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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2차 세계대전 중에도 축구를 계속한 이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유럽에서 유일하게 축구리그를 중단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다. 폴란드와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벨라루스였다. 벨라루스의 대통령 루카셴코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정신병’이라 칭했다. 그는 보드카와 사우나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모든 축구리그가 중단되는 바람에 벨라루스 리그는 한때 전 유럽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현지인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축구장 방문을 자제했다. 벨라루스를 제외한 유럽 축구는 2020년 3월 중단되었다.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EPL)도 3월 13일 리그를 멈춰 세웠다. 이에 많은 언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와 유럽에서 축구가 중단되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록 정상적인 리그는 아니었지만, 전쟁 중인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잉글랜드에서 축구 경기가 진행되었다. 이들은 전쟁 중에도 축구를 왜 계속했을까? 1939년 9월 1일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에 폴란드와 군사동맹을 맺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는 이틀 후인 9월 3일 독일에 선전포고했다. 하지만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2차 세계대전 초반에는 영불 연합군과 독일군 사이에 전면적인 충돌은 거의 없었다. 주력부대를 폴란드 침공에 투입한 상황에서 독일군은 영불 연합군과 전쟁할 생각이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도 독일과의 전면전을 우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서부전선에서 연합군과 독일군의 '기묘한 고요'는 1940년 5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을 전쟁답지 않은 전쟁이라 하여 흔히 ‘가짜 전쟁(Phoney War)’이라 부른다. 영국의 선전포고와 함께 영국축구협회는 풋볼 리그와 FA컵을 중단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전쟁이라는 공포 속에서도 축구가 민간인과 군인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간주해, 경기가 계속 열리길 희망했다. 이에 중단된 풋볼 리그를 대신해 전시 리그(Wartime League)가 창설되었다. 전시 리그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경기당 50마일(약 80㎞)의 이동제한을 받았다. 이에 풋볼 리그는 1·2·3·4부 리그로 나눈 디비전 구성을 폐지하고, 지역별 리그를 새로 구성했다. 전시 리그의 첫 시즌인 1939~40년 풋볼 리그에 속했던 82개의 클럽은 10개의 지역 리그로 분배되었다. 아울러 전시 리그 초반에는 경기당 8000명의 관중만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원 제한이 무의미할 정도로 초반의 경기들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1940년 5월 독일군이 서부전선에서 베네룩스 3국을 점령하고, 프랑스로 진격하면서 '가짜 전쟁'은 막을 내렸다. 6월 프랑스의 덩케르크에서 30만이 넘는 영불 연합군은 거의 모든 군수 물자를 버리고 간신히 탈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이 격화할수록 전시 리그의 인기는 올라갔다. 경기당 관중 수 제한도 해제되었다.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1940년 6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풋볼 리그 전쟁 컵(Football League War Cup, 전시에 FA컵을 대신한 대회) 결승전에는 4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다. 특히 며칠 전 덩케르크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상당수의 군인도 이 경기를 관전하면서 영국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었다. 히틀러는 “독일은 나폴레옹이 가지지 못했던 공군이 있다”며 영국 침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독일 공군은 1940년 9월부터 영국의 주요 도시와 산업시설을 공격하는 영국 대공습(The Blitz)을 감행했다. 하지만 처칠의 영국 정부는 대공습이 시작된 이후 일요일 축구 금지령을 도리어 해제했다. 축구를 통해 국민의 사기 진작에 나선 것이다. 1941년 열린 풋볼 리그 전쟁 컵 결승전에는 대공습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6만 명이 넘는 관중이 웸블리에 모였다. 결국 1941년 5월 독일 공군의 대공습은 실패로 끝이 났다. 히틀러는 영국 상륙작전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관심을 돌렸다. 영국에서는 전시 기간 총 784명의 프로 축구 선수들이 군에 입대했다. 참전 선수를 가장 많이 배출한 클럽은 울버햄튼(91명 입대)이었고, 리버풀(76명 입대)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리그는 ‘초청 선수’라는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그래도 클럽들은 여전히 선수들이 부족했고, 많은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전시 리그의 경기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무적의 팀도 없었고, 중요한 라이벌전도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90분 동안만이라도 전쟁의 고통을 잊기 위해, 인생을 다시 한번 즐기기 위해 축구장을 방문했다. 전쟁 중에 영국만 축구를 한 것은 아니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서도 축구는 중단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심지어 항복 선언을 하기 보름 전에도 경기를 벌였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감자 등을 경기장 티켓과 바꿔 축구장에 갔다. 마찬가지로 1차 세계대전 중에도 축구는 유럽에서 중단되지 않았다. 따라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모든 유럽 프로 축구가 폐쇄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1년 1월 현재 바이러스가 다시 극성을 부리며 리그 중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은 리그를 쉽게 중단하지 않는 이유로 TV 중계권료 등 경제적인 이유를 꼽는다. 하지만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전시 리그가 그랬듯이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에게 축구는 평소보다 더 중요한 걸 제공하고 있다. 바로 희망이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06 06:00
축구

[단독]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뛰고 있는 한국 축구 선수 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대부분의 축구가 멈췄다. 축구의 대륙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축구를 보기 힘들다. 한국의 K리그 역시 언제 개막할 지 기약이 없는 상황. 그렇지만 전 세계 축구가 완전히 스톱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한국 축구 선수의 모습을 완전히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유럽에서는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가 진행 중에 있고, 디나모 민스크의 김준영이 활약하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 유일하게 그라운드에 나선 한국 선수였다. 얼마 뒤 또 한 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아시아다. 아시아에서는 타지키스탄이 가장 먼저 리그를 개막했다. 타지키스탄 프리미어리그에 뛰는 한국 선수는 없다. 두 번째로 개막한 나라가 대만이다. 이곳에 한국 선수가 뛰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뛰고 있는 한국 축구 선수, 주익성(28)이다. 대만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12일 개막했고, 1라운드 4경기가 펼쳐졌다. 16일 현재 대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95명, 사망자는 6명이다. 대만은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대처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런 자신감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축구 리그 개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익성은 현재 타이중 후투로 FC 소속이다. 그는 지난해 항유엔에 입단하며 대만 프리미어리그에 발을 디뎠다. 항유엔 소속으로 21경기에 나서 20골을 성공시켰다. 대만 내에서 큰 화제가 된 공격력이었다. 대만으로 귀화하라는 제의까지 받았다. 시즌이 끝난 뒤 공격력이 부족했던 타이중 후투로가 주익성을 원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했다. 주익성은 TSU와 1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했고, 팀은 2-1로 승리했다. 지난 14일, 일간스포츠는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는 주익성과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대만으로 온 이유, 목표 그리고 그동안 쉽게 말하지 못했던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첫 해외 진출. 대만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 주익성은 "에이전트가 없다. 작년에 내가 직접 지원을 해서 대만으로 왔다. 1년 있었는데 좋은 일들이 많았다. 괜찮은 활약을 하니 많은 이들이 반겨줬다. 생활적인 부분도 그렇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21경기에 나서 20골. 귀화 제의가 나온 이유다. 귀화해 대만 축구대표팀에서 뛰어달란 의미다. 주익성은 "운 좋게 작년에 많은 골을 넣었다. 득점 순위도 초반 1위, 2위를 하다가 3위로 마쳤다. 좋게 봐준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정식적인 절차를 밟은 것은 아니지만 귀화 이야기도 나왔다. 단장과 감독 그리고 팬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귀화할 생각은 없다. 자신을 향한 관심과 가치를 인정해준다는 고마운 생각뿐이다. 그는 "대만축구협회 관계자와 대화 중 귀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 내가 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대만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 유일하단다. 이게 아니면 대만에서 5~6년을 살아야 한다. 절차도 복잡하다. 아직 대만에 1년밖에 있지 않았다. 귀화를 위해 대만 여성과 결혼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웃었다. 1년 만에 이적한 이유도 밝혔다. 주익성은 "타이중 후투로는 작년에 리그 5위를 한 팀이다. 대만 국가대표도 많고, J리그를 경험한 일본 선수도 많은 팀이다. 전력이 좋은 팀이다. 그런데 골잡이가 없다. 그래서 나를 원했다. 항유엔에서 2년 재계약 제의를 했는데 결국은 타이중 후투로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우승이다. 주익성은 "1라운드에 출전했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 다음 경기가 친정팀인 항유엔전이다. 골을 넣고 싶다. 마지막에 팀이 우승하는데 기여를 하고 싶다. 최대한 많은 골을,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골을 넣기를 원한다.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그는 "경기 전에 체온을 재고, 경기에 나가지 않는 선수들, 지도자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당분간 무관중으로 진행이 된다. 이외에는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 그래도 항상 조심하고 있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기는 된다. 선수 한 명만 걸려도 리그가 중단될 수 밖에 없다. 마스크 착용은 당연한 것이고, 코로나19 예방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익성은 약 10년 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유망주 중 하나였다. 그는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개최한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 최고의 유망주들이 선발되는 U-17 월드컵 무대에 초대를 받은 것. 그가 얼마나 기대를 받은 자원이었는 지 말해주는 장면이다. 그때 주익성과 함께 뛰었던 멤버가 손흥민(토트넘) 김진수(전북 현대) 윤일록(몽펠리에)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등이다. 주익성은 한국 대표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후반 조커로 출전하며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인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주익성은 손흥민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두 선수는 동갑내기 친구다. 그리고 포지션 경쟁자이자 룸메이트였다. 주익성은 "U-17 월드컵 당시 (손)흥민이와 친했다. 흥민이는 포지션 경쟁자였다. 또 경쟁자들끼리 룸메이트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흥민이와 세달 정도 같은 방을 썼다. 대회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 받은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10여년 전에는 같은 유망주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손흥민뿐 아니라 김진수·윤일록·이종호 등 17세 동기들이 두각을 드러내며 성장해나갈 때 주익성의 성장은 지체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주익성은 그동안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선 그는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아쉬웠던 몇몇 불운을 기억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을 한 뒤 대학에 가고 싶었다.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던 기회가 내가 아닌 다른 변수로 인해 사라졌다. 일본 J2에도 도전을 했는데 또 다른 이유로 무산됐다.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팀이 없어 1년을 쉬었다. 붕뜬 시기였다. 개인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경기를 뛰지 못한 타격이 컸다"고 털어놨다. 한창 성장할 시기 1년 휴식은 유망주에게 큰 벽으로 돌아왔다. 2012년 FC 서울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그에게 너무나 큰 팀이었다. 주익성은 "당시 서울은 지금 전북과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강팀이었고,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했다. 나처럼 어린 선수가 기회를 받기 어려운 팀이었다. 서울에 2년을 있었는데 경기를 많이 나가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졌고, U-17 월드컵에 함께 뛰었던 다른 친구들보다 뒤쳐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자책하지 않는다. 남탓하지도 않는다. 그는 차분히 더욱 가치있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20대. 군대도 해결했다. 대만에서의 흐름을 이어 더 큰 무대를 꿈꾼다. 주익성은 "앞으로 더 잘하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해외 리그에서 만족을 하고 있다. 해외 생활도 잘 맞는다. 앞으로 다른 해외 리그도 도전해보고 싶다. 중국 슈퍼리그도 있고, 홍콩과 태국 리그도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K리그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4.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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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보고 싶어서…대만프로축구 개막전 온라인 생중계에 모인 지구촌 1000여 명

"축구 보고 싶은 사람 여기로 오세요." "거의 세계 유일의 축구 생중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세계적으로 169만 명에 육박한 1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타이베이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킥오프 휘슬 소리가 울렸다. 대만프로축구 정규리그인 타이완 프리미어리그(TFPL)의 축구 시즌이 시작했음을 알리는 소리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축구가 개막한 건 타지키스탄과 벨라루스, 니카라과, 부룬디에 이어 대만이 다섯 번째다. 대만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코로나 19를 아예 무시한 리그 강행의 측면이 있다.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모범적으로 진행된 나라중 가장 먼저 리그를 조심스럽게 연 나라로선 대만이 사실상 처음이라 할 수 있다. TFPL은 타이베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난 등 4개 도시에서 열린 개막전 중 단 한 경기를 중계했는데, 2017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3연속 챔피언을 차지했던 다퉁FC와 지난 시즌 준우승 팀이자 라이벌격인 타이파워FC의 경기가 그 대상으로 선택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프로축구 5대리그는 물론 각 나라의 프로리그들도 대부분 멈춰버린 상황에서 대만 프로축구 개막 소식은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퉁-타이파워전이 시작한 건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 축구 없는 일요일 오후를 보내던 축구팬들은 '좌표'를 공유했다. 대만축구협회(CTFA)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는 다퉁-타이파워전을 볼 수 있는 링크 주소였다. 축구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한 축구팬들이 하나 둘씩 채널에 입장했고, 시청자 수는 쑥쑥 올라갔다. K리그 팬들만 다퉁-타이파워전을 찾은 건 아니었다. 대화창에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아랍어, 독일어, 폴란드어까지 다양한 나라의 언어들이 범람했다. 트위터 등 글로벌 SNS 서비스를 통해 '축구 생중계'를 찾아온 사람들이 다퉁-타이파워전을 지켜보며 각자의 모국어로 축구를 즐기고 있었다. 시청자 수는 전반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1천 명 단위까지 올라가 끝날 때까지 유지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전세계에서 모여든 1천여 명의 축구팬들이 온라인 '집관'으로 빈 자리를 채운 셈이었다. 야구에 비해 인기가 덜한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38위에 불과해 아시아 내에서도 축구 약체로 평가 받는 대만 축구에 이런 관심이 쏠린 건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그저 축구가 보고 싶어서, 낯선 대만 프로축구리그 생중계까지 찾아내 90분을 즐긴 축구팬들의 목마름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편 이날 두 팀은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리샹웨이의 결승골을 포함, 후반에만 4골을 기록하며 난타전을 펼쳤고, 타이파워가 3-2 역전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14 06:00
축구

'재개 수순' 유럽축구 움직임 겨냥한 FIFA의 무거운 한 마디

"100%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대회 재개 강행은 무책임하다." 잔니 인판티노(50)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불시에 멈춰섰던 유럽프로축구가 조심스럽게 시즌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 달라는 묵직한 권고였다. 인판티노 회장은 11일(한국시간) FIFA 211개 회원국에 메시지를 보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3가지 우선 순위를 얘기한 이번 메시지를 통해 인판티노 회장은 "우리의 원칙이자 우선 순위이며, 우리가 경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북돋아주고자 하는 첫 번째는 바로 건강"이라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리그를 재개해선 안된다는 뜻을 전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전세계적 '코로나 브레이크'가 어느새 한 달을 훌쩍 넘겼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물론, 축구만 놓고 보더라도 유럽프로축구 5대 리그가 벌써 한 달째 중단됐고 A매치도 모두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축구 없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이로 인한 재정 문제를 우려한 각국 리그들은 조심스럽게 재개 시점을 논의하고 있다. 벨라루스, 타지키스탄 등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나라는 리그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대만도 프로야구와 함께 프로축구 개막을 강행하기로 했다. 시즌 막바지에 어쩔 수 없이 멈춰섰던 유럽프로축구 5대 리그도 재개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무관중 경기를 감수하고서라도 5월 초 시즌을 재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크리스티안 자이퍼트 분데스리가 CEO는 지난 9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2부리그 팀의 경우 절반이 큰 파산 위험에 놓였다"며 "시즌을 취소하면 1부리그도 5팀 정도 심각한 문제에 빠질 것"이라고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른 방역 대책과 심판진 운영 등에 대한 별도 규칙도 마련할 예정이다. 분데스리가를 필두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이탈리아 세리에A를 비롯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도 5월과 6월 사이 리그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의 메시지는 바로 이런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는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지만 전체 확진자 수가 80만 명을 넘고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에서 하루에 3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아직 100%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조금 더 기다리는 게 낫다"며 리그 재개에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국 리그의 재개 움직임을 조금 더 늦춰야 한다는 권고인 셈이다. 또한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메시지를 통해서 FIFA가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돼 재정 문제에 부딪힌 회원국 협회나 리그에 대해 대책을 마련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지난 4년간 함께 힘써온 덕분에 긴급 구호 펀드에 있어선 상당히 탄탄한 재정 상태에 있다"고 설명한 그는 "우리가 가진 돈은 FIFA가 아닌 축구의 돈이다. 축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4.13 06:00
스포츠일반

유럽축구연맹, 6월 A매치 포함 무기한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를 무기한 중단했다. UEFA는 1일(현지시간) 55개국 회원국 관계자와 화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UEFA는 “올해 6월 개최 예정이었던 모든 남녀 국가대표팀 경기를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 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 플레이오프, 여자 유로2021예선도 포함된다. 중립지역 친선경기를 포함한 UEFA가 주관하는 모든 경기들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 중단된다”고 밝혔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로 유럽 각국프로축구리그는 벨라루스를 제외하고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중단된 클럽대항전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도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무관중 경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1일 잉글랜드 풋볼리그, 프로선수협회, 리그감독협회와 대책 회의를 열었다. 프리미어리그는 “선수들과 코치들, 감독들, 클럽 관계자, 팬들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건 건강과 행복이며, 축구는 안전하고 적절할 때 돌아와야한다고 모두가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프리미어리그는 “오늘 다른 결론은 나지 않았다. 시즌 재개 여부, 선수 급여 등에 대한 논의는 48시간 이내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어리그 중단으로 클럽들은 재정적 타격을 받고 있다. 7억6200만파운드(약 1조1700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환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4.02 16:44
축구

[단독]유일하게 뛰고 있는 한국 축구 선수 이야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축구를 앗아갔다. 축구의 계절이 찾아왔지만 축구를 볼 수 없다. 세계를 누비는 한국 축구 선수들도 볼 수 없다. 선수 대부분이 격리된 상태에서 개인 훈련, 팀 훈련을 하거나 집콕이다. 간간히 집콕하고 있는 일상을 알릴 뿐이다. 한국 K리그는 개막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옆나라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도 마찬가지다. 축구의 대륙 유럽도 멈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은 한국으로 입국한 상태고, 프랑스 리그앙 황의조(지로댕 보르도) 독일 분데스리가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 활약도 볼 수 없다. 미국도 정지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역시 리그가 중단돼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의 모든 축구선수가 스톱된 것은 아니다. 집콕이 아니라 시즌이 진행 중이고, 주전경쟁을 펼치며, 경기에 열심히 나서는 한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20세 김준영. 지금껏 단 한 번도 청소년대표 등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무명의 선수. 이런 그가 도전에 나섰다. 도전무대는 유럽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5대 리그는 자신과 동떨어진 무대였다. 그렇다고 축구의 본고장 유럽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가 선택한 곳은 동유럽의 벨라루스였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미지의 장소일 수 있으나 김준영에게는 꿈과 같은 무대다. 이곳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성장한 뒤 더 큰 유럽 무대 진출을 상상하고 있다. 김준영은 한양대에서 2년 동안 해결사로 활약한 뒤 올해 2월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명가' 중 하나로 꼽히는 디나모 민스크에 입단했다. 172cm의 키에 빠른 침투력과 발재간을 앞세운 공격력이 강점으로 꼽힌 윙포워드 김준영을 디나모 민스크가 주시한 뒤 영입한 것이다. 김준영은 한국 축구 선수 중 벨라루스에 입성한 첫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준영이 입단한 디나모 민스크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1927년 창단해 벨라루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 리그 우승 7회, 벨라루스컵 우승 3회 등을 일궈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참가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유럽에서 유일하게 리그를 강행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달 18일 개막한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2라운드를 진행했다. 3월 31일 기준으로 벨라루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4명, 사망자는 0명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같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리그 강행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준영은 그 속에서 살고있다. 그가 할 일은 오직 하나다. 열심히 뛰는 것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도 벨라루스 국가와 정부가 허락했고, 축구협회와 축구연맹이 시행하며, 구단이 동의했다면 선수는 어떤 조치가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 맞다. '신인' 김준영은 그 누구보다 간절한 상황이다. 20세의 어린 청년이 이 먼 타지에 독한 마음을 품고 가족 없이 홀로 와 있다. 디나모 민스크와 계약기간은 1년. 이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팀 적응과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쟁이 계속된다. 악조건과 부정적 시선 속에서도 꿈을 위한 도전을 멈출 수 없다. 그에게는 언제 다시 오지 않을 절박한 기회일 수 있다. 유럽 유일의 리그 진행 국가에서 모든 것을 걸고 뛰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30일 어렵게 김준영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벨라루스에 들어온 지는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적응을 잘 하고 있다. 벨라루스로 오기 전 디나모 민스크 동계훈련을 함께 했다. 1차는 러시아에서 2차는 터키에서 했다"며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유럽 축구에도 적응하고 있다. 김준영은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한국에서만 축구를 해서 한국 스타일에 익숙해진 상태였다. 유럽에 오니 한국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공격하고, 수비하고 등 축구 하는 건 똑같은데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도 전방에서 더 적극적으로 많이 싸워주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은 디나모 민스크에 입단한 뒤 리그와 컵대회를 모두 포함해 4경기에 뛰었다. 이중 선발은 1경기, 교체가 3경기였다. 지난 달 29일 열린 디나모 민스크와 FC 민스크의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최대 라이벌전인 '민스크 더비'에도 출전했다. 아직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지만 데뷔 시즌치고 출발이 나쁘지 않다. 그는 "후반에 들어간 경기가 3경기, 선발로 1경기에 나섰다. FC 민스크와 경기에서는 후반 45분을 뛰었다. 바테라는 팀과 할 때도 많은 이슈가 됐다. 중요한 경기에 나서면 더 집중되는 것 같다. 4경기를 뛰었는데 아직 골을 넣지 못했다. 뛴 시간을 따지면 한 경기 조금 넘는 시간이라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공격수인데 골을 빨리 넣고 싶다. 한 골이 터져야 그 다음 골도 나올 것 같다. 항상 골을 넣겠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나라지만 김준영에게 벨라루스는 감사한 나라다. 그에게 유럽 축구를 경험할 기회를 준 국가다. 김준영은 "청소년대표팀 등 대표팀 경력이 전혀 없다. 이런 내가 바로 유럽의 유명한 팀에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유럽에서 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많은 분들이 도와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어렵게 왔다. 이곳까지 온 이상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 큰 꿈은 벨라루스에서 성과를 이룬 다음의 일이다. 김준영은 "1년 계약을 했다.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나 역시 빅리그를 꿈꾼다. 하지만 일단 디나모 민스크 소속으로 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 이곳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내가 지금 해야할 역할이다. 몇분을 뛰더라도 나는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 역할을 잘 해낸 뒤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멈추지 않고 더 좋은 팀으로 가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 있으면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더 좋은 팀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고 결연함을 드러냈다. 한국의 모든 선수들이 멈춘 사이 김준영은 홀로 다시 그라운드로 나설 예정이다. 오는 4일 디나모 민스크는 토르페도 벨라스 조지나와 리그 3라운드를 펼친다. 디나모 민스크는 시즌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며 16개 팀 중 13위에 처져있다. 반전이 필요한 경기. '신인'이 사고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사진=디나모 민스크 2020.04.01 06:00
축구

유럽 유일한 독재자의 유일한 독재 축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유럽 축구가 멈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독일 분데스리가·이탈리아 세리에A·프랑스 리그앙 등 유럽 5대 리그를 포함해 축구의 대륙 유럽 축구리그의 시계는 멈췄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도 멈췄고, 유럽의 월드컵인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도 1년 연기됐다. 하지만 모든 유럽 축구가 멈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국가가 있다. 바로 동유럽의 벨라루스다. 영국의 'BBC', 프랑스의 'AFP' 등 외신들은 코로나19 위험성을 외면한 채 유럽에서 유일하게 프로축구 리그를 진행 중인 벨라루스를 주목했다. 일반적인 유럽 프로축구 리그와 달리 봄에 리그가 시작하는 춘추제를 시행 중인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8일 개막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에도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지 않다. 선수들은 치열하게 경기를 치렀고, 선수간 악수도 이뤄지는 모습도 보였다. 축구 팬들도 위험 속에 빠졌다. 경기장 내 관중 입장을 허용했고, 관중들은 겹겹이 붙어 응원했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대다수였다. 이렇듯 벨라루스는 유럽에서 유일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30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94명, 사망자가 0명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갈 수록 확진자가 늘고 있다. 벨라루스도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그를 강행하고 있다. 이런 비이성적인 모습은 벨라루스 지도자의 생각과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드러냈다. 그가 세계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다. 그는 1994년 벨라루스 대통령에 당선된 뒤 5선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26년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외신들은 그를 향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평가하고 있다. 독재자의 어긋난 의지를 거역하지 못한 채 독재 축구가 시작된 셈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정신병으로 정의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또 다른 정신병이다. 벨라루스는 정신병으로 인해 서유럽과 같은 고통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방법 역시 황당함 그 자체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보드카를 하루에 40~50g 정도 매일 마셔 바이러스를 죽여야 한다", "사우나가 전염을 막는다", "제시간에 일하고 제시간에 밥을 먹는 것이 전염되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을 외면하는 대통령에게 연기·취소·격리 등은 없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는 어떤 것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다. 최고의 바리러스 퇴치제는 스포츠다. 축구뿐 아니라 계획한 모든 행사를 주최할 것이다. 격리 조치는 필요할 때만 시행할 것이다. 무릎 꿇고 사는 것 보다 서서 죽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벨라루스 축구 전설 알렉산드르 흘렙이 일침을 가했다. 그는 벨라루스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했고, 벨라루스 올해의 선수 6회 수상에 빛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잉글랜드 아스널 등에서 활약을 했다. 그는 "벨라루스는 유럽에서 축구가 유일하게 열리는 곳이다. 적어도 이곳 사람들은 행복해할 것"이라고 비꼰 뒤 "벨라루스 사람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무슨 일이 생긴 지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유럽 다른 나라는 왜 리그를 중단했겠는가. 이해가 안 간다.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3.31 06:00
스포츠일반

지금 지구에서 진행 중인 스포츠

지금 지구에서 스포츠가 사.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의 수많은 스포츠 이벤트가 중단·연기·취소되고 있다. 유럽 5대 축구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탈리아 세리에 A·독일 분데스리가·프랑스 리그1)가 중단된 가운데 미국의 대표 프로스포츠(농구 NBA·축구 MLS·아이스하키 NHL·야구 MLB)도 문을 닫았다. 그리고 국제적 이벤트인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와 남미축구연맹(CONMEBOL)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그리고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프랑스 오픈도 연기를 결정했다. 한국의 4대 프로스포츠(축구 K리그·농구 KBL·배구 V리그·야구 KBO)도 사상 처음으로 모두 멈췄다. 축구 미국 텍사스의 지역 일간지인 '타일러 모닝 텔레그래프'가 지난 16일자 신문 스포츠 섹션의 1면을 백지로 장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 한 경기도 열리지 않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말 지구에서 스포츠가 완전 사라진 것일까. 코로나19 영향에도 멈추지 않은 스포츠는 어쨌든 존재한다. 지구에서 스포츠가 진행 중인 곳, 호주와 뉴질랜드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형국에서 남반구 오세아니아 지역은 피해가 다른 지역에 비해 크지 않다. 19일 현재 호주는 확진자 510명, 사망자 6명이다. 뉴질랜드는 확진자가 20명, 사망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하면서도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진행시키고 있다. 단 '무관중'이 필수다. 일단 아시아 축구리그 대부분이 중단을 한 상황에서 호주 프로축구 A리그는 멈치지 않았다. 호주축구협회는 A리그 잔여 6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케줄도 모두 확정된 상황. 20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와 멜버른 시티와 경기를 시작으로 21일 웨스턴 시드니-시드니 FC, 22일 멜버른 빅토리-브리즈번 로어 등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라운드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첫 경기다. A리그는 팬들을 위해 무료로 라이브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NRL(내셔널 럭비 리그)도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19일부터 22일까지 2라운드가 펼쳐지고, 26일부터는 3라운드가 펼쳐진다. 이 경기 역시 무관중이다. 호주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오스트레일리안 풋볼 리그(AFL)도 무관중으로 강행한다.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넷볼 리그인 'ANZ Premiership'도 멈추지 않는다. 22일과 23일 경기가 예정돼 있다. 넷볼은 여성에 맞게 규격과 규칙이 조성된 농구와 흡사한 스포츠로, 7명의 선수로 구성된 두 팀이 공을 바스켓에 던져 넣으면 득점하는 경기다. 오세아니아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도 스포츠는 계속되고 있다. UEFA 주관 모든 경기가 중단됐고, 유럽 5대 리그가 멈춘 상황이지만 유럽에서 축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터키 프로축구 쉬페르리그가 진행 중이다. 터키는 확진자가 98명 나왔고, 사망자는 1명이다. 유럽에서도 큰 피해를 입은 곳이 아니다. 20일 다시 라운드가 진행되고, 22일 갈라타사라이와 차이쿠르 리제스포르의 경기 등이 예정돼 있다. 축구와 함께 터키에서는 남자 프로배구 리그도 진행 중이다. 벨라루스에서는 핸드볼 대회(Belarus handball action) 우크라이나에서는 탁구 대회(Ukraine's national ping pong cup)가 계획대로 간다. 아프리카 대륙에도 스포츠는 계속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으로 알려진 소말리아에 축구 대회(Somalia Nation Link Telecom Championship football)가 코로나19를 피해갔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3.20 06:01
축구

선장 잃은 삼사자군단, 월드컵 예선서 순항할까

선장을 잃은 잉글랜드가 순항할 수 있을까.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몰타, 12일 슬로베니아와 연달아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현재 G조 조별리그 선두 스코틀랜드에 이어 조 2위에 머무르고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잉글랜드 보다 뒤처지는 몰타, 슬로베니아와 2연전은 잉글랜드가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조심스럽다.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6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16강에서 사상 첫 본선 무대를 밟은 약체 아이슬란드에 1-2 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유로 대회 초반 탈락으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단단히 구긴 삼사자군단(잉글랜드 애칭)은 최근 사령탑까지 잃었다. 유로 2016 직후 샘 앨러다이스(61) 감독이 부패 스캔들로 지난달 28일 경질된 것이다. 로이 호지슨(69) 감독에 이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은 지 겨우 67일 만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위장 취재를 하던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기자에게 선수 이적 관련 국제축구연맹(FIFA) 금지 규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조건으로 거액을 챙기려 했다. 그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단명 감독으로 남았다. 이런 가운데 임시로 잉글랜드 이끌게 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46)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23· 토트넘)이 부상으로 쓰러진 데 이어 라힘 스털링(22· 맨체스터 시티)마저 다쳤기 때문이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와 2위 토트넘을 이끄는 두 공격수는 잉글랜드 공격진의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잉글랜드의 '정신적 지주'인 주장 웨인 루니(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료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현역 시절 사우스게이트와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로이 킨(45) 전 맨유 주장은 "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여린 외모에 비해 터프한 남자"라며 "현역 시절 훌륭한 선수였던 그가 지도자의 임무를 어떻게 수행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역시 승리가 절실하다. 네덜란드는 8일과 11일 각각 벨라루스와 프랑스를 상대로 유럽 예선을 벌인다. 유로2016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네덜란드는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스웨덴, 프랑스 등 강팀이 즐비한 '죽음의 조'에 속한 만큼 2연승으로 초반 선두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피주영 기자 2016.10.07 06:00
연예

배당률 분석으로 이변에 대비하자

22일 새벽에 끝난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결과를 확인한 팬들은 잠이 확 깨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이 C조에서 세리에A의 강자 AS로마를 7-1로 대파했고, H조에선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벨라루스 클럽 바테 보리소프를 7-0으로 실신시켰다. 저득점 경기가 예상됐던 G조 샬케04-스포르팅 리스본전 스코어는 4-3이었다. 그리고 이 조에선 첼시가 마리보르를 6-0으로 눌렀다. 핸디캡과 언더/오버 게임을 선택했던 베터 사이에선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유럽 클럽대항전 조별리그에선 여러 이변이 일어난다. 리그 수준 차이가 큰 변수다. 하지만 압도적인 강팀도 리그 일정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내전이나 가자지구 분쟁 같은 정치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변수가 많은 만큼 예상이 어렵다. 이런 경우는 객관적인 배당률 분석에 비중을 좀 더 주는 게 필요하다. 일간스포츠의 축구전문 앱 베팅긱은 21일 발매 마감 게임에서 총 4개 배당률을 주목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세 개가 적중됐다.CSKA 모스크바-맨체스터시티전 핸디캡 게임(32번)에선 모스크바의 +1 핸디캡 승리를 추천했다. 모스크바가 비기거나 이기면 배당금을 받는 베팅이다. 국내외 전문가 대다수는 프리미어리그의 강자 맨시티의 승리를 점쳤다. 무관중 경기로 열려 홈 어드밴티지도 상쇄됐다. 그러나 해외 배당률은 2.30에서 2.00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유럽 컨설팅업계에서는 러시아리그가 곧 유럽 3대 리그의 지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라는 이름값의 비중을 낮게 둬야 하는 경기다. 배당률 하락 추세가 완연하다면 베팅에 도전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프로토 배당률(2.35)이 해외 배당률보다 높았다는 점도 베팅 가치를 높였다. 역시 주목 대상으로 선정한 34번 AS로마-바이에른 뮌헨전은 고급 베팅이 뭔지를 보여줬다. 유럽 베팅 커뮤니티에선 대체로 바이에른의 승리를 점쳤다. 다만 AS로마의 홈 경기라는 점에서 까다로운 매치업이었다. 이 베팅의 포인트는 바이에른 승에 걸린 높은 배당률이었다. 프로토는 바이에른 경기로는 높은 1.80 배당률을 책정했다. 해외 배당률은 2.00대에서 시작했다. 유럽 현지에선 "오랜만에 보는 바이에른의 고배당률이 반갑다"는 반응과 함께 베팅이 몰렸다. 결과 예상 못지 않게 '가치있는 배당률'이 무엇인지를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좋은 예다. 베팅긱 팀[안드로이드폰 다운로드] [아이폰 다운로드] 2014.10.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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