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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NLCS MVP'이자 WS 우승 감초…한국계 에드먼, 다저스와 연장 계약 논의

한국계 빅리거 토미 에드먼(29)이 LA 다저스 구단과 연장 계약 협상 물꼬를 텄다.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에드먼 측과 다저스 구단이 계약 연장에 대한 예비 대화를 나눴다고 들었다. 에드먼은 2025년 이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지난 7월 단행된 삼각 트레이드에 포함된 에드먼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떠나 다저스에 둥지를 틀었다. 이적 후 37경기 타율 0.237(139타수 33안타)를 기록한 그는 포스트시즌(PS) 맹타로 임팩트를 보여줬다. 뉴욕 메츠를 상대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6경기 타율 0.407(27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월드시리즈(WS)에선 OPS 0.988로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으로 챔피언 등극에 힘을 보탰다. 에드먼의 내년 시즌 연봉은 올해 대비 250만 달러 인상된 900만 달러(127억원). 천정부지로 치솟는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의 연봉을 고려하면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한다. 에드먼은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에드먼의 어머니는 한국 출신 이민자 곽경아 씨. WBC는 본인뿐 아니라 부모나 조부모 국적의 대표팀에서도 뛸 수 있다. 당시 이강철 야구 대표팀 감독은 "에드먼은 골드글러브(GG)를 받은 선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미국에서 뛰는 만큼 키스톤 콤비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주전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회에선 부진했으나 한국 야구의 순혈주의를 깬 선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 포지션이 2루지만 유격수와 3루수는 물론이고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다.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지명된 에드먼은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통산(6년) 타격 성적은 타율 0.263(2366타수 623안타) 59홈런 112도루 242타점. 2021년에는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GG를 받기도 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4 13:07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BIFF와 HIFF..한국 영화계가 베트남에서 얻어야 할 것들

베트남 호치민 시 주최로 열리고 있는(4월6일~4월14일) 제1회 호치민국제영화제는 한국의 부산국제영화제를 롤 모델로 하고 있는 행사다. 그건 부산영화제가 약 30년 전에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영화제나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벤치 마킹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제영화제도 교류되고 호환된다. 일단 호치민 국제영화제는 베트남 정부가 운영 주체가 아니라 호치민 시가 주인인 영화제다. 정부 주체로 하는 영화제는 하노이영화제가 있으며 지난 2010년 시작됐다. 호치민 영화제를 부산영화제로 보면 이해가 빠르다. 부산영화제도 부산 시가 앞에 있고 정부는 뒤에 있다. 두 영화제의 이름도 그래서 비슷할 수밖에 없다. 부산이 BIFF이고 호치민 영화제는 HIFF이다. 부산이나 호치민이나 둘 다 각자의 반도 남부 끝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같다. 호치민의 옛 이름은 사이공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전 이사장이 호치민국제영화제의 명예 조직위원장이다. BIFF의 많은 매뉴얼이 이 영화제에 투입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이번 제1회 호치민국제영화제에는 한국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동호 명예 위원장을 비롯해 최재원 프로듀서(앤쏠로지 대표, ‘거미집’ 제작)는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거미집’의 김지운 감독, ‘노량’의 김한민 감독, 배우 정재영 박명훈 등이 참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직무 대행 김동현, 수입배급사협회 전 회장인 정상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채윤희 등 기관장도 다수 참석했다. 그렇다면 한국영화계는 베트남 영화계의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제1회 호치민국제영화제의 시작은 공산권 중에서 가장 순혈주의적인 국가로 유명한 베트남이 서서히 개방을 본격화 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있는 시그널이다. 특히 북부의 하노이영화제와 달리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산업의 물신성(物神性), 그 자본주의적 성향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특기할 만한 일이다. 베트남 영화계가 변화하고 있고 베트남 사회 자체가 개방과 혁신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인데, 한국 영화계가 이들 변화에 어떻게 조응해 나갈지 관심거리다. 한국과 한국영화계는 베트남을 교두보로 아세안(ASEAN) 10개국을 비롯, 동남 아시아 시장을 열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이다. 그러나 호치민영화제는 국제영화제로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는 듯이 보인다. 이번 제1회 행사에서는 한국의 ‘거미집’ ‘노량’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외에 이렇다 하게 눈에 띄는 대형 작품들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명하고 뛰어난 세계적 작품들이 더욱 많이 유입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 그렇게 성장해 나갈 것이 분명해 보이긴 하지만 공산권 사회의 고질병인 검열 문제를 어떻게 뚫고 갈 것인 가가 관건이다. 이번 1회 행사도 검열 과정이 오래 걸려 프로그래밍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베트남에서는 현재 한국영화 ‘파묘’가 기세를 펼치고 있다. 개봉 3주만에 베트남 전역에서 약 237만 관객을 모은 상태다. 공산권 사회에서 오컬트 무비의 흥행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유물론자 사회의 영화권은 전통적으로 공포와 SF를 경계해 왔다. 현실의 문제를 왜곡시키고 인민의 정서, 사상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돼 왔기 때문이다. ‘파묘’가 그 벽을 뚫은 셈이다.‘파묘’에 이어 부산영화제와 호치민영화제가 양국간 새로운 교류의 역사를 쓰고 있다. 시장, 자본의 가치가 여기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부응할 것인 가가 관건이다. 한국은 베트남 시장을 통해 6억5000만이라는 동남아 전체 시장을 겨냥할 수 있게 됐다.별개로 이탈리아의 우디네 극동영화제의 한국영화 섹션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올해로 24회째인 이 영화제에 다수의 한국영화가 편제됐다. ‘파묘’ ‘서울의 봄’ ‘범죄도시 4’ ‘시민덕희’ ‘외계+인 1 & 2’ ‘밀수’ ‘비공식작전’ ‘보통의 가족’ ‘미망’ ‘301호 모텔 살인사건’ 등이다. 이명세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로 ‘지독한 사랑’ ‘인정사정 볼것 없다’가 소개되며 김홍준 감독의 ‘장미빛 인생’을 비롯해 한국의 영상자료원에서 제공하는 50년대 영화 7편도 상영된다.이 모든 것은 한국영화계가 해외에서 ‘잘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영화가 세계적 문화 교류에 혁혁한 공신이 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황은 약 800억원의 국가 영화발전기금의 조성이 흔들리고 있고 불안한 구석이 없지 않다. 오히려 국내 영화계의 여려 현안을 정비해야 할 때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4.11 06:05
메이저리그

'소중한 자산' 6억원 차이로 평행선 달리던 협상, '한국계' 에드먼 2년 계약 합의

한국계 토미 에드먼(29·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연봉 조정을 피해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세인트루이스가 연봉 조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혼란을 피하고자 에드먼과 2년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에드먼은 2024년 연봉으로 695만 달러(93억원)를 요구, 650만 달러(87억원)를 제시한 구단과 맞섰다. 45만 달러(6억원)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는데 2년 계약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존 모젤리악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에드먼의 강력한 기본기, 운동 능력, 다재다능함은 우리 팀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소중한 자산(valuable asset)"이라며 이번 계약을 반겼다. 에드먼은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에드먼의 어머니는 한국 출신 이민자 곽경아 씨. WBC는 본인뿐 아니라 부모나 조부모 국적의 대표팀에서도 뛸 수 있다. 당시 이강철 야구 대표팀 감독은 "에드먼은 골드글러브(GG)를 받은 선수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미국에서 뛰는 만큼 키스톤 콤비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주전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회에선 부진했으나 한국 야구의 순혈주의를 깬 선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 포지션이 2루지만 유격수와 3루수는 물론이고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지명된 에드먼은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통산(5년) 타격 성적은 타율 0.265(2227타수 590안타) 53홈런 106도루 222타점. 2021년에는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GG를 받기도 했다. 손목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에는 137경기 출전, 타율 0.248(479타수 119안타) 13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뒤 오른 손목 관절경 수술을 진행, 개막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MLB닷컴은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출전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23 08:46
프로야구

[IS 포커스] "왕조 재현" 외친 삼성의 개혁, 시작은 '순혈주의' 타파부터

지난달 삼성 라이온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8년간 팀을 이끈 홍준학 단장 대신 이종열 신임단장을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어 이종열 단장은 정대현 2군 감독 등 삼성과 인연이 없었던 외부 코치들을 차례로 영입하면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이종열 단장 선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단 역사상 그룹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 그것도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인사를 단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정근 대표이사가 직접 단장 후보군 면접을 진행했고, 외부 인사·선수 출신으로 후보를 좁힌 끝에 이종열 단장을 낙점했다.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는 건 그만큼 삼성의 분위기 쇄신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더 나아가 삼성은 이 단장의 지휘 아래 코치진 개편에도 가속도를 붙였다. 정대현 동의대 코치를 퓨처스(2군) 감독으로 선임했고, 강영식 롯데 투수코치도 영입했다. 이어 정민태 1군 투수코치와 이진영 타격코치 등 다른 팀에서 활약하던 코치들도 새롭게 합류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출신인 정대현 2군 감독과 이진영 코치는 삼성과는 인연이 없었던 지도자들이고, 정민태 코치도 마찬가지다. 강영식 코치도 삼성에서 6시즌을 뛰었지만 롯데(11시즌) 이미지가 더 강한 코치다. 그동안 은퇴한 선수들을 코치로 내부 승격하고 삼성에서 뛰었던 지도자들 위주로 코치진을 꾸렸던 과거와는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외부 영입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의 ‘순혈주의’ 타파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우승 4연패를 달성했던 삼성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암흑기에 빠졌다. 왕조의 향수에 휩싸여 별다른 개혁 없이 안일한 시즌을 보냈고, 어느새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결과는 참담했다. 2021년 정규시즌 2위를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올해는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창단 첫 ‘꼴찌’ 불명예 시즌을 달성할 뻔했다. 결국 삼성이 칼을 빼들었다. 외부인사 이종열 단장을 필두로 ‘순혈주의’ 타파에 나서며 새로운 왕조 구축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팀에서 이탈한 코치는 한화 이글스 주루 코치로 이동한 김재걸 전 주루 코치뿐으로, 기술 파트에선 추가 이탈이 없다. 윤승재 기자 2023.11.04 08:00
프로야구

책임감과 자긍심 강조한 최종 엔트리, 술자리로 얼룩진 WBC

지난 1월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최대 화두는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의 합류 여부였다.안우진은 지난해 KBO리그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오른 정상급 선수지만 '과거'가 문제였다. 고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학폭) 문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그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이 징계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가 국가대표 선발을 관리하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을 뛸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대표팀을 구성하는 WBC 출전은 '원론적으로' 가능했다.KBO는 안우진의 이름을 국가대표 명단에서 뺐다. 조범현 당시 KBO 기술위원장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과 자긍심 등을 고려해서 (최종 엔트리) 30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태극마크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고심 끝에 구성한 선수단의 결과는 참담했다. 1라운드 호주와 일본에 연거푸 패하며 휘청거렸다. 대회를 마치기 전부터 이미 '도쿄 참사'라는 말이 오르락내리락했다. 2패 뒤 체코와 중국을 꺾었지만 2승 2패로 일본(4승)과 호주(3승 1패)에 밀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최대 4강, 현실적인 목표로 8강 토너먼트(2라운드) 진출을 바랐지만, 졸전에 가까운 경기 내용으로 "우물 안 개구리"라는 날 선 비판만 곳곳에서 들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한 유튜버가 "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 선수들이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특히 1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 전날인 3월 8일 밤부터 경기 당일인 9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일본전 전날인 9일에도 술자리가 있었다고 전해 사실관계에 관심이 쏠렸다. 해당 선수(김광현·정철원·이용찬)와 구단의 경위서를 받은 KBO는 "(당사자로 지목된) 3명의 선수는 대회 동안 경기가 있는 전날 밤, (술집의 하나인)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날(7일)과 휴식일 전날(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알렸다.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은 지난 1일 일제히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 숙였다.술을 마신 날짜는 진실 공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대회 기간 음주했다는 건 사실로 드러났다.프로야구는 이번 WBC에 사활을 걸었다. 2017년 WBC 1라운드 탈락, 2021년 도쿄 올림픽 노메달 이후 위기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야구계 안팎의 목소리가 컸다. KBO가 순혈주의를 깨고 한국계 혼혈 선수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대표팀에 발탁한 것도 대회의 중요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이 거듭하고 있다.술 마신 걸 마냥 비판만 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강조한 책임감과 자긍심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KBO는 "국가대표 운영 규정 13조 징계. 3.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향후 징계 가능성을 열어놨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5 05:01
프로야구

[IS 시선] '야구 월드컵' WBC, KBO리그 기회이자 위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이 비장한 각오를 안고 장도에 올랐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집결한 선수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호주와 일본을 비롯해 각자 소속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다 장시간 이동 끝에 합류, 여독이 풀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대부분이 웃음기를 뺀 모습으로 묘한 긴장감까지 흘렀다.기회이면서 위기. 이번 WBC를 바라보는 한국야구의 시선은 복잡하다. WBC는 야구 국제대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로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달리 현역 빅리거가 총출동한다. 5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에도 일찌감치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 쇼헤이(이상 LA 에인절스) 무키 베츠(LA 다저스)를 비롯한 MLB 슈퍼스타의 출전 확정이 줄을 이었다. 그만큼 WBC는 한국 야구 수준을 세계 야구에 시험하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자칫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미 한국야구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노메달로 큰 위기를 겪은 터다.21세기 한국야구 최대 부흥기는 2009년 전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뤘고, 이듬해 열린 WBC에선 준우승을 거뒀다. 국제대회의 좋은 성적은 프로야구가 한 단계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KBO리그 정규시즌 관중은 2008년 500만명, 2011년 600만명, 2012년에는 700만명을 돌파하며 연도별 기록을 꾸준히 갈아치웠다. 야구장을 찾는 팬이 늘면서 아마야구 저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열풍으로 야구를 시작한 이른바 '베이징 키즈'가 KBO리그에 등장하기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호황기를 누린 축구처럼 한동안 훈풍이 불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017년 840만으로 정점을 찍은 관중이 지난해 600만명까지 급락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체제(총 720경기)로 운영된 2015년 이후 코로나 확산 탓에 입장 제한이 있던 2020~2021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저 기록이다. 인기가 시들어진 이유 중 하나가 국제대회 부진이다. 팬들로부터 경기력을 인정받지 못한 게 크다.한국야구는 2017년 WBC에서 졸전 끝에 1라운드 탈락했다. 도쿄 올림픽에선 일본에 발목이 잡히며 빈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야구계 안팎의 위기감이 더 고조됐다. 축구로 쏠린 관심을 돌리려면 이번 WBC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KBO가 순혈주의를 깨고 한국계 혼혈 선수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대표팀에 발탁한 것도 이번 대회 성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월드컵 하면 온 세계가 떠들썩하지 않나. (MLB 사무국이) WBC를 그렇게 만드는 걸 목표로 하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좋은 선수들이 발탁돼 대표팀이 잘하는 건 KBO의 문제가 아니라 아마추어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우리가 잘해야 앞으로 야구할 후배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우리를 보고 야구를 몰랐던 사람들이 야구를 알게 되고, 야구를 시작하지 않았던 애들이 우리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시작하면 야구 인프라도 그렇게 좋아질 거"라고 말했다.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6일 본격 훈련을 시작한다. 현역 빅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에드먼은 소속팀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향후 합류할 계획이다. 과연 '우물 안 개구리'라는 평가를 벗어나 기대하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6 00:02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1부리그에서 강등된 적이 없는 클럽은?

축구를 포함해 유럽 대부분의 팀 스포츠는 승격과 강등이 있는 오픈 리그로 운영된다. 유럽에는 100년이 훌쩍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축구 클럽이 많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클럽은 강등과 승격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번도 1부리그에서 강등되지 않은 특별한 클럽도 있다. 그들은 누구일까? 지면 관계상 유럽의 많은 축구 리그를 얘기할 수 없다. 따라서 본 칼럼은 2023년 UEFA(유럽축구연맹) 랭킹 1~3위인 프리미어리그(EPL), 라리가, 분데스리가만 다루겠다. 59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1963년 16개 팀으로 창설됐다. 손흥민 선수의 프로 데뷔 팀이었던 함부르크 SV는 분데스리가의 원년 멤버이자, 1919년 창단된 이후 1부리그에서 강등된 적이 없는 유일한 독일 클럽이었다. 하지만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에서 보낸 55시즌을 끝으로 2018년에 강등되었다. 시즌 마지막 날 17위로 강등이 확정되자, 분노한 함부르크 팬들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등 한바탕 소란이 나기도 했다. 함부르크의 퇴장으로 인해 분데스리가에서 개근한 클럽은 자취를 감췄다. 참고로 독일 축구를 대표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1965~66시즌에서야 분데스리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스페인의 라리가는 1929년 10개 팀으로 출범했다. 94년간 이어지는 역사 동안 라리가의 원년 멤버 중 한 번도 강등되지 않은 클럽은 3개다. 스페인 축구의 양대 산맥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아틀레틱 빌바오가 바로 그들이다. 이중 특히 빌바오에 눈길이 간다. 빌바오가 위치한 바스크 지역은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지대인 피레네 산맥 근처다. 바스크인은 인종적, 관습적으로 프랑스, 스페인과 다르다. 이들은 스페인어와 완전히 다른 고유 언어를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스페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이들은 무장 조직까지 만들어 저항한 역사를 갖고 있다. 독립을 갈망했던 바스크인들의 열망을 담아 빌바오는 칸테라(Cantera)라고 불리는 독특한 정책도 가지고 있다.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이 정책에 따라 클럽에는 바스크 민족 선수들만 뛸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며 규정이 점차 완화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빌바오는 제한된 선수 풀만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등 없이 라리가에서 8번 우승을 한 클럽의 성적이 인상적이다. 빌바오는 레알 마드리드(35번 우승), 바르셀로나(26번 우승),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1번 우승)에 이어 네 번째로 트로피를 많이 들어 올렸다. 바르셀로나와 비슷하게 빌바오도 축구 상업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셔츠 스폰서십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재정적 지원이 절실했던 빌바오는 결국 2004~05시즌 바스크 지방정부의 후원으로 ‘Euskadi’(바스크어로 바스크지역을 뜻함)라는 글귀를 셔츠에 새기게 된다. 이후빌바오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바스크에 기반을 둔 석유회사와 은행이었다. 셔츠 스폰서마저도 로컬 기업을 선택한 그들의 선택이 흥미롭다. 잉글랜드의 풋볼 리그로부터 떨어져 나온 EPL은 22개 팀으로 1992~93시즌에 출범했다. 31년이라는 다소 짧은 역사 덕분에 EPL 원년 멤버 중에서 한 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 클럽은 6개나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리버풀, 토트넘, 에버튼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 전체 역사를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1888년 세계 최초의 프로 축구리그인 ‘풋볼 리그’가 잉글랜드에서 탄생했다. 1,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된 기간을 제외하면 잉글랜드 1부리그는 현재까지 124시즌을 소화했다. 표에서 보이듯이 잉글랜드 1부리그를 개근한 팀은 없다. 124년의 역사 동안 1부리그에서 가장 오래 버틴 팀은 120시즌의 에버튼이다. 3위는 리버풀 FC가 차지, 잉글랜드에서 가장 성공적인 축구 도시 중 하나가 리버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1부리그에서 연속적으로 가장 오랜 버틴 클럽은 누구일까?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1919~20시즌 이후 현재까지 97년 연속으로 1부리그에 속해 있다. 2위는 에버튼(69년 연속), 3위는 리버풀(61년 연속)이 차지했다. 에버튼은 1부리그 우승도 9번 차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번), 리버풀(19번), 아스널(13번)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렇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잉글랜드 최고 팀 중의 하나인 에버튼이 현재 18위로 강등권에 있다. 이들이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극적으로 강등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2.15 07:00
메이저리그

日 역시 메이저리거 지각 합류, 평가전도 어렵다? 뿔난 감독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이 메이저리거의 지각 합류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9일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이 메이저리거의 조기 합류를 재차 호소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이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각 합류가 확정됐다. 이강철(KT 위즈) 대표팀 감독은 지난 27일 미국 출국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3월 1일 시작되는) 고척돔 훈련 때 합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에드먼은 아직 미정"이라고 아쉬워했다. WBC는 부상 등의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미국 메이저리그(MLB) 선수의 출전에 제약을 두진 않는다. 그러나 대표팀 전지 훈련 참가는 의무가 아니다. 구단은 부상 방지 및 팀 훈련을 이유로 대표팀 차출을 최대한 늦추려고 한다. 이강철 감독은 "규정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출신은 공식 연습 경기부터 (출전) 가능하다고 하더라. 확인해봐야 하나 자체 연습 경기는 뛰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일본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이번 WBC 대표팀에 뽑힌 메이저리거는 총 5명이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스즈키, 요시다, 눗바의 포지션은 외야수로 같다. 이들 셋이 지각 합류하면 평가전도 진행하기 어렵다. 일본은 이번 대표팀에 총 4명의 외야수를 선발했다. 나머지 한 명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고 있는 곤도 겐스케다. 내·외야 모두 가능한 '제 5의 외야수' 슈토 우쿄(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내세워도 한 명이 부족하다. 일본 대표팀은 다음 달 17일 미야자키현에서 합동 훈련을 시작하고 소프트뱅크 호크스(2월 25∼26일), 주니치(3월 3∼4일)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인데 정상 전력을 가동하는 게 어려운 상태다. 현재로선 메이저리거가 합류해 베스트 전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6일~7일 한신 타이거스·오릭스와의 평가전밖에 없다. 정상 탈환을 목표로 하는 일본 대표팀의 근심도 커진다. 외야진 셋이 모두 지각 합류하면 수비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각자 소속팀이 다른데다, 일본 대표팀의 순혈주의를 깨트린 눗바는 일본인 어머니를 둔 '일본계 빅리거'다. 일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눗바는 "한 달 안에 일본어를 배우기는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일본프로야구(NPB)는 선수 부상 보험금을 분납하는 방안을 제시, 협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리야마 감독은 "아직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 (조기 합류 불발 시에) 대비한 준비도 하고 있다"면서 "정말 좋은 대회(WBC)에 선수들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메이저리거의 대표팀 합류가 자유롭게 이뤄져야 대회 위상도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1.29 08:41
메이저리그

4명 중 3명, 메이저리거 아니면 명함도 못 내미는 일본 WBC 막강 외야진

일본 야구대표팀이 초호화 외야 라인업을 구축했다. 전체 4명 중 3명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다.일본은 지난 7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12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나머지 18명이 포함된 최종 엔트리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지난 15일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대표팀 애칭)이 18명을 WBC 대표로 추가 내정했다"며 명단을 공개했다. 1·2회 WBC 우승국 일본의 이번 대회 목표는 정상 탈환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대 일본인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신기록을 작성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 등이 합류하면서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15일 공개된 추가 명단을 보면 외야진이 눈에 띈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4명이다. 한국 외야수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김현수·박해민(이상 LG 트윈스) 나성범(KIA 타이거즈) 박건우(NC 다이노스)까지 총 5명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외야수가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내·외야 모두 가능한 슈토 우쿄(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제 5의 외야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슈토는 지난해 3루수로 54경기, 외야수로 50경기 출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요시다(좌익수)와 스즈키(우익수)가 코너 외야에 서고, 눗바가 중견수가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셋 모두 현역 빅리거. 다른 포지션과 비교해 외야진의 메이저리거 비중이 매우 높다. 일본 대표팀 30명 가운데 빅리거는 총 5명으로 투수 2명, 외야수 3명이다. 포수(3명)와 내야수(8명)는 전원 국내파로만 구성됐다. 가장 이목을 끄는 눗바는 일본인 어머니를 둔 '일본계 빅리거'다. 눗바는 일본 야구 역사상 최초로 '일본 국적을 갖지 않고도 일본 야구 대표팀에 뽑힌 선수'다. 한국 대표팀에 뽑힌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과 마찬가지로 일본 대표팀의 '순혈주의'를 깨트렸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눗바는 지난해 108경기에서 타율 0.228 14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한 스즈키는 2022년 빅리그에 진출했다. 지난해 컵스 소속으로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을 올렸다. 2017 WBC, 2019 프리미어12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선 일본 대표팀 4번 타자로 나서 우승을 이끄는 등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해 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보스턴과 5년 9000만달러(약 1188억원) 초대형 계약에 성공한 요시다는 일본 대표팀 합류를 위해 MLB 적응도 미뤘다. 구리야마 감독은 "MLB 진출을 앞둔 선수의 대표팀 합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빅리그 도전을 위해 시즌 준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며 "선수의 대표팀 합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입단 2년 차인 2017년부터 6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한 요시다는 지난해 타율 0.335 21홈런 88타점으로 활약, 오릭스 버펄로스를 26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이밖에 NPB 11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7의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곤도는 백업 외야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MLB 외야진을 구축했다"며 들뜬 모습이다. 한국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A조 일본과 1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이형석 기자 2023.01.17 00:11
산업

미리 보는 5대 그룹 총수들의 2023년 키워드

대기업 총수들의 2023년 ‘계모년’은 연말연시의 굵직한 글로벌 행보들로 이미 막이 올랐다. 2023년을 대비해 연말 인사를 앞당긴 그룹들은 ‘스피드 경영’을 통한 점진적 도약과 위기 극복을 다짐하고 있다. 2023년 총수들의 키워드를 미리 점쳐보고, 5대 그룹의 방향성을 들여다봤다. 이재용 ‘기술혁신’, 최태원 ‘탄소중립’ 돌파구 선언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과 SK는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반도체 한파가 몰아칠 예정이라 총수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총수로 승진하면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장이 생각하는 책임 경영은 과감한 투자로 인한 성장으로 요약된다. 투자로 기술혁신을 유지하고 초격차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글로벌 행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연말 법원 휴정기를 맞아 베트남 등 동남아를 방문해 글로벌 거점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연구개발(R&D) 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인 만큼 이 회장이 R&D 센터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삼성은 글로벌 생산 기지인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 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면서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뒤 임직원들도 격려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3년 삼성그룹의 중요 계열사를 꼽히는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나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한 협력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이 회장은 삼성SDI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법인이기도 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새해 화두는 ‘탄소중립’이다. 세계적인 흐름인 탄소중립을 통해 미래를 선도해나갈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내년 1월 'CES 2023'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의 방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트렌드를 주도해온 SK는 CES에서 지속가능성과 연계된 비전과 기술, 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SK는 제품과 기술을 내세운 다른 기업과는 달리 비전을 앞세워 탄소중립을 강조한 바 있다. 2023년에는 '투게더 인 액션(Together in Action),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를 주제로 8개 관계사와 미국 10개 협력사가 전시관을 공동 운영한다. SK그룹의 볼륨을 키웠던 반도체는 2023년 고전이 예상된다. 최 회장도 짧아진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 걱정은 하지만 곧 좋아질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의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반도체 사이클이 아주 짧아졌다. 옛날에는 다운에서 업으로 올라가는 데 3년이 걸렸는데 요새는 1년 단위씩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 같다"며 “좋았다, 나빴다 반복하는 걸 연례행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많이 나빠지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코로나로 반도체가 호황이었다. 앞에서 워낙 좋았다 보니 골이 깊어진 것처럼 보인다"며 "반도체 업계가 전체적으로 안 좋아질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오래 갈 일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 최 회장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세계를 누빌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포 유치와 함께 최 회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을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함께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의선 ‘디자인 경영’, 구광모 ‘고객감동’ 도약 준비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를 향해 달려가면서 ‘디자인 경영’을 가속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2022에 참석해 그룹의 미래 핵심 기술인 로보틱스를 직접 공개한 바 있다. 로봇개 스팟을 소개하며 이슈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번 CES 2023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비용 대비 사업적 효율이 낮고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결과물이 없어 CES 2023을 건너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모터쇼’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실질적으로 소비자들과 만나는 모터쇼들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과거 CES에서 현대차의 기술과 비전을 이미 충분히 소개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 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컨트롤 타워인 ‘글로벌 전략 오피스’를 신설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각 사업 본부에 퍼져있는 관련 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하겠다는 취지다. 정 회장은 미국의 전기차 공장 착공 등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위해 주기적으로 미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발을 맞추는 등 유기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정부가 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의 정치적인 논리로 움직이고 있는 사안이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호조와 제네시스 고급화 전략이 적중하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간 추진했던 변화와 혁신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고창조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디자인 경영’의 최전선에 있다. 푸조와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의 대표 디자이너였던 동커볼케 신임 사장은 2015년 11월 슈라이어 고문에 의해 현대차에 영입돼 현대차 수석 디자이너와 제네시스의 디자인 부문 총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값싼 차'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했던 현대차가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분야에서 테슬라를 쫓고 있는 현대차는 ‘디자인 경영’을 통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객가치’를 통한 감동 실현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신년 인사를 통해 가장 먼저 2023년의 포문을 연 총수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2019년 취임 후 줄곧 LG그룹의 방향성을 고객으로 정하고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2023년에는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했다. LG의 주인공인 구성원이 '고객가치 크리에이터'가 고객 감동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디지털 영상 이메일을 통해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고객가치 크리에이터 한 분 한 분이 고객 감동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만드는 고객가치"라며 "전 세계 모든 LG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가치를 모아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과 경험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를 겨냥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폴란드에 이어 미국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초에는 다보스 포럼 참석 차 스위스에 방문할 예정이다. 신동빈 ‘변화와 쇄신’으로 체질 개선 롯데그룹은 지속적인 변화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황각규 부회장에 이어 올해는 송용덕 부회장이 퇴진하며 인적 쇄신이 단행되고 있다. 둘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함축된 메시지가 크다. 신동빈 회장은 ‘영구적 위기’ 시대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수혈하는 등 ‘새로운 롯데’를 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예년보다 보름 이상 늦어진 연말 인사를 통해 신 회장은 지향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건설발 자금 경색 등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칼날을 뽑아 들었다. 혁신 가속화를 위한 젊은 리더십을 앞세우고, 외부 전문가를 수혈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경영 승계 수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오너가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신사업 분야에서 그룹 내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주축 계열사로 거듭난 롯데케미칼의 흑자 전환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화학 사업군뿐 아니라 차세대 핵심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숙청의 칼날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을 맡고 있는 수장 김교현 부회장은 살아남았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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