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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막장불입, '욕했지만, 봤잖아…욕 나오면, 안봤어야지'
'열혈 시청자 = 열혈 비판의 아이러니'보지 않은 사람은 욕도 안나온다. 봤으니까 욕이라도 나온 것.극이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끊임없이 막장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내딸, 금사월'이 마지막회에서도 막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28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마치 50m를 기어 올라간 절벽에서 1초만에 떨어진 듯 빨랐다. 등장인물 들의 갈등이 황급히 해소됐고, 악인들은 죄다 참회했으며 감정의 여운을 남기지 않고 모조리 '권선징악·해피엔딩 처리'됐다.개연성이 현저히 부족한 흐름,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설정, '부랴부랴' 매조지한 억지 결말까지, 6개월간의 막장 '종합선물세트'였던 셈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작가협회 관계자는 막장극을 벌 하는 방법, 그리고 '욕하면서 즐겨보는' 아이러니한 시청문화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간단히 제시했다.바로 '막장극을 시청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더 자극적이고 중독성 강한 재미를 끊지 못했다. 1회부터 막장극임을 숨기지 않았던 '내딸, 금사월'이지만 기록은 화려했다.'격전지'라고 불리는 주말극 전쟁터에서 줄곧 1·2위 자리를 놓고 다투었으며 최고 시청률은 34.9% (46회·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달했다. 50회는 33.6%의 시청률로 3사 통틀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흥미로운 것은 드라마의 작가조차 '내딸, 금사월'의 '막장성'을 인정했다는 점. 김순옥 작가는 '내딸, 금사월'의 집필을 마친 지난 22일, 드라마 제작 카페에 장문의 글을 올려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유독 많은 외압이 있었고 논란이 있었고 눈물과 아픔, 부끄러움이 많았던 작품이다. 이전 작품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고 성장했어야 했는데 지금의 이런저런 논란은 모두 내 탓이다"고 했다.작가의 눈물 겨운 고백이 있었지만 여전히 막장극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못하다. 일각에서는 온갖 비난을 받는 막장극이 높은 시청률·화제성을 기록하는 것을 두고, 결국 성숙하지 못한 시청자들의 시청행태에서 기인한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그 중독성에 쉽게 빠져드는 시청자들이 있는 이상, 욕먹는 드라마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아이러니가 당분간 더욱 지속될것이라는 의미다. 박현택 기자
2016.02.29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