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로하스 없이 우승, 유한준 공백도 '팀 KT'로 지운다
KT 위즈는 2022년 팀 '대들보' 유한준(40)이 없는 첫 시즌을 보낸다. 2021년 통합 우승을 이끈 유한준은 지난달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내 빈자리는 성장한 후배들이 충분히 메워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했다. 그는 지명타자 임무를 수행한 자신의 장타력이 이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룬 점도 결단에 영향을 미쳤다. 팀 리더 역할은 '둘째 형' 박경수가 맡아 줄 수 있다. 지난주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한 포수 장성우도 "(박)경수 형을 도와서 팀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27일 FA 재계약한 황재균도 있다. 투수진에서는 고영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야수와 투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사이 가교 역할을 잘 해내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 입단 9년 차가 되는 배정대도 '차기' 주장감이다. 박경수가 그의 친화력과 책임감 있는 모습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유한준이 주로 나서던 지명타자도 채워야 한다. 체력 관리 차원에서 번갈아 지명타자를 맡는 추세지만,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정된 선수가 필요하다. 문상철이 1순위로 꼽힌다. 그는 2014년 특별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창단 멤버다. 매년 기대에 비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타석 수가 충분히 주어지면 팀 장타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외야 경쟁 판도도 주전 지명타자를 낙점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견수 배정대,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개막 초반 고정될 전망이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조용호와 김민혁이 경쟁한다. 이강철 KT 감독이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를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면, 조용호가 한 발 앞서 있다. 변수는 조용호의 몸 상태다. 2021 정규시즌 타격 잠재력을 증명한 김병희, 김태훈 그리고 1~2년 차에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천성호와 권동진도 잠재적인 후보다. 이적생 오윤석도 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KT는 2021 정규시즌 개막 전 저평가받았다. 2020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 무대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KT'의 힘으로 그 공백을 메웠고,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유한준은 멘털적으로도 선수단에 큰 영향을 미치던 선수다. 공백은 크다. 하지만 다시 한번 팀의 힘을 보여줄 전망이다. 이제 맏형이 된 박경수는 "우리는 누군가의 공백을 잘 메우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27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