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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은행들 ‘퇴직연금 갈아타기’ 마케팅 사활.. 수익률 가장 높은 은행은

은행들이 ‘퇴직연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퇴직연금 갈아타기’로 400조원에 육박하는 ‘머니무브’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눈을 사로잡는 모델을 기용하는가 하면, 1대1 자산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퇴직연금’ 현주소는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에 보유 중인 계좌를 해지해 현금화하지 않아도 더 높은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운용하는 금융사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오는 31일부터 시작된다.현재 퇴직연금 사업자를 바꾸기 위해서는 기존 계좌를 해지해 현금화한 후 다시 가입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모두 퇴직연금 가입자 몫이다. 그동안 번거로움은 물론이고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를 변경하지 못했던 이유다.당초 금융당국이 오는 15일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퇴직연금사업자별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시 시점을 이달 말로 연기된 바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은행(51.8%)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증권사(22.6%), 생보사(20.5%), 손보사(3.9%) 순이다. 은행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비교공시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 상품의 최근 1년간 운용수익률은 2분기말 원리금 비보장 기준 하나은행 수익률은 14.83%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은행 13.73%, 우리은행 13.04%, 신한은행 12.81% 순이었다. 증권사에 뺏길라…은행 ‘마케팅’ 총력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수익률은 증권사, 생보사보다 낮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증권사의 수익률은 7.11%이었는데, 은행은 4.87%였다.퇴직연금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말에는 5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거대 시장인데, 소비자들이 은행보다는 증권사 등 수익률이 더 좋은 금융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오면서 은행들은 퇴직연금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우리은행은 연말까지 퇴직연금 실물이전 금액에 따라 최대 1000만원의 경품을 증정하는 ‘우리 퇴직연금 실물이 낫네’ 이벤트를 내놨다. 우리금융그룹 광고 모델인 가수 아이유가 등장하는 ‘퇴직연금의 A to Z, 우리 연금프렌즈’ 광고도 선보였다. 이번 광고는 퇴직연금에 대한 세대별 다양한 고민과 궁금증을 아이유가 해결해 주는 내용을 담았다. 신한은행도 개인형 IRP 계좌를 신규하고 타 금융회사 IRP 계좌 보유자산의 실물이전을 사전예약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IRP 실물이전을 완료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신세계 1만원 상품권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KB퇴직연금 1:1 자산관리상담서비스’를 전면 시행했다. 퇴직연금 전용 고객센터를 통해 자산관리 전문가와의 1:1 전화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11월까지는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방문해 은퇴·노후 자산관리 상담을 완료한 모든 고객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은퇴·노후 자산관리, 한 잔의 커피와 여유있게!’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하나은행은 1억원 이상 개인형 IRP 또는 DC형을 보유 중인 연금 VIP 고객을 위한 전문 대면상담채널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 2일에는 하나금융그룹의 광고 모델인 가수 안유진이 참여한 ‘퇴직연금, IRP는 하나은행’ 광고 영상을 공개하며 홍보에 나섰다.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갈아타기를 대비해 고객에게 자사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며 “수익률을 쫓는 고객도 있겠지만, 안전하고 개인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은 은행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0.18 11:23
금융·보험·재테크

금융당국, '성과급 잔치' 보험사, 카드사도 긴급 점검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대부업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로 역대급 실적을 올려 연봉의 절반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카드회사까지 나오자 카드사들에 대한 현금서비스 등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해 고통 분담을 요구할 계획이다.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성과급이 이익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성과급 측면에서 현황이 어떤지 보는 것으로 우선은 이익이 많은 보험사 일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돈 잔치'를 경고하면서 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이 커지자 보험사들도 적정하게 운영하는지를 파악해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생·손보사들은 지난해 총 9조여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토대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직원 성과급 잔치를 벌여 고객의 어려움을 외면하면서 대출 문턱만 높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보험회사들은 대출 심사가 필요 없고 중도 상환 수수료나 연체 이자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약관 대출을 줄이는 추세다. 고객에 빌려주는 보험사의 무증빙형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최고 13%를 넘어섰다.이런 가운데 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1조2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늘었고,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68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순이익은 5745억원, DB손해보험은 9970억원에 달했다.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7243억원, 한화생명은 7971억원, 신한라이프는 4636억이었다.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였다.DB손해보험도 지난달 31일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40% 내외가 성과급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대부분의 생·손보사가 좋은 실적을 냈고 내달 말에 성과급이 책정되는 회사들까지 합친다면 업계 전체적으로는 수천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된다.아울러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과도한 배당 자제를 요구하는 가운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의 결산 배당 총액은 1조3600여억원으로 전년보다 60% 넘게 늘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도 자금시장에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배당은 작년 수준 정도로 하면서 손실흡수 능력 확충 등 자본 건전성 강화에 신경을 쓰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17 08:37
금융·보험·재테크

5대 손보사, 풍수해보험 가입 안내는 소극적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입은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손해보험사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저조하다. 여기에는 손보사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배경으로 꼽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최승재 의원에 따르면 풍수해보험의 저조한 가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자체가 매년 풍수해보험 가입 촉진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의 풍수해보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고, 지난해 통과됐지만 지난 7월 기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7.1%로 여전히 매우 저조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풍수해보험을 취급하는 5대 손해보험사(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는 풍수해보험 가입 독려를 위한 홍보나 이벤트를 전혀 하지 않거나, 홈페이지 내 코너 제작 등에 그치는 등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갱신을 위한 안내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5대 손해보험사 중 NH농협 손해보험의 경우 2019년과 2021년, 2022년 홍보 물품 제작 및 배부를 통한 홍보를 진행했고, DB손해보험의 경우 2019년만 홍보 물품을 제작하는 데 그쳤다. DB손해보험은 2020년부터 홈페이지 내 가입 상담 홍보를 제외하면 별다른 홍보를 진행하지 않았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현대해상의 경우에는 4년간 아예 가입 독려, 촉진을 위한 이벤트나 홍보를 진행하지 않았다. 최 의원 측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의원실의 자료요청이 지난달 29일 이뤄지면서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답변을 제출했다가 급박하게 지난 13일부터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하는 풍수해보험 특성상 갱신 안내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역시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직관적인 문자 안내의 경우, 문자 안내를 진행하는 NH손보, KB손보, 삼성화재의 경우 전체 대상자 대비 평균 안내 건수 비율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알림 수단 선택 방법에 따라서 문자 외에 우편이나 전자우편 등으로도 안내를 하고 있으나, DB손보와 현대해상의 경우는 아예 문자 알림을 하지 않으면서 올해 기준 대상자 중 안내 비율도 70~80%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는 갱신 미안내의 주된 사유로 고객 요청 등에 따라서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실상은 풍수해보험업계의 작은 규모와 무의미한 수준의 수익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9.18 16:15
경제일반

이틀 폭우에 침수차 1만대, 피해액 1400억원 넘어

지난 8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침수 피해차량이 1만대에 육박하며, 피해액이 14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집중 호우 등에 따른 차량 피해 현황(비래물 및 차량침수피해)은 지난 8일부터 12일 오전 10시까지 총 9986건, 추정 손해액은 1422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90%를 점유하고 있는 4개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에 접수된 피해 현황은 총 8488건, 추정 손해액은 1208억8000만원이었다. 4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중 국산차와 외산차 피해건수는 각각 5701건, 2787건이며, 추정 손해액은 505억1000만원, 703억7000만원이다. 12개 손보사 전체로 보면 국산차 피해건수는 6707건, 추정 손해액은 594억2000만원이다. 외산차는 3279건의 피해건수와 함께 827억9000만원의 손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1400억원대 피해액은 지난 2020년 피해액 1157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당시에는 7월부터 9월까지 석달간 장마와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 등이 잇따라 한반도를 덥치며 피해규모가 커졌다. 올해는 단 4~5일간의 집중호우만으로 1400억원대 피해가 생긴 상황이다. 게다가 다음주에도 폭우가 올 것이란 기상청 예보가 이어지면서, 차량 침수 피해액은 15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8.13 13:13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다 모은 카카오 금융, 다 모인 삼성 금융

다른 듯 비슷한 두 기업, 카카오와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은행부터 증권·간편결제·보험까지 금융 분야를 다 모았고 삼성은 '모니모'라는 브랜드로 흩어져 있던 카드·증권·보험 계열사를 한데 모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움직임을 두고 핀테크가 골리앗을 움직이게 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카카오는 보험 사업 허가까지 받아내며 금융 사업을 위해 '드래곤볼'을 다 모았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 금융의 '완성'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8월 상장하면서 "금융 산업에 메기가 아닌 상어가 등장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장과 동시에 금융사 시가총액 1위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금융 산업 진출에는 늘 '메기효과'가 따라다녔다. 메기효과란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더욱 강해진다는 의미로, 기업의 경쟁력을 늘리려면 적절한 위협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경영이론이다. 이어 2020년에는 카카오페이증권으로 증권업계를 자극했다. 올해 초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베타 버전 서비스를 시작, 여의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지난 14일 정식 버전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영업 중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하반기 카카오톡에서 종목을 공유하고 시세 확인뿐만 아니라, 간단한 주식 거래까지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3월 말 해외 소수점 거래 서비스까지 추가한 후 사용자 이용행태와 안정성에 대해 검토한 뒤 14일 MTS 베타버전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보험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카카오손해보험 본허가를 내줬다. 이에 상반기 안에 법인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3분기 안에 영업 개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해보험은 디지털 보험사로 인가를 받았다. 디지털 보험사는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 90% 이상을 전화·우편·컴퓨터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대면 영업은 없고 전부 비대면 영업으로 가입자를 유치한다. 카카오페이는 본허가 승인 직후 청사진을 발표했다.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이끌어 온 최세훈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보사로 보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의 무기는 역시 월 50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은 물론,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강력하다. 이로써 카카오톡을 열면 결제부터 보험가입, 은행 업무, 투자까지 금융 소비 전반이 가능해졌다. 금융업계가 카카오의 금융사업에 대해 경계 모드를 가동하고 있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자리 잡으면서 은행들도 카카오의 금융을 혁신이라고 얘기하며 인정하는 분위기가 됐다"며 "특히 카카오는 모바일에 친숙한 미래 세대한테 선택받을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은행들도 혁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카카오 플랫폼에 친숙한 미래 고객을 뺏길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 카카오가 발을 뻗은 보험업계에서는 소비자 권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사에 경쟁 심화로 인한 고객 이탈 및 판매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 감소 등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빅테크들이 차별화된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새로운 보험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판매해 MZ세대 등 기존 보험회사의 잠재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카오 쫓는 삼성 '모니모'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4곳이 뭉쳐 '모니모'라는 앱을 지난 14일 시작했다. 모니모는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모인 곳은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이다. 모두 각 업계서 1~2위에 오른 대형 금융사다. 1개의 앱 안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핀테크 플랫폼의 움직임을 쫓아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모이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업계는 지켜보고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핀테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4월부터 통합 앱 개발에 착수한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삼성카드 마이홈 앱을 재단장하는 방식으로 통합 앱을 선보였다. 삼성카드가 통합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맡았고, 삼성생명과 화재, 삼성증권이 공동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비용을 삼성카드에 분담했다. 모니모에서는 하나의 계정에서 삼성 금융 4사의 거래 현황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각 사가 엄선한 대표 금융상품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 출동, 삼성카드의 한도 상향 신청, 삼성증권의 펀드 투자 등 각사의 앱 등을 방문해 신청해야 하는 기능을 모니모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기존에 삼성 금융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계좌통합관리, 간편 송금, 신용관리, 환전, 부동산·자동차 시세 조회 등 종합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기존 핀테크의 자산조회·관리 서비스와 결이 비슷한 '통합 앱'이라고 볼 수 있다. 단, 삼성 금융 계열사의 정보가 중심이며 단순 서비스 결합의 형태에서 나아가지 못했고, 은행은 빠져있다는 단점이 있다. 당장 삼성카드는 '모니모 카드'를, 삼성생명은 '모니모 전용 미니보험 2종'을 출시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니모 앱에서만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둘 다 MZ세대를 위해 설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미니보험은 세분화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들에게 소액으로 가입 기회를 제공하는 틈새시장용 상품"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에 친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으로,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삼성 금융 계열사를 이용하는 회원 수만 모니모에 묶어두기만 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 플랫폼처럼 고객 편의성에 충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는 회원 수만 총 2500만명가량이다. 이는 은행 앱 1위 카카오뱅크 가입자 1800만명보다 700만명 정도 많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4.20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개·고양이 키우는 인구 1500만 시대…한 달에 쓰는 돈도 는다

#맞벌이 부부 정 씨는 최근 입양한 강아지를 위해 벌써 반려견에게 드는 비용을 준비 중이다. 정 씨는 "반려견이 아파 치료비가 많이 나오거나 큰 비용이 들 것을 대비해 매월 30만원씩 돈을 따로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인구 1500만시대가 코 앞이다.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는 동물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K.로렌츠가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의 29.7%에 달한다. 그만큼 반려동물에게 사용하는 비용도 늘고 있다. 처음 분양받을 때 들어가는 비용부터 사료비는 물론이고 치료비나 반려동물용품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더해지는 추세다. 이에 반해 반려동물보험 가입에는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반려견 사료·간식·미용에 쓰는 돈 11만원…위탁·펫테크 비용 추가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1일 공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인은 144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려견 양육가구가 80.7%로 가장 많았고 반려묘 양육가구는 25.7%였다. 한국 반려견 수는 586만 마리, 반려묘 수는 211만 마리로 추정됐다. 반려가구는 반려동물 관련 건강관리나 상해·질병을 입었을 때 지출하는 치료비를 제외하고 매월 고정적으로 드는 반려동물 관련 양육비로 평균 14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는 2018년 매월 평균 12만원을 지출했던 것에 비해 2만원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반려동물 '한 마리'에 지출되는 양육비를 추산해보면 반려견 한 마리에 필요한 양육비는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가 한 마리당 월 11만원 정도의 양육비를 지출하고 있다. 반면 반려묘만 기르는 가구는 한 마리당 월 7만원 정도의 양육비를 지출했다. 양육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사료비로 33.4%를 차지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간식비로 17.8%를 차지하며 식비 관련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 이외에 용변 패드나 모래, 미용·위생 관련 용품 등 일용품을 구매하는데 11.1%를 지출하고, 미용비·트리밍비에 10.0%를 지출하고 있다. 양육비 외 필수적으로 드는 비용이 치료비인데, 나이가 들수록 금액이 늘어났다. 지난 2년간 반려동물 관련 치료비를 지출한 경우가 있는 반려가구는 71.0%로, 총치료비는 평균 46만5000원이었다.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에서는 46만4000원을, 반려묘를 기르는 가구에서는 46만원을 총 치료비로 지출했다. 특히 반려견은 1세에 41만2000원으로 치료비가 많다가 2세에 감소했다. 점점 비용이 커져 8~9세가 되면 70만8000원, 10~14세에는 94만1000원으로 오르다가 15세 이상이 되면 50만9000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1·2인 반려가구가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양육비 외에도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나 펫테크 기기에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추세다. 5년째 반려견과 사는 1인 가구 A 씨는 "사료비·간식비에다가 강아지가 혼자 있을 것을 우려해 유치원까지 보내 한 달에 거의 30만원 정도를 소비하고 있다"고 했다. 반려동물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40분에 달한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반려동물 혼자 있는 시간이 평균 7시간 20분 정도로 길었다. 외출 시 집에 혼자 남은 반려동물에 대한 걱정을 덜기 위해 반려동물을 대신 맡아주는 위탁시설을 40.6% 정도가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1회에 평균 2.6일 정도를 맡겼고, 17만5000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일에 6만8000원 정도를 쓰는 것이다. 같은 고민으로 반려가구 중 64.1%가 펫테크 기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펫테크(Pet-tech)’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양육에 도움을 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반려가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펫테크 기기는 자동 급식·급수 도구(39.4%), 모니터링 CCTV·카메라(30.3%), 반려동물용 자동 장난감(26.1%)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이용을 희망하는 제품으로는 의사소통지원 스마트기기, 건강·운동량 추적기에 관심을 보였다. 펫보험 가입은 아직…"점차 가입률 늘어날 것" 기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펫보험산업도 성장 중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현대해상이 국내 손보사 최초로 펫보험을 출시한 후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해 앞다퉈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현재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해보험 등 10개사다. 보험사들은 반려동물이 병원에 갈 때 실제 의료비를 보장해 주고 돌발행동으로 생기는 금전적 피해도 보장해 주고 있다. 하지만 펫보험은 아직 반려인들의 관심 밖이다. 7살이 된 강아지를 키우는 B 씨는 "강아지가 어릴 때는 보험 생각도 않다가 이제 나이가 들어 가입할까 해서 알아보니 반려견 나이가 많아 가입에 걸리는 것들이 많고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펫보험은 보험료가 3만~9만원에 이를 정도로 높은 편이다. 게다가 피부병이나 슬개골 탈구 같은 애완견이 쉽게 걸리는 질병은 보장이 되지 않거나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정작 반려동물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쓸모없다'는 인식이 높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0.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견 치료비 중 '슬개골 탈구' 같은 수술비 청구가 늘어나면서 손해율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에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면서 펫보험도 동시에 성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인슈어테크를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가 지난해 3조3753억원에서 2027년 6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은 펫보험 가입률이 두 자릿수다. 우리나라도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생기면서 가입률이 점차 늘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3.24 07:00
경제

[보험?보험!] 올해 실손보험료 8∼20% 인상된다

올해 주요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인상률이 최고 19.6%로 확정됐다.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에게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손해보험 주요 4사의 실손보험 인상률이 상품 유형에 따라 평균 11.9∼19.6%로 파악됐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구 실손보험이 각사 평균 17.5∼19.6%, 이후 2017년 3월까지 팔린 표준화실손보험이 각사 평균 11.9∼13.9% 올랐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4개 주요 손보사 중 삼성화재의 구 실손보험 인상률이 19.6%로 가장 높았다. 또 삼성·한화·교보생명이 구 실손보험을 평균 8∼18.5%, 표준화실손보험을 평균 9.8∼12.0% 각각 인상했다. 20% 넘는 인상률을 적용한 곳은 롯데손해보험이 유일했다. 구 실손보험과 표준화실손보험을 각각 평균 21.2%와 평균 23.9% 올렸다. 이는 금융당국과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한 해 인상률 상한선 25%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경영개선협약에 따라 한화손해보험이 50%대 인상률을 적용해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이에 올해 구 실손과 표준화실손 보험료 인상률을 각각 6.8%와 8.2%로 결정했다. 2017년 4월 이후 팔린 신 실손보험은 생·손보사 모두 보험료를 동결했다.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여기에는 작년 상반기 구 실손보험과 표준화실손보험이 큰 적자가 난 탓이 컸다. 실제 지난 2019년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조8000억원, 위험손해율은 133.9%를 기록했다. 구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142.2%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아 142만2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실손보험료는 3∼5년 갱신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실제 인상이 단행돼 체감 인상률이 대체로 50%가 넘고 고령자의 경우에는 2∼3배가 오른 고지서를 받는 경우도 많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3.10 07:00
경제

뱅크·페이, 다음은 보험…금융 파고드는 카카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금융 소비자들의 손에 익어가자, 카카오가 다음 금융 플랫폼 타깃으로 '보험'을 겨냥했다. 하반기 빅테크와 보험이 결합한 디지털 손해보험사(손보사)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2021년에는 '디지털 보험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어서 보험업계 내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보사 예비인가 신청을 완료했다. 카카오의 손보사는 카카오페이가 대주주로 경영권을 갖고, 카카오는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로 설립된다. 당국이 예비인가를 승인하면 카카오페이는 손보사 법인을 설립하고 본허가 승인을 받는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카카오 보험의 출범 목표는 올해 하반기다. 이는 지난해 삼성화재와 합작 손보사를 만들기로 한 것이 무산된 지 6개월여 만이며,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캐롯손해보험이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것이 처음이다.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로 지난해 1월 출범한 캐롯손보는 주행거리에 따라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과 필요할 때만 보험을 스위치처럼 껐다 켤 수 있는 '스마트ON보험' 등 기존 보험상품과 차별화된 상품들을 출시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하나손보(옛 더케이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고, 여기에 카카오까지 디지털 손보사 시장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국내 최초 핀테크 기업이 만드는 보험인 만큼,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보험사는 기존 보험사와 달리 지점이나 설계사를 둘 수 없고 텔레마케팅도 하지 않고, 모바일 앱과 웹 서비스로 영업하면서 상품도 직접 개발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이는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증권 등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가 운영되는 방식과 결을 같이 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해 인재 영입과 전산시스템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고,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인 인바이유를 인수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금융 플랫폼을 안착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약 45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이 카카오의 보험영업을 뒷받침해줄 전망이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증폭된 시대적 변화를 등에 업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날개를 달아주며, 전통 보험사들을 긴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을 무기로 카카오뱅크를 은행권 '메기'로 성공시킨 카카오의 보험사 설립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불과 2년 만인 2019년에는 연간 기준 흑자전환에도 성공했고, 은행업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가입자 수 3500만명, MAU 2000만명을 넘어섰고, 2020년 3분기까지 누적거래액 47조원으로 2019년 연간 거래액을 3분기 만에 달성했다. 카카오의 새로운 금융 플랫폼이 될 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단기·소액보험 분야부터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보험사를 카카오페이가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고객 접근성을 바탕으로 2030대부터 차근차근 세력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의 '디지털화'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얘기할 정도로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는 영향력이 크다"며 "번뜩이는 상품을 내놓는 것도 카카오 금융 서비스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1.11 07:00
경제

나라선 '보험료' 카드결제 하라는데…보험사는 '불편'

“계좌 잔고가 비는 경우가 생긴 적이 있어서 이번에 보험료를 전부 카드결제로 바꾸려고 했는데, 다른 보험은 카드결제가 되는데 생명보험사에 가입한 보험료만 카드 납부가 안 된다네요. 요즘 시대에 카드결제가 안 된다고 하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포털사이트의 지역 맘 카페에서 이런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드결제, 간편결제 등 현금이 사라지는 사회가 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보험사의 보험료는 여전히 카드 납부를 두고 요지부동이다. 손해보험사는 그나마 수용하는 분위기지만, 생명보험사는 유독 수수료 부담에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 생보사들은 2% 남짓의 카드수수료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보험료 카드납부를 두고 소비자의 불만이 계속되자, 21대 국회에서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법안이 다시 발의돼 보험업계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역마진 우려…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18개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부 지수는 4.5%로 집계됐다.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 16조1225억원에서 카드 결제가 이뤄진 수입보험료는 7176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생보사 가운데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보험사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오렌지라이프·IBK연금생명·ABL생명·KDB생명·메트라이프생명·푸르덴셜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 등 9개사다. 이 중 라이나생명이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36.9%로 생보사 중 가장 높았다. AIA생명과 신한생명은 각각 15.8%, 13.9%로 나타났다. 삼성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ABL생명의 경우 1%가 채 되지 않았다. 손보사들은 생보사보다 그나마 나은 편이다. 16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2분기 카드결제 원수보험료 금액은 5조6343억원으로 전체 원수보험료(19조5380억원)의 28.8%로 나타났다. 이는 생보사보다 7배가량 높은 수치다. 보험사별 카드결제 비중은 캐롯손해보험이 87.8%로 가장 높았으며 AXA(악사)손보(79.9%), 에이스손해보험(67.5%), 하나손해보험(60.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은 25~35%선이었으며 NH농협손해보험은 6.9%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생보사와 손보사의 카드납부 비율 차이는 주력 보험이 다른 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생보사는 장기보험이 많고 보험료 액수가 크다 보니 카드 수수료가 적지 않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활성화되면 카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당장 잔고가 비어 보험료가 밀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최대 2%의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감당해야 한다. 이는 코로나19에 제로금리 여파로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 보험사로서는 부담 요소일 수밖에 없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아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수수료율을 현재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카드결제를 하면 현금 운용 시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신용카드 특성상 현금이 카드사를 돌아 들어오기까지 공백이 생긴다. 보험료 ‘카드납부’ 강제…정답일까 그동안 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의를 고려해 수년간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를 독려해왔다. 앞서 2017년에는 금융감독원장 직속 자문기구인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 자문위원회’를 통해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카드 수수료율을 놓고 카드사와 보험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2018년 5월에는 금융감독원이 보험료의 카드 납부를 꺼리고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보험사들에 경고를 보냈다. 첫 회 보험료만 신용카드로 받고 2회차부터 신용카드 납입을 거절하거나 매월 납입일에 전화나 지점 방문 등을 통해 카드결제를 신청하도록 하는 등 절차를 번거롭게 만든 사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계속해서 이를 외면했다. 카드사들도 보험료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는 해줄 수 없다며 맞섰다. 국회도 잇따라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20대 국회에서 무산됐다. 이번 국회에서도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법안이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여전히 고개를 젓고 있다. 최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사가 소비자로부터 보험료를 납부받을 때 현금 또는 신용·직불·선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벌칙 조항에 납부를 거부할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의원은 “보험사들의 신용카드 납부 제한은 소비자의 권익을 제한하고 신용카드 이용자를 차별하는 행위라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보험료를 납부를 받을 때 카드결제가 가능하게 하고, 카드결제를 이유로 보험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는 보험사에 대해 별도의 처벌 규정을 둬 소비자의 지불 결제 편의를 높이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가계 경제 위기에 신용카드 납부로 보험을 유지하는 것은 자금 흐름의 유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 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해지 가능성이 작아 카드사 입장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납부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대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는 게 그동안 요청해 온 입장”이라며 “5% 정도의 마진율이 나는 보험사들이 제 살 깎아 먹으며 이를 그대로 부담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자율적인 방식으로도 카드납부를 선택한 곳들도 있는데, 소비자 선택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0.07 07:00
경제

[보험?보험!] 맹견 보험 의무로…자율주행차 보험도 나와

시대가 변화면서 새로운 보험이 등장하고 있다. 맹견 보험은 의무화되고, 스스로 운행을 하는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에 등장하면서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도 공식 출시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2개 손보사는 이달 말부터 ‘업무용 자율주행차전용 특약’을 판매한다. 자율주행시스템은 운전통제 수준별 6단계(레벨0~5)로 구분하는데, 통상 레벨3(조건부 자율주행)~레벨5(완전 자율주행)를 자율주행차로 간주한다. 현재 운행 중인 100여 대 시험용 자율주행차가 가입 대상이다. 일반 교통사고 처리와 동일하게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책임을 따지기 전에 보상부터 이뤄진다. 특약에는 자율주행 모드 중 교통사고 보상에 대한 원칙을 담았다. 사고 발생 시 일단 보험사가 먼저 보상하고, 자율주행 결함 시 차량제조사에 구상을 청구토록 했다. 대신 사고원인 조사에 대한 자율주행차 소유자의 협조 의무 등을 명시했다. 즉, 피해자 구제부터 진행하고 발생 원인을 따져보는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부품의 결함 등으로 결론 나면 제조사에서 보험금을 부담해야 한다. 또 앞으로는 맹견에 대해서는 의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의무화 이전에 자발적으로 개물림 사고 보상 보험에 가입한 보호자라도 의무보험을 추가로 들어야 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내년 2월 맹견 책임보험 의무화에 맞춰 연말∼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손해보험업계가 의무보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입법 예고에서 제시한 맹견 책임보험은 사망 또는 후유장해 8000만원, 부상 1500만원, 다른 동물 상해 200만원을 각각 보상하는 구조다. 맹견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맹견은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불 테리어·로트와일러 등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현재 개물림 사고를 보상하는 보험은 보호자가 자율로 가입한 임의 보험”이라며 “임의 보험에 들었다고 해도 의무보험 가입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9.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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