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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은행·정유사, '이중과세' 등 세법 체계 흔드는 '횡재세'에 난색

은행과 정유사들이 정치권의 ‘횡재세 도입’ 추진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현재의 자유경제 논리, 과세 체계와는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은행과 정유사의 ‘횡재세’ 적용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유가 상승,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정유사와 은행을 콕 찍었다. 횡재세란 외부 요인으로 과도한 이윤을 올린 기업에 추가로 매기는 세금이다. 은행, 정유와 같은 정부의 ‘면허업종’이 횡재세 부과의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야당은 은행과 정유사들이 정부 승인을 통해 과점시장 체제를 구축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이와 관련해 정부도 연 60조원 이자수익을 올리는 은행들의 독과점 개선 방안을 연내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전에 30~40개의 은행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통폐합 절차 등으로 인해 10개 안팎의 시중은행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정치권에서 얘기가 나왔을 뿐 실무적으로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A 은행 관계자는 “횡재세 도입 추진은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적 공세라는 의견이 있다”며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고 자유경제 시장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횡재세 도입 논의는 재원을 마련해 고금리로 힘들어진 국민들의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다. 은행권에서도 고금리로 인한 추가적인 이자수익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B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정 범위 내에서 은행들이 금리를 설정하고 있다”며 “은행연합회에서 가산 금리나 이자수익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순위가 매겨지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은행들은 16일 금융당국 수장들과 금융지주 회장들의 회동을 앞두고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독과점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이미 정부의 '은행 때리기'에 소상공인 등 취약 금융 계층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C 은행 관계자는 “과점에 대한 대응으로 인터넷은행들이 도입되는 등 시장이 과도기적인 상황”이라며 “추가 과세를 통한 시장의 통제가 합당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 업계에서도 횡재세 도입에 발끈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전량 수입해 정제 후 판매해 마진을 남기는 구조라 국제 유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원유를 수입하고 정제 후 다시 판매하는 과정은 보통 2개월이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 정유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 이럴 경우에는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이냐”며 “정유사들이 덩치가 크지만 영업이익률은 2~3%에 불과한 사양 사업”이라고 반문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4 07:00
IT

[IT IS리포트] '판교 악몽' 떨쳐낸 카카오, 하반기 '뉴 카톡'에 거는 기대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촉발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의 악몽을 가까스로 떨쳐냈다. 잠시 미뤄뒀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진화와 글로벌 영토 확장 미션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손봐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해외시장을 연결하는 창구인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 고도화는 물론 뒤처진 생성형 AI(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하루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 바닥을 찍은 주가 부양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이에 카카오는 당분간 정신없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어깨가 무겁지만, 기술 하나로 '벤처 신화'를 일궈낸 과거를 돌아보면 충분히 기대할만하다는 관측이다.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말 서비스 장애 피해 보상을 마치고 올 하반기 회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카카오의 이용자 및 비즈니스 파트너 피해 보상 규모는 약 27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의 약 39%에 달하는 수치다. 손해를 본 소상공인은 물론 무료 서비스에 대해서도 보상을 진행했다.소상공인·스타트업·소비자 대표 등으로 구성한 협의체는 카카오의 보고서를 검토한 뒤 더는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협의체가 마련한 방안을 토대로 실질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최대한 빠르고 편리하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카톡, 전 세계인의 놀이터로힘겹게 출발선으로 돌아온 카카오에게 가장 시급한 임무는 카톡 개편이다.지난 1분기 기준 카톡 이용자는 4800만여 명으로 거의 모든 국민이 쓰고 있지만 지인 기반이라는 한계 때문에 더는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2년 전에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 비판에 시달렸던 만큼 국내에서는 기회를 찾을 수도 없다.지금은 물러난 남궁훈 전 대표가 카톡으로 전 세계 50억명의 이용자를 품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유다. 그 중심에는 웹툰과 음악, 게임 등 공동체 역량을 결집해 비지인과 관심사로 연결하는 '오픈링크'가 있다.카카오는 현재 오픈링크 독립 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채팅은 카톡 계정이 필수라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어서다. 대화형 커뮤니티 콘셉트로 왓츠앱·페이스북 메신저·텔레그램·라인 등 국가별 인기 메신저와 차별화했다.오픈링크 앱에서는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다양한 페르소나(정체성)를 담을 수 있다. 일종의 '부캐'(보조 캐릭터) 개념이다. 대규모 커뮤니티 활동에 유용한 기능들도 뒷받침한다.카카오 관계자는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관련 대화를 나누거나, 카카오 맵에서 특정 장소를 검색한 이용자끼리 정보나 리뷰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오픈채팅을 명당이나 다름없는 카톡 세 번째 탭에 배치하며 실험에 나섰다. 기존에 자리했던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카카오 뷰 대비 DAU(일간활성이용자수)를 2배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가 주제를 정하는 인원 무제한 실시간 대화 '오픈채팅 라이트'도 선보였다. 입장 절차가 없어 가볍게 대화를 즐기기 좋다. 끝말잇기·나이별 수다·MBTI 등 인기 방에는 수십만명의 이용자가 참여하고 있다.이처럼 인맥이 아닌 관심사로 엮인 모임은 마케팅에 제격이다. 홍은택 대표는 지난 5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톡 생태계 내의 광고주와 커머스 판매자에게 목적이 뚜렷하게 구분된 이용자들은 낮은 비용으로 손쉽게 타깃팅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카톡 첫 번째 탭인 프로필은 텍스트가 아닌 이모티콘과 공감 버튼을 활용한 인터랙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름 전에는 투표형 스티커를 추가했다. 예를 들어 내 프로필에 방문한 지인들에게 선택지를 주고 여름휴가지를 추천받을 수 있다. 이런 소통·꾸미기 요소 덕분에 작년 말 2200만명이었던 친구 탭 DAU는 올 연말 4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카카오는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프로필 내 소통이 활발해지면 생일이나 기념일이 아니어도 선물하기(커머스) 거래액이 올라가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버팀목' 톡비즈 더 키운다이런 카톡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톡비즈 매출 신장이 목적이다.2023년 1분기 카카오의 플랫폼 부문 매출은 9647억원으로 전체의 55.4%를 책임졌다. 게임·음악·웹툰 등 콘텐츠 부문이 나머지 한 축을 맡으며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흥행 예측이 힘든 것이 변수다. 플랫폼 부문 안에서 절반의 비중을 유지하는 톡비즈가 버팀목이다. 광고형과 거래형이 5대 5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데 각각 오픈채팅, 프로필과 직결된다. 광고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과 경기 상황의 영향을 받는 톡비즈 생태계가 해외에 안착한다면 보다 안심하고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오픈채팅 트래픽 확대로 상단 비즈보드 및 지면 배너 광고 등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친구 탭은 SNS 형식으로의 변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향후 일상 공유 이벤트를 늘려 커머스와의 연계를 고려 중"이라고 했다.그러면서도 "상반기 톡비즈는 뚜렷한 회복을 보이지 못했는데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 톡 개편에 따른 성장률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로 올해 2분기에는 창사 첫 매출 2조원 달성이 유력하지만 수익성은 더 나빠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영업이익률이 1년 사이 9%대에서 4%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2월 7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29%가량 떨어져 5만원대도 위태로운 모습이다.AI 주도권도 놓쳐서는 안 된다. 카카오는 초거대 언어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어를 사전적·문맥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특징이다. 내용 요약·결론 예측·질문 답변·다음 문장 작성 등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챗GPT보다 한참 늦었지만 텍스트 메신저 역량을 접목하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빠르게 퍼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남효지 연구원은 "AI 사업 관련 비용이 작년 대비 약 1200억원 수준 증가하는 만큼 카카오 자산과 결합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다면 현 주가에 반영된 우려는 기대감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14 07:00
IT

카카오 장애 피해 소상공인 3만~5만원 지원…이모티콘 무상 배포

카카오가 지난 10월 발생한 대규모 장애의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 매출 손해를 본 소상공인은 피해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책정하고,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무료 이모티콘을 배포한다. 카카오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 지원 계획을 29일 공개했다.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로 접수한 10만5116건 중 계열사 내용을 제외한 83.1%(8만7195건)에 해당하는 사례를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이 20%, 중대형 기업이 0.2%로 뒤를 이었다. 전체 사례 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17.1%),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195건(15.1%)이었다. 이 외 5만9082건(67.8%)은 금전적 피해와 관련 없는 문의·의견·항의·격려 등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국내 일반 이용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분해 피해를 지원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은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준다. 소상공인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해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거쳐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 별도 고객센터를 운영해 소상공인 확인서·매출 피해 입증 자료·서비스 활용 영업 입증 자료 등을 받는다. 이와 별개로 소상공인연합회의 제안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전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무상 캐시를 지급한다.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는 사과의 의미를 담은 이모티콘 총 3종(영구 사용 1종·90일 사용 2종)을 제공한다. 해당 이모티콘은 오는 1월 5일부터 카카오톡에서 받을 수 있다. 협의체 합의 사항 외에도 서비스 장애의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다짐 보고서'와 중소사업자, 농수산물 생산자를 연결하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 감사 쿠폰 2종(2000원·3000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도 지원책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제휴 PC방 혜택을 강화해 게임 이용자의 PC방 방문을 유도한다. 앞서 접속 장애 보상으로 약 5700개 매장에 전용 요금 상품을 지급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택시 유료 구독 서비스 가입 기사들에게 장애 발생 시간의 3배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포인트로 보상했다. 장애 시간 동안 운행한 가맹 택시의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 피해 대리운전 기사 회원들에게는 2만5000원에서 5만원의 감사포인트와 최대 1만원의 교통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협의체에 참여한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감사는 "카카오 사태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업 사이에 긴밀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 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2.29 16:31
생활/문화

'네이버·카카오 독식 안 돼'… 김성태 의원, 사이버 골목상권 보호법 추진

네이버 등 대형 포털로부터 중소 상공인을 보호하는 사이버 골목상권 보호법 제정이 추진된다.자유한국당 김성태(비례대표)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네이버는 75% 이상의 높은 검색 점유율을 바탕으로 여전히 중소 상공인과 스타트업의 업종인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잠식하고 있다"며 "카카오도 카카오드라이버 출시로 4000여 개 대리운전 업체를 고사 위기에 몰아넣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이 제안한 특별법안은 일정 기준 이상의 포털 사업자를 '인터넷 대기업'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인터넷 포털 사업자가 행하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시장으로 획정하고, 전체 서비스 중 일정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는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또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기반의 막대한 수익에 비해 사회적 책무가 미흡하다고 보고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키로 했다.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이용해 중소기업, 대기업 간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검색 원칙의 공정성 부분을 명문화할 계획이다.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온라인공정위원장은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75% 내외이고 영업이익률이 20%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권 위원장은 "국내 소상공인 중 약 70.2%가 포털 광고를 이용하지만 대형 포털은 이런 소상공인의 주머니를 쥐어짜기에 바빴다"며 "엄청난 영업이익률에도 포털 측은 광고비 현실화 노력은 없고 비용 올리기에만 급급했다"고 주장했다.권 위원장은 그 예로 네이버 '꽃배달' 키워드 검색 광고를 들었다. 최상위 상품 단가 기준으로 2008년 780만원대였는데 최근에 2600만원으로 3배가 넘게 급등했다는 것이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2017.07.03 17:36
생활/문화

최대 실적에도 한참 뒤진 카카오…네이버 독점은 오히려 강화

네이버와 함께 국내 양대 포털 사업자인 카카오의 작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네이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년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고공 행진 하고 있다.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청한 동의의결에 따라 시장 지배적 상황을 개선하기로 했지만 오히려 네이버의 시장독점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영업이익 10배 차이다음과 합병한 이후 부진하던 카카오가 작년 한 해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2016년 연간 매출이 1조4642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7%, 31%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창사 이후 처음으로 1조원대에 진입했다.카카오는 게임·뮤직 등 콘텐트 플랫폼 매출이 2015년보다 156.5% 성장한 7018억7900만원을 기록, 1조원대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멜론 인수 효과가 나타나며 2015년과 비교해 뮤직 콘텐트 플랫폼에서 연간 1036억원의 매출 상승 효과가 있었다.카카오의 이 같은 호실적에도 네이버와 격차는 크기만 하다.특히 네이버(1조1020억원)와 카카오(1161억원)의 2016년 영업이익 차이는 9.4배가량으로, 거의 10배에 육박한다. 이는 2015년 8.6배에서 더 벌어진 것이다. 순이익도 2015년 6.6배 차이에서 2016년에는 11.4배가량으로 더욱 크게 벌어졌다.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한 직후인 2014년 4분기만 하더라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0.1% 포인트로 크지 않았다.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는 극과 극인 광고 매출이 한몫했다.네이버는 PC와 함께 모바일 광고도 증가하며 연 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6년 4분기 광고 매출은 8219억원으로 2015년 4분기 6469억원보다 27.1%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은 56%에 이른다. 작년 연간 광고 매출은 2015년보다 27.8% 증가한 2조9670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반면 카카오가 PC와 모바일을 합친 작년 연간 광고 매출은 2015년보다 11.1% 감소한 5339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와 비교하면 5.6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네이버 상생 3년… 독식 오히려 강화이번 실적에서 보듯 네이버의 포털 시장독점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나마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가 쫓아가기 버거운 상황이다. 2014년 네이버가 시장독점 현상을 개선하고 상생을 위해 공정위에 신청한 동의의결에도 불구하고 변한 것은 없는 셈이다.공정위는 2013년 초 골목 상권 침해와 부당 경쟁 등 네이버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중소 상인과 소비자 피해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준비했다. 이럴 경우 어마어마한 과징금이 예상됐는데, 네이버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동의의결 제도란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일으킨 사업자가 스스로 재발 방지 대책을 제안하고 피해 보상 등 시정 방안을 제안할 경우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 등 법적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네이버는 시장독점적 사업자로서 제재를 받는 것보다는 3년간 총 1000억원 규모의 상생 사업을 자발적으로 추진한다는 동의의결안을 냈고 공정위는 2014년 3월 이를 최종 수용했다.그러나 포털 시장에서 바뀐 것은 없다.네이버는 여전히 국내 포털 시장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고, 새로운 시장인 모바일 검색 점유율도 80%에 이른다. 또 작년 광고 매출은 전국 3000개가 넘는 언론사의 총 광고 매출 1조5000억원의 2배가량을 차지했다.또 동의의결에 따라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중소상공인희망재단도 기금 출연이 진행되지 않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이에 네이버의 시장독점을 규제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출입 기자들과 만나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 포털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안을 연구하겠다”며 “규제가 아예 없으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만큼 구체적으로 규제안을 연구해서 차기 방통위에 의견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2017.0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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