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자백’ 소지섭, 데뷔 27년 차의 과감한 도전…“새로운 모습 담겨 만족” [일문일답]
배우 소지섭이 영화 ‘자백’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마쳤다. 데뷔 27년 차에 접어든 그가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것. 소지섭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민호 역을 맡아 변신을 꾀했다. 살인 누명을 쓰고 용의자가 됐을 때 억울함을 호소하는 절박함부터 변호사를 쥐락펴락하며 상황을 주도하려 하는 날카로움까지 한 캐릭터의 다면적인 모습을 유려하게 표현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출연 계기가 있나. “30년 가까이 연기를 하다 보니 ‘관객들이 나에 대해 더 궁금해하는 게 있을까. 내게 새로운 것이 있나’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동안 해왔던 비슷한 느낌의 연기에 지친 상태였고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하던 때 ‘자백’ 시나리오를 받았다. 스릴러가 처음이긴 하지만 장르를 떠나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대본에 없는 자세한 내용과 함께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감독님의 편지가 있었다. 내가 할 일을 쭉 적어놓은 편지였는데 그게 마음을 움직인 요소가 됐다.” -할 일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나. “모든 감독님은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나. 윤종석 감독님 역시 그걸 원했던 것 같다. 처음 유민호가 등장했을 때 누가 봐도 무죄였으면 하는 인물이 보이길 원했다.” -촬영 전 원작을 봤나. “처음엔 원작이 있는지도 몰랐다. 시나리오를 받고 원작을 봤다. 마지막 반전이 기가 막히더라. 그런데 우리 영화는 큰 틀과 시작 부분만 비슷하고 마지막 반전 등 나머지는 많이 바뀌었다. 반전도 있지만, 반전을 향해 달려가는 중간중간이 훨씬 더 매력적인 영화다.” -유민호는 어떤 캐릭터인가. “나쁜 사람이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워 결국 완전한 악인이 되는 인물이다. 한 번 실수를 하게 되면 계속 실수를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연기했지만 좋게 봐줄 수는 없는 인물이다.” -처음으로 악인 연기에 도전했는데 어땠나. “지금까지 싸움을 해도 정의로운 편에 섰다. 악인 역할의 대본을 받아본 적도 없다. 살면서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는 쾌감도 있었지만, 하면 안 될 것을 하니 힘들기도 했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감정이 유지되다 보니 계속 악몽을 꿨다.”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감독님과 시나리오를 믿고 연기했는데 연기하면서 새로운 모습이 있는 것 같더라. 처음부터 악인이 아닌 유민호가 잘못된 선택으로 점점 변해가는 과정이 담기길 바랐다. 한편으로는 관객이 ‘얘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게 궁금증도 유발하고 싶었다.” -김윤진과의 호흡은 어땠나. “일단 김윤진은 정말 베테랑이다. 1시간 40~50분 되는 분량을 다 외우고 있어 깜짝 놀랐다. 그리고 감정 컨트롤도 빠르더라. ‘그런 걸 배워야 하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좋은 자극을 받았고, 좋은 기 싸움을 한 것 같다.” -김윤진이 ‘스간지’(스릴러+소간지)라고 칭찬하던데. “계속 이런 거(스릴러 장르) 하라고 하더라. 같이 연기했지만 큰 화면으로 봤을 때 새로웠나 보다. 악인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나나와의 호흡은 어땠나. “아이돌 같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실제로 촬영해보니 눈이 정말 매력적이라 빨려 들어갔다. 나보다 어려운 상황의 장면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정확한 디렉션을 주면 빠르게 캐치해 자기 걸로 만들더라. 모니터보고 깜짝 놀랐다.” -영화가 치밀하게 구성돼 한 번 놓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나도 관객에게 궁금한 부분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재미있게 봤다’는 반응이 나올지 혹은 ‘힘들었다’는 반응이 나올지는 나도 궁금하다. 팝콘을 샀는데 집중하느라 못 먹었다는 후기를 봤는데 재미있더라. 그렇다고 해서 이런 느낌의 영화가 안 만들어지면 안 될 것 같고,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엔딩이 원작과 가장 많이 다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원작의 엔딩은 임팩트가 세다. 한국에서는 똑같이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고, 똑같았다면 매력이 없었을 거다. 오히려 바뀐 시나리오에서 반전이 오픈된 뒤 오는 긴장감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데뷔 30년이 다 돼가는데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나. “‘더 이상 나에게 새로운 게 있나’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에 ‘자백’을 하면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감독님,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나 혼자서는 답을 못 찾을 것 같다.” -첫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는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액션을 해보고 싶다. 공포는 아직 들어온 게 없다. 하지만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다양하게 해봐야 새로운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고 보는 사람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앨범 발매는 안 하나. “노래를 낼 때는 이유가 있었다. 항상 투어 전에 앨범을 발매했었는데 코로나19로 팬들을 만날 시간이 거의 없다 보니 안 냈다. 나중에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고민해보지 않을까 싶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보고 있는 게 있는데 아직 결정은 안 했다. 하게 된다면 내년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2.10.21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