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인터뷰] ’WNBA 도전’ 박지수, "스스로 내린 결정에 후회 없도록… 잘하고 올게요!"
"어릴 때부터 제겐 꿈의 무대였으니까요."’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날아온 초청장을 받아든 박지수(20·KB스타즈)는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정규리그를 마치고 달콤한 휴식을 즐기던 박지수는 지난 13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 결과가 발표된 뒤 단숨에 정신 없이 바빠졌다. 지난해 WNBA 챔피언인 미네소타 링스가 2라운드 5순위(전체 17순위)로 박지수의 이름을 호명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가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건 2003년 정선민(44) 신한은행 코치가 1라운드 8순위로 시애틀 스톰에 지명된 이후 처음이다.박지수나 KB스타즈 측에서 WNBA에 따로 신청서를 낸 건 아니다. WNBA의 경우에는 ’만 20세 이상의 미국 외 선수의 경우 드래프트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구단이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선수 신청 없이도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관계자들은 박지수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만큼, 미네소타 구단 측이 에이전트 등을 통해 기량을 확인하고 드래프트에서 지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 때문에 여자농구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드래프트에서 박지수가 지명받을 것 같다’는 소문이 은근하게 돌았다. 박지수 역시 떠도는 소문에 혹시나 싶어 드래프트를 문자 중계로 지켜봤다. 박지수는 19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드래프트 전 예상 순위 사이트에 내 이름이 올라왔다고 하더라. 혹시나 싶어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순위가)빠르게 뽑혀서 놀랐다"며 "당연히 기뻤다. 가족들도 축하한다고 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타고난 신체조건과 재능을 갖춘 박지수는 어린 시절부터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도전이 녹록치 않았고 부상도 겹쳐 한국에서 체계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 ’한국 여자농구 10년을 책임질 선수’라는 소리를 들으며 2017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청주 KB스타즈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그는 막내뻘 나이에도 팀을 지탱하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프로 데뷔 첫 시즌엔 신인왕을, 두 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엔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물론 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박지수는 프로 데뷔 2년 만에 마침내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WNBA의 지명을 받게 됐다. 다행히 소속팀인 KB스타즈도 박지수의 WNBA 도전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현재 박지수의 지명권은 미네소타가 아닌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있다. 미네소타가 드래프트 후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전체 24순위로 뽑은 칼리아 로런스, 전체 32순위 질 바르타, 그리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닝 캠프 합류 여부도 불투명한 선수에게 지명권까지 안겨주며 트레이드에 나섰단 건 라스베이거스 역시 박지수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다.박지수는 "어렸을 때부터 꿈의 무대였기 때문에 설레고 영광스럽다. 하지만 마냥 설렌다기보다, 걱정도 많이 된다"고 ’도전자’의 심경을 털어놨다. "어릴 때는 그저 WNBA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다. 학생 때부터 그토록 가고 싶어했기 때문에 ’아, 드디어 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연 박지수는 "꿈이 현실이 되고나니, 이젠 12인 로스터(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다. 물론 12인 로스터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주변에선 하던 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얘기해주신다. 하지만 비시즌이다보니 운동을 제대로 못하고 가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며 "지금도 자신감이 없진 않은데, 그래도 몸이 만들어진 상태였다면 더 자신있었을 텐데… 조금 불안하다"며 웃었다.또 하나 걱정되는 것은 역시 언어 문제다. 코트에서 쓰는 말이야 대부분 비슷하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일상생활과 의사소통이 문제다. 틈틈이 시간을 내 공부하고 지금도 단어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박지수는 "아무래도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언어다. 공부를 하고 있긴 한데 아직 많이 어렵다"고 울상을 지었다.꿈의 무대 도전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말대로 마냥 설레기만 한 상태는 아니다. 박지수는 "만약 12인 로스터에 들지 못해서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혹은 로스터에 들더라도 짧게 뛰고 돌아오게 될 경우엔 분명히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거다.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실패했다고 할 것"이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봤다. 배우기 위해 선택한 길이지만 실패에 대한 뒷감당은 홀로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박지수는 "설령 많은 사람들이 내게 실패라고 할 그런 경험이라도 어릴 때 겪고 성장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미국이란 나라에 가고 싶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강조한 박지수는 "스스로 내린 결정에 후회 없도록 잘 다녀오겠다"며 활짝 웃었다.WNBA 도전을 결심한 박지수는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29일부터 시작되는 팀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다. 캠프 기간 중 열리는 시범경기와 두 차례의 프리시즌 공식 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검증받아야 정규리그 개막 전날인 5월 18일 발표되는 12인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다. 만약 12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경우 박지수는 5월 20일 개막해 8월까지 열리는 WNBA 정규시즌을 소화하게 된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P, TD, UL, OL, LI { FONT-FAMILY:굴림; FONT-SIZE:12pt;} P {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 BLOCKQUOTE {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
2018.04.2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