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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성차별·장애 넘어…'비걸' 김예리 "내 인생 한계는 없다"

브레이크 댄스 ‘비걸(B-girl)’ 김예리(20)가 시그니처 무브 ‘헤일로-탭밀(halo-tap mill)’을 선보였다. 저공 무브로, 바닥에 머리를 대고, 몸을 공중에 던져 한 바퀴 도는 연결 동작이다. 걸그룹 ‘에프엑스’ 엠버를 닮은 그는 은색과 파란색 투 톤의 짧은 헤어스타일이다. 닉네임 ‘YELL’(옐)은 그의 이름(예리)을 빨리 말한 거다. 2021년 새해를 몇 시간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김예리를 만났다. 그는 “자다 일어나서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머리를 쓰는 동작이 있어 중학생 때부터 머리카락이 짧았다. 외국에는 반삭발한 비걸도 있다”고 소개했다. 브레이크 댄스는 최근 2024년 파리 여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김예리를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브레이크 댄스가 전 세계 젊은이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야구 대신 브레이크 댄스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김예리는 “(유스올림픽에서 브레이크댄스 인기는) 다른 종목을 초월했다. 관중이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즐거워했다. 스테이지 옆까지 최소 1만명은 모인 것 같았다”며 당시 영상을 보여줬다. 현재 국내 비보이(남성)는 초보자를 포함하면 1만명, 쇼잉이 가능한 전문가는 300명 정도다. 비걸(여성)은 그보다 훨씬 적다. 김예리는 “20명이 채 안 되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여자부가 본격적으로 생겼다”고 말했다. 김예리는 지난해 10월 ‘레드불 BC one E배틀’에 참가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언택트 온라인 배틀’이었다. 예선과 32강은 개인 영상으로, 16강부터는 라이브 영상으로 두 명의 댄서가 대결했다. 김예리는 4강(공동 3위)에 들었다. ‘춤이 슬로모션 같다’, ‘유니크하고 춤선이 부드럽다’ 등 찬사가 쏟아졌다. 김예리는 학창 시절 한때 ‘왕따’를 당했다. 중학 1학년 수련회 장기자랑에서 보이그룹 ‘틴탑’의 ‘긴 생머리 그녀’ 댄스를 선보여 우승했다. 김예리는 “친구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춤이 (왕따) 탈출구가 됐다”고 고백했다. 중학 3학년 때 본격적으로 브레이크 댄스를 시작했다. 그는 “비보이 공연을 보며 여성이 쉽게 할 수 없는, 남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동작을 터득하면 성취감이 생겼고, 자존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처음에 부모님은 딸이 춤추는 걸 반대했다. 댄스학원 수강을 막자 놀이터에서 연습하는 딸을 보고 부모님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엔터테인먼트 ‘YGX’ 소속으로, 가수 송민호와도 무대에 올랐다. 종목 특성상 부상이 잦다. 지난해 ‘BC one 월드 파이널’ 참가를 위해 인도로 출국하기 전날, 연습 중 무릎을 다쳤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비행기에 올랐다. 다행히 예선과 16강을 통과했다. 또 하나, 그는 청각장애 4급이다. 초소형 보청기를 착용한다. 그는 “1, 2급은 보청기로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난 그래도 4급이다. 잘 때만 보청기를 빼는데, 내 목소리도 잘 안 들린다”고 설명했다. 사실 댄서에게 청각장애는 치명적 단점이다. 그는 “춤추는 도중 보청기가 떨어질 수 있어서 초소형 삽입형으로 바꿨다. 대회 도중 전자기타의 웽웽 소리만 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그만의 비결이 있다. 음악이 안 들릴 때는 상대 동작을 보며 박자를 맞춘다. 혼자 속으로 ‘원, 투’를 반복하기도 한다. 김예리는 인터뷰 중에도 기자 입술 움직임을 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시종 씩씩했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길지 않았던 그간의 삶이 편견에 맞선 싸움이었다. 김예리는 “브레이크 댄스를 ‘비보잉’이라 부르듯, 남자의 전유물로 여겨왔다. 여자들 사이에선 ‘비걸링’으로도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성 평등 차원에서 올림픽 종목 명칭은 ‘브레이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내 ‘장애’에 관심을 갖지만, 나는 ‘장애가 인생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거나 말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limitless(한계가 없다)’라고 적혀 있다. 파리올림픽은 3년 뒤에 열리지만, 올림픽으로 가는 길은 지금 당장부터다. 올림픽 '브레이킹'에는 남녀 개인전 1개씩, 총 2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여자는 아미, 아유미(이상 일본), 카스텟(러시아)이 세계 최강자 군이다. 김예리는 그들을 턱밑에서 추격한다. 그는 “부상만 없다면, 유스올림픽 동메달을 올림픽 금메달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2.31 15:59
스포츠일반

브레이크 댄스, 2024 올림픽 정식종목…야구는 퇴출

브레이크 댄스(Break dance)가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일 집행위원회에서 브레이크댄스, 스케이트 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서핑 등 4개 종목을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승인했다. 2020년부터 올림픽 개최도시가 추가 종목을 제안할 수 있는데,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유럽에서 인기가 없는 야구·소프트볼·가라테 대신 브레이크 댄스 등을 32개 정식종목에 포함시켰다. 브레이크 댄스가 올림픽 정식종목에 뽑힌건 이번이 처음이다. 야구는 미국에서 열리는 LA 올림픽에서 다시 정식종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레이크 댄스는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춤이다.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는 ‘윈드밀’, 순간적으로 동작을 멈추는 ‘프리즈’ 같은 고난도 댄스다. 브레이크 댄스는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는 국립 비보이단이 있을 만큼 브레이크 댄스에 관심이 많다. IOC도 젊은 세대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변화를 원했다. 파리올림픽 브레이크 댄스에는 남녀 개인전에 금메달 1개씩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 댄스 배틀 형식의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고, 피겨스케이팅처럼 심사위원이 기술·연기·창의력·대중성 등을 평가해 승자를 가릴 전망이다. 추후 상황에 따라 단체전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브레이크 댄스는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려볼만하다. ‘비보이 랭킹즈’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국가랭킹 2위다. 팀 랭킹에서는 한국팀 ‘진조 크루’가 2위다. 진조 크루 소속 한국인 ‘홍텐(본명 김홍열)’이 전 세계 개인랭킹 2위다. 2001년 결성된 진조 크루는 ‘배틀 오브 더 이어’ 등 전 세계5대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유일한 팀이다. 진조는 ‘불살라 오르다’는 뜻의 한자어다. 김헌준 진조크루 단장은 “우리나라는 메달권을 기대해볼 만하다. 진조크루가 200번 이상 우승한 만큼 한국 브레이크 댄스는 노하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단장은 “경쟁국들은 몇년 전부터 발빠르게 준비했다. 반면 한국 브레이크 댄스는 후진양성이 잘안됐다. 한국은 비보이 초보자가 1만명, 쇼잉이 가능한 인원은 200~300명, 대회에서 붙어볼만한 인원은 20명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작년 기준 500만명이 넘는다. 앞으로 국가대표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진조크루 멤버들은 주로 중·고교 시절 만화 힙합(1997~2004 연재)을 보고 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2010년 이후 국내에서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브레이크 댄스 인구도 줄었다. 한편 IOC는 남녀출전선수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해 파리올림픽 종목 수를 329개로 종전보다 10개 줄였다. 예상 여성선수 출전 비율도 2020 도쿄올림픽48.8%에서 파리올림픽에는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도핑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역도와 복싱은 출전선수가 확 줄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2.08 17:42
생활/문화

마술사 김청교수 “오세훈 서울시장도 내 마술제자”

아리랑 변검을 아십니까? 변검(눈 깜짝 할 사이에 번개처럼 옷을 바꿔 입는 마술)은 중국이 원조다. 자식에게도 변검 비법을 함부로 가르치지 않는다. 철저한 일대일 사제전수 방식으로 독보적 명성을 세계에 떨쳐왔다. 그런데 ‘한국형 아리랑 변검’으로 동남아는 물론 중국 본토진출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 마술사 김청(46) 동아인재대학교 마술학과 교수다. 디스코와 브레이크 댄스 경력이 15년이나 된 직업댄서였던 그를 만나 마술 같은 마술인생을 들었다. 김청 교수는 대학에서 전자과를 졸업하고 금성사(현 LG전자)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러나 내면에 꿈뜰대는 끼를 억누를 수는 없었다. “1970년대 말 하이야트호텔에서 열린 디스코 경연대회에 우연히 나가 놀랍게도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내가 춤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다.” 당시 우승자는 훗날 어릿광대 복장으로 감기약 선전을 해 유명해진 차환이씨다. 그는 이를 계기로 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브레이크댄스·로버트춤·인도춤·마네킹춤·인디안춤·불춤 등 다양한 춤을 섭렵했다. “당시 불쇼로 유명했던 인천의 칠용이 부자를 무턱대고 찾아갔다. 생판 남인 내가 비법을 얻기까지 쉽지 않았다.쇼를 하다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환기가 잘 안되는 작은 공연장에서 연기가 덜 나게 하려고 신나를 사용했다가 큰 화상을 입었다. 무심코 볼을 만졌더니 피부가 주르륵 녹아내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갖은 고생 끝에 춤과 불쇼를 접목시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마술사로의 전업은 영화 ‘불후의 명작’(박중훈 주연)에 출연하면서 부터다. 대포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보고 동춘 서커스단 홍승호 부단장이 소질이 있다며 마술사의 길을 권유했다. 무용은 나이 먹으면 현역에서 은퇴해야 하지만 마술은 계속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마술에 입문했다. 마술은 개인차가 심하다. 재능이 없으면 반년을 연습해도 못 배우는 기술을 재능 있는 사람은 한 달이면 마스터한다. 늦깎이 마술 수업이었지만 일취월장했다. 현대 마술에서는 기술 외에도 무대매너와 관객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기에 댄서로서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뮤지컬 ‘퀸 에스더’와 오페라 ‘리골레토’에 출연하고 인천방송 ‘파랑새는 있다’ ‘인간시대’ 등 방송에도 30여차례 출연하며 일약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CEO들이 장기자랑을 하기위해 단체로 찾아와 마술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우리 마술카페를 방문해 신문지 찢는 마술을 배워갔다.” 중국배우 류더화에게도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은 변검기술을 2년 전 중국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명성과 성실성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지난 7~11일까지 열린 베트남영화제에서 ‘아리랑 변검’을 공연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한국형 변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아리랑 변검은 중국 변검에 한국탈춤을 접목시킨 한국형 변검이다. 중국변검이 옷을 바꿔 입는데 반해 아리랑 변검은 하회탈·봉산탈·양주별산대 등으로 순식간에 얼굴을 바꾼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홍보방송에도 출연했다.” 그의 꿈은 라스베이거스처럼 마술전용극장을 운영하는 것과 한국형 마술공연으로 ‘점프’처럼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것이다. “우리의 고전인 춘향전의 어사 출두장면이나 별주부전의 수궁장면, 놀부전의 박타는 장면에 마술을 접목시키면 정말 실감나고 재미있지 않겠는가. 또 판소리 장단에 맞추어서 마술공연을 하면 외국인들에게 정말 인상깊은 장면으로 각인 될 것이다.” 대학교 마술학과는 한국이 세계 최초 현재 한국에서 마술학과가 개설된 대학교는 두 곳이다. 동아인재대학교(전남 영암 소재)와 동부산대학교다. 대학교 정규과정으로 마술학과가 설치된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다. 동아인재대학교 마술학과의 경우 전원에게 기숙사가 제공되며 한학기에 85%이상 출석하면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학교측의 배려와 지원이 각별하다. 몇 년전 유행했던 마술을 가르치면 “에이~”하는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다. 학생들의 실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일본·호주 등 세계마술대회에서 입상한 학생도 수두룩하다. 취업률은 80%에 육박한다. 마술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 마술사 이외에도 마술도구 제작판매, 학교축제나 기업행사와 콘서트의 이벤트 대행, 대기업 리조트까지 진출 하는 길이 다양하다. 김형빈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2008.05.25 18:19
생활/문화

[비보이리포트] 비보이도 슈베르트 좋아해요!

비보이의 전성시대다. 몇 년 전만 해도 언더문화에 속했던 비보이를 요즘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CF·드라마·뮤지컬 등 안 나오는 곳이 없다. 비보이를 빼고는 공연 문화를 논할 수 없게 돼 버렸다. 비보이는 이제 당당한 문화 권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30일에는 비보이 문화의 육성과 지원 방안을 주제로 국회 문광위에서 세미나가 열리기도 했다. 새로운 한류 주역 비보이 그들은 누구인가? 그리고 언더를 떠나 제도권으로 급속하게 편입된 비보이 문화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대한민국 비보이 1세대와 2세대를 각각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익스프레션과 갬블러를 집중 분석, 그 답을 구해 봤다. "원래 꿈은 만화가였어요"- 이우성 익스프레션 단장비보이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는 도전일 것이다. 자신을 억누르는 기성 가치관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시대의 반항아 말이다. 그러나 이우성(31) 익스프레션 단장은 그런 상식을 깨는 모범생 비보이다. 춤으로 단련된 날렵한 몸매에 힙합 냄새 물씬 풍기는 복장에서 프로 춤꾼의 내공이 풀풀 풍겨 나지만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비보이 문화에 대한 비평은 제3자의 처지에 선듯 객관적이었다. 어릴 적 꿈은 만화가였다. 내성적 성격이라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만화 주인공들을 공책에 끄적거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숫기 없던 소년이 갑자기 춤바람이 난 것은 중학교 때. "너무 평범한 게 싫었어요.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었죠" 처음엔 그 나이의 소년들이 그렇듯 튀어 보이겠다는 이유로 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소년에겐 자기도 몰랐던 재능이 숨어 있었다.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992년 SBS 꾸러기 콘테스트에서 연말 대상을 받은 것이다. 당시 사회자는 최양락과 이봉원. 이 대회 우승을 계기로 댄스에 인생을 걸기로 결심했다. 소극적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부모의 반대는 없었을까? 의외였다. 댄스 인생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는 아버지 이준형(60)씨다. 아버지는 일본에서 댄서들의 춤을 찍어 오는 등 적극적으로 아들을 도왔다. 동생 이호성씨(익스프레션 팀장)도 형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1995년부터 비보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비보잉 동작을 배우기 위해 서울 이태원의 문라이트클럽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현진영과 와와'의 리더 현진영도 '문라이트 키드'였다. 선배들의 춤 동작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몰래 비디오카메라에 담다가 들켜 몰매를 맞은 적도 있었다. 1997년 마침내 비보이팀 익스프레션을 결성했다. 홍대 앞 클럽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익스프레션은 5년 만에 비보이계의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2002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우승했다. 아시아팀으로는 최초였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와 맞물려 비보이붐이 뜨겁게 불기 시작했다. 익스프레션의 우승 이후로 비보이 대회는 한국 팀의 독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세계 정상과 함께 방황과 갈등의 길이 눈앞에 닥쳤다. 뭔가 또 다른 목표가 필요했다. 이번엔 비보이 공연 분야에 적극 뛰어들었다. 댄스팀 최초로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행사·퍼포먼스에 나서기 시작했다. 비보이를 젊은 시절 한때의 취미를 넘어선 어엿한 직업으로 정착시킨 데에는 그의 공이 크다. "슈베르트 음악을 즐겨 들어요"- 장경호 갬블러 대표180㎝·75㎏의 단단한 체구가 중력을 잊은 듯 공간을 펄펄 누빈다. 처음 보는 순간 "아! 전형적 비보이구나"라는 감탄사가 터지게끔 하는 남자. 장경호(24) 갬블러 대표는 야성미 물씬 풍기는 부산 사나이다. 어려서부터 유도·격투기·킥복싱에 빠진 무술 마니아다.  체육관을 안방처럼 드나들던 소년은 열 살 때부터 TV에 나오는 브레이크댄스에 흥미를 느끼고 따라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춤을 배운 적도 없었지만 뛰어난 운동 신경과 무술 수련때 익힌 덤블링으로 브레이크댄스를 제법 흉내 낼 수 있었다. 고교 때 또래들과 지하철역에서 춤을 추며 이름이 알려져 당시 부산 지역에서 이름을 날리던 비보이팀 오보왕(한국 비보이유닛 1회 우승팀)에서 '용병 댄서'로 활동했다.  이때만 해도 격투기가 주된 관심사였다.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춤이 좋아졌다. 2002년도에 갬블러팀에 스카우트되었고 이듬해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에 출전했다. 3위에 그쳤다. 공연을 마치고 풀 죽어 나오는 그에게 배불뚝이 유럽 아저씨가 "유 아 더 베스트"라고 엄지손가락을 불쑥 내밀어 보였다. "그래! 우린 최고가 될 수 있어." 자신감을 얻었고 2004년 마침내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방송통신대 4학년에 재학 중으로 다재다능하다. 프로 댄서라 그런지 음악에 일가견이 있다. 힙합은 물론 재즈·클래식까지 즐겨 듣는다. 슈베르트를 특히 좋아한다. 그림 솜씨도 수준급이다. 갬블러 소개 팸플릿의 표지 그림도 그리고, 영상 다큐까지 직접 제작한다. 사진 촬영에도 관심이 많다. 복싱을 했던 아버지에게서 운동 신경을, 그림을 그렸던 어머니에게서 예술적 끼를 물려받은것 같다고 한다. 브레이크 댄스 외에 가장 자신있는 것은 무엇일까? 팔씨름이다. 어려서부터 격투기와 비보잉으로 단련된 팔힘은 장난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고교 형들과 겨뤄도 지지 않았다. 파워존이라는 팔씨름 동호회에서 랭킹 1위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그의 역동작 프리즈의 비밀이 풀리는 듯하다. 꿈은 비보이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모든 게 잘되겠죠. 아직 젊은데 벌써부터 미래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제일 좋아하는 춤에만 미치고 싶다는 그는 내일보다는 오늘에 온몸을 던지는 진짜 비보이다.김형빈 기자 2007.04.27 09:31
경제

"보라색 뉴카렌스 타고 싶어요"

"과감한 컬러로 승부한다." 기아자동차 뉴카렌스는 지난달 서울랜드에서 진행한 신차 발표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선보인 LPG 차량이란 점 외에도 톡톡 튀는 `외모`가 눈길을 확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이날 카키색.흰색.검은색 등 기존 색깔 외에 보라색을 들고 나왔다. 당시 1000여 명 참석자들은 보라색 차량 주변을 맴돌며 신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수천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차량에 대한 발표회임에도 엄숙함 대신 다소 엉뚱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색깔로 승부를 걸었는데 시선을 집중시켰으니 출발은 대성공인 셈이었다. 기아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고에도 보라색 차량을 등장시켰다. 데뷔를 앞둔 팝핀 현준을 기용해 자동차 광고로는 드물게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이며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광고에서 보라색 셔츠를 입은 주인공 현준은 주차장에서 동전이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지만 보라색 뉴카렌스와 어우러져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는 재치로 이를 극복한다는 스토리다. 경쾌한 음악과 브레이크댄스가 주류를 이루는 이 광고는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쌍용 렉스턴Ⅱ도 블랙 원톤 성공작 GM대우, 블랙·레드 컬러풀 드라이빙 이 같은 컬러 마케팅에 힘입어 뉴카렌스는 지난달 13일 출시 이후 이달 19일까지 8500여대가 계약됐고, 계약 뒤 두 달 이상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다. 쌍용자동차가 지난 3월 말 출시한 렉스턴Ⅱ도 컬러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SUV)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블랙 원톤만을 이용한 광고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각종 첨단 편의 사양이 추가돼 구 모델에 비해 평균 300만원 이상 올랐는데도 지난 4월 한 달 동안 1118대가 팔렸다. 구 렉스턴이 그동안 한 달 평균 700대 내외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선전`을 넘어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GM대우는 경차 마티즈에 대해 블랙과 레드를 소재로 한 두 편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경차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던 기존 광고의 틀을 깨고 `컬러풀 드라이빙`을 내세우는 적극적 컬러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광고에 등장하는 차의 색상은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장 개성 있는 컬러로 선택되기 마련이다. 이는 감성시대의 도래와 함께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신세대의 트렌드와 맞물려 차량 구매 조건 가운데 하나의 조건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상언 기자 2006.05.23 13:27
경제

`짧은 시간에 임팩트` 비보이 마케팅 뜬다

비보이 댄스에 매출도 꿈틀. 기업들이 하나둘씩 비보이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의 비보이(브레이크 댄서)들이 세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인기를 얻어 가고 있기 때문. 젊은 세대를 주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은 특히 비보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비보이의 수는 전문적 춤꾼이 3000여 명. 아마추어까지 합하면 추산이 어려울 정도다. 미국 뉴욕의 뒷골목에서 시작된 브레이크댄스는 유럽에서 리듬과 스타일이 더해져 발전했으며 파워풀하고 세련된 기술을 리듬에 접목시킨 한국 비보이들은 세계 무대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최근 `라스트 포 원` 팀이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상하이에서 가진 국가 홍보 행사에 출연, 뜨거운 호응을 받는 등 또 하나의 한류 문화로 부상 중이다. 이 맥락에서 볼 때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J&B의 비보이 마케팅은 눈길을 끈다. 밤의 추억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의 `나이톨로지(Nightology: night+ology를 합쳐 만든 신조어)` 캠페인에 비보이 춤꾼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5대 도시에서 열리는 거리 문화 공연인 `J&B 나이톨로지 스트리트 이벤트`에 J&B 병으로 쌓아 만든 6m 높이의 에펠탑 조형물을 배경으로 비보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달 말 개최하는 `J&B 나이톨로지 파티`에도 비보이 공연을 올려 열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는 2003년부터 비보이 경연대회인 리바이스 엔지니어드진 배틀 마스터대회를 개최해 젊은 춤꾼들을 지원하고 있다. 젊음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은 힙합과 잘 어울리는 청바지 엔지니어드진과 브레이크댄스를 마케팅으로 접목,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비보이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본 사례. 스트리트 댄스 공연, 비보이 배틀대회 등 힙합 비보이 시장을 육성한 결과 매출액이 2000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1600억원으로 신장했다. 초고속인터넷 KT 메가패스도 CF에 비보이들을 내세우고 있다. 가수 에릭과 비보이들이 등장하는 광고에 이어 최근 세계대회 챔피언 비보이팀 라스트 포 원을 기용했다. 비보이와는 별로 관련 없어 보이는 브랜드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뉴 카렌스는 비보이의 현란한 댄스에 구경꾼들이 호응하는 장면을 연출해 자동차의 스타일과 기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넓은 실내 공간, 세련된 디자인, 역동적 파워를 함께 보여 주는 광고로 제작됐다. 녹차 베지밀도 비보이들의 댄스 배틀을 묘사한 광고를 방영했다. 유호준 수석무역 마케팅 담당 이사는 "짧은 시간에 강한 임팩트와 볼거리로 젊음을 표현하는 것이 브레이크댄스의 특징이다. 비보이 문화가 최근 건전한 젊음의 상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어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과도 잘 맞아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장상용 기자 2006.05.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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