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월간 안타 3위·삼진 1위...두 얼굴의 이주형, 사령탑은 "자신감 아닐까"
안타만큼 많은 삼진. 사령탑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 이주형(22·키움 히어로즈)을 향한 홍원기 감독의 시선이다. 이주형은 후반기 가장 화제를 모으는 선수다. 2020년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그는 지난달 29일 3선발급 투수 최원준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고 ‘영웅군단’ 키움 일원이 됐다. A급 유망주고 기대받았지만, LG 외야진 뎁스가 워낙 두꺼웠던 탓에 1군에서 3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키움 이적 뒤 잠재력을 드러냈다. 출전한 27경기에서 타율 0.327 3홈런 21타점 18득점을 기록했다. 이주형은 LG 소속 시절, 이호준 타격 코치로부터 ‘절대 현재 타격 자세를 바꾸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성적은 1군에서 검증되지 않았지만, 매끄럽고 간결한 타격 메커니즘은 한국 야구 대표 타자였던 이호준 코치의 눈에도 탁월했던 것. 이주형은 키움 이적 뒤 꾸준히 출전했고, 기대를 웃도는 활약을 이어갔다. 공석이었던 키움 주전 좌익수를 차지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주형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도 잘 해주고 있다 .여전히 절실하고 (야구에 대한) 갈증이 느껴진다”라고 했다.
보완점도 있다. 삼진이 조금 많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7월 29일)부터 30일까지 29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전체 타자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이주형은 8월 월간 안타 3위(33개) 삼진 1위(27개)를 기록했다. 특히 낮은 코스 변화구에 약했다. 한 경기에서 삼진 5개를 당한 8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그랬다. 상대 좌완 선발 투수 찰리 반즈의 바깥쪽(좌타자 기준) 슬라이더에 삼진 3개를 당했다. 7회와 9회 상대 셋업맨 구승민과 마무리 투수 김원중의 포크볼도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사령탑 홍원기 감독은 장점을 본다. 그는 “어떤 구종, 어떤 투수 유형이라도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 자기 스윙을 하는 선수가 이주형이다. 헛스윙이 많은 걸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만큼 자기 스윙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경험이 더 쌓이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롯데) 반즈와의 승부에서도 두 번째 만났을 때(18일 고척 롯데전)는 안타도 치는 등 (삼진 3개를 당한) 그전 승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지금은 삼진이 많지만, 경험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홍원기 감독의 경계 대상은 삼진이 아닌 부상과 슬럼프다. 홍 감독은 “이주형이 꾸준히 출전하는 게 처음이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졌을 때 대처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원하지 않는 모습(성적)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당부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31 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