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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와 멀어진 양키스, 번스·프리드와 만남...최강 선발진 구축 겨냥

후안 소토와 멀어진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가 선발 투수 보강으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5일(한국시간) YES 네트워크, 뉴욕 포스트의 취재를 인용해 양키스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맥스 프리드와 만났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애런 분 감독, 맷 블레이크 투수 코치 등으로 구성된 양키스 대표단과 프리드가 직접 대화를 나눴고,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했다. 더불어 MLBTR는 양키스가 다른 FA 선발 투수 코빈 번스도 만났다고 전했다. 양키스는 여전히 소토 영입을 바란다. 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같은 지구(아메리칸리그 동부) 다른 팀들이 더 많은 몸값을 제시한 상태다. MLBTR는 양키스가 소토 재영입에 6억 달러 이상 쓴 뒤에도 1억5000만 달러 이상 투자할 자금력을 갖고 있지만, 소토가 다른 팀으로 향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봤다. 유격수 1위 윌리 아다메스가 대표적이다. 선발진 보강도 소토와의 동행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프리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뛴 8시즌(2017~2024) 동안 통산 73승(36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07.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이었던 2019시즌 17승을 거뒀고, 단축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2020시즌도 11경기에서 패전 없이 7승을 거뒀다. 2021·2022시즌도 연속으로 14승을 올렸다. 부상 탓에 14경기 밖에 나지 못한 2023시즌도 8승(1패)을 챙겼고, 예비 FA 시즌이었던 2024시즌은 11승을 더했다. 번스는 2021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해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2021시즌은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2022시즌도 2점(2.94)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예비 FA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된 번스는 전력이 가장 좋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팀으로 보낸 2024시즌 개인 단일시즌 최다승(15승)을 거두며 2점(2.92)대 평균자책점까지 마크했다. 이마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한 블레이크 스넬을 포함해 이번 선발 투수 FA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번스는 올 시즌 양키스전 2경기에서 11이닝을 소화하며 3점을 내줬다. 피안타율은 0.162였다. 양키스 타자들이 맞상대 했을 때 약한 투수였다. 양키스는 선발 자원이 부족하진 않은 팀이다. 개릿 콜과 카를로스 로돈, 마커스 스트로맨, 클라크 슈미트, 루이스 힐 그리고 네스토 코르테스가 있다. MLBTR는 양키스가 프리드나 번스 같은 A급 선발 투수를 영입하면 선발 투수 한 명은 트레이드 카드로 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르테스는 올겨울 이적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리드와 번스 모두 2024시즌 소속팀으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그런 선수를 영입하는 다른 팀은 국제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쓸 수 있는 돈이 삭감되고,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도 내줘야 한다. 하지만 양키스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PS)에서 선발 투수들의 부상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번스와 프리드 영입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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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통산 세 번째 실버슬러거 수상, 트로피 수집 시작됐다 [종합]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포지션별 최고의 타자에게 수여하는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오타니는 13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NL) 지명타자 부문에서 실버슬러거 수상자로 선정됐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수상이다. 2021년과 2023년은 아메리칸리그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수상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스즈키 이치로와 나란히 일본인 선수로는 최다 3회 수상을 하게 됐다. 한 시즌 포지션별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뽐낸 선수에게 돌아가는 실버 슬러거는 30개 구단 감독과 코치(팀 당 3명)의 코치가 투표권을 행사해 직접 선정한다. 오타니는 NL 지명타자 부분에서 타율 0.302 39홈런 104타점을 올린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손쉽게 수상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율 0.301 54홈런 130타점 59도루를 기록했다.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다. 또한 홈런과 타점 2관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 강력한 MVP(최우수선수) 후보로 거론된다. 앞으로도 각종 개인상 트로피를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메리칸리그(AL) MVP 수상이 유력한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개인 통산 4번째 실버슬러거(외야수 부문)를 품에 안았다. 다저스 무키 베츠(NL 유틸리티)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매니 마차도(NL 3루수) 휴스턴 애스트로스 호세 알투베(AL 2루수)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AL 1루수) 등은 통산 7번째 수상했다. 이 외에도 뉴욕 양키스 외야수 후안 소토(5회) 다저스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1루수 브라이스 하퍼(이상 4회) 등이 실버슬러거를 받았다. 이형석 기자 2024.11.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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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36년만, 오타니는 7년만...다저스 우승 퍼레이드 '25만명 군집'

4년 만에 우승한 LA 다저스를 만나기 위해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시내를 가득 메웠다.다저스 구단은 2일(한국시간) LA 시내에서 팀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축하하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다저스 선수단과 그 가족, 프런트 직원들을 태운 8대의 버스는 이날 LA 시내를 돌아다니며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LA 시민들에겐 갈증을 풀어줄만한 축제였다. 다저스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이 기간 WS 우승은 2020년 한 번 뿐이었다. 설상가상 2020년엔 코로나19로 팬들을 만날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팬들은 홈에서 포스트시즌을 볼 수도 없었다. 챔피언십 시리즈와 WS는 일부 관중을 받았으나 중립구장인 텍사스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열렸다. 우승 후에도 코로나19로 퍼레이드는 열리지 않으면서 LA 시민들은 1988년 이후 우승 퍼레이드를 보지 못하고 기다렸다.마침내 올 시즌 그 갈증이 풀렸다. 시즌 전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 대형 영입을 연달아 성사시킨 다저스는 정규시즌을 98승 64패로 마쳐 승률 1위를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한 단계씩 올라간 끝에 뉴욕 양키스와 WS도 지난 10월 31일 4승 1패로 마감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2일 열린 퍼레이드에는 LA 시민 25만 명이 거리를 메웠고, 축하 행사가 열리는 다저스타디움에도 4만 2000명의 관중이 방문했다.현 선수단 중 가장 오래 다저스를 지켰던 클레이턴 커쇼는 "여태껏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멋진 일"이라며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지난 몇 년 동안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 잘 대해줬다. 팬들이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함께 축하할 수 있는 일들이 생겼다"고 기뻐했다.부상에서 돌아와 WS 최우수선수(MVP)가 된 프레디 프리먼은 팬들에게 "3개월 전, 아들(막내 맥스)이 아팠다가 돌아왔을 때 팬들은 우리 가족과 나를 응원했다"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우승을 차지해 다행이다. 내년에도 이 일을 해내고 싶다"고 전했다. 오타니에게도 우승 퍼레이드는 첫 경험이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해 MLB로 진출한 오타니는 앞선 6년 동안 가을야구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선수 개인은 신인왕과 만장일치 MVP 2회를 수상, 리그 간판 스타로 떠올랐으나 혼자 힘으론 우승을 만들 수 없었다. 오타니는 "여기 있게 돼 영광이다. 축하드린다 LA. 팬들께 감사 드린다"고 영어로 직접 전했다.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코치, 구단, 선수들과 함께 축하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는 선수와 팬의 것"이라며 "2020에는 이럴 기회가 없었다. 이런 퍼레이드가 필요했고, 드디어 시작했다"고 기뻐했다. 2020년 우승 후 이적했다가 돌아온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키케 에르난데스는 "2020년 팬 페스티벌 당시 2020년대는 LA의 것이 될 거라 말한 적 있다. 2020년대에 우리보더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이 누구인가? 전혀 없다"고 자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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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두 번의 저주를 푼 엡스타인의 비밀 열쇠는

20년 만에 다큐멘터리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그것도 ‘가을의 전설’이 쓰이는 10월에 말입니다. 2004년 기적의 포스트시즌 스토리를 써 내려간 보스턴 레드삭스 야구팀과 당시 단장 테오 엡스타인. 넷플릭스가 미국의 월드시리즈와 한국의 한국시리즈 등 가을야구의 정점에 맞춰 내놓은 야구 시리즈입니다. ‘더 컴백 (The Comeback, 한국어 제목으로 대역전).’ 오늘 칼럼은 그 감상문입니다.레드삭스와 보스턴 팬을 80여 년간 고통받게 한 ‘밤비노의 저주’의 질긴 인연과 이를 끊어낸 2004년 팀의 주역들이 3부작 시리즈에 등장합니다. 빈볼을 던지며 동료를 보호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상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분위기를 다잡는 제이슨 베리텍을 비롯해 데이비드 오티스, 핏물로 번진 빨간 양말의 커트 실링 등 그 시절 레드삭스의 주인공들이 현재의 모습으로 과거를 해석해 줍니다. 케빈 밀라의 코미디언 같은 익살과 함께 팀워크를 아교처럼 이어 붙인 그의 역할도 재조명됩니다. 개성 강한 멤버들을 조화롭게 이끈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인간적인 면과 고민도 잘 드러납니다. 김병현의 모습도 숨은그림 찾기처럼 슬쩍슬쩍 비칩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너클볼러 팀 웨이크필드의 여러 장면은 가슴 뭉클합니다.20년 전 스토리이지만 왜 여전히 회자되며 팀워크의 교본 같은 히스토리가 됐는지를 보여줍니다. 야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를 구하는 입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조직력, 결단, 회복력, 분열과 조화 등 조직과 구성원의 역동성이 이 작품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특히 팀을 운영한 경험과 연결되어서인지 당시 레드삭스 단장 테오 엡스타인의 입장이 와닿았습니다. 트레이드의 후폭풍이 두렵기도 했다는 고백, 양키스와의 라이벌전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나오자 억눌렸던 팀의 폭발력을 발견하며 쾌재를 부르는 모습에서 왠지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통계를 바탕으로 냉철하게 판단해 저주를 끊고, 올드 스쿨 야구를 대체하기 위해 발탁된 그였지만 또한 감정의 인간이었습니다. 숫자의 구조와 프레임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마음의 에너지 역시 믿어야 한다는 건 선택이 아니라 균형의 문제라고 다시 한번 느낍니다. 동전 던지기처럼 야구의 여러 통계가 독립된 이벤트라고 아무리 설명해 봐야 팀 스포츠에서 누군가 (또는 상당수 구성원이) 기세 같은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객관적인 통계만으론 마음을 사로잡긴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헌신하고 희생하고 엉뚱하지만 분위기를 띄우는 개성적인 다양한 존재감이 필요하다는 걸 ‘더 컴백’은 보여줍니다. 1920년 베이브 루스를 트레이드한 뒤 붙은 불운을 풀려고 2004년 레드삭스 선수들은 스스로를 ‘멍청이 야구(goofball)’이라고 부르며 별짓을 다 합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양키스 원정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위스키를 나눠 마시는 장면에선 경악하게 됩니다.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그들만의 팀워크로 해묵은 저주와 불안을 잠재웁니다. 0승 3패로 궁지에 몰린 시리즈를 뒤집습니다. 엡스타인의 마지막 설명이 그래서 인상적입니다. “그렇게 끈끈한 팀을 만나면 구단 전체가 그 분위기를 따라가죠. 팬과 선수의 경계가 흐려지고 모두가 하나가 됩니다.” 감동적인 고백입니다.끈끈하다고 번역된 엡스타인의 영어 표현은 무엇이었을까요. ‘연결된(connected)’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두 차례 야구의 오랜 저주를 푼 엡스타인의 비밀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2016년 시카고 컵스로 옮겨가 100년 넘은 ‘염소의 저주’도 풀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합니다.당시 컵스의 우승 스토리를 담은 ‘컵스 웨이(The Cubs Way)’라는 책을 보면 엡스타인은 관계(relations)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합니다. 숫자와 통계라는 분석으로 무장한 아이비리그 출신이지만 팀이 어려울 때, 구성원이 힘들 때 현장에서 감정을 연결시키고 교감하는데 눈 감지 않았습니다. 관계와 팀워크에 건강하게 만드는 개성 있는 선수와 감독을 레드삭스에서도, 컵스에서도 모으고 기둥으로 세웠습니다.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어느 팀은 이번에 우승을 하고 어느 팀은 후일을 기약할 겁니다. 뭉쳐있다면, 서로 ‘연결’돼 있다면 기회는 다시 올 겁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0.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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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도 못하던 3년 연속 PS 진출&지구 우승...필라델피아, 톰슨 감독 재계약 '2026년까지'

비록 가을야구는 조기 탈락했지만, 3년 연속 가을야구와 13년 만의 지구 우승을 이룬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빠르게 사령탑 재신임을 선언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구단 사장이 톰슨 감독과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6년까지다.톰슨 감독은 지휘봉을 잡을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2011년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탈락을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리빌딩에 들어갔던 필라델피아는 2019년 최우수선수(MVP) 출신 브라이스 하퍼 영입과 함께 다시 우승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매년 대형 선수 영입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20년엔 통산 998승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2009년 뉴욕 양키스)을 경험한 명장 조 지라디 감독까지 선임했으나 역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필라델피아는 결국 2022년 6월 시즌 중 지라디 감독을 경질했다. 당시 그 자리를 대신했던 이가 바로 벤치 코치였던 톰슨이었다. 톰슨 감독은 혼란스러웠던 팀을 빠르게 수습했고, 2022년 드디어 와일드카드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가을엔 지구 우승팀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연달아 격파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챔피언십 시리즈마저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의도치 않게 '대박' 감독을 뽑게 된 필라델피아는 곧바로 정식 선임에 들어갔고, 2024년까지 2년 계약으로 톰슨 감독을 지원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더 좋은 정규시즌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역시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다. 톰슨 감독은 올해는 2011년 이후 첫 지구 우승까지 이루며 역량을 다시 증명했다. 다만 '2기' 톰슨 감독 체제에도 숙제는 있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13년 만의 지구 우승에도 이전과 달리 포스트시즌 1라운드인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앞선 2년 가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과는 대조적이다.고액 연봉 FA 선수 중심의 선수단도 숙제다. 하퍼, 잭 휠러, 애런 놀라, J.T. 리얼무토, 닉 카스테야노스, 트레이 터너 등 30대 선수들이 주축인 필라델피아는 단시간 내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둬야만 한다. 한편 하퍼는 포스트시즌 탈락 후 "추가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며 투자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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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에서는 쌍둥이가 던졌나? 야마모토 무실점 '3승'...미국서는 'ERA 1.64' 완벽투

그날 고척스카이돔에서 등판이 없었다면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는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됐을까. 야마모토가 미국 복귀 후 연일 완벽한 투구를 펼친 끝에 드디어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낮췄다.야마모토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경기 연속 6이닝 무실점 투구. 야마모토의 활약에 힘입은 다저스는 애리조나를 8-0으로 완파하고 시즌전적 20승 13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지켰다.기록이 말해주듯 깔끔한 투구였다. 그는 1회 말 선두 타자 제이크 맥카시를 상대로 볼넷을 내주며 출발했지만, 이후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주자를 지워냈다. 이어 케텔 마르테에게도 2루타를 맞았지만, 그는 크리스티안 워커에게 1루수 뜬공을 얻어 깔끔하게 1회를 마무리했다.2회도 출루는 있었으나 실점은 없었다. 야마모토는 선두 타자 작 피더슨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을 뿐,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뜬공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선두 타자 블레이즈 알렉산더에게 얻은 탈삼진을 시작으로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4회엔 피더슨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앞선 두 타자, 그리고 후속 타자인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에게 삼진을 얻어 역시 무실점을 이어갔다. 야마모토가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다저스 타선이 폭발했다. 이날 야마모토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건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왼손 에이스 조던 몽고메리였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몽고메리는 지나치게 높은 계약을 요구하다 미아가 됐다. 결국 뒤늦게 최대 2년 5000만 달러 단기 계약을 맺고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었다. 7년 이상, 1억 7200만 달러 이상을 불렀던 걸로 알려진 초기 제안과 차이가 컸다.애리조나 이적 후 첫 2경기 호투했던 몽고메리였지만, 다저스 타선을 이겨내진 못했다. 몽고메리는 2회 1사 1루 상황에서 앤디 파헤스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그는 이어 미겔 로하스의 2루타, 크리스 테일러의 볼넷 후 오스틴 반스의 1타점 2루타, 무키 베츠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5실점 빅 이닝을 허용했다.3회 다저스의 득점이 추가됐다. 앞서 2경기에서 홈런과 적시타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던 윌 스미스가 3경기 연속 애리조나 마운드를 괴롭혔다. 선두 타자로 나선 스미스는 홈런포를 터뜨려 몽고메리를 침몰시켰다.대량 득점을 지원받은 야마모토는 힘을 얻어 호투를 이어갔다. 5회 선두 타자 코빈 캐롤을 2루수 땅볼로 잡은 그는 알렉산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두 타자에게 연속 삼진을 잡고 이닝을 마쳤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다저스의 투구 관리 속에 6회 등판이 적었지만, 직전 등판에 이어 이날도 6회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 임무를 다했다. 6회 말 선두 타자 구리엘을 3루수 땅볼로 막은 그는 후속 타자 마르테에게 볼넷, 워커에게 탈삼진을 기록한 뒤 피더슨의 안타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첫 실점을 내줄 뻔 했지만, 수아레즈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2경기 연속 6이닝 무실점,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7회와 8회 각각 한 점을 더했고 실점하지 않으며 8점 차 대승으로 야마모토에게 시즌 3승을 안겼다. 이날 호투로 야마모토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91까지 떨어졌다. 그가 지난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등판했다가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걸 떠올리면 괄목상대할 성적표다. 당시 그는 샌디에이고 타선을 상대로 아웃 카운트 한 개를 잡아내는 것도 힘들어하며 연속 실점을 내줬고, 다저스는 타선의 분전에도 패하며 2연전을 1승 1패로 마쳤다.다른 이도 아닌 '투수 최고액' 야마모토라 충격적인 데뷔전이었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었던 야마모토는 투수 4관왕과 리그 최우수선수(MVP), 사와무라 상을 모두 3년 연속 수상한 후 MLB행을 선택했다.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선발 투수가 많지 않아 그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고, 당초 2억 달러 수준으로 예측됐던 몸값은 최종적으로 다저스가 제시한 12년 3억 2500만 달러까지 올랐다.다저스가 오릭스에 지불한 포스팅비 5000만 달러 안팎까지 포함하면 약 3억 7500만 달러로 종전 게릿 콜(뉴욕 양키스)가 기록한 9년 3억 2400만 달러를 크게 넘는 총액이었다. 그러나 가장 비싼 투수로 치른 데뷔전에서 최악의 성적을 남기면서 세간의 시선도 불신으로 바뀌었다.시간은 걸렸지만, 야마모토는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 중이다. 그는 이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정상급 에이스로서 다저스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다만 호투에도 신인왕, 사이영상 등을 기대하긴 아직 어렵다. NPB, 그리고 국가대표에서 함께 활약했고 함께 MLB로 건너 온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의 활약이 너무 빼어나서다. 이마나가는 2일 뉴욕 메츠전을 포함해 올 시즌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78을 기록 중이다.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마나가는 신인왕은 물론 사이영상, 그리고 MVP 등 각종 수상을 쓸어담기 충분한 '괴물'이다. 야마모토보다 훨씬 몸값이 저렴하지만,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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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로 향하는 마지막 난관, 이정후의 비밀번호 '3.4도'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시즌 초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11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이정후의 강한 타구(Hard-Hit) 비율은 48.9%로 메이저리그(MLB) 상위 19%에 해당한다. 강한 타구는 시속 95마일(152.9㎞) 이상을 의미한다. MLB 평균은 36.3%. 타구 속도가 빠르다는 건 정타에 가깝다는 의미다. MLB 대표 슬러거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50%)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53.2%)와 비교해도 차이가 거의 없다.'총알 타구'는 배럴(Barrel)의 조건 중 하나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이상적 타구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높고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는 인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발표된 자료에선 배럴 타구 타율이 0.822, 장타율은 2.386으로 측정되기도 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럴 타구 비율은 4.4%(1위 바비 위트 주니어·27.3%)로 하위권이다. 타구 속도가 빠른데 배럴 타구가 적은 건 발사각 때문이다. 이정후의 타구 발사각이 3.4도로 리그 평균(12.2도)보다 낮다. 타구 발사각이 8~32도 사이인 스위트 스폿 비율도 22.2%(평균 33.1%)로 높지 않다. 뜨지 않는 '총알 타구'는 내야 그물에 잡힌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달라지긴 했는데 이정후가 시즌 초반 바깥쪽 공을 계속 잡아당겨서 치더라. 타구 방향이 대부분 1루와 2루 사이였다"며 "(타격 유형상) 타구 각도가 높게 나올 수 없었다. 과거 추신수(현 SSG 랜더스)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비슷한 이유로 땅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땅볼 비율은 57.8%로 리그 평균(44.6%)을 상회한다. MLB닷컴은 지난 10일 이정후를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4위로 예상하며 '3월 31일 아버지(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앞에서 홈런을 쳤던 것처럼 공을 띄우는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낮은 발사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안정적이다. 헛스윙률(6.8%)과 삼진 비율(7.4%)은 MLB 최상위 1%로 흠잡을 곳이 없다. 발사각은 이정후의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타구 방향이 조금씩 다양해지는 건 고무적이다. 최근 3경기에서 안타 5개를 몰아쳐 0.200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0.255(47타수 12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중용, 기회를 꾸준히 주고 있다. 송재우 위원은 "최근 (타격하는 모습이) 바뀐 거 같다. 그러면서 타구 속도가 빨라졌고 공도 더 뜬다"며 "이정후는 KBO리그 경험이 많고, 워낙 영리한 선수다. 이른 시점에 적응하지 않을까 한다. (초반 부침은) '미니 슬럼프' 정도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2 05:01
메이저리그

'배경에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대학도, 경력도 거짓…'괴담 통역사' 미즈하라 [IS 이슈]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온다. 불법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개인 돈에 손을 대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얘기다. 이제는 그의 인생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25일(한국시간) 야후 스포츠는 미즈하라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을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즈하라는 1984년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1991년 가족과 함께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다음이다. 2007년 UC 리버사이드를 졸업한 미즈하라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일본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의 통역사로 일했다고 전해졌다. 관련 내용은 2023년 오타니가 소속된 LA 에인절스 구단 가이드에도 적시된 내용으로 미즈하라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발자취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학 졸업과 통역사로 일한 내용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UC 리버사이드 측은 "우리 대학 기록에는 미즈하라 잇페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학교에 다녔다는 기록이 없다"고 부정했다. UC 리버사이드는 미즈하라가 다른 이름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하지 않았지만 '가명'으로 졸업했을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떨어진다. 다이아몬드 바 고등학교의 켐프 웰스 코치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항상 연습에 나와서 열심히 노력했다. 그게 기억난다"고 그를 회상하기도 했다. 고등학교까지 미즈하라로 학교에 다녔는데 대학교 때 이름을 바꿀 이유가 크지 않다. '오카지마 통역사' 커리어도 의문투성이다. 미즈하라와 오타니는 2013년 일본 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미즈하라는 크리스 마틴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 통역이었고 오타니는 갓 입단한 신인이었다. 니혼햄에 몸담기 전 미즈하라는 오카지마의 통역사로 경력을 쌓은 것처럼 홍보했다. 오타니도 미즈하라의 여러 경험을 높게 평가, 2017년 12월 에인절스와 계약할 때 개인 통역사로 그를 고용했다.그런데 보스턴 구단은 지난주 공식 성명을 통해 '미즈하라가 보스턴에서 통역사로 일했다는 여러 매체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기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라며 '미즈하라는 보스턴에서 어떤 직책으로도 고용된 적이 없다. 오카지마가 팀에서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에도 통역사로 일한 적이 없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철저하게 확인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미즈하라는 2012년 스프링캠프에서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오카지마의 통역을 계속 맡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카지마는 2012년 2월 17일 양키스 메디컬 테스트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야후 스포츠는 '미즈하라가 마이너리그 계약과 캠프 시작 사이에 오카지마의 통역을 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미즈하라는 2003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니혼햄에 입단한 오타니를 만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이 10년 동안 미국에서 대학에 다녔고 두 개의 다른 MLB 팀에서 일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제 그 배경에 거대한 구멍(gaping hole)이 생겼다. 니혼햄 구단은 그를 고용할 때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 궁금해진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미즈하라는 도박 빚이 최소 450만 달러(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오타니는 26일 현재 취재진을 상대로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5 14:07
메이저리그

[김종문 진심합심] 서울시리즈 감상문 : 주인공의 자격, 야구경기 이상의 장르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 (I’m the happiest person)'이란 박찬호의 코멘트를 보는 순간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어진 그의 시구에 가슴 뭉클해졌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 루 게릭의 그 유명한 은퇴식 연설의 한 대목이 겹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 (the luckiest man)'.그렇습니다. 그는 행복했고, 운도 좋았습니다. 1994년, 그의 메이저리그에 데뷔한지 올해로 30주년입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그 시간이 흘러 박찬호의 바통을 이어받은 다음 세대는 빅리그 중심선수 대접을 받고 있음을 우리는 이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찬호가 심은 나무가 튼튼하게 자랐구나"라는 그의 말처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를 지켜보는 박찬호에겐 뿌듯함과 자부심이 느껴집니다.30년 전 박찬호 선수는 아시아 선수 한 명도 없는 현실에서 온갖 차별과 싸우며 버텼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박 선수 어머니가 선물한, 그래서 그가 가장 아끼던 양복이 라커룸에 걸려 있었는데 누군가 가위로 잘라버린 사건입니다. 신인 선수에 대한 클럽 하우스 선배들의 짓궂은 신고식이었습니다. 당시 원정 경기였는데 박 선수는 구단 버스 탑승을 거부하며 한바탕 소동을 벌였습니다. 미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은 최근 서울시리즈에 맞춰 박 선수의 도전을 조명한'‘서울의 대부(godfather)'란 기사에서 그때 해프닝을 전합니다. "지금 돌아보면 잘한 게 아니었다. 이제는 그런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란 당시 동료, 에릭 캐로스의 코멘트도 실렸습니다.박찬호의 빅리그 초기엔 야구에만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선입견과 무시, 시샘 속에서 꺾이지 않은 결과는 한-미 야구 역사에 선명히 새겨집니다. 그 결과가 이번 서울시리즈라고 할까요. 사실 이번 시리즈는 일본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까지 등장하는 세계적인 빅 이벤트여서 시구자에 대한 다양한 주문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쏟아졌다 합니다. 그러나 박찬호의 시구는 일찌감치 결정됐고 흔들림 없이 준비됐습니다. 데뷔 30주년이란 시점에 빅리그 공식 개막전 문을 여는 시구의 영예까지. 기막힌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박찬호는 행운아가 맞습니다.김하성 선수도 '아시아 선수는 내야수로는 성공 못한다'는 그들의 의심을 깨며 한국 야구의 도전기를 성공적으로 이어 받습니다. 이번 시리즈 기간 팀 동료들을 서울의 식당으로 초대하고, 한복 도포 스타일의 노란색 변형 운동 자켓을 선물하는 등 그의 존재감은 손님의 그것이 아니라 주인공 그 자체였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우리도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서울시리즈가 미국 야구의 세계화 일환이자 미국 문화의 확장판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우였습니다. 한국을 찾은 빅리거들은 초대받은 손님의 예를 갖춰 우리가 즐기는 방식과 문화를 따라 호흡하며 느끼고 갔습니다. 우리 역시 배우고 자극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리딩하는 부분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시스템 등)을 전파하는 자신감도 발휘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주인공 자격 충분하지 않습니까.이 과정에서 야구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야구가 서울시리즈를 통해 단순히 경기의 차원을 넘어 스포츠 스타의 사회적 책임과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문화적 장르로서 가치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태일 스포티즌 부사장은 "레전드와 레거시를 어떻게 대접하는지 실감나게 보여준 사례"라고 말합니다. 시즌 앞두고 한창 예민할 수 있는 시점, 장거리 여행과 시차에 따른 피로 등 불편할 수 있는 여러 이슈와 우려를 뒤로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 이를 뒷받침 하는 구단과 리그의 모습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멋있었습니다. 미국 야구가 그렇다는 차원이 아닙니다. 우리의 야구 현장이 승부와 경기력 관리에 매몰돼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소홀한 불균형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저 역시 반성합니다. 프로 레벨에 걸맞게 세상에 이기고 지는 것 이상의 매력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걸 느낍니다. 서울시리즈는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자석처럼 각계 유명인을 고척돔으로 끌어 모았습니다. 한국 야구가 더 멋지게 바뀌어야 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3.25 07:30
메이저리그

MLB 데뷔전 1이닝 5실점, 야마모토 "책임감 느껴, 앞으로 팀에 보탬이…"

최악의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치른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가 '반성'했다.야마모토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2연전 2차전에 선발 등판, 1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했다.야마모토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한 다저스는 난타전 끝에 11-15로 패했다. 한국에서 열린 역사적인 MLB 개막 2연전(서울 시리즈)을 1승 1패로 마무리한 다저스 선수들은 경기 직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야마모토의 MLB 데뷔전은 '굴욕'에 가까웠다. MLB닷컴은 '야마모토의 MLB 첫 등판은 단 1이닝 동안 5실점하며 실망스러운 경기로 끝났다'며 '야마모토는 적어도 1901년 이후 MLB 데뷔전에서 1이닝 이하로 5실점을 허용한 첫 다저스 선발 투수가 됐다. 1958년 랄프 마우리엘로 이후 다저스 선발 투수가 MLB 데뷔전에서 가장 짧은 이닝을 소화한 기록'이라고 전했다. 마우리엘로는 선발 데뷔전에서 3분의 1이닝 3피안타 3실점했다. 먼지 쌓인 기록을 소환한 정도로 야마모토의 첫 등판은 구단 역사에 남을 '오점'이었다. 그만큼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경기 뒤 "초반 컨트롤이 잘 안돼 위기를 자초했고 거기서 실점했다. 이번 경기를 잘 되돌아보고 최대한 빨리 반성해 다음 경기에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53.5%(43개 중 23개)로 낮았던 이유에 대해선 "세트 포지션에 들어가고 나서 제구가 많이 흐트러졌다. 고쳐야 할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투수 코치의 조언을 받으면서 다음 경기를 위해 노력하겠다. 경기에서 졌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고 곱씹었다.야마모토는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록'이 영향을 줬냐는 질문에 "거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시즌이 길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투구를 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일본 프로야구(NPB) 최고 투수에게 수여하는 사와무라상을 3년 연속(2021~23) 받은 야마모토는 최고 160㎞/h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스플리터, 커브, 컷 패스트볼을 다양하게 섞는다.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4356억원)에 대형 계약을 했다. 이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9년, 총액 3억2400만 달러(4343억원)를 100만 달러(13억원) 넘어선 MLB 역대 투수 최고 몸값(총액 기준)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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