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담뱃값 인상 틈타 수천억 '꿀꺽'…담배회사 대표들, 국감 증인대 선다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 국내외 담배 4사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석에 선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재고차익을 얻은 의혹과 외국계 담배회사의 세금탈루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오른 까닭이다.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복인 KT&G 대표를 비롯해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 토니 헤이워드 BAT코리아 대표, 스티븐 로스다이어 JTI코리아 대표 등 국내외 4개 담배업체 대표는 12일 열리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외국계 담배회사를 포함한 담배 4사 대표가 한꺼번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들 업체는 지난해 1월 담뱃값 인상에 앞서 출하한 담배를 인상 이후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얻은 수백억∼수천억원대의 재고차익에 대해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일부는 담뱃세가 오를 거라는 정보를 미리 입수,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 사이 매점매석 행위로 과도한 재고차익을 거뒀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지난달 국회 안행위 소속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원 감사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담배 4사가 작년 1월 1일 담뱃세 인상 전 재고를 인상 이후 반출·판매해 포탈한 국세·지방세금액은 무려 7826억원에 달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거둘 수 있는 수천억원의 세금이 고스란히 담배회사의 손으로 들어간 셈이다.특히 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JTI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 3사의 경우 이같은 편법을 이용해 담뱃값 인상에 따른 수익 향상을 도모했고 이로 인해 조세포탈 혐의도 의심받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약 1억600만 갑의 담배를 허위 반출·판매하고 이로 인해 챙긴 세금 차익은 약 169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BAT코리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약 2500만 갑의 허위 반출, 1000여 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있다. JTI코리아의 경우 KT&G에 위탁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의 조세포탈을 시도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지만 2015년 점유율(5.03%)로 추정시, 포탈액은 약 400억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담배회사인 KT&G는 담뱃값이 인상되기 직전인 2014년 12월 약 1억9000만 갑의 담배 재고를 뒀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58.34%)을 차지하는 만큼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세금 차익은 무려 473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업계 관계자는 "담배 4사 대표가 한꺼번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담뱃값 인상을 틈타 수천억원을 부당 취득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여야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자료=백재현 의원실
2016.10.12 07:00