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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조건은 주고받았는데...예상보다 더딘 김태군 장기 계약 협상

빠르게 성사될 것 같았던 포수 김태군(33)과 KIA 타이거즈의 장기 계약 협상이 더디게 흐르고 있다. KIA와 김태군은 지난달 5일부터 동행했다. 주전 포수 자리가 비어있었던 KIA는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류지혁을 삼성 라이온즈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에 밀려 백업에 머무르고 있었던 김태군은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장기 계약 성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태군은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KIA도 이 점을 알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IA는 같은 실책을 반복하는 걸 경계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 선수(김태진) 신인 지명권(2023 2라운드) 현금(10억원)을 내주고 예비 FA 포수 박동원을 영입하고 장기 계약까지 노렸지만, 스토브리그가 열린 뒤 LG 트윈스에 내줬다. 전임 장정석 단장이 박동권과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게 선수를 놓친 결정적 요인이었지만, 인사 관리도 조직의 역량이기에 구단의 행정력이 도마에 오른 게 사실이다. 트레이드가 성사 열흘 뒤, 김태군의 에이전트 박희진 브리온컴퍼니 팀장과 권윤민 KIA 운영팀장이 장기 계약을 위해 만났다. 그때는 김태군 측만 조건을 제시했다. 여기까지는 ‘속도전’으로 흘렀다. 하지만 KIA의 대답이 늦어졌고 한동안 협상 테이블도 차려지지 않았다. KIA는 기존 선수들과의 계약도 염두에 둬야 한다. 팀 주축 선수 김선빈·최형우도 2023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김태군과의 장기 계약이 사실상 스토브리그 첫 테이프를 끊는 일인 만큼 KIA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소강상태였던 협상은 지난 15일 다시 재개됐다. 심재학 단장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KIA도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몸값 차이가 컸다는 얘기다. 김태군 에이전트는 처음부터 총액에서 꽤 높은 비율을 옵션으로 책정해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보통 선수 측은 최대한 많은 보장금액을 원한다. 김태군은 2019시즌이 끝나고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이적에 어려움을 겪으며 무적 신세가 길어졌다. 결국 가치가 크게 떨어진 뒤 원소속구단 NC 다이노스와 총액 13억원(기간 4년)에 계약한 바 있다. 김태군을 원했던 롯데 자이언츠는 유망주 트레이드로 전향했다. NC엔 리그 넘버원 포수 양의지가 있었다. 시장과 팀 상황이 김태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갔고, 결국 통상적인 주전급 FA 포수 계약과 대비해 낮은 몸값을 받아야 했다. 그런 이유로 에이전트 측은 이번 KIA와 장기 계약에 총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 선수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는 게 우선순위라는 얘기다. 오히려 선수 측이 옵션 비율을 높인 이유도 내부 예비 FA가 많은 KIA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7명이 40억원 이상 고액 계약을 했다. 김태군 입장에서 확실히 주전으로 뛸 수 있는 KIA에 남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렇다고 구단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도 아니다. 김태군이 내부 선수일 때 장기 계약을 하는 게 최선이다. 스토브리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포수 이동도 예단이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구단이 FA 계약 또는 트레이드 영입 대상으로 점찍은 선수가 같은 에이전시에 속해 있는 다른 선수와 이해 관계가 얽히면 협상은 복잡해진다. 당장 브리온컴퍼니에는 김태군뿐 아니라 다른 예비 FA 포수 김민식도 있다. 보통 정규시즌이 끝난 뒤 새 에이전시와 계약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변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경험 많은 포수와 호흡을 맞추는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편해진 것 같다”라며 김태군 가세 효과를 치켜세웠다. 김태군은 지난주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석에서도 높은 승리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가세 효과는 명확하다. 김태군도 내심 장기 계약이 빨리 이뤄지길 바랐다. 협상 과정에 늦어지는 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구단과 에이전트 모두 선수가 계약 문제로 경기력에 영향을 받지 않길 바란다. 현재 심재학 KIA 단장은 스프링캠프 전훈지 답사로 해외에 있다. 그가 귀국하면 3차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3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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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스위퍼 마스터·작은 거인·장발 에이스...신입 외인 전성시대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예상 순위 전망에 난색을 표했다. 이유 중 한 가지는 새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것. 직접 전훈지를 돌고 눈으로 확인한 소회였다.개막 한 달 만에 야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새 얼굴이 많다. 일단 선발 투수 중엔 SSG 랜더스 커크 맥카티와 NC 다이노스 새 에이스 에릭 페디가 꼽힌다.페디는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10개 구단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1위.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 좌완 앤디 반즈가 0.65를 기록(3~4월 기준)하며 성공을 예고했다. 올 시즌은 4경기에서 7점(7.58) 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 전반기는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페디는 기교파인 반즈와 다르다. 구위도 좋고, 변화구도 현란하다. 이미 같은 투수들 사이에서 그의 주 무기 스위퍼가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팀 동료이자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잡을 때 결정구로 던져 화제가 된 공이다. 기존 슬라이더보다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크다. 마치 홈플레이트를 빗자루처럼 쓸고 지나간다고 해서 붙은 구종 명칭이다. 페디는 현재 KBO리그에서 이 스위퍼를 가장 잘 구사하는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2올 시즌 2점 이상 내준 등판도 없다. LG 트윈스•KT 위즈 등 5일 기준 팀 타율 1•2위 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NC팬들은 페디가 팀 창단 최고 외국인 투수였던 에릭 해커처럼 돼주길 바란다.SSG 맥카티도 복덩이다. 6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 1패•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4월 2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 2차전이자 자신의 KBO리그 데뷔전에서는 3과 3분의 1이닝 동안 10피안타 8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프로필상 신장(173㎝)은 작은 편이지만 수직 무브먼트가 좋고, 모든 변화구가 결정구로 통할 만큼 다채로운 승부 레퍼토리를 가진 투수다. 무엇보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KBO리그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KIA 숀 앤더슨도 있다. 등판한 6경기에서 3승 2패•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4월 18일 롯데전을 제외하면 4점 이상 내준 등판이 없다. 구위가 압도적인 투수는 아니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짙어 상대 타자를 제압한다. 지난 29일 LG 트윈스전에서는 팀 연승이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이끄는 112구 혼신의 투구로 박수 받았다.키움 히어로즈 아리엘 후라도도 등판한 6경기에서 3승 3패•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KBO리그에 안착했다. 그동안 ‘터줏대감’ 에릭 요시키와 짝을 이루는 외국인 투수의 무게감이 떨어져 고민이었지만, 후라도가 이를 지웠다. 키움이 모처럼 고액(100만 달러)를 투자한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 한 번도 4자책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을 만큼 안정감이 있다.반면 KIA 아도니스 메디나, KT 보 슐서는 기복이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고 재활 치료를 받은 뒤 4일 한화전에서 늦은 데뷔전을 치른 두산 딜런 파일은 4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ㅅㅍ 2023.05.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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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인기 실감한 KIA 슈퍼루키..."데뷔 전인데 많·관...감사합니다"

'슈퍼루키' 윤영철(19·KIA 타이거즈)의 얼굴엔 설렘이 가득했다. 소속팀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그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당찬 각오를 전했다. 윤영철은 30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KIA 미국 전지훈련이 열리는 애리조나(투혼)로 향했다. 출국 전 임한 인터뷰에서 그는 "캠프에 합류해서 기쁘다. 해외 전지훈련은 처음이다. 선배님들과 함께해 '내가 진짜 프로 선수가 됐구나'하고 실감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영철은 지난해 9월 열린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서현(한화 이글스)에 이어 전체 2순위로 지명된 기대주다.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심준석, 김서현과 함께 고교 투수 빅3로 평가받았다. 강속구 유형은 아니지만, 제구력과 변화구가 좋고,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종국 KIA 감독은 그를 2023시즌 5선발 후보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 KIA는 일찌감치 윤영철 관리에 들어갔다. 신인 선수를 대거 데려간 지난해 11월 제주도 마무리 캠프에서도 윤영철을 뺐다. 어깨 소모를 막기 위해서다. 윤영철은 11월 내내 홈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마무리 훈련 중인 1군 선수들과 호흡했다. 윤영철은 "많은 선배님이 챙겨주신다. (마무리 훈련 기간) 실전 등 운동하는 모습을 보진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목표는 여느 특급 신인과 같다. 고교 시절 선발 투수를 맡았기 때문에 선발을 선호한다. 하지만 1군 무대의 높은 벽도 잘 알고 있다. 윤영철도 "선발 투수를 맡고 싶지만, (데뷔 시즌은)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많이 등판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윤영철은 인터뷰 내내 한 팬의 선물을 들고 있었다. 그는 "데뷔 전인데도 이렇게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KIA 연고지) 광주에서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선 윤영철에게 다시 KIA팬이의 사인 요청이 쇄도했다. 2023시즌 KBO리그 슈퍼루키는 전훈지로 가기도 전부터 프로 야구선수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는지 확인했다. 인천 국제공항=안희수 기자 2023.01.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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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핫플' 입성 KT, 프런트 기민하게 움직였다

KT가 2021시즌을 대비한 스프링캠프를 부상 기장군에서 진행한다. KT는 최근 "기장군 도시관리공단과 상호발전 협력에 관한 업무 협약을 하고, 내년 시즌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 내 메인 경기장과 보조 연습장, 훈련 장비 등 부대 시설 사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1년 스프링캠프 전훈지 선정은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의 고민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예년처럼 미국·일본·호주 등에서 훈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훈련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이숭용 KT 단장은 2020시즌 개막 시점부터 국내 캠프를 진행할 최적의 장소를 찾았다.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상황에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일단 움직였다. 실무를 맡은 이충무 운영팀 차장은 "더 늦게 움직이면 가장 좋은 국내 전훈지 계약이 어려울 것 같았다. 만약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면 1군은 예년처럼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으로 가고, 새로 정한 국내 훈련지는 퓨처스(2군)팀이 쓰면 된다고 여겼다"고 돌아봤다. 이충무 차장은 통영, 제주도 등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지역을 먼저 답사했다. 현재 퓨처스팀 전용 야구장이 있는 전북 소재 익산도 후보 중 하나였다.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가 단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곳은 2016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 2019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를 유치한 장소다. 이미 다른 구단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드림 볼파크는 사회인 야구 등 아마추어 대회 개최지로 인기가 많다. KT 구단은 기장군에 지역사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협상 과정에서 남상봉 KT 스포츠단 대표이사는 예산 문제로 계약에 난항을 겪지 않도록 실무진에게 넉넉한 지원을 약속했다. 선수단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긴밀하고 신속한 내부 소통도 드림 볼파크를 선점할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큰 문제가 빨리 해결된 것 같다. 선수단을 배려한 프런트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KT는 2020년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으로 진화했다. KT 프런트도 현장의 성장 속도에 보폭을 발을 맞추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0.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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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도 코로나 여파, 서부 지역 구장 변경 진행 전망

메이저리그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권에 들어섰다. 정규리그 개막전이 취소됐다. 미국도 감염자가 1000명이 넘었다. 유력 매체 CNN과 워싱턴포스트는 보건 당국 유력 인사의 전망을 인용해 "사태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정부와 공중 보건 체제 외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확진자가 많은 서부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동부 뉴욕주에서는 수업을 중단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약 3주 전에 한국과 비슷한 행보다. 각 분야에서 확산 방지 대비에 들어갔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미국 프로농구(NBA)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뤄진다. 13일 캘리포니아주 체이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골든스테이트와 브루클린전을 두고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 메이저리그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던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의 시범경기 무대가 변경된다. 원래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시 정부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1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내달 4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LA 다저스와의 정규리그 홈 개막전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애틀의 홈 개막전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시애틀은 오는 27일에 홈구장 T-모바일파크에서 텍사스와 2020시즌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도 250명 이상 모이는 집회와 행사를 금지했다. 워싱턴주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주(州)다. 현재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대체 계획을 논의 중이다. T-모바일에서의 개막전은 사실상 무산이다. 상대인 텍사스의 홈구장에서 먼저 4연전을 치르거나, 제3의 지역에서 진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3월 초까지도 취소나 연기는 거론되지 않았다. 사무국은 각 구단에 지침 정도만 내렸다. 지난 10일 30구단이 참가한 콘퍼런스콜에서도 예정대로 진행하는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정 지역만 조처한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선수도 동요하고 있다. 이미 스프링캠프 전훈지인 플로리다주 힐스보로 카운티와 마타니 카운티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부터 그랬다. 최근에는 뉴욕 양키스 주전 포수 개리 산체스가 고열 증세를 보여 주목받았다. 단순 감기라는 진단이 나오기 전까지 구단과 팬 모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종전까지 무관중 경기에 반대했지만, 정부와 사무국의 조치를 받아 들어야 한다며 생각을 바꾼 선수도 나왔다. KBO 리그는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리그 개막을 연기했다. 일본 야구도 같은 행보다. 일본 내 가장 인기 있는 콘텐트인 봄 고시엔, 11일에는 제92회 선발고교야구대회가 취소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역 사회와 선수, 관계자의 건강과 안전이 먼저였다. 3주 전에는 한일 야구 모두 고심했다. 메이저리그는 어떤 조치를 내릴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3.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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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조기 귀국 릴레이, 외인은 고향행

2차 스프링캠프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시기다. 예정된 연습경기가 한, 두 차례만 취소돼도 준비 정도를 두고 우려가 나온다. 2020시즌은 코로나19 정국 탓에 경기 진행뿐 아니라 훈련도 난항이다. 외인의 컨디션 조절도 변수를 안았다. LG는 지난 3일, 당초 11일까지로 예정된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18일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된 탓에 시범경기기 취소됐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에서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삼성과 실전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 관리를 도모하려는 의지였다. 훈련장으로 이용하던 구시가와 구장 사용도 이 시점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7일에 급히 귀국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5일에 한국인 입국자를 14일 동안 대기 조치하는 입국 규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입국 제한 조치다. 항공 운항 중단이 잇따르자, 다급히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LG 감독도 "부상 없이 잘 치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귀국해서 아쉽다"고 했다. 향후 이천에 있는 2군 전용 구장에서 3차 캠프를 시작한다. 오키나와 파트너였던 삼성도 마찬가지다. 15일까지 연장을 추진했지만, 일본의 입국 규제 탓에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8일 귀국했다. 선수단이 갈리기도 했다. 오키나와에서 미야자키를 거치는 조, 후쿠오카를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조로 나뉘어야 했다. 연습경기가 무산됐을 뿐 아니라 향후 일정도 고민이다. 대구 지역은 확진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일본의 조치에 앞서 대만에서 훈련하던 키움과 두산 2군도 곤욕을 치렀다. 전력 향상을 노리는 시기에 귀국 여부에 노심초사했다. 국내 확산 탓에 대만 정부는 일본보다 먼저 2주 격리 조치를 했고, 항공편은 잇달라 결항됐다. 대체편마저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두 팀은 국내 항공사와 대만 정부에 특별 전세기를 요청했다. 지난 4일에야 승인을 받았다. 10일 귀국이다. 원래 16일까지 훈련을 하려던 두산 2군은 약 1주일 조기 귀국을 해야한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2차 캠프를 치르던 한화와 SK도 영향을 받았다. 한화는 당초 9일에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항공편(라스베이거스-인천)이 잠정 중단되면서 귀국을 하루 앞당겼다. SK도 9일 탑승 예정이던 시애틀발 귀국 노선이 결항되면서 귀국편을 변경했다. 훈련 장소와 연습 상대를 구하기 어려워 일정 연장이 백지화된 상황에서 귀국길마저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캠프를 진행 중인 KIA는 일찌감치 잔류를 8일 연장했다. 7일 귀국 예정이었지만 14, 15일에 나눠 돌아온다. 호주 애들레이드에 있는 롯데 선수단도 오는 17일까지 머무른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정국에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변수도 생겼다. 외인 선수의 지연 입국 조치를 내린 구단이 많다. LG는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이상 미국) 그리고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멕시코)가 고향으로 돌아갔다. 국내 감염 확산으로 선수 가족의 걱정이 커진 상황에서 선수들이 요청했고 구단이 받아들였다. 개막 날짜가 확정되면 시일을 두고 합류한다. 이미 농구, 배구에서는 이탈한 외인 선수가 나왔다. 야구는 그동안 전훈지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 실정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각 구단은 불안감을 전한 외인과 그 가족의 심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고, 유연하게 대처했다. LG에 이어 8일에는 KT도 외인 선수 3인이 미국에 잔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삼성의 벤 라이블리, 데이비드 뷰캐넌, 타일러 살라디노도 8일 일본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 미국으로 떠난다. 키움도 "외인 3명이 9일에 미국 시애틀로 이동한 뒤 클로리다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개막 2주 전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개인 훈련을 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동 거리와 여독으로 인한 여력 소비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수와 팀 모두에게 손해다. 한편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프렉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귀국한다. 잠실구장에서 동료들과 훈련을 한다. NC 외인 마이크 라이트, 드류루친스키, 애런 알테어도 국내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구단은 "별도의 동요는 없다. 모든 선수단이 함께 들어간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0.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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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라이브]AZ 캠프 사령탑 3인, 3색 리드 스타일

사령탑은 선수단뿐 아니라 코치진과도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게 되는 위치다.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 밥을 먹을 때가 많아졌다"는 한 전직 감독의 말이 감독의 스탠스가 쉽지 않다는 것을 대변한다. 가깝고도 먼 거리를 유지하며 때로는 따로, 때로는 같이 호흡하며 팀을 이끌어간다. 넓은 시야와 통찰력이 동시에 필요하고, 각 파트 전문 지도자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강단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각 구단 감독들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방식으로 임무에 접근한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NC, 한화, KT 세 팀의 감독들도 그렇다. 전훈지는 대개 2개 이상의 그라운드와 투구 연습장을 보유하고 있다. 동선은 차이가 있다. 사령탑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같은 상황 속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한용덕(55) 한화 감독은 선수단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지도자다.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가장 바쁘다. 라이브 타격과 투구를 할 때는 베팅케이지 바로 뒤에서 지켜본다. 투구 연습장에서는 타자로 나선다. 불펜피칭하는 투수들이 실전에 가까운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타석에 서서 타격 자세를 취한다. 물론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감독은 많지만, 한 감독은 거의 모든 투수의 투구에 나선다. 기술적인 조언은 각 파트 코치들이 있다. 좋은 면을 강조하는 말이 대부분이다. 외인 워윅서폴드의 체인지업과 속구를 차례로 타석 위치에서 본 뒤에는 "체인지업도 위력적이다"며 선수의 '엄지손가락 세레모니' 반응을 받았다. 몇몇 고참 선수에 대해서는 성향 변화까지도 파악하고 있다. 이강철(54) KT 감독은 한발 뒤로 물러나서 보는 편이다. 선수뿐 아니라 코치도 의식할 수 있다고 본다. 한 감독처럼 투수의 불펜피칭 때 타석에 나설 때도 있다. 스케줄을 전체 투수 가운데 한 두 명에 불과하다. 메시지도 전반적으로 부상 방지와 오버페이스를 경계하는 내용이다. 마음을 먹고 다가설 때는 주목도가 높았다. 지난 6일(한국시간)에도 고참급 선수들의 펑고(야수의 수비 연습을 위하여 공을 쳐 주는 일)를 하던 박정환 수비 코치에게 가더니 박스에 담겨 있던 공을 한 개씩 건네주기 시작했다. 사령탑 덕분에 손쉽게 공을 쥘 수 있던 코치는 이전보다 빠른 속도를 타구를 보낼 수 있었다. 숨이 차기 시작한 선수들이 코치와 감독을 향해 '힘들다'고 할 정도. 부주장 박경수의 푸념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동욱(46) NC 감독은 각 파트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자주 보였다. 지난해보다 두꺼워진 선수층이지만 옥석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수의 컨디션과 훈련 지향점을 빠른 속도로 파악하는 듯 보였다. 직접 조언이 필요한 선수는 다른 선수들이 듣지 않도록 자신이 다가가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있었다. 가벼운 농담이나 컨디션에 대해 묻는 말은 식사 시간에 주로 이뤄졌다. NC가 쓰고 있는 레이드 파크(미국 애리조나주 투손)는 훈련장과 클럽하우스까지 거리가 가까운 편은 아니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과 함께 걷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주목됐다. 세 감독 모두 한, 두 시즌 밖에 치러보지 않았다. 그러나 모두 팀의 도약을 이끈 성과가 있다. 시즌2, 시즌3을 맞이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안정감 있는 팀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 개인 성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2.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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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라이브]'5강 경쟁' 달군 두 사령탑, 캠프 조우 '덕담'

"감독이 된 뒤에는 매일 기상 상황부터 확인하네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6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강철(54) KT 감독과 이동욱(46) NC 감독의 대화다. 2020시즌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 아직 캠프 1주 차지만 훈련에 지장 없는 기상 상태를 우려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투손 지역은 지난 5, 6일(한국시간)에 많이 쌀쌀해졌다. 선수, 지도자의 입에서 "춥다"는 말이 연신 터졌다. 그나마 NC는 5일에 휴식을 취했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다. 두 감독은 "그래도 익일(7일)부터는 나아진다니 다행이다"고 입을 모았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날씨가 지난해보다 좋은 덕분에 투손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이동욱 감독의 바람 섞인 전망에 이강철 감독도 긍정했다. 짓궂던 지난해 날씨를 돌아보며 "그 정도가 아닌 게 어디인가"라는 안도도 했다. 이내 NC 주축 타자 나성범의 얘기가 나왔다. 지난 시즌 초반에 십자인대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던 그는 그사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현재 진행 중인 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이강철 감독이 과거 자신이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하고, 긴 시간 재활을 했던 시절을 돌아봤다. 더 나은 수술 실력을 갖춘 병원, 재활 기간 느낀 소회를 전했다. 이동욱 감독은 "워낙 몸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회복도 빠른 것 같다. 일단 안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주루 훈련은 소화하지 못한다. 전진과 제동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무릎에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재발 우려가 있다. 그러나 사령탑은 선수가 운동하는 모습과 기운을 확인했고, 전반적으로 순조로운 행보라고 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나성범이)날씨가 더 좋아지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고 덕담을 했다. 이날 만남은 KT 전훈지인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진행됐다. 이동욱 감독이 선배를 먼저 찾았다. "가까이 계시는데 늦게 와서 죄송하다"며 말이다. 이강철 감독은 "일부러 안 오셔도 되시는데 오셨다"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시즌 5강 경쟁을 주도한 두 팀의 사령탑은 서로를 향해 덕담을 남기며 헤어졌다. 투손(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2.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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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7' 향한 첫 발 김태형 감독 "견제? '두산 야구' 실현에 집중"

김태형 두산(53)이 V7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설렘이 컸다. 두산은 1월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은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유희관, 이용찬 등 선발대 14명은 23일 이미 전훈지로 향했고, 이날 김태형 감독 이하 코칭 스태프와 본진이 향했다. 2월 20일까지 1차 캠프를 소화하고, 23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실전 경기 위주로 진행되는 2차 캠프를 치른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 두산은 차기 시즌도 강력한 챔피언 후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최대 9명까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 때문에 개별 동기 부여도 큰 시즌이다. 선수단의 자신감은 충천하다. 출국 전 만난 주장 오재원은 "두산은 위기가 올 때마다 극복하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 최대 강점인 팀워크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문제없는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오겠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이 좌절된 4번 타자 김재환은 "흔들린 스윙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2020시즌에도 두산이 통합 우승을 하는 게 목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감독도 출사표를 전했다. 디펜딩챔피언 사령탑, 재계약 첫 시즌을 맞이한 그는 "처음 감독을 할 때보다 생각의 폭과 시야가 달라지긴 했지만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날은 항상 마음이 들뜬다. 젊은 선수들을 직접 볼 기회다. 매년 새롭고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사령탑은 백업 전력 강화, 예비 전력 보강에 눈길을 둔다. 1차 캠프에 승선한 신인 포수 장규빈에 대해서는 "눈여겨보고 싶은 선수다. 기술 교육보다는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경험을 주고자한다. 새로 합류한 베테랑 포수 정상호에게 맡겨볼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제일교포 출신, 일본 독립리그 경험으로 주목 받은 신인 외야수 안권수에 대해서는 "주루, 수비에 좋은 평가가 있어서 직접 보고 싶었다"고 했다. 마운드 새 얼굴 발굴도 기대치가 높다. 대거 합류한 젊은 투수들을 향해 "1, 2명 정도만 올라와도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눈여겨볼 생각이다"고 했다. 배영수 2군 투수 코치를 1군 캠프에 참가시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부여했다. 2군으로 가는 일부 선수들과 일찌감치 호흡을 맞춰볼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직접 영입을 요청한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향한 기대감도 전했다. 김 감독은 주전 박세혁의 출전에 변수가 생겼을 때 기존 백업 포수보다 경험 많은 포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상호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각오로 두산에 왔다. 야구 외적으로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전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자율 훈련 도중 코뼈에 골절상을 당하며 1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다. 김태형 감독은 "액땜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나마 다른 부위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다행이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재환이 빅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도 담담하던 지도자다. 차기 시즌을 치르는 자세도 다르지 않았다. 다른 9구단의 강한 견제가 전망되는 상황. 김 감독은 이에 대해서 "항상 현재 소속된 선수들로 최대치의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다른 팀의 도전을 의식하기보다는 우리의 야구, 우리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하는 데 집중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부임 첫 시즌부터 5연속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지도자다. 2019시즌에 통합 우승은 이끈 뒤 기간 3년, 총액 28억원이라는 역대 감독 최고 대우를 받고 재계약했다.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지만, 그의 시선과 자세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두산의 야구를 실현하는 데만 집중한다. 인천공항=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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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PS 타율 0.429' LG 채은성이 받은 특별한 선물…"좋은 기운"

포스트시즌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인 LG 채은성(29)은 "사장님이 선물을 주셨는데,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채은성은 9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 앞서 LG 트윈스 이규홍 대표이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다름 아닌 LG의 2019 스프링캠프 모자였다. 그런데 모자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언뜻 봐선 걸작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스위스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인 길거리 예술가 토마 뷔유의 작품이다. 2004년 50X25m 크기의 '세계에서 가장 큰 고양이' 그림을 파리 퐁피두 광장에 그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토마 뷔유는 정의와 평화, 평등 등 사회적 함의를 담은 '무슈샤(M.Chat) 웃는 고양이' 그림을 주로 그려왔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지하철 6호선의 한 전동차에 '무슈샤 윳는 고양이'를 벽면에 그리기도 했다.이 대표이사는 계열사 재직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토마 뷔유가 올해 LG 전훈지를 방문해 스프링캠프 모자에 그린 작품을 개인 소장하다 이날 채은성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규홍 대표는 그룹 계열사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300~400여 명이 가입된 LG 트윈스 임원동호회 회장을 맡을 만큼 야구단에 관심과 열정이 크다. 3차전 시작 전에 모자를 받은 채은성은 1-2로 뒤진 4회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뽑아 이 대표의 선물에 화답했다.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LG는 채은성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결국 4-2로 이겼다. 공격에서 홈런을 쳤고, 수비에서도 2-2로 맞선 5회 이정후의 타구를 멋지게 점프해 잡아냈다."'채은성~힘차게 날아올라라'는 응원가처럼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고 하자 채은성은 경기 전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그는 "(응원가처럼) '비상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들었다"며 "대표님께 감사하다. 좋은 의미가 담긴 선물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 부진한 선수가 이를 받았다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 PS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던 그로선 구단 최고위층의 특별한 선물에 감동을 하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게 됐다.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채은성은 '나쁜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 헤어스타일을 짧게 정리하며 심기일전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타율이 0.158(38타수 6안타)로 그칠 만큼 가을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백년가약을 맺어 동기부여와 의욕도 넘쳤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그는 준PO 3경기에선 11타수 4안타 1볼넷으로 이번 포스트시즌 타율 0.429를 기록하고 있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PS 전 경기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채은성은 "(2014년과 2016년에는) 주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결국 '야구는 똑같다'고 마음먹었다. 이번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나선다"며 "필요할 때 터트리는 게 중요한데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고 웃었다.육성선수 출신인 그는 '징크스'를 털어내고 '날아오르고' 있다. '홀수 해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2014년 1군에 데뷔해 타율 0.277를 기록한 그는 2015년 타율이 0.249로 조금 떨어졌고, 이듬해 타율 0.313 9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 성적(타율 0.267 2홈런 35타점)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LG 역대 타자 개인 한 시즌 가장 많은 최다 타점(119개)에 우타자 한 시즌 최다안타(175개) 신기록을 작성하며 다시 어깨를 활짝 폈다. 올해 전반기 장타율(85경기 5홈런, 35타점) 부진에 마음고생이 컸던 그는 후반기(43경기 7홈런, 37타점)에 펄펄 날더니, 가을야구에서 스스로 언급한 '안 좋은 기억'마저 떨쳐냈다.채은성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노력하고, 성실한 선수로 손꼽힌다. 그는 "시즌 초반 슬럼프가 길어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가졌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잘 이겨낸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반겼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19.10.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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