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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식 KOFICE 원장 “韓, 세계 문화 중심될 것” [2025 K포럼]

“김구 선생이 문화 강국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대한민국은 이제 문화 강국을 넘어 문화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박창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원장은 K콘텐츠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박 원장은 최근 서울 마포구 KOFICE에서 가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K’가 고유 명사가 된 지금, K포럼을 개최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박 원장은 ‘다시 쓰는 K스토리’란 주제로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가 공동 주최하는 제3회 K포럼(Korea Forum 2025)의 기조 대담 좌장으로 참석한다. 오는 7월 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2025 K포럼은 K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 보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꾸며진다.“많은 대중문화인과 K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K콘텐츠는 대한민국의 먹거리이자 자산, 자원이죠.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그간 제가 걸어온 길이 K콘텐츠, 대중문화와 맞닿아 있어 더욱 의미가 깊네요.”◇‘한류’부터 ‘K’까지…원천은 민족성 박 원장은 ‘K’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한국 대중문화 산업을 이끌었던 사람이다. 1986년 MBC 드라마 제작 PD로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SBS 제작 PD, 김종학 프로덕션 대표이사,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 등을 거쳤다. 2012~2016년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냈고 이후 줄곧 정치에 몸담았으며, 지난해 9월부터는 KOFIC 원장을 역임 중이다. “제가 현업에 있을 때 K와 현재는 많이 바뀌었어요. 사실 우리가 처음 콘텐츠를 만든 건 배가 고파서였습니다. 하지만 이걸 방송사, 극장에서만 트니까 시장이 작았죠. 서울, 대구, 부산, 광주 다 꽉 차니까 그때부터 일본, 대만으로 판 거예요. 1990년대 후반쯤이죠. 그때만 해도 ‘이게 왜 되지?’ 싶었어요.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주목받기 시작했고 지금의 ‘K’가 만들어진 거죠.” 박 원장은 ‘한류’로 시작해 ‘K’로 이어진 한국 문화의 힘, 그 원천은 “대한민국의 민족성”이라고 짚었다. 그는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등 콘텐츠는 물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에 이르기까지 모든 K컬처에 이것이 녹아있다고 분석했다.“K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말해요. 일종의 감성인 거죠. 중요한 건 우리만의 감성이지만 결국 세상을 다 관통할 수 있다는 거예요. 또 하나는 중심축이에요. 우리 콘텐츠를 보면 그 감성 속에 핵심이 있어요. 이건 노래도 마찬가지죠. 전 이 두 가지에서 나오는 힘이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다만 박 원장은 K콘텐츠의 세계적 움직임을 단순 문화 차원에서만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K’라는 것은 결국 한국 경제와 직결돼 있으며, 나아가 정치·외교에도 큰 영향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예를 들어 드라마가 잘 되면 거기에 나온 음식, 화장품 등이 큰 인기를 누려요. 일종의 원소스멀티유즈죠. 정치·외교에서도 기본적으로 문화가 선행될 수밖에 없고요. K팝, 드라마가 첨병 역할을 한 후 국교를 맺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거예요. 결국 경제, 외교는 문화의 힘에서 파생되는 거죠.”◇현지화 통한 영토 확장·전담 기구 신설 필요박 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K콘텐츠의 지속 발전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전략으로는 맞춤형 로컬라이징을 통한 K영토 확장을 꼽았다.“최근 들어 일본, 대만 등에서 큰돈을 주면서 작품 제작을 부탁해요. 이때 우리만 좋아하는 걸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동남아, 유럽 등 각 나라의 종교적,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 우리 콘텐츠를 주입하는 걸 넘어서야 해요. 일종의 문화 융합이자 교류, 문화 테크놀러지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박 원장은 관련 업무를 일원화할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 산하 기획단을 만드는 것인데, 이곳의 업무는 크게 △투자 지원 확대 △인재 육성 △IP 및 창작자 권리 보호 등이다. 박 원장은 “국가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지원하되 감독하는 창구를 일원화한다’가 전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K가 너무 남발되는 경향이 있는데, 결국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걸 망라할 전진기지가 필요한 겁니다. 또 과감하게 펀드를 만들고 창작자, 배우, 가수를 계속 발굴해야 하죠.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 우리의 저작권, 권리 등을 보호해 줘야 하고요. 나무만 키우는 게 아니라 거기에 맺은 열매까지 따 먹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그러면서 박 원장은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고 여러 차례 반복한 박 원장은 이번 K포럼에서 들려주고, 또 강조하고 싶은 부분 역시 이것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K포럼에서의 심도 깊은 대화가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사실 전진기지는 이미 만들어져야 했어요. 만약 또 놓친다면 지금껏 쌓아 온 모든 걸 날릴 겁니다. 포럼을 통해 현업에 있는 분들과 K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이를 토대로 지금의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야 해요. 그리고 이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죠. 그래야 변화하고 발전될 수 있을 겁니다.”현업에 있는 모두가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K콘텐츠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유일한 자산인 문화로 5000만 국민을 먹여 살릴 그림의 디자인을 그려야 한다”고 부연했다.“우리는 석유 같은 자원이 있지도 않고 지리적 한계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문화와 사람이 있어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자원으로, 잠재력도 엄청납니다. 결과적으로 문화는 대한민국의 미래죠. 전 2030년에는 K콘텐츠가 세계 문화를 이끌 거로 봅니다. 아카데미상, 노벨문학상, 토니상처럼 상상 못한 일이 계속 벌어질 거예요. 대한민국은 반드시 세계 문화의 중심 국가가 될 것입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16 05:44
스타

‘스테파’ 우승 최호종, 첫 단독 공연 개최…공연예술X대중 잇는 새 패러다임 제시

아티스트 최호종이 첫 단독 공연을 열고 팬들과 만난다.최호종이 오는 5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단독 공연 ‘2025 CHOIHOJONG 1ST MOVENOTE ’를 개최한다. 이날 공연은 오후 3시와 7시, 총 2회 진행된다. 2025 CHOIHOJONG 1st MOVENOTE 는 최호종의 첫 단독 공연이자, 그가 추구하는 순수예술과 대중을 이어주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특히 '움직임(MOVE)'과 '기록(NOTE)'을 결합해 최호종만의 움직임을 기록한다는 ‘MOVENOTE’라는 독자적인 개념을 통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무용 공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또한, 공연의 타이틀 ‘NOWHERE’은 ‘NO WHERE-어디에도 없는’ 그렇지만 ‘NOW HERE-지금 존재하는’을 뜻하는 중의적 표현으로, 지금까지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접점이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첫 공연에 대한 최호종의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최호종은 남성 무용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방송을 통해 뛰어난 실력과 대체불가 아우라를 뽐내며 ‘최호종 보유국’, ‘장르가 곧 최호종’이라는 수식어를 탄생시키며 K무용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이후에도 그는 ‘2024 아름다운 무용인상 시상식’에서 2024년을 빛낸 무용수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2024 대한민국 무용인의 밤’에서 김백봉상을 연이어 거머쥐며 대한민국 무용계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차세대 안무가이자 아티스트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뿐만 아니라 그는 ‘공연예술창작잔실’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순수예술과 대중을 잇는 문화적 메신저로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이어가고 있는바.이렇듯 예술의 울타리를 허물고 더 많은 이들과 움직임의 감동을 나누기 위해 끊임없이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고 있는 최호종. 이번 무대를 시작으로 그가 써 내려갈 새로운 움직임의 기록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4.21 18:50
문화

NJZ(뉴진스) 팬덤, 탄원서 제출... “멤버들 정신적 고통 심각” [전문]

그룹 NJZ(뉴진스) 팬덤 버니즈가 탄원서 제출을 위해 팬들을 모집한다.24일 버니즈는 “NJZ 팬덤 버니즈는 전속계약 위반의 책임이 있는 전 소속사 어도어가 멤버들을 대상으로 기획사 지위보전과 광고계약 체결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이라며 “NJZ 팬덤 버니즈는 재판부에 진실을 알리고자, 전 세계 팬들의 탄원서를 아래와 같이 세 가지 방식으로 모집하여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버니즈 측이 공유한 세 가지 방식은 글로싸인 성명을 통한 탄원서, 직접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자 하는 팬들을 위한 직접 작성 탄원서, 글로벌 버니즈들을 위한 글로벌 탄원서다. 공개된 탄원서에 따르면 버니즈는 약 7개의 문항으로 나눠 탄원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하이브와 어도어는 언론플레이와 역바이럴로 멤버들을 괴롭혀왔다”면서 “나아가 어도어는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의 행위를 제3자의 일이라고 주장하며 선을 긋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하이브와 어도어(현 경영진)은 뉴진스를 망가 뜨렸고, 팬들이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버니즈 측은 어도어가 NJZ를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과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이 인용될 시 멤버들이 겪게 될 ‘수납’과 정신적 고통이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하 버니즈 측 탄원서 내용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저희는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이하 ‘멤버들’이라고 합니다)의 팬들입니다. 전 소속사 어도어가 멤버들을 대상으로 기획사 지위보전과 광고계약 체결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이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고 걱정하며 지켜본 ‘NJZ’(기존 활동명은 ‘뉴진스’이며, 이 탄원서에서는 필요에 따라 ‘뉴진스’도 사용하겠습니다)의 팬 입장에서 재판부에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탄원서를 제출합니다. 1. 하이브와 어도어는 언론플레이와 역바이럴로 멤버들을 괴롭혀왔습니다. 팬들의 입장에서, 하이브와 어도어가 지난 해 4월부터 멤버들에게 한 행위는 매우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이었습니다. ‘K팝 아이돌’은 명성만큼이나 작은 이슈에도 인터넷 상에서 악성댓글, 악성기사에 시달리며 정신적 피해를 입습니다. 작은 이슈에도 하루에만 수백 개의 기사가 보도된다는 점에서, 소속사는 무엇보다 아티스트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합니다. 특히 미성년 멤버도 포함된 만큼, 더욱 강력한 보호의무를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하이브와 어도어는 멤버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여론전에 악용할 목적으로 오히려 자신들이 가진 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포했습니다. 1) 연예인 사생활 침해로 악명이 높은 ㅇㅇㅇ ‘단독’기사와 알 수 없는 경로를 통해, 하이브나 쏘스뮤직이 출처일 수밖에 없는 멤버들의 연습생 시기의 원본영상(당시 전원 미성년자였으며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안무로 연습하고 평가받는 영상)과 기록을 무단으로 유출하여 성희롱 등의 악성댓글을 유발시켰으며, 2) 불법취득한 사적 메시지를 연예인 가십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버렉카인 ‘연예뒤통령 이진호’ 유튜브 채널에 유출하여 악의적 편집으로 멤버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과 악성 댓글을 유발시켰고, 이후에도 동일 채널에서 반복적으로 멤버들에 대한 허위사실과 추측성 영상들을 게시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인신공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멤버들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고, 현재까지 유출 경로 파악이나 책임자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도어(현 경영진)는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제3자라며 자신들의 ‘권한 밖의 일’이라고 보호의무와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답답함에 팬들이 나서서 어도어의 방치에 항의하며 형사고발을 해야할 정도였습니다. 나아가 어도어는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의 행위를 제3자의 일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에게는 책임도 없고 권한과 의무 밖의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침해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무시한 안일한 태도로, 어도어가 여전히 멤버들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고, 모회사로부터 멤버들을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셈입니다. 어도어(현 경영진)는 멤버들의 반대에도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돌고래유괴단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하이브의 침해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작아지는지, 멤버들을 위한 소속사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멤버들을 보호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던 민희진 전 대표이사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하이브가 선임한 어도어 이사진에 의해 지난해 8월 강제 해임되었고, 경영진은 전부 하이브 인사로 교체되었습니다. 2. 하이브와 어도어(현 경영진)는 ‘뉴진스’를 망가뜨렸습니다. 팬들은 민희진 전 대표의 해임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왔습니다. 전 세계 팬 1만4천여 명은, 멤버들의 성장과 활동을 위해서 민희진 전 대표의 임기를 계약에 따라 2026년 11월까지 보장해 줄 것을 하이브와 어도어에게 촉구했습니다. ‘뉴진스’가 2년 만에 유례없는 음악적 성취를 이루고 성공적인 일본 데뷔를 한 시점에, 이에 큰 기여를 한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대표이사를 대책도 없이 해임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경력도 없는 하이브 인사책임자(CHRO)를 대표로 선임하는 것은 멤버들을 위해서도, 어도어의 경영 측면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빅히트) 입사 이전부터 새로운 걸그룹을 구상하고 있었고, ‘유퀴즈’와 일본 ‘WOWOW’ 방송에서도 "아티스트의 단기적 방향보다는 장기적인 내러티브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뉴진스는 7년의 청사진이 있다”며 “멤버들에게 희망고문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고, 이는 팬들도 간절히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K팝에서 총괄 프로듀싱은 단순히 음악이나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와 그룹의 정체성을 설계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을 총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기획을 넘어 아티스트의 방향성과 그룹의 정체성을 구체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특히 기존 K팝과 차별화된 새롭고 완성도 높은 음악, 개성 있는 브랜딩, 패션, 디테일이 있는 안무, 독창적인 뮤직비디오(해석영상) 등 각각의 요소들은 독립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큰 그림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연결되어야만 그룹의 정체성과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는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티스트가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과정입니다. 민희진 대표는 뛰어난 총괄 기획 능력과 탁월한 미적 감각, 20여년의 업계 경력과 예술적 역량을 자타공인 인정받고 있고, 멤버들이 아티스트로서 재능과 자질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어 ‘뉴진스’의 성공을 함께 증명했습니다. 특히, 다른 그룹들과 달리, 멤버 혜인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전 티저 없이 데뷔곡 'Attention'의 뮤직비디오를 바로 공개한 점, 트리플 타이틀곡(Attention, Hype Boy, Cookie)을 발표한 점, 타이틀곡과 수록곡 구분 없이 모든 곡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점, 뮤직비디오를 프로모션(유료 홍보)하지 않은 점, 거장들과의 협업,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콜라보 등은 경영과 제작이 통합되어야 가능한 과감한 결단과 고도화된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무엇보다 뉴진스로 이루고 싶은 목표와 계획을 멤버들과 상세히 공유하며, 멤버들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애정을 가지고 파워퍼프걸 등 뉴진스 브랜딩과 프로듀싱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팬들은 이 모든 요소들이 만족스러웠고, 멤버들도 자신들의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겁게 활동하며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멤버들은 아티스트로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음악의 방향성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팬들은 이제 시작의 단계에 있는 ‘NJZ(구 뉴진스)’가 아무 잘못도 없이 외부적인 방해로 활동이 중단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습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민희진이 부재한 하이브의 뉴진스는 또 하나의 흔한 걸그룹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난 2년간 K팝 산업을 근본부터 뒤바꿔 놓았던 그룹으로 남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는 뉴진스에게도, 하이브에도, 나아가 K팝 전체에도 큰 손실이 될 것이다. K팝은 문화 '산업'이기도 하지만 '문화'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3. 하이브(의장 방시혁)는 멤버들을 의도적으로 차별해왔고, 이런 적대적 환경이 바뀔 리가 없습니다. 또한 하이브는 산하에 여러 레이블을 두고 있는데, 하이브의 대주주이자 총수인 방시혁 씨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걸그룹과 멤버들에 대한 차별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방시혁 의장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빌리프랩 신인 걸그룹의 경우, ‘뉴진스’와의 유사성이 계속 문제됐습니다. 다른 소속사도 아닌 같은 하이브 내에서 신인그룹이, 2022년 7월에 데뷔한 뉴진스와 너무나 비슷한 컨셉으로, 1년 8개월만에 데뷔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다른 대형기획사는 약 4~5년의 기간과 컨셉의 차별화를 둡니다. 더구나 다른 그룹의 기획안을 입수해서 베끼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하이브와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문제제기를 한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하여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고, 아직도 멤버들의 소속사라고 주장하는 어도어(현 경영진)는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으면서, 멤버들을 상대로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이브 측의 줄소송만 보더라도 멤버들을 진정 소속 아티스트로서 보호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으며, 방시혁 의장이 사실상 이를 주도하며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수신인을 직접 지정하고, 하이브의 최고 임원진(어도어의 현 이사진과 경영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이 매주 회람하였다는 하이브의 내부문건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에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고 한 내용 역시, 하이브 내부에 있는, 멤버들에 대한 차별과 적대적 분위기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팬들은 하이브의 “걸그룹 초동 100만 장 시대로 블○○○- 르○○○- 에○○- 아○○를 묶으며 아예 카테고라이징을 4세대론과 달리 가져가거나 하는 움직임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 싶음. '뉴아르' 워딩으로 며칠을 시달렸는데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고 한 카테고라이징 전략 자체가 하이브 홍보팀이 하이브 총수인 방시혁 씨가 프로듀싱하고 있는 쏘스뮤직의 르○○○을 위해 뉴진스를 배제하고 홍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하이브 홍보팀은 언론 기자들에게 뉴진스의 일본 성적을 폄훼하고, 멤버들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등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려고 했다는 사실이 녹취록과 함께 폭로되었지만, 하이브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제보한 기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을 뿐입니다. 이러한 차별대우와 의혹에 대하여 당사자인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1년내내 침묵으로 무시하고 있고, 하이브 홍보팀과 어도어 현 경영진은 시정 조치는커녕 잘못을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아, 향후 적대적 환경이 개선될 여지도 없습니다. 4. 팬으로서,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를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저희는 K팝 팬이자 NJZ의 팬으로서, 그동안 멤버들과 민희진 전 대표, 어도어 전 구성원들이 ‘뉴진스’라는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만들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하고 기여해 왔는지 알고 있습니다. K팝의 세계적인 성과는 아티스트와 연예기획사 뿐만 아니라 팬덤도 그 성장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팬의 입장에서도 지금 당분간 '뉴진스' 이름을 쓰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속상합니다. 하지만 팬들은 멤버들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과정을 전부 지켜봤기 때문에, 멤버들의 불가피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멤버들은 2024년 9월 라이브방송 당시 “‘뉴진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민희진 전 대표가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로 복귀시켜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였습니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는 “지금,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로 하이브의 핵심 IP를 훼손하는 건 누구인가. '아티스트'와 '팬'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누구인가.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장하기 위한 멀티 레이블이라는 '공동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이러한 입장과 질문에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통찰력 있는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멤버들의 입장과 요청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끝내, 멤버들의 절박한 요구를 묵살하며 ‘뉴진스’를 망가뜨린 것은 하이브와 어도어입니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일부 단체의 이름을 내세워 입장문을 발표하며, 멤버들의 계약 해지가 K-팝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단체들은 하이브 또는 방시혁 의장이 이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 등 기획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단체들이며, 가수(아티스트)의 권리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나 조직은 존재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심지어 고용노동부는 가수(아티스트)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장내 괴롭힘 민원에 대하여 종결처리를 했습니다. 가수(아티스트)는 저들에게 인격체가 아닌 상품으로 취급되며, 돈벌이의 수단이고, 회사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여도 근로자가 아니라서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취약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K팝 아이돌은 보통 미성년자 시기부터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를 하고, 7년이라는 장기간의 전속계약을 체결합니다. 7년이라는 시간은 K팝 아이돌 입장에서도 인생이 걸린 중요한 시기입니다. 연예인의 모든 활동을 기획사가 기획, 관리, 통제하는 “연예인 전속계약의 성질상 계약 목적 달성을 위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 고도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당사자 사이에 신뢰관계가 깨어졌는데도, 계약을 존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연예인에게 그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 것이 대법원의 판결이며, NJZ 멤버들의 나이가 민지 만 20세, 하니 만20세, 다니엘 만19세, 해린 만18세, 혜인 만16세에 불과하고, 특히 미성년자가 포함된 만큼, 멤버들의 꿈과 인생을 견딜 수 없는 곳에 묶어놓고 방치하도록 만드는 것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나아가,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 의무 강제는 아동권리협약 제32조가 보장하는 정신적 발전에 유해한 노동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더욱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5. 가처분 인용 시 멤버들이 겪게 될 ‘수납’과 정신적 고통이 걱정됩니다. 어도어는 멤버들에 대하여 기획사 지위보전과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기획사 지위보전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신청하는 이상 해당 가처분이 인용되면 어도어는 멤버들의 모든 활동에 간섭할 것이 명백하므로 어도어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광고 계약과 광고 활동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또한 뉴진스의 브랜딩, 광고, 음악활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항상 통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Zero’는 코카콜라의 CM송이지만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었고, 지니뮤직 등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멤버들은 ‘코크 스튜디오’ 주최 행사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애플 아이폰과의 협업에서는 뉴진스의 타이틀곡 ‘ETA’ 뮤직비디오를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도전적인 방식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최근 컴백곡 ‘버블검’은 일본 샴푸 광고 CM송으로 사용되며, 음악활동과 광고의 경계 없이 이루어지는 뉴진스만의 차별화된 브랜딩이 많은 칭찬을 받아왔습니다. 따라서 어도어의 기획사 지위 보전과 광고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단순히 광고활동만이 아니라 음악활동을 포함한 연예활동 전반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합니다. 만약 법원에서 어도어가 멤버들의 소속사라고 인정하거나, 멤버들이 하이브와 어도어를 벗어나 활동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다면, 하이브와 어도어는 겉으로만 최소한의 일들을 처리하며 멤버들을 그대로 수납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해 4월부터 하이브와 어도어는 민희진 전 대표를 공격하는 데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멤버들을 상대로 부정적인 언론 플레이를 이어가며 사실상 방치해왔습니다. 그 기간 동안 팬들은 기대했던 활동들이 좌절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답답함과 허탈함을 느꼈고, 아무 잘못 없는 멤버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에 억울함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멤버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에 수개월 또는 수년 이상 기한도 없이 공백기가 생긴다면 멤버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하고, 멤버들의 인격권, 직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게 됩니다. 6. 어도어는 멤버들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위법행위도 서슴지 않고, 악의적인 여론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도어는 겉으로는 멤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주장하지만, 최근까지도 멤버들에 대한 악성 보도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보도 내용들은 어도어가 의도적으로 제공한 정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특정 멤버의 비자 상황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연예 매체 ㅇㅇㅇ에 단독으로 보도되었으며, 관련 내용을 보도한 기자는 불과 3시간 만에 해당 멤버가 ‘불법체류자’로 신고되었다는 후속기사를 냈습니다. 2월 12일에는 연예 매체 ㅇㅇㅇ가 단독 보도를 통해 “어도어 측이 비자 연장을 위한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연장 신청을 하려 했으나 해당 멤버가 사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는데, 명백히 어도어만 알 수 있고, 어도어만 제공할 수 있는 정보였습니다. 더 나아가 위 기사에서는 ‘해당 멤버가 스스로 불법 체류자가 되었다’며 직접적으로 “불법체류자”로 지목하여 허위사실을 보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멤버는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적 악성 댓글의 집중 표적이 되어, 도를 넘은 비난과 조롱에 극심하게 시달리고 있습니다. 위 기사를 보도한 ㅇㅇㅇ와 ㅇㅇㅇ 기자는, 지속적으로 하이브, 어도어에는 유리하고 멤버들에 대하여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해당 ㅇㅇㅇ는 2024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뉴진스 관련 기사만 700건 이상, ㅇㅇㅇ는 400건 이상 보도하며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프레임을 형성해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누적된 만큼, 멤버들이 어도어를 신뢰하지 못하고 보호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악의적인 언론 플레이를 지속하는 하이브와 어도어의 행태는 ‘멤버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태도와는 전혀 맞지 않으며, 오히려 멤버들의 평판을 훼손하고 향후 연예 활동의 앞길을 막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당사자인 멤버들은 물론 팬들 역시 지난 1년 가까이 하이브와 어도어의 방해와 언론플레이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아왔습니다. 팬들은 하이브와 어도어의 악의적인 언론플레이와 이간질로 거의 매일 멤버들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나지는 않는지 노심초사해야 했고, 특히 데뷔 2주년 바로 다음 날, ㅇㅇㅇ 등에 멤버들의 동의 없이 연습생 시절 영상이 유출된 것에 강한 분노와 경멸감을 느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하이브와 어도어는 아무 조치도 없이 멤버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결국 팬들이 직접 나서서 반박 자료를 준비하고 악성 댓글에 대응하며 형사고발까지 진행했습니다. 지난 해부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팬들은, 멤버들을 보호하지 않고 악의적인 여론전을 하는 지금의 어도어를 ‘짭도어’, ‘Fraudor(프로도어, 사기꾼)’라고 부릅니다. 어도어는 팬들의 신뢰도 완전히 잃었습니다. 하이브와 어도어의 주장대로, 멤버들을 인격체로 대우하지는 못했을망정) 최소한 ‘뉴진스’를 중요한 IP 자산으로 생각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멤버들을 망가뜨리고 피해를 끼치는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NJZ의 팬들은 멤버들의 음악과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즐거움과 밝은 에너지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멤버들이 신뢰관계가 파탄난 적대적 환경하에서 전속 활동을 강제당한다면, 이는 멤버들의 고통을 연장시키는 것이고, 팬들도 더 이상 멤버들의 음악과 연예활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없을 것입니다. 팬들은 그동안 멤버들이 하이브와 어도어로 인하여 겪은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 알고 있고, 멤버들이 내색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멤버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함께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팬들은 멤버들의 음악적 도전과 여정이 외부적 요인으로 중단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K팝과 멤버들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멤버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음악과 활동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의 대중문화 발전과 K팝 산업의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여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2.24 13:58
영화

신카이 마코토 “韓日은 문화로 강한 연결..‘스즈메’는 우리의 이야기” [종합]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신카이 마코도 감독이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 개봉일에 맞춰 방한했다. 신카이 감독은 한국 관객을 향해 “한국 분들이 ‘우리들의 이야기’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며 “(한국과 일본은)정치적으로는 상황에 따라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지만 문화에 있어서는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8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에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주인공 ‘스즈메’의 목소리를 연기한 일본 배우 하라 나노카가 참석했다.‘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가 재난을 불러오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와 같이 문을 닫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국내에서 380만명을 동원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킨 ‘너의 이름은.’(2017)에 이어 ‘날씨의 아이’(2019) 다음으로 나온 신카이 감독의 신작이다. 일본에선 세 작품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스즈메의 문단속’ 중 재난을 불러오는 문은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도깨비’에서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거기서 힌트를 얻어 (영화 소재를) 문으로 설정했다”며 “문은 일상의 신물(神物)이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인사를 하며 문을 열고 닫는 것을 반복한다. 재해는 그러한 일상을 단절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 풍경이 닮아서인 듯 하다”고 답했다. 신카이 감독은 “서울을 보면 그립다는 느낌과 동시에 도쿄의 미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며 “도시는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고, 마음의 형태가 유사해서 서울과 도쿄가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국인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일본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신카이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인 전체의 트라우마(3.11 동일본 대지진)를 담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의 이름은.’이 대히트를 치고 사회에 대한, 관객에 대한 책임을 갖게 됐다”면서 ”다음 작품을 봐주실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애니메이션보다 (재해로 일상을) 잊고 있는 이들에게 기억을 이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거운 주제를 ‘즐겁게’ 관객이 받아들이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신카이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현실에 있는 비극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스즈메의 이야기만 그리면 너무 무겁고 괴로울 것이라 생각했다”며 “소타를 ‘의자’로 변하게 설정한 것은 스즈메와 함께 있기만 해도 귀엽고 따뜻함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일단은 의자의 움직임 자체가 코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걷기만 해도 재미 있으니까요. 소타가 의자인 또 다른 이유는 스즈메의 마음을 메타포(은유)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의자의 다리 하나가 없는 것은 재해를 입고 마음속 무언가를 상실한 걸 상징하죠. 그런 상태에서도 의자처럼 잘 달리고 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극 중 또 다른 마스코트 캐릭터 고양이 ‘다이진’에 대해서는 “일본 신사에는 코마이누라는 두 개의 동물 석상이 있다”며 “그것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카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아름답다가도 무시무시하게 변하는 자연을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고양이로 설정하게 됐다”고 말했다.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빛의 마술사’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작화로 유명하다. 그런 작화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형태로 묘사할 수 있고, 투영될 수 있는 물을 자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현장 애니메이터가 ‘또 물이에요?’라고 한탄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신카이 감독은 “애니메이션에서 물을 그리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성가신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을 표현해내면 관객들이 굉장하다, 예쁘다고 해주기 때문에 힘들지만 그려내려고 한다”고 말했다.최근 AI가 생성한 그림 등 발전하고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신카이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은 적극적으로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한 작품이다. 소타가 변한 의자의 움직임은 3D CG을 2D처럼 변환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제작 현장에서 애니메이터가 많이 줄어들었다. 저는 이런 변화를 AI로 메꾸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스테이블디퓨전 등 생성AI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저 역시 이런 기술을 도입해 적극적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3.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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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IS리포트] '요즘 이런 기업 또 없습니다'...총수들 부러움 사는 부영그룹 '이중근 1인 체제'

재계 19위인 부영그룹의 지배구조는 대기업집단 중 가장 독특하다. 자산 10조원 이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에 유일하게 상장사가 전무한 구조다. 최근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주주들의 입김도 세지고 있는 추세라 부영그룹의 지배구조는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총수들의 로망’ 1인 체제, 상장사 전무 지배구조 2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사가 없고, 총수 지분율이 절대적인 부영그룹이 목소리가 커진 주주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에서 ‘총수들의 로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기업집단들이 지난해 폭락한 주가를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을 벼르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부영그룹은 지배구조가 단순하다. 이중근 회장의 ‘1인 체제’로 요약된다. 1941년생인 이 회장은 지주사 부영의 지분율이 93.79%에 달한다.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이 2.18%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 재단인 우정학원 0.79%, 자사주 3.24%로 구성돼 오너가가 사실상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체제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부영이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의 지분 100%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그리고 부영주택이 계열사 부영환경산업, 부영유통, 오투리조트(이상 100%), 무주덕유산리조트(74.95%), 천원종합개발(99.57%), 인천일보(49.87%) 등의 절대적인 지분을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다. 이외 오너가는 동광주택산업, 남광건설산업, 남양개발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원 오너가 지배구조’가 뚜렷한 부영그룹은 비상장사로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며 그들만의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지분을 전부 보유하면서 외부 투자자나 주주들을 신경 쓰지 않고 총수 뜻대로 경영할 수 있는 대기업은 흔치 않다”며 “요즘 같은 주가 급락 시기에는 총수를 비롯해 주주들 모두가 예민한데 그런 면에서 부영그룹은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영은 이중근 회장과 오너가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상장을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현재 경영 승계에 대한 밑그림조차 나온 게 없다. 이 회장이 80세 이상의 고령이라 2세 경영으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졌다. 부영 측은 여전히 이 회장이 건강에 큰 문제가 없고 정정하다는 입장이다. 장남 이성훈 부사장이 2세 중에 유일하게 지주사 부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2002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뒤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막내인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가 2021년 지주사의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주목을 끌고 있다. 부영에 따르면 이서정 전무가 지주사의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계열사인 동광주택산업, 동광주택, 오투리조트 등의 사내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동네북’ 임대·분양 사업 성장, 재계 10위권 뚝심 부영은 임대주택 사업과 분양 등을 발판으로 자산 20조원대 대기업집단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임대주택 23만, 분양 7만 가구 건설하며 업계의 입지를 다졌다. 이중근 회장은 과거 회사를 상장시킨 이력이 있다. 하지만 젊은 시절 건국대 중퇴 후 세워 1976년 상장했던 우진건설사업은 부도가 나면서 성공하지 못했다. 부영의 시초는 1983년 설립한 삼진엔지니어링이다. 이를 통해 임대주택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1993년 회사 이름을 부영으로 변경했다. 이후 부영은 주택과 해외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며 부영주택을 설립했고, 대한전선으로부터 무주덕유산리조트를 인수해 레저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세를 키웠다.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하며 내실 경영을 하고 있지만 부영의 상징적인 사업은 임대주택이다. 임대주택 사업은 정부에서 주도하는 공공 분야의 성격이 짙지만 민간임대 분야에서 부영이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도하고 있고, 민간에서는 부영이 임대주택 사업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부영은 사업자 공모 등을 통해 토지를 구입하고 임대주택을 건설한 뒤 5~10년 뒤 분양 전환을 통해 수익을 남기고 있다. 서울에는 아직 임대사업이 진행된 게 없고, 지방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위례 신도시에 위례포레스트사랑으로 부영아파트를 10년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기도 했다. 부영은 ‘사랑으로’라는 한글 이름의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다. 최근 ‘20자 이상’의 길고 복잡한 아파트 이름에 대한 자정 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는 오히려 돋보이고 있다. 사실 건설업계에서 임대주택 사업은 꺼리는 분야다.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고 입주민의 민원들도 모두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의 주요 타깃이 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동네북’이 아닐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사업의 경우 대기업 건설업체들이 진출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하다”며 “준공 이후 임대기간에도 건설사가 민원 등을 책임을 지는 구조라 까다로운 사업”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사업은 준공 이후 하자보수 및 관리 등의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부영은 하자보수 관리팀을 권역별로 둬 입주민의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부영은 코로나19 시기 집값 상승으로 수혜를 입기도 했다. 집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임대주택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부영은 올해도 안정적인 임대주택과 분양 사업을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부영이 골프장 부지를 기부한 나주혁신도시의 골프장 용도변경과 관련해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부영주택은 소유하고 있던 골프장 부지 40㎡를 한전공대 부지로 무상 기부했다. 나머지 35㎡의 골프장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주거용지 전환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 땅 기부가 대가성으로 특혜 논란이 일었고, 건설 가구수(용적률)와 관련해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부영 측은 “전남, 나주시, 부영이 3자 합의체를 꾸려 이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오너리스크’로 멈춰선 미래 먹거리 사업 부영은 국내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테마파크, 호텔, 대형병원 등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테마파크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서울 금천구 대형병원을 짓고 있다. 서울 성수동과 소공동에는 호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부영은 경영 승계와 연결고리가 전망되는 신사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고 있다. 그렇지만 ‘오너리스크’로 인해 미래 먹거리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수장인 이중근 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 취업제한 규제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2018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회장의 범행 중 366억5000만원 횡령, 156억9000만원 상당의 배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 중 계열사 배임 일부를 무죄로 보고 징역 2년6개월로 형을 낮췄다. 이 과정에서 2018년 2월 구속된 후 2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161일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나 '특혜 보석' 비판을 받기도 했다.이 회장은 2021년 8월 광복절을 맞아 가석방이 됐고, 취업제한 규제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부영 같은 ‘1인 체제’에서 수장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부영의 총수의 강한 경영 드라이브로 성장한 기업인만큼 취업제한 ‘오너리스크’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부영 측에서는 최근 총수의 법적 리스크로 인해 새로운 분야의 신사업 발굴이 사실상 멈춘 상황이고, 기존 사업을 현상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영은 나눔경영을 통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부영주택과 동광주택이 병원부지와 450억원대 운영자금을 출자해 2022년 첫 삽을 뜬 우정금천종합병원은 2026년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소공동의 호텔은 착공에 들어갔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의 테마파크의 경우 ‘맹꽁이 거주지 이동’ 등 환경적 변수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부영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국내에 집중됐다. 보통 기업이 신사업을 벌이거나 규모를 확대할 때 상장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지만 부영그룹은 이런 움직임이 없다. 자체 자금 운영이나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총수나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으면 경영적인 측면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다"며 "상장사가 없는 건 부영만의 문화적 특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사업이 주류라 외부 투자자금 없이도 경영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 소장은 또 “상장은 선택 사항이지만 보통의 경우 기업들은 상장을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며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5조원, 10조원 규모로 드라마틱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0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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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한국 축구의 친구, 아르헨티나

대한민국, 이탈리아, 스페인, 파키스탄, 멕시코, 캐나다, 아르헨티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나라는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깝지 않다. 특별히 이들 간의 교역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들은 커피 클럽 멤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커피를 사랑해서 이들이 뭉친 것은 아니다. 유엔(UN·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는 P5라고 불리는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과 10개의 비상임이사국이 있다. 비상임이사국은 2년의 임기로 대륙안배를 고려해 선출된다.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15개국 중 9개국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P5 모두가 찬성해야 한다. 즉 P5 중에 한 나라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상임이사국에 진입하려는 이들이 있다. 바로 G4라고 불리는 브라질, 독일, 인도, 일본이다. 4개국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 커피 클럽은 G4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로 뭉친 그룹이다. 한국은 일본을 반대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독일, 파키스탄은 인도,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는 브라질을 반대한다. 캐나다는 상임이사국 확대에 반대한다. 1990년대 초반 유엔에서 이탈리아의 주도로 이집트, 파키스탄, 멕시코가 모여 상임이사국 확대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1998년 결성된 커피 클럽에 한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이 참여하며 세력이 커졌다. 커피 클럽이란 별칭은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하는 비공식 모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정식 명칭은 ‘합의를 위한 연합(UfC·Uniting for Consensus)’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남미 대륙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문화권을 각각 대표한다.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대륙의 63%에 이른다. 이 둘은 오랜 지역 라이벌이기도 하다. 19세기 초반 우루과이가 브라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운동을 벌일 당시 아르헨티나가 우루과이 편을 들면서 브라질과 전쟁을 했던 악연도 있다. 하지만 1840년대 국력이 상승 중인 내륙국 파라과이가 항구를 차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브라질은 삼국동맹을 맺고 이에 대항했다. 2세기가 넘는 동안 두 나라는 전쟁과 경쟁에서 시작해 우정과 동맹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이 상임이사국이 될 경우 중남미 지역 세력 균형에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불안정을 이유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반대한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여러 분야에서 경쟁했다. 두 나라가 아직도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다. 거의 모든 스포츠에서 두 나라는 대립하지만, 이들이 가장 치열하게 부닥치는 종목은 단연 축구다. 친선경기마저도 첨예하게 경쟁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미국의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축구 국가 라이벌이라 칭하기도 했다. 1914년 두 팀이 첫 경기를 벌인 이후 이들은 2021년 11월 기준으로 109번 맞붙었다. 아르헨티나가 40승, 브라질이 43승을 거둔 가운데 무승부는 26번 나왔다. 두 팀이 기록한 골도 아르헨티나(163개), 브라질(165개)로 팽팽히 맞선다. 1946년 남아메리카 챔피언십 결승에서 만난 두 나라는 대형사고를 쳤다. 경기 중 브라질의 핀토가 아르헨티나의 주장 살로몬의 경골과 비골을 골절시키자 두 팀은 난투극을 벌였고, 관중은 경기장에 난입했다. 중단됐던 경기는 질서가 회복된 후 계속되었고 아르헨티나의 2-0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이 경기의 후유증으로 두 나라는 그 후 10년 동안 경기를 갖지 않았다. 한편 2014 월드컵을 개최한 브라질은 준결승에서 독일을 만나 1-7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대패한다. 결국 결승전에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올라가자, 브라질은 좌불안석이 된다. 아르헨티나가 자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모습을 브라질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홈 팬들은 독일을 간절히 응원했고, 결국 우승은 독일이 차지했다. 1998년까지 월드컵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만을 번갈아 가면서 개최되었다. 이에 2002년에는 다른 곳에서도 월드컵을 개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경제 강국이었던 일본이 선수를 치고 나갔다.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 한국은 일본의 월드컵 유치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이에 한국도 월드컵 유치를 선언한다. 초반에는 일본이 앞서 나갔다. 브라질 출신의 주앙 아벨란제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들었다. 전통적으로 일본과 친했던 브라질은 축구황제 펠레까지 가세했다. 또한 1966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던 잉글랜드의 보비 찰튼도 일본의 공식 대변인이 되었다. 그러자 아벨란제 회장의 전횡에 맞서 FIFA를 개혁하고 싶었던 UEFA(유럽축구연맹) 회장 레나르트 요한손이 한국편에 선다. 브라질과 앙숙인 아르헨티나도 한국 지지를 선언했다. 1995년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과 디에고 마라도나는 방한해 한국의 월드컵 유치에 힘을 실어 주었다. 마라도나가 한국을, 펠레가 일본을 위해 뛰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남미는 한국(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 페루)과 일본(브라질, 칠레, 에콰도르, 파라과이)을 지지하는 나라들로 양분됐다. 이렇게 전 세계 축구계가 갈라지자 2002 월드컵은 역사상 최초로 공동 개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르헨티나는 유엔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2019년 아르헨티나의 주요 언론은 ‘일본해’가 아닌 ‘동해’로 단독 표기해 주목받았다. 2021년 상원은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들이 한국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긴밀히 협력하는 브라질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고마울 뿐이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역시 “적의 적은 친구다”. 2002 월드컵 우승 후보였던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돼 일본에서 조별 경기를 갖는다. 당시 일본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은 잉글랜드에 비해 아르헨티나는 찬밥 취급을 받았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앙숙인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석연찮은 페널티 킥 판정 때문에 0-1로 패했고, 스웨덴과 1-1로 비기며 16강 진출에 실패한다. 경제위기에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잠깐이라도 꿈을 주고 싶었던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통곡했다. 그라운드 위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라고 불렸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도 눈물을 훔쳤다. 그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였다. 2022년은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국교를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르헨티나의 도움을 받아 개최한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은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보고 싶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에 행운이 따르길 기도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9.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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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아바타 세계관에 진정성…카이스트와 MOU 체결

아바타 세계관을 밀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메타버스 연구를 위해 KAIST와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SM과 KAIST는 지난 23일 오후 대전 KAIST 본원에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이광형 KAIST 총장, 이성수 SM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메타버스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콘텐츠, 인공지능, 로봇 등의 분야에 관한 기술 협력 ▲디지털 아바타 제작 관련 공동 프로젝트 진행 ▲CT(Culture Technology) 공동 학술 연구 등을 함께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광형 총장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SM엔터테인먼트의 문화적 상상력이 KAIST의 우수한 기술력과 만나 미래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물론, 공학 기술 발전에도 기여하는 거대한 창의의 산물로 완성되길 바란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협약식 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KAIST 학생 및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KAIST와 SM이 함께 할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을 주제로 특별 강연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강연에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First Mover로서 경험을 이야기하며 “저는 SM 창립 당시부터 ‘Culture first, Economy next’를 모토로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계로 나갔다”며, “한류를 음반, 드라마 판매 등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한국의 국부를 축적하는 지속적인 움직임, 세계적인 무브먼트를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케이팝을 세계의 문화로 만들고, 한류를 진화시킨 핵심역량으로 컬처 테크놀로지(CT)를 꼽으며 “CT가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써진 매뉴얼을 만들고, 널리 퍼트리고, 미래 세대에게 전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의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 즉 CT라는 독자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체계적인 프로듀싱 시스템을 만들어왔다”고 설명한 데 이어, “CT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계속 진화하고 있다. 저와 SM은 새로운 기술에 주목하고, 문화와 기술의 융합을 꾸준히 시도하여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홀로그램 콘텐츠, 비욘드 라이브 등을 소개했다.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에 대해선 “셀러브리티와 로봇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봇의 시작은 아바타이며, 저희는 아바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와 아바타의 미래 세상은 이미 시작됐고, 2020년 에스파가 시작했다”고 이야기하고 “SM CULTURE UNIVERSE, 문화로 연결된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은 저와 SM이 꿈꾸며 만들어가는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세상의 세계관이다. SMCU라는 하나의 큰 이야기가 카툰의 C, 애니메이션의 A, 웹툰의 W, 모션 그래픽의 M, 아바타의 A, 노블의 N을 조합한 새로운 혼합 영상 콘텐츠 장르 ‘CAWMAN’으로 탄생하면서 전혀 새로운, 미래의 콘텐츠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듀서로서 저의 화두는 항상 미래, 미래의 콘텐츠다. 인류가 공존하는 삶과 미래를 위해서 문화와 과학은 당연히 융합해야 한다. 문화와 바이오, 나노, AI 등 과학 기술의 결합을 통해 인류의 상상을 뛰어넘는,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 컬처 테크놀로지는 문화와 과학기술의 융합, 즉 사이언스를 포함하는 CT로 진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의 프로듀서는 컬처 사이언티스트(Culture Scientist)라고 생각한다. 미래의 프로듀서는 컬처 사이언티스트가 되어야 하고,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의 엔터테터인먼트 세상을 프로듀싱할 컬처 사이언티스트가 많이 필요하다. SM과 KAIST에서 21세기 문화 개척자 ‘컬처 사이언티스트’가 많이 나와주시기 바란다”고 강연을 마쳤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6.24 09:33
경제

날로 커지는 한국 시장…지갑 여는 수입차

수입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규모를 확장하면서 한국 시장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입차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시장 인프라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검증된 품질·브랜드→많은 판매량→다양한 재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세 볼보'…AS에 1500억 더 쏟는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 18일 성남 분당 서현 전시장에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2023년까지 1500억원을 들여서 서비스센터는 52개, 차량 정비시설(서비스 워크베이)은 312개로, 지금보다 각각 두 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입차 1만대 클럽에 입성하며 대세 브랜드로 거듭난 볼보가 급격한 성장으로 예상되는 서비스 질 저하 등 부작용을 없애고자 특단의 투자 조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국내 시장에서 채 3000대도 팔지 못하며 수입차 업계에서 마이너 브랜드로 치부되던 볼보는 지난해 1만대 클럽에 입성하며 메이저 브랜드로 거듭났다. 볼보의 연간 판매량은 2014년 2976대, 2015년 4238대, 2016년 5206대, 2017년 6604대, 2018년 8524대, 2019년 1만570대로 지속 성장을 거듭했다. 급격한 성장은 반길 일이지만, 이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급증하는 판매량은 동시에 정비 수요의 급증을 의미한다. 차량이 고장 났는데 서비스센터가 가득 차 차량을 입고할 수 없고 수리가 늦춰지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진다면 차량을 구매했던 소비자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외면하게 된다. 이에 볼보는 향후 3년간 1500억원을 AS 분야에 투자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상반기 분당 판교, 의정부, 제주도에 서비스센터를 설립했고 하반기에는 부산 해운대, 천안, 수원 등에 서비스센터를 추가 설립한다. 여기에 추가로 1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까지 서비스센터는 93%, 워크베이(작업대)는 95% 각각 늘리겠다는 게 볼보코리아의 계획이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사장은 "2014년 이후 국내 등록된 모든 볼보 차량수는 2014년 대비 약 127% 증가했는데, 서비스 시설은 191% 늘었다"며 "서비스 투자를 계속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현재 예약 후 고객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전국 평균 5일가량인데, 2023년까지 추가 AS 설비를 늘려 더욱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벤츠도 한국 재투자 앞장 수입차 1호 법인인 BMW코리아도 한국 재투자에 적극적이다. 올해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은 BMW코리아의 국내 누적 기부금(2018년 말 기준)은 300억원에 달한다. 수입차 브랜드 중 최고 수준이다. 직접 기부금 외에도 경제적 투자와 문화적 인프라 확충, 핵심 시설 유치 등을 통해 한국 사회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4년 770억원을 들여 인천 영종도에 BMW 드라이빙센터를 세웠고, 2017년엔 1300억원을 투입해 신규 부품물류센터를 지었다. BMW 송도 콤플렉스에도 약 500억원을 투자했다. 또 BMW는 올해까지 200억원을 투입해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수입차 판매 1위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역시 사회공헌과 재투자 모범 사례로 불린다. 벤츠는 2014년 국내 다임러 계열사, 11개 공식 딜러사와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해 벤츠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했다. 벤츠 사회공헌위원회의 지난해 기금액은 45억원, 2014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기부금은 240억원에 달한다. 벤츠 사회공헌위원회 주요 사업은 교육이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모바일 키즈, 산학협동 프로그램 모바일 아카데미, 임직원 참여형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형 기부 프로그램 벤츠 기브도 주목된다. 참가비 전액을 중증 환아 의료비로 기부하는 기브앤 레이스가 대표적이다. 아우디폭스바겐도 사회공헌 활동 투모로드를 통해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할 미래 인재를 육성과 교육, 환경,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투모로드는 자유학기제 중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제공하는 투모로드스쿨,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조성하는 초록빛 꿈꾸는 통학로, 다양한 체험 활동과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문화사업 등을 중점 추진했다. 수입 브랜드들이 한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내방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움직임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재투자 덕에 수입차의 인기는 호조를 보인다. 올해 1~5월 수입차 판매 대수는 10만8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재투자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기술과 부품에서 협력 및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6.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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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조선 논쟁, ‘오리엔탈리즘 이전 서구의 원조 동양학과 사료의 중요성’

- 다음은 ‘고조선 논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유정희(남, 37,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등 저)님이 직접 쓰신 기고문이다. 지금은 서구가 모든 것의 기준(바로미터)이 되는 서구화의 시대이다. 가령 우리 한국인들조차 미(美)의 기준을 얘기할 때 ‘오드리 햅번’이나 ‘그레이스 켈리’를 얘기하지 한국 연예인을 잘 얘기하진 않는다. 실제로 김희선(배우)이나 이주하(CF모델)는 그 기품이나 단아함이 서구 미인들 못지 않은데도 말이다. 아무튼 오리엔탈리즘은 서구의 시각에서 동양을 타자화하기 위해 등장한 이론의 총체를 일컫는다. 19세기 근대제국주의의 등장과 더불어 동양은 “신비로움으로 포장된 다소 하등한 문명”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본래 ‘서구의 원조 동양학’은 이와는 사뭇 달랐다. 곧, 오리엔탈리즘의 등장 이전, 그러니까 18세기까지 동아시아의 찬란한 문명은 서구인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동양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은 서구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큰 존중을 받았다. 이 시기 서구의 동양사적 인식은 대부분 중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지만, 우리와도 관련이 있는 사료가 남아있다. 바로 ‘쟝 밥티스트 레지(Jean-Baptiste Régis: 1663-1738)’라는 예수회 선교사가 남긴 ‘고조선’의 기원에 대한 사료이다. 당대 최고 지식인으로 청나라 황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이 프랑스 선교사는 중국어와 고서해독 능력이 매우 뛰어난 학자였다. 그는 당시 조선왕조의 역사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왕국 고조선’의 기원과 관련하여 , , 의 파편적으로 남겨진 고조선의 기원과 흥망에 대한 기록을 확인시켜주는 소중한 사료( - Regis’s historical records on Old Joseon: RHROJ)를 남겼다. 이 사료가 정말 귀중한 이유는 에 실린 고조선이 중국 요(堯)임금 때 기원했다는 내용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유일한 근대이전 서구의 고조선 사료이기 때문이다. 이 사료에 등장하는 고조선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오래되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나라로 중국의 왕조(夏,商)들이 약해졌을 때, 그들을 위협하는 동북아의 강자로 묘사되고 있다. 마치 수당(隋唐)시기 고구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제국주의가 세계를 지배한 19세기에 역사학이 또 다른 방향으로 새롭게 태동되면서 동양의 유구함은 부정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夏)나라는 20세기 후반까지 그 존재를 철저히 부정당했으며, 하의 뒤를 이은 상(商)나라 역시 20세기 초중반에 가서야 그 실재성을 서구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다. 우리의 고조선도 같은 운명을 겪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동아시아의 오래된 왕조들이 그 존재가 부정당한 것은 일본 제국주의의 성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19세기 이래 중국이 쇠퇴하고 일본이 제국주의 국가로 성장하면서 일본은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인식틀을 받아들여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문명을 ‘열등한 문명’으로 규정하면서 일본보다 오래된 문명들의 존재가 부정되었고, 이것이 또다시 일본학자들의 견해를 많이 참조했던 서구학자들의 구미에도 맞아떨어지면서 더욱 확고한 견해가 되었던 것이다. 최근 중국 하나라의 경우에는 상당수의 서구학자들도 꽤 바뀐 태도를 취해 보다 적극적으로 그 존재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반해, 우리의 고조선은 아직 오리엔탈리즘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한국 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미국인 역사학자 마크 E. 바잉턴(Mark E. Byington, 그는 동아시아학과에서 부여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참고로 커리큘럼 등을 보면 알겠지만 미국의 동아시아학은 대개 중국학 쪽에 비중을 많이 둔다.)은 고조선의 유구성을 부정하는 대표적인 서구학자이다. 그의 스승으로 유추되는 Michael Puett은 중국 고대 서주사(西周史) 전공자이고, 나머지 그의 논문을 심사한 분들 중 한분은 중국고고학, 다른 한 분은 조선사 전공자로 알려져 있다. 바잉턴은 다른 서구학자들이 주로 그러하듯 동아시아의 고대 사료들의 신실성에 큰 의심을 표시하며 고고학적 자료를 사료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잉턴의 저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는 주로 고고학-중국사료-한국사료 순으로 그 중요성을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그는 책에서 “조선이라는 것이 기원전 2세기 이전 요동 반도 해안에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과연 국가단계의 정치체인가의 문제는 너무나 불명확하다. 게다가 기원전 2세기 초 연나라의 중국인 망명객인 위만에 의해 세워진 국가는 전적으로 토착세력에 의해 등장했다고 보기 대단히 어렵다. 다른 확실한 증거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오늘날 한국 역사에서 ‘고조선’이라고 일컬어지는 국가는 당연히 신중하게 다루어 져야 할 것이다.” 라고 했다. 학자가 신중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고조선의 기원 문제에 있어 결국 사료 자체를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얘기로 귀결될 수도 있는데 이게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또한, 그의 책을 보면 한국 역사학계가 부여가 왜 한국 역사인지에 대해 명확히 대답을 못하고 있다라고 쓴 부분도 언뜻 보인다. 역사는 사료의 학문이다. 물론 고고학은 고대사 관련 사료의 진위를 검증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역사학자는 사료를 함부로 부정하거나 사료 전체를 버리려 해서는 안된다. 최근 우리 일부 역사학계에서도 의 고조선 관련 사료 지위를 박탈하려는 움직임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말 신중히 생각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사료를 버리고 고고학적 증거만을 택한다면 그것을 과연 ‘역사학’이라고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다. 참고서적 1) 쟝 밥티스트 레지 저(유정희 해제), 『18세기 프랑스 지식인이 쓴 고조선, 고구려의 역사』, 아이네아스, 2018. 2) Mark E. Byington, The Ancient State of Puyo in Northeast Asia: Archaeology and Historical Memory (Cambridge and London: Harvard University Press, 2016), 10. 박준선 기자 2019.05.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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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한일역사 교육 트리거'된 방탄소년단 日방송 출연 취소 [종합]

그룹 방탄소년단이 경제효과를 넘어 역사 교육 확산이라는 역대급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방송국 TV 아사히의 음악방송 출연 취소 여파가 역설적으로 과거- 현재의 한일 관계를 돌아보게 했다.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오후 돔 투어를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당초 지난 8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인기 음악방송 TV 아사히 '뮤직스테이션'이 9일 예정된 생방송 전날 출연 취소를 통보해 이틀 더 한국에 머물렀다. 이유에 대해 TV 아사히는 "'이전에 멤버가 착용했던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부에서 보도했다. 소속사와 착용 의도를 묻는 등 협의를 했으며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이번 출연을 보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들이 문제 삼은 티셔츠는 지난해 한 방송에서 지민이 입은 것으로, 광복절 기념 디자인이 들어가 있다. 원자폭탄 투하 장면과 사람들이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모습이 있다. 영어로 '애국심' '우리 역사' '해방' 등이 적혀 있다. 티셔츠를 디자인한 LJ컴퍼니 이광재 대표는 "반일 감정과 일본에 대한 보복을 위해 만든 디자인이 아니었다"면서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인해 광복이 왔다는 역사적인 사실과 순서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어게인 2012년?방탄소년단은 이번 방송뿐 아니라 연말까지 일본 방송국 출입이 어렵게 됐다. 후지TV 'FNS가요제'는 출연을 타진했다가 철회했고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슈퍼라이브'는 출연 검토를 백지화 했다. 많은 한류스타가 다녀간 현지 연말 최대쇼 NHK '홍백가합전'도 출연 보류 상태다. 일본의 이같은 보복 조치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1년엔 김태희 주연의 일본 드라마 '나와 스타의 99일' 반대 시위가 열렸다. 김태희가 2005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티셔츠를 입고 독도사랑 캠페인을 펼쳤다는 이유였다. 2012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본 천왕의 사과 요구 공개 발언 등으로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반한 감정이 격해지며 한류 스타들의 현지 행사가 취소됐고 K팝 가수 섭외가 줄어들었으며, 일본 지상파에선 국내 드라마 방영을 중단했다. '홍백가합전'은 그로부터 2016년까지 한국 가수 출연을 배제해왔다. 하지만 K팝의 인기가 점점 커지면서 지난해엔 트와이스가 4년 공백을 깨고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지 에이전시 측은 "그때만큼 반한 움직임이 격하지 않으나, 연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올해 K팝 인기가 극대화되면서 여러 행사들이 이미 잡혀있는 것이 많고, 양국 엔터사업 협업 규모도 커진 상황이라 일본 방송 출연 금지 사태가 더욱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에서도 엇갈린 반응현지에서도 방탄소년단의 급작스런 '뮤직스테이션' 취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라인 사이트 성향마다 댓글 반응은 옹호부터 반박까지 다양하다. 우익 성향 매체들은 지민의 티셔츠를 '원폭 티셔츠'라고 칭했고 대표 우익매체 도쿄스포츠는 "너무나도 비상식적이다. 한국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의 반일 활동이 한국에서 칭찬받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이 원폭 사진이 프린팅 된 티셔츠를 입고 일본인의 신경을 건드린다. 자국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콤플렉스가 나타난다"고 일방적 비난 기사를 수록했다. 의사 겸 방송인 카츠야 타카스는 "이를 방치한 한국 정부가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반면 일본의 일부 아미(팬클럽)들은 방탄소년단에 사과하며 "제대로 뉴스를 보도하라"고 자국 매체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 SNS를 통해 "#LiberationTshirtNotBombTshirt(원폭티셔츠 아닌 광복 티셔츠)" "#RealReasonWhyJPNTVcancelled(일본 방송국이 취소한 진짜 이유)"라는 역사 의삭 바로잡기 해시태그 캠페인에 동참했고 "일본이 원자폭탄으로 많은 희생자를 안았지만, 한국은 수년 간의 일제강점기로 더 큰 희생을 당했다"는 내용을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등 각국 언어로 번역해 공유했다. 현지 일부 매체는 이번 방탄소년단의 출연 취소는 넷우익들의 단체 행동으로 벌어진 일이라 분석했다. 영국과 미국 등 전세계 매체들에도 이번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음악전문 매체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일본 방송 출연에 대해 발빠르게 보도했고, 미국의 CNN은 "일제강점기, 세계 2차 대전 당시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제로 벌어진 일"이라며 "한국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에게 지배당했고 2차 세계대전 동맹군이 일본에 폭탄을 투하해 해방됐다. 수백만의 한국인은 일본의 점령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이들에 대한 치유 문제가 한일 관계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또한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 폭탄 투하로 20만 명 이상이 사망해 역시 이 문제에 민감하다"며 양측 입장을 적었다. 영국의 BBC는 지민의 티셔츠 문구와 이에 대한 네티즌 반응을 다뤘다. 한국홍보전문가로 활동 중인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일본이 방탄소년단의 방송 출연을 막고, 극우 매체에서 이런 상황을 보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본다. CNN, BBC 등 세계적인 언론에 이번 상황이 다 보도되면서, 오히려 전 세계의 젊은 팬들에게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 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동참방탄소년단으로선 당장의 일본 스케줄 취소가 아쉬울리 없다. 꽉 들어찬 글로벌 스케줄로 바쁜 행보를 걸어오고 있으며, 일본 돔투어는 38만 석이 매진돼 암표 시장에서도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오히려 취소 논란을 일으킨 일본이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관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폭되면서 관련 구글 검색량도 치솟았다. 미국 구글 페이지에 'Why'만 입력해도 BTS가 자동으로 완성되며, 연관 검색어로는 'Why did japan invaded korea?'(왜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는가)가 올라 있어 방송 취소에 대한 궁금증이 역사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정치권도 이번 일본의 보복성 조치에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확정 판결을 내린 결정에 반발하며 방탄소년단을 통한 문화계 보복을 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방탄소년단의 방송 출연을 취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부적절한 일이다. 민간 교류에 자꾸 정치적 잣대를 갖다대는 것은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본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일본의 자기중심적인 역사인식과 편협한 문화 상대주의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일본 정부는 방송 장악을 통한 한류 죽이기는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라"며 "멤버 중 한 명이 입은 티셔츠 만으로 출연을 취소했다는 것은 일본의 문화적 저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일본의 몰염치가 끝이 없다. 적반하장도 지나치다"고 했으며,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 역시 "일본이 전범국가임을 전세계에 더욱 홍보하는 일일 뿐이다. 일본은 편협한 과거 감추기에서 벗어나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현지 인기를 자랑 중이다. 지난 7일 아홉 번째 싱글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파트.2' 발매 직후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 1위에 올랐으며 현지 굿즈도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13일, 14일 도쿄돔을 시작으로 21일·23~24일 오사카 교세라돔, 내년 1월 12~13일 나고야돔, 2월 16~17일 후쿠오카 야후오쿠돔까지 '러브 유어셀프' 투어를 펼친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8.1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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