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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류승룡X연상호 '염력', 어벤져스보다 강한 아재 히어로
지난 2016년 '부산행'으로 1156만 명의 관객을 매혹한 연상호 감독이 신작 '염력'으로 돌아왔다.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한국영화 최초로 좀비를 등장시킨 연 감독은 이번에도 범상치 않은 그림을 스크린 위에 그려낸다. 좀비보다 강한 아저씨 히어로는 그렇게 탄생했다.아저씨 히어로 신석헌은 2015년작 '도리화가'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류승룡이 연기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보여준 코미디 연기를 역할에 맡게 변형해 오랜만에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활약한다. 류승룡의 원맨쇼와 다름 없는 이야기지만, 딸 루미 역할의 심은경, 변호사 김정현을 연기하는 박정민과 두 악역 민사장 김민재·홍상무 정유미도 자기 자리에 맞는 몫을 한다. 출연: 류승룡·심은경·박정민·김민재·정유미 감독: 연상호배급: NEW장르: 코미디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평범한 아빠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딸을 구하기 위해 염력을 펼치는 이야기등급·러닝타임: 15세 이상 관람가·101분 개봉: 1월 31일조연경 기자의 신의 한 수: "적당한 경멸과 적당한 존경을 받으면서 생명력 있게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정확한 자기객관화 만큼 관객들이 딱 좋아할만한 영화를 탄생시켰다. 오락영화라는 장르에 팩트폭력에 버금가는 현실적인 스토리, 초능력이라는 초현실 소재를 한꺼번에 담아내면서 저예산 영화로 다룰 법한 이야기를 130억 대작으로 완성했다. 류승룡·심은경·박정민·김민재 그리고 특별출연 정유미까지 애정이 담기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유머코드만 맞는다면 류승룡의 원맨쇼는 역대급이라는 평을 자아낼 전망. 좀비 신드롬에 이어 초능력 신드롬이 보인다. 찰떡같은 옷을 입고 훨훨 나는 한국형 히어로는 웃기고 멋있고 또 슬프다. 박정선 기자의 신의 한 수: 연상호 감독은 첫 실사 영화인 '부산행'으로 단숨에 흥행 감독이 됐지만, 특유의 사회비판적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팬들에겐 실망감을 안겼다. '염력'은 그러한 아쉬움을 날릴 작품. 초능력이라는 판타지에 류승룡의 코미디 원맨쇼를 외피로 입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연상호 감독 특유의 현실 비판과 냉소적 시선이 고스란히 담겼다. 용산 참사라는 비극적 사건을 이토록 유쾌하고 박진감 넘치게 그리는 것은 연상호라 가능한 일이었다.조연경 기자의 신의 악수: 호불호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기승전결은 완벽하지만 예상 가능한 전개다. 초능력이라는 거대한 소재를 참사 속 슈퍼맨, 그것도 한국의 아빠라는 울타리 안에 가둬버렸다. 초능력을 구현해낸 영상이 신기하게 다가올 뿐 '부산행'의 신선함은 없다. 목적이 뚜렷한 영화인만큼 개연성을 따지는 것도 무리수. 그저 마음을 활짝 열고 받아들이는 것이 속 편하다. 풍자를 빗댄 블랙코미디도, 대사를 통한 직접적 고발도 너무 적나라해 거부감이 느껴진다. 관객들은 '쉬운' 영화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박정선 기자의 신의 악수: 서사가 단순하다. '갑자기 초능력을 가지게 된 아저씨가 철거 위기에 놓인 힘없는 사람들을 돕는다'가 전부다. 게다가 101분이라는 러닝타임 중, 류승룡이 초능력을 가지게 되고 딸 심은경과 만나는 과정에서 한시간 가량을 소요한다. 막상 악당을 물리치는 아저씨 히어로의 활약 부분에선 힘을 빼니 흥미가 덜 할 수밖에 없다.
2018.01.25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