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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여제도 예상 못 한 '8연승', 김연경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했다" [IS 인터뷰]

"8연승, 예상은 못했지만..."'배구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승세였다. 흥국생명이 개막 8연승을 달리며 리그 순위 최상단에 자리했다. 흥국생명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0(25-16,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 김연경이 20득점,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가 14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유일하게 승점 2(3-2 승)를 안긴 정관장에 셧아웃 승리를 거두면서 승점 3을 온전히 얻어냈다. 2위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도 유지했다. 흥국생명의 고공행진 중심엔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은 20일 기준, 공격 종합(성공률 46.20%) 오픈 (42.02%) 퀵오픈(52.67%)에서 리그 1위를 달리며 팀을 지탱하고 있다. 리시브 효율도 6위(39.86%)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흥국생명의 공·수의 주축이 되고 있다. 전성기가 지난 36세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페이스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은 50세까지 뛰어도 될 것 같다"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올해 젊은 선수들까지 잘 이끌면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시즌을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사실 김연경도 이러한 무패행진을 예상하지 못했다.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부터 (영입이 적어) 시작이 좋지는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들을 보완했지만, 컵 대회에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안 좋은 결과를 받아 침울했다"라고 시즌 전을 돌아봤다. 당시 흥국생명은 컵 대회에서 조별예선 1승 2패로 조기 탈락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었다.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했다"고 진단한 김연경은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다. 적응 기간이 필요했고, 선수들 간의 이해도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지금 많이 좋아졌고, 더 발전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8연승이라는 결과만 봤을 땐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 경기 고비가 있었다. 20일 정관장전에서도 흥국생명은 매 세트 리드를 내주면서 고비를 맞았다. 정관장 '주포'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경기 전 부상으로 빠지면서 운영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빠른 선수단 미팅과 김연경의 분전으로 이겨냈다. 김연경은 "우리가 항상 상대 선수단에 변수가 생기면 대비를 못하고 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감독님도 긴급 미팅 통해서 '긴장을 놓치지 마라'고 하셨다"고 전하면서 "처음엔 우왕좌왕했는데, 잘 대비한 덕분에 좋은 결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흥국생명은 오는 24일 2위 현대건설과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시즌 초반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에 3-1 승리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지만, 이후 현대건설도 7연승을 달리며 무섭게 기세를 끌어 올리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도 "전력상으로 베스트 팀이다.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라고 경계했다. 김연경 역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다. 현대건설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도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선수단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승리했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윤승재 기자 2024.11.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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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원맨팀에 '어우흥'은 없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후 다른 팀에 가려고 했는데,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의 권유로 팀에 잔류했다. (선수 시절) 마지막에 성적이 좋지 않은 등 구단에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지난 8일 열린 2023~24시즌 V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6번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남긴 의미심장한 수상 소감 중 일부다.MVP 수상 여부 보다 더 주목됐던 향후 거취를 놓고 김연경은 선수 생활 연장을 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우승을 하고 싶어서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뛴 최근 세 시즌 내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연경이 2020~21, 2022~23, 2023~24 시즌까지 MVP를 휩쓸었지만 우승엔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우승 도전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다.2020~21시즌에는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에 휘청이다가 준우승에 머물렀다. 구단의 위기 상황 대처도 아쉬웠다. 2022~23시즌에는 권순찬 전 감독 경질과 윗선 개입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다. 이후 국내 감독 선임 후 선수단 반발로 철회하고, 명장 아본단자 감독을 소방수로 투입 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이번 시즌엔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태업 논란이 불거졌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다소 늦은 감이 있고, 결과 역시 성에 차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얻는 김연경 효과는 뚜렷하다. 30대 중반 김연경은 MVP를 수상할 만큼 여전히 V리그 최고 기량을 자랑한다. 또한 김연경의 팬덤에 힘입어 관중 입장 및 마케팅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V리그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하며 "김연경 합류 후 마케팅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V리그 여자부 구단 중 객단가나 좌석 점유율이 가장 높다. 여자부 최고 시청률 1∼5위는 모두 흥국생명이 치른 포스트시즌 5경기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뛴 최근 두 시즌 연속 입장권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팀 성적은 김연경이나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구단 수익과 인기도는 올랐지만, 성적으로 귀결되지 못한 셈이다. 김연경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은 "올해도 2등으로 마무리해 내년 시즌은 더 부담되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쉽지 않은 2024~25시즌을 예상했다.구단의 지원이 절실하다. 뒷받침할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선발이 굉장히 중요하다.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압박이 있지만 FA(자유계약선수) 영입도 고려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세터와의 호흡도 풀어야 할 숙제다. 김연경은 "구단에서도 (FA 시장에) 뛰어든 걸로 알고 있어 선수 보강을 할 거라 믿고 있다. 우승에 갈망이 있다.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본단자 감독은 "성장하거나 바뀌고자 다른 걸 시도해보려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없어서 아쉬었다"라고 꼬집었다. 선수단 관리나 문화를 지적한 셈이다. 지난해 FA 자격 획득 후 많은 러브콜을 받았으나, 고심 끝에 흥국생명에 잔류를 택한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인연이 깊다. 시작이 좋았으나, 중간에 갈등도 있었다. 마지막에도 성적이 좋지 않은 등 구단에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나는 (마지막까지) 흥국생명과 함께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꼭 같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어우흥'은 없다. '배구 여제' 효과를 톡톡히 얻는 흥국생명이 '김연경 원맨팀'에 의존할 게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를 할 시점이다. 이형석 기자 2024.04.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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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열린 결말' 예고한 김연경...은퇴 조건은 박수 소멸 & '차기 여제' 등장

V리그 여자부는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종료와 함께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거취, 은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다음 시즌은 다를 것 같다. 김연경은 자신의 선수 생활 연장 기한을 1년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그는 8일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로 선정, 단상 위에 올라 소감을 전하며 "팬들을 위해 다음 시즌에도 (흥국생명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고, 이어진 취재진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속내를 전했다. 김연경은 이미 정규리그 중반 선수 생활 연장을 굳혔다고 한다. 이를 두고 가족·동료·지인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스스로도 긴 시간 생각해 결론을 내줬다. 그는 "내가 뛰는 모습을 바라는 배구팬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김연경의 주변에선 40년 개그맨 인생을 걷고 있는 이경규의 수상 소감을 언급하며 그의 은퇴를 만류했다. 이경규는 2022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뒤 "많은 이들이 박수 칠 때 떠나라고 말한다. 박수 칠 때 왜 떠나는가. 한 사람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활동할 것"이라는 소감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김연경도 이에 대해 "그 말도 맞는 거 같다. 은퇴는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도 박수 치지 않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계속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 결말인데, 어떤가. 괜찮았나"라고 취재진에 되물으며 웃어 보였다. 프로야구에선 '국민 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은퇴를 예고하고, 마지막 시즌 은퇴 투어를 한 바 있다. 배구팬, 배구계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김연경도 그런 행보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연경은 여자배구를 스포츠 대표 콘텐츠로 만든 주역. 기량도 영향력도 다시 나오기 어려운 슈퍼스타다. 팬들이 뒷모습을 오래 지켜볼 수 있도록,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연경은 이날 이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다가오는 새 시즌을 마지막으로 생각한다면, 내 결정을 미리 얘기하고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 은퇴를 결심하게 되면 리그 개막 전 말씀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경의 말 뉘앙스를 살펴보면, 다가올 2024~25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시즌을 예고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는 올 시즌도 국내 선수 득점·공격종합 1위에 오르며 '넘버원 공격수' 자리를 지켰다. 한 시즌 더 치른 뒤 몸 상태나 퍼포먼스에 따라 은퇴 시점을 당길 가능성은 있겠지만, 배구팬은 일단 2025~26시즌까지는 김연경이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연경은 현역 연장과 더불어 V리그를 이끌어 가야 할 후배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단상에서 리그(V리그) 성장만큼 국가대표팀도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리그 순위 경쟁이나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은퇴 시점을 고민하는 30대 중반 선수가 또 MVP를 수상한 점, 그가 이끄는 팀이 다음 시즌도 우승 후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도 어·최·김(어차피 최우수선수는 김연경)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그게 리그 내실 강화와 세대교체, 장기적인 콘텐츠 파워 유지에 필수조건이다. 김연경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7번째 MVP 수상을 노려보겠다. 항상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고 싶다'라고 말한 그림에 다가서고 있다"라면서도 "다른 종목은 내 나이에 팀 우승에 고전하고, (MVP 등) 개인 수상에 도전하는 게 어렵다. 다음 시즌, 경쟁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도 밀리지 않게 노력하다 보면 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이 선택한 열린 결말. 그 끝에는 김연경을 대신하거나 뛰어 넘는 선수가 나와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차기 여제' 말이다. 하지만 배구팬 모두가 안다. 현재 후보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김연경의 선수 생활 연장 결심은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숙제 또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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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같은 하이파이브···왕조 건설한 현대건설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프로배구 현대건설 선수들은 강성형 감독을 신나게 '폭행'했다. 우승 세리머니였다. 이날 뿐 아니라 강 감독의 손바닥은 시즌 내내 얼얼했다. 하이파이브를 나눌 때, 현대건설 선수들은 감독의 손바닥을 '스파이크'했다.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때리고, 강 감독 표정이 일그러지는 건 현대건설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2023~24 V리그 여자부 통합 우승팀 현대건설의 팀 분위기가 이렇다.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3차전을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2015~16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프전을 제패한 현대건설은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2019~20시즌, 2021~22시즌 두 차례나 정규시즌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여파로 챔프전이 열리지 않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진정한 왕조를 건설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김연경(흥국생명) 영입을 추진하는 사이, 주장 황민경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김연경 영입도 결국 무산됐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과 고예림은 시즌 초반 부상을 입었다.그러나 국가대표 출신 양효진과 이다현(이상 미들 블로커) 김다인(세터)이 중심을 잡았다. 부상 선수들도 속속 돌아왔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모마 바소코(카메룬)가 정규시즌 득점 4위, 성공률 3위에 오르며 공격을 책임졌다.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태국)이 약점이었던 아웃사이드 히터의 한 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현대건설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아성을 깨고 우승한 원동력은 수평적인 문화와 유연한 팀 분위기였다. 현대건설의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모두 경험한 양효진과 황연주 등 베테랑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후배들과 소통한다. 이다현은 "경기에 뛰는 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린 선수다. 후배들이 의견을 낼 수 있게 언니들이 친구처럼 물어봐 주신다. 소통이 잘 이뤄진다"고 전했다.20대 초중반 김다인과 이다현, 정지윤은 2년 전 유튜브 채널(현미밥즈)을 개설, 경기장 밖 다양한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경직된 조직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유명한 강성형 감독의 리더십도 이런 분위기를 형성한다. 양효진은 "감독님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선수들끼리 많이 대화한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게 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게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다현도 "친구 같은, 아빠 같은 감독님이다. 권위적이라면 우리가 말하지 못할 텐데 의견을 물어봐 주신다"라고 덧붙였다.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 나이만 한 딸(1999년생)이 있다. 딸에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선수도 현대건설의 팀 문화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양효진은 "처음엔 모마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불편해했다. 이제는 모마 성격이 활발해졌다"며 "위파이는 '쟤 한국 사람 아니야?'라고 할 정도다. 지난해 우리 팀이 화려하고 압도적이었다면, 올해는 끈끈함이 있다"고 말했다. 프런트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윤영준 구단주를 비롯해 이영호 단장, 박원철 부단장이 선수단을 세심하게 챙긴다. 구단 관계자는 "프런트와 현장의 소통이 활발하다. 사무국이 선수단에 맞춰 함께 움직인다"면서 "숙소 생활과 식당 만족도가 높아지는 등 여러 측면에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0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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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듀스에 강하다...흥국생명 독주 체제 원동력

V리그 여자부는 흥국생명 독주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10~11월 치른 11경기에서 10승 1패, 승점 28을 기록했다. 27일 기준으로 2위 현대건설(7승 4패)에 승점 5 앞선 1위다. 올 시즌 흥국생명이 당한 1패는 지난달 26일 홈(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른 정관장전이었다. 지난 21일 나선 2라운드 원정(대전 충무체육관) 경기에서 정관장에 승리하며 설욕했다. 리그에 적수가 없다. 흥국생명은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이기도 하고, '배구 여제' 김연경이 건재한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표현이 있었던 2020~21시즌만큼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올 시즌 선발 세터로 가장 많이 출전한 이원정은 아직 주전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은 부상으로 이탈해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런 흥국생명이 9할이 넘는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건 박빙 승부에서 패하지 않고 꾸준히 승점을 쌓았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5세트까지 치른 4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특히 2위 현대건설과 두 차례 풀세트 접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승차를 벌릴 수 있었다. 10월 18일 1라운드에선 15-12, 지난달 12일 2라운드에선 15-9로 앞섰다. 에이스 김연경의 해결사 본능은 5세트 유독 빛났다. 그는 4번 나선 5세트에서 총 16득점·공격성공률 46.43%를 기록했다. 5세트 흥국생명 전체 득점(61)의 26.2%를 김연경이 해냈다. 올 시즌(11경기 기준) 흥국생명 총 득점(988) 대비 김연경의 득점(229) 점유율은 23.1%다. 김연경은 5세트 공격성공률도 시즌 전체 기록(43.51%)보다 높았다. 벤치의 작전도 빛났다. 상대 수비가 '쌍포' 김연경과 엘레나 므라제노비치에 집중됐을 때 젊은 센터 이주아를 활용한 중앙 공격을 자주 시도했다. 이주아는 12일 현대건설전, 21일 정관장전에서 적극적인 속공과 중앙 오픈 공격으로 각각 4득점씩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스코어 24-24(5세트 14-14) 이후 듀스 승부에서도 강했다. 총 9번 중 1번을 제외한 8번을 먼저 2점 차로 벌리며 세트를 잡았다. 듀스 승부에서는 여러 선수가 활약했다. 김연경이 총 9득점을 올렸고, 옐레나도 10월 26일 정관장전 2세트에서 홀로 3득점 하는 등 총 7득점했다. 김미연이 오픈 공격으로 2점, 김수지가 속공으로 1점을 지원했다. 김채연과 레이나 토코쿠는 블로킹 득점 1점씩 올렸다. 날카로운 서브와 끈끈한 수비를 앞세운 팀플레이로 상대 범실 5개를 유도하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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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항명→월권, 해마다 논란...김연경 혼자 분투하면 뭐하나

V리그는 현재 겨울철 대표 스포츠 콘텐츠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김연경(35·흥국생명) 효과가 가장 먼저 꼽힌다. 그가 세계 무대를 호령하며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췄고, 그를 향한 관심이 종목과 리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유미(은퇴)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등 다른 스타 플레이어들이 김연경의 공을 치켜세운다. 최근 몇 년 동안 V리그는 바람 잘 날 없다. 배구 팬에게 실망감을 주는 일들이 끊이지 않았다. 김연경이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국내 리그고 복귀한 2020~21시즌에는 학폭(학교폭력) 사태가 불거졌다. 공교롭게도 김연경의 뒤를 이어 리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그 중심에 섰다. 두 선수는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고, 다른 나라 리그로 떠났다. 당시 흥국생명을 향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국가대표 세터(이다영)와 공격수 2명(김연경·이재영)이 한 팀에서 뛰고 있었다. 실제로 학폭 논란이 터지기 전까지 그랬다. 독주 체제가 우려의 시선을 낳기도 했지만, 김연경이 국내 리그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흥행은 이어졌다. 하지만 그런 그의 존재감도 학폭이라는 부정적인 이슈 앞에선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후 GS칼텍스가 막판 스퍼트로 1위를 탈환하고, 쌍둥이 자매가 빠진 흥국생명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꺾고 트레블까지 해냈지만, 뜨거웠던 시즌 초·중반 열기는 크게 식은 뒤였다. 김연경은 2020~21시즌 종료 뒤 다시 해외 무대로 나섰다. 애초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에서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선택했던 국내 복귀였다. 김연경은 2021년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한다. 한국 여자배구는 도쿄 올림픽에서 난적 도미니카공화국과 일본을 차례로 꺾고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세계 랭킹 4위 튀르키예까지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당시 김연경이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며 동료들을 독려하는 모습은 스포츠 팬에 큰 울림은 안겼다. 4강 주역들은 대회 폐막 뒤 예능·토크쇼에 출연하며 높아진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개막을 두 달여 남긴 V리그의 흥행도 기대됐다. 하지만 다시 악재가 생겼다. IBK기업은행에서 항명 사태가 불거졌다. 선수·코치와 감독 사이 불화설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구단은 감독을 내치며 중심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그 스타였던 조송화는 사태에 중심에 섰고, 인성 문제가 불거졌다. 도쿄 올림픽에서 활약한 선수 몇 명이 구단 내홍과 유관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올 시즌은 흥국생명이 고위층의 입김으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끈 권순찬 감독을 경질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현장을 주물럭거리고 있다는 의심에 배구 팬은 분개하고 있다. 개인 일탈이 아닌 권력 남용 또는 월권이 화두에 올랐기 때문에 그 피로감이 더 커 보인다. 남자부도 최근 선수의 병역 비리, 심판·경기위원의 미숙한 운영 탓에 도마 위에 올랐다. 쌍둥이 자매 학폭 사태 당시 일부 선수들이 가해자로 지목받기도 했다. 김연경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며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여놓아도, 다른 구성원들이 재를 뿌리면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동업자 정신이 없는 일부 인원들 탓에 V리그는 흥행을 이어갈 호기마다 주춤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1.0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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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흥 지우고 즐기는 김연경 "흥국생명 어디까지 올라갈까요?"

김연경(34·흥국생명)은 우승 청부사로 통한다. 프로 무대 데뷔 시즌(2005~06)부터 소속팀 흥국생명의 V리그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일본 리그에 진출한 2009~10시즌은 약체였던 JT 마블러스를 정규리그 1위로 올려놓았다. 2011년 6월엔 튀르키예 리그 명문 구단 페네르바흐체와 계약, 이후 6시즌 동안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CEV(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우승 트로피 7개를 들어 올렸다. 코로나 팬데믹 탓에 국내 리그에 복귀했던 2020년엔 그의 새 소속팀 흥국생명을 향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김연경이 합류하는 팀은 당연히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깔린 표현이었다. '배구 여제'로 불리는 김연경도 이런 기대치가 버거울 때가 있었다. 그는 2020년 KOVO컵 결승전에서 GS칼텍스에 패한 뒤 개인 SNS(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외부 시선이 자신과 동료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경기를 즐기는 GS칼텍스 선수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연경은 지난 6월, 흥국생명과 계약하며 두 번째로 V리그에 컴백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단번에 3강 후보로 부상했다. 19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선 상대 사령탑 3명이 흥국생명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김연경은 V리그 복귀전부터 진가를 보여줬다. 지난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개막전에서 18득점·공격 성공률 71.43%를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승부처였던 2세트 중반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뛰어올라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김연경 때문에 힘이 쭉쭉 빠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2년 전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코트에 서고 있는 것 같다.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매 경기 나아지는 팀을 지켜보는 설렘이 더 크다. 페퍼저축은행전 종료 뒤 만난 김연경은 "(팀 성적에)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부담은 전혀 없다. 만약 흥국생명이 지난 시즌 우승 팀이라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있겠지만, 6위였기 때문에 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연경은 이어 "'흥국생명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나에게도 올 시즌은 도전이다. 재밌을 것 같다. 끝까지,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은 페퍼저축은행전 경기력에 만족하지 않았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린 탓에 권순찬 감독이 강조하는 '스피드 배구'를 연습 때만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터 김다솔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아직 100%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 몇 번에 그쳤던 좋은 장면도 더 나와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연경은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수록 팀워크와 전력이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세터들이 더 좋은 세트를 할 수 있도록, 다른 선수들이 (리시브를) 잘 받아줘야 할 것 같다. 각자 제 역할을 하면 더 좋은 공격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학폭(학교폭력)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퇴출당한 뒤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4년 차 아포짓 스파이커 김다은이 급성장하며 측면 공격력이 강해졌고,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나희의 경기력이 좋아지며 약점이었던 높이 싸움도 경쟁력을 갖췄다. 주전이었던 김미연이 벤치를 지킬만큼 뎁스(선수층)도 두꺼워졌다. 김연경은 전력은 2년 전보다 약하지만,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지금의 흥국생명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2.10.27 05:50
배구

흥국생명과 세 번째 손 맞잡은 김연경, 이번엔 라스트 댄스?

'배구 여제' 김연경(34)이 흥국생명과 세 번째로 손을 맞잡았다. 흥국생명이 2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김연경은 V리그 여자부 규정상 선수 1명에게 허용된 최고액(1년 7억원, 연봉 4억5000만원+성적에 따른 옵션 2억5000만원)을 받는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김연경은 앞서 두 차례 흥국생명과 매끄럽지 않게 작별했다. 루키 시절부터 팀을 챔피언 반열에 올려놓은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네 시즌 활약한 뒤 일본과 터키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이후 2012년 터키 페네르바체와 계약 과정에서 에이전트 인정 여부, 계약 기간,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등을 두고 흥국생명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 논란은 정치권까지 번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연경 사태'가 이슈로 떠올랐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2020년 여름 다시 손을 맞잡았다. 김연경이 코로나19 확산과 도쿄 올림픽 준비 등을 이유로 11년 만의 V리그 복귀를 추진했다. 흥국생명이 컵대회 전승 우승, 개막 10연승을 달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로 불렸다. 하지만 시즌 도중 선수단 내 불화설에 이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과거 학폭(학교 폭력) 사실이 폭로되면서 팀이 곤두박질쳤다. 김연경도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흥국생명은 눈앞에 뒀던 정규시즌 우승을 뺏겼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연경이 부상 투혼을 펼쳤지만, GS칼텍스에 완패를 당했다. 결국 김연경은 허망함 속에 흥국생명을 다시 떠났다. 한국에선 아직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김연경은 V리그 복귀 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어야만 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흥국생명은 크게 바뀌었다. 8년 동안 지휘봉을 잡은 박미희 감독이 물러났고, 권순찬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선수단 구성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주장 김미연을 제외하면 이주아-김다은-김다솔-박혜진-정윤주 등이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다. 권순찬 감독은 "김연경의 합류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선수들이 돈 주고도 구하지 못할 소중한 것을 얻게 됐다"고 반겼다. 김연경은 "심사숙고 끝에 국내 팬들을 만나고자 흥국생명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동료들과 함께 잘 준비해서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2022~23시즌 종료 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FA 자격을 획득한다. 1년 뒤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할 수 있다. 어쩌면 이번이 흥국생명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일 수 있다. 이정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김연경의 합류로 흥국생명의 전력이 많이 좋아졌다. 상위권을 기대할 수 있다"며 "또한 후배들에게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까지 '김연경 효과'가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형석 기자 2022.06.22 18:29
스포츠일반

차상현 감독, '스타보다 위대한 팀' GS칼텍스를 만들다

GS칼텍스가 여자 배구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KOVO컵·정규시즌·챔피언결정전 단일 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스포츠 격언을 그들이 증명해 보였다. GS칼텍스는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23, 25-22, 19-25, 17-25, 15-7)로 승리했다. 시리즈 3연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외국인 선수 러츠가 37득점 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주포' 이소영이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만 6득점(공격성공률 62.5%)을 기록하며 해결사로 나섰다. 두 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11표씩 획득, 역대 처음으로 챔프전 공동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 시즌 GS칼텍스의 레이스는 '타도 흥국생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4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이다영(세터)을 영입했고, 국내 최고 레프트 이재영과 재계약했다. 6월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복귀하며 우승 후보 0순위로 평가됐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러나 GS칼텍스는 V리그 전초전이었던 KOVO컵 결승에서 흥국생명에 완승, 파란을 예고했다. V리그 개막 뒤에도 10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2월 28일 6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 리그 1위를 탈환한 뒤 수성까지 성공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챔프전 1·2차전에서는 모두 무실세트로 승리했다. GS칼텍스의 강점은 이소영·강소휘·러츠가 이끄는 공격진이다. 챔프전에서도 세 선수가 팀 전체 득점(251점)의 65.3%(164점)를 합작했다. 선수층도 탄탄하다. 세터 안혜진이 올 시즌 급성장했고, 약점으로 지목됐던 센터진도 신·구 협업을 통해 보완했다. 유서연, 권민지 등 백업 공격진도 존재감이 있었다. 팀 분위기도 매우 좋다. 지난 2월 5일 흥국생명전에서 승리한 뒤, GS칼텍스 선수들이 데뷔 첫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베테랑 센터 김유리를 격려하고 함께 우는 장면이 방송돼 큰 화제를 만들었다. 〈본지 2월 8일자 1면〉 그 중심에 차상현 감독이 있다. 2016~17시즌, 자진사퇴한 이선구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그는 매 시즌 GS칼텍스의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리며 리그 정상까지 이끌었다. 그의 첫째 원칙이 '팀 퍼스트'다. 차상현 감독은 "어느 시점이 되면 팀워크가 선수들의 기량(전력)을 넘어설 때가 온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부임 직후 성적보다는 변화를 추구했고, 선수단이 하나가 되도록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구단 공식 동영상 채널을 통해 선수들이 차상현 감독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선수 강소휘가 차상현 감독의 흰머리를 뽑아주는 장면, 마치 친남매 같은 느낌을 주는 김유리와의 대화가 그랬다. 그의 별명 '차노스(차상현+영화 '어벤저스'의 캐릭터 타노스)'도 선수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런 차상현 감독이 용납하지 못하는 게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다. 그는 "팀워크를 흔드는 선수는 심하게 혼을 낸다. 벌금제를 운영하기도 한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좋은 분위기는 결코 연출된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S칼텍스에도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있다. 차상현 감독이 선수단을 뭉치게 한 덕분에 '원팀(One-Team)'이 될 수 있었다. 주장 이소영도 "부임 뒤 다섯 시즌 동안 항상 팀워크를 강조했다. (차상현) 감독님이기 때문에 원팀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주축 선수들의 기량이 매년 성장했고, 팀워크도 점점 강해졌다. '그 어떤 선수들보다 위대한 팀'이 GS칼텍스였다. 그게 트레블을 달성한 원동력이었다. 안희수 기자 2021.04.01 06:01
스포츠일반

[챔프전 리뷰]'어·우·흥' 소멸...흥국생명은 초라하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결국 어·우·흥을 실현하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했다. 1·2세트를 내준 뒤 3·4세트를 잡으며 '기적'을 연출할 기세를 보였다. 그러나 5세트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연경은 매 세트 투지를 발휘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시리즈 전적 3패로 GS칼텍스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폭(학교폭력) 논란으로 징계를 받고 이탈한 뒤 급격히 전력이 저하됐고, 정규시즌 막판 GS칼텍스에 1위를 내줬다. 열세 전망 속에 치러진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PO)에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승리하며 챔프전에 올랐지만, 1~3차전을 모두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었다. 흥국생명은 1세트, 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홈에서 치르는 벼랑 끝 승부, 집중력이 달랐다. 그러나 11-11에서 러츠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브루나의 공격이 권민지에게 가로막히며 리드를 내줬다. 이후 근소하게 리드를 내준 끌려갔다. 20-23에서 김연경이 연속 득점하며 1점 차로 추격했지만, 이주아가 서브 범실 하며 세트 포인트를 내줬고, 23-24에서 러츠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1세트를 내줬다. 1·2차전부터 7세트 연속 먼저 25번째 득점을 내줬다. 그러나 이번 챔프전에서 한 세트 팀 최다 득점(23점)을 기록한 흥국생명은 기세가 달라졌다. 2세트 초반부터 다양한 공격 루트를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브루나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 어시스트로 득점을 지원했고, 김미연도 1세트보다 호쾌한 스파이크를 꽂았다. 이주아는 4-3, 7-4 상황에서 속공과 이동 공격을 성공시켰다. 침묵하던 김연경도 득점에 가세, 9-6과 10-6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했다. 13-8, 5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갑자기 집중력이 흔들렸다. 공방전에서 GS칼텍스 센터 문명화에게 다이렉트 득점을 허용했고, 이어진 문명화의 서브가 네트에 살짝 걸쳐 떨어지자, 제대로 리시브하지 못하며 러츠에게 오픈 공격을 내줬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러츠를 막지 못하고 13-13 동점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상대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15-17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GS칼텍스 유서연의 서브 범실로 1점을 추격했고, 17-17 동점에서도 이주아가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러츠의 무리한 공격을 유도했다. 범실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두 차례 공격 기회에서 달아나지 못했고, 강소휘에게 연속 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20-20 동점을 허용했다. 김연경이 후위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21-21에서 러츠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브루나가 범실을 내주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강소휘에게는 서브 에이스까지 내줬다. 결국 급격하게 무너지며 22-25로 2세트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챔프전 아홉 번째 세트만에 웃었다. 3세트는 세트 내내 앞서며 6점 차로 잡아냈다. 상대 범실이 많기도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좋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김연경은 퀵오픈과 오픈 공격을 가리지 않았고, 브루나도 주저 없이 스파이크를 때렸다. 4세트도 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7-7 동점에서 이주아가 이동 공격, 김연경이 연속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다시 한번 승기를 잡았다. 13-10에서 러츠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상대 범실과 김연경의 시간차 공격 성공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16-13에서 상대 블로킹 네트터치가 나왔고, 상대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점수 차를 벌렸다. 세트 포인트(24-17)에서 브루나가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혼신의 힘으로 끌고간 5세트. 그러나 먼저 2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후 4세트 부상으로 이탈한 강소휘를 대신해 투입된 유서연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점수가 2-7, 5점 차로 벌어졌다. 3·4세트에 침묵했던 GS칼텍스 주포 이소영에게도 득점과 블로킹을 내줬다. 저뭇 차가 3-12, 9점 차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었고, 결국 전세를 역전시키지 못했다. 박미희 감독은 챔프전 3차전을 앞두고 "챔프전에 걸맞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덟 세트 연속 내주며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반격에 성공한 뒤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부담스러운 시선 속에 레이스를 펼쳤다. 최악의 악재 속에 치른 시즌. 악재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것을 배구팬도 잘 안다. 비록 우승은 실패했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은 2인자로 남았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3.3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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