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커스 IS] '경기당 1.605개' NC, 이젠 '홈런 군단'으로 불러다오
'홈런 군단'으로 거듭나고 있는 NC가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NC는 20일까지 올 시즌 팀 홈런 61개(38경기)를 기록했다. 2위 SSG(48개·37경기)에 13개에 앞선 압도적인 1위다. 경기당 홈런이 1.605개. 산술적으로 팀 홈런 231개로 정규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부문 역대 최다인 2017년 SK 기록(234개)에 근접한다. 그만큼 팀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NC의 홈런 생산은 특정 타자에 의존하지 않는다. 12명의 타자가 최소 1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중심타선에 배치되는 애런 알테어(13개), 나성범(10개), 양의지(9개). 박석민(8개) 모두 꾸준하다. 주로 6~7번 하위 타선에 배치되는 노진혁의 홈런도 4개. 2016년 1군 데뷔 후 단 하나의 홈런도 없었던 박준영도 벌써 손맛을 네 번이나 봤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홈런이 터진다. 백미는 외국인 타자 알테어다.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31홈런을 때려낸 그는 올해 페이스가 더 가파르다.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시점(2020년 43경기·2021년 24경기)이 1년 전보다 19경기나 더 빠르다. 호세 피렐라(삼성·12개)와 함께 최고 외국인 타자 경쟁을 펼치며 홈런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언제든지 큰 게 나온다. (상대 투수들이 받는) 압박감이 클 것"이라며 "홈런 하나에 경기가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심스럽게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알테어가 중심에서 잘해주고 있다. 지난해 8번 타순에서 홈런을 30개 이상 기록한 것도 대단한데, 지금은 (4번 타자인) 양의지 뒤에서 잘해주고 있다"며"(주로 테이블세터로 출전하는)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의 출루율이 높다. 한 경기에 두 번 정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다. (타격할 때) 주자가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크다"고 흡족해했다. 상위 타순에서 출루해 기회를 만들면 알테어를 비롯한 중심 타선에서 해결한다. 주자가 쌓인 상황에서 홈런이 터지니 자연스럽게 대량 득점으로 연결된다. '홈런 효과'는 투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마운드 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NC의 베테랑 불펜 임창민은 "나도 상대 팀 타선에 장타자가 많으면 부담된다. 상대방이 압박감을 느낀다면 한순간에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실점하고 내려가도 한방에 다시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응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 김영규도 "초반에 실점해도 타선에서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자신 있게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따라서 NC는 경기 후반에도 쉽게 백기를 들지 않는다. 시즌 7~9회 터진 홈런이 무려 29개(리그 1위). 전체 팀 홈런의 절반 정도가 막판에 쏟아졌다. 불펜 김진성은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도 타자들이 따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펜에서도 투수들이 마음을 놓지 않고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기하게 된다"고 홈런의 위력을 전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21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