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파반느’를 통해 문상민과 지난 한 시절을 같이 보낸 느낌이 있어요. 정말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었고, 촬영이 끝난 뒤에도 마음이 한동안 저릿했죠. 잔상이 계속 남아 있는 느낌이에요. 그게 문상민이라는 배우가 저한테 준 힘인 것 같아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성은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문상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파반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민규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했다. 공개 3일 만에 2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영화 부문 7위에 올랐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고아성은 이종필 감독과 2020년 개봉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그보다 앞선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보다 ‘파반느’를 더 먼저 만났다. 2017년부터 감독님과 함께 기획하며 긴 시간을 준비해온 작품”이라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고아성이 연기한 미정은 ‘파반느’의 원작 소설에서 외적으로는 ‘못생긴’ 인물로, 내적으로는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살아가는 존재로 묘사된다. 경록(문상민)이 거듭 마음의 문을 두드리지만 좀처럼 응답하지 못하는, 어둡고 고립된 결의 캐릭터다. 이에 대해 고아성은 “외형적인 조건을 규명하기보다는, 어둠 속에서 마음을 닫고 살아가던 사람이 처음으로 한 줄기 빛을 얻고 서서히 마음을 여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을 준비하다 보니 미정이라는 인물에도 정말 다양한 버전이 있었어요. 원작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도 계속 고민했죠. 미정을 연기할 때는 ‘스스로를 못났다고 규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못남을 알고 있는 사람의 눈빛’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제공=넷플릭스 고아성은 이종필 감독과 오랜 시간 작품을 준비해온 만큼, 경록 역을 맡을 배우가 누구일지 내심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문상민을 처음 만난 날 리딩을 하는데, 제가 모르고 있던 희미한 경록의 얼굴이 점점 또렷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며 “혼자 연습해왔던 대사를 경록이 와서 비로소 채워주는 듯한,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감독님이랑 문상민 둘이서 대본 리딩을 하고 계셨는데, 제가 깜짝 등장했어요. 궁금함을 못 참고 가버린 거죠. 그 모습을 보는데, 그 자리에서 ‘아, 내가 너가 연기하는 경록을 기다려왔구나’라는 말까지 해버릴 정도였죠.”
고아성은 문상민에 대해 “속 깊은 친구”라고 표현하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경록 그 자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쓸쓸함과 차가운 눈빛 안에 굉장히 뜨거운 열정을 지닌 배우”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문상민과 일부러 거리를 뒀어요. 물론 영화에서 마지막에는 가까워지지만, 그 전까지는 거리감을 유지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최근에야 문상민이 굉장히 유쾌하고 사람 좋은 친구라는 걸 알게 됐네요.”
사진제공=넷플릭스 고아성은 그간 영화 ‘괴물’을 시작으로 장르물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온 배우로, 영화로는 ‘파반느’가 첫 멜로 작품이다. 그는 ‘파반느’를 꼭 하고 싶었던 마음에 ‘월간 미정’이라 이름 붙인 엽서를 부적처럼 들고 다녔다고 털어놨다.
고아성은 “‘괴물’을 시작으로 장르물의 매력을 많이 느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도 “멜로는 처음이라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었다. 사랑을 가볍게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품 안에서도 ‘역시 영화는 사랑 영화’라는 대사가 나와요. 저도 사랑 영화를 제일 좋아해요. 그래서 더 신중해졌던 것 같고, 더 아꼈죠. 결국 ‘파반느’를 제 첫 멜로 영화로 만나게 돼서 정말 너무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