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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도, 주장도 다 잃었다…토트넘 '12년 동행' 허망하게 끝내는 요리스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넘긴 베테랑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이탈리아 라치오 이적을 앞두고 있다. 주전 입지를 두고 이견이 있다는 점이 변수지만, 이미 토트넘에서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든 터라 이적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만약 요리스가 떠나면 지난 2012년 토트넘 합류 이후 11년 만이다.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라치오가 요리스 이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토트넘과 계약이 1년 남은 요리스는 적절한 가격이면 이적이 가능하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도 요리스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요리스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방출 명단에 오른 8명 중 1명”이라고 보도했다.현지 보도들을 종합하면 라치오는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을 통한 영입을, 토트넘은 계약 기간이 남은 만큼 이적료를 각각 원하고 있다. 다만 요리스의 나이나 남은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이적료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부담스러운 액수는 아닐 전망이다. 구단 간 이견이 있긴 하나 어쨌든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그나마 변수가 있다면 요리스가 라치오에서 주전 자리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치오는 다만 이반 프로베델을 주전 골키퍼로 낙점한 상황이라 팀 내 위상을 두고 협의가 필요하다. 요리스가 백업 역할을 원치 않으면 이적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데, 다만 현재 토트넘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을 고려하면 잔류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지난 2012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요리스는 지난 12시즌 동안 대부분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이같은 활약 덕분에 2015년부터는 토트넘의 주장 역할을 맡았다. 다만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매 시즌 기량 하락이 눈에 띄었고, 급기야 지난 시즌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1-6 참패 당시 전반 5실점 후 교체된 뒤로 자취를 감췄다. 부상이 표면적인 이유였으나 토트넘 커리어가 끝났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시선이 더 많았다. 실제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영입하며 새 골키퍼를 영입했다. 비카리오는 프리시즌부터 주전 골키퍼로 시험대에 올랐고, 지난 브렌트포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역시도 주전 골키퍼로서 EPL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요리스는 부상이 아닌데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99년생인 브랜든 오스틴이 대신 백업 골키퍼 역할을 맡았다.새 시즌을 앞두고 주장 완장도 손흥민에게 넘겼다. 주전 입지가 줄어든 가운데 주장 완장까지 내줬으니, 토트넘 내에서 요리스가 설 자리는 더욱 줄었다. 요리스 외에 또 다른 백업 골키퍼인 프레이저 포스터가 백업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오스틴이나 알피 화이트먼 등 20대 중반의 젊은 골키퍼들도 대기 중이다. 요리스가 올여름 팀을 떠나는 게 기정사실이 된 이유다.라치오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요리스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요리스가 중동 이적에 대한 거부감만 없다면, 높은 연봉과 주전 자리를 보장받고 사우디로 향하는 선택지도 있다. 영국 더부트룸은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뒤에도 요리스가 토트넘에 남는다면 정말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다. 현재로선 이탈리아로 향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현재 요리스는 주전 골키퍼 역할도, 주장 자리도 모두 잃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명석 기자
2023.08.18 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