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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잘 지낼 수 있는 사람과 손잡고 일하기

양의지 선수는 계약서에 사인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데뷔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코치에게 전화를 겁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의견을 구합니다. 두 사람은 당시에 소속팀이 달랐지만, 큰 결정의 순간을 앞두고 선수가 조언을 듣고 싶었던 그런 사이였습니다. 코치는 “좋은 대우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그림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줍니다. 코치는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 팀과 선수가 그려가는 미래에 대한 확신, 그리고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새 감독과 프런트에 대해 자신이 아는 내용도 전해줍니다.2018년 12월로 거슬러 갑니다. NC 다이노스 단장이었던 저는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온 양의지 선수를 에이전트 사무실에서 만납니다. 조건에 대한 줄다리기는 에이전트와 진행 중이었으나, 선수도 직접 만나 교감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자리에 이동욱 감독님도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양 선수가 우리를 면접하는 것”이라고 상대 쪽에 말해줬습니다. 선수가 절실했던 우리는 현장과 프런트의 입장을 한 번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데려오는 사람 생각(단장)과 쓰는 사람(감독)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겪어보니 그런 데서 오해가 나중에 생기더군요. 나중에 결과가 발표된 뒤 여론의 관심은 계약 규모였지만 선수도, 팀도 신경 쓴 부분은 분명 그것 이상이었습니다. 그때 협상장에서 감독님과 저는 시즌 중에 어떻게 관리해 주고 휴식을 줄 건지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선수가 “더 많이 뛸 수 있습니다”라고 했지만, 우리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일주일에 4~5경기 정도로) 출전 관리를 약속했습니다앞서 소개한 양의지 선수의 통화는 저희가 선수를 만난 뒤 있었던 일입니다. 상대는 강인권 당시 한화 배터리 코치였습니다. 양 선수는 팀을 선택하는 문제에서 어떤 기준을 생각해야 할지, 같이 할 새로운 사람들은 누군지 궁금해했다고 합니다. 양 선수는 왜 그것을 알고 싶었을까요. 여러분은 회사를 옮기거나 팀을 바꿀 때 무엇을 고려하시나요.저도 팀을 떠난 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은 허심탄회하게 제게 말했고, 또한 저도 그랬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서로 배웠습니다. 여러 조건과 상황을 놓고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치열하게 논쟁도 했습니다. 존중의 문화 위에서는 서로 숨길 게 없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 새로운 조직에서 일을 시작하며 저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 배웁니다. 잘 지낼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부하거나 요구하고, 립 서비스를 잘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좋은 팀, 강한 조직을 만드는 조건 중 ‘심리적 안전감’에 대해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패나 실수를 포용하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신뢰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할 때 구성원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구글도 내부의 여러 조직을 연구한 결과 강팀의 첫 번째 요인을 이것으로 꼽았죠. 사람들의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일을 잘하는 것보다 먼저입니다.요즘 읽는 책 중에 『완벽에 관하여』가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최고의 목수라는 마크 앨리슨(Mark Ellison)의 40년 경험과 에피소드가 담겼습니다. 그가 손댄 작품과 공간은 깔끔하고 아름답고, 때론 현란합니다. 미국의 유명 잡지 ‘뉴요커’는 2020년 “불가능을 만드는 기술”이라며 그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한글 제목에 있는 완벽에 대해 정작 그는 “완벽은 없다"라고 말합니다. 난해한 설계도, 까다로운 집주인의 요구, 예상 밖 변수를 견뎌내는 과정을 전합니다. 타협하고, 협력하고 인정하는 법을 설명합니다. 그의 다른 인터뷰(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중 제 눈을 붙든 건 “문제가 생겨도 같이 잘 지낼 수 있는 사람과 손잡고 일하라”였습니다. 그의 작업장에도 팀워크가 핵심이었습니다. 저의 경험, 양의지 선수의 계약 당시 에피소드 등이 같이 떠올랐습니다.시즌 초반을 지나는 프로야구에서 예상 밖 연패 등으로 부진한 팀이 있습니다. 미디어가 전한 팀 사정이나 몇몇 인터뷰를 보면 먼저 내부에서 고민을 충분히 나눴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들이 서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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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어의 반등 요소와 디팬딩 챔피언 KIA '키맨' 위즈덤

"부상만 없다면 적응하는 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NC 다이노스 감독 출신 이동욱 티빙 해설위원이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KIA 타이거즈)을 두고 한 말이다.지난해 12월 영입된 위즈덤은 올해 KIA의 전력을 좌우할 '키맨'으로 꼽힌다. 디펜딩 챔피언 KIA를 한국시리즈(KS) 진출 후보로 꼽은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위즈덤이 (KIA의 순위) 변수다. 위즈덤이 잘하면 KIA가 1강"이라고 강조했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MLB)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거포. 지난 시즌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75경기를 뛴 '현역 빅리거'이다.그는 2022시즌부터 함께한 장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대체하는 자원으로 계약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활약은 미미했다. 특히 시범경기 7경기 타율이 0.222(18타수 4안타)에 머물렀다. 홈런 1개를 기록했을 뿐, 장타율(0.444)로 높지 않았다. 득점권 타율은 0.111. 현장에선 "시간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과거 루크 스캇(전 SK 와이번스) 제임스 로니(전 LG 트윈스)처럼 화려한 빅리그 경력에도 불구하고 리그 적응에 실패한 외국인 선수가 적지 않다. 외국인 타자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초반 부진'은 뼈아플 수 있다. 주목할 건 KIA의 상황이다. KIA는 나성범(이하 통산·홈런 272개) 최형우(395개) 등의 베테랑 타자들이 중심 타선에 포진한다. 이동욱 위원은 과거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의 사례를 떠올렸다. 2020년 NC 유니폼을 입은 알테어는 그해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개막 첫 13경기 타율이 0.182. NC는 극약처방으로 타순을 8번까지 조정했고 하위 타순에서 타격감을 회복한 알테어는 31홈런을 폭발시켰다. 당시 팀을 이끈 이동욱 위원은 "박석민(은퇴)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 등 좋은 선수가 있어서 알테어의 타순을 내려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위즈덤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범호 KIA 감독이 위즈덤에게 적응할 시간을 줄 수 있다. 그러면 충분히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KIA의 강점은 뎁스(선수층)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을 보유했지만,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한 선수가 빠지더라도 빈자리를 채울 대체 자원이 풍부하다. 이범호 감독은 "절대 1강은 없다. 10개 구단 (전력이) 다 비슷하다"며 "멤버가 좋아서 무조건 1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몸을 낮춘다. 하지만 복수의 다른 구단 관계자는 "KIA의 뎁스는 남다르다.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라고 입을 모은다. 위즈덤의 타격감이 더디게 올라오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하다. 윤희상 위원은 "위즈덤의 앞뒤로 좋은 타자들이 있다.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선수가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초반에 부진하더라도) 잘 풀릴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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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진심합심] 후회 없이 돌린다고 끝내기 한방이 나오진 않는다

끝내기 한방!여러분은 무엇을 떠올리나요. 기적 같은 결말, 짜릿하고 소름 돋는 야구의 한 장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슴 설레게 합니다. 인생 역전의 찬스에도 우리는 종종 이 표현을 씁니다. 그래서 야구는 삶과 연결된 친숙한 동반자라고 할까요. 야구 용어나 속설에 빗대 현실을 간단히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듣는 사람이 금세 알아듣습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저 역시 일상에서 들리는 야구의 비유가 반갑습니다.끝내기 한방과 관련, 야구를 통한 비유법이 선거철을 맞아 정치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군요. 어느 정당 대표는 “9회 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상황”이라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긴박감 있게 표현합니다. 다른 당 대표는 “나는 9회 말 구원 투수”라며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밝힙니다. 한쪽은 끝내기를 치겠다, 다른 쪽은 끝내기를 막겠다는 의지가 각축을 벌입니다. 가상화폐 시장 등 투기성 자산시장에서도 한방 끝내기에 대한 기대가 여기저기 표출되는군요.여기서 잠깐, 타임을 걸어 봅니다. 야구의 비유는 환영합니다만 이대로 괜찮을까 싶어서입니다. ‘마지막 타석이니 시원하게 한번 휘두르겠다’는 접근법은 통할 수 있는 걸까요. 야구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실성 있는 메시지를 알려줘야 한다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런 주문 역시 야구에 대한 애정이겠죠. 무턱대고 덤벼선 안되는 걸 우린 알잖아요. 9회 말 2아웃에서 삼진율이 리그 평균의 두 배라는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숨 막히는 압박감을 뚫고 끝내기를 친 주인공에게요. 그때 어떤 심정이었고,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끝내기의 조건을 그에게 물었습니다. 2019년 8월 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전. NC팬에겐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장면이 벌어집니다. 드라마틱한 피날레 주인공은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된 포수 정범모(현 한화 이글스 퓨처스 코치). 연장 12회 말 1-1 동점이던 1사 후 타석에서 타율 2할 초반의 정 선수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솔로 홈런을 날립니다. 프로 11년차의 첫 끝내기. 당시 NC는 3연패였고, 여름 들어 순위도 5위권 밖으로 밀려 위기였습니다. 중심 타자 양의지, 나성범 선수도 큰 부상으로 빠져 있었고요. 무승부라도 연패는 이어지는 것이고, 선수 투입이 많았던 여파를 고려할 때 벤치 분위기가 무척 어두웠습니다. 삼성은 마지막 이닝을 지키려 새 투수를 올립니다. 이동욱 감독이 대기 타석의 정 선수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칠 거지?” 정 선수는 바로 대답합니다. “커브 노리겠습니다.” 이 감독님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스스로 확신 갖고 대비했다는 게 느껴졌어요. 여러 데이터가 있지만 이럴 땐 선수에게 자신감 실어주는 게 낫겠다 싶었죠. ‘그래!’ 한마디 했죠.”초구에 정말 커브가 날아와 홈 플레이트 가운데 낮게 떨어집니다. 방망이가 가볍게 돌았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습니다. 아래는 정 코치와의 문답.-그때 기억납니까."그럼요. 구단에서 만들어 주신 끝내기 기념 액자도 잘 갖고 있습니다. 평생에 한번은 끝내기 치고 싶다는 꿈을 꿨고, 하이라이트의 멋진 주인공 모습을 상상해 왔는데 그때 이뤘죠. 그래선지 긴장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예상이 맞았군요."감독님께 말은 했는데 상대가 제 앞의 김성욱 선수에게 직구 승부로 삼진 잡았어요. 고민됐죠. 상대 배터리가 제게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게 생각나 계획대로 갔죠."- 큰 걸 노렸나요?"그럼 안되죠. 그냥 편하게 돌렸어요. 제가 스윙을 조절할 수 있는 타자도 아니고요. 풀 스윙했다면 힘들어가 헛스윙했거나 타이밍 늦어 파울 됐을 겁니다."- 끝내기 한방의 경험자로서 조언한다면요?"어떤 상황인지, 내 역할이 뭔지 살펴야죠. 9회 말 2아웃이어도 만루라면 투수가 더 떨려요. 홈런 못 치는 타자라면 무작정 큰 스윙은 안돼요. 잘 판단해야죠. 후배가 그런 상황이라면 저도 아무 말 안 할 겁니다. 프로라면 당연히 준비할 거고요. 그 친구와 다른 생각을 말해주면 결단하지 못하고 주춤거릴 수 있어요."끝내기 한방은 짜릿하고 극적입니다. 운명처럼, 행운의 선물처럼 여깁니다. 그러나 거저 얻어지지 않습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야구를 인용하는 세상에 드리는 메시지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4.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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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애리조나] 7시간 넘게 운전해 NC 찾은 김경문 감독 "WBC 4강 하길"

"(운전해서) 일곱시간하고 반 정도가 걸렸네요.(웃음)"NC 다이노스 스프링캠프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김경문 전 NC 감독은 18일(한국시간) NC 선수단이 훈련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리드 파크 베이스볼 필즈를 방문, 모처럼 옛 제자들을 만났다. 김경문 감독은 NC 1대 사령탑으로 2012년부터 2018년 6월까지 팀을 이끌었다. NC가 1군에 처음 진입한 2013년부터 지도력을 앞세워 신생팀을 성장시켰다. 첫해 승률 0.419(52승4무72패)로 7위에 머물렀지만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2018년 6월 성적 부진 탓에 중도 퇴임하기 전까지 구단을 상징하는 감독이었다.사령탑에서 퇴임한 뒤 NC 캠프지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라운드에 도열한 선수단과 인사한 김 감독은 여러 덕담을 건넸고 한동안 훈련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강인권 NC 감독의 초청을 받은 김경문 감독은 자택이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투손까지 직접 운전을 해 한걸음에 달려왔다. 김 감독은 "아무리 전임 감독이어도 부담을 주는 거 같아서 오기가 쉽지 않았다. 고맙게도 (초청)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을 보고 가려고 겸사겸사해서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인권 감독은) 훌륭한 감독이다. 나보다 좋은 게 많고 침착하다"며 "이동욱 감독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주위에선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빠져서 걱정하지만 좋은 성적 낼 거라고 생각한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취재진과 대화는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로 연결됐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의 캠프지이기도 하다. 투손은 예상보다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김경문 감독은 "이 정도 날씨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날씨다. 이 날씨에는 경기하면 많이 던질 수 없다. 날씨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 감독은 "월드컵에서 손흥민이라는 한 선수가 어떻게 하는지 다 봤을 거다. 나도 우연히 친구한테 '감동스럽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며 "우리 선수들 열심히 뛰고 좋은 결과 내서 4강 이상의 대진표를 얻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WBC 대표팀에는 김경문 감독과 사제지간인 선수가 꽤 많다.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 손꼽히는 구창모가 대표적이다. 김경문 감독은 NC 사령탑 시절 구창모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꽤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했다. 김 감독은 "나중에 이 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던지기 시작하면 큰 힘을 얻을 거"라며 "왼쪽이 강해야 일본도 이길 수 있고 좋은 성적도 낼 수 있다. (국제대회 노출이 적어) 이야기만 듣고 만나는 거라서 창모 같은 선수가 좋은 카드로 쓰이지 않을까 싶다. 이강철 감독이 워낙 투수를 잘 알고 있지 않나. 잘 될 거라고 믿고 있다. (WBC에서) 좋은 경기 해서 작년의 월드컵 축구처럼 야구팬들에게도 기쁨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를 향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좋은 소식은 우리나라에도 150㎞를 던지는 선수가 많아졌다는 거"라며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 1군에서 빨리 던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1군에서 기회를 받았을 때 계속해서 눌러앉을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 1군에서 잠깐 보여주고 그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적어도 2년 정도는 마이너(2군)에서 체력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대회(도쿄 올림픽)를 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다"며 "예전엔 (상대하면) 일본이 긴장도 많이 하고 부담도 느꼈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도 하고 (많은) 돈을 받다 보니까 잘 못 하면 (팬들의) 공격이 많이 들어오지 않나. 선수들의 부담이 늘었다. 그걸 없애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적당한 부담은 괜찮은데 심하면 역효과"라고 조언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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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이정후 첫 영광 도전…SSG 집중 견제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별은 누굴까.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오늘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국내 유일의 제약사 주최 야구 시상식인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은 2009년 시작해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한 프로야구 최고 권위의 축제다. 총 18개 부문 주인공이 가려지는 가운데 최고 영예인 대상 수상자는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를 받는다. 최근 3년 수상자는 2019년 김태형 감독(당시 두산 베어스) 2020년 포수 양의지(당시 NC 다이노스) 지난해 1루수 강백호(KT 위즈)였다. 대상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포함해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르며 명실상부 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이정후는 지난 7월 KBO리그 최연소(23세 11개월 8일)이자 최소경기(747경기) 1000안타를 달성했다. 이승엽의 최연소(25세 8개월 9일) 기록과 자신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최소 경기(779경기) 기록을 함께 갈아 치웠다. 통산 타율이 0.342로 3000타석 기준 역대 1위. 장효조(0.331) 김태균(0.320)을 비롯해 자타공인 리그 타격 기계를 모두 넘어섰다. 이미 지난달 1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프로야구 취재기자단 MVP 투표 유효 표 107표 중 104표를 싹쓸이하며 1994년 MVP에 오른 이종범에 이어 한·미·일 사상 첫 부자(父子) MVP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정후는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과 인연이 깊다. 프로 첫 시즌인 2017년 신인상, 지난해에는 최고타자상을 받았다. 그는 1년 전 "매년 이 자리에 와서 상을 받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겨울 동안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타격왕을 했으니까 이 자리를 뺏기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왼손 투수 김광현(34·SSG 랜더스)도 수상을 노린다. 김광현은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복귀 첫 시즌부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전반기 9승 1패 평균자책점 1.65, 홈 경기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83으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평균자책점 2위, 승률 2위(0.813)에 오르며 각종 투수 지표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김광현은 MLB 진출 직전인 2019년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받은 바 있다. SSG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김원형 감독도 깜짝 후보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은 한 시즌 야구계에 임팩트를 보인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두 후보다. 2019년에는 두산 베어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태형 감독이 사상 첫 '감독 대상' 영예를 안기도 했다. 2020년에는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 주역 이동욱 감독이 대상 후보였다. SSG는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1위를 지킨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직행한 뒤 키움을 꺾고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원형 감독은 조아제약 시상식 유력한 감독상 후보이면서 대상까지 2관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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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권 NC 감독 "FA 선택과 집중 필요, 김주원 중요"

NC 다이노스가 강인권(50)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했다. 강인권 감독은 3일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계약의 첫발을 내디뎠다. 강 감독은 지난달 12일 김경문 감독(2012년~2018년 6월) 이동욱 감독(2019년~2022년 5월)에 이어 NC 제3대 감독에 선임됐다. 조건은 계약 기간 3년, 최대 10억원(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강인권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내 야구는 변함없다. 항상 선수와 코치가 중심이고, 주연이 되는 야구를 하고 싶다. 지도자 생활을 해오면서 그런 야구 철학과 신념을 갖고 있었다"며 "리더가 바뀔 때마다 팀 문화나 시스템이 변화해서는 지속적인 강팀이 될 수 없다"고 소신을 전했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5월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이동욱 감독의 빈자리를 채워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동욱 감독 체제에서 9승 24패(승률 0.273·10위)에 머무른 NC는 강인권 감독 체제에서 58승 3무 50패(승률 0.537)로 같은 기간 리그 5위를 기록했다. 리그 6위로 포스트시즌(PS) 진출엔 실패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임선남 NC 단장은 강 감독 선임 이유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는 NC의 주전급 선수가 여럿 풀린다.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내야수 박민우와 노진혁, 외야수 이명기, 선발 이재학, 불펜 원종현 등 최소 6~7명의 선수가 FA 권리를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선수가 남고, 떠나느냐에 따라 2023시즌 구상이 달라질 수 있다. 강인권 감독은 "FA 선수를 다 계약하진 못할 거 같다. 우리 팀에 필요하고 플러스 되는 선수를 선택하고 (계약에) 집중해야 한다"며 "구단과 지속해 협의하고 있다. 상황에 맞고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잘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인권 감독이 꼽은 '2023년 키플레이어'는 유격수 김주원(20)이다. 2021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된 김주원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내야 유망주다. 프로 2년 차인 올해 96경기를 소화, 타율 0.223(273타수 61안타) 10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박민우와 노진혁의 거취에 따라 내년 시즌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강인권 감독은 "김주원이 올해보다 어느 정도 성장하느냐가 가장 중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팀이 조금 더 탄탄해지려면 구창모를 제외한 신민혁·송명기·최성영과 신인 신영우까지 후보군으로 해 선발을 발굴, 경쟁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선발진 구상을 전했다. 포수 출신인 강인권 감독은 1995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 2006년 두산 베어스에서 은퇴했다. 선수 경력을 마친 뒤 곧바로 두산 2군에서 배터리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NC 1군에서 배터리 코치를 맡았고 두산과 한화를 거쳐 2020년부터 수석코치로 다시 다이노스에 몸담았다. 누구보다 구단 사정을 잘 안다. 그는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 이후 2년 연속 PS 진출에 실패한 팀의 재건을 맡아야 한다.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격의 없이 (선수들간) 소통하는 모습이나 중요한 순간 한마음으로 뭉쳐내는 분위기가 좋아졌던 거 같다. 그러면서 팀의 경쟁력이 생겼다"며 "올해 성장한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지면 강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1.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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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4년 전에도, 올해도 NC의 선택은 '안정'

NC 다이노스가 '강인권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고 2025년까지 3년간 지휘봉을 맡긴다'고 12일 발표(본지 단독 보도)했다. 조건은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액 10억원. 강인권 감독은 지난 5월 경질된 이동욱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 대행을 맡았다. NC는 이동욱 감독 체제에서 9승 24패(승률 0.273)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에선 58승 3무 50패(승률 0.537)로 이 기간 5위를 기록했다. 투·타 전력이 고르게 안정돼 성적이 조금씩 향상했다. 그 결과 5위 KIA 타이거즈에 2경기 뒤진 6위(67승 3무 74패·승률 0.475)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PS) 진출엔 실패했지만,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펼친 강인권 감독 대행은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잘 추스르며 전력을 재정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였다. 정규시즌 종료 후 NC는 발 빠르게 차기 감독 인선에 돌입했다. 강인권 감독 대행의 승격을 비롯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임선남 NC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외부 후보도 같이 검토했다. (강인권 감독으로 선택한 건) 시즌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선수단과 상호 신뢰나 소통 방식, 리더십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말했다. 강인권 감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NC 1군 배터리 코치로 활동했다. 이후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를 거쳐 2020년 NC로 복귀, 수석 코치를 맡았다. 강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두루 갖춰 선수단 내 신망이 높다. 무엇보다 구단 시스템을 잘 알고 있다는 게 플러스 요인이었다. 임선남 단장은 "(유망주들이 구단) 안에서 잘 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강인권 감독이) 그 방향에 잘 맞는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NC는 2018년 10월 구단 제2대 감독으로 이동욱 수비코치를 내세웠다. 당시 NC는 시즌 중 김경문 감독을 경질하고 유영준 단장에게 임시 감독을 맡겨 잔여 시즌을 치렀다. 장고 끝에 내린 NC의 선택은 '안정'이었다. 큰 틀의 전환이 필요한 외부 인사보다 내부 인사 승격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우리 팀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다이노스 시스템을 함께 만들 수 있는 분을 모시고자 했다"며 2012년 구단 출범 때부터 함께한 이동욱 코치를 사령탑에 앉혀 동요를 최소화했다. 이동욱 감독은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22년 10월의 선택도 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구단이 바라는 것도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강인권 감독과 이동욱 감독 모두 NC의 시작을 함께한 창단 멤버다. NC 주전 포수 양의지, 국가대표 2루수 박민우를 비롯해 내야수 노진혁, 외야수 이명기, 불펜 투수 원종현 등이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풀린다. 계약에 딸 내년 전력 구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안정'이라는 키워드가 어느 해보다 강조될 수밖에 없다. 강인권 감독은 "무거운 책임을 가진 만큼 선수들과 합심해서 다이노스만의 전통을 이어나가겠다. 거침없이 한 번 야구 해볼 생각"이라며 "코치와 선수가 주연이 되는 야구를 하고 싶다. (FA 관련해서는) 구단과 의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주요 코칭스태프 인선도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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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C, 강인권 감독 대행과 3년 계약

NC 다이노스가 강인권(50)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한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NC는 강인권 감독 대행과 3년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조건은 프로야구 신임 감독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5월 성적 부진으로 이동욱 감독이 사퇴한 뒤 감독 대행을 맡아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잘 추스르며 전력을 재정비하는 데 성공,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한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두루 갖춰 선수단에서도 신망이 높다. 이동욱 감독 체제에서 9승 24패(승률 0.273·10위)에 머무른 NC는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에선 58승 3무 50패(승률 0.537)로 같은 기간 리그 5위를 기록했다. 그 결과 5위 KIA 타이거즈에 2경기 뒤진 6위(67승 3무 74패·승률 0.475)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PS) 진출엔 실패했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5위 경쟁을 펼쳐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포수 출신인 강인권 감독은 1995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 2006년 두산 베어스에서 은퇴했다. 선수 경력을 마친 뒤 곧바로 두산 2군에서 배터리 코치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NC와 한화 등을 거친 뒤 2020년부터 수석코치로 다시 NC에 몸담았다. 지난해 이동욱 감독이 선수단 방역 수칙 위반 문제로 10경기 출전 정지 구단 징계를 받았을 때 그를 대신해 감독 대행으로 10경기 팀을 이끌기도 했다. 감독 선임을 마무리한 NC는 내부 FA(자유계약선수) 단속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겨울 NC는 주전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박민우·노진혁·이명기 등 적지 않은 1군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강인권 감독 선임이 FA 계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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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권정웅 영입한 NC, 실패로 끝난 '김태군 트레이드'

트레이드로 포수 김태군(33·삼성 라이온즈)을 떠나보낸 아쉬움만 더 커졌다. NC 다이노스는 6일 포수 권정웅(30)의 영입을 발표했다. 권정웅은 지난달 30일 내야수 최영진, 투수 임대한과 함께 삼성에서 웨이버로 공시됐다. 프로야구 규약 제95조 에 따라 웨이버 공시 이후 7일 이내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FA)로 신분이 변경된다. 하지만 이 경우엔 당해 연도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삼성에서 웨이버로 공시된 세 선수 중 이적이 결정된 건 권정웅이 유일하다. NC로선 '긴급 수혈'에 가깝다. NC는 현재 주전 포수 양의지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크고 작은 부상 탓에 포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양의지의 백업으로 박대온이 버티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박대온의 시즌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문다. 퓨처스리그(2군)에 즉시 전력감 포수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강인권 NC 감독 대행은 지난 1일 확대 엔트리(28명→33명)가 시행됐을 때 1군 엔트리에 포수를 충원하지 않았다. 6일 기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1군 포수 엔트리가 2명(양의지·박대온)인 구단은 NC가 유일했다. 김형준의 무릎 수술로 계획이 틀어졌다.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 중인 김형준은 오는 21일 전역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8월 말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복귀까지 1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NC 안방에 초비상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NC는 시즌 뒤 양의지마저 FA로 풀린다. 양의지가 팀을 떠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포수 자원이 더욱 부족해질 수 있다. 권정웅과 계약한 것도 여러 경우의 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권정웅의 영입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김태군 트레이드'의 실패를 의미한다. 당시 NC는 1군 주전급 백업 포수 김태군을 삼성에 내주고 사이드암스로 심창민과 함께 포수 김응민을 받았다. 불펜 보강 목적으로 심창민을 영입하기 위해 김태군을 떠나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이동욱 당시 NC 감독은 "박대온과 김응민, 정범모를 양의지의 백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즌 중에는 (포수 유망주) 김형준이 전역해 복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상대로 시즌이 흘러가지 않았다. 그 어느 선수도 양의지의 백업으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더욱이 큰 기대를 모은 심창민마저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심창민은 삼성 시절 중간 계투와 마무리 투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불펜이었다. 2016년 25세이브, 2021년 16홀드를 기록할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했다. 그런데 NC 유니폼을 입은 뒤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시범경기부터 3경기 평균자책점이 19.29(2⅓이닝 6실점)로 높았다. 우려 속에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했지만, 나흘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1군 등록과 말소를 반복했고 5월 중순 이후에는 1군에서 사라졌다. 오른 팔꿈치 통증 문제 때문에 재활조로 내려가 시즌 내 복귀 여부에 물음표가 찍혔다. 김태군이 삼성에서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준수한 활약을 펼쳐 NC로선 트레이드 결과가 더 뼈아프게 됐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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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불붙은 양의지, "두배 더 잘하고 싶다"

잠잠하던 양의지(35·NC 다이노스)의 타격 페이스가 꿈틀거리고 있다. 양의지는 8월 셋째 주(16~21일) KBO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타자였다. 주간 타율 0.421(19타수 8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947)과 출루율(0.450)을 합한 OPS는 1.397에 이른다. 타점과 장타율 리그 1위, 홈런은 공동 1위였다.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는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양의지를 선정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내내 좋지 않았는데 좋은 상을 받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후반기 들어 컨디션이 돌아오고 있는데 지난주는 운도 많이 따랐던 거 같다"며 웃었다. 양의지의 올 시즌 전반기 성적은 어색했다. 개막 첫 달인 4월 월간 타율이 0.150에 그쳤다. 그가 1할대 월간 타율을 기록한 건 2017년 8월(0.179) 이후 처음. 개막 직전 코로나19에 감염된 탓이었다. 일주일 자택 격리를 하면서 시즌 준비가 꼬였다. 양의지는 "격리하는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개막에 맞춰) 잘 챙겨 먹고 컨디션을 올려야 하는 시점에 그러지 못하니 모든 부분이 엉망이 됐다"며 "복귀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돌아봤다.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으니 타석에서 주춤거렸다. 그 영향 때문인지 히팅 포인트가 뒤로 밀리면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평범한 뜬공이나 내야 땅볼이 늘어 타율이 하락했다. 양의지는 "계속 타석에 들어서며 지금은 어느 정도 원래의 히팅 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 그런데 (전반기 부진은) 히팅 포인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가 깨졌기 때문에 (타격감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성적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할 만큼 타격감이 좋은 건 아니다. 좋은 타구가 나왔을 때와 빗맞은 타구를 쳤을 때 느끼는 밸런스의 차이가 크다. 그런 차이를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NC는 전반기 9위에 머물렀다. 지난 5월에는 성적 부진으로 이동욱 감독이 경질되고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양의지의 부진이 팀 순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NC는 양의지의 타격감이 살아난 후반기, 첫 26경기에서 15승(1무 10패)을 따냈다. 6~7위를 오가면서 5강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양의지는 "시즌 초반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후반기 들어 팀이 좋은 모습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조금씩 보탬이 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마음 같아서는 지금보다 두배 더 잘하고 싶다. 선수단 누구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5강도 중요하지만, NC가 쉬운 상대로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의지는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다. 4년 전 계약한 총액 125억원 대형 계약이 만료된다. 후반기에 성적도 반등해 'FA 최대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양의지는 "시즌이 끝난 후 생각할 일"이라며 "팀이 잘해야 내 가치도 올라간다. 팀에 도움이 되면 (FA 계약)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쏠리는 것 중 하나가 내년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WBC는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달리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 대회로 현역 빅리거들이 총출동한다. 대부분의 선수가 출전을 희망하는 대형 이벤트다. 공교롭게도 양의지는 2017년 열린 4회 WBC에 출전해 대표팀의 1회전 탈락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는 "지금은 대표팀 출전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다. 당장 팀이 5강을 바라보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팀 야구에 집중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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