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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여자농구 월드컵 8강 진출 실패... 정선민 "모두 열심히 해줘 만족한다"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이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정선민(48)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3위 한국은 27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여자 농구월드컵 A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푸에르토리코(17위)에 73-92로 졌다. 이날 전까지 조별리그 1승 3패로 조 5위를 기록한 한국은 푸에르토리코를 꺾는다면, 6팀 중 4팀이 진출하는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완패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정선민 감독은 “우리가 가진 전술과 전략으로 커버하려고 했지만 선수들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했다. 좋은 수비를 했지만,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의 몸놀림이 워낙 좋았다”며 돌아봤다. 정선민 감독은 “김단비를 주축으로 골밑 자원들이 감독의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 열심히 해줬다. 모두 열심히 한 것에 만족한다. 강이슬, 박지현이 국제무대에서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쳐줬다. 허예은, 이소희 같은 막내들은 이런 대회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자신들이 어떤 점을 발전시켜야 할지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전력 누수가 컸다. 박지수, 최이샘, 배혜윤 등이 함께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정선민 감독도 “처음 소집 때부터 선수 구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두 달 동안 선수들이 열심히 본인들의 역할을 해준 덕분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거둘 수 있었다” 했다 김영서 기자 2022.09.27 18:11
축구

‘조규성·백승호·김진규·엄지성 데뷔골’ 벤투호, 아이슬란드 5-1 대파

5골 가운데 4골이 A매치 데뷔골이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A매치 평가전에서 5-1로 승리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3위, 아이슬란드는 62위다.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닌 탓에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등 해외파들은 합류하지 못했다. 한국은 K리그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조규성(김천 상무)이 최전방에 섰고, 송민규(전북 현대), 이동경(울산 현대), 권창훈(김천)이 2선을 구성했다. 김진규(부산 아이파크)와 백승호(전북)가 뒤를 받쳤다.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박지수(김천), 김태환(울산)이 포백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한국은 전반부터 골 잔치를 벌였다. 전반 15분 선제골이 터졌다. 김진규가 전방을 향해 패스를 날렸고, 조규성이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오른발로 논스톱 슛을 날려 첫 골을 신고했다. 조규성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벤투호는 흐름을 탔다. 전반 24분 백승호의 침투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페널티 박스에서 슛 대신에 한 차례 접는 플레이로 상대 파울을 유도했다. 하지만 ‘김천 후배’ 권창훈이 실축을 했다. 권창훈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듯 전반 27분 이동경의 패스를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어 전반 29분에는 백승호가 골문 상단 구석으로 시원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백승호의 A매치 데뷔골. 벤투호는 후반 9분 이날 경기 유일한 실점을 내줬다. 수비 공간 빈틈을 찾은 아이슬란드 스베이든 귀드욘센이 박지수의 몸 맞고 나온 공을 차 넣어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후반 27분 다시 골 차를 벌렸다. 김진규는 김건희(수원 삼성)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이동경의 슛을 만들었다. 이동경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직접 슛으로 연결했다. 다시 아이슬란드 수비수에 맞았지만 재차 슛을 시도해 골을 터뜨렸다. A매치 데뷔전에서 도움과 골을 동시에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31분 마지막 교체 카드를 썼다. 송민규 대신 막내 엄지성(광주FC)을 투입했다. 교체로 들어간 엄지성은 후반 41분 골을 넣었다. 이영재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면서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만들었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1.15 22:05
축구

'팀 수직 상승' 김도균 "챔피언스리그 진출 노릴 것"

수원FC는 올해 프로축구 돌풍의 팀이다. 승격 팀인데도 K리그1에서 4위(12승 9무 11패·승점 45)에 올라 있다. K리그1은 33경기를 치른 뒤 파이널A(1~6위)와 파이널B(7~12위)로 나뉘어 우승과 강등을 가린다. 수원FC는 ‘톱6’ 파이널A행이 굳어졌다. 3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만 해도 수원FC는 11위와 꼴찌(12위)를 오갔다. ‘에이스’ 이영재가 부상 당했고 오심 피해도 봤다. 그런데 5월 중순부터 쭉쭉 치고 올라갔다. 이변을 이끈 김도균(44) 감독을 14일 전지훈련지 강원도 홍천에서 만났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에 실점이 너무 많아서 포백을 스리백으로 바꿨다. 미드필더 김건웅을 중앙수비로 내리고, 측면 수비 박주호를 중앙 미드필더로 돌린 게 주효했다”며 “측면보다는 중앙 공격에 집중했고, 공수전환을 빠르게 하려 했다. 최다 실점팀(46실점)이지만 2골 먹든 3골 먹든 더 넣으려고 했고, 전력 차가 나도 물러서는 축구는 안 했다. 7월에 울산을 이기고 분위기를 탔다”고 했다. 수원FC는 7월에 선두 울산 현대를 5-2로 대파했고, 8월에 2위 전북 현대도 1-0으로 잡았다. 시민구단 수원FC 예산 규모는 12팀 중 11위로 열악하다. 광주 다음으로 적다. 그런데 올해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 양동현 등 19명을 새로 영입했다. 이적료가 없는 FA(자유계약선수)와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을 잘 데려왔다. 김 감독은 “이적료 주고 데려온 건 이영재와 정동호 정도”라고 했다. 시즌 도중 중앙수비 박지수가 군 입대하자 연봉이 높지 않은 라클란 잭슨(호주)으로 공백을 잘 메웠다. 김 감독은 2000년대 초반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를 오가며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이동국과 함께 ‘꽃미남’이라 불리며, 앙드레김 패션쇼에 나서고 화보촬영도 했다. 하지만 2006년 29세에 은퇴했다. 김 감독은 “2004년 일본 교토에서 발목 인대 3개가 끊어졌다. 전남에서 뛰던 2006년에 무릎 수술만 3번 했다. 축구에 자신은 있었는데, 이런 무릎 상태로 뛰면 민폐였다. 돌이켜보면 지도자 준비를 빨리하길 잘했다”고 했다. 그는 2007년부터 2년 반 동안 서남대 코치를 맡았다. 김 감독은 “도착한 첫날 1박 2일간 축구장 잔디를 깎았다. 대형 면허도 땄다. 선수들을 버스에 태우고 전북 남원에서 강원도 양구까지 운전했다. 길을 잘못 들어 6시간 정도 했다”며 “남들은 고생길이었다데, 내게는 다 과정이었다”고 했다. 이후 2010년부터 울산 현대중 감독, 2014년부터 울산 현대 코치, 2017년부터 울산 현대 유스 총괄부장을 거쳤다. 김 감독은 “지도자 꿈을 접으려 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김호곤 수원FC 단장님 연락이 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수원FC 지휘봉을 잡고 1부 승격을 이뤄냈다. 수원FC는 올해 4위 안에 들면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노려볼 수 있다. 김 감독은 “1차 목표 잔류, 2차 목표 6강을 달성해 사실 마음이 편하다. 파이널A에서 스리백과 포백 혼용을 실험해보고 싶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노려보겠다”고 했다. 이어 “난 선수로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게 오르막내리막이 있다. 지도자로는 조금씩 올라가면서 발전하고 싶다”고 했다. 홍천=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0.15 08:00
스포츠일반

업혀 나간 박지수, 도쿄행 희망을 지켜냈다

3쿼터 종료 2분36초 전. 골밑슛을 시도하던 박지수(21·KB국민은행·1m95㎝)가 상대 선수와 부딪쳐 쓰러졌다. 왼쪽 허벅지를 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혼자 일어서지도 못했다. 부축을 받아 코트 밖으로 나간 뒤 코트 바닥에 쓰러져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렸다. 휴식을 취한 박지수가 4쿼터 중반 다시 코트로 들어서자 장내가 술렁였다. 눈물 자국이 얼룩진 눈매를 찡그리며 코트를 누비던 박지수는 더 거칠게 몸을 부딪치는 상대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득점과 리바운드를 척척 해냈다. 국제농구연맹(FIBA) 온라인 중계진은 “WNBA(미국 여자프로농구)에서 활약 중인 그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정말 강인한 선수”라며 투혼을 칭찬했다. 한국 여자농구의 ‘에이스’ 박지수가 결국 해냈다. 그의 활약 속에 한국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2차 예선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한국(세계 18위)이 1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트러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프레퀄리파잉 토너먼트 3차전에서 홈팀 뉴질랜드(35위)에 65-69, 4점 차로 졌다. 한국은 앞서 중국(81-80승)과 필리핀(114-75승)을 연파했다. 한국·중국·뉴질랜드가 물고 물리면서 2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승패가 같을 경우 골득실차로 순위를 가린다. -3의 한국이 중국(+22)에 이어 2위에 차지했다. 뉴질랜드는 -19를 기록했다. 1, 2위는 내년 2월 최종 예선(장소 미정)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다툰다. 올림픽 본선에는 12개 팀이 출전한다. 한국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뉴질랜드가 계속 앞서갔다. 한국은 열심히 뒤를 쫓았지만, 끝까지 경기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체격이 좋은 뉴질랜드가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신체 접촉에 관대한 심판 판정에 한국 선수들은 움츠러들었다. 한국은 무엇보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30-51로 뉴질랜드에 크게 뒤졌고, 야투 성공률도 35%(60개 중 21개)에 그쳤다. 뉴질랜드는 61개 중 26개(성공률 42.7%)를 림에 꽂아 넣었다. 한국은 강이슬(25·KEB하나은행·1m80㎝)이 3점슛 5개를 모두 성공하는 등 21득점, 김정은(32·우리은행·1m80㎝)이 3점슛 5개 등 17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 내내 뉴질랜드에 10점 안팎으로 계속 끌려갔다. 박지수가 코트에 돌아온 4쿼터 중반에 한국은 53-65, 12점 차로 뒤져 있었다. 지더라도 11점 이내여야 최종예선 진출이 가능한 상황. 박지수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팀플레이를 이어갔다. 3분53초를 남기고 골 밑에서 리버스 레이업에 성공했다. 이어진 수비 상황에서 상대 3점슛이 불발되자 몸을 던져 공을 낚아챘다.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자 외곽의 김정은, 박혜진(29·우리은행·1m78㎝)에게 잇달아 패스를 내줘 3점슛을 연거푸 끌어낸 장면도 돋보였다. 박지수는 11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역전극을 끌어내지 못했지만, 올림픽 본선행 도전 기회를 이어간 것만으로도아주 값지다. 박지수는 대표팀에서 막내지만, 전술적인 면에서는 구심점이다. 좋은 체격으로 골밑 지배력이 돋보이고, 두 시즌 연속 WNBA 무대를 경험해 자신감도 넘친다. 문제는 여자농구의 ‘대들보’이니 박지수 역할을 나눠 맡을 백업 센터가 없다는 점이다. 이문규(63)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도 이 점을 고민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김한별(33·삼성생명·1m78㎝)이 통증을 호소하는 박지수를 둘러업고 코트를 빠져나갔다. 온몸을 던져 목표를 지켜낸 막내에 대한 언니들의 고마움 표시였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9.11.18 08:44
스포츠일반

'막내' 박지수의 당찬 포부, "무조건 이기고 2월 최종예선 간다"

"무조건 뉴질랜드를 이겨야하는 상황이다. 2월 최종예선 가는 것이 목표다." 대표팀 '막내' 박지수(KB스타즈)의 각오는 굳건했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프레 퀄리파잉 토너먼트 2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114-75로 크게 이겼다. 이틀 전 1차전에서 중국을 81-80으로 물리친 한국은 2연승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서 박지수는 12분58초를 뛰면서 11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점수차가 초반부터 크게 벌어지면서 출전시간을 조절, 뉴질랜드전에 대비할 여유를 얻은 박지수는 3연승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결정짓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경기 후 박지수는 "아픈 곳도 없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중국전 어깨 부상은 가벼운 타박상일 뿐"이라며 "마지막 한 경기 남겨두고 있는데, 무조건 뉴질랜드를 이겨야 하는 상황이고 선수들도 꼭 이겨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단 하나, 2월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진출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다. 가장 큰 고비였던 중국전에서 승리하며 한숨을 돌린 한국은 뉴질랜드전 승리로 3연승을 거두고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박지수는 "(중국전 승리 후)기분이 좋아서 라커룸에서 소리도 질렀다. (9월 아시안컵 때)중국, 일본에게 크게 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도 많아서 어떻게 하지 싶었고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뉴질랜드는 한국에서부터 생각하고 준비해왔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 막내지만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내야하는 중책을 맡은 박지수는 언니들에게 "SNS에서 나 은퇴하기 전까지 언니들도 은퇴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며 선전포고를 전했다. 박지수는 "어디든 막내가 힘들기 마련인데 나는 막내 생활이 너무 좋다. 지금 (김)정은 언니도 부담감이 클 것 같은데, 한 경기가 남았으니까 잘 도와서 최종예선 나갈 수 있게 그리고 언니들 힘들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1.16 15:48
스포츠일반

3년 전 아픔 지우려… 도쿄행 첫 발 내딛는 박지수

3년 전 박지수(21·KB스타즈)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수능을 앞두고 공부에 여념없을 또래들과 달리, 또래보다 훌쩍 큰 키와 탁월한 운동신경을 앞세워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단 만 18세의 여고생은 진천선수촌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만 바라보며 쉴 틈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독하기로 악명 높은 위성우(48·우리은행)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 아래서 훈련하느라 눈물을 쏙 뺐고 발가락 곳곳엔 물집이 잡혔다. "지금까지 했던 훈련과 너무 다르고 힘들었다. 언니들이 이 훈련을 다 한다고? 싶었다"라고 돌이킨 박지수가 "오죽하면 낭트 가서 (본선)티켓을 따도 걱정, 못 따도 걱정이라고 했다. 올림픽보다 훈련이 더 무서웠다"고 돌이킬 정도였다. 그리고 본선 출전권이 걸린 최종예선에서 박지수는 5경기 동안 평균 7득점, 리바운드 10.8개, 블록슛 1.6개를 기록하며 세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여자농구 대표팀은 당초 예상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최종 5, 6위 결정전에서 패해 목표로 삼았던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급격한 세대교체로 약화된 전력 탓에 3전 전패 탈락이 유력하다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이 악물고 뛰었던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최종예선 개최지였던 프랑스 낭트에서 파리를 경유해 인천까지 돌아오는 내내 선수들은 마지막 한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내려놓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 무대에 데뷔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데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까지 경험하는 등 숨가쁜 시간을 보내왔지만 박지수에겐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프로 입단 3년차 만에 팀을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우승으로 이끈 지난 시즌, 감격의 눈물과 함께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만났을 때도 박지수의 머릿속 한 구석에는 어느새 훌쩍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생각이 단단하게 박혀있었다. "아마 (3년 전)무기력하게 졌으면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돌아왔을 것 같다"고 얘기한 박지수는 "그 전에는 몰랐다. 그저 막연했다. 올림픽이라는 게 이렇게 나가기 힘든 대회구나 하는 걸 그 때 느꼈다"고 돌이켰다. 나가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나갈 수 없는 대회. 올림픽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든지 몸소 겪어본 박지수이기에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각오는 더욱 굳건하다. 3년의 시간 동안 박지수의 위치도 크게 달라졌다. 대표팀 막내에서 어느새 한국 여자농구의 주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8일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발표한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최종 엔트리 12명에 이변 없이 이름을 올린 박지수는 3년 전 이루지 못했던 올림픽을 향한 꿈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한국은 오는 11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A조에 속한 뉴질랜드, 필리핀, 중국 등과 경쟁해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내년 2월 열리는 최종예선에 나설 수 있다. 한국 전력의 핵심인 박지수에게 견제가 집중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국은 지난달 FIBA 아시안컵에 출전해 일본에 41점차로 패하고 호주, 중국에도 대패하는 등 전력면에서 크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박지수도 WNBA 일정 때문에 함께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번 지역예선은 도쿄행 첫 단추인 만큼 박지수를 비롯해 박혜진(28·우리은행) 김한별(33·삼성생명) 등 최정예 멤버가 모두 소집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멀어졌던 본선 무대에 재도전하는 여자농구 대표팀, 그리고 3년 전 아픔을 씻으려는 박지수의 도전은 14일 열리는 중국과 1차전을 시작으로 그 첫 걸음을 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0.30 06:00
스포츠일반

[WKBL 개막] KB의 왕조 건설? 우리은행의 탈환? 삼성의 비상?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의 우승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예감이다.WKBL에는 최근 13년 사이에 생긴 독특한 '전통'이 있다. 임달식 감독이 지휘하던 인천 신한은행이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그 뒤를 이어 아산 우리은행이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역시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생긴 '6년 왕조'의 전통이다.신한은행을 넘어 7년 왕조를 꿈꿨던 우리은행을 무너뜨린 '디펜딩 챔피언'은 청주 KB였다. 안덕수(45) 감독이 이끌고 '한국 여자농구 10년을 책임질 보물' 박지수(21)가 뛴 KB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휩쓸며 새로운 '왕조 탄생'의 기틀을 닦았다. 정미란이 은퇴하긴 했지만 주장 강아정(30)부터 박지수, 염윤아(32), 심성영(27), 김민정(25) 등 선수단에 전력 누수가 없고,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상을 수상한 카일라 쏜튼(27)도 팀에 남으면서 완전체로 새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그리고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21년 만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낸 선수단이 건재하다는 건 올 시즌도 KB가 가장 막강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가 된다. 실제로 KB는 10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WKBL 6개 구단 국내 선수 88명 중 65명(73.9%)이 뽑은 '올해의 우승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우리은행(11명·12.5%) 3위는 용인 삼성생명(10명·11.4%)이었다.우승후보 1순위로 지목받은 안덕수 KB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리그를 치르고자 한다.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동료애를 바탕으로 우승하고 싶다는 초심으로 더 끈끈하게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강아정도 "같이 뛰는 선수들이 우승 후보로 뽑아줬다니 감사하기도 하고 부담도 된다. 선수들이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또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또 한 번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역시 "우승후보는 KB다. 우리 팀을 11명이나 뽑아줬다니 그것 다 KB 선수들 아니냐"며 웃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에 패해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왕조'의 주인에서 '도전자'로 위치를 바꾼 위 감독은 "쉽진 않겠지만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우승을 노려보겠다. 정상을 재탈환할 수 있는 시즌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도전자가 우리은행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던 삼성생명 역시 다시 한 번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한다. 임근배(52) 감독은 "우승한 지 벌써 13년이 지났다. 이번 시즌은 무조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기필코 우승하겠다"며 우승컵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삼성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것은 2006년 여름 리그가 마지막이다.우승 경쟁은 KB-우리은행-삼성생명의 '3강'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신생 구단 부산 BNK 썸의 유영주(48) 감독은 "창단 첫 시즌, 새내기인 만큼 선수단이 가장 어리고 패기 넘친다. 패기로 올 시즌을 치른다면 모두가 원하는 봄 농구를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무서운 막내'가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BNK는 '2약' 후보인 신한은행과 부천 KEB하나은행을 제치고 선수들이 뽑은 우승후보 4위(2명·2.2%)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곤 하지만,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올 시즌 '반란'을 꿈꾸고있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 읏샷(현 BNK) 사령탑에서 올 시즌 신한은행으로 둥지를 옮긴 정상일(52) 감독은 "BNK가 갓 창단한 신생팀이지만 우리도 만만치 않다. 사무국부터 선수단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드라마틱한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여자농구 무대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KEB하나은행의 이훈재(52) 감독도 "선수들과 함께 봄 농구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0.11 06:00
스포츠일반

스무살 나이 차이, 하지만 '우리' 꿈은 같다…맏언니 임영희-막내 박지현의 수다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와 막내 박지현이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최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 숲에서 만난 임영희(왼쪽)와 박지현은 "새로운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광삼 기자"(임)영희 언니와 한 시즌밖에 뛰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한 시즌도 같이 뛰어 보지 못한 선수도 많은데 저는 영광이었어요(박지현)"."오히려 내가 지현이라는 선수와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지. 이것도 다 오래 선수 생활을 한 덕분 아니겠니.(웃음)(임영희)"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39)와 막내 박지현(19)이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임영희는 20년 동안 코트를 지키며 사상 첫 정규 리그 600경기 출전 등 금자탑을 쌓은 살아 있는 전설이다.위성우 감독과 2012~2018년까지 우리은행의 통합 우승 6연패를 이끌었다. 2012~2013시즌 정규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휩쓸었고, 2013~2014시즌엔 챔피언결정전 MVP로 뽑혔다. 그는 마지막 시즌에도 평균 30분 가까이 출전하며 10.5득점 3.6어시스트 3.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박수받을 때 떠나기로 결심했다.임영희가 마지막 불꽃을 붙태우는 사이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겁 없는 신예가 프로의 문을 열어젖혔다. 2000년생 박지현은 우리은행 입단 과정부터 극적이었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된 박지현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다. 모든 팀들이 군침을 흘리는 가운데 박지현은 4.8%라는 가장 낮은 확률을 뚫고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박지현은 쟁쟁한 언니들 사이에서도 정규 리그 15경기 평균 19분6초를 뛰며 8득점 3.7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올려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우리은행은 올 시즌 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하며 '우리왕조'를 마감했지만, 임영희 코치와 차기 에이스 박지현 중심으로 이어질 세대교체에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서울 번동 북서울 꿈의숲에서 만난 임영희와 박지현은 "매년 찾아오는 봄처럼 우리은행의 겨울에도 금세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봄이 성큼 다가온 산책로에 선 둘은 스무살 나이 차를 잊은 듯 깔깔대며 수다를 떨었다. - 평생 기억에 남을 시즌을 마친 소감은.박지현(이하 박)= "생애 첫 프로 데뷔전은 지금 생각해도 가장 신기한 경험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꿨던 무대에서 막상 뛰게 되니, 경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만큼 빨리 지나가더라. 정규 리그 15경기를 뛰었는데, 한 경기 한 경기 다 기억난다. 짧았지만 강렬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임영희(이하 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1년이다. 선수로 마지막 시즌이었다는 점도 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600경기 출전 달성도 뿌듯하다." - 신인이라서 유독 더 아쉬운 게 많은 것 같다.박= "코트에서 가진 것을 다 보여 주지 못했다. 신인답게 더 자신 있고 패기 있게 뛰었어야 했다. 무엇보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마친 임영희. WKBL 제공- 선수 임영희로는 마지막 시즌이었다.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루지 못한 시점이기도 하다.임= "지현이가 없는 상태에서 은퇴해야 했다면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불안한 마음은 없다. 물론 조금 걱정된다. 나 없이 (김)정은이와 (박)혜진이를 비롯한 기존 선수들이 새 선수들과 손발을 빠르게 맞출 수 있으면 좋겠다." -박지현이 믿음직스로운 이유는.임= "여자 농구에서 신입 선수가 게임을 뛰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은행 박지수의 경우는 워낙 신장과 힘이 압도적이라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현이는 외곽 플레이어인데 부담 없이 하더라. 어떤 팀에 가더라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실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임영희는 박지현이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에 뛸 실력이라며 칭찬했다. WKBL 제공- 하필 박지현이 들어온 해에 연속 통합 우승 기록이 끊겼다.박= "공교롭게도 프로 데뷔전도 졌고, 그 다음 경기도 졌다. 내가 들어오고 2연패한 것이다. 게다가 우승은커녕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도 못했다. '나 때문인가'라는 생각도 해 봤다. 다행히 그런 생각을 할 때 언니들이 '네 잘못이 아니다. 언니들이 못해서 졌다'라고 다독여 주셨다."임= "지현이가 아니라 누가 들어와도 '내 탓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시즌이었다. 지현이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지만, 우리은행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전력이 완성된 팀은 선수 한 명 때문에 이기고 지는 일은 없다. 팀 성적이 지현이 탓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지현이가 우리팀에 올 수 있어 복 받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을 놓친 건 지현이를 뽑을 때 행운을 다 써 버려서가 아닐까.(웃음)" - 임영희는 어떤 선배인가.박= "먼저 다가와 주시는 분이다. 고민이 있을 때 먼저 아시고 찾아오셔서 '잘하고 있다' '이건 이래서 못한 거다' 등을 먼저 얘기해 주신다. 플레이오프 1차전 끝나고 이동 중 받은 문자 메시지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영희 언니가 '힘든 건 언니들이 할 테니 부담 갖지 말고,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너가 잘하는 플레이를 해'라고 조언과 격려를 장문으로 보내 주셨다. 언니의 배려에 감동했다." 박지현에게 임영희는 맏언니 그 이상의 존재다. 양광삼 기자 - 후배의 고민을 알아채는 방법은.임= "눈치 챌 필요가 있나. 감독님한테 지적당하거나 혼난 지현이는 시무룩한 게 얼굴에 다 드러난다. 우리 눈에는 어떤 상황 때문에 혼났을 것이라는 게 보이니, 후배가 기 죽지 않게 장난도 치고 격려도 해 주면서 풀어 준다. 지현이는 고교 시절 많이 혼나면서 운동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감독님이 프로 세계에 적응하라는 뜻에서 일부러 소리도 더 크게 지르신 것 같다. 처음엔 감독님 소리에 놀라서 울고 그랬는데, 지금은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후배들 중 박지현에게 더 관심이 가는 편인가.임= "막내라서 더 신경 쓰인다. 무엇보다 지현이는 이 팀의 주축으로 뛸 선수가 아닌가. 게다가 지독한 연습벌레다. 입단 초기 외곽슛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오전과 오후 운동을 앞두고 1시간 먼저 나와 개인 슛 연습을 하더라. 그 노력이 시즌이 지나면서 눈에 보였는데, 약점을 보완하려는 열정이 좋아 보였다. 이런 후배를 싫어할 수 있나.(웃음)" - 맏언니는 외롭겠다임= "천만의 말씀. 나도 후배들한테 기를 받는다. 내가 감독님한테 혼나는 날이면, 지현이를 비롯해 후배들이 '언니 힘내요'라고 문자를 차례로 보낸다. 서로를 챙기면서 힘도 얻고 위로도 받는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세대 차이는 존재하기 마련. 박지현은 임영희 선수의 나이가 믿기지 않으면서도, SNS나 대화할 때 조금씩 차이를 느낀다. 양광삼 기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세대 차이는 있다.박= "영희 언니가 마흔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코트에선 언니의 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다만 SNS 사용법을 모르고 신기해할 때나, 요즘 어린 선수들이 쓰는 '급식체(급식 먹는 10대의 은어)'를 귀엽게 봐주실 때 나이 차이를 조금 느낀다.(웃음)"임= "내 신인 시절과 요즘 어린 선수들의 사고방식은 다르다. 급식체는 같이 지내다 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듣는다. 하지만 요즘 가수들과 노래는 극복이 안 되는 부분이다. 회식이나 뒤풀이 때 노래방에 가면 30대 이상 선수들은 '무슨 노래야. 흥이 나질 않아'라는 말이 나올 선곡을 하더라. SNS는 팔로하는 법을 몰라 후배들에게 휴대전화를 맡겨서 대신 '맞팔(서로 팔로)'하게 한 뒤 돌려받았다.(웃음)"박= "다 그런 건 아니다. 혜진 언니, 그러니까 혜진이도 노력을 많이 하시지만 아무래도 30대 언니들부터는 살짝 세대 차이를….(웃음)" - 박지현은 아직 우리은행의 악명 높은 비시즌을 겪어 보지 못했다.박= "언니들은 무섭다고 한다. 다들 한숨 쉬더라."임= "아무리 힘들 거라고 말해 줘도 몸에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팀 훈련은 몸이 겪어 봐야 안다.(웃음) 답은 그냥 휴가 동안 푹 쉬고, 이후 '나 죽었소'라는 마음으로 하는 게 마음 편하다.(웃음) 그나마 다행인 점 하나는 감독님이 처음 오신 6~7년 전과 훈련 강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웃음)" 2017~2018시즌 우승 당시 환호하는 우리은행 선수단의 모습. IS포토- 내가 터득한 '위성우 감독 사용법'은.박= "잘 모르겠다.(웃음) 정말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은행 입단 전에 본 감독님은 코트 안에서 멋졌다. 밖에서 만나면 되게 자상하게 웃으시는, 미소가 따뜻한 분이었다. 그런 모습에 속았다.(웃음) 신인 드래프트장에서도 무척 자상하셨는데, 우리은행에 들어오고 이틀이 지나면서 달라지셨다.(웃음) 아직 본모습을 다 보여 주신 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정말 많이 혼나고 있다. 다 내가 못해서 더 잘하라는 마음으로 그러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우리 감독님은 상상 이상으로 호랑이 감독님이라는 말은 남기겠다.(웃음)"임= "정말 오래 위 감독님과 함께했지만, 사용법은 없는 것 같다.(웃음) 우리가 감독님이 원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을 빨리 파악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웃음) 지현이도 그런 부분을 빨리 터득하는 게 덜 혼나고 프로에 빨리 적응하는 지름길이다. 힘들겠지만, 위 감독님은 피하려고 하면 안 되고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웃음)" -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걱정도 많을 텐데.임= "일단 후배들한테 '언니를 코치로 부르지 마라'고 얘기하긴 했다. 물론 그렇게 안 될 수도 있겠지만, '10년을 선수로 같이 한솥밥을 먹던 후배들이 낯설어할까 봐' 하는 마음이 앞선다. 함께 힘든 시절을 보내며 쌓은 공감대가 한순간에 없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정은이와 혜진이와 서먹서먹해질까 봐 걱정스럽다. 감독님과 전주원 코치님께도 내 고민을 말씀드렸다. 전 코치님은 선수들도 거리감 없이 잘 받아들이고 괜찮을 것이라고 말해 주셨다." - 앞으로 보좌하게 될 위 감독에게 한마디 한다면.임=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 내가 하는 말도 신문 기사를 통해 전해지겠지만,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좋은 상황에서 은퇴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코치로도 많이 보고 배우면서 잘 보필하겠다." 코치 임영희는 박지현과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은행왕조를 꿈꾼다. 양광삼 기자- 레전드 임영희 코치와 에이스 박지현이 만들어 갈 우리은행이 기대된다.박= "언니가 마음 편할 수 있도록, 내가 그 빈자리를 잘 채우겠다. 정은 언니와 헤진 언니 등과 함께 내년엔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나가겠다. 우리왕조를 재건하고 싶다."임= "잘할 거라고 믿는다. 지현이도 정은이와 혜진이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감을 잡았을 것이다. 옆에서 잘 도와주겠다. 무엇보다 우리는 팀으로 다시 올라가는 단계다. 코치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고 싶다. 지현이와 함께 다시 한 번 '우리(은행)왕조'를 여는 꿈을 꾼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04.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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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WNBA 도전’ 박지수, "스스로 내린 결정에 후회 없도록… 잘하고 올게요!"

"어릴 때부터 제겐 꿈의 무대였으니까요."’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날아온 초청장을 받아든 박지수(20·KB스타즈)는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정규리그를 마치고 달콤한 휴식을 즐기던 박지수는 지난 13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 결과가 발표된 뒤 단숨에 정신 없이 바빠졌다. 지난해 WNBA 챔피언인 미네소타 링스가 2라운드 5순위(전체 17순위)로 박지수의 이름을 호명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가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건 2003년 정선민(44) 신한은행 코치가 1라운드 8순위로 시애틀 스톰에 지명된 이후 처음이다.박지수나 KB스타즈 측에서 WNBA에 따로 신청서를 낸 건 아니다. WNBA의 경우에는 ’만 20세 이상의 미국 외 선수의 경우 드래프트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구단이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선수 신청 없이도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박지수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만큼, 미네소타 구단 측이 에이전트 등을 통해 기량을 확인하고 드래프트에서 지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때문에 여자농구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드래프트에서 박지수가 지명받을 것 같다’는 소문이 은근하게 돌았다. 박지수 역시 떠도는 소문에 혹시나 싶어 드래프트를 문자 중계로 지켜봤다. 박지수는 19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드래프트 전 예상 순위 사이트에 내 이름이 올라왔다고 하더라. 혹시나 싶어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순위가)빠르게 뽑혀서 놀랐다"며 "당연히 기뻤다. 가족들도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타고난 신체조건과 재능을 갖춘 박지수는 어린 시절부터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도전이 녹록치 않았고 부상도 겹쳐 한국에서 체계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 ’한국 여자농구 10년을 책임질 선수’라는 소리를 들으며 2017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청주 KB스타즈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그는 막내뻘 나이에도 팀을 지탱하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프로 데뷔 첫 시즌엔 신인왕을, 두 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엔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물론 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박지수는 프로 데뷔 2년 만에 마침내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WNBA의 지명을 받게 됐다. 다행히 소속팀인 KB스타즈도 박지수의 WNBA 도전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현재 박지수의 지명권은 미네소타가 아닌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있다. 미네소타가 드래프트 후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전체 24순위로 뽑은 칼리아 로런스, 전체 32순위 질 바르타, 그리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닝 캠프 합류 여부도 불투명한 선수에게 지명권까지 안겨주며 트레이드에 나섰단 건 라스베이거스 역시 박지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다.박지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의 무대였기 때문에 설레고 영광스럽다. 하지만 마냥 설렌다기보다, 걱정도 많이 된다"고 ’도전자’의 심경을 털어놨다. "어릴 때는 그저 WNBA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다. 학생 때부터 그토록 가고 싶어했기 때문에 ’아, 드디어 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연 박지수는 "꿈이 현실이 되고나니, 이젠 12인 로스터(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다. 물론 12인 로스터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변에선 하던 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얘기해주신다. 하지만 비시즌이다보니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가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며 "지금도 자신감이 없진 않은데, 그래도 몸이 만들어진 상태였다면 더 자신있었을 텐데… 조금 불안하다"며 웃었다.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역시 언어 문제다. 코트에서 쓰는 말이야 대부분 비슷하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일상생활과 의사소통이 문제다. 틈틈이 시간을 내 공부하고 지금도 단어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박지수는 "아무래도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언어다. 공부를 하고 있긴 한데 아직 많이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꿈의 무대 도전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말대로 마냥 설레기만 한 상태는 아니다. 박지수는 "만약 12인 로스터에 들지 못해서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혹은 로스터에 들더라도 짧게 뛰고 돌아오게 될 경우엔 분명히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거다.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실패했다고 할 것"이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봤다. 배우기 위해 선택한 길이지만 실패에 대한 뒷감당은 홀로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박지수는 "설령 많은 사람들이 내게 실패라고 할 그런 경험이라도 어릴 때 겪고 성장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미국이란 나라에 가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강조한 박지수는 "스스로 내린 결정에 후회 없도록 잘 다녀오겠다"며 활짝 웃었다.WNBA 도전을 결심한 박지수는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29일부터 시작되는 팀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다. 캠프 기간 중 열리는 시범경기와 두 차례의 프리시즌 공식 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검증받아야 정규리그 개막 전날인 5월 18일 발표되는 12인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다. 만약 12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경우 박지수는 5월 20일 개막해 8월까지 열리는 WNBA 정규시즌을 소화하게 된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P, TD, UL, OL, LI { FONT-FAMILY:굴림; FONT-SIZE:12pt;} P {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 BLOCKQUOTE {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 2018.04.23 06:00
스포츠일반

우승 노리는 세 사령탑, 양보없는 썰전

"박지수의 높이를 앞세워 화끈한 공격 농구를 펼치겠다."(안덕수 청주 KB국민은행 감독)"오로지 우승만 생각하겠다."(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누가 올라오든 양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3차전까지 '박 터지게' 싸우고 오길 바란다."(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앞둔 각 팀 사령탑들이 양보 없는 입심 대결을 펼쳤다.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7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삼성생명 2016~2017시즌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규 리그 5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 위성우(47) 감독을 비롯해 2위 삼성생명 임근배(50) 감독, 3위 KB국민은행 안덕수(43) 감독이 참석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는 삼성생명과 KB국민은행이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승자는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 진출해 우리은행과 최강을 가린다.세 사령탑 중 '막내' 안 감독은 기자회견 시작부터 선제공격을 날렸다. 안 감독은 플레이오프 상대 삼성생명을 향해 "KB국민은행의 에이스 박지수가 15득점에 10리바운드 정도 해 주면 삼성생명을 상대로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다. 올 시즌만큼은 KB가 우승한다"고 자신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매번 정상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하지만 플레이오프 상대 임 감독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임 감독은 "KB국민은행이 높이 농구를 펼치는데 우리팀에는 박지수를 막아 낼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고 맞받아쳤다. 임 감독은 오히려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KB국민은행은 (2연승으로) 빨리 누르고 남은 시간을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하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격적인 공약도 걸었다. "우리은행을 꺾고 정상에 오르면 선수들에게 3개월간의 긴 휴가를 주겠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술렁이게 했다.일반적으로 여자 농구는 평균 1~2개월간의 휴가가 주어지는 만큼 우승에 대한 임 감독의 열망이 나타나는 대목이다.그러자 그동안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위 감독이 입을 열었다.위 감독은 "누가 올라오든 상관없다. 정규 리그를 통해 상대 전력을 충분히 잘 알고 있기에 우리만 잘 준비하고 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위 감독은 올 시즌 우승팀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는 "올 시즌도 '우리(우리은행을 가리키는 중의적 표현)'가 우승"이라고 재치 있게 답하는 여유도 보였다.삼성생명과 KB국민은행의 플레이오프 첫 경기는 10일 오후 7시 삼성생명 홈구장인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피주영 기자 2017.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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