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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러운 돈’ 박병은 “직설적 제목에 놀라” [일문일답]

배우 박병은이 신작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박병은은 17일 소속사 씨제스스튜디오를 통해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이날 개봉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극중 박병은은 명득(정우)과 지독한 악연으로 엮여 있는 광수대 팀장 승찬을 연기했다. 더러운 돈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명득이 사건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직감, 명득의 파트너 형사 동혁(김대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는 인물로,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극 중반 모습을 드러내는 박병은은 등장과 동시에 극의 흐름을 휘어잡는다. 상대를 조여가는 매서운 눈빛, 그와는 반대로 웬만해선 동요하지 않는 여유로운 목소리는 큰 액션 없이도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정점을 찍는 건 “어쩌지, 증거가 나와버렸네”라는 대사. 박병은은 적재적소에 나타나 승찬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리며 입체감 있는 캐릭터를 완성, 예측 불가한 전개에 힘을 싣는다. 다음은 박병은 일문일답Q. 어떤 매력에 이끌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선택했나?A.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직설적인 제목을 보고 신기하고 놀라웠고, 과연 어떻게 풀어낼까 호기심이 있었다. 첫 장부터 끝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는데 읽어보니 시원하고 제목에 부합되는 내용에 큰 매력을 느껴서 선택하게 되었다. Q. 승찬을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표현했나?A. 명득과 동혁, 두 형사가 쫒기는 상황에서 압박하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매개체가 제가 연기한 승찬이라고 생각했다. 승찬과 명득과의 예전 서사가 있음에도 이를 배제하고 극의 중간부터 승찬이 등장함으로써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상황은 어떻게 변화할까 등을 중점에 두고 승찬 캐릭터를 연기했다.Q. 박병은이 꼽은 인상 깊은 신은 무엇인가?A. 승찬의 캐릭터 포스터에도 기재됐는데 승찬이 명득에게 의미심장하게 “어쩌냐, 증거가 나와버렸네”라고 대사하는 장면이다. 당시 세트 촬영장에서도 긴장감이 상당했다. 명득은 명득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집중하고 승찬도 승찬대로 결정적 증거를 보여주며 명득에게 위협을 주는 장면인데 저와 정우 배우의 집중력이 맞물리며 감정이 잘 드러난 기억에 남는 신이다.Q. 만약 영화처럼 돈이 생긴다면 승찬과 같은 선택을 했을까?A.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물론 이런저런 고민과 딜레마에 빠져서 고심하겠지만, 명득처럼 내 가족이 아프거나 힘든 상황이라면 우선 그 돈을 가지려 했을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돈을 벌어 좋은 일에 기부했을 것이다.Q. 승찬 외에 욕심 난 다른 배역이 있는가?A. 명득 캐릭터다. 가족, 아이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명득이라는 인물, 그 인물이 가진 복잡다단한 감정, 여러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모습을 나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인물들 간의 갈등 속에서 내가 명득이었다면, 과연 어떤 표정과 호흡으로 드러냈을까 등 생각했다. 다중적인 감정이나 상황들을 겪는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Q. 그렇다면 박병은이 생각한 승찬은 어떤 캐릭터인가?A. 보통 올가미를 터프하게 다루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은데 승찬은 스르륵 조용히 감기다가 툭 한 번 강하게 떨어지고 사라지는 ‘비단뱀 같은 올가미’라고 생각한다. 조용하지만 무서운 존재다.Q. 박병은이 생각하는 관전포인트가 있다면?A. 극장에 가시기 전에 공개된 예고편 등을 통해 어떤 배우들이 나오는지 미리 보시고, 극장에 오셔서 그 배우들이 발견하는 재미로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각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응축됐다 나오는 표정, 미세하게 변화하는 감정들은 조그마한 화면으로는 다 느끼시기 어려울 수 있다.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배우들의 세세한 연기를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7 13:30
영화

[IS리뷰] 이름 값 확실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무비로그①]

확실한 건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아픈 가족이 있든, 갚아야 할 막대한 빚이 있든 달콤한 검은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인물들이 겪게될 지난한 과정을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제목부터 선언한다.제목에서 연상가지 않는 새 그림을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주인공을 뒤트는 것이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김민수 감독은 누구보다 청렴하고 정의로워야 할 형사를 중심인물로 세워 범죄 해결 전문가가 범죄를 저지른다는 구도로 출발했다.작품은 여느 날처럼 사건 현장에 명득(정우)과 동혁(김대명) 콤비가 출동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무난히 자살로 종결할 수 있는 추락사 현장에 광역수사대가 직접 행차해 시비를 건다. 여기서 심상치 않은 냄새를 맡은 명득은 작은 복수나 할 겸 증거품을 뒤지다 메모리 카드를 발견한다. 거기에는 중국 조직이 한국 뒷세계에서 벌어들인 검은 돈을 본토로 넘기는 배송 일정이 담겨있었고, 일확천금의 ‘부업’ 아이템을 건진 명득과 동혁은 이를 가로챌 무모한 계획을 세운다. 명득과 동혁은 관할지구 범죄 조직들의 뒤를 봐주고 뒷돈을 받는 부업을 해왔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다는 자각은 있지만 이들은 멈출 수 없다. 명득에게는 아픈 딸이, 동혁에게는 갚아야 할 노름빚이 있던 것. ‘더러운 돈’에 목숨 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지만, 뒷세계 잔당조차 타락한 이들을 비웃는다. 그렇게 계획 실행 당일, 누군가가 당긴 방아쇠를 기점으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며 전개에 박차를 가한다. 총격전의 사망자 중 경찰이 포함되고 ‘더러운 돈’이 예상보다 거액이었던 탓에 중국에서도 돈의 진짜 주인들이 건너오며 명득과 동혁은 쫓기게 된다. 명득의 옛 인연인 광수대 팀장 승찬(박병은)도 예리한 촉을 발휘해 두 사람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들은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보통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의 대결을 그리다 보면 상황의 한심함에 쓴웃음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명득과 대명에게는 애잔한 마음도 든다. 짠한 전사도 있지만 정우와 김대명이 매 순간 피 말리는 가치판단의 기로에 놓이는 두 인물의 갈등을 실감 나게 표현한 덕이다. 극의 초반 “친형 같다”고 따르는 동혁과 “그리 좋은 사람 아니다”라며 내심 웃던 명득의 관계는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우리’에서 ‘각자도생’으로 찢어질 위기를 맞는다. 절박한 국면에서 배신감에 멱살을 잡고 흙바닥을 구르다가도 끝내 서로를 저버리지 못하는 둘의 관계를 두 배우는 벌건 눈빛으로 표현 해냈다. 이를 두고 ‘맹수 케미스트리’라고 칭했던 박병은의 표현도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 박병은의 적재적소에서 허를 찌르는 최종보스급 존재감과 범죄 조직 조연 앙상블도 탄탄하게 극을 받쳐준다. 특히 중국 조직 보스 주기룡 역 배우 백수장은 전반적으로 무자비할 정도로 잔혹한 톤의 악의 세력 속에서 유려한 움직임으로 눈길을 끈다. 투박하게 밀어붙이는 전개가 요즘 입맛은 아닐 수 있다. 그도 그럴게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촬영을 마쳤으나 팬데믹으로 개봉이 늦춰졌다. 다소 상투적인 몇몇 구간에서 그 시차를 느낄 수 있지만, 클리셰 요소가 곧 인간 보편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를 방증하듯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뿐 아니라,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하와이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그래도 두 부패 형사가 맞이한 결말엔 의견이 분분할 듯하다. 도덕적 고민보단 장르에 충실하게 쫄깃한 100분이다. 15세 관람가. 오는 17일 개봉.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4 05:50
영화

‘구르는’ 김대명 위 ‘나는’ 박병은…‘더러운 돈’ 갖고 노는 법 [무비로그③]

김대명은 굴렀고, 박병은은 날았다. 새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서 두 배우는 상반된 행보로 타이틀롤 명득(정우)의 양옆을 지탱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뒷돈 받기를 부업으로 하는 두 형사가 더러운 돈에 손대며 벌인 사건을 스스로 직접 수사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 범죄 액션물이다. 극중 김대명은 명득의 파트너 형사 동혁 역, 박병은은 수사망을 좁히는 광수대 팀장 승찬 역으로 열연했다. ◇10kg 감량 투혼, 김대명 김대명은 치기 어린 형사가 웃음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아픈 어린 딸을 위해 뒷돈에 손을 대야 했던 명득에 비하면 동혁은 철없는 이유다. 그가 갚아야 할 빚은 전부 여자친구와 도박장을 다니며 진 것이다. 만만하다 싶은 상대에게는 거침없던 동혁은 중국 조직으로 보내질 거액의 검은 돈을 가로챌 계획이 성대히 틀어지면서 겁을 먹는다.“형이 하면 나도 할게”라며 명득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애정을 가졌던 그는 돈,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인연들 앞에서 그 동료애를 시험받게 된다. 점입가경으로 동혁을 둘러싼 상황이 악화되고, 종국에는 중국 조직이 직접 그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면서 조급해진다. 김대명은 특유의 동글한 앳된 모습이 점차 야위어 가며 속절없이 흔들리는 멘털을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낸다.실제로 김대명은 이 작품을 위해 10kg가량 감량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김민수 감독님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동혁이 소년에서 어른으로 변하는 모습을 주문했다. 그에 부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동혁에 김대명이 가진 이미지가 녹아들기도 했다. 김 감독은 “김대명이 이 역할을 맡아준 것 자체가 동혁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동혁을 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극중 동혁은 부패 형사의 면만 있는 것이 아닌, 명득의 딸에게 한없이 친절한 ‘꼴통 삼촌’이기도 하다. 김대명 또한 “제가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더 진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인물”이라고 동혁 역을 돌아봤다.◇반박 불가 섹시함, 박병은 도베르만과 하이에나, 그리고 비단구렁이. 박병은 그 자신이 광수대 팀장 승찬 역에 떠올렸다고 밝힌 이미지다. 공통점이라면 민첩하고, 목표물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것. 극중 승찬의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과 절제된 감정선은 이에 딱 들어맞는다.승찬은 명득과 동혁이 벌인 총격전에 팀원을 잃게 되며 등장한다. 수사 브리핑을 듣다가 본론부터 말하라고 딱 자르는 대목에서 불필요한 것을 굳이 취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게 느껴진다. 외골수인 명득에게 90년대 홍콩 액션물 같은 결이 있다면 그와 옛 인연인 승찬은 어딘가 세련된 요즘 스타일이다. 박병은이 가진 선악이 불분명한 마스크와 섬세함이 승찬의 얼굴에 완벽히 들어맞아 제법 섹시한 인상도 준다.적재적소, 신출귀몰, 동혁과 명득 위를 날며 카운터를 먹이는 승찬은 동요하지 않기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승찬의 “어쩌지. 증거가 나와버렸네”라는 대사는 노래로 치면 킬링 파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두고 박병은은 “상대를 압박해 극에 긴장을 만드는 상황인데, 힘이나 큰 의미를 싣기보단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또한 박병은은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동시에 범인을 잡기 위한 집착, 집념을 표현해 다른 의미에서 악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김 감독은 “딕션과 눈빛이 흔들림 없이 정확하다. 평균치가 굉장히 높아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보약 같은 배우”라며 오차 없이 배역을 소화한 박병은을 극찬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4 05:50
영화

광기→부성애 ‘더러운 돈’ 정우, 눈빛이 다했다 [무비로그②]

신작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로 돌아온 배우 정우가 내공이 느껴지는 눈빛 연기로 복잡다단한 캐릭터의 내면을 완벽하게 빚어냈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눈빛이 곧 이 영화의 현실성이자 개연성이다.오는 17일 개봉하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더러운 돈’에 손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정우가 연기한 인물은 명득으로, 파트너 형사 동혁(김대명)에게 범죄를 제안하는 인물이자 사건의 시발점이다.명득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두 얼굴의 형사’다. 말 그대로 낮에는 수사를 하지만, 밤이 되면 불법 업소 뒤를 봐주며 뒷돈을 챙기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솔깃한 정보가 들어온다. 거물급 범죄 조직의 불법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 명득은 어차피 신고도, 추적도 불가능한 더러운 돈을 직접 털기로 마음먹고 팀을 꾸린다. 형사답게 철저히 범행을 준비했지만, 당일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총격전이 벌어지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명득이 연루됐음을 입증할 단서까지 나온다. 이 와중에 병상에 누워있는 딸의 건강은 악화되고 동혁과의 갈등도 극에 치닫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명득의 과거 비리를 알고 있는 옛 동료 승찬(박병은)까지 현장에 투입돼 그를 옥죈다.정우가 연기한 명득은 장르 특성 및 캐릭터의 성향상 대사가 그리 많지 않은 캐릭터다. 달리 말하면 정우의 눈빛 연기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인물이라는 의미다. 정우는 캐릭터의 8할을 눈빛으로 빚어 놓고 탁월한 연기력으로 사이사이를 채우며 극을 힘 있게 끌고 간다. 서사의 속도감도 무게감도 정우의 연기, 특히 그의 두 눈에 기인한다. 따지고 보면 대단히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정우는 오래전부터 눈빛 연기에 강한 배우 중 한 명이었다. 정우의 눈에는 테크닉으로 만들어진 부자연스러움이 없다. 그는 캐릭터와 혼연일체 됐을 때만 나올 수 있는 눈빛으로 매 작품의 일부이자 전부로 기능했다.장르나 캐릭터의 무게에 구애받지도 않는다. 예컨대 그를 영화 팬들에게 각인시킨 ‘바람’ 속 정우의 눈에는 10대의 반항기와 두려움이 서려 있었고, 대표작 중 하나인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정우의 눈에는 언제나 형형한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이 눈빛들은 캐릭터를 넘어 작품 전체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이후 선보인 영화 ‘쎄시봉’과 ‘히말라야’, ‘재심’을 거쳐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이웃사촌’, ‘뜨거운 피’로 넘어오면서도 언제나 그랬다. 정우는 눈빛으로 캐릭터의 수많은 상황과 감정을 담아내며 관객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작품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명득을 온전히 체화시킨 정우는 능청스러움이 짙게 깔린 장난기부터 아내를 잃고 홀로 아픈 아이의 치료비를 마련해야 하는 아버지의 무게, 이를 위해 좋은 형사이자 사람이 되기를 포기한 내면의 쓸쓸함, 사건에 휘말리면서 변모하는 광기와 그 이면의 두려움 등을 오롯이 눈으로 말한다.자식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람의 슬픔과 간절함을 담은 원초적 눈빛도 인상적이다. 특히 정우는 눈빛으로 연기의 강약을 조절하며 놀라울 만치 정확하게 신파의 경계를 지켜낸다. 그렇게 정우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개연성이 돼 모든 틈을 메우고 또 다듬는다.메가폰을 잡은 김민수 감독 역시 정우의 눈빛 연기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정우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호텔에서 동혁과의 장면, 경찰서에서 승찬과의 장면에서 불안과 광기를 넘나드는 눈빛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표현이 거창할 수 있지만, 덫에 걸린 날짐승의 눈빛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이어 “(정우와) 함께 촬영하면서 매 장면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연기를 한다고 느꼈다. 그만큼 감정을 쏟아붓는 에너지가 강렬하다”면서도 “연출자의 의견에 따라서 유연하게 변화를 주는 것 역시 탁월해 연출자 입장에선 현장에서 누구보다 믿음이 가는 배우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4 05:50
영화

“형사가 이래도 돼?”…‘맹수 케미’ 정우X김대명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종합]

자업자득, 자승자박, 본 적 없는 형사물이 온다. 스스로 판 구덩이에서 그 자신을 구해낼 수 있을까. 정우와 김대명의 눈물겨운 케미스트리가 빛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가 관객과 만난다.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한 김민수 감독과 배우 정우, 김대명, 박병은이 참석했다.‘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가 본업, 뒷돈이 부업인 두 형사가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대지만,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돼 관객과 만났다.이날 김 감독은 “사람들이 살아가며 가치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쫓아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두 주인공이 하나의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모습, 만났다 헤어지는 이야기의 과정에서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라면서 만들었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김 감독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의 각본을 맡았으며, 이번 작품이 첫 연출작이다. 이어 제목을 두고서는 “직설적인 만큼 투박하지만, 정직하고 힘 있는 제목이라 염두하며 작업했다”라며 “결말도 제목처럼 시원하게 가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기력으로 정평 난 배우 정우, 김대명, 박병은이 극을 이끈다. 겉으론 동료 형사이면서, 뒤에선 범죄 사건에 얽혀 각자 목적을 위해 대치하는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한다. 먼저 아픈 딸을 위해 뒷 돈에 손대게 되는 형사 명득 역 정우는 “범인을 잡는 형사가 이번 작품에서는 직접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과 범죄 조직에게 쫓기게 되는 상황이 참신하고 기발했다”라며 “그래서 범인들이 느껴야 하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연기하는 것이 새로웠다”라고 작업 과정을 돌아봤다.명득과 범죄도 함께하는 버디 동혁을 열연한 김대명은 “범죄 액션을 처음 접해봐서 개인적으로 준비를 열심히 했다”라며 “촬영이 끝나고 감독님과 지금까지 계속 통화도 하고 작업 현황에 대해 들었다. 작품에 얼마나 공들였는지 알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영화를 보니 그 노력이 보여서 울컥하더라”라고 애정을 드러냈다.이들을 의심하며 수사망을 좁히는 광수대 팀장 승찬 역을 연기한 박병은은 “자신들이 벌인 일을, 자신들이 수사하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이 커서 보는 재미가 있었고 열심히 작업했다”라며 “승찬은 비단 구렁이처럼 어느 순간 발과 목을 감는 그런 느낌으로, 살며시 조여가는 느낌을 유추하고 상상하며 연기했다”라고 주안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두 배우(정우, 김대명)가 붙는 장면에서 집중력과 서로를 받으려는 마음들, 맹수같은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고 존경한다고 느낄 정도로 감동이었다”라고 케미스트리를 칭찬했다. 이에 정우는 “심적으로 잘해야 한다는 부담과 불안함을 떨치기 위해 현장에서 수도 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리허설을 했는데 대명 씨가 싫은 내색 없이 잘 따라주고,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어 감사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우는 극 중 아픈 딸 역 배우에게 실제 딸의 이름을 부르며 몰입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치열하게 연기하는 제 모습이나 눈을 보니,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작품마다 애는 쓰는구나, 제 자신에게 고마웠다”라며 “다른 작품에서 나올 법한 클리셰 적 설정들이 자칫 잘못하면 장치로만 소모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 가슴으로 연기를 하려 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보는데도 명득의 감정에 공감이 되는 게 감독님이 정성을 들여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끝으로 이 작품은 약 6년의 기다림 끝에 개봉한 작품이다. 김 감독은 “개봉까지 시일이 걸렸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하나하나 조금이라도 정성을 더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매 장면 바람 소리, 발자국 소리 하나 놓치지 않으려 했다. 최선을 다했다”라며 “한컷한컷 공들여서 만들었다. 영화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0 17:04
영화

박병은 “‘더러운 돈’? 손댈 것, 가족부터 살리고 기부하겠다”

박병은이 영화 속처럼 ‘더러운 돈’이 생긴다면 “쓰겠다”라고 말했다.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박병은은 배역 광수대 팀장 승찬에 대해 “순간이동하는 비단 구렁이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어느 순간 발과 목을 감는 듯 살며시 조여가는 느낌을 유추하고 상상하며 연기했다”라고 주안점을 밝혔다. 이어 주인공 명득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묻는 질문에 그는 “저는 그 상황에 처하면 무조건 돈을 가져올 것이다. 후회없다”라며 “내 가족 부모 형제가 아프지 않나, 거기에 선량한 사람의 돈도 아니다. 다 마약 팔고 남들 괴롭힌 돈이잖나, 그런 돈이라면 내 가족을 위해 그냥 가져갈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그러면서 “그 후 남은 돈으로는 조그만 사업을 하나 해서 번 돈을 또다시 좋은 곳에 기부할 것이다. 진심이다”라며 “가족부터 살리고 열심히 일해서 좋은데 좋은 곳에 어려운 분들을 위해 그 돈을 똑같이 더 많이 내겠다”라고 강조했다.한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가 본업, 뒷돈이 부업인 두 형사가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대지만,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0 16:36
영화

정우, 시나리오 통 암기→총격전…‘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비하인드

뒷돈 받은 형사 정우-김대명 콤비를 박병은이 체포할 수 있을까.새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촬영 현장을 엿볼 수 있는 제작기 영상을 8일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공개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공개된 제작기 영상은 배우들의 완벽한 케미스트리와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인 제작진의 노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연출을 맡은 김민수 감독은 ‘사건을 저지른 것도, 수사하는 것도 그들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생 역전을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두 형사가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가는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가운데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또 다른 재미를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이어 더러운 돈에 제대로 손댄 형사 명득 역을 맡은 정우는 시나리오 전체를 다 외울 만큼 뜨거운 열정을 드러내며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었던 연기 비결을 전했다. 짧은 시간 안에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동혁 역을 맡은 김대명은 “대본을 쫙 펴놓고 감정의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했다”라고 전해 그만의 섬세한 감정 연기를 기대하게 한다. 또한 감정을 배제한 수사로 냉철함을 과시한 광수대 팀장 승찬 역으로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 박병은에 대해 김민수 감독은 “딕션이나 눈빛이 정말 정확하고 흔들림 없는, 감독한테는 보약 같은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아 기대감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명득, 동혁과 함께 더러운 돈에 손을 댄 경찰 정훈 역의 조현철은 카메라 연출까지 고려하는 세심한 연기로 현장을 놀라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영화 속에서 선보일 연기 앙상블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영화의 리얼리티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제작진의 남다른 노력이 더해져 흥미를 끌어올린다. 항구를 중심으로 외지인이 드나드는 인천을 무대 삼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배경과 몸을 사리지 않은 맨몸 액션,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총격전까지. 베테랑 제작진의 노하우로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예고하고 있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오는 17일 극장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9 08:57
영화

[29th BIFF] “대중성 통했다”…태풍 NO, 올해 부국제는 ‘맑음’ [중간결산①]

날씨도 도왔다. 팬데믹의 상흔과 지난해 내홍을 딛고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무사히 반환점을 돌았다. 정부 국고보조금은 절반가량 삭감됐으나, 전년 대비 8% 늘어난 상영 편수와 관객과 감독, 배우를 잇는 다채로운 소통 행사가 모처럼의 활기를 더하고 있다.지난 2일 개막한 이번 영화제는 최초 OTT 개막작 ‘전, 란’ 포함 총 63개국으로부터 온 224편의 영화와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총 7개 극장, 28개 상영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배우 박보영과 안재홍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강동원, 김희애, 송중기, 지창욱 등 한국 스타들과 김성수 감독, 허진호 감독, 구혜선 감독 등이 참석했다. 아시아 스타들도 작품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 사카구치 켄타로를 비롯해 장률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미겔 고미쉬 감독 등 해외 유명 감독이 자리를 빛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큐어’, ‘회로’ 등 일본 장르영화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받았다. 구로사와 감독은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 신작 ‘뱀의 길’과 ‘클라우드’를 선보이며 관객들과의 대화는 물론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 또한 올해 신설된 까멜리아상은 류성희 미술 감독이 첫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영화 공로상 수상과 특별전 ‘고운 사람, 이선균’을 진행하며 동료 영화인들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을 기리는 자리도 가졌다.당초 태풍 끄라톤이 부산에 상륙한다는 날씨 예보가 있었으나 쾌청한 맑은 하늘이 계속되며 축제를 도왔다.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는 무대 인사와 오픈 토크가 진행되며 작품을 향한 관객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했다. 지난 2일 배우 이동휘 주연 ‘메소드연기’를 시작으로 ‘전,란’, ‘서울의 봄’ 등을 거쳐 대만영화 ‘우리들의 교복 시절’까지 총 24회차로 알찬 시간을 채웠다. 특히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와 티빙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에는 팬들이 직접 마련한 플래카드를 전달받아 감독과 배우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해 환호를 자아냈다. 올해 7주년을 맞은 커뮤니티 비프 행사가 열린 남포동 비프 광장도 관객들로 북적였다. 남포동에서만 총 74편(장편 42편, 단편 32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야외무대 거리행사인 커비로드에서는 시민이 직접 영상을 만들거나 소품을 제작해보는 체험은 물론, 스타들이 관객과 더 가까이 만났다. 지난 3일에는 ‘스튜디오 구혜선: 그리고 봄’으로 구혜선이, ‘에픽하이 20 더 무비 무대인사’로 힙합 그룹 에픽하이가 큰 호응을 받았으며 푸바오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할부지’의 강철원 주키퍼도 남포동을 찾았다.반환점을 돌았으나 기대할 만한 상영 행사는 남아있다. 오는 7일에는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BTS 리더 RM 다큐멘터리 영화 ‘알엠: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야외 상영되며, 오는 9일 진행되는 레오 카락스 감독의 ‘잇츠 낫 미’ 오픈 토크에 배우 류준열이 참석해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친근한 작품과 소통의 자리로 장벽을 낮추고 대중성을 얻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1일 오전 결산 기자회견과 시상식에 이어, 폐막작으로 싱가포르 감독 에릭 쿠의 ‘영혼의 여행’ 상영으로 열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부산=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7 06:00
영화

[29th BIFF] “어디까지 튈 수 있을까”…정우X박병은 치열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종합]

“형사들이 돈 가방을 갖고 어디까지 튈 수 있는지, 그리고 여러 장애물을 거쳐서 어떻게 목적을 이룰지를 보면 재밌을 겁니다.”배우 정우가 새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이처럼 소개했다.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한 김민수 감독과 배우 정우, 박병은이 자리했다.‘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가 본업, 뒷돈이 부업인 두 형사가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대지만,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초대되어 부산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이날 정우는 관객을 만난 소감에 대해 “저는 부산이 낳은 아들, 저희 고향이자 엄마 품 같다. 부산 영화제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두근거리게 하는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장이라 영광이고, 기분도 좋다. 오픈토크는 처음이라 딱 가까이서 많은 관객들과 이야기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연출 데뷔작으로 부산을 찾은 김 감독은 “많은 관객과 여러 대화 나눌 수 있어 좋았다. 같은 현장에서 만든 분들도 생각이 많이 난다.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김 감독은 “범죄 소재이긴 하지만, 살다 보면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고, 돈으로 상징되는 여러 성공이나, 가치가 있는데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장르적 재미와 함께 보여주고 싶어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더러운 돈에 손대는 형사 명득 역으로 나선 정우는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기존에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아주 강한, 울분에 차 있고 폭발력이 있는데, 명득은 어떤 사연으로 인해, 어찌보면 전형적인 개인사 때문에 돈에 손을 대며 휘말리는 인물이다. 전체를 관통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듯한 느낌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제목에 끌리기도 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박병은은 자신이 연기한 광수대 팀장 승찬의 매력에 대해 “시나리오를 봤을 때 승찬은 난폭한데 감수성이 예민한 느낌이었다. 어쩌지 증거가 나와버렸네 같은 대사도 그 상황에서는 극에 긴장을 만들고, 압박하는 상황인데 힘이나 의미를 부여하기보단, 폭발적이고 강렬한 분위기서 좀 더 차분하고 이성적이려고 하는 게 제 추구하는 스타일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인물들의 관계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대해 김 감독은 “가치 판단의 순간에서 여파나 파장이 커지려면 인간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떤 관계에 놓여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저와 가깝지 않으면 판단은 쉽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 관한 절박한 상황에서는 고민이 깊어진다. 인물들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치열했던 현장 분위기도 전했다. 박병은은 “웃고 떠드는 게 재미라면, 저희는 없었다. 집중력이 높았던 현장이다”면서 “치열하게 대화하고 매신마다 긴장감과 서로 연기 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기에 현장에서 장난 안 치고 한 것은 처음”이라고 돌아봤다. 정우는 “감독님이 현장에서 극악무도했다.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백여명 되는 스태프를 압도하면서 한분 한분, 막내 스태프까지 본인이 현장을 관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뚝심있고 들소 같은, 묵직한 리더를 해내셨다”고 증언했다.캐스팅에 대해서는 김 감독은 “외형을 먼저 봤다. 얼굴만큼 중요한 피사체가 없지 않나, 내가 만약 배우였다면 저렇게 생겼으면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는 관계를 중요하게 보다보니,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분의 사진을 띄워두고 신을 읽으며 이 얼굴은 어울릴까, 여러 고민을 하면서 베스트를 찾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분은 캐스팅을 했다기보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배우이기에 읍소하는 심정이었다”고 덧붙여 정우의 “읍소가 아닌, ‘하려면 하고’라는 식으로 당돌했다”는 반박을 받기도 했다.정우와 박병은의 멋있는 순간도 예고했다. 김 감독은 “두 분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순간을 저도 관객처럼 지켜봤다”며 “두 분이 뿜는 에너지도 다르다. 불과 얼음의 대결처럼 한 덩이로 엉키지 않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잘 표현해주시고, 영화에 잘 담겼다. 선물같은 장면”이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끝으로 김 감독은 “초반부 응원하실 만한 캐릭터를 마음에 품으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며 “박진감과 리듬을 만끽하려면 큰 화면과 좋은 사운드로 즐기셔야한다”고 당부했다. 정우는 “이런 복장에 장총을 들고 형사들이 액션을 하는 기발하고 신선한 액션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오는 10월 17일 개봉한다.부산=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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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th BIFF] ‘더러운 돈’ 박병은 “예민 형사→시골 푼수 전부 좋아, 모든 캐릭터 하고파”

박병은이 배우로서 캐릭터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배우 박병은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오픈토크에서 “ ”라고 털어놨다.광수대 팀장 승찬의 매력에 대해서 박병은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승찬은 난폭한데 감수성이 예민한 느낌이었다”며 “‘어쩌지 증거가 나와버렸네’같은 대사도 그 상황에서는 극에 긴장을 만들고, 압박하는 상황인데 힘이나 의미를 부여하기보단, 제 스타일대로 좀 더 차분하고 이성적이려고 하는 게 제 추구하는 스타일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역도 좋아하지만, 시골 푼수 바보 역도 좋아한다. 돌아보면 여러 캐릭터를 해왔던 거 같다”며 “그런 (다양한) 캐스팅에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국한되지 않고 모든 캐릭터를 한번 다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한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수사가 본업, 뒷돈이 부업인 두 형사가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대지만,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10월 17일 개봉한다. 부산=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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