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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나라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4년 전 김보름 응원한 오재원 재조명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 화제의 선수였던 김보름(29·강원도청)의 경기가 끝난 후 새삼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8·두산)의 과거 SNS 응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보름은 지난 19일 끝난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여자 결승에서 최종 5위를 기록했다. 그에게는 감회가 남다른 대회였다. 김보름은 4년 전 평창올림픽 팀 추월 경기에 참가했다가 동료 노선영을 일부러 뒤로 처지게 했다는 '왕따 주행' 논란에 휘말렸다. 김보름이 인터뷰 도중 입꼬리를 한쪽만 올린 채 웃었다며 태도 논란까지 더해져 김보름 징계를 바라는 국민 청원까지 생겼을 정도로 비난 여론이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문체부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조사 결과 '왕따 주행'은 없었다는 게 결론이었다. 김보름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엄청난 마음 고생을 했다. 이번 대회 후 김보름은 자신의 SNS에 "지난 4년 동안 선수 생활에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이제야 정말 행복한 스케이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응원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걸 느낀 지금이 올림픽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고 썼다. 한편 4년 전 김보름을 향해 스포츠팬과 일부 유명인들까지 나서서 태도를 비난했던 '광풍' 속에서 오재원이 꿋꿋하게 김보름을 응원했던 게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오재원은 2018년 김보름을 향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얼마나 큰 실수인지 모든 사람이 말하고 있다. 그치만 같은 국민이기에 나 한 사람이라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썼다. 빙상 대표를 응원하는 마음이자 넓게 보면 국가대표 스포츠 선수 후배를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당시 오재원의 소신 발언에 비난을 퍼붓던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역시 오재원이 소신 있게 옳은 목소리를 냈다'는 시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은경 기자 2022.02.22 12:01
야구

새 출발 앞둔 10구단, 각양각색의 주장들

왕조를 구축한 두산, '만년 하위' 꼬리표를 떼어낸 KT, 플레이오프를 달군 키움의 사령탑이 공통으로 꼽은 성공 원동력이 있다. 주장의 존재감이다. 개인 성향, 포지션 그리고 성적과 리그 내 위상과 야구팬이 갖는 이미지는 제각각이지만 팀의 목표를 향해 가는 여정에 구심점 역할을 해내며 코치진과 동료들의 무한 신뢰를 얻었다. 하위 팀 주장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볼 순 없지만, 상위 팀에는 반드시 좋은 리더가 있다. 2020시즌도 각 구단의 상황과 목표는 제각각이다. 키움, 삼성, 롯데 그리고 KIA는 새 사령탑 체제로 도약을 노린다. 두산은 챔피언 수성, SK는 정상에 재도전한다. LG와 한화는 현 사령탑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선수단과 코치진 그리고 프런트가 같은 목표를 바라봐야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무대. 차기 시즌도 주장은 그 가운데서 가교가 돼야 한다. 물론 개인 성적도 소홀할 수 없다. 신임 주장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양의지(33)다. 지난해가 넘기기도 전에 선수단 중론을 모았고 그가 적임자로 평가됐다. 이동욱 감독도 흔쾌히 수락했다. 이적 2년 차지만 투수와 야수조와 두루 소통하는 포지션이다. 4번 타자와 주전 포수를 모두 맡으며 높은 팀 기여도를 보여준 실질적 리더이기도 하다. 공(功)은 동료에 돌릴 줄 알지만, 문제는 냉정하게 지적할 줄 아는 성향이다. '몸값을 해야 한다'는 소신은 선수단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는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면서도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는 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롯데 민병헌(33)은 정식 주장이 됐다. 지난해 후반기에 임시로 맡았고, 허문회 감독이 취임한 뒤에도 완장을 이어 달게 됐다. 스타 플레이어, 이적생이 많은 팀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 취임식에서 "야구 철학에 관해 얘기를 해봐야 한다"던 허문회 감독은 이내 그를 적임자로 낙점했다. 연말 열린 시상식에서도 성민규단장을 포함한 세 사람이 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준비된 주장이다. 한화 신임 주장은 이용규(35)다. 선수단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시즌에 일탈 행보로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팀은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속죄라는 단어가 과하지 않지 않을 만큼 성숙해진 자세와 빼어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SK 최정(33)과 삼성 박해민(30)도 데뷔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다. SK는 지난 시즌 막판 난조와 포스트시즌 난조로 자리한 이상 기류를 극복해야 한다. 기존 주전 이재원은 경기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간판타자 최정에게 책임감을 더 부여했다. 생각이 많은 선수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최선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삼영호의 1대 항해사가 된 박해민도 어깨가 무겁다. 명가 재건과 개인 성적 반등을 동시에 노린다. 김현수(32)는 LG 주장을 연임한다. 10시즌을 뛴 전 소속팀 두산에서도 캡틴은 해보지 않았다. 이적 2년 차를 맞은 LG에서 리더 체질이 증명됐다. 선수단과 지도자 모두 평가가 좋다. 외부 야구인도 그의 리더십을 재조명할 정도다. 창단 30주년을 맞아 더 높은 위치를 노리는 LG의 버팀목이다. KT 유한준(39)과 키움 김상수(32)도 연임이다. 유한준은 이강철 감독이 말버릇처럼 고마운 마음을 전할 만큼 헌신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김상수도 투수조지만 야수조까지 아우르며 젊은 팀의 리더 역할을 잘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 공식 발표되기 전에도 이미 오재원을 낙점했다. 내부 신뢰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희수 기자 2020.01.30 06:00
야구

[골든글러브]GG까지 석권' 양의지, 2019년 최고의 선수

양의지(32·NC)가 2019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양의지는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효 투표수 347표 가운데 316표, 득표율 91%를 얻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수상이기도하다. 최근 여섯 시즌(2014~2019년) 가운데 다섯 번이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포수가 됐다. 그는 지난주에 언론사와 야구 단체 주최로 열린 다섯 번의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 최고 선수상을 휩쓸었다. 2018시즌 최하위던 NC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개인 성적도 정상급이다. KBO 리그 마지막 공식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웃었다. 이제 수식어가 달라졌다. 포지션에 국한됐던 '포수'가 아니다. 역량 전체를 아우르는 최고 '선수'가 됐다. 부담감을 안고 맞이한 시즌이다. 양의지는 지난해 12월, 13년 동안 몸담은 두산을 떠났다. 2018시즌 종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고, 계약 기간 4년·총액 125억원에 NC로 이적했다. KBO 리그에서만 뛴 선수의 역대 최고 몸값을 받았다. 친정팀을 떠났고, 천문학적인 대우를 받았다. 책임이 뒤따랐다. 다부진 각오가 필요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양의지는 "나를 향한 기대치가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부담도 있다. 그러나 그런 마음도 즐기려고 한다"고 했다. 그저 "무조건 잘하겠다"며 형식적인 말을 전하지 않았다. 부상, 슬럼프 등 한 시즌을 치르며 겪는 다양한 변수에 대해 이전보다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양의지 효과는 시즌 초반부터 두드러졌다. 3월 23일에 열린 2019시즌 개막전이자 신축 구장 창원 NC파크의 공식 개장 경기에서 1회말 삼성 투수 덱 맥과이어로부터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에는 타선의 중심인 4번 타자로 나섰다. 주포 나성범이 개막 열흘 만에 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하고, 외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경기력 기복을 드러낸 상황에서도 NC 공격을 이끌었다. 안방에서도 기대한 모습을 보여줬다. 양의지는 입단식에서 "NC 마운드에 오르는 모든 투수가 제 공을 던지도록 도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각오를 지켰다. 좌완 선발 구창모 등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대체 투입된 우완 사이드암 박진우(29), 2년 차 좌완 김영규(19)의 안착을 이끌었다. 원종현의 마무리투수 변신도 지원했다. '부상' 병동이던 NC가 시즌 초반 상위권을 지킬 수 있던 힘은 마운드에 있었다. 양의지는 젊은 투수, 1군 등판 경험이 적은 투수들의 버팀목이 됐다. 리더 역할도 해냈다. 양의지는 시즌 전부터 "새 동료,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라운드에서는 야수진 조율도 해야 한다. 두산에서는 오재원 선배가 하던 역할이지만 NC에서는 내가 해야 한다"고 했다. 전면으로 나서진 않았지만, 개개인이 중심을 잡아야 할 때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영규가 데뷔전 선발승 거둔 3월 27일 KT전은 양의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6회초, 흔들리던 김영규에게 "형이 홈런을 칠 테니 마음껏 투구하라"고 조언하며 투수를 진정시키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어 나선 6회말 타석에서는 3점 차로 달아나는 투런포를 때려냈다. 양의지 효과의 대표 사례다. 그는 핀 조명이 자신에게만 향하는 것도 경계했다. 인터뷰를 통해 "다른 선수들이 잘해서 이기는 경기가 더 많다. 나는 이적이라는 특수 상황 덕분에 더 주목받는 것이다"고 했다. 젊은 투수들의 선전에 대해서도 "원래 올 시즌에는 존재감을 드러냈을 선수들이다"며 공(功)을 후배들의 자질로 돌렸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르겠다던 각오는 지키지 못했다. 주전 포수와 4번 타자로 나서며 누적 피로가 생겼고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KT와의 5강 경쟁이 절정에 이르렀던 시점에 다시 돌아와 5위 수성을 이끌었다. 분수령이던 9월 12~13일 KT 2연전에서도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달아오른 상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개인 타격 성적까지 챙겼다. 타율 0.354·출루율 0.438·장타율 0.574를 기록했다. 타격 3관왕. 이만수 전 감독이 1984년에 해낸 이후 35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포수 타격왕이 됐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은 6.83. 리그 3위 기록이다. 양의지의 행보는 리그 흥행과도 밀접했다. 친정팀 두산과의 승부는 시즌 중반까지 매번 화제가 됐다. 후반기 돌입과 동시에 포수 타격왕 재현이 화두로 떠올랐다. 2020 스토브리그가 진행 중인 현재는 새삼 대형 FA 계약 성공 사례로 재조명받고 있다. 2019년은 양의지의 해였다. 양의지는 "최다 득표를 하지 못해서 아쉬운 건 없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서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서울(삼성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19.12.09 18:54
스포츠일반

[인천AG] 박찬호의 오재원 멘트는 ‘디스’였을까

필자(정우영 베이스볼긱 위원)는 지난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AG) 야구 B조 예선 2차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를 중계했다. 해설로는 파트너 이순철 위원과 레전드 박찬호 위원이 함께 했다. 이날 박찬호 위원의 해설 중 오재원(두산)에 관한 부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한화 투수 시절 상대한 오재원이 자신의 타구에 맞았다고 우겼다"는 내용의 발언이었다. 필자는 박찬호 위원의 멘트가 오재원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닌 야구라는 스포츠에 있어서 존중, 'Respect'의 의미를 되짚어 보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가 은퇴를 하면서 'Respect'에 대한 의미가 재조명되고 있다. 박찬호 위원은 존중과 관련된 문제가 재치로 포장되면 안된다는 의도로 발언했다고 본다. 필자는 박 위원이 중계 방송 중 오재원의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파급 효과가 커질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 팬들이 약간 오해를 하면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 자리하던 PD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박 위원과 오재원이 올라갔다고 언질을 줬다.필자는 이닝 종료 후 쉬는 시간에 박 위원에게 '오해가 될 수 있으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재원의 다음 타석 때 웃으면서 '박찬호 위원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오재원 선수군요'라는 멘트를 했다. 멍석을 깔아주겠다는 의도였다. 그러자 박찬호 위원도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파워와 근력이 좋아진 것 같다"는 등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오재원의 팬, 특정 팀의 팬에게는 이야기 자체를 꺼낸 것이 논란의 여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박 위원은 전반적인 존중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었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박 위원과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존중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박 위원은 국내야구와 메이저리그를 비교했을 때 가장 놀란 부분이 투수의 버릇, 이른바 '쿠세'에 대한 관대함이라고 한다. 미국 선수들 역시 상대 투수의 버릇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건 개인의 비밀 즉 영업비밀로 남겨둔다고 한다. 정보를 공유했는데 소문의 진원지가 알려지면, 그 선수는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한다. 상대 팀에서 바로 맞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이 국내리그를 경험하면서 놀란 건 어느 팀에 어떤 선수가 투수의 폼을 잘 캐치한다는 정보를 다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것 자체가 알려진 게 존중이 아니라는 것이 박 위원의 생각이었다. 박 위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념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 하드웨어를 선수들의 신체 사이즈, 소프트웨어를 타격 기술과 송구·주루 능력 등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박 위원은 하드웨어는 선수의 신체와 관련된 모든 것, 소프트웨어는 멘탈의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하드웨어는 충분히 성장한 만큼 소프트웨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는 박 위원은 경기장에 도착해서 팬들의 사인을 거절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해주려고 했다. 사진 촬영도 마찬가지였다. 박 위원은 해설을 하면서 선수들의 멘탈 측면을 강조하면서 야구만 잘하는 기계가 되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런 것이 해설에서 도드라져야 했는데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번 기회로 존중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우영 베이스볼긱 위원정리=유병민 기자 2014.09.2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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