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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검찰, ‘마약 투약’ 유아인 징역 4년·벌금 200만원 구형…“사회적 영향력 이용, 죄질 불량” [종합]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징역 4년, 벌금 200만원을 구형받았다.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의 1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법원 앞에 나타난 유아인은 검은색 수트를 입고 별다른 발언 없이 법정으로 들어섰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유아인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 검찰 측은 “피고인은 국내에서 유명 연예인으로서 재력과 직업적 우위를 이용해 의사들을 속이며 약 5억 원 상당의 돈을 들여 상습적으로 의료용 불법 마약물을 취득했으며 폐쇄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해외에서 마약을 흡입했다”며 “유명 연예인으로서 단순한 영화배우가 아닌 소신 있는 발언을 해왔기에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데 증거자료에 의할 때 피고인 유아인과 지인 최 씨는 자신들의 사회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데 급급했다.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이어 “유아인은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지인들을 해외 도피시키고 한국의 사법 시스템을 경시했다”며 징역 4년과 벌금 200만원, 공범 최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을 비롯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 다수의 마약을 181회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는 타인 명의로 수면제 1100여 정을 44회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또한 지인 4명과 함께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앞서 열린 공판에서 유아인 측은 프로포폴, 대마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대마 흡연 교사, 증거 인멸 교사 혐의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해왔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24 15:28
사회

[하지마!약] 검색부터 구매까지 5분…마약 편의점 된 SNS

"거래는 문상(문화상품권)으로 가능합니다. 2시간 내로 배송해 드려요." 평범한 중고거래 판매자와의 대화처럼 보이지만 요즘 마약으로 악용되고 있는 수면제 구매자와의 대화 내용 일부다. 포털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자 주인을 알 수 없는 텔레그램·카카오톡 계정이 쏟아졌다. 친구 추가를 하고 가격을 물어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5일 유명 SNS인 트위터에서 발견한 한 마약 판매 텔레그램 채널을 살펴보니 구독자가 1000명에 달했다. 트위터는 마약 관련 게시물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SNS다. 트위터에서 자신을 '인증 딜러'로 소개한 판매자는 실시간으로 코카인 등 입고된 마약을 영상과 사진으로 올려 공유했다.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구매자가 만족했다는 후기는 물론 거래 장소로 불러내려는 경찰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다며 이를 자랑하기 위해 주고받은 메시지를 업로드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판매자들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 결제가 끝나기 전에는 장소를 특정하지 않는다. 물건은 운반책인 '드리퍼'가 구매자와 대면하지 않고 약속한 곳에 두고 간다. 국내 대표 플랫폼도 마약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시각과 청각 왜곡을 일으키는 환각제 이름과 함께 '팝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검색하니 마찬가지로 마약 판매 텔레그램 계정이 떴다. 검색 결과로 나온 홈페이지의 주소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이나 법제처 등으로, 클릭하면 문제 될 게 없는 페이지가 표출됐다. 미리보기로 나오는 홈페이지 내용 요약에만 교묘하게 텔레그램 계정을 섞어 보여주는 수법이다.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들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로, 검색 결과 노출을 위해 어뷰징을 시도한 케이스로 보여진다"며 "일시적으로 자동 노출될 수 있지만, 자체 모니터링 등으로 저품질 사이트로 판단되면 미노출로 처리한다"고 말했다.또 "주요 마약류 키워드를 대상으로 검색 결과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해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자동 완성어 및 연관 검색어는 자체 키워드나 검색 결과에 마약류 관련 불법 정보가 나올 때도 생성 및 노출을 막는다"고 했다.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경우 다행히 오픈채팅에서는 마약 이름으로 조회되는 방이 없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남용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지만 특정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필터링하고 있다"며 "대화 내용은 모니터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 신고를 접수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카톡 계정을 텔레그램처럼 마약 판매 채널로 쓰는 사례가 있었다. 카톡은 가입할 때 전화번호 확인이 필수인데, 가상의 전화번호를 생성하는 앱으로 문자를 받아 인증해 가짜 계정을 만드는 방법이 널리 퍼진 상황이다.글로벌 검색포털 사이트 구글에 수면제를 판다고 홍보한 한 카톡 계정에서는 두 종류의 약물을 취급하고 있었으며 10정 이상만 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면제 졸피뎀 등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하거나 불법으로 거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해당 판매자는 문화상품권으로 거래할 것을 요구했는데, 핀번호를 받아 수수료를 주고 환전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 불법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직접 만나 현금을 받거나 은행 계좌이체를 하는 것보다 안전하다.이처럼 마약 거래 창구로 악용하는 SNS 등 IT 플랫폼들은 익명이라 추적이 힘들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화번호 없이 이메일만으로 가입할 수 있어 계정 여러 개를 등록할 수 있는 트위터가 대표적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1~8월까지 5년간 주요 플랫폼을 상대로 이뤄진 마약 등 불법 식·의약품 정보 시정 요구 건수는 트위터가 3만283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다음으로 네이버(3900건)와 인스타그램(3525건), 구글(3172건), 페이스북(1295건), 카카오(399건)가 뒤를 이었다.전체 대비 주요 플랫폼이 차지하는 마약 등 불법 식·의약품 정보 시정 요구 비중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8년 20.4%에서 2019년 한 자릿수(8.1%)로 확 줄었다가 2020년과 2021년 20%대로 다시 돌아왔다. 2022년에는 8월까지 절반에 가까운 48.7%의 비중을 보였다.이 중 트위터는 대표적 익명 기반 서비스인 것도 모자라 해외 사업자가 운영하고 있어 관리 테두리 안에 넣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최근 서울 노원경찰서는 처방받은 뒤 남은, 일명 살 빼는 약인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SNS에서 되판 혐의로 15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트위터에서 단서를 잡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피의자 가운데 10대가 3명이나 껴있었다.업계 관계자는 "트위터는 키워드로 필터링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마약을 칭하는 은어의 검색을 막으면 전혀 관계없는 단어까지 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수백명이 붙어서 대응하는 데 반해 해외 업체들은 그 정도 규모의 모니터링 전담팀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이 관계자는 또 "트위터 내 마약뿐만 아니라 성 착취 영상 등 불법 콘텐츠를 관리하는 팀인 '트러스트&세이프티'가 있지만, 비용 절감을 중요하게 여겨 인력 감축에 나선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뒤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단속한다고 해도 마약이 확산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쌀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것처럼 밀수나 판매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투약한 사람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플랫폼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박 센터장은 또 "비행 청소년들 사이의 관심사가 담배에서 마약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센터는 성인만 대상이라 보호자나 경찰 없이 혼자 오는 미성년자는 상담을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06 07:00
사회

[하지마!약] 청소년 마약 호기심 창고된 OTT…"전문 교육 의무화해야"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소녀가 주인공인 '소년비행'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약왕 이야기 '수리남'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어느샌가 '마약물'은 인기 콘텐츠가 됐다. 시청등급에 제한이 걸려 있지만, 보고자 하면 마음먹기 나름이다. 요즘 10대들은 유튜브를 통해 '몰아보기'로 콘텐츠를 소비하기도 해 '키즈락' 같은 비밀번호 입력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도 들린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이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국내외 OTT 등급분류 심의를 진행한 콘텐츠 8365편 중 1768편(21%)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별로 보면 15세 이상 관람가 2555편(30.5%), 전체 관람가 2263편(27.1%), 12세 이상 관람가 1784편(21.3%) 순이었다. 김승수 의원은 "국내외 OTT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마약, 폭력, 음주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상물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대표적인 콘텐츠로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마약왕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이 대박이 났다. 대한민국 국정원이 마약왕 조봉행을 검거한 실제 사건을 다룬 이야기로, 청소년 관람불가였다.파트2까지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역시 마약에 중독된 극중 캐릭터 '이사라'가 등장한다. 마약은 물론 학교폭력과 각종 자극적인 장면들로 역시 '청불'이다. 작년에는 10대가 주인공인 OTT 시즌(seezn)의 '소년비행'이 마약을 다뤄 더욱 파격적이었다. 부모에게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당하던 18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마약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왕왕 있어왔지만, 10대 주인공과 마약을 연관 지은 드라마는 흔치 않았다. 이런 마약 콘텐츠에는 시청등급 제한이 걸려있긴 하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게다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일명 '몰아보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를 통해 마약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초등학생 5학년 아이를 둔 40대 황 모 씨는 "'더글로리'는 어떻게 알았는지 아이가 봤냐고 재미있느냐고 물어봤다"며 "이미 아이가 대충 내용은 알고 있는 것 같았고, 유튜브나 어떤 경로로든 볼까 걱정된다"고 했다.실제로 네이버에 '넷플릭스 마약'을 검색하면 '넷플릭스 마약 드라마' '넷플릭스 마약 영화'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관련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글들도 수두룩하다.일명 '마약물'이 주목받는 데에는 그동안 공중파에서 접하지 못했던 소재라는 데 있다. 특히 OTT는 영상 콘텐츠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방송심의 규정이 공중파에 비해 느슨하다는 점에서 마약 소재의 영상물이 양산될 수 있는 그릇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OTT에 마약 소재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청소년의 모방위험도 높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청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이다.김승수 의원은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마약에 대한 노출이 심해진 것은 물론, 유명 연예인들이 마약 투약을 해 처벌을 받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렇지 않게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는데 대해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며 "청소년들의 유해 콘텐츠 노출에 대한 제도적 보완과 함께 영상물에 대한 엄격한 사후 관리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김 의원은 최근 OTT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마약류 등 청소년들의 유해 영상물 수위가 갈수록 심해져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최근 시행된 OTT 자체등급분류제도가 오히려 OTT 업계의 시청률 경쟁으로 이어져 영상물 연령 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김 의원은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체등급분류제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마약물 등에 대한 청소년들의 유해 콘텐츠 노출에 대한 문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마약중독은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한다”며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가장 쉽게 접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의 사전 차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승수 의원은 청소년 마약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마약류의 위험성과 중독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전문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또 마약중독집중치료 전문 병원의 설립 및 선정, 마약 치료 연구개발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초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06 07:00
연예일반

‘수리남’ 윤종빈 감독 “박찬호 사인볼은 진짜! 캐릭터의 욕망 상징” [일문일답]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윤종빈 감독과 만났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추석 연휴 ‘오징어 게임’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데 이어 올 추석 연휴에 푸시한 ‘수리남’(9일 공개)은 영화 ‘공작’, ‘군도: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으로 확고한 그만의 컬러를 보여온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첫 OTT 시리즈물이다. ‘수리남’은 한국인 마약상 조 씨와 그를 체포하기 위해 활약한 민간인 K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윤 감독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왕과 그를 검거하기 위해 손잡은 민간인과 국정원의 비밀스러운 작전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OTT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TV쇼 부문 전 세계 4위(18일 기준)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윤 감독은 “힘을 빼고 찍으려 노력했다”며 “작품이 공개되고 이렇게 연락을 많이 받은 건 처음이다. 플랫폼의 힘을 느끼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인기를 실감하나. “플랫폼의 힘을 느낀다. 이렇게 연락을 많이 받기는 처음이다. 초등학교 동창부터 자동차 보험 관리해주는 분도 연락이 왔다. 니콜라스 케이지도 봤다고 해서 놀랐다. 6시간 동안 말도 안 하고 봤다더라.” -어떤 마음으로 제작에 임했나. “애초에 마약물로 보지는 않았다. 민간인이 언더커버로 들어가는 이야기 정도였다. 이 작품을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생각한 부분이 감독, 작가로서의 욕심과 힘을 빼고 찍자는 거였다. 많은 사람이 편히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실존 인물은 만나봤나. “실존 인물을 만나고 녹취록도 들어보고 궁금한 점도 물어봤다. 내 기준으로는 평범한 민간인이 무려 3년간 국정원 작전에 투입된 게 납득이 안 됐다. 그래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물어봤는데 실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납득이 되더라.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로 엄청난 생존력을 가진, 강한 영혼의 소유자라고 느꼈다.” -사전 조사도 많이 했나. “일단 마약의 유래부터 시작했다.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전반적으로 공부했다. 잘 알아야 가짜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으니까.” -원래 8부작이었다고 들었는데. “다른 OTT와 8부작으로 하기로 했었다. 너무 짧다고 10부작으로 해달라더라. 너무 길어서 못 하겠다고 하고 넷플릭스와 하게 됐다.” -강인구(하정우 분)는 ‘K가장’이 떠오르는데 한국적 요소를 녹여내려는 노력이 있었나. “그런 건 없었다. 실존 인물이 원래 가정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홍어를 좋아한 것은 각색했지만 홍어 사업을 한 것도 실화다. 홍어를 아버지의 상징으로 사용해 대물림되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각색하며 빠진 부분이 있나. “너무 클리셰라 못 넣은 부분이 많았다. 실존 인물이 수리남으로 돌아왔을 때 머리 삭발을 하고 돌아왔다더라. 전요환(황정민 분) 패거리에 들어가기 위해 차이나타운에서 갱들하고 싸웠다고도 했다. 이게 너무 가짜 같아서 뺐다.” -강인구가 지나치게 용감하다는 말도 나오는데. “나도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이 사람은 무슨 깡으로 한 거야?’ 생각했다. 그래서 1부에서 강인구 전사를 80% 이상 넣었다. 이를 충분히 설명해야 뒷부분에서 강인구의 행동이 납득될 것 같았다. 일반인이 아니고 많은 경험을 가진 강인한 영혼이라는 걸 계속 설명하려고 했다.” -전요환을 목사로 선택한 이유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직업만으로도 믿음을 주고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 목사라는 직업을 떠올리게 됐다.” -독특한 촬영지가 있다면. “교도소에서 실제 모범수들을 엑스트라로 출연시켰다. 대통령 궁도 도미니카 공화국의 실제 대통령 궁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협조를 잘해줬다.” -촬영지가 다양한데.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찍었다. 그 다음이 전주다. 많은 예산을 들여 전주에 차이나타운 세트를 지었다. 교회 신도들이 나오는 장면은 무주다. 국정원 세트도 국내 촬영이다.” -박찬호 야구공은 진짜인가. “그렇다. 박찬호 재단에서 사인볼을 받았다. 야구공이 작품의 이야기를 여닫는 역할이 있다. 또 전요환과 강인구의 관계를 상징하기도 한다. 실제 둘은 돈에 대한 욕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요환은 강인구를 사업파트너로서 마음에 들어 했다.” -‘범죄와의 전쟁’에 이어 부성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있는데. “‘범죄와의 전쟁’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라면 ‘수리남’은 가족 때문에 선을 넘지 않는 아버지 이야기다. 강인구도 전요환에게 중간쯤 흔들리는데 그럼에도 선을 안 넘은 이유는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여성 캐릭터가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실제 이야기에서 여성 캐릭터가 없었다. 여성 캐릭터를 넣을 만한 곳이 없나 고민했다. 변기태(조우진 분)를 여자로 해볼까 했는데 말이 좀 안 됐다. 설득력이 없어서 못 넣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더 고민해보겠다.” -학대당한 아이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하는데. “유일하게 편집된 신이다. 전요환도 잡혔으니 풀려났을 거라고 상상할 줄 알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관심 없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8부작일 때 그 이야기가 있었다. 읽을 때마다 재미가 없더라. 황정민, 하정우의 대립에 더 관심이 갈 것이라 생각했다.”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가. “사람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아이템 이야기할 때와 ‘수리남’은 반응부터 달랐다. 내가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아하고 많이 봐주는 게 좋다. 영화라는 매체가 돈이 많이 들어가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에미상 욕심은 없나. “일단 황동혁 감독님 너무 축하한다. 에미상은 평소에 상상해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 많이 물어봤다. 만약에 수상하면 가문의 영광이겠다.” -시즌2의 가능성은 없나. “촬영할 때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찍었다. 닫힌 결말이니까. ‘수리남’에 4년 걸렸는데 시즌2는 8년이 걸리지 않을까.”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9.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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