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3건
프로야구

발라드 흥얼거리며 1군 오른 아기사자, "함 보여줘, 오래 살아남아라" [IS 인터뷰]

"함(한 번) 보여줘, 오래 살아 남아라."지난 10일, 함수호(19·삼성 라이온즈)가 최일언 퓨처스(2군) 감독을 찾았다. 1군 콜업을 앞두고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최일언 감독은 생애 첫 1군 콜업을 앞두고 긴장한 그에게 격려의 한 마디를 건넸다. "오래 살아남아."2025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함수호는 이날 생애 처음으로 1군에 합류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신인 야수 3총사(심재훈, 차승준, 함수호) 중 가장 먼저 1군의 부름을 받았다. 1군 외야진에 선수가 한 명 필요한 가운데, 신인 함수호가 낙점을 받았다. 이성규, 홍현빈, 김태훈 등 2군 외야수들이 크고작은 줄부상을 당한 것이 한몫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것도 함수호에겐 기회다. 함수호가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강해진다"라며 그를 격려했다. 15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만난 함수호는 "확실히 1군이 좋은 것 같다. 경기에 뛰지는 못해도 선배들의 야구를 눈앞에서 볼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2군에서는 훈련을 정말 많이 해서 힘들었다. 경기에 나설 때는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하지만 1군에 와서 마음 정리를 하다보니 조금씩 차분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1군에 잘 적응하고 있다. 함수호는 "(김)영웅이 형, (이)재현이 형, (양)도근이 형 등 나이가 가까운 형들이 많이 도와 주신다"라고 전했다. 동기 배찬승의 존재도 크다. 그는 "먼저 1군에 데뷔한 (배)찬승이의 모습을 TV로 보면서 1군의 꿈을 키웠다. 1군에 와서도 룸메이트라서 외롭지 않다. 형들과 찬승이 덕분에 잘 적응해 가고 있다"라며 웃었다. 캠프에서 시범경기, 2군 그리고 1군으로. 함수호는 단계별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캠프에서 지옥훈련을 이겨낸 함수호는 2군에서도 강도 높은 훈련과 실전을 병행하면서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타석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방법도 찾았다. 그가 택한 방법은 '발라드 흥얼거리기'다. 함수호는 "타석에 들어설 때 노래를 속으로 흥얼거린다. 그날 (경기장 출근하는) 구단 버스에서 들었던 노래를 부른다. 좋아하는 가수가 디셈버다. 1990~2000년대 발라드를 좋아하는데, 흥얼거리면 정말 마음이 차분해진다"라며 미소지었다. 2군 코치들로부터 응원도 받았다. "기회가 되면 한 번 보여줘라. 기회를 놓치지 마라"며 함수호를 격려했다. 함수호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는 "(김)지찬이 형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기회가 생겼는데, 이 기회를 잘 잡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빠른 타구 스피드와 장타, 변화구 선구안 등 보여드리고 싶은 장점이 많다. 얼른 타석에 들어서 1군 무대를 경험해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5.04.16 11:04
프로야구

'인천 프랜차이즈' 김강민 지명…손혁 단장 "기량 충분, 어린 외야수들 성장시킬 것"

한화 이글스가 '빅 네임'을 2차 드래프트로 영입했다.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41)을 4라운드에서 지명했다.김강민은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됐다.김강민은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8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입단, 올 시즌까지 오로지 한 팀에서만 뛰었던 SSG의 프랜차이즈 스타, 원 클럽 맨이다. 통산 1919경기 타율 0.274 138홈런 674타점을 기록했다. 빼어난 수비력으로 '짐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불혹의 나이에도 정상급 경기력으로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최고령 한국시리즈 홈런과 MVP(최우수선수)의 영예도 얻었다.그랬던 김강민이 돌연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외야진이 약하고 육성에 어려움을 겪던 한화로서는 김강민에게 멘토 역할을 원했다.손혁 한화 단장은 지명 후 본지와 통화에서 "현장과 많이 소통하고 준비한 지명"이라며 김강민 지명에 대해 설명했다. 손 단장은 "김강민은 외야 뎁스 강화 및 아직 충분히 대수비 대타 자원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우리 어린 외야수들과 많은 공감을 나누면서 성장시킬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팀에 가장 필요한 조각들을 모두 잡은 건 아니다. 한화는 1라운드에서 LG 불펜 투수 이상규를, 3라운드에서는 사이드암스로 배민서를 영입했다.한화는 "지명에 앞서 현장과 꾸준히 논의해 왔던대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고, 드래프트 현장에서 FA 보상선수 대비 및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1라운드 이상규는 시속 140km 중반의 구위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 우리 불펜 뎁스를 강화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지명했다. 3라운드 배민서는 사이드암 스타일로 좌타 상대 체인지업에 강점을 높게 평가했고, 특히 강재민의 공백기에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최대어' 최주환은 한화까지 기회가 닿지 않았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거포 내야수 최주환이 2차 드래프트에 나온다는 말이 나왔고, 장타력이 절실했던 한화 역시 최주환 영입이 필요했던 팀이다. 그러나 최주환은 전체 1순위, 키움 히어로즈가 선택하면서 '최대어'답게 이적했다. 손 단장은 선수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선수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20일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한 한화는 김강민을 지명하면서 타선에 리더급 선수 두 명을 연이어 추가하게 됐다. 지난해 채은성이 홀로 선배 역할을 했던 팀에 큰 힘이 보태지게 됐다. 손혁 단장은 이후 추가 영입에 대해 "내부 FA인 장민재 선수부터 차근차근 논의하고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2 15:03
프로야구

[IS 인터뷰] '예비역 2일 차→ 선발 출전' 최원준 "몸이 기억 하는 1루 수비"

KIA 타이거즈 공격 선봉대가 더 강해졌다. ‘전’ 주전 우익수였던 최원준(26)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KIA는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2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전날(12일) 전역했고, 바로 다음 날 1군 무대에 복귀한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일단 당분간 1루수를 맡는다. 경기 후반에는 수비 강화 차원에서 외야수로 나설 수 있다. (나)성범이가 돌아오면, 다시 계획할 것”이라고 했다. KIA는 외야가 포화 상태다. 나성범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우성·이창진·고종욱··김호령이 각자 강점을 드러내며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최원준은 2021~2022시즌 주전 외야수를 맡았지만, 김종국 감독은 기존 선수들의 사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1루수와 3루수 수비 경험이 있는 최원준을 1루수로 쓰기로 했다. 이 자리는 원래 황대인이 주전을 맞았지만, 그가 타격감 저하로 2군으로 내려가며 당장 주전으로 쓸 선수가 필요했다. 경기 전 만난 최원준은 “아직 전역한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마치 트레이드로 새 팀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1루 수비 소화는 사실상 포지션 전환이나 다름없다. 최원준은 준비가 됐다. 팀 상황을 보며 막연하게 1루수를 맡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자리를 맡지 않아도 1루 미트를 준비했다. 본격적으로 수비 적응을 시작한 건 1주일도 안 됐다. 그는 “그래도 몸이 기억하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팀 외야수들이 저마다 빼어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최원준은 “프로는 잘 하는 사람이 (경기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동료들을 보며 자극이 됐다”라고 했다. 최원준은 전역과 함께 태극마크 선물을 받았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승선했다. 이에 대해 최원준은 “솔직히 단 1%도 기대하지 않았다. 예비 엔트리는 으레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명단을 보고도 두산 베어스에서 뛰고 있는 최원준 선배라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최원준은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꿀 것이다. 군 복무를 하기 전에 내 모습을 잘 봐주신 것 같다.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고, 영광이었다”라며 웃었다. KIA는 지난주까지 25승 28패를 기록했다. 아직 상위권 도약까지는 갈 길이 멀다. 최원준은 KIA 반격 선봉장이다. 군 복무를 마친 선수는 다른 길이 남아 있지 않다. 최원준은 “이전보다 조금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라며 자신과 팀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뽐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13 18:02
프로야구

[IS 피플] 방망이 눕힌 노토바이, ‘AGAIN 2016’ 노린다

'노토바이' 노수광(33·한화 이글스)이 옛 타격폼으로 이전 기량까지 되찾을 수 있을까.노수광은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노수광은 한화의 육성선수 출신이다. 2015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1군에 자리 잡았고, 2017년 다시 SK 와이번스로 트레이드됐다. 이 기간 리그에서 손꼽히는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2016년(77경기 타율 0.309 출루율 0.373) 2017년(131경기 타율 0.285 출루율 0.340) 2018년(타율 0.313 출루율 0.383) 모두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근성 있는 플레이, 준수한 콘택트로 주전 외야수 자리를 차지했고, 육성선수 신화에 이름을 올렸다. 그덕분에 붙은 별명도 '노토바이(노수광과 오토바이의 합성어)'였다. 2018년 시즌 막판 손가락 골절로 한국시리즈(KS) 무대는 밟지 못했으나 팀의 우승을 이끈 선봉장 중 한 명이었다.그러나 이후 부진했다. 2019년 타율 0250, 2020년 타율 0.251로 이전 같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SK에서 점차 자리를 잃었고, 결국 2020년 이 태양과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한화로 돌아왔다. 한화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매년 타율은 떨어졌고, 어린 후배들과 주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은 0.229. 2016년 이후 최저 성적이었다.그래도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한화는 2023년에도 외야수 뎁스가 얇다. 2023시즌 새 외국인 브라이언 오그래디와 FA로 영입한 채은성이 합류했지만, 나머지 한자리 주인 확실하지 않다.노수광은 기회를 잡기 위해 변신을 택했다. KIA 시절(2016년)과 같이 타격 전 방망이를 낮게 눕혔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다. 연습경기 홈런을 치는 등 5경기(2선발) 타율 0.333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계) 1.083 1홈런으로 활약했다. 좋았던 타격감을 시범경기까지 잇고 있다. 노수광은 13일 경기 후 구단 내 인터뷰를 통해 "타격 준비가 잘 되고 있다. 타격폼을 바꿨는데, KIA 시절 이렇게 했던 적이 있다"며 "당시 이대형 선배의 인터뷰를 보고 바꿨다. (이대형 선배처럼) 나도 떨어지는 공에 약했다. KIA에서도 타격폼을 바꾼 후 좋은 성적을 냈는데, 그때 안정적인 성적을 냈으니 (지금도) 그 폼으로 해보자고 생각해 바꿔봤다. 마무리 캠프 때부터 연습해온 폼"이라고 설명했다.타격폼 변화가 KIA 시절과 같은 효과를 준다면, 노수광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노수광은 지난 2년 동안 떨어지는 공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왔다. 2020년 타율 0.353으로 공략했던 포크볼은 2021년 타율 0.222, 2022년 타율 0.250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체인지업의 경우 더 심각했다. 2020년(타율 0.125) 2021년(타율 0.053) 2022년(타율 0.135) 모두 손을 대지 못했다. 약점을 극복한다면 이전의 노수광으로 돌아가는 단초가 될 수 있다.남은 건 주전 경쟁이다. 노수광은 “한화 외야수들 모두 내색은 안 하겠지만, 경쟁을 의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육성선수로 시작해 우승팀 주전 리드오프가 됐던 노수광이다. 그는 “경쟁은 매년 있었다. 나 역시 항상 경쟁해야 했다.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5 11:40
프로야구

[IS 스타] '역전 데뷔포' 고승민의 비결 "힘 빼고 치니 넘어갔다"

"힘 빼고 쳤던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잘 맞아서 우익수는 넘어갈 줄 알았는데 펜스를 넘길 줄은 몰랐다." 데뷔 첫 홈런을 9회 2사 역전 홈런으로 장식한 고승민(22·롯데 자이언츠)이 첫 손맛에 대한 소감을 솔직하게 전했다. 고승민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롯데 타자 중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이었던 9회 초 2사 상황에서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고승민은 경기 후 "타석에 들어서 3볼 1스트라이크로 카운트가 몰리자 힘 빼고 쳤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잘 맞아서 우익수 키는 넘어갈 것 같았다. 그런데 펜스를 넘어갈 줄은 정말 몰랐다"고 데뷔 첫 홈런을 되돌아봤다. 그는 "넘어간 건 나경민 1루 코치님이 하이파이브 해줄 때 알았다. 타구가 잘 안 보였다"며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를 냈다. 전에 홈 경기에서 만났을 때 (김강률 선배님에게) 직구로 당한 적이 있어 직구만 보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고승민은 롯데 주전 우익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조세진, 추재현, 장두성 등 여러 외야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손아섭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고승민은 "오히려 경쟁이 서로에게 도움되는 것 같다. 경쟁 선수들이 모두 못하고 있어서 서로 격려해주고 있다. 이런 좋은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승민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역시 가족이다. 고승민은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야구가 잘 안되어도 항상 연락해주시고 용돈도 많이 보내주신다. 잘하라고 항상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주신다. 오늘은 경기장에 안 오셨지만 (본가랑 가까운) 대전 근처면 항상 오신다"며 "부모님, 사랑합니다"라고 감사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2022.05.22 19:08
야구

진짜 '제2의 김강민'으로 자라난 SSG 최지훈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24)은 1군 무대에 데뷔하기도 전에 '제2의 김강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2월 입단 후 첫 스프링캠프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뒤 코칭스태프와 팀 선배들에게 공수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염경엽 당시 감독은 "어깨가 좋고, 중견수 수비도 잘하고, 발도 빠르고, 타격 센스도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진영 타격코치는 "처음 봤을 때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스윙 타이밍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고 감탄했다. 김강민은 KBO 리그 역대 중견수들 가운데 최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는 선수다. '수비 명가' SSG의 수많은 외야수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그런 대선배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 최지훈은 "아직 보여드린 게 많지 않아서 ('제2의 김강민'이라는 별명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 별명이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프로 입단 후 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김강민처럼, 최지훈도 성인이 된 뒤에야 외야수라는 '천직'을 만났다. 고교 시절까지 내야수로 뛰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동국대에 진학했고,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하면서 야구 인생의 반전을 이뤘다. SSG는 4년 뒤 최지훈을 지명하면서 "주력이 좋아 중견수 수비 범위가 넓고, 타구 판단과 송구 능력까지 두루 갖춘 외야수"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지훈은 프로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127경기에 출전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년 차인 올해도 136경기에서 타율 0.262, 홈런 5개, 3루타 6개, 도루 26개, 75득점을 기록해 SSG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여러 차례 실점을 막는 인상적인 수비를 해내 SSG 벤치와 팬들의 환호 세례를 받았다. 그 결과 지난 1일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서 KBO리그 선수들이 수비 능력을 기준으로 직접 뽑은 올해의 '리얼 글러브' 외야수 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프로 입단 2년 만에 쟁쟁한 선배 선수들로부터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15세 터울인 김강민과 최지훈은 내년까지 SSG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김강민은 과거 "좋은 후배 외야수들이 많지만, 최지훈은 내가 봐도 가능성이 큰 것 같아 옆에서 응원하고 싶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 후배 최지훈은 데뷔 순간의 다짐대로 '제2의 김강민'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선수로 자라났다. 그는 "김강민 선배님이 'KBO리그에서 수비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제 조금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2021.12.02 12:09
야구

2군 홈런왕의 콜업을 반긴 주장과 4번타자

같은 포지션의 선배 외야수들은 2군 홈런왕의 시즌 첫 1군 합류를 반겼다. LG 이재원은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처음이다.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입단한 이재원은 타고난 힘을 자랑한다. 192㎝, 100㎞의 체격에서 뿜어나오는 파워가 좋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이어 올해 역시 홈런 14개로 선두를 달렸다. 장타율도 0.574로 북부, 남부리그를 통틀어 가장 높다. 정확성(타율 0.278)은 다소 떨어지나, 파워는 돋보인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20타수 1안타로 기대에 못 미쳤던 그는 개막 후 두 달이 흘러 다시 부름을 받았다. 이재원은 "많이 반겨줬다. 주장 (김)현수 형이 '잘하라'고 반겨줬다"라고 했다. 이어 "(채)은성이 형은 콜업 통보를 받은 날 '얼른 올라와서 준비 잘해. 내일 선발로 출전할 수도 있으니까'라고 힘을 주셨다"라고 귀띔했다. 이재원의 포지션은 외야수다. 김현수와 채은성과 같다. 같은 포지션의 두 선배가 직접 나서 신예 유망주에게 힘을 불어넣은 셈이다. 둘 다 신예의 등장에 긴장하면서도 자극을 받는다. 김현수는 개막 직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내가 어느 정도 기회 보장에 있어 앞서 있는 건 사실이나, 붙박이 외야수라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부진하면 밀린다"라며 "기회를 먼저 받는 선수가 있고, 나중에 받는 선수도 있다. 결국 선수 본인이 잘해야 야구가 즐겁고, 팀 성적에도 도움이 된다. 자신을 좀 더 보여주려 노력해 (처음부터 기회를 받지 못한) 아쉬움을 이겨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채은성은 최근 홍창기와 문보경의 활약에 대해 "대견스럽다"며 "선배로서 나도 자극을 받는다. 팀에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선배들의 응원 속에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 7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재원은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개인 통산 두 번째 안타다. 이재원은 외야에 위치한 선배들을 본받고 싶어 한다. 그는 "현수 형은 타격 기술이나 콘택트 능력을 보면 놀랍다. 은성이 형은 야구 선수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본받을 점이 정말 많다"라고 말했다. 2021.07.10 10:01
야구

'포스트 이병규 시대', 야수진 어깨가 무겁다

LG는 '포스트 이병규' 시대를 맞이했다. 남은 선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 25일 이병규(42)가 은퇴를 발표했다. "현역 연장을 위해 다른 팀 이적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LG를 떠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향후 휴식을 취하며 다음 행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LG는 대들보와의 예견된 이별을 맞이했다. 전력 이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격력을 갖춘 자원 한 명이 떠난 수준은 아니다. 분명 그는 선수단을 대표하는 리더였다. 타석과 더그아웃, 클럽하우스에서도 이병규의 빈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필요하다. 일단 팀 리더는 박용택이 본격적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미 지난 2시즌 동안 해온 역할이다. 실력은 팀은 물론 리그 최상위권.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기량 저하 조짐이 없다. 오히려 타격 능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성숙해지고 있다. 지난 8월 KBO리그 역대 6번째로 2000안타를 돌파하며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리더의 자질도 엿보인다. 후반기 밀어치는 타격에 눈을 뜬 김용의는 지난 10월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박용택 선배의 조언을 깨우치면서 타격이 정립됐다"고 말했다. 몇몇 후배들을 짚어 공개적으로 칭찬해 자신감을 북돋운다. 하지만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타격감이 안 좋을 때 많은 조언을 얻는다는 정성훈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우회적으로 치켜세우는 배려도 있다. 미디어도 잘 활용할 줄 아는 선수로 평가된다. 팀 주장 류제국이 있지만, 야수진을 모두 아우르려면 고참 선수의 힘이 필요하다. 류제국은 이미 몇 차례 "박용택 선배가 정말 많이 도와준다"고 했다. 준비된 리더, 이미 리더지만 그의 어깨가 무겁다. 이병규를 대신해 기회를 얻은 젊은 외야수들도 이제 팀의 주축으로 거듭나야한다. 더는 유망주, 기대주라는 포지션이 감안된 평가는 없을 전망이다. 이천웅과 이형종, 문선재 올 시즌 값진 경험을 한 선수 몇몇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자신의 야구를 재정립하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이제는 무엇을 보완하고 준비해야할 지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주전은 물론 중심 타자로 거듭난 채은성도 한층 성숙해진 기량을 보여줬다. 규정 타석을 채운 LG 야수 4명 중 한 명이다. 도약의 계기, 자신감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3할 타율도 넘겼다. 젊은 선수로 나뉘진 않지만 올 시즌 유독 성장한 김용의도 내년 시즌 도약 가능성을 높였다. 다수 선수가 고루 성장세를 보여 전망이 밝다. 경쟁 시너지도 더욱 커질 것이다. 사실 이병규의 존재감을 대신할 선수는 없다. 하지만 수준급 자질을 갖춘 이들이 서로의 장, 단점을 보완한다면 또 다른 모습의 LG 트윈스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11.26 06:00
야구

KIA 외야의 현재와 미래 ‘은따남’ 김주찬-유망주 박준태 우애

이제 김주찬(33·KIA)을 '은근히 따뜻한 남자'라고 불러야겠다. 겉은 무뚝뚝하지만 속은 한없이 깊다. 이제 막 야구 싹을 틔운 후배를 위해 몰래 배트를 주문해놓을 정도다. 신인 외야수 박준태(23·KIA)는 최근 김주찬에게 깜짝 선물을 받았다. 최고급 배트 수자루 였다. 그는 "며칠 전 김주찬 선배가 다가오시더니 '너 방망이 무게 얼마짜리 쓰니. 뭐 쓰니'라고 물으셨다. 그리고는 '내가 사용하는 곳에 다섯 자루 주문해 놨다'고 하셨다"고 했다. 신인선수들에게는 한 자루에 15~20만 원 가까이하는 방망이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선배의 배려가 그저 고마을 따름. 박준태는 "선배가 은근히 잘 챙겨주신다. 제일 좋은 배트를 사용하실 텐데, 감사하다. 조금 무뚝뚝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함께 있으면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선배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주찬은 "주문했는데 아직 도착은 안 했다. 평소 챙겨주고 싶어서 내가 쓰는 업체에 몇 자루 부탁했다"고 했다. 둘은 원정 경기 룸메이트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61순위)로 KIA에 입단한 그는 지난 6월 1군 무대에 합류하면서 김주찬과 방을 함께 쓰고 있다. 후배는 선배와 룸메이트가 됐을 때 참 설렜다고 한다. 자신의 롤모델이기 때문. 같은 외야수인데다가 야구 스타일도 퍽 비슷하다. 박준태는 "다른 선배들도 닮고 싶지만 특히 김주찬 선배는 제 본보기이다. 타격과 수비, 도루 능력까지 배우고 싶은 점이 많다. 게다가 야구로 성공도 하셨다. 나도 선배처럼 야구로 인정받아 좋은 대우를 받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배도 그런 후배가 귀엽다. 평소 말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박준태에게는 유독 관심을 보인다. 배트도 주문하고 후배가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김주찬은 지난 8일 "(박)준태는 좋은 자질을 갖고있다. 어깨도 상당히 좋고, 주루와 야구 센스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힘'이다. 박준태는 키 181cm, 몸무게 75㎏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다소 야위었다. 김주찬은 "타격 재능도 있다. 가져다 맞추는 콘택트 능력이 있다. 그런데 아직 배트를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파워가 부족한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러닝으로 체력을 조금 더 키우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준태는 선동열(51) KIA 감독이 키우는 외야 유망주다. 착실하게 성장해준다면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선 감독은 "신인인데도 잘하고 있다. 발도 빠르고 타격 능력도 나쁘지 않다. 우리 팀 외야수들이 어깨가 좋지 않은데, 박준태가 나가면 주자들이 함부로 홈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기회를 줄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재능있는 선수는 많다. 감독과 선배들이 아끼는 유망주도 수두룩했다. 박준태는 "칭찬과 기대만으로 그치거나 사라지는 선수가 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2014.07.09 09:46
야구

전준우 “모든 것이 2010년 느낌, WBC 잘 될것 같아”

"현재 모든 것이 2010년 느낌이에요. 이번 WBC 잘 될 것 같아요."전준우(27·롯데)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프로데뷔 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초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전준우는 18일 대표팀의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대만 도류구장에서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지만 어려운 점은 없다. 적응은 이미 예전에 끝냈다"며 "훈련량이 많아서 조금 놀랐다. 지금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살이 많이 빠져보인다'는 질문에 전준우는 "현재 92㎏가 나간다. 소속 팀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4㎏정도가 빠졌고, 이곳에 와서 2㎏ 더 빠졌다. 지금 몸무게가 2010년과 비슷하다. 현재 모든 것이 2010년 느낌이다. 이번 WBC는 뭔가 잘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전준우는 2010시즌 소속 팀 롯데에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해 타율은 0.289를 기록했고, 19홈런·64타점을 올렸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2010년에는 정말 컨디션이 좋았다"며 "장타도 많이 나와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 지금 그때의 감각이 살아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전준우는 이듬해에는 3할 타율(0.301)을 넘기며 한층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해에는 타율 0.253·7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이 때문에 그의 이번 대표팀 발탁이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준우 역시 "대표팀 승선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표팀 뽑힌 날 아침 전화가 엄청 많이 왔다. '뭔일 생겼나' 싶었는데 뉴스를 보니 대표팀에 뽑혔다고 하더라. 나도 믿기지가 않았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류중일(50) WBC 대표팀 감독이 전준우를 발탁한 이유는 우타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 WBC 대표팀 외야수 가운데 우타자는 전준우가 유일하다. 여기에 2010~2011시즌 보여준 타격 능력과 2011~2012시즌 2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기동력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전준우는 "주전 외야수들이 모두 좌타자라 뽑힌 것 같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나만의 장점을 갖게 된 것 아닌가. 대표팀에 백업 외야수로 들어왔지만 경기에 나가면 내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전준우는 "몸무게는 물론이고 타격 밸런스도 2010년 느낌"이라며 "이곳에서 선배들에게 많을 것을 배우고, 야구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WBC를 잘 치르고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하겠다. 이번 W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도류(대만)=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3.02.19 09:4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