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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동건, 설경구 보는 예사롭지 않은 눈빛…‘보통의 가족’ 스틸 공개

한 식탁에 둘러앉은 설경구, 장동건의 예사롭지 않은 긴장감이 포착됐다.3일 배급사 마인드마크는 영화 ‘보통의 가족’의 1차 보도스틸을 공개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공개된 1차 보도스틸은 자신의 아이들이 사람을 죽이는 현장이 담긴 CCTV를 목격한 후 모든 것이 뿌리째 흔들리는 재완(설경구), 재규(장동건), 연경(김희애), 지수(수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누군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음을 인지하는 모습은 각자가 지닌 신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한편 저녁 식사가 정갈하게 차려진 테이블을 가운데에 둔 4인의 스틸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압박감을 선사하며, 이후 몰아칠 인물들의 격한 감정 변화를 예고한다. 특히 서로 다른 모습으로 격렬한 감정을 내보이는 인물들의 스틸 또한 눈에 띈다. 이성을 지키려는 재완의 굳게 다짐한 듯한 표정과 신념을 지키려는 재규의 허탈한 표정은 서로 대비를 이루며 충격적인 사건이 불러올 파장을 암시한다. 여기에, 가족을 지키려는 연경의 주체할 수 없는 울분과 진실을 지켜보는 지수의 냉철한 시선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며 기대감을 더한다.‘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9.03 08:53
메이저리그

슈어저 떠난 메츠, 분위기 뒤숭숭…"정말 끔찍한 일" "충격적"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에이스' 맥스 슈어저(39)를 향한 뉴욕 메츠 동료들의 아쉬움이 가득하다.미국 야후스포츠는 뉴욕 지역 스포츠 매체 SNY를 인용해 30일(한국시간) '슈어저 트레이드 협상이 며칠 동안 진행됐지만 클럽하우스에 충격파를 던졌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메츠는 슈어저를 텍사스로 트레이드했다. 슈어저는 사이영상을 통산 세 번이나 받은 자타공인 현역 최고 투수. 통산(16년) 210승 106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메츠 중심 타자 피트 알론소는 "솔직히 충격받았다"며 "경기 전 많은 소문이 돌았고 공식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처럼 느껴졌다. 슈어저가 클럽하우스에 없었고 오늘 실제로 그를 보지 못해 그제야 '아, 이게 진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확실히 우리에게 손실이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선수가 트레이드되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라면서 "슈어저는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팀 동료"라고 강조했다. 알론소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을 받은 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명부터 줄곧 메츠에서만 활약 중인 '원클럽맨'이다. 하지만 슈어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선수 이적은 MLB에서 철저한 비즈니스다. 남고 싶어도 팀을 떠나야 할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알론소는 "(트레이드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라며 "모든 건 분명히 윗선에 달렸다. 하지만 난 이곳이 편안하고 경기하고 좋은 곳이며 훌륭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만약 트레이드된다면) 슈어저가 트레이드됐을 때 받은 충격만큼이나 충격적일 거"라고 말했다.주전 외야수 브랜든 니모도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니모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지만 8년, 총액 1억6200만 달러(2070억원) 대형 계약으로 메츠 잔류를 선택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충격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30일 경기에 앞서 슈어저와 잠시 얘길 나눈 니모는 "슈어저는 훌륭한 팀원이자 훌륭한 리더였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팀의 간판 유격수인 프란시스코 린도어도 "슈어저는 정말 좋은 팀 동료였기 때문에 그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는 훌륭한 경쟁자다. 그에게서 많은 걸 배웠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린도어는 2021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10년, 총액 3억4100만 달러(4358억원) 빅딜에 합의했다. 적지 않은 계약 기간이 남은 만큼 이번 트레이드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만 린도어는 주축 선수 트레이드가 팀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리빌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난 이걸 리빌딩이라고 부르지 않고 '과도기(transition)'라고 부른다"며 "여전히 올 시즌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긍정했다.메츠는 이날 기준 49승 55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에 처졌다.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66승 36패)에 무려 18경기나 뒤져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희박하다. 마무리 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에 이어 슈어저까지 '판매'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잔여 시즌 내부 분위기를 어떻게 추스르느냐가 숙제로 남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30 19:29
연예일반

설경구X김희애 ‘돌풍’ 넷플릭스 제작 확정

설경구와 김희애가 정치 맞수로 만난다.넷플릭스는 ‘돌풍’ 제작을 확정하고 배우 설경구, 김희애를 캐스팅했다고 28일 밝혔다.‘돌풍’은 부패한 거대권력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싶은 국무총리와 그에 맞서는 경제부총리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재벌과 결탁한 대통령을 심판하고 정치판을 바꾸고 싶은 국무총리 박동호 역은 설경구가 맡았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깊은 연기 내공으로 영화계를 주름잡아온 설경구는 ‘돌풍’을 통해 첫 시리즈 주연에 도전한다.경제부총리 정수진은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 공개를 앞둔 김희애가 연기한다. 김희애는 빛나는 지성과 단단한 소신으로 올라간 정치의 정점에서 박동호에게 맞서기 위해 치열한 정쟁을 하게 되는 정수진 역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 갱신에 나선다.‘돌풍’은 ‘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로 ‘권력 3부작’을 완성한 박경수 작가가 대본을, 웹 드라마 ‘연애세포’로 2015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상을 수상하고 ‘챔피언’, ‘방법’, ‘방법: 재차의’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화제작을 만든 김용완 PD가 연출한다. 제작은 스튜디오드래곤과 팬엔터테인먼트가 담당한다.설경구, 김희애 두 연기 장인의 팽팽한 카리스마 대결을 기대하게 만드는 웰메이드 정치 스릴러 ‘돌풍’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3.28 09:43
프로야구

'삼성·한화전 +15승' 불펜 흔들리는 키움의 '승리 편식'

불펜이 뿌리째 흔들리는 키움 히어로즈의 '승리 편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키움은 22일 기준으로 61승 2무 48패를 기록, 4위 KT 위즈(59승 2무 47패)에 0.5경기 앞선 3위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만 하더라도 선두 SSG 랜더스를 4.5경기 차이로 쫓는 2위였다. 4위 KT와 승차도 8경기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후반기 첫 24경기 승률이 0.304(7승 1무 16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3위마저 위태롭게 됐다. 지난주에는 우천으로 순연된 1경기를 제외한 5경기를 모두 패해 5연패 늪에 빠졌다. 잠재된 불안 요소가 폭발하고 있다. 키움은 올 시즌 리그 9·10위인 삼성 라이온즈(10승 2패)와 한화 이글스(10승 3패)를 상대로 20승 5패를 기록했다. 두 팀의 상대 전적을 제외하면 키움의 시즌 승률은 0.560에서 0.488까지 떨어진다. 삼성·한화전 초강세는 5할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지만 키움의 약점이기도 했다. SSG(3승 10패)와 2위 LG 트윈스(5승 7패)를 상대해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KT에게 후반기 첫 5경기에서 1승 4패로 밀리고 있다. 키움의 후반기 고전 이유는 불펜이다. 키움 불펜은 전반기 내내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여러 선수가 똘똘 뭉쳐군 복무에 들어간 마무리 투수 조상우의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왼손 투수 김재웅은 전반기 41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11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부터 불펜이 추풍낙엽처럼 흔들리고 있다. 전반기 3.27이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후반기 7.15까지 치솟았다. 전반기 마무리 투수 문성현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1.57이다. 필승조 이승호의 후반기 평균자책점도 10.80으로 높다. 선발 자원인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와 사이드암스로 한현희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승부수도 효과가 미미했다. 지난 20일 SSG전에선 선발 정찬헌(2이닝 4피안타 3실점)에 이어 한현희(1이닝 2피안타 2실점)와 애플러(2와 3분의 1이닝 5피안타 3실점)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 선수 모두 실점했다. 키움의 불펜은 후반기 SSG전 평균자책점이 9.00이다. LG전 불펜 평균자책점은 7.43, KT전에서도 6.14로 고전했다. 선발이 버티더라도 불펜이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8일 "선수들은 잘해주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며 "우리 불펜엔 어린 투수들이 많다. 경륜이나 이런 게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한 게 전반기가 처음이고, 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후에도 불펜 불안은 여전하다. 3위 사수에 사활을 건 키움에 초비상이 걸렸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22 15:30
야구

선발진 초토화, SSG의 처절한 '잇몸 야구'

선발진이 초토화된 SSG가 '잇몸 야구'로 힘겨운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SSG는 28일 대구 삼성전 선발 투수로 조영우(26)를 내세웠다. 조영우는 시즌 개막전만 하더라도 김원형 SSG 감독의 '선발 구상'에 없었다. 불펜 추격조 정도로 분류됐지만 6월 '임시 선발'로 잠시 투입됐다. 그러나 성적 부진(선발 3경기 평균자책점 8.25)으로 기회를 잃었다. 이후 2군과 불펜을 오가더니 9월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선발진에 발생한 연쇄 변수에 따라 그의 보직도 계속 바뀌었다. 소위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미봉책이 시즌 내내 반복된다. 그만큼 선발진 구성이 어렵다.SSG 선발진은 총체적 난국에 가깝다. 김원형 감독은 윌머 폰트-아티 르위키-박종훈-문승원-이건욱 순으로 개막전 5선발을 확정했다. 그런데 다섯 선수 모두 현재 1군 엔트리에 없다. 르위키는 일찌감치 짐을 쌌다. 시즌 초반 옆구리, 5월 말 대흉근 부상이 겹쳐 전력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다. SSG는 6월 5일 대체 선수로 샘 가빌리오와 계약해 르위키를 퇴출했다. 외국인 스카우트를 빠르게 미국으로 파견, 선수 공백을 최소화했지만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지난해 29승을 합작한 '토종 듀오' 박종훈과 문승원이 동반 시즌 아웃됐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비슷한 시기 팔꿈치 통증을 느껴 6월 초 수술대에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선발 이건욱마저 6월 10일 무기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제구 난조가 심각했던 이건욱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무려 11.37이었다. 개막전 선발 투수 4명이 연쇄 이탈하면서 SSG 선발진은 뿌리째 흔들렸다. 한 구단 관계자는 "1년 동안 선발 투수가 이렇게 빠지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프런트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6월 초 독립리그에서 뛰던 KBO리그 신인왕 출신 신재영을 영입했다. 트레이드 시장에선 베테랑급 선발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최종 성사는 불발됐지만, 물밑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구단이 SSG다. 외부 수혈에 마땅치 않자 내부로 눈을 돌려 최민준, 오원석, 조병현을 비롯한 유망주에 기회를 주고 있다. 처절한 '잇몸 야구'로 5강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하지만 악재는 계속됐다. 최근엔 '최후의 보루' 폰트마저 다쳤다. 폰트는 지난 17일 옆구리 미세 손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병원 검진에선 2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폰트가 빠진 뒤에는 선발진의 무게감이 더 크게 떨어졌다. 개막전 때는 상상도 하기 힘든 가빌리오-이태양-최민준-조영우-조병현으로 선발진이 재편됐다. 국내 선발 4명 중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는 건 이태양 뿐이다.류선규 SSG 단장은 "조범현 감독 시절인 2003년 전반기를 2위로 마친 뒤 후반기 연패에 빠져 힘들었다. 극적인 4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타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09년에는 팀의 기둥이던 김광현과 박경완이 부상으로 이탈해 쉽지 않았지만 19연승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며 "오늘만 산다는 정신으로 하다 보면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9.29 11:25
야구

[피플 IS] '괴물 투수'가 된 폰트, 그래서 더 '관리'가 필요할 때

'변수'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SSG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1)의 얘기다. 폰트의 상승세가 뜨겁다. 최근 9경기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KBO리그 데뷔전인 4월 7일 인천 한화전(2이닝 4피안타 4실점) 패전 이후 곧바로 궤도에 올랐다. 최근 4경기는 평균자책점이 1.33(27이닝 40탈삼진 4자책점)에 불과하다. 이 기간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 중 한 명이다. SSG는 5월 말 선발 로테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토종 에이스 박종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이 투수 아티 르위키와 문승원마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수술이 결정돼 시즌 아웃됐다. 르위키는퇴출당해 대체 외국인 투수 샘 가빌리오가 지난 12일 입국,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팀의 2~4선발이 비슷한 시기에 이탈한 초유의 상황이다. 폰트는 뿌리째 흔들린 SSG 선발진의 희망이다.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 8이닝 12탈삼진 1실점 쾌투로 팀 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12일 인천 키움전에서도 6이닝 10탈삼진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흠잡을 곳 없는 개인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바로 투구 수와 이닝 소화다. 2007년 텍사스 소속으로 마이너리그에 데뷔한 폰트는 선발과 불펜 경력이 반반이다. 데뷔 초창기엔 선발 등판 횟수가 많았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불펜 비중이 커졌다. 선발로 뛸 때는 긴 이닝을 소화하는 유형이 아니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이 2017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기록한 134⅓이닝. 개인 100이닝을 넘긴 시즌이 2009년(싱글A), 2015년(독립리그) 그리고 2017년 세 번밖에 없다. KBO리그 규정이닝에 해당하는 144이닝을 넘긴 경험이 없다는 건 불안요소다. 주로 불펜으로 뛰다 KBO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시즌 말미 어려움을 겪는다. 무리하게 투구 이닝을 늘리다가 부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심상치 않게 나온다. 긴 호흡으로 한 시즌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공교롭게도 폰트는 최근 투구 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4월까지 88.8개이던 경기 평균 투구 수가 5월엔 95.9개, 6월에는 99.7개까지 수치가 급등했다. 12일 키움전에선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투구 수 116개를 기록했다. 최근 6경기 연속 100구를 넘겼다. 그에 대한 의존도가 투구 수와 이닝으로 직결되는 모양새다. 폰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16⅓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어깨 통증으로 휴식기를 가졌던 이력까지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2일 폰트에 대해 "쉬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13일까지 58이닝)은 아니지만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해 농사가 좌우될 전망이다. 폰트의 어깨가 무겁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6.14 05:30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브리티시 슈퍼리그는 가능할까

최근 축구계는 유러피언 슈퍼리그의 창설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유럽 축구의 근본을 뿌리째 흔드는 리그의 출범에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각국 축구협회, 정치권, 선수, 팬들까지 가세해 이들을 비난했다. 이에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 등 ‘빅6’는 슈퍼리그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탈리아 3개 클럽도 그 뒤를 따랐다. 슈퍼리그에 6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던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도 “자신들이 잘못 판단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슈퍼리그에 남아 있는 클럽은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뿐이다. 기존 축구 질서에 반기를 든 이번 혁명은 이틀을 버티지 못했다. 난리통에 최근 영국에서는 흥미로운 리그 창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PL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빅6’는 스코틀랜드 축구 거인인 레인저스와 셀틱을 합류시켜 브리티시(British) 슈퍼리그를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적인 팬 베이스를 가진 스코틀랜드의 두 명문 클럽과 기존 ‘빅6’의 대결은 분명 더 많은 흥미를 유발할 것이다. 여기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자존심 대결까지 합쳐지면, 이는 곧 스폰서십과 TV 중계권 수익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비난을 받았던 유러피언 슈퍼리그와는 달리, 브리티시 슈퍼리그는 곳곳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원래 FIFA는 오랫동안 국경을 초월한 리그(cross-border league)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각국의 축구리그는 자국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FIFA는 근 20년 동안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리그 통합을 반대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러한 리그 출범에 열린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FIFA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리그 통합을 포함해 미국과 멕시코의 리그 합병 등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도 슈퍼리그의 출범은 환영할 만한 소재이다. 새로운 리그의 출현으로 인해 스코틀랜드가 독립에 대한 염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팬들의 반응은 과연 어떨까? 신문사 ‘더 스코티시 선’이 7500여 명의 팬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슈퍼리그의 창설을 지지한 팬은 47%, 반대한 팬은 38%로 나타났다. 나머지 15%의 팬은 판단을 유보했다. 팬들은 SNS에서도 뜨거운 찬반 논쟁을 벌였다. 슈퍼리그를 반대하는 팬들은 레인저스와 셀틱의 합류로 인해 중소 클럽이 1부 리그에서 뛸 기회가 더 없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일부 팬들은 웨일즈의 스완지 시티와 카디프 시티가 경쟁을 벌여 EPL로 승격했듯이, 레인저스와 셀틱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1부 리그에 합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레인저스와 셀틱이 스코틀랜드 리그를 떠나면 리그의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에 반해 너무나 오랫동안 스코틀랜드 축구를 양분했던 두 클럽이 리그를 옮기면 다른 클럽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애버딘이 36년 전인 1985년도 우승한 이후로 스코틀랜드 1부리그 우승은 언제나 레인저스 아니면 셀틱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레인저스와 셀틱도 더 많은 관심과 수익을 위해 잉글랜드의 거물 클럽들과 대결하길 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셀틱은 지금까지 잉글랜드 클럽들과 20번 맞붙어 7승 7무 6패를 기록했다. 골 득실은 -2로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쳤다. 그에 반해 레인저스는 통산 14번의 경기 동안 3승 4무 7패를 기록했다. 골 득실도 -9로, 잉글랜드 클럽을 상대로 고전했다. 레인저스와 셀틱이 확장된 EPL에서 뛴다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지 슈퍼컴퓨터가 예측했다. 이들의 통산 잉글랜드 클럽과의 성적을 2020~21시즌 EPL에 대입하면 셀틱은 11위, 레인저스는 19위를 기록한다고 한다. 셀틱이 과거 잉글랜드 클럽을 상대로 경기당 평균 1.4점, 레인저스는 0.9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예측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 레인저스와 셀틱의 현재 경기력을 반영해서 예측한 것이 아니라,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했던 모든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레인저스와 셀틱은 유럽대회를 통해서만 잉글랜드 클럽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들은 언제나 잉글랜드의 상위권 클럽과만 대결했다는 의미이다. 레인저스와 셀틱보다 규모가 큰 잉글랜드 클럽은 맨유와 리버풀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슈퍼리그에서 이들이 뛴다면 2년 정도의 적응기간을 거쳐, 상위권에 도전할 전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티시 슈퍼리그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빅6’를 제외한 EPL 14개 클럽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중하위권에 위치한 클럽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슈퍼리그의 출범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문뜩 한국의 K리그와 일본의 J리그가 합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난제가 있겠지만, 통합리그는 분명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 것이다. 국내 축구 산업의 발전과 흑자 리그로의 전환을 위해서도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주제이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4.28 06:00
경제

[이건희 회장 별세]"한손 묶고 24시간 살아봐라, 이겨내라, 난 해봤다"

"건희는 말도 잘 안 하고 정말 떡두꺼비 같았는데, 알고 보니 건희가 먼저 붙자고 한 싸움이었어. 내가 양쪽 가방을 들고 심판을 봤지. 근데 막상 붙으니까 건희가 힘이 좋았어." (고 홍사덕 전 의원) 이건희 회장과 동기인 서울사대부고 13회 졸업생들 누구나 기억하는 일화가 하나 있다. 이 회장이 고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한다는, 요즘으로 치면 ‘일진’과 맞짱을 뜬 사건이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의 발길이 뜸한 도서관 뒤에서 벌어진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다. 이 싸움의 심판을 봤다는 홍사덕(지난 6월 별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생전 중앙일보에 이 일화를 털어놓으며 "이 회장이 말수는 적었지만 승부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는 '싸움닭' 기질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 #사대부고 시절 레슬링 연습때 눈썹 찢어지기도 이 회장이 거친 레슬링에 빠져든 건 일본 유학 시절이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계 프로레슬러인 역도산을 직접 찾아갈 만큼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1989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레슬링에 관심을 갖게 돼서 2년 가까이 레슬링을 했는데, 연습 중에 부딪혀서 왼쪽 눈썹 부근이 찢어진 적이 있다. 이런 일은 레슬링을 하다 보면 흔한 일이지만, 어머니가 그걸 보시더니 깜짝 놀라 교장한테 찾아가 빼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다음 날 레슬링부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레슬링 선수로 활약한 경험은 경영철학에도 스며들었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어떤 승리에도 결코 우연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라도 노력 없이 승리할 수 없으며 모든 승리는 오랜 세월 선수ㆍ코치ㆍ감독이 삼위일체가 돼 묵묵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사대부고 시절인 1959년 전국레슬링대회에 웰터급으로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 #할머니 슬하에서 한국전쟁 후 일본 유학 이 회장은 1942년 대구에서 출생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상회 경영에 바쁜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고향인 경남 의령으로 보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린 이 회장이 호암을 만나는 건 1년에 한두 차례에 불과했다. 주변 이웃들은 이 회장을 돌보던 할머니를 어머니로 오인할 정도였다. 이 회장은 여섯살이 돼서야 온 가족이 서울 혜화동에 모여 살게 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온 가족은 또다시 흩어졌다. 이 회장은 부산사범초등학교를 다니던 5학년 때 부친의 권유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하지만 식민지 출신의 어린 소년이 일본에서 또래들과 친분을 쌓기는 쉽지 않았다. 이 회장은 유년시절 이처럼 끊임없이 바뀌는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학창시절 눈에 띄지 않는 내성적인 학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하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면 쉽게 반박하기 어려운 수준의 지식과 논리를 쏟아내 또래를 당황스럽게 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 회장이 몰입과 고독과 사색 속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는 경영은 유년시절부터의 습관이었던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5주년째인 1993년 사장단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2류 근성을 뿌리째 뽑아내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자식과 마누라 빼고 모두 바꿔보자"고 일갈했고, 삼성은 이후 양 위주에서 질을 앞세운 신경영에 나섰다. [중앙포토] ━ #승부사 기질로 호암의 후계자 낙점받아 1977년 8월 한국 재계는 호암의 삼성의 후계 구상으로 술렁였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일본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건희 당시 중앙일보·동양방송 이사를 후계자로 점찍었다. 삼성그룹의 승계가 공식 언급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 선대 회장은 당시 “삼성이 작은 규모의 기업이라면 위에서부터 순서를 따져 장남이 맡으면 되겠지만, 삼성그룹 정도의 규모가 되면 역시 경영능력이 없으면 안 된다.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성격상 기업 경영이 맞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 차남(이창희 전 새한그룹 회장)은 중소기업 정도의 사고방식밖에 없기 때문에 삼성그룹을 맡길 수 없다. 그래서 아들 셋 가운데 막내(이건희 회장)를 후계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암은 자서전인「호암자전」에서 "장남은 주위의 권고와 본인 희망대로 그룹 경영을 일부 맡겨 봤지만 6개월도 못 가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차남인 창희씨에 대해서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복잡한 대조직을 관리 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크기의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는 본인의 희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1학년 때 미디어 계열사를 맡아보라고 했더니 본인도 좋다고 했는데, 조지워싱턴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부터는 그룹 차원의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기업경영이 하도 고생스러워 미디어 계열사만 맡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 #은둔의 경영자(The Hermit King) 이 회장이 취임한 지 10년째인 2003년 11월 24일 자 뉴스위크는 당시 이 회장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은둔의 제왕이란 제목을 달았다. 공식 석상에 잘 나타나지도 않고 공직을 탐하지도 않고 유력 정치인과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공격적으로 삼성을 이끄는 이 회장에게 붙인 제목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이 제목에 걸맞게 뉴스위크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 실제로 몇 날 몇주 동안 심지어는 몇 개월 동안 자신의 집무실인 한남동 승지원에 칩거하며 몰입과 사색을 통해 어떤 문제나 화두에 대한 해답을 찾곤 했다. 이 회장이 승지원에서 무엇을 고민했는지는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그는 1993년 삼성의 2류 근성 척결을 외친 신경영 선언 다음 달 사장단을 오사카로 불렀다. "한손을 묶고 24시간 살아봐라.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극복해보라. 나는 해봤다. 이것이 습관이 되고 쾌감을 느끼고 승리감을 얻게 되면 그때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삼성의 사장단은 신경영 선언 직후 또다시 은둔에 들어간 이 회장의 이말을 듣고 삼성의 고질병을 고치기 위한 이 회장의 고뇌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또 소니나 데논의 DVD 플레이어 수십 개를 밤새워 분해하며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특정 분야를 끊임없이 파고든 거로 유명하다. 그는 또 취미인 애견·승마·자동차 등에서도 전문가급 식견을 보였다. 이 회장은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전문가를 찾아 의문이 풀릴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평소 사장단회의에서도 말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상대의 밑천이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었다. 아침에 시작한 회의가 밤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오디오ㆍ자동차ㆍ애견 등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있었던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영화감상도 이 회장의 취미 중 하나였다. 이 회장은 주인공이 아닌 조연 입장에서 때로는 감독ㆍ카메라맨의 시각에서 영화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집「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영화를 여러 각도에서 보면 작은 세계를 만나게 된다…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틀’이 만들어진다…일할 때도 새로운 차원에 눈을 뜨게 된다”고 설명했다. ━ #46세 회장 취임하며 내건 '초일류 기업'의 꿈 이뤄 이 회장은 1987년 46세의 나이에 회장에 취임할 당시부터 '초일류기업'을 꿈꿨다. 그는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이 꿈을 향해 질주했다. 한 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업을 밀고 나가는 집념이나 추진력은 주변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그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선대 회장의 추진력에 더해 정밀한 지식과 글로벌 시각을 갖췄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첫발을 내디딘 반도체에 대한 투자 결정 과정이 대표적이다. 삼성 안에서 반도체 진출을 처음 꺼낸 게 이 회장이다. 호암마저 위험이 크다며 결정을 미루자, 이 회장은 사비를 털어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특히 이 회장은 전자·반도체 분야에서는 엔지니어 수준의 전문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전세계 반도체 업계는 기술적 난관에 부닥쳤다. 4M D램의 엄청나게 늘어난 용량을 담을 수 있는 칩 설계 기술을 놓고 고민에 휩싸였다.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은 그때까지 칩을 아래로 파고들어 가는 트렌치 방식을 고수했지만, 이 회장은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위로 쌓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스택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삼성은 스택 방식을 기반으로 64M D램은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이후 삼성을 반도체를 시작으로 휴대폰과 TV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려놨다. 이 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이건희식 경영스타일을 앞세워 삼성은 33년 전 꿈꿨던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김태윤·장주영 기자 pin21@joongang.co.kr 2020.10.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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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곡] "피고지는 꽃처럼" 현아, 2년 공백 씻어낸 '플라워 샤워'

가수 현아가 2년만에 돌아왔다. 피고 지고, 또 다시 피어나는 꽃처럼. 현아는 5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에 '플라워 샤워'를 발매하고 2017년 12월 낸 '립 앤 힙' 이후 2년만의 솔로 행보를 시작했다. 이번 신보는 13년 간 함께했던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싸이가 수장으로 있는 피네이션에 둥지를 틀고 처음 내는 작업물이다. 싸이와 '강남스타일'로 호흡한 바 있는 현아는 "소속사와 계약 해지 후 먼저 러브콜을 보내주셔서 놀랐다. 대표님이기 전에 가요계 선배님으로서, '새'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기에 부담이 큰 컴백"이라고 말했다. 무대에서 현아는 긴장이나 부담감은 보이지 않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언젠가 지더라도 활짝 피어나겠다는 자신감으로 '플라워 샤워'를 소화했다. 현아는 "꽃을 좋아한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뿌리째 썩어버리는 모습이 비슷하다"며 노래에 몰입했다. 작사 작곡엔 싸이가 참여했다. 싸이는 인생의 화려한 때를 피고지는 꽃에 비유해, 현아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가사로 완성했다. '현아는 빨개요' 등의 기존 히트곡을 녹여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현아는 옷을 수벌 갈아입으며 화려함의 절정을 보여준다. 댄서들과 함께 꽃을 표현한 안무 등도 시선을 붙잡는다. 현아는 "언제나처럼 무대 위에서 몸이 부서져라 춤추고 노래하겠다"며 활동 각오를 다졌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11.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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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질때 지더라도 화려하게 꽃 피워보고 싶어"

가수 현아가 자신을 '꽃'으로 비유했다. 현아와던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쇼케이스를 열고 싸이가 수장으로 있는 피네이션에서의 첫 음반 발매를 알렸다. 현아는 '플라워 샤워'로 2년만에 컴백하고, 던은 '머니'로 솔로 데뷔했다. '꽃'을 주제로 노래를 낸 현아는 "싸이 대표님이 처음 봤을 때부터 '너는 꽃무늬 의상을 많이 입는 것 같다'고 물어봐주셨다. 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플라워 샤워'는 싸이가 작사하고 작곡에 참여한 노래다. 현아는 "나와 꽃이 닮은 것 같고, 꽃이 좋다. 꽃은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뿌리째 썩어버릴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진심으로 노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질 때 지더라도 화려하게 펴보겠다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또 "싸이의 '새'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기에 부담이 컸다"면서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느낀 디즈니 영화 '모아나'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 나만의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아는 '플라워 샤워'를 통해 섹시함과 러블리함, 에너제틱함을 보여준다. 삶의 화려한 한때를 피고 지는 꽃에 비유했다. 던은 돈의 가치에 대한 생각들을 담은 '머니'를 들고 나왔다. 두 노래 모두 싸이가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황지영기자hwang.jeeyoung@jtbc.co.kr 사진=박세완기자 2019.11.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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