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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브랜드 파워 ③] 혜성같이 나타난 ‘NEW’, 대형 배급사 추격
지난 1년(2013.9~2014.9)간 충무로에선 한국영화들이 자존심을 굳건히 지켰다. 이 기간 동안 누적관객 톱5(이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안에 든 할리우드 작품은 고작 한 개('겨울왕국')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영화는 순항을 거듭했다. '변호인'(양우석 감독)은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으로 역대 사상 9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관상'(한재림 감독)과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는 작품 소재의 다양함을 과시하며 각각 900만명 안팎의 누적관객을 동원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압권은 '명량'(김한민 감독)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바탕으로 한 '명량'은 각종 영화 역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할리우드('아바타')에 내줬던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되찾았다.흥행으로 평가할 수 없는 성적표를 받은 영화도 줄을 이었다. '끝까지 간다'(김성훈 감독)는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관에 초청돼 해외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자유의 언덕'(홍상수 감독)은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분에 진출하기도 했다. 최근 열린 제3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14편의 한국영화가 소개됐다. 2012년 연간 관객 1억 시대를 연 충무로의 힘이 한국영화에 있다는 게 입증된 1년이었다.한국영화가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시점에서 충무로의 파워 브랜드가 누군지 혹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45주년을 맞아 지난 1년 동안 충무로에서 가장 파워가 막강했던 브랜드가 무엇인지 설문했다. 지난해에는 '파워 피플'로 범위를 좁혀 조사했지만 이번에는 제작사·배급사·평론가 등으로 대상을 넓혔다. 순위는 제작사·투자배급사·홍보사·평론가 등의 직접 설문을 통해 정했고, 설문조사는 일주일에 걸쳐 전화 및 직접 만남을 통해 진행됐으며 각 참여자가 영향력 있는 브랜드를 각각 세 개씩 추천했다. 총 100명이 참여했고, 총 유효 투표수는 299개(설문참여자 중 한명만 2개 투표)다. ▶2위 CJ E&M(투자배급사) (34표·11.4%)올해 개봉된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인 '명량(이하 23일 기준·1757만7816명)'과 '수상한 그녀(865만6944명)'를 모두 배급했다. 지난해 4월 맺어진 한국영화산업 노사정이행협약 이후 표준계약서(스태프들의 12시간 근로·10시간 의무 휴식·4대 보험 적용 등)를 100% 이행하고 있어 제작사들의 신뢰도가 높다. 설문에 참여한 한 제작사 대표는 "표준계약서를 100% 이행하는 대형 배급사는 CJ뿐이다. 대형 배급사로서 영화 스태프 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3위 김한민(감독) (31표·10.4%)'최종병기 활'(2011·747만633명)로 '흥행 감독'의 입지를 다졌고, 올해 '명량'으로 홈런을 제대로 쳤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명량'은 폭발적인 사회분위기를 타면서 1700만 관객을 넘었다.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09)에게 뺏겼던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되찾아오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설문에 참여한 한 영화 평론가는 "김한민 감독은 현시대에 관객들이 가장 얻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줄 아는 이야기꾼이다"라고 극찬했다.▶4위 송강호(배우) (27표·9%)2000년 이후 출연한 18편의 작품 중 무려 11편에서 최소 300만 관객을 넘긴 충무로 대표 '흥행 보증 수표'다.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도 두 번('괴물' '변호인')이나 된다. 두 작품을 제외하고 500만 관객 이상을 넘긴 작품도 다섯 편('공동경비구역JSA' '살인의 추억'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의형제' '관상'). 북한 군인·프로레슬러·형사·무능력한 아버지 등 매작품 마다 다른 옷을 꺼내입으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5위 NEW (투자배급사) (12표·4%)2008년 혜성같이 등장해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7년 동안 1000만 관객 영화를 두 편('7번방의 선물' '변호인')이나 배급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세계'(468만2492명)·'감시자들'(550만8017명)·'숨바꼭질'(560만4106명) 등의 히트작을 내놔 3대 대형 배급사(CJ E&M·롯데·쇼박스)를 무섭게 추격했다. 연말에는 영화계 인사들의 우려 속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을 배급하고 1000만 관객을 넘어서는 저력을 보였다. ▶6위 롯데 (투자배급사) (11표·3.7%)3대 대형 배급사 중 최근 성적표가 가장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 여름 한국형 블록버스터 빅4('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해무) 중 최약체로 평가받던 '해적: 바다로 간 산적'으로 800만 관객을 넘어서는 잭 팟을 터트렸다. 그 흐름을 이어가며 추석 연휴 개봉한 '타짜-신의 손'도 23일까지 363만9066명을 동원하며 순항하고 있다. 연말에는 전도연·이병헌 주연의 대형 사극 '협녀: 칼의 기억'의 개봉까지 앞두고 있다.▶7위 봉준호 (감독) (9표, 3%)강력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감독이다. 2000년 장편 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03) '괴물'(06) '마더'(09) '설국열차'(13) 등을 통해 대중과 평단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첫 할리우드 연출작이었던 '설국열차'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는 상황. 지난 8월에는 '살인의 추억'의 각본을 맡았던 심성보 감독의 첫 연출작 '해무'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해무'는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상 외국어 영화부문 한국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동 8위 CGV 무비꼴라쥬 (영화상영관) (8표·2.7%)대형 멀티플렉스인 CJ CGV에서 독립·단편영화를 중점적으로 상영하는 예술영화 전문 상영관이다. 상업영화에 비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영화를 상영해 영화팬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 인디 영화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인디 영화를 선정해 상영기회 제공 및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비주류 저예산 영화를 대상으로한 각종 영화제 사업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올해 '그랜드 부다패스트 호텔' '한공주' '족구왕' '비긴어게인' 등 다양성 영화들이 주목받으면서 호평이 이어졌다.▶공동 8위 유해진 (배우) (8표·2.7%)이 시대의 진정한 '신스틸러'. '해적: 바다로 간 산적'과 '타짜-신의 손'에 모두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주연을 위협하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흥행에 그린라이트를 켰다. '해적'은 800만 관객을 넘었고, '타짜 신의 손'은 올해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 최고 흥행 스코어를 매일 경신 중이다. 한 제작사 대표는 "유해진은 한국 영화계에서 자신만에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대체불가능한 배우"라며 "향후 몇년 동안 유해진을 대신할 만한 배우가 나타나긴 힘들 것"이라고 극찬했다. ▶10위 리틀빅픽쳐스 (투자배급사) (7표·2.3%)제작사 대표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청어람·명필름·주피터필름 등 10개의 제작사가 설립한 새로운 투자 배급사. 대기업 배급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영화계에서 '제작사의 창작 권리를 인정하고 합리적인 배급 수수료를 책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했다. 공동출자 공동기금마련, 영화전문 투자조합 1호 공동펀드 조성 등 의미있는 일들을 해오고 있다. 올해 공포영화 '소녀괴담' '오피스'를 배급했고, 임권택 감독의 '화장' '카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을 배급할 예정이다.배중현·이승미 기자 bjh1025@joongang.co.kr◇ 관련 기사 바로가기[충무로 브랜드 파워 ①] ‘연간 관객 1억시대’ 충무로 최고 브랜드는?[충무로 브랜드 파워 ②] ‘압도적 지지’ 배우 최민식, 충무로 브랜드 파워 1위[충무로 브랜드 파워 ④] 천우희·심은경, 충무로 책임질 차세대 여배우 [충무로 브랜드 파워 ⑤] 충무로 파워 브랜드 누가 뽑았나?
2014.09.25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