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9건
프로축구

강원-서울전 오심 논란…석연찮은 휘슬 타이밍, 날아간 극장골

5골 난타전이 펼쳐진 강원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 막판 서울의 극적인 동점골이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파울 자체도 논란의 여지가 컸고, 주심의 휘슬 타이밍마저 서울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두 팀의 운명도 엇갈렸다.상황은 이랬다. 2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 강원이 3-2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막판이었다.서울이 동점골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기성용의 코너킥을 김주성이 헤더로 연결했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던 슈팅을 한국영이 머리로 가까스로 걷어냈다. 이후 문전에서 그야말로 치열한 공중볼 경합이 이어졌다. 그리고 흐른 공을 팔로세비치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강원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이미 지난 시점에 터진 이른바 극장골처럼 보였다.다만 서울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팔로세비치의 슈팅 타이밍에 주심이 휘슬을 불어 파울을 먼저 선언했기 때문이다. 앞선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서민우가 넘어졌는데, 이를 주심은 김진야가 낚아챈 것으로 보고 파울을 선언한 것이다.그러나 서민우는 김진야의 파울로 넘어진 게 아니라 팀 동료의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서울 팬들의 영상을 통해서도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됐다. 주심의 시야에선 김진야의 파울로 보일 수도 있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명백한 오심이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주심이 팔로세비의 슈팅 타이밍에 먼저 파울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득점이 나올 수도 있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주심이 먼저 경기를 끊어버린 셈이다. 먼저 파울이 선언돼 경기가 중단된 터라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팔로세비치의 득점은 규정에 따라 ‘골/노(No) 골’에 대한 VAR 대상 자체도 되지 못했다. 위험한 장면 등 급하게 경기를 중단시킬 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데다 워낙 중요한 시간대였다는 점, 그리고 충분히 득점이 나올 만한 슈팅 타이밍이었다는 점에서 주심의 성급했던 판정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다. 슈팅 타이밍에 파울을 선언할 게 아니라 후속 장면들을 지켜본 뒤 상황을 정리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만약 휘슬을 먼저 불지 않았다면 팔로세비치 득점은 ‘골/노 골’ 상황에 따른 VAR 대상이 될 수 있었다. VAR 규정에는 ‘득점을 위한 빌드업 또는 득점 과정에서 나온 공격팀의 반칙’ 상황을 직접 리뷰할 수 있다. 김진야의 파울 여부, 다시말해 주심의 잘못된 판정은 리뷰를 통해 보다 정확한 판정이 가능했던 셈이다.결과적으로 확신에 가득 찼던 주심의 휘슬, 그리고 결과적으로 오심은 두 팀의 운명도 크게 바꿨다. 최근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서울은 극적으로 승점 1점을 얻을 기회가 날아갔다. 강원은 9경기 만에 거둔 감격적인 개막 첫 승의 뒤에 다소 찝찝함이 남았다. 끊이지 않는 심판진을 향한 K리그 팬들의 불신도 더 늘었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 2023.04.27 07:01
축구

[단독]ACL 가서 '오심' 저지른 '스페셜 레프리'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이번 기사는 '특별한 심판'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한국 축구 심판계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심판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국제심판과 국제심판이 아닌 심판. 2020년 기준으로 국제심판은 총 27명. 이중 남자 심판은 15명(주심 7명, 부심 8명)이다. 국제심판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스페셜한' 심판들이 있다. 이들이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스페셜 레프리의 잇따른 오심 지난달 축구협회는 7명의 국제심판(주심 3명, 부심 4명)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서부지역 경기에 파견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해외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축구협회는 또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15개국에서 주·부심 각 24명씩 총 48명의 심판이 참가한다. 한국 심판이 7명으로 가장 많다. 한국 심판들의 기본적인 능력뿐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순조롭게 운영된 K리그를 통해 심판들이 실전 감각을 유지한 걸 AFC가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창호 심판위원장은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한 달 가까이 열리는 대회에 참가를 수락해준 심판들이 고맙다. 매 경기 정확한 판정을 통해 한국 심판의 위상을 높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한국의 심판들이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ACL에서 한국 심판의 위상을 드높인 것처럼 이해할 수 있다. 실상은 달랐다. 축구협회는 아시아 15개국이라고 강조했지만, 그중에는 아시아의 대표 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호주는 없다. 심지어 중국도 심판을 파견하지 않았다. 한국 주심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F, G, H 세 사람이 주심으로 참여했다. F는 총 3경기를 뛰었다. 3명 중 최다 경기다. G는 1경기에 그쳤다. H는 단 한 경기도 배정받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가장 많은 경기를 뛴 F가 결정적 오심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그는 경기 중 한 선수에게 고의적 가격이라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오심이었다. 그 선수는 사후 감면을 받았다. ACL에 간 한국 국제심판의 현실. 축구협회는 이 문제를 조용하게 넘어갔다. 축구협회는 "일본·호주·중국이 참가하지 않은 건 파악하고 있다. F가 오심을 저지른 내용도 알고 있다. 한국 심판들이 조금 더 경기에 뛰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F, G, H는 축구협회 '스페셜 레프리'다. 스페셜 레프리란 지난해 축구협회가 만든 제도다. '심판 능력 향상과 동기부여, 월드컵 참가 심판 배출, 은퇴 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심판강사 및 심판평가관 배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은 국제심판이다. 총 5명이 이 자격을 받았다. 남자 심판은 3명이다. 축구협회는 이들에게 국제축구연맹(FIFA)과 AFC가 주최하는 세미나 등 국제행사에 먼저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또 남자 심판 3명에게는 1인당 연 3000만원을 지원한다. 축구협회가 세계적인 심판으로 키우고자 하는,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ACL에서도 그랬듯, 스페셜 레프리 3명은 숱한 판정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G는 2018년 한 국제대회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에는 2019시즌 K리그를 통틀어 가장 논란이 된 VAR(비디오 판독) 오심을 저질렀다.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스페셜 레프리 첫해인 2019시즌 K리그1(1부리그) 성적표도 기대 이하다. 한국 최고의 심판이라는 자격과 명성을 갖췄음에도 G과 H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시즌 K리그에서 등장한 오심 논란에서도 이들 3명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여전히 스페셜 레프리다. 스페셜 레프리는 1년 단위로 활동 성과를 평가해 연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이들 3명은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숱한 논란과 중징계가 있었지만, 1기 스페셜 레프리가 그대로 2기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축구협회는 "한 경기 오심, 한 번의 징계로 전체를 평가할 순 없다. K리그1 순위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나란히 1~3등을 기록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고, 1년 연장하자는 결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심판에도 '파벌'이 있는가 축구협회 심판 규정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제29조 (국제 심판 자격부여 및 활동) 1. 응시 자격 가. 최상위 리그에서 활동한 심판으로서 당해연도 FIFA의 국제 심판 선발 기준에 적합한 자'. 가장 기본적인 규정을 축구협회는 지키지 않고 있다. 분명 규정에는 '최상위 리그' 심판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최상위 리그는 K리그1이다. 2013년 프로축구에 승강제가 시작됐고, K리그1과 K리그2(2부리그)는 확실히 구분됐다. 심판위원회는 달랐다. 최상위 리그라고 나와 있음에도 K리그2 소속 심판에게 국제심판의 자격을 부여했다.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축구협회는 "경력이 많은 심판을 새롭게 국제심판으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심판, 신입 심판들을 임명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보고 선발하는 것"이라며 "승강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주심 중 2부리그에서 국제심판이 된 경우는 세 번이다. 특정 심판에 특혜를 준 적이 없다. 부심 역시 국제심판이 될 당시 K리그2 출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원창호 위원장은 "K리그1에 편성된 심판들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국제심판은 어린 친구를 육성해야 한다. 20대에 국제심판을 양성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이 힘들다. 한국이 1부와 2부로 나눠진 게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K리그2에도 국제심판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심판과 국내심판의 '파벌 싸움'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국제파와 국내파 파벌이 있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심판만 배려한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국제심판이 소외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부분이 없다. 많이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국제든, 국내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면 그만한 기회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관련기사 배정 조작의 '주체' 축구심판, 버젓이 활동 중이다 사임 2주 후 다시 지원…심판운영팀장 채용 과정의 전말 K리그2 평점 '11위' 심판이 K리그1 '승격' 2020.10.28 06:00
축구

[단독]K리그2 평점 '11위' 심판이 K리그1 '승격'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1회의 A는 규정 위반, 2회의 C는 채용 관련 의혹이었다. 3회의 D는 심판계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민감한 승강에 관한 내용이다. 한국의 프로축구는 K리그1(1부리그)과 K리그2(2부리그)로 나뉜다. 2020시즌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한 부심 C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논란 속에는 심판 승강 제도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K리그2 11위가 2위로 K리그1 승격 2019시즌 K리그2 소속 심판 D는 평점에서 전체 11위를 기록했다. K리그2 부심은 총 13명. D는 뒤에서 3등이었다. 그런데 D는 2020시즌 K리그1으로 승격됐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2018년까지 프로축구 심판의 승강은 축구연맹의 방식으로 결정됐다. 오직 소속 리그의 평점으로만 순위를 매겨 승격과 강등을 정했다. 2019년부터 축구협회의 방식이 적용됐다. '상위리그 출전 가산점 제도'다. 2019년 12월 축구협회가 작성한 심판 승강 기준을 보면 '리그별로 주, 부심 각 최소 2명씩으로 하되, 심판위원회에서 인원을 확정한다'며 평가 점수 산정 방식은 '소속 리그 연간 평점 평균 점수+상위 리그 경기 평점 평균 점수+상위 리그 경기 출전 가산점'이라고 나와 있다. K리그1 심판의 공백이 생길 때 K리그2 심판이 대신 뛸 수 있다. 상위리그, 그러니까 더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는 심판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것이 축구협회의 논리다. 가산점을 적용하자 K리그2 평점에서 11위였던 D의 고과는 2위까지 뛰어올랐다. 가산점 기준도 있다. '상위 리그 경기 가산점은 2019년의 경우 5~10경기는 0.02점, 11~15경기는 0.04점, 16경기 이상은 0.06점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D는 2019년 K리그2 소속으로 K리그1 13경기를 뛰었다. 11위가 2위로 점프한 것에 대해 축구협회는 "D는 2019년 K리그2 평점만 보면 13위 중 11위가 맞다. 그러나 축구협회 심판위원회의 K리그2 심판 평가 방식은 K리그1과 K리그2를 분리해 순위를 매기지 않고, K리그1과 K리그2를 합친 점수로 계산한다. 그 순위에서 2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판 승강을 정하는 것은 축구연맹이 채점한 평점을 기준으로 축구협회가 정하는 것이다. 평점은 축구연맹이, 가산점은 축구협회가 준 것이라 해석하면 된다. 2019년의 경우 12월 축구협회가 승강 기준을 정한 뒤 평가점수를 축구연맹으로부터 전달받아 심판위원회에서 승강 명단을 확정했다. K리그 심판의 상위 리그 가산점 제도는 2019년 K리그 심판을 정할 때 처음 도입했으며 2020년 두 번째로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D의 K리그2 평점과 K리그1 가산점, 그리고 합산 점수를 보여달라 축구협회에 요청했지만 "점수 공개는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 ◈축구협회는 승강 방식을 알리지 않았다 심판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축구협회가 새롭게 적용한 가산점 제도를 심판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승강은 프로 심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사다. 최상위 리그에서 뛰면 명예가 따라오고, 수당도 두 배다. 그러나 심판들은 승강 방식에 대해 정확히 몰랐다. 입시 요강 없이 입시를 치르는 셈이었다. 대부분 심판은 'K리그1에서 평점이 가장 낮은 두 사람이 K리그2로 강등', 'K리그2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두 사람이 K리그1으로 승격'으로 알고 있었다. 과거 축구연맹이 했던 방식이다. 취재 결과, 축구협회는 K리그 심판들에게 승강 방식을 공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가산점 제도에 대해 심판들에게 보낸 공지(문서 혹은 문자)가 있으면 달라고 요청하자 축구협회는 "승강 기준에 대해서는 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서 별도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를 묻자 축구협회는 "승강 기준에 맞춰 심판들이 유리한 배정을 부탁하는 등의 부정을 없애고자 시즌 끝날 무렵 승강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있지도 않은 부정을 막느라, 마땅히 알려야 할 평가 기준을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K리그1에서 뛰는 심판에게 가산점을 주는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심판 관계자는 "사실 K리그1과 K리그2의 판정 난이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K리그2가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K리그2 판정이 더 어렵다고 말하는 심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K리그1에서 뛰면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 건 맞다. 그렇다고 이게 가산점이 돼서는 안 된다. 가산점이 주관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리그1에서는 수당이 두 배다. 그걸로 보상되는 거다. 승강은 공평하게 소속 리그 평점만 가지고 해야 한다. 깔끔하게 점수가 나오니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못한다. 가산점 제도는 심판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아빠 찬스' 의혹까지 D가 K리그1으로 승격하자 심판계에서는 '아빠 찬스'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D의 아버지인 E가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 인사이기 때문이다. 오해할 만한 환경을 만든 건 축구협회다. 일부 심판들이 이 사건을 '혈연'의 시각으로 의심하고 있다. 게다가 D는 원창호 심판위원장과 '지연'으로 연결돼 있기도 하다. E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아빠 찬스'라니 당황스럽다. D는 아들이 아니라 심판으로서 공정하게 평가받고 있다. 아버지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볼 것이다. 나는 떳떳하다. 평점에도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아들과 심판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아들 경기장에도 가지 않는다.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깨끗하다"고 호소했다. 원창호 위원장 역시 "승강 점수는 내가 주는 게 아니다. 개입한 것도 아니다. 점수에 의해, 순서에 입각해서 했다. 일부 사람들이 자꾸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가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역사상 (심판 운영이) 이렇게 공정한 적은 없었다. D가 나와 같은 지역이니까 해줬다고? 일부 사람들이 왜곡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까지 이 일을 해야 하나. 허망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관련기사 배정 조작의 '주체' 축구심판, 버젓이 활동 중이다 사임 2주 후 다시 지원…심판운영팀장 채용 과정의 전말 2020.10.27 06:00
축구

[단독]사임 2주 후 다시 지원…심판운영팀장 채용 과정의 전말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1회에서 다뤘던 A는 규정을 위반했다. 그런데도 축구협회는 경징계를 내려 그가 심판 활동을 이어갈 길을 열어줬다. 2회에 등장하는 C는 조금 다른 경우다. 한국 사회에서 특히 민감한 채용 관련 의혹이다. 축구협회는 C에게 새로운 행정직의 길을 열어줬다. 이 과정이 석연치 않다. 특정 인물에 의해 좌우되는 심판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품고 있다. ◈심판운영팀장은 누굴 위한 자리인가 국제심판 C는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월 250만원씩 축구협회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 C가 수술을 받은 뒤 심판 활동을 하지 못하고 수입이 없어지자 축구협회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는 축구협회가 심판에게 급여가 아닌 지원금을 지원한 최초의 사례다. 지원이 끝난 다음 달, 2019년 1월 축구협회는 조직개편을 통해 C를 심판운영실 심판운영팀장(팀장)으로 선임했다.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전진 배치한다는 게 인사의 목적이었다. 심판운영실에도 이런 의지가 전해졌고, 한국의 간판 심판으로 활동한 C를 팀장으로 선택했다. 특별채용(특채)된 계약직이었다. 심판이 축구협회 행정 일선에 참여한 첫 번째 사례였다. 팀장으로 1년 5개월 재직한 C는 2020년 5월 말 사임했다. 공석이 되자 축구협회는 2주 후인 6월 초 팀장 공개채용(공채) 공고를 냈다. 고용형태는 정규직. '심판활동 겸직 불가'라는 조건을 달았다. 자격요건은 고등학교 이상 졸업자, K리그 심판 3년 이상 경력자, 영어 가능자 등이었다. 자신이 그만둬 공석이 생긴 자리에 C가 지원서를 냈다. 축구협회에서 최초로 심판 출신 행정직 기회를 받은 사람이자 1년 5개월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 팀장 공채에 지원한 것이다. 심판활동 겸직 불가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C는 심판 신분을 유지한 채 지원했다. C는 서류심사를 통과한 뒤 최종면접까지 봤다. 결과는 탈락. C는 현재 K리그1(1부리그) 주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C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심판운영팀장 업무에 최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C는 17개월 만에 스스로 떠났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 다시 지원했다. 이 과정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축구협회는 "C가 심판과 행정 업무를 겸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C에게 행정직과 심판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고, 심판을 하겠다고 결정해 사퇴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C는 왜 다시 공채에 지원했을까. 그리고 왜 탈락했을까. 축구협회는 "기존 팀장은 계약직이었다. 공석이 되서 내부 논의 끝에 정규직으로 선발하자는 결론이 나왔다. 2명이 지원했고, 그중 한 명이 C다. 정규직이니까 C가 도전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황이 달랐다. 영어를 포함한 C의 업무 능력이 축구협회의 다른 공채 정규직과 비교해 부족했다. 정규직으로 뽑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정규직과 계약직 기준이 다르다. 정규직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다른 지원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합격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석연치 않은 채용 과정에 대해 축구협회 설명은 충분한 걸까. C는 올해 초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계약 연장을 했다. 또 그는 국제심판이다. 영어 구사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축구협회는 영어가 탈락의 한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판운영팀장은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평가한다며 축구협회가 만든 자리다. 축구협회가 한국 최고의 심판이라고 평가한 C가 탈락했다. 과연 그 대신에 다른 이가 합격할 수 있었을까. 팀장 자리는 현재까지 공석이다. 축구협회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일까. 아니면 채용 과정에서 다른 힘이 작용한 것일까. C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축구협회는 "C는 한국 탑 레프리다. 한국 축구에 크게 기여한 친구다. 건강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축구협회가 도우면 좋겠다고 결정했다. 이건 미담이라고 생각한다. 심판에게 위로금이 지급되는 건 처음이다. 앞으로 이런 심판 위로금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사자도 부적절한 지원 인정 C는 자신이 그만둔 자리에 왜 지원했을까. C는 팀장 선임 당시 "원창호 심판위원장의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창호 위원장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내가 C를 심판운영팀장에 추천한 건 맞다. 심판의 국제경쟁력 강화 업무를 할 수 있는 이를 찾는 과정에서 C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사임과 공채 지원에 대해 원창호 위원장은 "심판과 행정직 겸직 문제가 나왔고, 본인이 심판을 해보겠다고 사임했다. 그런데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뽑다 보니 C가 도전해볼 만 하다고 생각을 했나 보다. C가 지원할 줄은 몰랐다. 반신반의하면서 지원한 거 같다. C가 나에게 '제가 잘못한 거 같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일련의 과정이 처음부터 C를 발탁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주장이 한편에서 제기됐다.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고, 해당 업무를 1년 5개월 동안 수행한 이가 지원한다면 당연히 채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다. 내정된 이가 있다면 공채는 허울이 된다. 이 과정에서 희생양이 등장한다. 이런 '무리한 움직임'이 논란을 만들었다. 그러자 '작업'을 중단했다는 시각이 있다. 원창호 위원장도 이런 시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C가 사임한 다음에 다시 지원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C가 잘못 생각했다. 채용 시기를 보면 '누구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무언가를 하려 했던 건 아니다. 행정적 절차에 대해서는 (내가) 정확히 모르지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뽑으면 모양새가 이상해질 수 있고, 마땅한 대안도 없어 공채를 중단한 것으로 안다. C도 나에게 '괜히 지원해서 오해받을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관련기사 배정 조작의 '주체' 축구심판, 버젓이 활동 중이다 2020.10.23 06:00
축구

[단독]배정 조작의 '주체' 축구심판, 버젓이 활동 중이다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심판 배정 조작하고도 경징계 2017년 중·후반, 한 지역의 고등리그에서 심판 배정 조작 사건이 터졌다. 이 지역 축구협회 전무이사 A는 2급 이상 심판을 배정해야 하는 고등리그에 3급 이하 심판을 배정했다. 실제 경기에 3급 이하 심판을 투입했고, 배정 기록에는 2급 심판 이름을 넣었다. 한 경기가 아니라 수차례 심판 배정을 조작했다. 원래 배정을 담당하던 심판이사는 공석이었다. 때문에 전무이사였던 A가 심판 배정과 승인을 주도했다. 이 건으로 A는 축구협회 공정위원회(공정위)로부터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A는 전무이사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A는 여전히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시즌 최상위 리그인 K리그1(1부리그)에 있다. 심판계 일부에서 "말도 안 되는 징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판 자격정지도 같이 받았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윤리강령을 준수하지 건 않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이다. 심판으로서 권위와 품위 및 도덕성을 유지할 의무도 저버렸다.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공정위 규정을 보면 심판의 명예실추는 최소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최대 제명, 직권남용 역시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제명이다. A는 경징계인 벌금 300만원만 받고 심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공정위에 나온 최소한의 징계도 받지 않은 셈이다. A에 대한 자격정지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에 축구협회는 "심판 문제가 아니라 행정적인 문제였다. 행정적 업무로 인해 전무이사에서 물러났고, 벌금이 부과됐다. 문제가 있었지만,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심판으로서 징계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직 심판이 심판 배정을 조작했는데도 축구협회는 눈을 감았다. 축구협회의 해명대로 행정직과 심판직을 구분해서 징계했다고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정위 규정에 따르면 협회, 시도협회 연맹 임원이 명예실추, 혹은 직권남용을 저지르면 최소 자격정지 1년부터 최대 제명까지 할 수 있다. 자격정지란 '일정 기간 구성원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등록 불가'를 뜻한다.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지도자, 선수, 임원, 심판, 중개인 등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 행정가로서 규정대로 징계를 받았다면 최소 자격정지 1년을 받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심판 활동도 할 수 없다. 원창호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A가 행정적 책임을 진 걸로 안다. 자격정지가 내려졌다면 심판 생활을 못 했을 것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관련된 행정 책임자들이 책임졌다. 법률가들이 있는 공정위가 전후 사정을 보고 판단했다고 본다. (적절한 징계인지에 대한 논란은)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원창호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의 한 전무이사 B도 A와 유사한 사례로 같은 징계를 받았다. 조작한 경기 횟수는 A가 더 많았다. 둘에게는 똑같은 징계가 내려졌다. A는 현역 심판, B는 심판에서 은퇴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B의 조작 경기수가 A보다 적다"고 인정하면서 "A는 수급 문제가 있어서(뛸 심판이 모자라서) 그랬고, B는 그런 상황이 아닌데 부탁을 받고 한 거라서 동일하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의 말 바꾸기와 이중잣대 A심판 사건에 대한 축구협회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축구협회가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 축구협회는 "당시 A는 전무이사로 심판이사가 배정한 것을 승인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창호 위원장도 "그 지역 심판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3급 심판을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잘못된 거다. (A가 배정과 승인을 모두 한 것에 대해) 그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본지는 A가 심판을 직접 배정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 축구협회에 다시 물었다. A는 배정과 승인을 모두 책임진 '주체'였다. 사실관계를 A에게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A에게 확인해줄 수 없다. 공정위에 확인했다. 그때는 심판이사가 없었으니 A가 전무이사 자격으로 심판을 배정하고, 승인했다"고 인정했다. 올해 초 축구협회는 A를 VAR(비디오판독) 보조강사로 선임했다. 현행 심판규정에 없는 새로운 자리다. 게다가 VAR 강사로 주심이 아닌 부심이 발탁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징계 이력 문제가 제기되자 축구협회는 A 선임을 취소하고, 다른 사람을 선발했다. 축구협회는 "VAR 강사를 보조하는 스태프다. 주심 중에 적절한 사람이 없었다"며 A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취소 이유에 대해 원창호 위원장은 "A가 과거 벌금을 부과받았던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국제심판이라 교육도 많이 받았고, 행정 경험이 있어서 할 수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내 판단 착오였다. 이의제기가 들어왔는데, 틀린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강사는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도의적으로 봤을 때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심판은 VAR 강사 이상으로 도덕성이 중요한 자리다. 강사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심판을 하는 걸 축구인과 팬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원창호 위원장은 "어쩔 수 없다. A는 자격정지를 받지 않았다. 과거 징계를 받은 걸로 심판을 자르는 건(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0.22 06:01
축구

[단독]축구협회 1급 심판이 판단한 또 다른 오심 장면

지난 해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담당하던 K리그 심판 운영을 올시즌 대한축구협회가 맡으면서, 축구협회는 보다 공정한 판정과 논란 해소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11라운드까지 치르는 동안 판정 논란은 끊임없이 불거졌다. 축구 팬들이나 관계자들이 의문을 제기한 판정 외에도 그냥 지나친 또 다른 오심도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제가 된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수원 삼성전 김민우 골 취소 포함, 심판들이 말하는 '오심' 장면들을 모아봤다. 축구협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심이라고 주장한 김민우 골 취소에 대해선 1급 심판 A씨와 B씨 모두 "득점 상황이 맞다"고 말했다. B씨는 "시야 방해가 성립하려면 강현무가 해당 상황에서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10라운드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나온 송범근의 백태클에 대해서도 퇴장을 줬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A씨는 "심판들끼리도 퇴장감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누가 봐도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고 대부분 퇴장당하는 상황"이라며 "얼토당토 않은 판정"이라고 얘기했다. B씨는 축구협회의 표현대로 '경기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논란이 된 판정'은 아니지만, 이날 상주-전북전에서 나온 또다른 장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반 15분경 상주 권경원이 앞으로 보낸 공이 주심을 맞고 흐른 것을 다시 권경원이 잡았다. 주심은 아웃 오브 플레이를 선언했지만, B씨는 "규정상 공이 심판을 맞고 필드 안에 있는 상태에서 드롭볼이 되는 건 ▲어느 한 팀이 유망한 공격을 시작하거나 ▲공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거나 ▲공의 소유 팀이 바뀌는 경우 뿐이다. 인플레이로 진행될 상황에서 판단을 잘못 내린 것"이라며 "이런 자잘한 실수들이 많이 나오다 보면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 1급 심판 A씨는 논란이 됐던 2라운드 강원 FC-상주전 이범수의 핸드볼 문제에 대해서 "심판들끼리도 웃었다. 누가 봐도 퇴장"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이범수는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나온 핸드볼 반칙으로, TV 중계상 진성욱의 슈팅이 골에 가까워 보였기에 퇴장이 아닌 경고로 끝난 주심의 판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축구협회 측은 "당시 상황에서 이범수가 상주 측의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한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판단 기준은 공이 어디를 향했느냐인데 주심은 골대 안으로 향하지 않았다고 본 것 같다"며 "명백한 득점 기회가 아니었다는 것에 심판 평가관 등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5라운드 성남-대구 FC전 후반 15분 경, 상대 진영으로 공을 몰고 가던 세징야를 이태희가 태클로 저지하는 과정 역시 오심 장면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B씨는 "해당 장면을 보면 태클 들어가는 상황까지는 노 파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들어가고 난 뒤 발 올린 건 파울이고 경고를 줘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1라운드 전북과 성남 FC의 경기에서 후반 40분 한교원의 득점이 취소된 장면에 대해서도 "당시 문전에서 벨트비크와 마상훈이 경합하던 상황에서 주심이 파울을 선언했는데, 영상을 보면 두 선수 모두 큰 접촉 없이 헤딩에 집중하고 있다. 어느 부분이 파울인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씨는 "벨트비크가 어깨를 눌렀다고 파울 선언을 한 것 같은데 이 경기 내내 이 정도 몸싸움에 파울을 줬다면 납득할 수 있다. 아니라면 일관성 없는 판정"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의 경기에서 후반 2분 상주 문선민과 인천 강윤구 경합 과정에 대해서도 A씨는 "푸싱 파울인데 불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수비 측 골킥이 될 때는 파울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공격하는 팀 선수가 수비 측 선수를 밀어 코너킥이 나올 때는 보통 파울을 준다. 파울을 불었으면 실점이 나오지 않았을 장면"이라고 말했고, B씨는 "심판 성향에 따라 갈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파울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 장면에서 얻은 코너킥으로 상주는 1골을 넣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해당 장면들에 대해 각각 정심으로 판정했다. 한교원 득점 취소는 심판평가소위원회를 통해 "한교원의 득점 전 벨트비크 선수에 대한 반칙 선언 적절"로 평가했고, 문선민의 푸싱 파울 여부에 대해선 소위원회 결과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강윤구가 먼저 문선민의 목 쪽에 손을 댔고 이 행동을 저지하려는 상황이었으므로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용재·김희선 기자 2020.07.17 06:00
축구

정해상 심판과 Q&A로 풀어보는 오심 논란

브라질월드컵이 대회 초반부터 오심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13일(한국시간) 열린 브라질-크로아티아의 개막전부터 도마에 올랐다. 일본인 니시무라 유이치(42) 주심이 브라질 프레드의 할리우드 액션에 속아 브라질에 페널티킥을 줬다는 비판이 거세다. 멕시코는 14일 카메룬 전에서 두 번이나 그물을 흔들었지만 석연찮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모두 노골 처리됐다. 2010 남아공월드컵 부심이었던 본지 해설위원 정해상(43) 국제심판과 이번 논란을 짚어 봤다.Q : 문제가 된 장면들을 어떻게 보나. A : 경기 후 심판끼리 판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멕시코-카메룬 전의 콜롬비아 심판들은 이번이 첫 월드컵이라 긴장했던 것 같다. 이 정도만 말하겠다.Q : 큰 대회에서 연이어 판정 논란이 나올 때 심판들의 심정은. A : 월드컵 심판들은 대회 기간 본부에서 함께 생활한다. 경기 전날 배정받은 도시로 갔다가 경기 다음날 돌아온다. 본부에서는 매일 모든 심판들이 참여하는 브리핑이 열려 잘한 판정, 잘못한 판정을 분석한다. 그러나 심판들은 브리핑 전에 이미 자신의 경기를 다 본다. 뭘 잘했고 잘못했는지 스스로 안다.Q : 니시무라 주심이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항의에 일본어로 말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국제심판이 영어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셌다.A : 말도 안 된다. 나는 니시무라와 2007년 17세 이하 월드컵부터 남아공월드컵까지 주·부심으로 3년 이상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어에 능통하다. 일본어로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 장담한다. 니시무라는 원칙주의자다. 평소 술과 담배는 입에도 안 댄다. 체력관리도 철저해 담당 의사까지 따로 둬 쉬는 날 병원을 찾아 건강을 늘 체크한다. Q : 아시아 심판의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A : 정반대다. 니시무라는 아시아 심판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남아공월드컵 때 니시무라와 내가 포함된 그룹을 포함해 아시아 심판이 4그룹 참가했다. 우리 그룹은 8강전을 포함해 4경기, 우즈베키스탄(라브샨 이르마토프) 주심이 속한 그룹은 개막전과 4강전 등 5경기 심판을 봤다. 브라질월드컵 참가심판이 90명(주심 33 부심 57)이다. 보통은 2경기, 많아야 3경기를 본다. 첫 경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다음부터 아예 배정을 못 받는다. 월드컵에서 4~5경기를 봤다는 건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시아 심판 실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이 덕분에 브라질월드컵에는 아시아 심판이 1그룹 늘어 5그룹이 참가했다. 심판 세계에서도 유럽, 남미 출신들이 콧대가 높은데 남아공월드컵 후에 아시아 심판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도 예전에는 아시아 심판을 은근히 무시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일도 없다. 정리=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2014.06.16 07:00
야구

프로야구, ‘비디오 판독 확대 시행’ 곧장해야

국내 프로야구의 비디오 판독이 이번 시즌 중에 확대된다. 홈런뿐 아니라 아웃-세이프도 판독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그런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새 제도의 도입 시기를 일러야 올스타전(7월18일)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도 당장 시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KBO "비디오 판독 조기 도입"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오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4심 합의 또는 비디오 판독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야구 규칙 개정과 비디오 판독 특별 시행세칙을 제정하고 야구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해 공감대가 형성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비디오 판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당초 올 시즌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넥센전을 비롯해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자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KBO는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었다.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프로야구에 불신이 쌓이면 안 좋으므로, 다들 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낫다고 인정한다면 굳이 미룰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며 "도입 시기는 6월은 무리가 아닐까. 규칙을 마련하고 구단들과 회의도 하고, 서두른다면 올스타전 이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 역시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더라도 당장 야구장 내 카메라 증설 등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할 수는 없다. 우리 현실에 맞게 준비해 시행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과 선수단 심판 등 관계자들과 공감대 형성이 먼저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가 도입되면 일반적으로 오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물론이고 첨예한 장면까지 요구할 것이 뻔하다. 이런 수요를 감당하려면 상당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TV 중계화면을 통해 판정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좀더 엄격하게 하려면 중계 방송에서 비쳐진 장면 외에 추가 화면을 (방송사로부터)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방송사와의 협의, 판독할 수 있는 시설, 판독관 구성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바쁘게 서둘러도 역시 올스타전 이후가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당장 시행도 가능하다그러나 어차피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장 내 중계 시설과 카메라를 확충하는 것은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다. 국내 프로야구 여건상 당장 MLB와 같은 비용(200억~300억원)을 투자할 여력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TV 중계 방송 화면을 활용해 4심이 합의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지금 당장도 실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선수단을 비롯한 구단, 심판 등 모든 관계자들의 동의가 빠른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할 필요는 있다. 중계화면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 '모든 경기에서 공평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오심으로 논란이 된 장면들은 대부분 중계화면으로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판정이라 합의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판독 범위와 절차 및 횟수 등 구체적인 조항 역시 현실을 감안하고 MLB를 참조해 결정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준철 기자 pharos@joongang.co.kr 2014.05.22 07:00
스포츠일반

[기자의 눈] 달아오른 농구열기…자질 없는 판정이 망치나?

올 시즌 남자 프로농구는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6강 플레이오프(PO)가 한창 진행중인 15일 현재 총 122만 9759명이 농구장을 찾았다. 기존 최다 관중 기록이던 2008-2009시즌의 122만 1636명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앞으로 4강 PO, 챔피언결정전까지 남아있어 관중 기록은 더 늘어갈 것이다. 오세근(KGC인삼공사)·김선형(SK)·최진수(오리온스) 등 거물 신인들의 등장과 양동근(모비스) 김승현(삼성) 등 스타들의 플레이에 농구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다시 농구붐이 일고 제2 중흥기의 기회를 잡는 것 같다. 그런데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더욱 뜨거워진 농구 열기를 심판들이 식힐까 우려된다. 14일 KT와 전자랜드의 경기는 애매한 심판 판정이 많았다. 4강행 티켓이 걸린 치열한 경기인 탓에 몸싸움도 거칠었지만, 양팀 모두 심판의 휘슬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장면들이 많았다. 급기야 전창진 KT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주전 5명을 동시에 후보 선수들로 교체하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전 감독의 방법도 잘못됐지만, 1차적인 원인은 심판들의 애매한 판정에 있었다. 문제는 한 경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9일 모비스와 KCC의 6강 PO 2차전에서도 양팀 모두 심판 판정에 불만이었다. 특정팀을 향한 편파 판정이 아니라 공격자 파울, 인텐셔널 파울 등 휘슬을 불어야 할 때 불지 않아 양팀 모두 피해를 본 오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KT-전자랜드 1차전 경기 막판, 공이 찰스 로드(KT)의 허벅지를 맞고 나갔다. 하지만 세 명의 심판은 리플레이 화면으로 비디오 판독을 하고서도 KT 볼을 선언했다. 전자랜드의 승리로 끝나 큰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가 뒤집어졌다면 큰일날 뻔 했다. 한 농구인은 "과거보다 오심이 많아진 것 같다. 1라운드부터 난리였다. 과도기라는 주장도 있지만 심판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어떨 때는 3명의 심판이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휘슬을 아끼기도 하고, 어떨 때는 자기 앞의 상황이 아닌데도 휘슬을 불어 일관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심판도 사람이다. 거친 몸싸움과 빠른 플레이에서 신이 아닌 이상 오심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잦아지면 안된다. 강영숙 심판위원장은 "심판 판정이 퍼펙트하다고 말은 못하지만 한 두 개 애매한 것은 있었다. 계속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어설픈 판정, 자질없는 판정의 피해자는 경기에서 뛰는 선수, 감독들만이 아니다. 팬들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며 농구에 대한 관심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수준 낮은 심판 판정은 농구판 전체를 피해 입게 만든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2012.03.15 10:24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