 강남 일대에 전기 자율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 당장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배상의 주체나 규모를 따지기 위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법조계는 자율주행차 사고를 판단하는 근거 법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제조물책임법·자동차관리법 등 10여 개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법들은 운전자 주행을 중심으로 설계된 만큼 자율주행 사고를 판단하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다. 지난해 4월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역시 레벨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율주행 기록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토대로 수집한 정보는 자율주행자동차 조사위원회에서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 활용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레벨 4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만큼 관련 입법이 필요하고 입을 모은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기술 개발 수준이 그리 높지 않고, 운전자의 명확한 의사를 바탕으로 하는 작동이 대부분이어서 당장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운전자 개념과 형사 책임 등은 앞으로 유관부처와 함께 면밀히 의논해가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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