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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게임 넘어 드라마·영화도…권혁빈, ‘한국의 디즈니’ 꿈 무럭무럭
유명 FPS게임(총싸움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만든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이 최근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게임업계에서 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권혁빈 이사장이 처음이다. 권 이사장이 크로스파이어를 게임을 넘어 글로벌 문화 콘텐트로 성장시켜온 13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권 이사장은 디즈니처럼 전 세계의 사랑받는 IP(지식재산권) 명가를 향해 한 발 더 다가섰다. 크로스파이어 성공…권혁빈을 꿈꾸게 하다 권 이사장이 ‘한국의 디즈니’를 꿈꿀 수 있었던 것은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덕분이다. 2007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크로스파이어는 현재 전 세계 80개국에서 온라인과 모바일을 합쳐 10억명의 유저를 확보하고, 누적 매출 105억 달러(11조4660억원)를 기록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히트작이다.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서든어택·스페셜포스 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08년 중국에 진출하면서 대박이 터졌다. 당시 중국 메신저 기업인 텐센트와 손잡고 서비스에 나섰는데, 이듬해 접속자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2011년에는 30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의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중국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덕분”이라며 “당시 FPS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붉은 색과 황금색을 두른 총기들을 선보였고, 여성 캐릭터에는 중국 전통 의상을 입히는 등 고증을 강조하던 FPS게임에서 발상의 전환으로 중국에서 히트를 쳤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 안주하지 않고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을 비롯해 브라질 등 남미, 유럽, 최근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중동까지 끊임없이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전 세계 동시 접속자가 800만명을 넘어서며 최대 동시 접속자 수 기록을 새로 썼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육성에도 나섰다. ‘크로스파이어 스타즈’는 2013년 처음으로 시작돼 현재 9회째를 맞았다. 매년 평균 2000만 이상의 뷰어십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 총 10개 팀이 참여하는 프랜차이즈 리그인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CFPL)’가 시작돼 체계적인 e스포츠 구조를 갖추게 됐다. 스마일게이트는 베트남·브라질·이집트 등에서도 e스포츠 대회를 개최,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의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드라마·영화·테마파크…문화 콘텐트로 IP 확장 권 이사장은 게임에 만족하지 않고 ‘크로스파이어’ IP를 드라마·영화·테마파크 등 문화 콘텐트로의 확장에도 나섰다. 특히 지난 7월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대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천월화선’를 선보였다. 중국 내 크로스파이어 게임명인 ‘천월화선’을 그대로 쓴 이 드라마는 2016년 제작 발표 후 4년간 470억원가량이 투입돼 36부작으로 제작됐다. 그룹 엑소(EXO) 출신의 배우 루한과 ‘중국의 유승호’로 불리는 우레이 등이 주연을 맡아 2030 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을 뿐 아니라 18억 뷰어십을 기록하며 텐센트 비디오에서 인기 드라마 순위 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드라마 인기는 게임으로 이어졌다. 작년과 비교해 드라마 방송 직후 온라인 게임의 복귀 유저가 약 19% 증가했고, 신규 유저는 약 10% 늘었다. 모바일 게임도 신규 유저 접속 비율이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영화도 제작하고 있다. 2015년 10월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오리지널 필름과 제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영화 ‘13시간’을 집필한 척 호건과 1차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최대 배급사 중 하나인 소니 픽처스와 글로벌 배급 계약을 맺으며 영화 개봉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중국 쑤저우 시 최대 쇼핑몰인 ‘쑤저우 센터’에 크로스파이어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를 열었다. 게임 내 요소를 활용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체험장으로, 크로스파이어에 디지털 기술을 더해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레이저 슈팅 대전과 과녁 사격장 등이 갖춰졌다. “존경·사랑받으려면 디즈니처럼 IP 명가 돼야" 권 이사장이 크로스파이어 IP로 다양한 문화 콘텐트에 도전하는 것은 스마일게이트를 디즈니처럼 오랫동안 존경받고 사랑받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IP 명가가 돼야 한다는 게 권 이사장의 생각이다. 권 이사장은 작년 12월 전북대에서 열린 창업 토크콘서트에서 “예전에는 기업가치 100조가 넘는 세계 제일의 회사가 되고 싶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이젠 더는 1등을 존경하거나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재단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도 사람들은 그 기업에 존경과 사랑을 보내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권 이사장은 “기업이 하는 사업 그 자체가 사랑받아야 한다”며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회사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IP를 가진 디즈니와 같은 회사가 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뒤에 사람들이 ‘스마일게이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좋아하는 캐릭터나 스토리, 개발자, 인생의 계기를 만들어준 메시지 등으로 기억한다면 지속 가능한 회사고 존경과 사랑을 받는 회사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 이사장은 최근 문화훈장 수훈 소감에서도 IP 명가를 향한 열정을 다시금 드러냈다. 그는 “게임에서 최고의 영예인 ‘고티(GOTY, 올해의 게임)’ 최다 수상에 도전해 스마일게이트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IP 명가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권혁빈 이사장이 내년에는 IP 명가를 향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12.15 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