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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고영표·천성호처럼, 입대하는 '강철·최강' 투·타 듀오 "건강하게 잘 돌아올게요"

KT 위즈의 투·타 유망주 듀오가 상무 야구단에 입대한다. 내야수 류현진(24)과 투수 김정운(20)이 10일 훈련소에 입소, 5주 동안 기초 군사교육을 받은 뒤 상무 야구단 소속 선수로 뛸 예정이다.KT는 유독 군 제대 선수들이 '전역 버프'를 받고 성공한 사례가 많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성장했던 고영표는 2019년 군에 입대해 제대 후인 2021년 만개,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또 한 명의 창단 멤버 외야수 김민혁도 2017년 상무에서 복무를 마치고 2019년 주전으로 도약해 주전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엔 지난해에 제대한 천성호가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제2의 박경수'로 낙점받았다. 김정운과 류현인 두 선수 모두 제2의 고영표, 제2의 김민혁·천성호를 꿈꾼다. 2023시즌 1라운드 신인인 김정운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이강철, 고영표 '사이드암' 계보를 이을 투수로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1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 시즌 2군에선 6경기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하고 군에 입대한다. 김정운은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군 복무를 하면서도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막내급인 만큼 선배들과 잘 어울리고, 몸 건강히 지내다가 오겠다"라며 제대 이후의 활약을 다짐했다. 류현인은 2022년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다. 지난해 개막 엔트리에 등록돼 17경기를 뛰며 타율 0.130으로 활약했고, 올 시즌엔 퓨처스(2군)리그에서 22경기 타율 0.421 8타점 2도루로 맹활약하며 제대 후를 기대하게 했다. 특히 류현인은 천성호와 인연이 깊다. 두 선수는 진흥고-단국대를 졸업한 동문 사이로, 대학 시절엔 룸메이트까지 한 바 있다. 구단에 따르면, 천성호는 자신의 게임 아이디를 '류현인'으로 만들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고. 류현인은 제2의 천성호를 꿈꾸며 훈련소에 입소한다. "(천성호 형이) 군 생활에 대해 딱히 조언해준 것은 없다.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형도 다치지 말고 좋은 모습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한 류현인은 "상무에 가서 다치지 않고 많은 경험을 쌓아오는 것이 목표다. 같이 가는 선수들에게도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배우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오겠다"라며 상무에 입대하는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6.10 08:04
프로야구

[IS 포커스]“내 구위 믿고 던진다”...'효율갑' 투수 소형준

KT 위즈 3년 차 투수 소형준(21)이 원숙한 이닝 이터로 성장했다. '가성비' 넘치는 그의 투구 전략 덕분이다. 소형준은 프로 첫해인 2020년 KBO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배제성과 함께 KT의 국내 선발진을 이끌었다. 2년 차인 지난해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기 성적이 3승 3패 평균자책점 4.85에 불과했다. 후반기에야 평균자책점 3.64로 페이스를 찾은 그는 당시 "제구가 흔들렸다. 제구를 잡으려다 투구 폼이 움츠러들었고, 구속도 조금 떨어진 것 같다"며 "제구가 좋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다. 맞아도 다 안타가 되는 게 아니니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면서 던지는 요령을 깨달았다"고 했다. 소형준은 그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돼 KT의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소형준이 얻은 확신은 올해도 통하고 있다. 소형준은 지난 9월 28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13승(5패)을 기록했다. 승수는 데뷔 시즌과 같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3.08로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고, 166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2020년(133이닝)과 달리 규정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소형준의 투구 이닝은 리그 10위이자 고영표에 이은 팀 내 2위 기록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비율이 69.2%,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비율도 42.3%에 달한다. 역시 두 부문 다 고영표에 이어 팀 내 2위 기록이다. 소형준은 등판하는 날에는 언제나 6이닝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이닝 이터가 됐다. 지난해 평균 4.96이닝(선발 등판 기준)이었으나, 올 시즌에는 평균 6.4이닝(리그 4위)을 소화하고 있다. 투구 이닝이 늘어난 건 많이 던져서가 아니다. 올해 소형준은 KBO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인 투수다. 지난해 선발 등판 시 평균 투구 수 87.25개였던 그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92.77개(18위)의 공을 던지고 있다. 경기 당 5개만 더 던졌는데 지난해보다 1.5이닝을 더 소화한다. 그보다 긴 이닝을 막아내는 고영표(평균 6.71이닝·95.81구) SSG 랜더스 윌머 폰트(평균 6.57이닝·98.61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평균 6.52이닝·100.41구)은 소형준보다 더 많은 공을 던졌다. 소형준은 "내 구위가 좋으니 스트라이크를 과감하게 던져도 쉽게 (안타성 타구를) 맞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지난해 그가 얻었던 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형준은 직구에 투심(투심 패스트볼)과 커터(컷패스트볼)를 고루 섞어 던진다. 다른 에이스들처럼 직구와 각이 큰 변화구를 조합해 삼진을 유도하지 않는다. 대신 각이 작은 여러 구종을 조합해 범타를 유도한다. 이로 인해 소형준의 9이닝당 탈삼진 수는 6.17개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낮다. 대신 땅볼 개수가 223개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공격적인 투구 덕분이다. 지난해 3.86개였던 9이닝당 볼넷이 2.06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덕분에 이닝 당 투구 수도 17.6개에서 14.5개(리그 2위)까지 줄었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62% 68%까지 올랐다. 더 많은 스트라이크가 더 많은 범타로 이어졌고, 그 결과 더 많은 이닝 소화까지 이뤄졌다. 아무리 효과적이어도, 이전보다 많은 공을 던진 건 사실이다. 그의 올 시즌 총 투구 수는 2413구로 2020년(2172구)과 2021년(2097구)을 넘어섰다. 데뷔 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는 만큼 체력 부담이 있을 것이다. 전반기 10승 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던 그는 후반기 3승 3패 평균자책점이 4.03에 그쳤다. 이강철 KT 감독도 "형준이가 많이 피곤한 상태"라며 우려했다. 소형준은 “이렇게 많이 던진 게 처음이어서 힘든 부분은 분명 있다. 그래도 프로 3년 차니까 이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할 텐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마운드에서 잘 풀어가는 능력을 올해 배운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6 06:00
프로야구

[IS 피플]2년 연속 20QS 노리는 고영표 "좋아하는 기록, 해내고 싶다"

고영표(31·KT 위즈)는 올 시즌에도 KBO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영표는 지난달 29일 등판한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KT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5패)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종전 2.97에서 2.90으로 낮췄다. 고영표는 이날 올 시즌 14번째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이 부문 리그 공동 4위 기록. 국내 투수 중에선 양현종(KIA 타이거즈),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함께 공동 1위다. 고영표는 지난 시즌(2021) 리그 최다 QS(21번)를 기록했다. 이전 10년(2011~2020시즌) 기준으로 이 기록을 달성한 국내 투수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김광현(SSG 랜더스)·양현종뿐이다. 고영표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팬들로부터 '고퀄스(고영표+퀄리티스타트)'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에도 20QS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부상이 없다면 후반기 최소 10번 이상 더 등판할 수 있다. 앞선 18차례 등판에서 남긴 QS 확률은 77.8%(18번 중 14번)다. 마지막으로 2년 연속 20QS를 달성한 국내 투수는 양현종(2016~2017시즌)이다. 5년 만에 대기록을 노리는 고영표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QS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록이다. 20QS를 의식하진 않겠지만, 조금씩 다가서고 있는 만큼 꼭 여섯 번을 더 채워서 2년 연속으로 해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20QS를 해내면) 한 시즌을 치른 뒤 '팀 마운드 운영에 기여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KT 소속 국내 투수는 고영표가 유일하다. 올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6과 3분의 2이닝을 막아내고 있다. 이런 모습은 후배 선발 투수들에게도 귀감을 줬다. 배제성, 소형준 등 KT 다른 선발 투수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고)영표 형처럼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고영표는 "내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후배들한테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 그래도 이닝 소화 욕심이 커져서인지 두 투수(배제성, 소형준)가 도망가지 않는 투구를 하려는 것 같더라. 선배로서 귀감이 된 것 같아 기쁘다"라며 웃었다. 고영표의 안정감은 다른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2일 기준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적은 볼넷(17개)과 피홈런(3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이 두 부문에서도 고영표는 리그 1위였다. 그는 "볼넷이 가장 싫다. 선두 타자 또는 2아웃 이후에는 특히 볼넷을 내주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적은 피홈런에 대해서는 "타자들이 체인지업과 속구가 헛갈리다 보니, 대체로 히팅 포인트를 앞이 아닌 뒤에다 두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피장타가 적은 게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이 계속 타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올 시즌엔 조금 더 욕심을 낼 생각이다. 고영표는 "QS를 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매 경기 1점이라도 덜 주는 피칭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면서 "개인 평균자책점도 0영향이 있겠지만, 선발 투수로서 팀의 승리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희수 기자 2022.08.0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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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는 사자와 호랑이…일곱 팀 2.5경기 차 초박빙 프로야구

잠자던 맹수들이 깨어났다. 사자와 호랑이가 약진하며 순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프로야구 중위권은 대혼전이다. 2위 LG 트윈스(18승 14패)와 공동 7위 KT 위즈, KIA 타이거즈(이상 15승 16패)의 게임차가 2.5게임에 불과하다. SSG 랜더스가 멀찍이 앞선 가운데 LG,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KT, KIA까지 일곱 팀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하위권에 머물던 삼성과 KIA의 도약이 눈에 띈다. 삼성은 최근 9경기에서 8승 1패를 거두며 5할 승률(16승 16패)을 찍었다. 3연승 이후 NC에게 한 번 지긴 했지만 다시 5연승을 이어가며 8위에서 6위까지 올라섰다. KIA는 4일 키움전부터 5연승을 질주중이다. 삼성과 광주 3연전에서 모두 역전패 하는 등 충격의 6연패에 빠졌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두 팀이 살아난 건 선발 투수들의 활약 덕택이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알버트 수아레즈, 두 외국인투수가 꾸준하다. 수아레즈는 평균자책점 2.36(9위), 뷰캐넌은 2.60(12위)을 기록하고 있다. 둘이 합쳐 87이닝을 소화했는데, 외국인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주춤했던 국내 선발투수들도 분전하고 있다. 원태인은 지난 6일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하고 시즌 2승을 따냈다. 백정현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4점 이상을 내줬으나,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5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1.93이다. KIA도 뒤지지 않는다. KIA는 4월 23일 키움전부터 지난 6일 대전 한화전까지 12경기 연속 선발투수들이 QS 행진을 이어갔다. 1995년 LG가 세운 역대 최다 기록(19경기)엔 못 미쳤지만 공동 2위 기록이다. 7일 이 기록을 깨트린 게 에이스 양현종일 정도로 모든 투수들이 잘 던졌다. 김종국 KIA 감독도 "현종이에서 기록이 깨진 게 낫다"고 웃었다. KIA는 로니 윌리엄스가 좌측 하지 임파선염으로 이탈했다. 그러나 양현종, 션 놀린, 이의리, 한승혁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 내복사근을 다쳐 돌아왔던 임기영도 돌아와 로니의 빈 자리를 메웠다. 선발 평균자책점(2.97)은 1위. 로니가 복귀하면 한 명을 구원으로 돌려야 하는 '행복한 고민'까지 해야 한다. 좀 더 치고 올라갈 반등요소도 있다. 삼성은 주춤했던 간판 타자 구자욱이 지난 4일 허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복귀할 수 있다. 오재일도 8일 롯데전 연장 10회 말 결승 투런포를 터트렸다. 젊은 사자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중인 이재현은 탄탄한 수비가 돋보인다. 최근에는 두 경기 연속 3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에서도 힘을 보탠다.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 2년차 김현준도 타율 0.276을 기록중이다. KIA는 영입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나성범은 4월 타율 0.330을 기록했지만 홈런 2개에 그쳤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벌써 홈런 2개를 쳤다. 어린이날엔 "팬들에게 홈런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하더니 정말로 홈런을 때려 승리를 이끌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동원도 12경기 만에 4홈런을 쳤다. 지난해엔 팀 홈런 꼴찌였지만 올 시즌은 4위(20개)다. 장정석 KIA 단장은 박동원 트레이드 이후 "끝이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더 트레이드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또 움직였다. KIA는 9일 박동원 트레이드로 입지가 좁아진 포수 김민식을 SSG에 내주고, 투수 김정빈과 내야수 임석진을 데려왔다. 김정빈은 좌완이고, 임석진은 거포형 우타자다. 둘 다 KIA엔 부족한 자원이고, 1군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상위 순번으로 뽑힌 기대주다. 이번 주가 고비다. 삼성은 주중 3연전에서 SSG를 만난다. 첫 3연전에선 모두 패했던 상대다. 주말엔 두산을 만난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24승1무42패로 열세였다. KIA는 KT와 LG를 차례로 만난다. 10일 경기에선 KIA 상대로 강했던 KT 배제성을 상대한다. LG와 3연전에선 올시즌 개막전 6이닝 동안 안타 1개 밖에 치지 못한 애덤 플럿코를 만날 것이 유력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5.09 15:04
야구

살얼음판 순위 경쟁, '천적' 관계도 무의미

공 한 개로 시즌 성패가 좌우될 수 있는 시점. 이전까지 쌓인 데이터는 무의미하다. SSG는 4위 두산에 0.5경기 차 뒤진 채 맞이한 27일 맞대결에서 5-8로 패했다. 선발투수 윌머 폰트가 5⅔이닝 동안 8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0-0으로 맞선 4회 초 1사 만루에서 강승호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최정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선취점을 허용한 뒤 안타 3개를 더 맞고 추가 5실점 했다. 이 경기는 SSG가 유리할 것으로 보였다. 두산 선발은 대체 요원 김민규였다. 폰트는 팀 에이스다. 무엇보다 두산전에서 매우 강했다. 앞서 등판한 4경기(28이닝)에서 0점(0.64)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실책 탓에 흔들리긴 했지만, 폰트의 27일 두산전 투구 내용은 전반적으로 안 좋았다. 스트레이트 볼넷만 3개를 기록했다. 이전 10차례 승부에서 피안타가 없었던 박건우에게도 2안타·4타점을 내줬다. 폰트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두산 타자들은 데이터 페이퍼를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다. 한 경기 결과로 5강 경쟁 판도가 요동치는 시점. 승부는 멘털·집중력·기세가 좌우했다. 같은 날 수원 경기도 그랬다. 2위 KT는 간신히 5강 진입 불씨를 이어가고 있던 7위 NC를 상대했다. 선발 투수는 이전 4경기(22⅔이닝)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NC 타선에 강세를 보였던 배제성이 나섰다. 하지만 배제성은 이날 3⅓이닝 동안 7피안타·6실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됐다. 왼손 타자에게 결정구로 구사하던 포크볼의 제구력이 흔들렸다. KT도 6-9로 졌다. 반면 NC 테이블세터로 나선 3년 차 내야수 최정원과 신인 내야수 김주원이 각각 4안타와 3출루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에서 강심장을 보여줬다. KT 벤치와 배터리 입장에서는 일격을 당한 셈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팀 페이스가 한창 떨어졌던 10월 중순 "선수들이 '내가 나선 타석이나 등판에서 안 좋은 결과가 있으면 안 된다'라는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위축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T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역대급으로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인해 이변도 늘어났다. KT와 삼성의 1위 경쟁은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KT는 30일 SSG전에 소형준을 내세운다. SSG전 통산 8번 등판에서 6승·평균자책점 1.52로 강했던 투수다. 삼성도 29~30일 열리는 NC전에 상대 전적이 좋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백정현을 내세웠다. 하지만 천적 관계가 무의미한 시점이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0.29 06:59
야구

KT 배제성, 3년 연속 10승은 다음 기회로

KT 선발투수 배제성(25)이 3년 연속 10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배제성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3-3으로 팽팽한 7회 말 교체되면서 10승을 챙기지 못했다. 1회 말 땅볼 2개와 뜬공으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1-0으로 앞선 2회 말 1사에서 김인태와 안재석에게 연속 볼넷, 박계범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 타자 박세혁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병살타가 되지 않으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3회 말 2사에선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 김인태에게 주 무기 슬라이더 2개로 헛스윙 삼진을 뺏으며 실점 위기를 탈출했다. 그러나 3-1로 앞선 6회 말 마지막 위기를 넘지 못했다. 김인태와 안재석의 연속 안타와 박계범의 희생 번트로 1사 주자 2, 3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 타자 박세혁을 뜬공으로 잡았지만, 대타 최용제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2021.10.13 21:33
야구

딱 2개 던진 커브, 이강철 감독이 주목한 배제성의 '발전'

이강철 KT 감독이 배제성(25)의 '커브'를 칭찬했다. 배제성은 6일 수원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실점 쾌투했다.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7이닝 3피안타 무실점)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10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이강철 감독은 합격점을 줬다. 감독의 눈에 들어온 건 커브였다. 이날 배제성은 투구 수 91개 중 패스트볼(46개)과 슬라이더(37개) 비율이 91.2%로 높았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각각 6개와 2개. 이강철 감독은 4회와 7회 1개씩 던진 커브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이전엔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만 던졌다. (커브를 섞는다는 건) 선발투수로 그만큼 많이 늘었다는 거"라며 "(커브는) 일단 타이밍이 안 맞는다. (타자가) 생각하지 않은 공이다. 제성이가 많이 성숙했다"고 흡족해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만 머릿속에 그린 타자로선 예상하지 못한 커브가 들어오면 타격 타이밍을 뺏길 수밖에 없다. 이강철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 볼넷을 주면서 무너지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무너지지 않더라. 구위가 떨어져서 맞아도 볼넷으로 무너지진 않는다. 운영 능력이 많이 생겼다"고 극찬했다. 이어 "좋은 피칭을 많이 했는데 용병(외국인 투수)과 많이 붙었다. 전투력도 있고 승부욕도 있다. 마운드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며 "좋은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배제성은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9승 8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중이다. 고영표(11승 4패 평균자책점 2.81), 데스파이네(10승 9패 평균자책점 3.42)와 함께 KT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주역 중 한 명이다. 수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0.07 17:41
야구

관리 받는 소형준, '6선발' 체제의 힘

리그 1위 KT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선발진이다. KT 선발진은 지난주까지 팀 평균자책점(3.73) 1위를 기록했다. 후반기부터는 한층 여유 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 '6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엄상백이 가세했다. 외국인 듀오와 토종 투수 4명이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KT는 '6선발 체제' 덕분에 체력 관리가 된다. 선발 투수의 통상적인 등판 간격은 5~6일이다. 가용 자원이 한 명 더 있는 KT 투수들은 1~2일 더 휴식을 보장받는다.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며 투수진 체력이 저하되는 시점. 추가 휴식은 단비다. 특정 투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어도 부담이 적다. 다른 팀처럼 5선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완 투수 배제성이 지난달 17일 LG전 등판 뒤 12일 동안 휴식을 얻었다. 재충전한 배제성은 복귀전이었던 8월 29일 삼성전, 지난 5일 LG전 모두 호투했다. 풀타임 2년차 소형준(20)도 휴식을 부여받는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래 8일 KIA전이 소형준의 등판 순번이지만, 주말로 미루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형준은 아직 몸을 만들어가는 선수다. 휴식을 취한 뒤 확실히 더 좋은 투구를 한다. 최대한 (선수의 어깨를) 아 끼면서 쓰려고 한다. 내년도 주축 선발로 나서야 할 투수다"라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전반기 내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빠른 공의 구속은 떨어졌고,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는 승부가 많았다. 지난달 19일 등판한 LG전, 25일 SSG전은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무자책점 투구를 했다. 하지만 31일 한화전에서는 3⅔이닝 5실점 하며 다시 주춤했다. 소형준은 '6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2020~21시즌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5일 휴식 뒤 나선 18경기에서는 4.73.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충분히 휴식한 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소형준은 휴식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신인 시절이었던 2020시즌에는 데뷔 11경기 만에 2주 동안 휴식을 부여받았는데, 그 기간에 팀 동료 윌리엄 쿠에바스로부터 컷 패스트볼을 배웠다. 복귀 뒤 실전에서 바로 활용했다. 올해 올림픽 휴식기에도 투구 패턴 변화를 궁리하고 멘털을 다잡았다. 소형준에게 휴식은 보약이다. 전략적으로도 탁월한 선택이다. 소형준은 오는 홈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주말 3연전(12일 더블헤더) 중 한 경기에 출격할 전망이다. 통산 6경기에 등판, 전승을 거둔 상대다. 평균자책점은 1.30. '거포 군단' SSG를 상대로 피홈런이 없다. 올 시즌 첫 승도 SSG전(4월 29일)에서 따냈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호투할 가능성은) 기록이 말해 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하면서, KT의 승리 확률은 높였다. 그리고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 탄탄한 선발진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08 12:58
야구

선발진이 말랐네, LG 가을야구 ‘비상’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선발진이 헐거워졌다.KBO리그 2위 LG는 지난 주말 선두 KT 위즈와 홈 2연전을 모두 졌다. 선발 투수 대결에서 완전히 밀렸다. KT는 고영표(8이닝 1실점)와 배제성(5이닝 무실점)이 호투했다. 반면 LG는 손주영(3과 3분의 2이닝 6실점)과 김윤식(2와 3분의 1이닝 7실점)이 일찍 강판당했다. 두 팀의 승차는 2경기에서 4경기로 벌어졌다. 선두 싸움의 분수령에서 LG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LG 선발진에 고정된 투수는 케이시 켈리와 임찬규, 이민호뿐이다. 평균자책점 2위(2.46)의 앤드류 수아레즈는 등 근육 미세 손상으로 지난 1일 이탈했다. 토종 에이스 차우찬은 도쿄올림픽을 다녀온 뒤 팔에 불편함을 느껴 아직도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올 시즌 LG는 선발투수 때문에 울고 웃었다. 정규시즌을 앞둔 LG의 선발진은 켈리와 수아레즈, 정찬헌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물음표 투성이었다. 지난해부터 재활 훈련을 했던 차우찬을 비롯해 임찬규, 이민호의 컨디션이 저조했다. LG는 부랴부랴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진 보강을 시도했다.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두산에 주고,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을 데려왔다. 함덕주는 5월 초까지 7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한 뒤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선발진에 숨통이 트였다. 차우찬은 스스로 놀랄 정도로 몸 상태가 갑자기 좋아져 1군에 깜짝 복귀했다. 6월에 4차례 등판해서 2승 1패를 기록했고, 모두 5이닝 이상 던졌다. 마찬가지로 6월에 돌아온 임찬규는 투구 스피드가 갑자기 빨라졌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짱짱한 선발 투수 6명이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덕분에 수아레즈와 정찬헌에게는 짧은 휴가가 주어지기도 했다.LG가 올림픽 휴식기 때 트레이드를 한 것도 선발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LG는 전반기에 6승 2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호투했던 정찬헌을 키움에 내주고, 2루수 서건창을 영입했다. 고질적인 약점을 메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서건창은 리그 정상급의 2루수다.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전력 상승을 기대한다. 트레이드가 올 시즌 목표 달성(우승)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그러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믿었던 선발진이 무너졌다. 수아레즈는 복귀까지 최소 2주가 걸릴 전망이다. 차우찬은 언제 다시 공을 던질지 기약조차 없는 상태다. 당분간 임시 선발 체제 운영이 불가피하다.LG 마운드에는 젊은 투수들이 많은 편이다. 이상영·이우찬 등 예비 선발 자원도 있다. 그러나 이들을 앞세워 선두 싸움을 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르기에는 힘이 부친다. LG는 4~5일 KT전에서 그걸 보여줬다.시즌 막판까지 LG 선발진의 불확실성은 해소되기 어렵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9와 3분의 2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한 선수들이 올해 고전할 거라고 예상했다. 시즌 중간에 얼마든지 (외국인 선수 부상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수 차우찬도 여기에 해당한다. 모처럼 우승 경쟁에 뛰어든 LG에 큰 변수가 생겼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9.07 07:43
야구

KT에서도 복덩이 호잉, 강한 하위타선 이끈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2·미국)이 KT에서도 '복덩이'로 거듭나고 있다. 우익수 호잉은 9월 들어 4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1홈런, 10타점, 1도루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선두 수성을 위한 분수령이었던 LG와 2연전에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났다. 지난 4일 경기에서 2회 초 2사 주자 1루에서 상대 선발 손주영에게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5일 경기에선 1회 말 2사 주자 1루에서 김현수의 장타를 외야 담장 앞에서 낚아채는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이날 선발투수였던 배제성은 "호잉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다. 호잉에게 '네가 MVP(최우수선수)다'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호잉은 지난 6월 부진했던 조일로 알몬테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호잉은 지난 2018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3시즌 동안 한화에서 뛰었다. 2018시즌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3할 타율을 뽐냈고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어 복덩이로 불렸다. 이에 KT도 호잉이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8월 한 달 동안 타율 0.188, 2홈런, 10타점에 그쳤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하는 호잉은 지난달 15일부터는 4번 타자로 기용됐다. 그러나 몸에 잘 맞는 옷이 아니었다. 13경기에서 4번으로 나와 타율 0.103(49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9월부터는 호잉을 6번 혹은 7번에 배치했다. 그러자 호잉은 3할 타율을 치면서 펄펄 날고 있다. 이 감독은 "호잉이 6, 7번에서 아주 잘해주고 있다. 당분간은 4번으로 기용할 생각은 없다. 잘하고 있는데 바꾸는 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신 4번 자리를 베테랑 유한준이 맡고 있다. 황재균, 강백호 등 강타자들이 상위타선에 있어서 호잉이 없어도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호잉 덕분에 하위타선이 강해져 상대 팀에 위협적인 타선이 되고 있다. KT 9월 팀 타율은 0.301로 리그 2위다. 이 감독은 "호잉이 한화 시절 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기존의 활약상이 상대 투수들에겐 잔상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호잉이 하위타순에 있더라도 라인업이 강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호잉은 한화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자주 하면서 KT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통 몸값이 높은 외국인 선수는 부상을 경계해 구르고 뛰는 무리한 모습은 지양한다. 호잉이 기존의 외국인 선수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 초반에 타격이 되지 않을 때도 다른 선수들은 호잉에 대한 칭찬을 쏟아놨다. 배제성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안 좋아할 수가 없다. 타격이 안 될 때도 주루와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정말 높았다"고 전했다. 이 감독도 "호잉이 성격이 참 좋다. 요즘 팀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도 호잉 효과를 보고 있다"며 웃었다. 호잉은 지난 6월 KT에 오면서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주고 싶다. 팀 승리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 박소영 기자 2021.09.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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