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 화려하고 가벼워졌다”…‘모범택시’, 성공적인 시즌제 자리매김①
‘모범택시2’가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연달아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면서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적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10일 일간스포츠에 “시즌제 드라마는 등장 인물, 구도 등이 한번 익숙해지면 다음 시즌에서 이해하는 부분이 많아져 훨씬 더 쉽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며 “‘모범택시2’는 시즌1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더 가볍고 화려해져 장르적 쾌감을 높였다. 여기에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아 공감을 살리고 메시지까지 담았다”고 평가했다.
◇시즌1 넘어 시청률 고공행진에 화제성도 1위올해 시즌제 드라마의 첫 타자로 나선 SBS ‘모범택시2’는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하는 드라마. 지난 2월 첫방송을 시작한 ‘모범택시2’는 회차를 거듭하면서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첫 방송 12.1%(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해 한동안 13~14%대에 머물다가, 10회부터 17%를 돌파하면서 시즌 1의 최고 시청률 16.0%를 넘어섰다. 전반적으로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는 여타 드라마들 사이에서, 단연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성적이다.‘모범택시2’는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지난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범택시2’ 화제성은 전주 대비 15.9% 상승하면서 TV·OTT 통합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김도기 역의 배우 이제훈이 2주 연속 1위, 온하준 역을 맡은 배우 신재하가 4위에 올랐다.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모범택시2’는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 Viu에서 공개 열흘 만에 홍콩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전역, 중동과 아프리카 등 16개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 1위에 올랐다. 해외 드라마 리뷰 사이트인 마이드라마리스트(MyDramaList)에선 평점 8.8점을 기록하며, 방영 중인 K-드라마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무거운 메시지 벗고 복수 카타르시스↑지난 2021년 방송된 ‘모범택시’ 시즌1은 ‘복수 대행 서비스’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시즌2의 주된 성공 요인은 시즌1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으며,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한껏 더 끌어올린 점이 꼽힌다. ‘모범택시2’는 시즌1의 연속성을 곳곳에 배치해 놓으며 익숙함을 안겼다. 특유의 레트로 분위기에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를 포함해 무지개 운수 팀의 캐릭터, 이들의 유사 가족 케미가 그대로 돌아왔고 시즌1의 주제곡 등 OST들이 다시 사용돼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김도기의 기존 최고 부캐였던 ‘왕따지오’가 최고의 신스틸러 림여사(심소영)를 또 다른 복수를 위해 이용하는 초반 장면은 바로 시즌제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모범택시’를 기다렸던 시청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시즌1의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내고 ‘범죄오락물’ 장르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복수를 대행해주는 무지개 운수 팀을 의심하던 강하나(이솜) 검사를 시즌2에 등장시키지 않으면서 ‘이들의 복수는 옳은 것인가’라는 무거운 메시지는 뒤로 밀어냈다. 대신 ‘복수’ 자체에 무게중심을 두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더 입체적이게 그린 동시에, 액션을 더 진하게 가미하거나 응징의 대상인 범죄자들을 코믹하게 표현해 재미를 더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버무려지면서 극에 속도감이 붙었고 복수의 카타르시스가 폭발적으로 표현됐다.
◇이제훈의 더 화려해진 ‘부캐쇼’…무지개 운수 팀 케미 ‘끈끈’ ‘모범택시2’의 인기 요인에 이제훈 등을 비롯해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자칫 너무 과장돼 보일 수 있는 만화적인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그려내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의 빈틈까지 채우면서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다. 먼저 택시기사 김도기를 연기한 이제훈은 시즌1보다 더 화려한 ‘부캐쇼’를 선보였다. 시즌1에 이어 과묵하면서도 진중한 성격이지만 복수 대행을 할 때는 한없이 가벼워지고 망가지는 연기를 보여줬던 이제훈은 더 다양한 매력의 ‘부캐’를 만들어냈다.
또 앞서 제작진들이 “시즌1을 능가하는 팀 케미를 선보일 자신이 있다”고 말한 것처럼, 무지개 운수 팀은 찰떡 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김도기를 포함해 ‘무지개 다크히어로즈 5인방’으로 불린 김의성(장성철 역), 표예진(안고은 역), 장혁진(최경구 역), 배유람(박진언 역)도 시즌1과 달리 다양한 부캐로 변신하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높이고 다양한 볼거리를 전했다.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신재하(온하준 역)도 이질감 없이 녹아들면서 반전의 서사를 그려내는 데 큰몫을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무지개 운수 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사람들의 복수를 대신해준다”며 “각자 자신들의 자리에서 복수 대상을 옭아매는 과정이 잘 묘사돼 스릴감을 높였다”고 ‘모범택시2’의 성공 요인을 설명했다. ‘모범택시2’는 오는 15일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를 저격해 온 금사회의 교구장과 정면승부를 예고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가운데 평균 시청률 20% 고지를 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4.11 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