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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남긴 21년 발자취, 숫자로 본 '끝판대장의 역사 [IS 포커스]

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유니폼을 벗는다. 2005년 데뷔한 그는 21년 동안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활약하며 큰 발자취를 남겼다. 오승환의 야구 인생을 숫자 키워드로 되돌아봤다. ◇3(KBO리그 세 번째 은퇴 투어)삼성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다른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오승환의 은퇴 투어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은퇴 투어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건 1982년 출범한 KBO리그 역사상 2017년 이승엽(당시 삼성), 2022년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 둘 뿐이다. 투수로는 오승환이 사상 처음이 될 전망. 다만 삼성은 오승환의 은퇴를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KBO 실행위원회(단장 모임) 및 다른 구단의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 ◇5(신인 지명 순위)단국대를 졸업한 오승환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2차 지명에서 그에 앞서 호명된 선수는 조정훈(당시 롯데) 서동환(당시 두산 베어스) 정의윤(당시 LG 트윈스) 양훈(당시 한화 이글스)이다. 2005년 입단 동기 중 현역 선수는 박병호(삼성) 최정(SSG 랜더스) 이원석(키움 히어로즈) 오재일(KT 위즈) 진해수(롯데) 정도. 오승환은 올해 리그 최고령 선수(만 42세 6개월 16일)였다.◇6(KBO리그 세이브왕 횟수)오승환은 데뷔 2년 차였던 2006년부터 3년 연속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리그 역대 3년 연속 세이브왕은 진필중(2000~2002)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 이후 세 번(2011~12, 2021)의 타이틀을 추가해 부문 역대 최다 금자탑을 쌓았다. 역대 2위는 임창용의 4회(1998~99, 2004, 2015)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7월 42세 12일의 나이로 세이브를 챙겨 임창용이 보유한 역대 최고령 기록(종전 42세 3일)을 경신했다. ◇11(한국시리즈 세이브)오승환은 한국시리즈(KS) 통산 11세이브를 수확해 부문 역대 1위다. 2위 그룹(4개, 선동열·조용준·임창용)과의 차이가 워낙 커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손꼽힌다. 오승환의 KS 통산 평균자책점은 0.81로 난공불락에 가깝다. 그의 통산 KS 우승은 5회(2005~06, 2011~13). 2005년과 2011년에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21(영구결번 등 번호)삼성은 오승환의 등 번호 21번을 영구결번할 예정이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삼성의 영구결번은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오승환이 역대 네 번째이자 투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김시진· 김상엽·배영수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도 받지 못한 대우다. 영구결번은 리그 전체 역대 18번째이다. ◇28(연속 경기 세이브)오승환은 2011년 7월 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부터 2012년 4월 22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까지 리그 최다 28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2006년 정재훈(당시 두산)이 세운 15경기 연속 세이브를 훌쩍 넘어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다. 28경기 연속 세이브 기간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0.32(28과 3분의 1이닝 1자책점)에 불과했다.◇47(단일 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오승환의 개인 시즌 최다 세이브는 47개로 2006년과 2011년 달성했다. 2006년에는 일본의 이와세 히토키가 보유하고 있던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46개)을 넘어서기도 했다. 47세이브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부문 3위는 2013년 손승락(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46개이다. ◇80(일본 프로야구 통산 세이브)2013시즌을 마친 뒤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한 오승환은 2년 동안 한신 타이거스의 뒷문을 책임지며 39세이브, 41세이브를 기록했다. 두 시즌 모두 NPB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 2014년에는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427(리그 통산 세이브)오승환은 2021년 4월 사상 첫 300세이브, 2023년 10월에는 400세이브 시대를 열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록을 추가한 그의 세이브는 427개에서 멈췄다. 부문 2위 손승락(271세이브)과의 차이는 156개. 현역 2위 김재윤(삼성·185개)과의 격차는 2배 이상. 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42개)의 기록을 합하면 통산 세이브는 549개까지 늘어난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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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할 시간 부족" KBO·다른 구단과 협의 없이 '오승환 은퇴 투어' 발표한 삼성 [IS 포커스]

삼성 라이온즈가 오승환(43)의 은퇴 투어 관련 내용을 다른 구단과 협의 없이 발표하면서 작지 않은 혼란을 빚고 있다.삼성은 6일 오승환의 은퇴를 공식화했다. 성적 부진(11경기 평균자책점 8.31) 탓에 지난달 9일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간 오승환은 지난 주말 유정근 라이온즈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은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오승환의 은퇴 소식을 전하며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타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오승환의 은퇴 투어를 진행한다'라고 부연했다.2017년 이승엽부터 시작한 은퇴 투어는 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긴 레전드의 은퇴를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보통 은퇴 시즌 마지막 원정 경기 일정에서 꽃다발과 소정의 선물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이승엽 이외 은퇴 투어를 거친 건 2022년 이대호가 유일하다. 리그 역대 세이브 1위(427개)인 오승환의 은퇴 투어는 기정 사실에 가까웠다. 문제는 은퇴 투어를 발표한 시점이다. 주중 인천 원정을 소화 중인 삼성 선수단은 7일 경기를 마치면 잔여 시즌 SSG 맞대결(총 16경기)이 딱 한번, 그것도 홈구장 일정이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은퇴 투어를 진행하려면 7일이 마지막인 셈. 발등에 불이 떨어진 SSG 구단은 오승환의 은퇴 발표 이후 부랴부랴 내부 논의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은퇴 투어 관련 협의가 금일에 논의되면서 내일(7일) 행사는 부득이하게 간소한 이벤트로 진행하게 됐다'며 '은퇴 투어 기념 선물은 오는 9월, 대구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전달될 예정이다. 선물 전달과 함께 간단한 이벤트도 삼성 구단과 협의 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니 7일 경기 전 꽃다발과 단체 사진으로 은퇴를 우선 기념할 예정. 공교롭게도 보통 꽃다발 전달을 주장이 하는데 SSG 주장 김광현은 7일 선발 등판한다. 선발 투수가 등판 당일 구단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오승환의 은퇴를 기념하게 됐다.이대호는 그해 3월 KBO 차원의 은퇴 투어 확정 발표가 있었고 일정에 따라 각 구단이 행사를 준비했다. 그런데 삼성은 오승환은 은퇴 투어와 관련해 KBO와 별다른 협의도 하지 않았다. 실행위원회(단장 모임) 차원의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KBO 관계자는 은퇴 발표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구단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았지만, 아직 논의된 건 없다. 이제 시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사연이 있을 거 같긴 한데 아쉽긴 하다.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NPB·80세이브)와 미국 메이저리그(MLB·42세이브)를 거치며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 금자탑을 쌓은 오승환은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며 "투수로서 다양한 리그에서, 정말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동안 많은 분이 분에 넘치는 응원을 보내주셨다. 모든 분께 감사했고, 은퇴 후에도 잊지 않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7일 오후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가 아닌 인천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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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인데 세이브 1위라니' 여전히 건재한 오승환, 1400세이브 최대 주주답네 [IS 스타]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최초로 14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최대 주주는 단연 '끝판대장'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삼성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 1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19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의 세이브로 삼성은 팀 통산 1400세이브를 달성했다.KBO리그 최초의 1400세이브 기록. 삼성은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세이브와 인연이 가장 깊은 구단이다. 최초 200세이브(1990년 5월 15일)부터 1400세이브까지 100개 단위의 최초 팀 통산 세이브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KBO리그 개인 통산 최초의 100세이브 기록도 1982년 원년부터 삼성에서 뛰었던 권영호가 1989년에 달성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기록의 약 30%는 오승환이 차지하고 있다. 오승환이 기록한 통산 419세이브 모두 삼성에서 달성한 기록이다. 2005년 데뷔 첫해부터 두 자릿수 세이브(16개)로 화려하게 등장한 오승환은 2014년 해외로 떠나기 전까지 9시즌 동안 277개의 세이브를 올렸고, 2020년 한국에 돌아온 뒤엔 리그 300세이브에 이어 지난해 10월 리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하며 삼성의 뒷문을 탄탄히 지켰다. 오승환과 삼성의 '세이브' 선두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기준 KBO리그 팀 세이브 2위는 LG 트윈스로, 130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삼성과 98개 이상 차이가 난다. 오승환이 건재하다는 점도 삼성엔 호재다. 오승환은 이날 세이브로 2위 정해영(KIA 타이거즈)을 제치고 시즌 세이브 부문 1위로 올라섰다. 41세인 오승환은 2021년에 이어 자신이 세운 최고령 세이브왕 기록을 경신하고자 한다. 시즌 성적도 28경기 평균자책점 1.78로 좋다. 경쟁력은 여전하다.오승환은 본지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나는 지난해와 달라진 건 없다. 몸 컨디션이 조금 좋다는 정도뿐이다"라면서 "동료들이 잘 끌어주고 막아준 경기를 내가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1일 세이브 후 방송 인터뷰에서도 "이기는 경기는 무조건 이길 수 있도록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다"라면서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6.1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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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오승환, 2년 22억원에 FA 계약…삼성 691세이브 트리오 구축

오승환이 '영원한 삼성맨'을 예약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16일 자유계약선수(FA) 오승환과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오승환은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4억+8억) 등 총액 2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2005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일본(NPB), 미국(MLB)를 제외한 13시즌을 삼성에서만 뛰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났다. 통산 668경기에 출전하며 41승 24패 17홀드 400세이브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했다. 2023시즌엔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와 KBO 리그 최초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리그에서 300세이브 고지를 밟은 선수도 오승환이 유일하다. 이 부문 2위 손승락(은퇴)이 271개를 기록했다. 현역 선수로는 정우람(한화 이글스·197개) 이용찬(NC 다이노스·156개) 고우석(LG 트윈스·138개)이 오승환의 뒤를 쫓고 있다. 1위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오승환이 삼성에 잔류하면서 삼성은 '691세이브' 마무리 트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삼성은 KT 위즈 마무리 투수였던 김재윤(169세이브)과 키움 히어로즈 클로저였던 임창민(122세이브)을 영입한 바 있다. 여기에 오승환까지 잔류시키며 뒷문을 강화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비로소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협상 과정에서 시종일관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 속에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고민하면서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최고의 팀 구성을 위한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주고 따라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이 오프시즌 FA, 2차 드래프트 등으로 영입한 선수들과 함께 2024시즌 강한 불펜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너지효과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1.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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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오승환답지 않았던 역경의 시즌, 오승환다웠던 '전인미답' 400세이브

400세이브 금자탑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답지 않았던 시즌 페이스, 하지만 결과는 역시 그다웠다.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 삼성의 4-3 승리를 지켰다. 8회 2아웃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9회 볼넷 2개와 파울 홈런을 허용하는 등 34구나 던지는 어려운 승부 끝에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은 시즌 30세이브와 함께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400세이브는 오승환이 최초로 달성했다. 리그에서 300세이브 고지를 밟은 선수도 오승환이 유일하다. 이 부문 2위 손승락(은퇴)이 271개를 기록했다. 현역 선수로는 정우람(한화 이글스·197개) 이용찬(NC 다이노스·156개) 고우석(LG 트윈스·138개)이 오승환의 뒤를 쫓고 있다. 1위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오승환이 6년간(2014~2019)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음에도 그의 기록을 아무도 넘보지 못했다. 해외 진출 전까지 9시즌 동안 이미 277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떠났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구위와 돌부처 포커페이스가 돋보였던 오승환은 한국으로 돌아온 풀타임 첫해(2021년) 44개의 세이브를 작성하며 최고령 세이브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KBO리그 컴백 후 ‘리그 300세이브’와 ‘한·미·일 500세이브’ 등 굵직한 기록을 세우던 그였기에 한국 무대 400세이브 달성도 순조로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는 발목 부상으로, 올해는 원인 모를 부진이 이어졌다. 시즌 초반엔 투구 페이스를 찾기 위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고, 2군도 두 차례 다녀왔다. 오승환답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의심을 이겨내며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던 그는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후반기에만 2점대 평균자책점(2.20)과 20세이브를 올리며 4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는 지난 인터뷰에서 "지금의 나는 한 경기 안 좋을 때마다 나이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다. 은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매번 잘할 순 없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려고만 하니 아쉽다”라면서 “그럴수록 나는 내 일에만 집중했다. 반등할 거란 믿음이 있었고 (부진했던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나를 믿고 남은 시즌을 임하고 있다”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대기록 달성 후 오승환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400세이브에 관해 부담을 느끼고 의식도 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기록 중 400번째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올해 고개를 들지 못할 성적을 올려 죄송하다”고 말한 그는 “(개인적으로) 남은 목표는 없다. 그저 팀이 승리를 많이 거두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3.10.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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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꽃길만 걷던 '포스트 오승환'의 첫 위기

올해 벌써 두 번째 부상. '꽃길'만 걷던 고우석(25·LG 트윈스)이 야구 인생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고우석은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달 30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등판한 그는 3분의 1이닝 3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투구 내용보다 우려된 건 부상이었다.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포수 김기연을 향해 "아파"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허리 근육통 문제로 주사 치료를 받았다. 민감한 어깨나 팔꿈치 통증은 아니지만 휴식이 불가피하다. 구단 관계자는 "통증 회복까지 일주일 이상이 필요해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말했다.고우석은 지난달 18일 1군에 '지각 등록'됐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연습경기에서 어깨 통증(극상근 염증)을 느낀 탓이었다. 이로 인해 대회 출전이 좌절됐고 소속팀 복귀 후엔 개막전 엔트리 등록마저 불발됐다. 재활 치료 끝에 복귀전을 치른 그였지만 등판 6경기 만에 탈이 났다. 이미 비상등이 켜진 상태였다.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고우석의 직구 평균 구속은 150.7㎞/h로 전년 대비 1.8㎞/h가 하락했다. 여전히 수준급 구속이지만 흐름이 좋지 않았다. 30일 KIA전에선 144㎞/h 직구가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구속이 급격하게 떨어졌는데, 이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충암고를 졸업한 고우석은 2017년 1차 지명으로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선수 중 윤성빈(롯데 자이언츠·4억5000만원) 다음으로 많은 계약금(3억원)을 받았다. 150㎞/h의 돌직구를 던지는 특급 유망주로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25경기, 26이닝을 소화했다. 어느 순간 그의 이름 앞에는 '포스트 오승환'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2021년 4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리그 300세이브 달성 관련 인터뷰에서 '자신과 오버랩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먼저 떠오르는 건 고우석이다. 그만큼 경쟁력 있고 어리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9년 마무리 투수를 꿰찬 고우석은 승승장구했다. 지난해에는 61경기에 등판,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했다. KBO리그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1일)를 달성하며 개인 첫 구원왕에 올랐다. LG 선수로는 1991년 김용수와 2015년 봉중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돌파하기도 했다.하늘 높은 줄 모르던 고우석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이다. 어깨 염증에 이어 허리 근육통까지 악재가 겹쳤다. 고우석은 지난달 1군에 복귀한 뒤 "1군이 양지고 2군이 음지라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 자리를 위해 (2군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걸 보고 마음을 다잡는 시기가 된 거 같다"고 되돌아봤다. 그런데 불과 며칠 만에 다시 '음지'로 향하게 됐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물음표. 염경엽 LG 감독은 "통증이) 올라왔으면 경험상 최소 3주 아닌가. 경과를 봐야 하는데 최소 3주는 걸릴 거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LG는 정우영과 이정용을 비롯한 필승조가 불안한 상황이다. 고우석의 이탈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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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지난해 만족스럽지 않다" 운동화 끈 조여 맨 오승환

"만족스럽지 않다."'돌부처'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지난 시즌을 돌아본 뒤 내린 냉정한 평가다.오승환은 자타공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개인 통산 370세이브를 기록, 이 부문 역대 1위(2위 손승락·271개)다.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300세이브를 돌파했고 전인미답의 400세이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의 뒷문을 책임지며 31세이브를 추가했다. 2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연속 기록이라고 해서 특별히 기쁘지 않다. 지난 시즌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고 자평했다.지난해 오승환의 세부기록은 악화했다. 특히 평균자책점이 3.32로 높았다. 2005년 데뷔한 그가 KBO리그에서 3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2010년(4.50) 이후 처음이었다. 7월 6일 대구 LG 트윈스전부터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4경기 연속 실점하며 월간 평균자책점이 12.79(6과 3분의 1이닝 9실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삼성은 이 기간 충격의 13연패에 빠져 5강 경쟁에서 멀어졌다. 고우석(LG 트윈스)과 정해영(KIA 타이거즈)을 비롯한 젊은 마무리 투수의 활약이 맞물리면서 오승환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평균자책점은 물론이고 피안타율도 낮춰야 한다. 최종적으로 블론세이브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오승환의 블론 세이브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7개였다.오승환은 오프시즌 빠르게 몸을 만들었다. 1월 10일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조기 출국, 2월 1일 시작한 팀 훈련에 앞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2023년 연봉 계약을 구단에 백지 위임하기도 했다. 두 번 정도 진행한 협상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관련 내용을 구단에 위임하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연봉 줄다리기로 힘을 빼는 것보다 훈련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예년보다 조금 일찍 시즌을 준비했다. 겨울 동안 몸을 만들고 오키나와에 들어와 미리 훈련했다"며 "몸 상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전체적인 컨디션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에 나오다 보니 기온이 높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오승환은 지난달 4일 발표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06년 1회 대회부터 2017년 4회 대회까지 WBC를 '개근'했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예비 엔트리 개념의 관심 명단(50명)에 없었고, 최종 선택에서도 제외됐다. 관심 명단 이외의 선수도 최종 엔트리 등록이 가능했지만, 오승환은 논외였다. 그를 대신해 고우석, 정우영(LG) 정철원(두산 베어스) 등 젊은 투수들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프로야구 안팎에선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오승환은 "특별히 아쉬움이 들진 않는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오승환은 다시 뛴다. 올 시즌 어김없이 삼성의 뒷문을 맡는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후배들을 이끌면서 개인 성적까지 반등해야 한다. 오승환은 지난해 7월의 부진을 딛고 8월 깜짝 놀랄만한 활약(10경기 평균자책점 0.90)을 보여줬다. 팀이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는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마흔 살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이제 별다른 느낌이 없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10 10:35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노메달' 도쿄 올림픽부터 마법사의 첫 우승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해 왔다. 2021년 모멘트를 다룬 이번 시리즈로 긴 여정을 마친다. ①SSG로 간판 바꾼 인천야구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텔레콤이 운영하던 SK를 1352억 8000만원에 인수했다. 새 구단명은 SSG 랜더스로 정했다. 인천야구의 간판은 5번이나 바뀌게 됐다. 인천 프로야구단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태평양, 현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러나 2000년 현대가 수원으로 떠났고, SK가 자금난을 겪던 쌍방울 선수단만 인수, 인천에서 신생팀을 창단했다. SK는 인천에서 네 차례 우승을 이뤘지만, SSG의 인수 제의를 수용하면서 21년 만에 프로야구를 떠났다. ②‘추추 트레인’ 한국 상륙 MLB에서 통산 16시즌 218홈런 782타점으로 활약했던 추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 입성했다. SK를 인수한 SSG는 2007년 해외진출 선수 특별지명에서 SK가 지명했던 추신수가 텍사스와 계약이 끝나자 연봉 27억원에 입단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 13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5 21홈런 25도루 103볼넷으로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39세 2개월 22일)와 100볼넷 기록(39세 3개월 13일)을 새로 썼다. ③리그 흔든 방역수칙 위반 논란 7월 5일 NC 권희동·박민우·박석민·이명기 등 4인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숙소에서 외부인 2명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었다. 키움 한현희·안우진과 한화 윤대경·주현상도 수칙 위반이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리그가 중단됐다. 황순현 대표 등 NC 수뇌부 3명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KBO는 위반 선수 8명에게 출장정지 징계와 제재금을 부과했다. ④‘디펜딩 챔피언’ 한국, 올림픽 노메달 김경문 감독이 이끈 올림픽 야구대표팀이 도쿄 올림픽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야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후 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12년 전 우승팀 한국은 2연패를 노렸으나 3승 4패로 본선 진출국 6개국 중 4위로 마감했다.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불참한 데다 선발진이 평균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흔들렸다. 결국 한국은 미국·일본 등 강호들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메달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⑤오승환, 역대 최초 300세이브 삼성 오승환이 4월 25일 KIA전에서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 역대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2013년까지 277세이브를 기록한 후 해외로 진출했던 오승환은 2020시즌 복귀해 18세이브를 거뒀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16년 497경기 만에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 그는 10월 13일 KIA전에서 시즌 40세이브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기록(39세 2개월 28일)도 남겼다. ⑥최정, 대기록 잔치 SSG 최정이 프로 17번째 시즌에서 대기록을 여럿 작성했다. 그는 5월 18일 KIA전에서 솔로홈런을 쳐 시즌 10호 포를 기록했다. KBO리그 최초의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15시즌 연속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장종훈과 양준혁의 기록을 넘었다. 또 최정은 8월 18일 NC전에서는 6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개인 통산 288번째 사구로 메이저리그 휴이 제닝스가 세웠던 287개를 넘어섰다. 10월 19일 KIA전에서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시즌 32호로이자 통산 4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467홈런)에 이은 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⑦손아섭, 최소 경기·최연소 2000안타 롯데 손아섭은 8월 14일 LG전에서 리그 역대 최소 경기(1636경기) 및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2000안타 기록을 세웠다. 기록이 수정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손아섭은 앞서 6월 27일 두산전에서 1안타를 쳤으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집계가 보류됐다. 해당 경기는 10월 7일 재개됐고, 정산이 6월 27일로 되면서 손아섭의 기록 달성 시점은 이후 1632경기와 33세 3개월 22일에 해당하는 7월 10일 삼성전으로 조정됐다. ⑧KT, 창단 첫 통합 우승 KT는 정규시즌 76승 9무 59패로 삼성과 동률을 기록, 타이브레이커 끝에 1위를 확정했다. KT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만났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세 시리즈에서 승리해 7년 연속 KS에 올랐다. KT는 4명의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지며 4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4전 전승은 역대 9번째, 4연속 선발 스윕승은 역대 최초 기록이다. 시리즈 MVP는 박경수가 수상했다. LG와 KT에서 뛰었던 그는 데뷔 19년 만에 처음 오른 KS에서 호수비와 결정적 홈런포를 선보이며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⑨최동원 넘은 ‘225K’ 미란다는 MVP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 225탈삼진을 기록한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2관왕을 차지했는데, 특히 고(故)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이 1984년 롯데에서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3개)을 37년 만에 경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과 대만 프로야구를 경험했던 미란다는 시즌 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주 무기 포크볼을 더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⑩이의리,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KIA 이의리가 2021년 신인왕을 차지했다.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시즌 초부터 선발 기회를 잡았다. 19경기에 나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93탈삼진을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 10이닝 18탈삼진을 기록했다. 2017년 키움 이정후 이후 5년 연속 고졸 순수 신인 수상자이자 1985년 해태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차승윤 기자 사진=IS 포토·SSG 랜더스·연합뉴스 2022.12.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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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아쉬웠던 오승환, 두 번의 시행착오는 없다

두 번의 시행착오는 없다.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은 지난해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구원왕(44세이브)에 올랐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에 시즌 중 도쿄 올림픽까지 출전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40세이브 고지를 정복,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했다. 손승락(2013년 당시 31세)이 보유하고 있던 리그 최고령 40세이브 기록도 가뿐하게 갈아치웠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오승환은 개막 첫 4월 월간 평균자책점이 6.75였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2.13, 피안타율도 0.382로 높았다. 9이닝당 볼넷까지 4.5개로 많아 이닝당 투구 수가 22.5개까지 늘었다. 승계 주자 5명의 득점을 모두 허용했을 정도로 위기관리가 되지 않았다. 야구계 안팎에선 나이에 따른 성적 하락을 의미하는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컸다. 오승환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딱 이것 때문에 부진했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했고 그에 따라 훈련량과 페이스 조절 등 여러 변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다. 시행착오를 정규시즌에 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삼성은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가 아닌 홈구장이 있는 대구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외 훈련이 어려워진 탓이었다. 이동 거리가 짧아진 장점이 있지만, 들쭉날쭉한 날씨 탓에 훈련에 애를 먹었다. 백전노장 오승환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오승환은 노련했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려 5월 월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함을 유지해 구원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021년 캠프의 기억은 2022년 준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년 연속 대구 캠프를 소화 중인 오승환은 "다치지 않으려고 많이 고민하고 있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상황(날씨), 나이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 (오버페이스를 경계해) 훈련량을 조금 줄이긴 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여전히 삼성 불펜의 중심이다. 삼성은 이번 겨울 사이드암스로 심창민이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됐다. 필승조 최지광은 상무야구단에 입대, 군 복무에 들어갔다. 불펜의 변화가 큰데 오승환이 지키는 뒷문만큼은 여전히 굳건하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개막 전 불펜이 약하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다들 준비한 것을 보여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며 "올해도 외부 평가와 상관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책임감보다 어린 선수나 새로운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삼성은 내부 FA(자유계약선수)였던 포수 강민호와 재계약했다. 오승환은 강민호의 잔류를 바랐던 삼성 선수 중 하나였다. 그는 "좋은 선수가 잔류한 만큼 나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도 긍정적 요인이 많을 것 같다"며 "젊은 투수들과 호흡이 좋기 때문에 당연히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반겼다. 오승환은 지난해 4월 25일 KBO리그 사상 첫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차곡차곡 쌓은 세이브가 어느새 339개. 산술적으로 두 시즌 정도 더 뛰면 400세이브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건은 관리다. 2021년 투구 수가 1003구로 2020년보다 213구 늘었다. 팀 내 비중이 큰 만큼 등판 횟수도 잦다. 오승환은 "시즌 때 많이 던지고, 많이 던지더라도 후유증이 안 나오게 하려고 비시즌 동안 준비한다. 올해도 작년처럼 많이 던진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세이브 기록은 팀이 승리해야 나오기 때문에 많이 할수록 좋다. 수치보다 팀 승리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블론세이브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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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⑩] '끝판왕' 오승환

'뱀직구' 임창용도, '노송' 김용수도 아니었다. 일간스포츠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불펜 최다 득표 선수는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었다. 오승환은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32표를 받아 '대성불패' 구대성(19표)과 함께 최고 불펜으로 선정됐다. 현역 선수 중에서 40주년 올스타로 선정된 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선발) 양의지(NC 다이노스·포수) 최정(SSG 랜더스·3루수) 그리고 오승환까지 4명뿐이다. 경기고 재학 시절에는 평범했다. 투수가 아닌 외야수였던 오승환은 부상에 발목이 잡혀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았다. 단국대에 진학한 뒤에도 순탄치 않았다. 1학년 때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았다. 힘겨운 재활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강해졌다. 투수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이때였다. 본격적으로 공을 던진 3학년 가을부터 가공할만한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그 결과 2005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오승환은 데뷔 첫해부터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불펜의 핵으로 활약하더니 7월에는 마무리 투수 자리까지 꿰찼다. 사이드암스로 권오준과 함께 이른바 'KO 펀치'로 불리며 삼성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해 거둔 성적이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신인이 '10승-10홀드-10세이브'를 기록한 건 오승환이 처음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선 3경기 등판,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스타 탄생을 알렸다.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손민한에 이은 2위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신인왕 투표에서 총투표 88표 가운데 85표의 몰표를 받았다. 프로 2년 차인 2006년엔 무려 47세이브를 따냈다. 진필중이 보유한 리그 한 시즌 최다 세이브(42개)와 일본 프로야구(NPB) 이와세 히토키(46개)가 가지고 있던 단일시즌 아시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2007년에는 180경기 만에 통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아 리그 최단 경기 세 자릿수 세이브(종전 조용준·197경기)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40세이브와 39세이브로 견고함이 대단했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09년 7월 어깨 근육 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 영향으로 두 시즌 동안 고전했다. 하지만 2011년 화려하게 비상했다.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으로 철옹성 그 자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끝판왕'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KBO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은 2013년 11월 NPB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했다. "과연 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2014년 7월 한·일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고 그해 39세이브로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1997년 선동열·38세이브)과 함께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공동 세이브왕(41세이브)에 오르면서 일본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NPB 두 시즌 동안 거둔 성적이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였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새로운 도전을 선택,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연속이었지만 4년 동안 세 팀에서 활약했다. MLB 통산 232경기에 등판, 45홀드 42세이브를 쌓았다. 2019년 8월 삼성 복귀를 선택한 그는 여전히 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2013년 손승락(당시 넥센·만 31세)이 보유하고 있던 리그 최고령 40세이브 기록까지 갈이 치웠다. 4월에는 KBO리그 사상 첫 300세이브 고지를 정복, 개인 통산 6번째 세이브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불혹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경험을 더해 롱런하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강점은 준비 과정이 아닐까 싶다. 마흔 살 나이에도 가장 빨리 (야구장에) 나와 운동하면서 루틴을 꾸준히 지킨다"며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훈련을) 빠지는 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승환을 향한 극찬은 선·후배를 가리지 않는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대성과 함께 오승환을 "감독 입장에서 언제든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최태원 삼성 코치는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에 졌다고 어겼을 정도"라고 떠올렸다. 서용빈 KT 위즈 2군 감독은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촌평했고 조원우 SSG 랜더스 코치도 "독보적인 마무리 투수"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역사를 얘기할 때 오승환을 빠트릴 수 없다. KBO리그, NPB, MLB를 두루 경험한 마무리 투수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현역 레전드인 그가 40주년 올스타로 선정된 이유다.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은 "(오승환 선배는) 각종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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