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36년 만에 쾌거' 이의리, 타이거즈 미래에서 현재로
2021년 최고 신인은 KIA 타이거즈 왼손 투수 이의리(19)다. 이의리는 29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총점 417점을 획득, 368점을 얻은 경쟁자 최준용(롯데 자이언츠)를 제쳤다.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는 1985년 이순철(현재 SBS 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에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았다. 이의리는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해 영광이다.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쟁자) 준용이 형에게도 '멋있었다'라고 전하고 싶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이의리는 개막 전까지 장재영(키움 히어로즈), 김진욱, 나승엽(이상 롯데 자이언츠) 등 다른 '슈퍼루키'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KIA의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고, 4월 등판한 4경기에서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시선을 가져왔다. 간결한 투구폼,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의리는 전반기 등판한 14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하며 신인상 레이스 독주 체제를 갖췄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의 후계자로 기대받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떠올리게 만든 신인이다. 고교 시절까지는 잘 구사하지 않던 체인지업을 프로 입단 후 배워서 주 무기로 만든 점이 빼닮았다. 이의리는 "김현수 선배에게 그립을 배운 뒤 정명원 투수 코치님과 함께 연구했다. 캐치볼이나 롱토스를 할 때도 (체인지업 그립을) 쥐고 던지면서 익숙해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의리는 한국야구 미래로 기대받으며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모두 5이닝을 막아냈다. 대회 참가한 투수 중 탈삼진 부문 1위(18개)에 오르기도 했다. 후반기는 5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왼 중지 손톱이 깨졌고, 재활 치료를 마친 후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른 발목부상을 당했다. 최준용에게 추격을 허용한 이유다. 올 시즌 성적은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의 성적(13승 6패·평균자책점 3.86)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하지만 피안타율(0.204), 이닝당 출루허용률(1.32) 등 세부 기록은 매우 좋았다. 이의리는 데뷔 시즌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피안타율이 낮은 것은 내가 (리그 타자들에게) 생소한 투수였기 때문이다. 볼넷이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체인지업도 시즌 막판에는 제구가 흔들렸다"라며 "모든 면이 더 나아져야 한다. 몸 관리도 더 잘 해내겠다. 2022년에는 더 잘 던질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IA는 2021시즌 새 감독, 단장,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한다. 양현종과의 동행도 유력하다. 이의리는 KIA 재건의 키플레이어다. 2년 차가 더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29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