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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예능, 왜 인기있나?…시청자들, ‘느낌 아니까’
프로그램 안에서 가족을 다루는 소위 '가족예능'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가족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은 주로 명절 특집 등 일회성으로만 접할수 있었던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말 프라임시간대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뿐 아니라 TV만 켜면 방송될 정도로 그 수 역시 늘었다. 연예인 또는 주목도 높은 일반인의 가족 이야기를 펼쳐놓는게 아예 히트예능의 주요 코드로 자리잡은 셈이다. 프로그램의 수가 늘어난만큼 그 종류와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집단 가족 토크쇼부터 고부 및 장서 관계에 초점을 맞춘 예능, 아이들과의 관계를 보여주거나 육아 자체를 소재로 하는 예능 등 카테고리를 나누자면 수도 없이 많다. 가족예능이 어떤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그 인기요인을 분석했다. ▶육아예능부터 시집살이 예능까지 종류도 다양해가장 대표적인 가족예능의 형태는 집단 가족 토크쇼다. 주로 스타 1인과 그의 가족들이 출연해 서로에 대해, 또는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방식이다. JTBC '유자식 상팔자'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KBS 2TV '맘마미아'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타와 가족이 출연해 상호 폭로전을 펼치며 웃음을 자아내는가하면, 속에 담아두고 꺼내놓지 못한 이야기까지 방송을 빌미로 털어놓으며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종종 출연자 가족이 갈등하고 다투는 모습을 담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엔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 감동적인 마무리를 보여준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티격태격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분석이다. '육아'는 가족예능의 종류 중에서도 가장 '핫'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저조한 시청률로 헤매던 MBC '일밤'을 부활시킨 코너 역시 아빠와 아이의 1박2일 여행기를 담아낸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다. 돈벌이에 바빠 육아에 무심하거나 또는 서툴었던 아빠들이 직접 아이를 돌보고 소통을 시도하는 과정을 담아내 재미를 줬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부성애를 강조한 육아예능이다. 이휘재·추성훈·이현우·장현성 등 네 명의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를 그린다. 서툴지만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해내는 아빠들의 모습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네 명의 아빠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고 자녀들에게 할아버지의 소중함을 되새겨주는 모습 역시 감동을 줬다. 이 두 프로그램을 의식했는지 SBS도 이달 중으로 육아예능 '오 마이 베이비'를 내놓았다. 임현식·임하룡 등 '할배'뻘 연예인들이 손주를 돌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큰 인기를 얻은 tvN '꽃보다 할배'의 장점과 '아빠!어디가?'의 장점을 버무려낸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부와 장서 관계를 다룬 예능도 넘쳐난다. 부부 토크쇼였던 SBS '자기야'는 최근 장모와 사위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는 관찰예능 형태로 포맷을 바꿨다. '백년 손님'이란 부제까지 쓰면서 사위와 장모가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다양한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 신선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고부간의 관계와 시집살이를 집중적으로 그린 예능도 많다. JTBC '대단한 시집'은 예지원·서인영·김현숙 등 미혼 스타들이 가상 시집살이를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JTBC '고부스캔들'과 채널 A '웰컴 투 시월드'는 실제 고부 관계인 스타 가족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한다. 종종 출연자들로부터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이 나와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속 시원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다. ▶가족예능 봇물 왜?가족예능이 쏟아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청자들의 선호가 끊이지 않고, 그만큼 시청률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시청률에 목마른 방송사들이 가족 소재 예능을 배제하거나 포기하기 힘든 이유다. '아빠! 어디가?'는 꾸준히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유자식 상팔자'도 3주 연속 지상파 예능을 시청률로 따라잡아 화제가 됐다. 지난 추석기간 파일럿 형식으로 전파를 탄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총 3회 전 편이 8%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높은 시청률로 증명된 인기에 힘입어 일요일 저녁 메인시간대에 정규 편성됐다. 경쟁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저격수로 나서게 된 셈이다. 그 외에도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자기야' 등 고정팬층을 형성하면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그렇다면, 시청자들은 왜 가족예능을 좋아할까. 방송관계자들은 가족예능의 주된 인기요인 중 하나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수월하다"는 말을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은 가족 예능을 통해 마치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몰입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며 "가족예능은 단순히 재미만 주는게 아니다. 시청자들이 가족과 함께 방송을 시청하면서 자신의 가족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고 분석했다. 스타들의 리얼한 일상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는 흥미롭다. 가족예능은 스타들의 평상시 모습을 엿보고, 가족들과의 대화와 관계를 통해 실제 성격이 어떤지 알아볼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빠!어디가?' 제작진은 "대본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아빠와 아이들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조작이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2013.10.10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