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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진심 합심] 어떤 기억을 남길 것인가

끝이 나쁘면 안 좋은 건가.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는가 19일 밤, 야구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카톡방'에서 두산 베어스에 진심인 몇 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직업은 변호사, 기업인 등입니다. "시즌 막판 제일 중요할 때 엉망이 돼 버린 게 아쉽다" "웃는 자는 없고 분노한 자만 있는 불균형 부조리" "모든 야구팬은 화날 수 밖에 없다는 명제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명제와 동급으로 진리다."베어스의 올해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 장면입니다. 시즌 중 환호의 순간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시즌 막판 3위를 노리다 5위가 됐기에 상실의 아픔이 더 큰 듯 합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행복 감정도 결승전에서 패한 은메달리스트가 3~4위 결정전에서 이긴 동메달리스트에 뒤진다는 연구 결과와 비슷합니다. 우리의 뇌는 경험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은 다르게 정리한다고 합니다. 음악 공연에 가서 즐겁게 감상하다가 중요한 클라이맥스에 이를 때 뒷자리의 누군가가 기침을 크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공연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실망스럽게 남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공연 시간의 90% 동안 감동적인 경험이었더라도 특정 순간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기억에 더 크게 남는다네요.실제로 저도 비슷한, 슬픈 기억이 좀 있습니다. 한번은 영화를 보던 중이었습니다. 숨죽이고 집중하는데 갑자기 조명이 환하게 켜진 겁니다. 관객들이 웅성거렸고,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대로여서 누군가 소리치기도 했어요. 영화는 계속 상영 중이었기에 그 관객의 고함이 또한 방해가 됐죠. 혼돈이었습니다. 지금 제 기억엔 무슨 영화를 봤는지는 떠오르지 않고 당시 짜증스러운 상황, 가족과의 외출을 망친 날로 남아 있습니다. 또 다른 기억은 십여 년 해외출장 때 일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회사 혁신사례를 발표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무대에 오른 분은 회사 오너 일가였고, 저는 자료 준비와 행사 진행, 수행 등을 했습니다. 마지막 리허설까지 잘 마쳤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에서 무대의 불이 꺼집니다. 발표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쏘고 있는데 문제가 생긴 겁니다. 곧이어 정상이 됐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발표하신 그 분은 "왜 그렇게 됐죠?"라고 조명이 꺼진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 기준으론 아주 짧은 순간의 해프닝 같았는데 발표 당사자는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듯 했습니다. 물론 저도 놀라긴 했으나 발표 전체 과정에 대한 뿌듯함이 컸던 저와 그분은, 같은 이벤트에서 서로 다른 기억을 갖게 됐습니다. 기억의 메커니즘은 가장 강력하고 강렬한 상황과 감정에 좌우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2002년)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이 한 말입니다. 인간의 뇌는 가장 고통스러운(또는 가장 행복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기억한다는 것이 카너먼의 이론입니다. 메달리스트 이야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풀이하면 기억은 특정한 경험을 중심으로 전체의 경험을 압축적으로 정리한다는 겁니다. 각각의 순간이 모여 시간이 흘러서 쌓인 전체 경험은 기억이 되지 않습니다. 강력한 경험 중심으로 선별되고, 그런 조각들을 연결시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기억의 작동이라는 것이 노벨상 수상자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각색돼 사실 아닌 부분까지 더해집니다. 그런 기억들은 필요할 때 생각의 렌즈처럼 작동, 앞으로 비슷한 다른 일을 판단할 때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를 원하지만 사실 마지막 순간이나 특정 장면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쉽게 잊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탈락하는 순간에 아픔과 분노가 차오르지만 동시에 시즌 동안 이룬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것을 더 해낼 것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순간에만 몰입하면 많은 경우 사람을 비판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버립니다. 반대로 '끝이 좋으면 모두 좋다'는 셰익스피어 희곡 제목처럼 결과가 좋다며 드러난 문제를 잊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스포츠만 그런가요.다음 주면 11월로 넘어 갑니다. 회사나 조직, 학교 다니는 분들도 마무리를 할 때입니다. 올해를 정리할 때 특정한 순간과 감정과 쏠린 기억인지 천천히 한번 더 생각해 보자고요. 올해를 어떤 기억으로 남길까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10.23 07:30
프로야구

기적은 없었다…한국, 583일 만에 또 '야구 참사'

결국 또 한 번 '야구 참사'가 발생했다.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은 13일 중국과 최종전을 치르기도 전에 B조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1승 2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중국전에 앞서 열린 호주-체코전에서 '체코가 4실점 이상 하면서 승리'하는 시나리오가 선행해야 2라운드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다. 중국을 꺾는다는 가정하에 한국·호주·체코가 모두 2승 2패 동률을 이룬 뒤 '동률팀 간 경기의 실점률'을 따지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했다. 하지만 호주가 체코를 8-3으로 꺾으면서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졌다. B조에선 일본(4승)과 호주(3승 1패)가 2라운드 티켓을 손에 넣었다.기적은 없었다. 대표팀은 지난 9일 호주와 1라운드 첫 경기를 7-8로 패했다. 0-2로 뒤진 5회 말 터진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스리런 홈런으로 점수를 뒤집었지만, 불펜이 맥없이 무너졌다. 7회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8회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연속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4-8로 뒤진 8회 말 3점을 추가,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2사 만루에서 나성범(KIA)이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5회부터 가동된 불펜에서 제 역할을 한 선수를 꼽기 힘들 정도로 집단 난조가 심각했다.10일 열린 일본전에선 4-13으로 대패를 당했다. 3회 초 양의지의 홈런과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적시타를 묶어 3-0 리드를 잡았지만 3회 말부터 마운드가 무너졌다. 장단 13안타를 허용하며 도쿄돔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기록했다. 선발 김광현(SSG 랜더스)이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9명의 불펜 투수가 힘겹게 잔여 이닝을 막았다.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일본의 승리 확률이 6회 말 이미 99%까지 측정됐다. 대표팀 간판 이정후는 "야구 인생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생각이 계속 날 거 같다. 분한 것도 있고 여러 감점이 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2일 체코를 꺾고 첫 승리를 신고했으나 2라운드 진출까진 역부족이었다. 체코전 이후 여러 경우의 수가 쏟아졌지만 '자력으로' 다음 라운드에 나서지 못한다는 거 자체가 '굴욕'에 가까웠다. 최소 8강, 내심 4강 진출까지 기대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선 충격에 가까운 성적표다.한국은 2021년 8월 7일 '요코하마 참사'를 경험했다. 당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을 6-10으로 패해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무려 13년 만에 치러진 올림픽 야구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일본 땅을 밟았다. 올림픽 메달이 쉬운 건 아니지만 '아시아 라이벌'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해 출전을 포기했고 '아마 최강' 쿠바는 미주 예선에서 탈락했다. 출전국이 6개 많지 않아 '메달이 희망적'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결과는 빈손이었다. 동메달 결정전으로 가는 과정에서 일본(승자 준결승)과 미국(패자 준결승)에 연이어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도쿄 올림픽 이후 프로야구 안팎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됐다. 도미니카공화국전 패배 후 583일 만에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와 다시 마주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3.13 15:13
배구

처음부터 틀린 강백호의 시선,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

강백호(24·KT 위즈)가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를 범하며 한국 야구 대표팀의 패전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와의 B조 1라운드에서 7-8로 패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10일 일본전에서 패하더라도 조 2위로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한국은 경기 초반 타선이 침묵하며 0-2로 끌려갔다. 5회 말 양의지의 3점포, 6회 말 박병호의 적시타로 4-2 역전에 성공했지만, 셋업맨 김원중이 7회 초 로비 글렌다이닝이게 3점 홈런을 맞고 다시 리드(스코어 4-5)를 내줬다. 동점 득점이 절실했던 시점에서 최악의 흐름이 이어졌다. 7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강백호가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로 아웃당했다. 상황은 이랬다. 강백호는 상대 투수 워윅 서폴드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쳤고, 2루를 밟은 뒤 한국 더그아웃을 향해 팔을 치켜들며 세리머니를 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의 발이 2루에서 떨어졌고, 좌익수 울리치 보하르스키로부터 공을 받은 호주 2루수 글렌다이닝이 재빨리 태그했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호주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정 번복을 끌어냈다. 강백호는 일단 베이스를 밟은 뒤 심판에게 재정비를 위한 '타임'을 요청했어야 했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자신이 베이스를 벗어났는지 알지 못하고 세리머니를 하는 건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강백호는 서폴드의 공을 친 순간에도 천천히 1루로 향했다. 마치 홈런을 예단한 것처럼 말이다. 그의 시선은 공이 아닌 1루를 향했어야 했다. 주루 플레이부터 문제가 있었다. 한국 후속 타자 양의지는 중전 안타를 쳤다. 강백호가 2루에 있었다면 5-5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강백호의 본헤드 플레이가 더 아쉬웠던 이유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은 7회 말 득점에 실패했다. 8회 초 등판한 투수 양현종이 로비 퍼킨스에게 3점 홈런까지 맞으며 점수가 4-8로 벌어졌다. 8회 말 공격에서 상대 투수들의 제구 난조 속에 3점을 추격했지만, 결국 동점은 만들지 못했다. 강백호는 국제대회마다 잡음을 만드는 장본인이 됐다. 지난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도 논란을 자초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지고 있던 상황에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씹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고, 이를 본 야구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당시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나서 이 장면을 지적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이 장면을 지켜보며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장면"이라고 했다. 강백호는 이번 WBC를 앞두고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다시 사과드린다. 이번 대회에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며 도쿄 올림픽 '태도 논란'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2022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던 자신이 대표팀에 발탁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강백호의 플레이는 한국의 패전에 분명히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야구는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호주에 져 망신을 당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폭스 스포츠는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강백호가 아웃당하는 장면을 게재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강백호가 너무 기뻐서 뛰어오르다가 다리가 떨어져 태그 아웃당했다. 호주에는 기쁨이었다"며 조롱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강백호에 대해 "빨리 잊고 다음 경기 대비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3.03.09 20:00
야구

민낯 드러낸 '노메달' 한국 야구...프로야구도 위기

성적은 초라했고, 과정은 조금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의 현주소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졌다. 굴욕이었다. 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으로 참가했지만 '노메달'로 레이스를 마쳤다. 6개 팀만 참가해 한국의 메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컸다. '아시아 라이벌'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아마 최강' 쿠바는 미주 예선에서 탈락해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국 야구는 4위에 그쳤다. '숙적' 일본이 5전 전승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표팀이 받아든 성적표가 더 초라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승 4패를 기록했다. 4일 열린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서 2-5로 패했고, 이튿날 치른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전에서도 2-7로 완패했다. 도미니카전까지 3연패를 당하며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야구팬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분노하고 있다. 대표팀은 선수 선발부터 논란을 자초했다.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내야수 박민우(NC)와 투수 한현희(키움)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태극마크를 반납하자, 김진욱(롯데)과 오승환(삼성)을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신인' 김진욱은 국제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량이, 오승환은 과거 도박으로 징계받은 전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진욱은 패전조 임무만 맡았다. 오승환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6-5로 앞선 8회 초 등판했지만, 1이닝도 막지 못하고 4피안타(1피홈런) 5실점 하며 역전 빌미를 제공했다. 김경문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4일 일본전 8회 초에서는 멘털이 흔들린 고우석(LG)을 고수하다가 대량 실점을 자초했다. 고우석은 8회 초 1사 1루에서 실책성 베이스커버로 출루를 내준 뒤 폭투와 볼넷까지 허용한 상태였다. 결국 만루에서 야마다 테츠토에게 3타점 좌전 안타를 맞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뒤 "내일(패자 준결승) 경기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고우석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게 이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야구팬은 더 큰 비난을 쏟아냈다. 5일 미국전에서는 1-2, 1점 뒤진 6회 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이 익숙하지 않은 원태인을 투입했다. 제구 난조가 확연히 드러났지만, 그가 안타 2개를 허용한 뒤에도 한 타자를 더 맡겼다. 원태인이 볼넷을 내준 뒤에는 조상우를 투입했다. 조상우는 한국이 치른 앞선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공 90개를 던졌다. 어깨가 무뎌진 투수를 굳이 내세웠다. 조상우는 안타 2개를 허용했다. 한국은 미국전 6회 수비에서만 5점을 내줬다. 공격력도 형편없었다. 11-1 콜드게임으로 승리한 2일 이스라엘전을 제외하면 경기당 득점이 3.67점에 불과했다. 양의지(NC)·오재일(삼성) 등 KBO리그에서 고액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어처구니없는 스윙을 연발한 탓에 야구팬의 화는 더욱 커졌다. 일본·미국전에서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1회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로 무득점에 그쳤다. 여기에 벤치는 경험이 많은 선수만 맹신했다. 김경문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기용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동메달 결정전 인터넷 중계 응원 창에는 도미니카공화국을 응원하며 대표팀의 ‘노메달’을 기원하는 팬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병역 미필자를 대상으로 ‘군대 가자’는 조롱까지 나왔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수영, 육상, 다이빙, 근대5종 등 한국 스포츠의 불모지에서 묵묵하게 땀을 흘려왔던 선수들이 의미 있는 기록을 냈다.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응원을 받았다. 반면 야구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늘 팬들의 응원을 받는 프로 선수들로 이뤄졌는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서 대비를 이뤘다.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빈약한 선발, 폭발력과 짜임새가 없는 타선 등 처참한 국제 경쟁력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문제는 이렇게 민낯을 드러낸 게 향후 프로야구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의 거듭된 일탈로 커진 야구팬의 피로감은 올림픽 참사로 더 증폭됐다. 한국 야구가 출범 최대 위기에 빠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9 08:21
야구

김경문호, 도미니카에 6-10 역전패, 충격의 3연패+노메달

한국 야구 대표팀이 동메달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졌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졌다. 올림픽 2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한국은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대표팀은 최근 일본(준결승전)-미국(패자 준결승전)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 졌다. 이번 대회 예선부터 총 3승4패로 부진했다. 한국은 1회에만 홈런 2개를 포함해 넉 점을 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발 투수 김민우는 아웃카운트 1개만 잡는 동안 3피안타 4실점의 부진으로 일찍 교체됐다. 한국은 2회 김현수의 안타에 이은 박건우의 적시타로 추격했다. 또 4회에는 김현수가 추격의 솔로 홈런(3호)을 쳤다. 2-5로 뒤진 5회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양의지와 후속 김혜성의 연속 안타로 만든 찬스에서 박해민이 3-5로 따라붙는 적시타를 뽑았다. 이어 허경민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카운트와 득점을 맞바꿨다. 1사 2루 이정후 타석에서 박해민이 3루 도루에 성공했고, 곧이어 상대 폭투로 5-5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잡은 1, 2루 찬스에서 강백호가 6-5로 뒤집는 1타점 적시타를 쳤다. 김경문 감독은 6회부터 조상우를 투입해 실점 가능성을 차단했다. 조상우는 6회 2사 만루에서 실점 하지 않았고, 7회 역시 무실점으로 대표팀의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한국은 8회 대량 실점했다. 마무리 오승환이 조기 투입됐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안타와 희생번트, 내야 안타, 볼넷으로 맞은 1사 만루에서 폭투로 동점을 내줬다. 이후 2타점 2루타, 2점 홈런을 얻어 맞아 6-10까지 뒤졌다. 추격 의지가 꺾인 한국은 8~9회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노메달에 그쳤다. 이형석 기자 2021.08.07 15:54
야구

'타율 0.105' 양의지, 동메달 결정전 선발 출전…허경민 2번

한국 야구대표팀이 도쿄올림픽 마지막 일정을 치른다. 김경문 감독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야구 동메달 결정전 테이블 세터로 박해민(중견수)과 허경민(3루수)을 선택했다. 대회 내내 하위 타선에 배치됐던 허경민을 2번 타순까지 끌어올린 게 눈에 띈다. 허경민은 도쿄올림픽에서 타율 0.333(21타수 7안타)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클린업 트리오는 김현수(1루수)-박건우(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하위 타순인 7~9번에는 오지환(유격수)-양의지(포수)-김혜성(2루수)이 선발 출전한다. 대회 타율이 0.167(18타수 3안타)로 좋지 않은 1루수 오재일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김현수가 그 자리를 맡는다. 타율이 0.105(19타수 2안타)로 컨디션이 최악인 양의지가 선발 포수로 먼저 그라운드를 밟는다. 대표팀의 이날 선발 투수는 김민우다. 요코하마=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07 11:37
야구

韓, 동메달 결정전 2번 허경민-6번 강백호-8번 양의지

한국 야구 대표팀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타선에 변화를 줬다. 한국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 박해민(중견수)-허경민(3루수)-이정후(좌익수)-김현수(1루수)-박건우(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양의지(포수)-김혜성(2루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이번 올림픽을 4번타자로 시작한 뒤 타격 부진으로 2번으로 옮긴 강백호가 동메달 결정전에는 6번으로 내려갔다. 대신 허경민이 박해민과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한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양의지가 8번으로 출전한다. 양의지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4타석 4삼진을 당한 뒤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에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 선발 투수는 김민우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977년생 좌완 투수 라울 발데스를 다시 내보낸다. 발데스는 지난 1일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형석 기자 2021.08.07 11:26
야구

올림픽 '4번 타자' 타율 0.045…김경문호엔 해결사 없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에는 '해결사'가 없다. 4번 타자가 실종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5일 올림픽 야구 2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승자 준결승 일본전, 패자 준결승 미국전을 모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7일 낮 12시 열리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한다. 금메달을 목표로 했지만, 빈손으로 일본을 떠날 위기다. 타선 엇박자가 심각하다. 특히 4번 타자는 대회 내내 골칫덩어리다. 조별리그부터 패자 준결승전까지 6경기 4번 타순 타율이 0.045(22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강백호(KT 위즈·6타수 무안타), 양의지(NC 다이노스·12타수 1안타), 김현수(LG 트윈스·4타수 무안타)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하나같이 4번 타순만 들어가면 죽을 쒔다.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대회에 앞서 "강백호를 4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내에서 진행한 세 번의 올림픽 대비 평가전에서도 모두 그를 4번 타순에 배치했다. 일찌감치 강백호를 이승엽-이대호-박병호를 잇는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점찍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프로야구 전반기 최고의 타자였다.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5(271타수 107안타)로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국가대표 경험. 데뷔 4년 차로 2019년 프리미어12에 이어 도쿄올림픽이 두 번째 태극마크였다. 4번 타자의 중압감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올림픽은 프리미어12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비교하면 상징성이 큰 대회. 산전수전을 겪은 선수들도 큰 부담을 느끼는 '메가 이벤트'다. 결과는 최악에 가까웠다. 강백호는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나와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무리한 풀 스윙으로 일관하다 아웃됐다. 김경문 감독은 녹아웃 스테이지에 들어서는 양의지를 4번에 배치했다. 강백호를 2번으로 올리고 중심타선을 바꿨다.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의지는 4번 타자로 출전한 3경기 타율이 0.083로 채 1할이 되지 않는다. 특히 승자 준결승 일본전에서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대표팀은 3번 이정후와 5번 김현수가 각각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4번 타순에서 찬스가 번번이 끊겨 2-5로 패했다. 김경문 감독은 단기전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부진하더라도 선수를 믿고 내보낸다. 2008년 베이징 대회가 대표적이다. 예선 7경기 타율이 0.136(22타수 3안타)에 불과하던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했고 이승엽은 준결승 한·일전 극적인 홈런으로 보답했다. 올림픽 9전 전승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믿음의 야구'가 빛을 발했다. 도쿄올림픽에선 13년 전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대표팀은 패자 준결승 미국전에서 4번 타자를 김현수로 바꿨다. 김현수는 앞선 경기에서 4할 5푼대 타율을 기록하며 대표팀 타자 중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4번 타순에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대회 기간 4번 타자들은 하나같이 제 역할을 못 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은 타격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팀 모두 도쿄올림픽은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해 투수 소모가 많았다. 지난 1일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선 양 팀 합계 안타 18개가 쏟아진 가운데 대표팀이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6일 만에 성사된 리턴 매치. 마지막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선 4번 타자를 중심으로 타선이 힘을 발휘해야 한다. 도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06 09:21
야구

'6회 와르르' 한국, 미국전 2-7 대패...올림픽 2연패 무산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다. 한국이 일본과의 재대결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금메달 획득도 무산됐다. 한국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에서 2-7로 완패했다. 타선은 경기 내내 침묵했고, 선발 투수 이의리가 내려간 뒤 가동된 불펜은 6회만 5점을 내줬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야구가 무너졌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일본전에서 탈삼진 4개를 당한 양의지, 대회 내내 타격 밸런스가 흔들린 오재일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주 포지션 3루 대신 2루로 내세웠던 황재균도 뺐다. 강민호가 선발 포수로 나섰고, 좌익수로 나서던 김현수가 1루로 이동했다. 김현수는 양의지가 지켰던 4번 타자로도 나섰다. 박건우가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김혜성도 선발 2루수로 복귀했다. 타선은 4회까지 미국 선발 투수 조 라이언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1회 초 2사 뒤 이정후가 중전 2루타를 쳤지만, 후속 김현수는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2회는 강민호·박건우·오지환이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3회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혜성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박해민이 희생번트로 득점 기회를 열었다. 강백호가 3루수 파일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도 2사 뒤 강민호게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박건우가 삼진을 당했다. 선발 투수 이의리는 4회까지 2점을 내줬다.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크 콜로스베리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루 도루까지 내줬다. 2사 뒤 상대한 9번 타자 잭 로페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이 상황에서는 추가 실점을 막았다. 2루 진루를 시도한 로페스를 누상에서 잡아냈다. 홈 송구를 커트한 강민호가 런다운을 만들었고, 김혜성이 몸을 날려 태그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4회 2사 뒤 피홈런을 허용했다.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심판진이 비디오판독으로 홈런-파울 여부를 가렸지만, 원심 홈런이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 5회 초 공격에서 반격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허경민이 라이언으로부터 사구로 출루했다. 앞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친 김혜성이 우전 안타를 치며 허경민을 3루까지 보냈다. 이번 대회 내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박해민이 좌중간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한국이 1-2, 1점 차로 추격했다. 이어진 상황은 큰 아쉬움이 남았다. 강백호가 병살타를 쳤다. 2루수 앞 땅볼을 미국 내야진이 4(2루수)-6(유격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만들었다. 추격에 실패한 한국은 6회 수비에서 무너졌다. 이의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원준이 프레이저에게 볼넷을 내줬고, 다시 바뀐 투수 차우찬이 좌타 필리아를 삼진 처리하며 원 포인트 릴리프 임무를 완수했지만, 구원 등판한 '선발' 투수 원태인이 웨스트브룩과 콜로스배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다.. 원태인은 KBO리그 최고 투수다운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닉 앨런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다시 투수가 교체됐다. 이번 대회 4경기에 등판한 조상우가 등판했다. 구위형 투수가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닷새 동안 세 번째 등판에 나섰다. 로페스에게 좌전 적시타, 알바레스에게 땅볼 타점을 허용했다. 오스틴에게 빗맞은 타구까지 허용하며 2점을 더 내줬다. 승부가 기울었다. 한국은 7회 초 공격에서 박건우와 오지환이 연속 안타를 치며 1점을 추격했다. 김혜성이 내야 안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 박해민과 강백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넓었다. 이 경기 내내 일관성이 없었다. 한국은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한국은 이후 두 차례 공격에서 침묵했다. 반전은 없었다. 오는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5 22:17
야구

양의지·오재일·황재균 제외, 미국전 선발 라인업 '대폭 변화'

결국 양의지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 준결승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변화가 많다. 한국은 전날(4일) 열린 한일전에서 2-5로 패했다. 이날 미국전에서도 패하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린다. 김경문 감독은 승리한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전에서 내세웠던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강수를 뒀다. 일단 4번 타자로 나섰던 양의지가 빠졌다. 양의지는 일본전에서 삼진만 4개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타격감이 매우 안 좋다. 1루수를 맡았던 오재일도 빠졌다. 타격 메커니즘이 무너진 상태다. 양의지의 자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주역 강민호가 나선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이스라엘전에서 선발 투수 원태인과 호흡을 맞췄다. 4번 타자 자리는 김현수가 맡았다. 김현수는 일본전에서 적시타를 쳤다. 현재 한국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다. 오재일이 빠진 1루수도 대신 맡았다. 외야수 박건우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다. 이정후가 김현수가 지키던 좌익수로 이동하고, 박건우는 소속팀(두산)에서 맡던 우익수로 나선다. 내야수 김혜성도 다시 선발에 복귀했다. 2루수를 맡는다. 김경문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황재균을 주 포지션이 아닌 2루수에 기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박해민(중견수)-강백호(지명타자)-이정후(좌익수)-김현수(1루수)-강민호(포수)-박건우(우익수)-오지환(유격수)-허경민(3루수)-김혜성(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19세' 좌완 투수 이의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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